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54
김영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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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원인 미상의 증상이 나타날 때, 스트레스 받는 일 많으세요? 한다.

스트레스는 특히 위장 계통의 소화액을 불통하게 하여 몸의 균형을 깨기도 하는데,

신경을 곤두세우다보면, 잠도 못 자고, 온갖 정신적 피로로 인하여 제대로 몸을 움직이기 어렵게 하기도 한다.

까닭모를 열이 펄펄 나기도 하고 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용하는 가족이 해체되어 살던 스트레스 등으로 기면증에 걸린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정신을 잃어버리는 병이다.

전학간 학교에서 말썽쟁이들이 괴롭히고, 공부는 안 되고, 집안 문제까지 골치아픈 용하.

 

게스트 하우스에 꿈같이 등장한 나은새란 여학생 덕분에 이런저런 용기도 가지고,

고씨 영감님도 응원의 도움을 주기도 한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용하는 자신만의 비밀노트(비-트)를 간직하고 기록해 나가는데,

기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법...

 

이 책에서는 청소년들의 각박해져가는 학교 생활,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탈출구(랄라랜드)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테마의 스토리를 이끌고 있고,

어른들의 집 문제, 유산 문제, 가족애, 등에 대하여서도 시대를 반영하여 서브 테마를 가지고 있다.

 

강력한 비트를 가진 드럼이란 악기가 해결책의 일환으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역시, 청소년들에게 랄라랜드라는 탈출구는 자발적인 활동이 있어야 가능할 것임을 시사한다.

과연,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얼마나 힘을 얻을지는, 심히 의아하지만,

희망 없음을 외치기만 하는 것은 너무 슬프기에,

어떻게든 나아질 길도 있음을 그리는 소설이 필요한 시대다.

 

학교폭력의 문제에 대하여, 전문상담교사를 1000명 늘리겠다고 뻥을 친 것이 교육부 장관이다. 헐~

교사 1인당 급여가 2천만원만 해도, 연간 200억 든다.

지 맘대로 뻥 쳐놓고, 올해 전문상담교사 1명도 증원 없다. * 새끼다. 아주~ 심한...

 

사회가 개선되어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낮아질 때가 올까?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표현들에 밑줄을 많이 그었다.

 

달은 한 번 눈을 감았다가 뜨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 지금 밤하늘의 달은 동그랗게 눈을 뜨고 있다. 나도 잠이 오지 않는다.(105)

어두운 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앞에 서 있으니 뭐랄까...... 이제껏 무진장 커 보였던 종기가 아주 작은 뾰루지처럼 시시해 보이고,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며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가슴 아프게 소중해지는 것만 같았다.(107)

대뜸 아빠에게 느낌표를 구부린 물음표를 건네며 물었다.(109)

탄젠트 곡선을 그리듯 화가 머리 위로 쭉쭉 뻗어 나갔다.(130)

코팅된 책받침에 떨어진 물방울처럼 내 말이 흡수되지 못한 채 또르르 흘러가 버린 것 같았다.(171)

방금 카나리아 한 마리 잡아먹은 고양이같은 음흉한 미소를 짓고는 잘해 보라고 내 머리를 쓰다듬고 밖으로 나갔다.(181)

귀에서 악취가 날 것만 같은 소음이었다.(197)

 

고쳤으면 하는 부분......

 

105. 부산에서 유명한 개금 밀면... 나도 모르는... ㅋ~ 가야 밀면이겠지~ 더 유명한 돼지 국밥을 안 먹는 건 아쉽다.

113. 서류 한 장에 우리집이 날아가고, 이혼 서류 한 장으로 엄마 아빠가 부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되짚어 보니 세상에 별것 아닌 건 없었다... 문맥상 서류 한 장이면 참 가볍게 흩어져버리는 존재의 무상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니, 세상일 참 '별것 없었다' 이렇게 돼야 맞지 않을까?

134. 세 번 만에 맞췄다... 맞혔다...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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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2-10-28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선한 표현들 밑줄에 눈길이 가네요.
작가가 문장에 잔가지를 좀 쳤더라면 깔끔했겠어요.
청소년 용이라 그런지 유치한 표현도 걸리구요.

(이러면 안 되는데)제가 씰데없이(!) 문장에 조금 민감합니다.
'아빠에게 느낌표를 구부린 물음표를 건네며' 같은 구절을 보면서 학생들은 신선하게 느낄지 모르나
실소할 독자들도 많을 것 같아요.

