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 트릭 - ‘나’라는 환상, 혹은 속임수를 꿰뚫는 12가지 철학적 질문
줄리언 바지니 지음, 강혜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if you can

read this,

somebody

stole my

iPhone

 

손바닥에 이걸 적어놓은 사람이 있다.

니가 이걸 읽을 때면, 누군가 아이폰을 훔쳐간 거다. ㅋ

그러면, 이 사람의 왼손엔 24시간 아이폰이 장착되어 있단 소리고,

결국... 이 사람과 아이폰은 하나인 셈이다.

이 사람에게 아이폰 없는 세상은... 멘,붕...

 

'나'라는 존재가 있는가?

'나'라는 존재가 알고 있는 것을 아는가?

'나'라는 존재가 하는 일을 아는가?

이런 것을 철학의 대상으로 연구해 왔으나,

결국 종교적 합의도 보지 못한 채, 21세기 '나'를 찾는 과학자들은 <뇌>를 쪼개기 시작했다.

 

<멘, 붕>의 상태에서 <나>는 있는 것일까?

과연 우리는 생각하는 생존 기계에 불과한 것일까?

 

이 책은 그 답을 찾아나가려 하지 않는다.

다만, 그 답에 접근하려는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이야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을 쉽게 읽는 법을 제시한다.

 

이 책의 옆면을 보면, 전면에 검은 사진이 들어가 있어 표시가 확 나는 장들이 들어있다.

그 면들만 우선 주르륵 읽어 가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의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그 의견들만으로도, '자아'의 발견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자아'라는 진주를 캐러 들어갔다가 헝클어진 묶음만 발견한다 하더라도,

그 작업은 해볼만 한 것이다.

 

인간은 홀로 살지 못한다.

사회적 동물이라, 온갖 '페르소나'를 사회에 따라 뒤집어 쓴다.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의 프레더릭 병장을 욕할 수 없다.

유태인 수용소의 아이히만처럼 인간은 사회를 벗어나지 못하는 '개체'에 불과하기도 하다.

 

그런 반면,

"파괴될 것이 없으므로 파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는 정도로 자아에 대하여 강한 부정으로 달려가는 종교적 관점도 있다.

순간 순간 속성 자체는 변해가는 것이므로, '정체성'이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에 열려 있어야 하는 것...

 

그러나, 인간은 또한 물질에 불과하지만, 단순한 물질 이상이므로,

계속 연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그리고 그 물질의 연구 대상인 '뇌'가 없다면 영혼이란 것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

 

뇌 손상, 뇌 수술, 기억 상실,

치매 등으로 '자아'의 본질을 잃어버릴 수 있지만,

인간의 '자아'를 동일하다고 보는 것은 '동일하다는 믿음'에 불과하다는 것일 수 있다.

 

육체는 본질이 아니다.

그러나, 육체 없는 본질을 찾기는 어렵다.

육체를 통해 본질을 찾아나가는 길과,

영혼, 또는 마음을 찾아나가며 '자아'란 진주를 찾아나가는 길을 모색하는 이 책은,

헝클어진 실타래의 실마리를 찾아 보려 애쓴 흔적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아>의 객관적 현시가 아니라,

<자아>를 운영하는 개인의 자세일 것이다.

 

툭하면 멘붕을 외치는 불안의 시대에,

자아를 단단히 붙들어 매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데,

거기 긍정적 영향을 미쳐야 할 종교나 인문학적 토양이 박약함이 아쉽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RINY 2012-05-3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추천 드립니다.

글샘 2012-06-01 08:58   좋아요 0 | URL
제목에만? 에이, 짜다~ ㅋ
 
기자와 목사, 두 바보 이야기 - 손석춘.김기석의 대화
김기석.손석춘 지음 / 꽃자리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성경을 다시 읽어야겠다.

성경 속에는 '예수'의 삶이 들어있다.

한국 교회의 문제점들은 어쩔 수없이 노정된 것이라 하여도, 그 안에서 자정의 노력도 있을 것인데,

워낙 알려지지 않고 문제점들만 불거지다보니, 교회에 대한 염증만 커 갔다.

