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특별하단다 - 작은 나무 사람 펀치넬로 이야기 너는 특별하단다 1
아기장수의 날개 옮김, 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 맥스 루케이도 글 / 고슴도치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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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붕괴된 것은 오래 되었다.

학생들이 공부로만 내몰려 달려간 것도 오래 되었다.

누구도 학생의 건강과 행복을 걱정하지 않는다.

 

이제 와서야 학교 폭력 대책한다고 맨날 회의나 오라가라 하는 건,

학교를 더 당황하게 만들 뿐.

 

웸믹이라고 불린느 작은 나무사람들은,

매일 서로에게 금빛 별표나 잿빛 점표를 붙이며 하루를 보낸다.

 

주인공 펀치넬로는 온통 잿빛 점표 뿐이다.

 

학교가 하는 일이 바로 이거다.

교사의 체벌을 없앤다고 만든 것이 벌점제와 상점제(말은 좋아 그린 마일리지...)

아이들은 상점보다 벌점을 더덕더덕 붙이고 다닌다.

 

사실, 그 아이들은 아무 문제도 없는 아이들이기 쉬운데 말이다.

하느님 안에서 문제아가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아이들을 특별한 존재로 대우할 순 없을까...

아이들이 머리가 좋고, 잘 생겼고, 똑똑하고... 뭔가를 잘 해서 별표를 주는 게 아니라,

누구에게도 별표도 점표도 필요없는 것임을 알게 해야 하는데 말이다.

 

자존감이 낮아 고개 숙인 점표투성이 아이들에게 권해주기 좋은 책이다.

그리고 별표로 자신의 돋보임을 자랑스레 생각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을 책이다.

사람을 별표나 점표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는 일이 중요함을 일깨우는 책.

 

아마, 부모나 선생님들이 더 읽어야 할 책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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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2-01-1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처럼 체벌하는것 원치는 않지만 나도 학교다닐때 선생한테 맞고 자라서 좀 감정있죠 뺨을 때르는것 진짜 아픔보다 기분이 더 나쁜 그렇체벌 하지만 체벌이 없어져 더 나빠진 지금에 와서는 대체하는 방법이 솔직히 별 의미가 없네요
그렇고 애한테 잘못이 있어도 무조건 학교와서 선생이나 욕하난 학부모들은 진상이죠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은
또 똑같은 행위를 반복할게 뻔하고 예전처럼 존경할만한 선생이 희귀한지금에 와서 선생을 믿을수도 없죠
결국 아직 어린시절 부모의 교육이 가장중요하다고 생각되네요 무조건 수험을 위한 공부만을 강요하는 요즘 학교도 문제지만..

글샘 2012-01-15 00:23   좋아요 0 | URL
이런 문제 의식을 어른들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빛 별표도, 잿빛 점표도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아이들을 그저, 아이들로 바라볼 수 있는 세상... 아이들이 가장 간절히 바라겠죠?

체벌이 있었던 예전엔 적어도 교사에게 대들진 못했지요...
그렇지만, 체벌이 계속되었더라도 아이들은 망가졌을 겁니다.
아니, 그때처럼 폭력적 체벌이 지금 가해진다면, 아마 아이들은 병원가서 진단서 끊을 걸요. ^^

어린 시절 부모의 교육이... 공부만 시키잖아요.
노란 승합차 태워서 학원 뺑뺑이... 핀란드보다 중3이 학원을 주당 20시간 더 다닌답니다. 그러고 1,2등 해봤자... 외국들이 비웃죠.

이건, 국가적 문제고, 정치적 문제입니다. 절대로 교육적 문제만은 아닌 거죠.
 
법정 스님 숨결
변택주 지음 / 큰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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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법정 스님의 숨결을 느끼다

 

 

법정 스님의 곁에서 오랜 동안 인연을 맺고 법석의 사회를 보시던 분이

법정 스님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 만든 책이다.

 

현 대통령 각하께옵서도 휴가철이면 즐겨 읽으셨다던 무소유의 역리는,

사실 평범한 인간들은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다.

법정 스님의 성깔로도 무소유를 실천하시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워낙에 유명해지다 보니 비판 아닌 비판들도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법정 스님의 진가는 유신 시대의 시퍼렇던 칼날 아래서도

꿋꿋하게 바른 소리를 내셨던 데 있지,

스님의 말년에 산골에서 홀로 사셨던 데 있지만은 않아 보인다.

물론 스님의 무소유란 책과 오두막 생활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겠지만,

그이보다 더 큰 스님들은 많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님과 관련된 일화들, 또는 독서의 경험을 도란도란 적고 있는데,

법정 스님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도 한 책이다.

