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언어는 소리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한 나라의 언어 안에서도 다른 소리가 있다.

한국어에서도 충북 영동 사람들은 '이응동'이라고 발음한다.

'이응'을 한 음절로 발음하면 되는데, 다른 지방 사람들은 그 발음을 하기 힘들다.

제주도 사람들은 '아래 아' 발음이 살아 있어서 '하르방'이 아니고, '하라방'과 '하르방'의 중간 소리가 난다.

 

외국어가 들어올 때, 없는 발음을 어떻게 표기하는지고 문제다.

유럽어에 있는 'F' 발음이 한국어엔 없는데, 일본에선 그것을 주로 'ㅎ' 발음으로 적는다.

'France'는 후란스, 'file'은 화일, 'coffee'는 고히~ ㅋ~

 

그러다 보니, 한국 사람들도 f 발음을 'ㅎ'으로 굳어진 경우가 많다.

 

환타지, 환타스틱 - 판타지, 판타스틱이 맞다. fantasy

(환타 - 외래어 표기법으론 판타가 맞겠지만, 고유명사니깐, 환타라고 해 주자. )

 

계란 후라이 - 프라이 팬에 구워 프라이가 맞다. fry

 

마후라 -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지만, 머플러가 맞다. 빨간 머플러는~ ㅋ~ muffler

 

후레쉬 - 플래시(후레쉬 맨~도 고유명사지만,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쓰기도 그렇고, 플래시 맨도 좀 웃긴다.) flash

 

미에로 화이바 후레시 - 미에로 파이버 프레시 (고유명사지만, 영어 단어를 그대로 썼으니 고쳐 주는 게 맞겠다.) fiber fresh

                                (오토바이 - 모터사이클 - 탈 때 쓰는 하이바는 '파이버'(섬유질) 재질의 보호재를 써서 그렇게 된 것)

 

휘트니스 클럽 - 피트니스 클럽이 맞는 말이겠다. fitness

 

화일 - 당연히 '파일'이 맞다. file

 

훼이크 - 페이크 fake (날조하다, 가장하다)

 

갈수록 많아지는 외래어 홍수 속에서, 원래 말이 무엇인지 가려 쓰기도 쉽지 않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bookJourney 2012-10-04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외래어와 외국어의 구분도 흐릿해지는 것 같아요. ;;;

글샘 2012-10-04 10:57   좋아요 0 | URL
글로벌 시대잖아요. ㅋ~
표기라도 제대로 해야죠.

북극곰 2012-10-04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 인명 표기도 어렵더라구요.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귀성길 9시간, 올라올 땐 딸래미가 장염. 저는 이번 추석이 여러모로 힘들었네요. :)

글샘 2012-10-04 19:56   좋아요 0 | URL
사람이름은 고유명사라, 그나라에서 읽는대로 써줘야 하니 어렵죠.
고생하셨네요.

순오기 2012-10-04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발음식 일본의 영향이었군요.ㅠ
이제 글샘님 덕분에 제대로 알았으니 틀리지 않게 써야겠어요.^^

글샘 2012-10-04 19:56   좋아요 0 | URL
네~ 순오기 님이야 워낙 열공하시니깐. ㅋㅋ

transient-guest 2012-10-06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나니 명확하네요. 이제는 표준 외래어 사전이라도 나와야 하는 것인가요?ㅎ 알게 모르게 왜래어를 쓰는 경우도 많겠어요.

글샘 2012-10-10 10:38   좋아요 0 | URL
외국어-외래어 경계가 없어지는 판인데요 뭐~ ㅋ~
표기법이라도 통일시키면 좋겠죠.

달리나음 2012-10-1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일은 일본어의 영향이 아니라 학계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파일이라고 적으면 저희 쪽에서는 교수한테 교정당합니다. 왜냐하면 pile이란 단어도 논문에 쓰이거든요 (...)