이러다간 같은 괴물이 되어버릴 성 싶다.

 

청파교회 김기석 담임 목사와 언론인 손석춘이 편지를 주고 받았다.

 

우선, 편지글들이 얼마나 가지런하고 단정한지...

마치 예전 선비들이 마주하면서 옷깃을 여미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가을, 남은 볕으로 아름답게 무르익으시기를 기도합니다.

 

김기석 목사님의 편지다.

글에서 향기가 물씬 풍긴다.

그렇지만, 목사님은 알고 있다.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에는 향기가 없다.

 

한국 교회가 머리와 입으로 사랑이 넘치는 곳임을...

 

권정생 선생님은 이라크 전쟁에서 무고한 생명들이 속절없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밤이면 맥박 수가 120회까지 오르고, 열이 40도까지 올랐다 한다.

세상의 아픔 때문에 아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낀 것.

그 시각, 미국 증권가 월 스트리트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전쟁 특수로 군수산업체의 주가가 급등했던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악마가 된 문명의 얼굴을 본다.

 

한국 교회는 '해답'을 잘 내 놓는다. 거기 '질문'은 없어 보인다.

 

질문은 사람들을 하나로 결집시키지만,

해답은 사람들을 분열시키게 마련입니다.

질문을 받기도 전에 대답을 내놓는 이들처럼 위험한 사람이 없습니다.

 

윤똑똑이들이 득세하는 세상이다. 지옥이 멀지 않다.

 

왜 나는 없지 않고 있는가?

왜 우리는 없지 않고 있는가?

 

이런 실존에 대한 질문을 해야,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고민하며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런데 세상이 내놓은 답은 하나다.

 

요즘은요, 돈이 돈을 버는 시대가 되었어요.

죽어서 천국가는 겁니다. 교회 열심히 나가고 있어요.

 

세상을 그렇게 읽는다.

교회가 준 답이 이것 뿐이라면, 교회가 존재할 필요가 있나?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살지 않으면 죽어서도 그 나라 백성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 이런 쉬운 원리를 왜 모를까?

이 책에서 두고두고 반복되는 이야기가 '주 기도문'의 '죄의 용서'가 '빚의 탕감'을 오역한 것이란 건데...

나도, '주기도문'이란 것을 외워 봤지만, '

그 부분이 엉키던 것인데, 저렇게 본다면 훨씬 이해가 명확해 진다.

원래 채무자는 잊고 사는 걸, 채권자는 잊지 않는 법이다.

마음에 가장 강한 집착 중 하나가 채권자의 마음일 것.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당신의 뜻이 하늘에서 그랬듯이 땅에서도 이루어져 하나님 나라로 이름을 거룩하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밥을 주시고, 우리에게 빚진 사람을 우리가 탕감해 주듯이 우리 빚을 탕감해주소서.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맛은 우리를 얽어매지만, 맛없음은 우리를 풀어주는 것.(프랑수아 줄리앙)

 

신앙에는 분명이 일상적 삶의 체험과는 다른 맛이 있습니다.

그것은 때로는 매혹으로 때로는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삶에서 중요한 시간은 '맛없음'의 시간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굴욕감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사회제도를 만들자는 제안을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하는 이들은 하느님을 대적하고 있는 셈.

 

에릭 메택시스의 <디트리히 본회퍼>는 시간이 되면 한번 읽어보고 싶게 부추기는 책이다.

 

심상정과 함께나오는 이소선 어머니 이야기는 마음 아프다.

이사야서에 나오는 '사자와 어린이가 뛰어노는, 참 사랑의 세상'을 간절히 바랐던 바보 전태일...

그 바보들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는 한없이 편안하고 아름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탁현민의 멘션s
탁현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나로 살고 싶다... 당신은 당신으로 살고 싶지 않은가...

 

요즘 나의 화두다.

 

인간은 모두 단독자이며 개별자이다.

그런데 환경에 얽매인 인간은 왜소해지고 규정되곤 한다.

