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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의 공부론 - 인이불발, 당기되 쏘지 않는다
김영민 지음 / 샘터사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그 답이 이 책의 165쪽에 나와있다.
계속해서 책을 읽어라.
신궁 김수녕에게 물었다.
어떻게 준비를 하면 그렇게 활을 잘 쏠 수 있나?
특별한 준비랄 게 없다. 언제나 준비되어있는 상태여야 한다.
그런 걸 引而不發이란 말로 표현한다.
당기고 있되, 발사하지 않는 상태로 가만히 숨을 고르고 있는 준비 상태.
그런 것이 '공부'의 요체인 것.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의 말로는 '차림새가 없는 듯이 차림새가 있는 자세'라고 하는 것.
우리 모두는 공부를 매개로 서로에게 물들면서 성숙한다는 점을 숨기지 않는 일.(47)
그래서 물들고 성숙하기 위해서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무릇 공부란 시간의 딸(54)
이란 말도 하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를 매뉴얼만으로 운전할 수 없듯,
오랜 숙련과 절차탁마의 과정에 조심스레 얹히는 잉여의 체험(110)이 공부의 요체다.
그것을 김영민의 말로 '심자통'이라고 한다.
저절로 핸들링, 기어변속, 발의 움직임이 이뤄지는 수준의 운전과 같은 것.
단련을 통해 체득과 직관의 형식을 취하는,
참선에서 문자도 필요없고, 문답도 필요없는, 체득.
무사시의 말처럼, 도는 관념이 아닌 실천으로 단련할 것.
그리하여 <무슨 일이든 능숙한 사람이 하는 일은 바쁜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다.
공부하는 사람을 위하여, <몸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단다.
몸이 좋은 사람이란,
걸으면서 그 걷는 방식만으로, 살면서 그 사는 방식만으로,
존재하면서 그 존재하는 방식만으로 통속적으로 유형화한 욕망과 열정의 소비/분배 구조를 깨트릴 수 있는 결기와 근기를 스스로의 몸속에 기입한 사람이다.
그는 움직이면 움직이는대로 그 주변을 바꾸는 '위험한' 인물이다.(170)
이런 위험한 인물이 안철수 정도 되려나?
그의 '동무'가 여기서도 등장한다.
슬기-근기-온기가 수렴되는 지속가능한 삶의 양식을 모색해 나가기 위해
함께 어긋내며 어울리며 어리눅어 가는, 서로간의 차이(같을 동, 없을 무)가 만드는 서늘함의 긴장으로,
새로운 길을 조형해 나가기 위해 만나는 사람.
공부하기 위해서는,
동무, 가 필요하고,
몸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인생을 통해 인이불발의 자세로 견지해야 하는 자세이며,
그런 자만이 서로 물들고 번져서 아름다운 '동무'가 될 수 있는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