글샘 2012-10-17 09:59   좋아요 0 | URL
건축이나 토목 쪽에서 일하시나부죠. ^^
교수들도 맞춤법 면에선 일반인이랑 똑같죠 뭐~
 
한국사회 교육신화 비판
이철호 외 지음 / 메이데이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교육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원동력이다.'

'한국인의 교육열은 경제개발의 성공을 가져왔다.'

'많이 배운 사람은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부도 거머쥘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상당한 신뢰도를 가진 '신화'의 요소들로, 진실인 양 믿어오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1.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적어도 출발점도 같고, 부정행위는 없어야...

 

토끼처럼 육상 달리기 능력이 뛰어난 사람과 거북이처럼 처지는 사람이 있더라도,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경쟁을 피하는 일은 요원하다.

그렇다면, 교육이 희망하는 지점에서 아이들은 출발점도 같으면 좋겠고, 도중에 부정행위도 없으면 좋겠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마치 세상의 모든 경주는 육상이 다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

물 속에서 경주를 벌인다면, 토끼는 잠을 자지 않더라도 이길 수 없는 것인데...

 

2. 교육이란 신화, 성공의 기대...

 

신화는 '자신의 이해, 계층의 요구'에 기반을 둔 이야기로,

이야기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결속하고 동질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 지배계급의 의도를 유지, 강화하는 경향이 짙다.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평준화, 대입 문제, 수월성 교육, 본고사, 영어 몰입 등의 문제의 핵심은,

자신의 이해에 따라 지지하고 반대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밥을 서로 먹여주느냐, 서로 먹으려다 못 먹느냐로 천국과 지옥을 가른다면,

그런 밥먹기 급급한 천국 따위 무슨 가치가 있겠냐던 사람도 있었는데,

밥그릇 싸움인 '제로-섬' 게임으로 교육 문제를 따진다면, 어떤 기대도 물거품이 되기 십상...

 

3. 다각적 측면에서 바라본 허구적 신화

 

이 책은 신자유주의가 발호하던 2007년 한미 FTA 시점에 쓰인 책이다.

대학 입시라는 거대한 걸림돌을 치워야 한다.

그 걸림돌에 학교는 걸려 허우적거리고, 학부모는 사교육에 영어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

학생은 오를 수 없는 끝을 바라보며 좌절하며 울고 있고, 그 틈새 시장에서 이권을 잡은 자들만 희희낙낙이다.

문제는 '사학'이란 이름의 대학들 역시 '교육자'보다는 '장사치'로 서있다는 것.

 

이 책의 장점은 학교, 제도, 학생, 학부모, 국제관계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조망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고, 한 측면의 해결을 모색하는 것은 다른 측면의 이욺을 반드시 야기한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한계는, 모든 문제점의 총합이 문제 해결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4. 쾌도난마... 외부의 개혁과 내부의 개혁

 

단칼에 난맥상으로 얽힌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이런 사고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가장 큰 핵심은 '장기적이면서 미래를 생각한 관점'에서 교육을 내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어느 시점 이후로는 현재의 학벌 사회를 완화해 나간다는 비전이 보여야 한다.

학벌이 아니어도 성실한 사람은 먹고 살 수 있음을 정치로 보여주어야 한다.

 

교육은 '사회 공공성 강화'의 기능을 할 때라야 '공교육'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현재처럼 개인의 영달을 위한 교육은 '사교육'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대학의 85%, 고등학교의 49%가 사립인 구조, OECD 국가들에 턱도없이 적은 국가 지원금.

(OECD 평균 공공 : 민간 = 80:20인 반면, 한국은 15:85의 열악한 구조)

족벌과 세습으로 영리, 치부의 수단으로 전락한 조직으로서의 사학을 지키려는 자들은 공고하다.

 

한국 사회에서 '높은 삶의 가치'는 <돈과 권력>으로 집약되고 있다.

인삿말조차 '부자되세요~'가 되는 사회.

학벌은 혜택으로 가는 가장 쉬운 길이었다.