글샘 2012-10-28 21:35   좋아요 0 | URL
깔끔한 표현이 아니긴 하죠? ㅎㅎ
그래도 저런 노력이 돋보이더라구요.
탄젠트 곡선을 그리듯 화가 머리 위로 쭉쭉 뻗어나갔다~ 이런 건 대단한 발견이걸랑요. ㅎㅎ

문장에 민감한 게 글쓰는 이들의 병이죠. ㅎㅎ
못 쓴 건 밉고, 잘 쓰긴 힘들고~ 맨날 속으로 앓죠. ㅋ~
 

돌발 퀴즈~ 이 문제를 맞추면 10,000원 상당의 책선물을 드립니다~!!!

 

낚이셨죠?

 

선물은 없습니다. ㅋ~

선물이라면, 이 페이퍼가 선물이에요.

 

오늘, 한글 맞춤법을 1933년 제정한 날이라네요.

일제 강점기, 순한글 쓰기가 본격적으로 사용되다보니,

띄어쓰기, 한글 맞춤법이 필요해졌죠.

 

우리가 잘 틀리는 말 중에서, '맞추다'와 '맞히다'가 혼동되어 쓰이는 것도 있는데요.

이건, 방송국 PD들도 잘 틀리는 겁니다.

자막에서 아주 흔하게 틀리는 게 '맞추다'예요.

 

저 핑크빛의 '맞추면'은 '맞히면'이 올바른 표기법입니다.

기억하시라고 쇼킹하게 낚아 본 거랍니다. ^^

제가 애들 낚는 거 전공이거든요. ㅋ~

수업 시간에도 '세익스피어가 쓴 소설 제목을 4가지 이상 대면 컵라면 사준다~' 이럼

애들이 마구 손을 들죠.

리어왕, 맥베스, 햄릿, 오셀로, 한여름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 좌르륵 나오죠.

정답은?

 

없다~ 입니다. 그 이유는? 맞추면 500원 ㅋ~ 못 맞추면 메롱~

또 틀렸죠?

맞히면~, 못 맞히면~이 옳습니다.

 

정답을 '맞히다.', 과녁을 '맞히다.' 이렇게 쓰는 거라구요.

 

'맞추다'는 뭐, 애인 사이에 입을 ~~~ 아이, 부끄러워라~ ^^

또, 두 친구가 서로 답안을 '맞춰 보는' 일은 가능할 거예요.

사전을 찾아 볼까요?

 

맞추다 : (사람 이상 대상, 또는 어떤 대상 다른 대상)나란히 놓고 같은가 다른가 살피다.

맞히다 : 1) 옳게 답을 하다  2) 겨냥한 지점에 들어맞게 하다  

 

올바로 활용시켜서 써 볼까요?

 

네, 정답을 맞혔습니다~!

정답을 맞힌 사람은~

정답을 맞히면~

 

이렇게 쓰는 것이지요.

 

 

접힌 부분 펼치기 ▼ 세익스피어 소설 제목을 댄 학생이 맞히지 못한 이유??
세익스피어의 작품들은 모두 '희곡'으로 창작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를 극작가라고 부르죠.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소설(산문)들은 영국의 찰스 램이란 수필가가 기나긴 희곡을 소설(동화, 산문)처럼 만든 거래요.

 

 

찰스 램(Charles Lamb ; 1777년 2월 10일 ~ 1834년 12월 27일)은 영국의 수필가 및 시인이다.

런던에서 출생한 그는 정신병 발작으로 어머니를 죽인 누이인 메리 램의 보호자로서 일생을 독신으로 보냈다.

소년소녀를 위한 《셰익스피어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20편을 뽑아

누이 메리가 희극을 맡고 그는 비극을 맡아서 쉽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쓴 것이다.

1863년에 발표된 《엘리아 수필집》은 영국 수필 최고의 걸작으로 불린다.

펼친 부분 접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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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10-2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그렇구나. 맞히면, 맞힌... 이젠 맞힐수 있어요. ㅎㅎ

글샘 2012-10-28 21:35   좋아요 0 | URL
오~ 착한 학생~ 짝짝짝... ㅋ~
 
사랑, 그 환상의 물매
김영민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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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이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에 대한 사숙을 남긴 책이다.

 

롤랑 바르트는 무한한 '박학'과 '독지'를 자랑하는, 사랑의 백과 전서를 기획했다면,

김영민은 거기에 대한 '절문'과 '근사'를 지향하는, 사랑의 개념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학이독지, 절문이근사, 인재기중의...