거기서 벗어나는 인간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탁현민의 '자유'를 위한 외침과 발버둥이 이 책에 조금 드러나있다.

이 책은 뭐, 책도 아니다.

작가가 저술한 것이 아니니 책이라 보기 힘들다.

제목이 멘션s인 이유도 그렇다.

 

그렇지만, 책보다 많은 생각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꼭 책이 아니어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면 행복한 거 아닌가?

 

기획에 대한 그의 멘션 :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기획이 아니라 기적이다. 기획은 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 일하는 사람이 자기 일에 이정도 소신은 있어야지.

 

지식인과 예술가는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한다. 그래서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여기까지는 괜찮다고 알려줘야 한다... 한국의 지식인과 예술가가 2% 선에 머물러 부족한 점이 이 지점이다.

 

늦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조급한 마음으로 그 늦은 것을 되돌릴 길이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니, 그대여, 늦었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가자.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대를 기다려줄 것이다. 여유를 가져야 괴물한테 지지 않을 수 있다.

 

트위터의 140자 제한은 그만큼 쓰라는 게 아니라, 그 전에 끝내라는 의미다. 관점의 신선함...

하루키도, 존 레논도 젊은 시절, '어디로 가야할지, 또 여기, 거기가 어디도 아닌 곳'에 있다고 느꼈었다는 사실로 청춘들이 위로받기를 바란다... 그래... 역시 여유다. 그리고... 생각하는 자만이 이길 수 있다. 견딜 수 있고...

 

언젠가 가수 김C가 어떤 행사에서 마지막 곡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 노랜 사랑 노래예요."

관객들은 대부분 뭐 '그게 어쨌다고, 가수들의 노래는 대부분 사랑노래잖아?'하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러자 김C가 말했다.

"왜 사랑 노래냐구요? 그게 뭐 대수냐구요? 맞아요, 근데요, 결국엔 '사랑' 인 거 같아요. 그게 뭐든. 어떤 일이든."...

삶은 사랑이 목적이고 의미다. 그게 없으면 살 수도, 살 의미도 없다.

김씨가 하고자 했던말이 그래서 탁씨를 쑤신 거다.

 

사랑은 때가 되면 찾아온다. 그러나 노력이 그것을 조금 일찍 다가오게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실 사랑은 너를 좋아하는 나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지만,

사랑의 완성은 내가 어쩌지 못하는 너의 마음이 내게로 오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 그것은 온전히 나의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고, 그럴 리도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준비하는 자세는 필요하다. 특히나 사랑의 경운 더욱 그러하다.

나의 마음을 열어 놓는 노력과, 그대를 기다리는 노력, 그리고 서로 참아주는 노력,

이런 노력이 결국은 그것을 완성시켜주는 것이다.

... 이런 말도 멋지다.

 

모자라는 사람이 훌륭해지기 위해서는 빨리 인정하고, 빨리 사과하고, 천천히 결정하면 된다...

못난 사람이 되기는 참 쉽다. 인정 안 하고 버티며, 절대로 사과 안 하고,... 속단, 독단으로 밀어붙이면 된다. ㅎㅎ

 

그가 찾는 곳을 뽑은 꼭지는 말랑한 글들이 많다.

 

급한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발효의 시간을 거치지 않은 빵에는 쫄깃함이 없다.

그 빵은 금세 딱딱해져 먹을 수 없게 되는 법이다.

그러니 청춘들아, 오늘 마흔 근처의 그 남자도 쫄깃한 빵을 씹으며 여태 발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니 안심해라. 아직 늦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잠시라도 온전한 '발효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일지 모를 일...(152)

 

그의 상담 멘트들은, 절정이다.

그가 얼마나 열리고 깨인 사람인지 보여준다.

답답할 때, 읽어볼 만 하다.

 

시기, 질투, 부러움을 자격지심, 열등감이 아닌 자극제로 삼은 방법이요~ㅎ

컴플렉스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컴플렉스를 인정하는 것.

 

이런 글들로 그득하다.

 

노무현의 죽음에 대한 부채 의식 역시 나와  비슷하다.

