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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 - 테오에세이
테오 글.사진 / 삼성출판사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동경하는 곳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산티아고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우유니 사막의 소금사막'이다.
산티아고는 후년에 반드시 걸을 것이고, 우유니 소금사막은 언제까지나 마음 속에 담아만 둘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이 더 아름다울 수 있으므로...
테오의 이 책은 감성으로 가득하다.
새파란 소금 사막의 하늘빛을 이토록 잘 담은 사진도 멋지지만,
여행자의 조금은 칼칼하게 먼지 묻은 목소리로,
콧등은 새카맣게 그을려서 꺼풀이 한 꺼풀 벗겨지는 낯빛이지만,
욕심없는 웃음을 한 자락 물고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바람이 묻어있다.
우리가 사는 날마다의 삶에는 사람과 사람이 부딪쳐 닳아가는 냄새로 가득한데,
그 냄새가 향기롭기보다는 어디론가 피해버리고 싶게 만드는 냄새이기 쉬운데,
훌쩍 떠날 수 없어 마음만 가득한 사람들에게,
부럽게도 이렇게 자기가 느낀 감정을 진하게 담은 글로 옮겨낼 수 있는 사람도 있음에 세상은 살 만하다.
마음이 너무 복잡하여 '힐링'이 필요한 사람에게 권하는 책이다.
우월한 방식의 행복은 남과 겨루는 행복,
남의 몫을 거둬 내 안에 가두는 방식의 행복.
남다른 방식의 행복은 내 안의 가치를 보는 행복,
내 안의 것들 사용해 세상과 나누는 방식의 행복.
이 책의 특이한 점은 페이지를 매기지 않은 것. 그리고 책을 상하로 넘기도록 제본한 것.
하긴, 어디쯤 살아왔는지 궁금해할 필요 없듯이,
어디쯤 읽고 있는지도 궁금해할 필요도 없겠지.
문득, 그렇게 행복한 구절은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니까.
나는 지금 다른 방식으로 행복합니다.
우월이 아니라 다름, 보다 우월해서가 아니라 남다르기 때문에 행복합니다.
다르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여행에 대하여...
현실을 포기하는 사람은 여행자가 아닙니다.
여행자는 인생을 이해하고 자아를 사랑하는 사람,
여행을 통해 일상을 정돈하고 여행에서 돌아와 더 나은 일상을 조성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보통의 여행기와 비슷하면서 다른 이 책은,
그래서 비슷하면서 다른 이유로 독자를 행복하게 한다.
은을 녹여서 점치는 사람이야기.
냄비 같은 그릇에 은을 녹이면서,
테오 : "점괘가 어떻게 나왔나여?"
점쟁이 : "봐, 이게 당신의 미래야. 당신의 점괘야."
테오 : "그래서여, 어떻게 나왔냐구여, 점괘가."
점쟁이 : "잘봐, 너의 미래잖아, 어때?"
테오 : "뭐가여?"
점쟁이 : " 지금 보고 있잖아, 자기 미래를 보고도 몰라?"
테오 : "--------------"
점쟁이 : "뭐래,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거래?"
행복은 미래는 '자기가 알고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건지도 몰라. 그런 건지도...
내가 애써 눈감고 지나친 그 지점에 놓였던 그 거무데데한 것이 행복이었는지도...
선인장더러 묻는다.
이봐 이봐, 뭐가 그렇게 행복해서 불끈거리는데?
행복은 무슨, 그냥.
무슨 기력으로 그렇게 불끈거리느냐고!
기력은 무슨, 그냥 불끈거리는 거야.
삶은 이렇게 애쓰지 않고도 불끈거리며 살아야 하는 걸 게다.
베또라는 꼬마가 보물을 보여준다고 까분다.
그를 따라가서 기다린다.
별것 아닌 걸로 수선이라 생각하는 화자에게 베또는 소리친다.
어서 따라와요. 테오.
보물을 안 볼 거예요? 해가 지고 있다고요.
아, 그렇게 생각하면... 별것 아닌 일 하나도 없구나.
내 주변의 모든 일, 별것 아닌 일 아무 것도 없구나...
알려진 것과 진실의 차이...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리스도상은 볼리비아에 있다.
보통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의 그것을 떠올리지만, 진실은 다르다.
브라질 : 해발 710미터, 높이 30미터, 구조물 8미터, 합 38미터
볼리비아 : 해발 2840미터, 높이 34미터, 구조물 6미터, 합 40미터
어디에 놓여있는가에 따라 미스터리와 노멀을 결정합니다.
하나는 기적의 건축물이 되고, 하나는 평범한 동상이 됩니다.
나는 궁금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놓여 있나요?
걱정 마세요.
진실이 알려지는 순간, 당신의 진가가 알려지는 순간,
사람들은 더 큰 놀라움으로 당신을 감탄하게 될 테니까요.
이별하는 방법에 대해서 탁월한 방법을 알려준다.
맞다. 금연의 방법도 마찬가지다.
방법은 단 하나.
티티카카 호수를 떠나는 방법. 돌아보지 말 것.
모든 이별에 미련이 남으면 안 된다.
돌아보지 말고 가면 된다. 그러면 이별할 수 있다.
혼자서 걷노라면, 두렵거나 외롭지 않으냐고 묻기 쉽다.
그 답도 간단하다.
기억하세요.
낯선 골목을 걷는 방법.
고개를 들고, 어깨에 힘을 빼고, 천천히 걸어가세요.
천천히
걸어가세요.
문제는 이런 글을 읽고,
나처럼 천천히 마음을 움직이는 자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 골목을 천천히 걸으러 가는 자도 있다는 데 있다.
그들은 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들은 성추행을 당하기도 하고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닿기도 한다.
뭐, 자기 삶의 결정은 자기가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난 남미는 안 갈 거란 이야기다. 무서워서...
저렇게 천천히 걸어갈 자신이 없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