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49
유하순.강미.신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성인이 되는 중인 청소년들도 나름의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나름 친구를 사귀고 그들만의 교류를 하면서, 성인들의 질서, 규칙에 저항도 한다. 

그런데, 그들 역시 금세 성인이 되고 나면 그 질서와 규칙에 동화되고 마는 바...
과연 청소년들의 삶의 양태와 성인들의 사고 방식 사이엔 화성과 금성 만큼의 차이가 있기나 한 걸까? 

텐텐텐 클럽에서처럼 열 살 차이가 나는 누나와 같은 새엄마는 어떨까? 

불량한 주스 가게의 엄마처럼 평생 여행을 가지 않던 엄마가
수술 들어간다고 아들에게 가게를 맡기고 여행 가방을 들고 떠나는 모습은 또 어떤가. 

과연 세상을 바라보는 사각 프레임은 누구의 것일까?
우리 눈은 세상을 결코 사각형만으로 바라보진 않을 터인데 말이다. 

그리고, 극장의 스크린이 가로로 누워있어서 모든 프레임이 가로여야 하는 것처럼,
도대체 세상의 질서들은 누가 그렇다고 규정지어 둔 것일는지... 

프레임에 나오는 어른들의 욕심 때문이 아닌지... 

똑, 부러지는 재미를 주기보다는 다양한 생각을 던져주는 소설집이다.
청소년들이 읽고 토론하기도 좋은 주제가 많고,
어른들도 청소년들과 읽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주제도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야식당 7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교무실에 문고를 하나 만들었다.
그 이름하여 '천고마비 문고'
마음을 비옥하게 하자는 문고인데, 자습 감독하러 복도를 어슬렁 거릴 때나, 교재연구하는 틈틈이 볼 수 있도록,
베스트셀러와 교양서 등등을 100권정도 구비했다. 인기가 뜨겁다.
그중 가장 인기도서는 역시 심야 식당이다. 

어제 감독하는 차에 7권이 남았기에 주워들었더니,
참 따끈한 정이 가득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삶의 여러가지 양태,
상사와 부하, 남자와 여자, 술집여자, 가수와 팬, 게이 등등
그 삶의 양태들을 모두 감싸안을 수 있는 심야 식당이 훈훈했다. 

그 짧은 이야기 속에 참 많은 감정이 담긴 느낌이 들었다.
심야 식당을 보고 집에 갔더니 출출한 차에 갈비찜이 남아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맥주를 두 캔 마시고 잤다. 
저녁 8시 이후에 이런 류의 책을 보면... 역시 후회한다. 

마음이 시릴 때, 또는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
글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 만화를 보는 일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이 만화는 짧은 이야기 속에 짙은 정감이 묻어나기때문에 눈물 많은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팽이 안단테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 지음, 김병순 옮김 / 돌베개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일리는 서른네 살이라는 나이에 유럽 여행 중 미확인 바이러스성 병원체에 감염되어 전신 마비의 병을 얻고 요양하는 여성이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숲에서 발견한 달팽이 한 마리를 제비꽃 화분에 얹어 주는 것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한다.

달팽이의 삶에 끼어든 작가는 안단테 안단테로 진행되는 달팽이의 생활상을 관찰하면서 삶의 핵심부로 다가선다.

외로운 요양의 시간에 삽입된 달팽이의 삶에 대한 관찰은 작가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는다.

삶에 대한 관조와 느림에 대한 깨달음, 욕심없이 다만 이 순간을 아주 느린 속도로 움직일 따름인 달팽이의 무관심을 만나면서 작가는 종교에 가까운 마음의 평정을 얻게 된다.

드디어 달팽이 연구자가 되어 온갖 자료를 뒤적거린 끝에 탄생한 이 책의 가치는, ‘느리게 사는 삶의 소중함’을 역설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룰지, 얼마나 큰 난관을 헤치고 가야할지, 또는 달성해야 할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말고 바로 네 같에 있는 작은 일부터 최선을 다하라.

그것으로 그날 하루를 만족하면서.(윌리엄 오슬러 경, 내과 의사)

  삶에 대하여 늘 배고파 하고 더 알고자 하는 현대인에게 이런 가르침도 필요하다.모든 사람들이 늘 배고프고 늘 어리석음에 골머리를 썩인다면, 만족을 모르는 고통의 삶이 눈앞에 가득 기다릴 뿐이다. 

나는 어떤 바위까지 가기로 했어.

그러나 거기에 도착하기 전에… 동이 틀 게 분명해.