널리 배우고, 돈독히 뜻을 갖고, 절실히 묻고, 이치에 가까이 사고하면, 어짊은 그 안에 있다.)

 

김영민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조금 낯선 용어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랑에 대하여 적은 책들이 감정에 대하여 적고 있는 깊이가 얕은 책들이 많아 아쉬운 점을 커버할 수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민 책의 가장 큰 아쉬움은...

일반인이 사용하지 않는 언어 방식을 혼자서 고수하는 것이다.

우리말을 살려쓰는 것은 좋은데,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읽히지 않아 그의 글을 읽을 때 간혹 고통스럽다.

 

사랑의 대체는

초기증상과 어떤 후유증의 범벅이지요.

이 증상의 특색은 오직 반복이라는 형식일 뿐인데,

이 형식 속에서 사랑은 온갖 세상을 거느리며 아름답게 불순해집니다.(책머리에)

 

처음부터 이렇게 나오면 어렵다.

뭐, 대~충 알아 먹는 수밖에...

사랑이란 것은 '초기증상 - 한눈에 반해버린 호감'과 '후유증 -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난 일들의 영향력'이

특별한 인과관계 없이 '범벅'되어 이뤄지는 것이란 말이렷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특별히 고귀하거나 아름다운 것이라기보다도, 이렇게 일상적이고 '생활' 속에 누추하게 놓인 것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연락되지 않는 전화는 지옥이라고 한다.

역시, 호감을 주고받으며 연락을 해야 사랑이 유지되는데, 연락이 끊어진 상태로는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범벅을 헤치고, 어떤 뼈대, 내지는 특징이라도 발견해 보려는 노력이 이 책이다.

 

사랑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그게 '환상'적인 것이다.

그렇지만, 사랑은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황홀은 아니다. 번득이다가 기울임에 따라 흐르고 변한다. 그게 '물매'다.

 

사랑의 언어는 사랑을 실어나르지 않으며, 그 언어의 무늬가 곧 그대로 사랑인 것이다.(26)

 

사랑한다고 아무리 편지지에 적어도,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편지지를 보낸 것 자체가, 그 편지 자체가 마음을 전해 준다.

사랑한다면, 어떤 언어든, 가고 오는 사이에 언어를 주고받는다는 자체가 사랑을 증명하는 것이다.

꼭 '사랑해'라고 적지 않아도,

이런 저런 일상 이야기를 조근조근 적어 보내고 받는 것만으로도 사랑은 충분히 오간다는 것이다.

 

연인이 연인의 살을 아무리 탐색해도 에로티시즘의 논리적 실마리는 없다.

그래서 그것은 내게서 늘 도망가버리는 '무딘 의미'인 것이다.

따라서 메타화하거나, 이론적으로 심오화하면 할수록 에로티시즘은 더욱 공소한 중심을 내보이면서 뜨악한 표정으로 우리 연인들을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63)

 

언어만으로 부족하여 연인들은 '살'을 맞대고 비비는 것으로 서로를 확인하려 한다.

그러나, 살을 맞대는 것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줄 순 없다.

사랑에 대한 '이론'의 메타화는 그래서 불가능한 것이면서,

또 사람을 애타게 만드는 건지도 모른다.

그가 보여주는 사랑의 실마리, 가능성을 '오아시스'를 빌려 이야기한다.

 

유형화된 '마음'을 멀리하고, 대신 말과 살을 달리 '대접'하라는 것.(65)

 

사랑하는 이가 시인이 되듯,

사랑하는 마음을 철학하듯 해야 한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하는 자세는 철학자의 자세가 아니다.

'우리 사랑은 영원한 것' 이런 유형화된 마음을 버려야 한단다.

대신, '주고받는 모든 말'과 '접촉할 수 있는 살'의 관계를 특별하게 '대접'하는 속에서,

진정한 사랑에 대하여 관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

 

나도 나이어릴 때의 사랑은 '살'을 추구하는 그것이었다.

어떻게든 이성과 가까이 가서 접촉을 해 보는 것이 내 유전자의 지상 명령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이들어 '사랑'에 대한 책을 접하노라니,

'사랑'이란 것의 실체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겠다.

그래서 사랑에 대하여 고민할 때, <유형화된 마음>을 고정하지 말고,

주고받는 '언어'과 '접촉'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결혼해서 살을 맞대고 자도 전혀 흥분되지 않는 부부일수록,

주고받는 언어가 어떠해야 하며, 둘 사이에 특별한 기념일, 선물, 문자, 쪽지, 메일 등의 접촉 수단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겠다.