 

 

5. 학교는 공공 기관이 되어야...

 

그야말로 공화국의 이념에 맞게, public한 교육이 정착되도록 오래 노력해야 한다.

교육 개혁이란 이름으로 뜯어고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학교다.

 

전문 대학원들(법학, 의,약,치,한의학)이 주장하는 바는 전문성 신장이지만,

그 대학원에 다녀본 이들이나, 교수들의 의견은 한결같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들어온 순순한 아이들의 눈빛은 없고, 오로지 돈과 권력만을 위한 어른들로 그득"한 곳임을...

어른이 되면 돈냄새를 따르는 의사, 법률가가 될지라도,

적어도 의대생이라면, 법대생이라면 고민해야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공공성'을 위한 가치 아닐까?

 

이렇게 말하면, "왜 그래? 아마추어같이?" 하면서 비아냥거릴지 모른다.

세상이 워낙 헝클어져 있으니...

그렇지만, 헝클어져 있다고 미치지 않은 사람이 미친 척 하며 살 수 없는 노릇.

그래서 시대가 지났더라도, 이런 책을 읽는 건지도 모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립간 2012-09-28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정상적인 세상에 정상적으로 사는 사람은 특이하다 또는 비정상이라는 평가를 받죠. 앞으로의 제 인생은 변동성이 적지만, 아이 살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지 걱정입니다.

글샘 2012-09-28 14:18   좋아요 0 | URL
오늘 인터넷에, 전교조 교사가 10%다~ 어느 지방이 많다~ 이런 걸 죄선일보가 썼더군요.
그런 사람들이랑 같은 세상에 산다는게 신기하고 피곤하죠.
아이 살아갈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리라 믿어 봐야죠~ ^^
 

10년 전쯤 가르치던 학생 중에 '햇님'이란 아이가 있었습니다.

근데, 한글 맞춤법에서는 '해 + -님'이란 단어는 '-님'이란 접미사가 붙은 것으로 보아 파생어로 본답니다.

파생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거든요.

그래서 내가 "너는 이름부터가 글러먹었구나~." 하고 장난을 걸었더니,

이 여학생은 삐치고, 아이들이 "햇님이 엄마 국어 샘인데요~." 그랬어요.

순간, 위기를 모면해야겠고, 햇님이와 그 엄마도 구조해야 해서,

"햇님아, 너 몇 년 생이니?" 하고 물었더니, 1987년 생이랍니다. ㅋ~

1988년에 맞춤법이 변경되었고, 1989년 개정된 한글 맞춤법이 사용되었거든요.

다행히 햇님이는 삐치지 않았고, 다음 해 우리반에 되어 저랑 무지 친하게 지냈답니다.

 

사이시옷을 쓰는 경우, 이거 참 복잡한데요~

 

원칙 1. 한자어 + 한자어의 합성어에는 쓰지 않습니다.

 

초점(촛점 아닙니다.)

제상, 제사상(젯상, 제삿상 아닙니다.)

치과, 소아과, 외과, 내과(칫과, 소앗과, 욋과, 냇과... 다 틀린 말)

 

원칙 2. 뒷말이 '된소리'로 나는 '합성어'일 때 사이시옷을 씁니다.

 

꼭지점[꼭찌쩜/꼭찓쩜]으로 소리나니깐 '꼭짓점'으로 써야 하고,

등교길[등교낄/등굗낄]로 소리나니깐 '등굣길'로 써야합니다.

 

횟집, 장밋빛, 무지갯빛, 연둣빛, 부챗살, 순댓국, 최솟값, 최댓값, 기댓값, 상댓값, 뭇국...

 

원칙 3. 사이에 'ㄴ' 소리가 하나 덧나거나 둘 덧나는 '합성어'일 때 씁니다.

 

코 + 날 [코 ㄴ 날], 비 + 물 [비 ㄴ 물] 이렇게 ㄴ 소리가 덧나면, '콧날', '빗물' 이렇게 적구요.