 

마지막 부분에선 자신의 이야기도 조금 넣었다.

다석 유영모 선생의 이야기가 잠시 나오는데 인상 깊다.

오늘을 '오! 늘~'로 생각한다던, 매 시간 깨어있던 예수님의 제자 유영모 선생의 국어 활용은 늘 연구 대상이다.

오늘 하루를 감탄하면서 맞고, 늘 변함없이 깨어있다면,

부처님의 법을 들을 필요도 없이,

그냥 부처이리라.

 

부처님 오신날의 법문이 인상적인데,

스님은 늘 '부처님이 오시는 날'로 다시 푸셨단다.

부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라시면서...

 

너, 네가 부처임을 알면,

오늘 또 한 분의 부처님 오신 거 아닌가 말이다....

 

------------ 고칠 곳

 

128. 상이군인...을 상의로 잘못 적었다. 상이는 傷痍... 다칠 상, 상처 이... 다쳐서 상처를 입은 군인이다.

 

178. 전도몽상의 한자가 틀렸다. 傳이 아니라 顚이다. 顚倒夢想은 반야심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 고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 열반이라...

보리살타는 반야바라밀다의 진리에 의지하여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다.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하니 마침내 열반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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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4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2-01-14 23:58   좋아요 0 | URL
ㅋㅋ 변택주란 사람, 책 한 권 더 냈던걸요.

제목은 가관입디다.

<법정, 나를 물들이다>...

스님께서 절판을 하라고 하신 뜻을...
이렇게 울궈먹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세상 참 웃기죠.

혜덕화 2012-01-14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보관함으로 옮깁니다.

글샘 2012-01-14 23:59   좋아요 0 | URL
글은 좀 읽을 만 한데요...

법정 스님을 이렇게라도 만나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법정 스님의 책을 절판시킨 와중에,
이런 상술이란... 좀 씁쓸~ 합니다. ^^

스님의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더라구요. 이런 책 읽노라면...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가치에 대한 탐구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지음, 장경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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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출간된 이후 엄청 반향이 컸다던 책인데,

사두고는 워낙 두툼한 무게를 핑계로 미뤄두던 차에,

외부와 단절된 감금 상태에 일주일 가량 들어가게 되어 이참에 마음 속 모터사이클이나 당겨볼까 싶어 들고가서 찬찬히 읽었다.

 

실제 경험과 허구적 창작이 두루 섞여 있는데,

1970년대의 분위기, 그러니까 히피 문화라든가,

동양적 '선' 문화에 대한 동경 같은 뉴에이지 문화가 짙게 깔려 있는 책이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모터사이클이라는 기계적 서구 문명에서 출발한다.

모터사이클.

자신을 돌아보기에 적합한 도구다.

자전거나 모터사이클은 두바퀴로 달리는 도구이므로

노면 상태가 온몸에 그대로 전달된다.

노면이 울퉁불퉁하면 몸이 심하게 흔들리게 마련이고,

조금만 날씨가 궂어도 온몸에 찬바람이나 눈비가 들이닥치는 것.

 

인간은 이토록 세상에 민감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또 인간의 실존을 넘어선 '일반성' 탐구에도 열기를 식히지 않았다.

그리스 철학자들의 '가치에 대한 탐구'에 대한 이야기들은

모터사이클을 몰고 다니는 실존의 부조리를 넘어선 '일반화'에 대한 탐구에 가깝다.

그는 이것을 이런 말로 표현한다.

 

그는 사물의 의미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아니라

사물의 존재 자체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다.(105)

 

그래서 그는 '선' 대신에 '모터사이클'을 들이민 건지도 모른다.

 

베트남 전쟁이 벌어지고, 반전운동은 격화되고,

히피 문화와 더불어 실존주의가 지배하던 세상에서,

정신 병원에도 들락거리던 작가는

<사물들이 현재 여기 이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일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렇지만 그의 글에는 재미있는 구절도 많다.

 

그녀에게는 상대방이 하고 있는 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특수한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

여자인 것이다.

 

음... 여자를 좀 아는군. ㅎㅎ

 

작가는 한국의 미군정기에 체류 경험이 있는데,

<긍정을 뜻하는 고개의 끄덕임과 아니라는 부정의 말 때문에 혼란>스러웠다는 말을 한다.

아마, 한국어의 '부정의문문에 대한 답'과 관련된 이야기일 것이다.