 

특정 부분이 정치적 이해나 평가는 박할 수도 있죠.

그러나 그것과 상관없이 그의 죽음이 갖고 있는 비극적 의미는

외면하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 일종의 채무의식이 있죠.

5,18에 대한 채무 의식이 있는 것과 약간 비슷하다고나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랑인생 건강교본 - 동의보감 매일매일 실전편
김태진 지음, 최정준 감수 / 북드라망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야흐로 9988234가 기원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왔다.

99세까지 88하게 2~3일 앓다가 4망하고 싶다는 소망의 시대.

99세까지 살 만큼 잘 먹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88하지 못하게 끙끙 앓다 보니, 2~3일 앓다가 사망하는 것이 희망이 되는 시대.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거나 질병으로 오래 앓으며 모진 꼴을 당하기 쉬운 노년...

한국은 게다가 복지 포퓰리즘을 일소하는 정책으로, 노년에도 열심히 일하기를 권하는 국가 아니던가?

 

건강, 이 삶의 화두였던 것은 일찍 죽던 시절, 가난하던 시절에 더 간절했을 것이다.

그런데 조선에서 그것을 널리 펼치고자 만든 책이 동의보감이었을 터.

 

이 책의 장점.

쉽다.

음양오행 등의 좀 복잡한 이야기만 스킵해서 넘어가면,

삶의 가벼운 양생법들이 가득하다.

 

그야말로, 건강에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에는 쉬운 책이 좋은 법.

이 책에 나온대로 실천하라고 하는 것들을 따라한다면, 9988234를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단점.

그런데, 요즘 그정도의 상식은 텔레비전을 봐도 다 나온다.

그걸 굳이 책으로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리고, 좀 깊게 연구하기엔 인문학적 설명이 툭툭 끊어진다.

 

인문학 서적으로 읽기엔 차라리 비전문가인 고미숙의 동의보감이 나을 정도다.

 

암튼, 이 책이 지향하는 바는 양생법의 '실천'에 있으니,

이 책을 드문드문 읽고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중 하나만 남기자면 '웃자'이다.

 

칠정은 기뻐하는 것, 성내는 것, 근심하는 것, 생각하는 것, 슬퍼하는 것, 놀라는 것, 두려워하는 것이다.

대체로 기뻐하면 기가 흩어지고, 성내면 기가 올라가고, 근심하면 기가 가라앉고, 생각을 지나치게 하면 기가 맺히고,

슬퍼하면 기가 소모되고, 놀라면 기가 어지러워지고, 두려워하면 기가 내려간다.

여섯 가지 정은 모두 심기를 울결시켜 아프게 하는 까닭이 되는데,

오직 기뻐하는 것만은 기를 흩어지게 한다.

그러므로 여섯 가지 정으로 인한 울결을 흩어지게 하여 아픈 것을 멎게 할 수 있다.(221)

 

기뻐하는 것이 가장 좋은 양생법이 될 수 있다는 건데,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드니 그렇다 하겠다.

 

이 책의 본문이 토막글인 '신문 칼럼' 식이어서 좀 정신 산만하게 읽힌다면,

에필로그는 역시 전문가의 식견이 높이 드러난 글이며, 내가 좋아하는 문체로 잘 씌어진 글이다.

거기 좋은 말이 있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보왕삼매론)

 

인체에 병이 깃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직립하고, 화식하고, 과식하고, 과음하고, 과속하고, 과로하고, 과사하노라면...

온몸에 질병이 부지불식간에 찾아든다.

그것을 고치는 것은 '앓는 일'이다.

 

세상이 아픔을 알고, 나도 앓는 일...

아프냐, 나도 아프다...

아프다고, 징징대지 말 일이다.

 

부록 2에 질병을 물리치는 열 가지 방법이 나온다.

그중, 마지막 것.

 

고명한 친구를 찾아 마음을 터놓고 세상을 초월한 말을 강론한다.

 

음미해 볼만한 구절이다.