아래 + 이 [아랜니], 위 + 이 [윈니] 이렇게 ㄴㄴ 소리가 덧나면 '아랫니', '윗니' 이렇게 적습니다.

 

잠깐, 여기서 사람들이 잘 틀리는 것!

 

뒤 + 쪽 [뒤쪽]으로 된소리로 발음되는데, 원래 된소리잖아요?

'뒤족'에서 온 말 아니잖아요. ㅋ~ 그럼 사이시옷 안 붙이죠. ^^ 뒤쪽~

뒤 + 통수 역시 마찬가지랍니다. 된소리로 나지 않으니, 그냥 '뒤통수'가 맞죠.

그럼, '뒤 + 편'은 어떨까요? 된소리가 나지 않으니 그냥 '뒤편'이라고 하면 되겠죠?

 

시험에 잘 나던 말~

'수 + 꿩'은 수꿩, 숫꿩, 수퀑~ 어떤 걸까요? 쉽죠? 원래 된소리였으니, 사이시옷 없어야죠?  수꿩~이 정답.

 

마지막, 이상한 예외 원칙 ㅋ~(데얼이즈 노 룰 밧 해즈 익셉션즈 ~ 예외 없는 법칙 없다~)

 

다음의 여섯 가지는 한자어의 결합이지만, 사이시옷을 쓰는 걸로 정했답니다.

 

찻간(차타고 갈 때)에서 화장실이 가고 싶었는디, 우리집은 가난했어요.

셋방살이여서, 화장실이 후미진 곳에 있었죠. 어쩔 수 없이, 주인집 마루 옆...

툇간(툇마루처럼 이어낸 공간) 건너편에 있는,

곳간(광, 창고로 쓰인 곳이죠?)에 가서 그만 볼일을 보고 말았어요. 이런 비리를 저지른

횟수(회수~는 거두어 들인단 뜻일 때 씁니다.)가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답니다. ㅋ~

 

자, '개수'가 맞을까요? '갯수'가 맞을까요?

개(箇) + 수(數)는 한자어로 된 합성어인데, 위의 '예외 조항'에 없으니 '개수'가 맞죠. ^^

 

골이 빠개지게 어렵다구요? ㅋ~

헷갈리면 국어 사전 찾아보시랬죠?

 

한가위 잘 보내시길~~~


댓글(8) 먼댓글(1)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북극곰 2012-09-28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씩 요렇게 정리하니 재밌네요.

한가위 잘 보내세요, 글샘님~
저는 내일 부산으로... 10시간쯤 걸리려나요? ㅠ..ㅠ

글샘 2012-09-28 09:50   좋아요 0 | URL
넘 복잡하지 않나요? 재밌다니... 다행입니다만...
아~ 부산으로 오시는군여~ ㅋ~ 제가 안 바쁨 커피라고 한잔 하자고 꾀어보겠구만~
이번 추석엔 눈 꼭 감고 해야할 일이 있어서... ^^ 추석 잘 쇠고 올라가세요~

saint236 2012-09-28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문법보다는 데얼이즈 노 룰 '밧'에....처음 영어 배울 때 저렇게 했던 기억이...

글샘 2012-09-28 14:02   좋아요 0 | URL
ㅎㅎ 저런 발음에 익숙하시군요.
저는 저런 영어밖에 못한다는...

순오기 2012-09-2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숲해설 동기생 중에 닉을 '햇님'으로 쓰는 이가 있어 '해님'으로 써야된다고 설명했는데 그냥 '햇님'으로 쓰더군요.
알아도 고치기 싫다는 건 고집이겠죠.ㅋㅋ
맞춤법 교실 잘 보고 있어요, 틀리지 않도록 기억해야겠어요.
11월 11일인가, 초등단짝 딸 결혼식 있어 부산 가는데 글샘님을 볼 수 있으려나...^^
명절 잘 보내시고요!