 

사랑은 하찮은 것들로 구성된 귀중한 것이다.

혹은 귀중하다고 하는 기표들로 구성된 하찮은 기의다.(86)

 

말과 살, 이런 접촉들은 하찮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사랑은 귀중한 감정이다.

귀중하다고 하는 기표들...은 드러난 언어, 선물 같은 것이다.

그 속에 담긴 기의... 의미는 보이지 않지만, 마음을 대신하기도 하는 법.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보다,

더 맞는 말들이 많아요.

나는 지금 너의 이런 부분이 좋아.

그런데 다음날이 되니까 그게 아니라 다른 점이 좋아.

너의 손을 만지고 싶어.

너의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마워.

너랑 있으니까 마음이 따뜻해지고 몸이 편안해지네.

외로웠는데 네가 같이 있으니까 참 좋다 등등...(홍상수, 142)

 

사랑이란 것을 표현하기엔 그래서 '자투리 말'이거나, '사소한 상징물' 하나가 중요한 기의를 전달할 수 있다.

'사랑해'라는 기표보다 '돌멩이 하나', '음악 한 곡', '책 한 권', '시 한 편'이 더 중요한 선물일 수 있는 게다.

둘이 같이 사랑하는 사이라면, 함께 나눈 감자전 몇 장, 조개탕, 소주 두어 병이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인 것처럼...

 

사랑은 반복되는 나날과 삶으로부터 우리를 일탈시켜주거나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반복을 온 마음으로 기다리게 하는 것으로 우리를 구원한다. 또 보고 싶고...(장정일, 165)

 

사랑이라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반복해서 만나는 나날과 삶이 이어진다고 해서 마음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아무리 반복하여 마주하여도, 온마음으로 기다리게 하는... 보고 싶고 또 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 사랑일 게다.

 

실연이 사랑의 본질이다.

우리가 사랑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우리 사랑 중의 대부분이 실수였다는 사실 뿐.

오류를 알기 위해서라도 그 진실이 필요하였다.(243, 포퍼)

 

그렇기도 하다.

옆에 있을 때, 소중한 줄 모르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다. 어리석음...

사랑은 늘 어색하고 어눌하고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다가선다.

 

그러다가, 잃고 나서야 땅을 치고 후회하는 것.

 

사랑,

그 고귀한 이름을 드높이기 위해서는...

홍상수의 <생활의 발견>처럼, 자잘하고 볼품없는 것에서 빛나는 정수를 느끼지 못하는 자,

어떤 곳에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달콤한 '말결'과 '살결'을 맞댈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이 가르쳐 주는 바는 뭐, 이런 거 같은데~

말이 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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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2-10-28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연이 사랑의 본질이다. 사랑 중 대부분이 실수였다는 그 사실 - 아, 이런 진리를 대부분 사람들은 인정을 안 하고 싶어하죠. 사랑을 사랑 그 이상의 자리에 놓아버린 학습효과 때문에 사랑의 본질이 실연이라는 것을 감히 꿰뚫지 못하는 것이지요.

유일하게 몇 번씩이나 보게 되는 <생활의 발견>이 생각나는 저녁입니다.

글샘 2012-10-28 21:36   좋아요 0 | URL
사랑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사랑에 대하여 생각하기 쉽지 않은 일인 거 같애요.
좀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면, 사랑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앉아야겠죠?
맞아요. 생활의 발견... 찌질하잖아요... 삶 자체가, 한 토막, 한 토막이...
근데, 거기서 아련하고 짠하게~ 풍기는 느낌이 삶이죠.
 
개구리 민음사 모던 클래식 58
모옌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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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중국의 모옌(莫言)이었다.

말도 마~ 이런 이름이라니... ㅋ~

 

정말 특이한 소재를 취하고 있다.

제목 개구리의 상징성도 재미있다.

 

심각한 주제를 코믹하고 박진감 넘치는 문체로 이끌고 있으며,

해학적인 인물들을 통하여 중국 현대사의 비극과 이지러져가는 현대인들의 품성을 풍자하고 있다.

 

주인공 '고모'는 산부인과 의사다.

<탄생, 출생>의 축복을 담당한 산부인과 의사 고모에게 내려진 명령은 <계획생산>이란 이름의 도살이다.

마치 이 정부가 구제역 소, 돼지들에게 내린 <도살명령>을 '수의사'들에게 내린 것과 같다.