술친구 말고,

마음을 터놓고 세상을 초월한 말을 강론할 정도의 '지음'을 당신은 가졌는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05-28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을 쏘다, 활 - 일상을 넘어 비범함에 이르는 길
오이겐 헤리겔 지음, 정창호 옮김 / 걷는책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자그마한 책을 받다.

 

표지가 놀랍다.

책등이 앞표지에 비친다.

책등의 무게중심쯤이 있을 자리에, 마치, 활이 뚫고 간 듯, 노란 표식이 찍혔다.

강렬하다.

그 표식은 그냥 노란색이 아니다. 왼편에 가볍게 그림자를 드리운 입체를 노렸다.

마치 '뚫고 지난 자리'를 의도한 듯...

표지를 넘긴다.

역시 뚫고 지나간 자리를 남겼다.

계속 넘기고, 넘기고.. 다섯 장을 넘길 때까지,

구멍없는 구멍은 이어졌더라...

혹시, 해서 뒤표지를 본다.

역시... 책의 옆 마구리가 찍혔다.

 

그대의 화살이 내 마음을 제대로 뚫은 격일까?

이 책은 오래된 책이다.

유럽에 '동양의 선'을 소개한 책으로 유명하다.

독일인 오이겐 헤리겔이 1951년 쓴 책이라 하니... 유럽에 소개된 동양은 거의 일본이고...

저자가 일본에서 생활하기도 했으니, 일본의 영향이 가득한 책이다.

 

저자와 아내는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서예, 꽃꽂이, 활쏘기 등을 배웠다.

그 동양적인 정밀한 세계에서 특히 활쏘기에서 얻은 심회를 차분히 쓰고 있는 것이다.

 

그대가 내게 준 이 책의 메시지는 이것일까?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

 

당신이 애를 쓴다는 사실,

그에 대해 생각을 한다는 사실이 바로 문제입니다.

다른 일은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오직 숨 쉬기에만 정신을 집중하십시오.(59)

 

이 내용이 이 책의 핵이다.

 

큰 힘이 요구되는 일을 힘쓰지 않고 해내기(66)

 

그 수준에 오르려면, 끝없는 수련을 해야 한다.

그 수련 역시 스트레스 쌓여가면서, 애써 할 필요 없는 것이다.

 

이 책의 주제가 이것 아닐까?

Do your best! 의 자세로 살 게 아니라, Be your best!의 자세로 살아라~ 이런 거...

최선을 다해 애써 사는 게 삶이 아닌 거야.

네가 어떤 인간이든, 그게 최선임을 아는 게 중요한 거지... 뭐, 이런 거...

 

왜 발사 되기 이전에 숨이 가빠지는지 아십니까?

올바른 순간에 올바른 발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자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발사 자체에 온 정신을 쏟지 않고,

미리부터 성공이냐 실패냐를 고민하고 있습니다.(70)

 

역시 순간에 몰두하는 일, 너무 잘하려는 데만 몰입하는 일은 마음을 흔들리게 한다.

사랑 역시 그렇다.

너무 잘하려는 데 몰입하면, 뭔가 삐뚤어진다.

삶 역시 그렇다.

너무 잘하려고만 신경쓰면, 자꾸 못난 부분이 도드라져 보인다.

인간의 삶과 사랑은...

지금을 바라보고, 너무 열심히 하려는 노력이 사라질 때까지... 반복하는 일...

 

우리 속담에 백리 길을 가는 사람은 구십 리를 중간 지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제 새로 배워야 할 것은 표적을 맞히는 것.(107)

 

기예 없는 기예.

명인 아닌 명인...

흔들림 없는 파악...

 

검의 명인은 삶에 대한 걱정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듯,

붓의 명필은 공간과 먹칠의 배분에 대한 두려움이 없듯,

 

삶 역시 일필휘지의 시원스런 결과물임을 인지할 것.

그것을 아는 것으로,

활을 쏘는 일은 완성되는 것.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風流男兒 2012-05-30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 쉬기에만 정신을 집중하십시오 -> 이말. 참 마음에 와닿아요. ^^

글샘 2012-05-30 15:30   좋아요 0 | URL
너무 쓸데 없는데 정신을 분산시켜 어지럽게 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