글샘 2012-09-28 14:04   좋아요 0 | URL
고유명사니깐, '순오기'랑 같은 원리라 보면 되겠죠? ㅋ~
맞춤법도 고유명사를 넘볼 순 없거든요. 세상에 하나뿐인 내 이름이라는데 뭐~
'각하'도 특별한 그분에겐 '가카'가 더 어울리듯 말입니다.

빼빼로 데이에요? 빼빼로 하나 사오시면 제가 기다려 보구요. ㅎㅎ
추석 잘 쇠세요~

아무개 2012-09-28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칙2에 해당되는건 대부분 틀리게 쓰고 있었군요. 어허라디야~

비가 갑자기 많이 쏟아져서 깜 짝! 놀랬어요. 부산도 비가 많이 왔나요?
무탈하고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글샘 2012-10-03 21:47   좋아요 0 | URL
저도 몰라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자세히 설명하는 건, 제가 헷갈리는 것들이라 보시면 돼요. ^^
여긴 비는 저~언혀 인데요.. 추석 잘 쇠셨죠?
 
학교를 넘어서 - 2010년 개정증보판
이한 지음 / 민들레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나도 작년까지, 고등학교 학부모였다.

올해 아이가 대학생이 되어,

자율적으로 일어나서 학교로 가고(가까운 중고교는 늘 지각이었는데, 먼 대학교는 잘 간다.)

여름방학도 반납하면서 동아리 활동에 땀을 흘리고,

스스로 시험준비와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을 보면 든든하다.(스스로보다는 여자친구가 시키는 거 같음)

 

학교를 아니 보낼 수 없었던 것은,

학교를 아니 보내고 아이를 보람있게 재미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줄 공간이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대안학교는 이미 '여기' 중심의 학교가 있고, '저기'에 존재하는 학교이니 크게 다를 것도 없다.

 

고딩을 졸업하고 바로 이 책을 썼다 하니, 작가가 대단하기도 하고,

그 분노가 이해가기도 한데, 쓰여진 시기가 10년도 전이어서 그간의 변화가 반영되지 못해 아쉽다.

 

1. 학교의 본질

 

학교는 사회 계층화 기구이며, 억압적 통제기구로서 근대국가의 산물이란 그의 의견에 나도 동감이다.

기능론적 학자라고 해도 같은 말을 조금 미화하여 둘러 말할 수 있을 뿐이다.

한국의 학교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가진 수업시간, 담임선생님과의 이야기를 가진 학생은 얼마나 될까?

특히 남학교를 다닌 사람들이라면 지긋지긋한 글쓴이의 추억에 침튀기며 공감할 것이다.

'작은 군대'로서의 학교는 해체되었다.

남성 교관들이 물러간 자리에 여교사들이 들어와 군대적 규율은 무의미해졌다.

학교는 마지못해 등교하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산업화 시대의 '화이트 칼라'에 대한 욕구는 이미 무의미하다.

'전문직'을 가지기 위한 몇몇 아이들에게는 졸업장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졸업장 역시 무의미하다.

 

2. 공교육의 신기루

 

이름만 공교육, 내용은 사교육.

공교육은 세금으로, 사교육은 내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공교육은 '공적 인간'을 기르는 것이고, 사교육은 '내 욕심'을 위해서 배우는 것이다.

'시민'을 기르는 것은 '공교육'이고, '기예, 재주'를 기르는 것은 '사교육'이다.

한국 사회의 학교는 개인의 영달을 위한 공부를 가르친다.

서울대, 의대 몇 명 진학을 플래카드로 내건다. 이건 공교육이 아니다.

그렇지만, 어디 갈 데를 찾지 못한 아이들, 보낼 데를 찾지 못한 부모들은,

학교를 제대로 다니면 훌륭한 어른이 될 것이란 착각을 하며 오늘도 아이들을 학교로 몰아 넣는다.

공교육기관에서, 아이들은 패배의 경험, 좌절의 경험을 배우면서 눈치보고 줄 잘서는 훈련을 하게 된다.