그 바위에 다다르면

거기 어디 갈라진 틈에 들어가 잠을 자리라.(엘리자베스 비숍, 왕달팽이)

 

달팽이에게서 배우는 미덕.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하는 느긋하면서도 지긋한 인내심.
그리고, 그 삶의 목표는 느리게 삶의 맛을 음미하며 달콤한 잠을 자는 것.그런 삶의 행복에 대하여 깨닫는 것. 

(달팽이는) 마치 카펫 위를 걷는 것처럼, 이러한 점액위로 나아간다. (올리버 골드스미스, 박물학자)

잔물결이 일렁이는 것처럼 너무도 정교하게 수축하는 덕분에… 달팽이는 칼날처럼 날카로운 표면도 쉽고 편안하게 기어넘을 수 있다.(헉슬리, ‘실용 생물학’ 중)

 

세상을 관찰하며 배울 수 있는 것은 끝없이 많다.
그러나 그 관찰의 결과를 삶에 옮겨올 지혜를 가진 이는 적어 보인다.
책을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용의주도함과 통찰력은 (달팽이의) 생각에 담겨 있는 것처럼 보인다. 느릿느릿 기어다니는 달팽이의 모습은 그 얼마나 위엄 있고, 생각이 깊고, 진지하며 수줍어하면서도 동시에 단호하고 자신만만한가! 정말로 달팽이는 내면에 깊이 잠자고 있는 숭고한 정신의 상징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로렌트 오켄, ‘자연 철학의 요소’ 중)

 

통찰력과 숭고함.

최고의 찬사를 달팽이에게 바치는 이 책은,

걷기 예찬, 자연 예찬에 따르는 달팽이 예찬의 최고봉이 될 것이다.

 

되도록 자주 은폐된 장소에 숨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잘하는 것이다.(토니 쿡, 육상 연체동물의 생물학)

 

인생은 잘 살아야 한다.

잘살기 위해서 헐떡이는 것은 잘못 사는 것이다.

드러난 곳에서 중뿔나게 성취감을 내세우며 살기보다는 자기만의 장소에서 자기가 즐기는 인생을 창조할 줄 아는 것도 최고의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의 산책길을 걷게 되는 것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행복감의 하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1-11-0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홋, 별 다섯개...
제가 이 책이 너무 맘에 들어서, 저도 하나 사고, 다섯분한테 선물 드렸거든요. (제가 책선물 잘 안하는데두 말이죠)
그런데 글샘님께서 별 다섯개 주셨네요, 저는 아직 읽지도 못 하구~ ^^

왜 제가 뿌듯한거죠?

글샘 2011-11-04 21:00   좋아요 0 | URL
달팽이를 이뻐하시죠? 그럼 닥치고, 읽어 보세요. ㅎㅎ
삶을 느리게 사는... 그래야 하는 이유를 배우게 됩니다. 열받지 말고 말이죠.
 
칼과 황홀 - 성석제의 음식 이야기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성석제를 보면 소양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태양이 열기를 가득 품고만 있는 봄이라면, 소양은 열기가 활활 피어오르는 여름이다.
태양이 깊은 호흡으로 인간을 살아있게 한다면, 소양은 왕성한 먹성으로 인간을 존재하게 한다.
태양에 해당하는 장부가 폐라면, 소양에 해당하는 장부는 비위다.
태양에 해당하는 시기가 어린이라면, 소양에 해당하는 시기는 청소년 시기다.

그래서 그의 말은 노홍철 뺨치는 다변이고 어질어질하도록 황과 홀 사이를 휘젓고 다니며, 그의 위장은 늘 온갖 세상의 비위 상하는 음식들로 가득 들어차야 흥이 나서 슬슬 이야기가 풀려 나온다.

어쩌면, 그에게 ‘맛’이란 중요한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술꾼이 주류불문, 원근불문, 청탁불문, 남녀불문, 안주불문을 외치며 들이키는 것을 풍류로 여기듯이, 그도 종류와 원근과 향료와 지역과 재료를 불문하고 맛있게 많이 먹는 미식가요 대식가가 아닌가 싶어서다.

인간에게 먹거리란 존재의 이유가 된다.
먹기 위해 사느냐, 살기 위해 먹느냐는 시시한 대답을, 멋도 모를 시절엔 당연히 잘 살기 위해 먹는다고 먹는 일을 부수적으로 제쳐두기도 하지만, 삶이 이어질수록 인생의 온갖 갈등과 시기, 질투, 부정부패와 중상모략은 ‘밥그릇’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본다면, 남들보다 더 많이 먹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마음이 미치곤 한다.