 

중국의 인구 폭발로는 도무지 생산량 증대가 의미없어지자 1971년 '계획생산'이란 이름으로,

1가구 1자녀를 강제한다. 그 외 자녀는 무조건 도살하며, 정관수술을 의무화한다.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온갖 에피소드들이 개구리 울음소리처럼 와글거린다.

결국 자본의 세상으로 바뀌어가는 현대 중국에서도 그 법은 유지되지만,

부유한 사람들은 벌금으로 때우고 자식을 낳으며,

법은 늘 인간의 머리를 따를 수 없는 법, 대리모 역시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 현실을 정말 재미있게, 한번 손에 잡으면 놓기 힘들게 만드는 문체로 이 두꺼운 책을 써나간 작가도 대단하다.

 

다른 독자들은 어떨지 몰라도, 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 작품이 눈에 착 붙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은 전혀 다르다. 한번 눈길 주면, 다른 책을 잡을 수 없게 한다.

두껍지만, 두꺼워서 고마운~ 그런 책.

 

<개구리>가 상징하는 바가 참 많은데,

우선, 개구리는 '다산'의 상징, '민중'의 상징이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의 울음소리와도 가깝고,

또 비정하게 죽여버린 아이들과 '개구리의 비리고 차가운 뱃가죽'도 유사하다.

 

올챙이는 '정자'와도 비슷한데, 인간의 탄생 설화에 등장하는 '여와' 설화와도 연관짓고 있다.

 

자본주의의 희생양으로 등장하는 '화상 환자'와 대리모 이야기에 등장하는 '털이 하나 없으니 반들반들한 개구리랑 같네' 의 비유도 비슷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맨 뒤에 수록된 희곡의 한 구절,

 

이 손에 두 종류의 피가 묻어 있어.

향기나는 피하고, 비린내나는 구린 피~(504)

 

그렇게 세상도 변해가고, 세상은 인간의 품성도 변하게 만든다.

그런 것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묶어낸 작가, 노벨 문학상 받아도 박수 보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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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 - 김조광수 감독의 영화와 성 소수자 인권운동
김조광수.김도혜 지음 / 알마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고3 교실, 이제 수능 2주 전이다.

같이 진도를 나가는 건 별 의미가 없어, 아이들은 자습하고 질문만 받는데,

울 학교 애들은 착해서(?) 거의 질문이 없다. --;(지들 맘대로 거의 대학 진학한 듯...)

 

교실 앞에서 읽기엔 제목이 쫌 그래서~ ㅋ~

혹시 꺼풀을 벗기면 속엔 점잖은 표지가 있잖을까? 했더니,

역시 속표지는 좀 점잖다. ㅋ~

제목도 다르다.

"난 달라 그래서 행복해"

뭐, 이정도면 지하철에서도 읽을 만 하겠다.

 

김조광수 감독의 솔직한 이야기가 그득한데,

제일 찐~한 이야기는 맨 뒷부분의 군대 이야기에 있다.

아~ 게이들의 연애는 이런 거구나...

첨에는 흥미롭게 읽다가, 읽고 나니 나와 다른 그들의 삶이 이해되면서 맘이 짠해졌다.

 

그,러,나,

뭐, 의사가 환자들 맘에 다 감정이입 하다간, 지레 병들어 죽을 거고~

교사가 학생 맘 다 이해해주다간, 아무도 야단 못칠 거고~

독자가 저자 상황 다 슬퍼하다간, 심장 상해 죽을 거다. ㅋ~

그래서, 난 쿨~하게, 음, 이런 말을 오픈한 김조광수 감독, 박수~ 짝!짝!짝! 쳐주고 말기로 했다. ^^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동성애자로 사는 일은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는 구절을 보고,

얻은 깨달음.

 

아, 이성애자로 사는 일은 편견은 없지만, 역시 사랑을 얻지 못하면 행복하지 못하긴 마찬가지? 이런 생각.

동성애자로 사는 일은 편견에 고생은 하지만, 사랑을 얻는다면, 역시 이성애자와 마찬가지로 행복할 것. 이런 생각.

 

그 편견이란 것도, 시대에 따라 나아지고 있으니 다행이다.

그의 애인이랑 결혼식도 하겠다니, 더 축하해주고 박수쳐줄 일이다.

 

여자가 없는 군대, 그곳은 천국이었다. ㅎㅎㅎ

 

이런 상상은 할 수도 없던 건데... 사고 방식이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는 충격이었다.

