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 운명조차 빼앗아가지 못한 '영혼의 기록'
위지안 지음, 이현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평점 :
위지안... 죽음으로 '삶의 의미'를 가르친 청춘의 이름
1979-2011
향년 32세...
독한 공부벌레였던 그는 노르웨이에서 숲을 공부하고 돌아와 푸단 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중,
온몸으로 전이된 암 환자가 되어 삶을 놓아버렸다.
그는 죽음이란 주제를 앞에 두고,
또 독하게 자기가 할 일을 찾아낸 것이다.
그것 바로 무외시... 두려움을 없애 주는 보시를 실천하려는 책이 이 책이다.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는... 죽지 못해 사는 것일 수 있다.
사람들은 행복해서 살지만은 않는다. 마지 못해 살아 있게도 되는데...
정말 죽음이 눈앞에 보이게 되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누릴 것인지를 골똘히 생각하게 될 것이다.
보통 사람은 골똘히 생각하다 죽음을 맞게 되지만, 위지안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통하여 '삶의 의미'를 가르친 청춘이었다.
그것이 그의 삶의 이유가 되었던 것이다.
불리불기... 이별하지 않기, 포기하지 않기... 양말을 사다 신기는 맥도널드 남편... 눈물겹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돌아본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기만의 촘촘한 프레임을 짜놓고 사람을 대한다.
그러나... 어느날 문득 깨닫게 된다.
예전에 집착했던 그 모든 조건들이 죄다 의미없는 고집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중요한 것은 단 하나뿐이다.
인생이라는 차가운 벌판 위에서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 존재.
그런 사람인가 하는 점.(86)
추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후회하게 된다.
당신의 추억이 우주에서 하나밖에 없는 값진 재산이라는 것을...
인생의 어느 순간 알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 그것만이 유일한 진리다.
그렇지만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어리석게 살아간다. 바보들...
그에게 따스하게 대해준 백정 의사를 보고 느낀 점.
실력의 끝마무리는 언제나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향해 진정으로 열린 마음이 없는 한, 그저 '실력자' 수준에 머무를 뿐.
그렇다. 진심이 담겨있지 않다면, 어떤 전문가도 냉혹한 실력자에 불과하다.
그가 필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존경할 수 없다는 것일 게다.
암이란 것이 그에게 남긴 것을 문학적으로 표현하면, 쓰나미와 같다고 한다.
암이 찾아와 나의 모든 것을 쓰나미처럼 휩쓸어 갔다.
그런데 묘하게도 한바탕 쓸어간 것은 모두 진흙뿐이었다.
그리고 남은 건 반짝반짝하는 금가루들.
말기 암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얼굴에서 삶의 긴장이 풀린다는 점.
귓가에 천둥이 쳐도 얼굴은 평안한 호수같은 표정...
아직 진행중인 내 인생을 관조하듯 바라보며,
작은 일에서조차 의미를 찾는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거...
내 인생에는 그저 '살아 있음'이라는 목표만 남았다.(144)
늘 토끼처럼 이기기만 하던 그가, 거북이가 되어 깨달은 것.
인생이란
늘 이를 악물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보다는,
좀 늦더라도 착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걷는 사람에게 지름길을 열어주는지도 모른다.
역시 학자구나... 인재를 놓쳐 아쉽다... 이런 생각이 들게 한 부분...
유방암 환자의 성격에 대한 나만의 이론...
우울증을 겪은 사람이 거의 없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은 매우 드물다.
명예욕과 승부욕이 강하고, 매사에 통제력을 발휘할 정도로 권력욕이 있으며, 성격이 급하고 외향적인 사람.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었으며,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여왕처럼 떠받들어져 군림하듯 살아왔다.
음... 우리 집에도 이런 사람 한 사람 있는데... ㅠㅜ
세상에서 한발 물러나자 비로소 꽃과 구름과 바람이 보였다.
하늘은 매일같이 이 아름다운 것들을 내게 주었지만,
정작 나는 그 축복을 못 받고 있었다.
선물을 받으려면 두 손을 펼쳐야 하는데
내 손은 늘 뭔가를 꽉 쥐고 있었으니...
후회하고 깨달을 때는 이미 늦은 법... 그래서 그는 힘겨운 몸으로 이 책을 남긴다.
청춘의 죽음을 통하여 가르침을 주기 위하여...
그의 남편을 관찰하고 '책을 보다가 틈틈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표현을 한다.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
그러나 사노라면 어쩔 수 없이 <야수처럼 잔인한 날것 그대로의 진짜 세상>과 마주치게 된다.
그런 경험은 사람을 깜놀하게도 만들지만, 성장하게 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가 어머니와 계속 서먹하여 뭔가 이야기가 숨어 있을 거 같았는데,
결국 마지막에서 어머니의 정체를 알게 된다.
교실에서 아이들 시험공부하는데 혼자 눈물 훔친다고 혼났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이란,
부모가 자식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볼 뿐,
붙잡을 수 없는 관계.
이렇게 삶을 냉정하게 관조하는 듯 하지만,
그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면, 눈을 껌적이는 것 만으로는 눈물을 참을 수 없게 된다.
너무도 살고 싶다.
차라리 날마다 아프고,
평생을 꼼짝 못하고 산다 할지라도,
이토록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그들이 즐거워할 때 같이 웃을 수만 있다면 그 이상으로 바랄 게 없다.
바람이 분다.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사랑하는 법...
사랑은 구속이 아니다.
상대가 진정 원하는 일을 찾아 자유롭게 떠날 수 있게 해주어야 하고,
서로 떨어져 지내면서도 충분히 사랑을 지키고 그리움을 키워나갈 수 있어야 한다.
불같은 사랑도 좋지.
그렇지만 잔잔한 사랑도 괜찮을 것 같아.
서로 균형을 잡으면서 오래갈 수 있으니까.
---------------
잘못 쓰인 표현 하나...
119. 123. 임산부... 임부와 산부...
나는 그렇게 임산부가 되었다... 임부 또는 임신부가 맞다. (임부는 pregnant women, 산부는 nursing mo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