일본 텔레비전의 영향으로 요즘 맛집 기행 같은 프로그램이 화면에 넘쳐난다. 그 기행들은 대부분 짬짜미에 의한 조작임이 ‘트루맛쇼’라는 영화에서 밝혀졌으나, 그 영화를 본 사람은 많지 않고, 지상파에서 방영할 수는 더더욱 없으니 그 부정은 다시 밥그릇 지키기로 옹호된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배고픈 사람들은 때때로 라면을 먹고 싶어지고, 술을 한 잔 들이켜고 싶어지고, 닭다리를 질기든 쫄깃하든 하나 주워 들고 싶어진다. 이 책을 출출한 야간에 읽는 일은 다이어트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인 바, 이 책은 반드시 식후 30분 정도에 복용하는 것이 ‘먹기 위해 사는 삶’에 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아, 어제 저녁에 두툼한 벌집삼겹살을 구워서 소주를 한 잔했던 고소한 기억이 떠오른다.
지방질의 고소함과 소주의 쌉싸롬한 조합을 즐길 수 있어야 비로소 ‘트루맛’을 느끼는 것이라 생각하는 나는, 오늘 학교에서 푸석한 급식을 먹고 자습 감독(자율학습에 감독이라는 역설이라니...)에 나서야 한다. 자습 감독은 거의 교정 기관의 일원이 된 듯한 느낌을 주는 슬픔이 덧붙어, 고소한 삼겹살과 쌉싸롬한 소주를 더 구미당기게 하는데, 비라도 우울히 내려 버리면……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가을 비 우산 속에 출출한 배를 안고 다시 공씨디(0CD)의 ‘소주와 삼겹살’을 들으며 삼겹살집을 찾게 된다.

비가 내리니까 소주에 삼겹살이 생각나

비가 내리니까 니가 뒤집던 고기 생각나~

왜 난 이 뻔한 가사를 ‘비감이 짙던 곡이 생각나~’로 알아 들었을까? 

아직 삽겹살의 고소함에 덜 빠져서 그런 모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울푸드 - 삶의 허기를 채우는 영혼의 레시피 소울 시리즈 Soul Series 1
성석제 외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마음을 홀딱 빼앗기는,
그리고 아픔을 살짝 치유해 주는 음식을 '소울 푸드'라고 한다. 

나의 소울 푸드는 '소울 메이트와 함께하는 푸드'다.
아내와 뭘 먹으러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지난 겨울엔 피자와 스파게티, 스테이크를 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수십 군데 전전했고,
그 전엔 삽겹살과 소고기 생고기를 먹었다.
당연히 술도 함께... 

나한테 최고의 소울 푸드를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소주'라고 해야 한다.
그 외에는 개의치 않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완전 술꾼까진 못되고,
약한 소주 두어 병 정도가 내 주량이다.(좋은 데이는 16.2%다.) 

이 책을 읽기 전엔 가슴이 뭉클할 음식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할 거라 생각했다.
읽으면서는, 사람마다 참 각기 다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가 놓여진 위치에 따라서,
커피 한 잔과 소주 한 잔, 또는 라면 한 그릇이나 된장찌개 한 숟갈로도 영혼을 녹이는 감정을 얻게 된단 거다. 

사람에게는 각자 잘 모르는 아름다움과 신비와 선의가 있다. (성석제)

음식을 통해서도 그런 걸 배울 수 있다.
상처가 난 마음,
또는 힘들고 지친 마음,
여기 따끈한 닭고기 스프처럼 영혼의 치유제가 될 음식 이야기가 그득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조용필과 나는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있는 내 청춘을, 위하여~ 한 잔 하는 게 딱 어울린다.
아~ 오늘밤 아무래도 소울 메이트랑 소울 푸드를 찾아 산기슭을 헤매어야 할 듯 싶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내 청춘에 건배~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1-11-02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소울 푸드가 '소주'시라니,,, 묘하게 공감이 가기도 하구요.
저야 워낙 술이 약한데다 요즘 마시질 않아서요. 전 제목을 보자마자, 빠알간 떡볶이가 떠오르는거예요.
그럼 제 소울 푸드는 떡볶이인걸까요? 아유,,,,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멋없당... ^^

글샘 2011-11-04 11:22   좋아요 0 | URL
소울 푸드는 사람마다 다른 거죠. ^^
그야말로 소울~을 감당하는 거니깐...

비로그인 2011-11-03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울 메이트와 함께하는 소주 한잔, 최고네요. 개인적으로는 거기다 순대국 한 그릇 추가하고 싶습니다^^

글샘 2011-11-04 11:23   좋아요 0 | URL
오늘도 빨리 마치고 소주 한잔 하기로 했습니다. 엊그제 좋은 삼겹살집을 개척했걸랑요.
순댓국은 부산에선 별로예요. 부산사람들은 돼지국밥을 더 웃질로 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