 

영어에서는 '밥 안 먹었어?'란 질문에,

먹었으면, 예스, 안 먹었으면, 노라고 대답하지만,

한국어에서는 '밥 안 먹었어?'에다가,

먹었으면, '아뇨, 먹었어요.'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거고, 안먹었으면 '예, 안먹었어요.'하면서 도리질을 할 거다.

아래 주석도 이상하게 풀어 놓았다.(221쪽)

 

그는 정신의 '고산 지대'를 이야기하면서

<고산 지대는 나름의 간명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고,

우리는 고산지대의 희박한 공기에 익숙해져야 하듯 불확실성에 익숙해 져야 한다.

또한 엄청난 고도에 익숙해져야 하득

엄청나게 고고한 질문에 익숙해져야 하고, 또 이들 질문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답변에도 익숙해져야 한다>(229)

는 이야기도 한다.

 

영혼에 대한 탐구에서 언제나 불확실성과 질문의 연속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이리라.

선문답을 생각한다면, 그의 이런 이해 내지 오해에도 고개가 끄덕여 진다.

 

그 답답함에 대하여, 그는

<마치 조각 그림 맞추기 놀이에 필요한 그림 조각들을 몽땅 가지고 있으면서

하나하나 만지작거리가만 할 뿐인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대답은 <걱정할 거 없어, 그냥 계속 그 길로 가>인데도 말이다. (233)

 

서구 사회가 합리적인 이성으로 세상을 보려 했지만,

결국 부조리 투성이인 세상에서 헤매는 실존의 위기를 닥쳐,

<우리의 위기는 기존의 사유 형식이 현재의 상황에 대처하기에 부적절하기에 야기된 것>이란 결론을 내린다.

그 부적절한 위기의 경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가지의 차원이 아닌 뿌리의 차원>에서 확장이 일어나야 하리라는 것도.

 

세상의 지적인 것들을 <반듯하게 각이 져 있음>으로 정의하는데,

그것들은 <부드럽고 유연한 히피적인 것>과 상반된다.

훌륭한 정비사와 형편없는 정비사의 차이는

<쓸모있는 사실과 쓸모없는 사실을 선별해내는 능력>이라고 하는데,

결국 혼란스런 현대사회에서 훌륭한 정비사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낭만적 차원의 확장>을 선별할 줄 알아야 한단 거겠지.

 

그렇지만 그 선별 역시 <각이 져있음>은 아니다.

정말로 당신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은

당신을 꼼짝 못하게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해답을 지식이라는 이름의 화물칸들을 차례로 뒤져 찾으려 하는 마음... 이란다.(507)

그 모습을 드러낸 채 기차의 맨 앞쪽에 있는 바로 그 해답을 이처럼 엉뚱한 데서 찾으려 하는 어리석은 마음...

 

결국 '선' 적인 마음의 평정,

그대가 결국 궁극의 현실이니라(우파니샤드) 하는 것.

한국에서 본 성벽이 일깨워주는 것처럼,

모든 것의 중심부에 고요함이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작업.

 

그는 '기'로 가득찬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는 시간 낭비하거나 마음을 졸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인식 기차 맨 앞에 자리잡고 무엇이 선로를 따라 오는지 살피고,

무언가가 다가오면 이와 마주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표현한다.(537)

그의 표현은 상당히 구체적이면서 형상화에 성공하고 있다.

 

진정한 해답의 직시에 성공하려면,

옛날의 견해를 제거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한다.

자존심이라는 '내재적 덫'도 제거해야 하며,

'예-아니요'의 가설 인정 또는 부정의 태도를 버리고,

'무'의 답변으로 성장할 것도 제시한다.

<무>는 답변이 가설 저 너머에 있음, 그리고 현실을 자극하는 현상임을 드러낸다.

 

이런 모든 생각들은 <지식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들은 <패턴>이다.

패턴은 나 자신보다 거대한 것이고, 우리 누구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또는 우리 누구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를 연결하고 있다.(743)고 정리한다.

 

30년 전에 나와서 유명해진 책이긴 하지만,

마음 속에 모진 돌풍이 휘몰아칠 때,

이런 책을 끌안고 숨을 고르는 시간도 필요한 법이다.