아마 대학 처음 들어가서 읽었던, 박노해의 시나 양성우의 시, 김남주에게서 받았던 충격과 유사할 거다.

세상이 뒤흔들리는 충격.

 

이런 책이 더 나와야 한다.

한국처럼 '유교적 + 기독교적 + 불교적 + 미국적 + 고지식 + 답답'이가 많은 풍토에선 말이다.

 

영화산업에서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창의력있는 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가치.

인프라에 투자해 시스템을 만드는 대신,

몇몇 프로젝트를 근거없이 지원하는 식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실정...(182)

 

맞다. 실정(失政)... 개판인 정치...

그것도 '프로젝트'를 '근거없이 지원하는' 뭔 방송국 재처리 사장처럼 말이다.

애인한테 돈 왕창 주는 식으로... ㅋ~ 담합하는 개판...

 

참 똑똑하고 소신있는 사람이다.

그의 영화 세계에도 관심이 간다.

내가 독립영화도 가끔 보지만, 영화 마니아는 아니어서 꿰고 있진 못한데,

그의 영화도 보고 싶어졌다.

 

요즘 '정 여사'가 대세다. 브라우니~ 아우~ 물엇! ㅋ~

남자가 여성스럽게 꾸미고

애교를 부리는 코미디는 싱겁게 보면 장난처럼 보이지만,

세상의 시선을 바꾸는 한 장치로서는 괜찮은 효과일 것 같기도 하다.

여느 여성 개그맨보다 더 여성스럽게, '여성스러워도~ 너~~무~~ 여성스러운' 정 여사~

갸루 상 역시 어느 'girl(걸~의 일본여 발음이 갸루~임)' 보다도 더 갸루스러운 개그맨이다.

 

작은 부분에서부터 세상은 바뀐다.

여성스런 개그맨부터, 터프가이 김혜선까지 ㅋ~

김조광수의 이런 책이 "골방에서 울고 있던 게이들이 얼마나 밝고 즐거운지" 보여주는 것도 좋다.

원래 gay가 즐거운~ 뜻이란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말로 안 되면 키스로 해결하려는,

부산 출신의 이 마초 남자는 자기가 키스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262)

 

ㅎㅎ 부산 출신의 이 마초 남자... 한참 웃게 만든다.

 

"나중에 언제요? 왜 지금은 안 되는 건데요? 그 여자는 뭐고 난 뭐예요?"

 

아우, 앙증맞기두~ 이 남자 왜 이러냐~ ㅎㅎ

그 여자는 뭐고 난 뭐냐니... 애인이지 ㅋ~ 아무래도 김 하사는 양성애자인듯 ㅋ~

 

담배 피우는 사람을 마치 죄인 다루듯 취급하는 지금 정부는,

나치가 '금연' 같은 순결운동을 벌이는 것과 같은 히스테리를 보여준다.

나치가 '동성애'를 금지하면서 학살했던 기억을 떠올린다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들이 행복할 권리마저 앗아가는 정신적 폭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먼저란 생각이 든다.

 

김조광수, 결혼을 축하합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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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10-25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ght and pleasant 라고 영영 사전에는 나오는데
영한 사전은 그저 게이, 동성애의 또는 숙어로 건방지게 굴다 버릇없이 굴다. 이런것만 나오네요. 왜일까...?
다음 사전이 꼬져서 그런걸까요~~~

그나저나 게이란 단어에 저런 뜻이 있는줄은 정말 몰랐네요.

글샘 2012-10-26 09:37   좋아요 0 | URL
그쵸~ 게이란 말이 그런 명랑한 말인데,,,

거의 음지의 독버섯처럼 취급하죠. ㅠㅜ

다크아이즈 2012-10-25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우리 글샘샘은 이 부분에 낭만적, 인류애적 시각으로 접근하시네요.
저는 취재 차 여러 자료 섭렵하다 현실적 문제(주로 육체적 고통)로 힘겨워하는 그들을 보고
무작정 응원할 수만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건 그렇고 박노해, 양성우, 김남주를 들먹이시는 것 보니 80년대 대학시절을 보내신듯.
넘 아련하고 그리운 시인들 이름인지라. 크~

글샘 2012-10-26 09:37   좋아요 0 | URL
아뇨.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폐쇄적인데, 이렇게 오픈하는 사람들이 자꾸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계속 닫아놓고, 파시스트처럼 궁지로 몰아넣는 한국 사회...
그건 아니니깐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