<명시적 교육과정>은 아이들에게서 거부당하고,

<암시적 교육과정>은 아이들에게 체계적으로 체화된다.

그래서 수업 시간엔 엎어져 자고,

쉬는 시간엔 학교 폭력이 만연하게 된다.

 

3. 자율교육 시스템은 가능한가?

 

글쓴이는 고교생 달리기에서 최우수 그룹에 들어 서울 법대를 들어갔다.

그래서 세상 아이들이 자기처럼 지적 욕구가 클 것이라고 착각한다.

사실은 세상 사람들은 지적 욕구가 거의 없다.

그래서 '최소 요소'만 반복해서 가르치고, 갈등 조정 과정을 가르치는 곳이 공교육 기관이어야 한다.

다양한 자율적 교육 시스템은 있다면 좋지만, 없어도 어쩔 수 없다.

다만, 학생들이 재미있게 학교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을 연구할 필요는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이란 것이 '일률적으로' 제시되어 전혀 창의적이지 못하게 학교에서 돌아간다.

역시 학교의 시스템은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란 시스템을 부정하지 못한다면... 학교를 넘어서, 보다는 학교 안에서... 가 중요하다.

 

4. 학교 안에서... 그리고 사회적 측면에서...

 

분노를 넘어서 실천으로!란 제목으로 맺음말을 쓰고 있다.

그 분노에는 같이 머리를 주억거리면서도, 실천에 있어서는 내 생각도 있다.

실천은 김예슬 선언~ 그리고 탈 학교~ 로 이뤄질 순 없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테제로 <학교 살리기>를 정하고,

초중고생의 학업 내용을 과감하게 줄일 필요가 있다.

물론 대학 나와야 먹고 살던 시대를 넘어, 대학 나와도 먹고 살기 힘든 시대를 맞은,

글로벌 호구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공부는 하나의 썩은 동앗줄이기도 하므로, 쉽지 않은 노릇이지만,

사회라는 '상자'가 썩었음을 과감히 인정하고,

사과가 썩는 것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사회를 정화하지 않고서는 어떤 방안을 만들어도 학생이란 사과는 썩고 곯게 마련인 것.

학교 안에서 할 일을 하는 일은 그래서 힘겨운 몸짓이다.

정치를 바꾸는 일, 그래서 중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찰이 신속하게 판결하길 바라는 요청을 하더니...

 

이렇게 되었군요...

 

추석 민심이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이런 쑈를 하려고 그런 거네요.

 

안철수도 다운 계약서 어쩌고 터뜨리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헌법재판소에 '사후매수죄'란 희한한 죄목에 대한 심판을 청구해둔 상태인데,

 

지금 판결하신 용단을 내리신 대법원은...

 

대통령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판결이라고 [대책회의]에서는 생각했을 것이군요.

 

재집권 시나리오의 막이 이렇게 더럽게 오르고 있는걸 보니...

 

주변에 꼭 투표하러 가라고... 누구는 찍지 말라고... 열심히 홍보해야겠단 의지가 불끈~!

 

 

 

곽 교육감님, 그간 수고하셨습니다.

 

몇 달만 참으시우~

 

 


댓글(4) 먼댓글(1)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기억의집 2012-09-27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방금 뉴스 기사 읽고 알았습니다. 판결 내린 양반이 이상훈대법관이더라구요. 저도 정권교체를 위해 주변에 홍보 열심히 해야겠어요. 불끈~

글샘 2012-09-27 14:15   좋아요 0 | URL
정말 훌륭하신 분이져~
가카를 위해, 클스마스엔 봉도사를, 추석엔 곽감을 감옥으로 보내신 분...
기억해야죠. 이상훈 님...

saint236 2012-09-28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카도 사후 매수죄가 아닌가요?

글샘 2012-09-28 09:49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가카 사전~이어서 죄가 성립될 걸요~
사후매수죄는~ 이상한 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