 

모터사이클을 정비하면서 작은 부품 하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듯,

삶의 여정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 하나에도 관심을 가지되,

그 사건의 진면목이 어떤 것인지를 바로 볼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하므로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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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2-01-14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모터사이클을 꿈꾸었더랬지요.
모터사이클은 고사하고, 자전거도 헤매고 있으니 한참 요원한 일일것 같습니다.
전 이 책을 판본을 달리하여 두 번을 읽었어요.
두번 다 이 사람의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보다는,
이 사람의 정신세계를 둘러싼 인간관계에 마음을 빼았겨서...툴툴거렸었지요, 아마도~.
샘의 이 리뷰를 읽으니...이제 쫌 객관적이 되는데,
그래도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안들고,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라는 체 아저씨 영화가 다시보고 싶다는~

글샘 2012-01-15 00:02   좋아요 0 | URL
ㅎㅎ 한국에선 모터사이클 안 돼요...
자전거보다 모터사이클이 쉬운데요. ^^ 부르릉 잘 가니깐...
그냥 자동차 운전으로 만족하시길...

저도 이 책을 다시 읽어야겠단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지겨운 합숙 캠프에 들어가서, 오랜 시간을 지긋이 읽기에 좋은 책이었죠. ^^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체 게바라의 ~다이어리가 생각났습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1970년대의 유행... 거기 방점을 찍고 읽어야 할 책 같더라구요.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칼럼 매캔 지음, 박찬원 옮김 / 뿔(웅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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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 제목은  Let the great world spin... 이다.

이걸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라고 번역을 하면, 누군가 지구를 돌게 해야 하는데, 그 말은 좀 어색하다.

그저, Let it be~ 정도의 어감이 아닌가 싶다.

지구는 그냥 돌게 냅둬~

그리고 행복하게 살자고!

 

1974년 8월 7일, 필리프 프티란 사람이 세게무역센터 빌딩들 사이를 줄을 타고 건넌 사건이 있었단다.

그 줄타기가 있었던 날,

몇 가지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 사건들은 서로 다른 장소, 서로 다른 시간, 다른 사람들에게서 일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소설을 읽어나갈수록,

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나일 수도 있고, 내가 겪었던 일과 얽힌 사람들일 수도 있을 만큼, 무관하진 않은 사람들이다.

 

불교에서 설명하는 인드라 망처럼,

얼키고설킨, 서로 원인이 되고, 인과도 맺으나 필연이란 없는...

그런 곳이 세상이다.

세상은 돈다.

우리는 휘청거리며 계속 나아간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돌고 있는 세상.

 

우리가 처음 알던 사람은 우리가 마지막에 아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세월이라는 것이 그렇게 만든다.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저항하지 말고.

 

어디에나, 어느 시대에나 있을 수 있는,

죽음과 전쟁, 꽃과 웃음,

돈과 슬픔, 그리고 사랑의 노래가 이 책에선 가득 울려 퍼진다.

 

시계 소리가 난다.

이 저녁. 주의를 흩뜨리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시계뿐.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았던 시간에, 그러면서 과거로부터도 아주 멀지 않은 시간에,

설명할 수 없이 펼쳐지는 결과가 내일의 시간으로 흘러간다.

간단한 일이다. 빛 속에 살아있는 침대의 나뭇결,

늙은 여인의 머리에 아직 남아있는 검은 색의 희미한 주장,

플라스틱 생명수 주머니의 한 줄기 물, 동그랗게 말리고 꼬인 꽃잎,

모서리가 깨진 사진 액자, 머그잔의 테두리, 그 가장자리를 따라 옆으로 흐른 차의 얼룩,

끝내지 못한 채 놓여있는 크로스워드 퍼즐, 테이블 모서리에 반쯤 걸려있는 노란 연필,

한쪽 끝은 깎여 있고 지우개는 공중에 떠 있다.

인간 질서의 파편들,

재슬린은 연필을 안전하게 돌려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를 멀리 돌아 창가로 간다.

그녀는 두 손을 창문 턱에 놓는다.

그녀는 커튼을 조금 더 벌려 삼각형을 열고 창문을 아주 조금 들어 올려 연다.

부드럽게 밀려 들어오는 바람결이 피부에 느껴진다.

재, 먼지, 이제는 사물들을 눌러 어둠을 짜내는 빛,

우리는 이제 휘청거린다.

우리는 어둠에서 빛을 걸러내어 오래 지속되도록 한다.

그녀는 창문을 더 높이 들어 올린다.

바깥의 소리가 침묵 속에서 점점 더 선명하게 커진다.

처음엔 자동차 소리들, 웅웅하는 기계 소음, 크레인 소리, 놀이터, 어린아이들, 저 아래 거리에서 나뭇가지들이 서로 부딪는 소리.

커튼을 다시 내렸지만 여전히 밝은 빛줄기가 카펫 위로 길을 연다.

재슬린은 다시 침대로 가서 신발을 벗어버린다.

클레어가 입술을 아주 가늘게 연다.

말은 전혀 없지만 그녀의 숨결에 차이가 있다.

절제된 우아함.(588)

 

아, 절제된 우아한 문장들.

여러번 읽어마지 못하는 언어의 조각들이 반짝거리는 모습을 느끼는 느낌.

 

공기 중에서 향기 어린 소금 냄새가 났다.(520)

 

소설 속의 배경이 소설 밖으로 확 묻어나는 느낌이 드는 구절들을 많이 만난다.

줄거리보다는,

소설을 관통하는 정신에 매료되게 하는 소설이다.

68혁명기의 자유로움과 박애, 그리고 뉴에이지를 통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그 시대의 정신을 느끼게 만드는, 구성력이 대단한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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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2-01-14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가 참 사랑하는 책이예요.
이 리뷰도 사랑하게 될거 같아요~^^
이 책 원서로 함 시도해 보시는 것도...원서는 더 환상적이예요~!

제가 왜 이런 말씀을 드리냐 하면,
원제 'Let the great world spin'와 우리말 제목'거대한 지구를 돌려라'의 뉘앙스 차이 상,
지구를 spin시켜야 하는 것인지 사람이 지구 위를 spin해야 한다는 것인지, 쫌 혼란스러워지는데...
그 차이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별것 아닌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샘은 리뷰 첫머리에서 바로 언급하고 계시네요~^^
하긴...제 서재 어딘가에도 찾아보면 'let it be'와 'let it grow'의 차이점에 대해서 까칠하게 툴툴거린게 있을거예요.
암튼 좋은 리뷰 잘 봤어요~^^

sslmo 2012-01-14 14:50   좋아요 0 | URL
http://blog.aladin.co.kr/745144177/4684255

글샘 2012-01-15 00:15   좋아요 0 | URL
ㅍㅎㅎ 영어 해석 하나 시비를 걸었다고 원서를 시도하라뇨...
저는 영어 잘 못해요. ^^
제목의 번역이 워낙 뉘앙스가 와 닿질 않아서 몇 자 적었을 뿐인 걸요.

저도 영어의 두괄식 간결함이나 각운의 오묘함을 사랑하기는 합니다만,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을 레벨은 꿈도 꾸지 않는답니다. ^^

그리고, let it be... let it grow...에 대한 글도 읽어 봤는데요...
저는 잘 모르겠던걸요. ^^

let의 용법이 좀 다른 거 같습니다.
렛잇비... 의 it이 특정되지 않은 <세상 만사> 일반이라고 봐서 <삼라 만상>을 있는 그대로 냅둬라~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고... 무위자연... 이런 의도라면,
렛잇그로...는 it이 특정한 <사랑>을 지칭하는 거라서 그 사랑을 자라게 하라는 사역 동사의 의미가 강한 거 같구요.

같은 it처럼 보여도... <일반성>을 띤 넘과, <특수성>을 띤 넘은 다르겠죠.
<한 여자>가 있었는데, <이 여자>를 사랑했던 남자는 이별 후, <그 여자>와의 추억에 잠기듯,
일반성은 단독성을 띠기도, 특수성을 띠기도 하는 다양성을 보이니 말입니다.

잘 모르다 보니 마구 지껄인다는... ㅎㅎ
 
깊은 산골 작은 집 느림보 그림책 31
김지연 글.그림 / 느림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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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골 작은 집이란 책은 독특하게 판화로 이뤄진 책이다.

 

올해가 용띠 해인데, 마침 찬란한 용의 그림이 멋지게 펼쳐지고,

특히 은하수가 되어 펼쳐지는 그림은 환상적이다.

 

어린 아이들이 즐겨 보게 될 그림책인데,

이야기가 간결하고 쉬우며,

우리 옛 이야기가 다양한 그림 속에 녹아 있어

숨은 그림 찾기처럼 활용할 수도 있겠다.

 

민속에 자주 등장하는 봉황과 용, 토끼와 망태 할아범까지

마치 옛날 옛적에를 보는 기분이 든다.

 

삿된 기운을 몰아내 주는 붉은 기운이 힘차게 그려진 판화이며,

울보 연이조차도 신 나게 오빠와 여행을 떠나게 힘을 주는 그림책이다.

 

주름살로 가득하지만 온화하기 그지없는 할머니의 부드러운 얼굴도 인상적이고,

벅차게 솟구치는 파도나 산줄기의 묘사도 싱싱하다.

 

상상을 좋아하는 머시매들이나,

울다가도 호기심 많은 딸아이들이 좋아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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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4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4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