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시대에나 '지에 대한 사랑', '진리에 대한 탐구'에 애착을 가진 사람은,

그 시대가 고민이었을 게다.

인간은 어느 시대에나 전쟁을 하고 있었고, 그 전쟁의 명분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그 전쟁의 속내는 밥그릇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가장 뜨겁던 '지적인 시대'

인간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 '지에 대한 사랑 - 곧 철학' 적 사유에 몰두했고,

철학에 따라 '실천'에 몸을 바쳤던 시대가 있었다.

한국의 1980년대가 그랬다.

 

전태일이 예수와도 같은 측은지심으로 제 몸을 불사른 이후,

이 땅에는 끝도 없는 전태일이 태어났고,

광주의 캐터필러 소리는 지식인의 책무를 일깨워 <청춘>을 운동에 바치는 세대가 탄생했다.

 

소위 엘리트 집단이라는 대학생 그룹이 노동운동의 지하로 잠입하여 노조를 결성하였고,

그 결과, 노동자 조직이 독재국가에서는 자라기 힘든 토양을 뚫고 강고한 노조를 탄생시켰다.

 

그 뜨겁던 청춘들이 바친 땀방울은... 그런데,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서, 짓이겨지고 있다.

왕조가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주권국가를 수립하기 전에,

이 땅은 일본 대신 미소 냉전의 피비린내로 3차대전에 버금가는 전쟁터를 지냈고,

미소의 비호 하에 남북대립은 남북의 독재자를 온존케 하는 기제로 작용하게 되었고,

결국 이 땅의 청춘들은, 달콤한 청춘이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기계 아래서 노동에 땀방울을 바쳤고,

취업 준비란 이름으로 땀방울을 흘렸고,

이제 대입 준비란 이름으로 아이들을 죽음의 골로 몰아넣고 있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세계의 경제적 구조 개편에 맞물려 들어가면서,

4.19 이후 거세져 오던 개혁, 개선의 의지가 '자본의 논리'에 무릎꿇는 역사를 눈 앞에서 보게 되고,

선거를 통하여 개혁의 고삐를 잡았다고 착각했던 시절이 꿈같이 지나고,

다시 선거를 통하여 민중의 힘으로 자본가의 권력에 국민 주권을 빼앗긴 현실...

 

이런 현실을 목도하면서,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역시, 유시민이다. 이런 느낌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일말의 예상과 맞물리듯, 역시나... 기대에 못미치는 실망감도 함께 한다.

 

그렇지만, 나는 유시민을 높게 친다.

그는 이 시대에 드물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자고 화두를 던진 지식인이기 때문이다.

진보당이 가진 가치조차도 권력 다툼에서 무너져 내릴 때,

총선,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국민정당으로서의 가치가 퇴색해버렸음이 확인된 이후,

어떤 대안도 없는 우울한 정치가 방향도 없이 좌초되고 있는 시대에,

그렇지만 나날이 우울하든 좌절하든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 하나쯤 던져 주어야 하는 것은 옳다.

 

다만, 화두에 높은 점수를 주었을지언정, 그 대답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는 한계는 크다.

노회찬의 빈자리에 끼어든 안철수를 못마땅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안 정치를 그가 꿈꾸고 있다면, 그 역시 '어떻게 살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어 보인다.

물론, 그가 무언가 하려고 든다면, 그의 앞날에 자본의 힘으로 무자비한 태클이 작렬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일과 놀이, 사랑과 연대

 

그는 대구 남자다.

한국에서 가장 가부장적 냄새가 짙은 곳이 그의 유전자를 지배하고 있어 보인다.

그가 말하는 일과 놀이, 사랑과 연대에서 짙게 풍겨나는 '유교적 딜레머'를 감출 수 없다.

그가 '현실 정치'에 발 담그기 전,

그는 '리버럴리스트' 처럼 보였다.

어떤 구속에 얽매이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졌다는 이야기다.

그가 유치해 보이지만, 넥타이를 매지 않고 국회에 들어갔을 때 욕먹던 모습도 그런 면모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같은 족속'이라고 여기던 사람이고, 그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노당 의원들의 점퍼나 한복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었다.

 

일하고, 놀고, 사랑하고, 연대하자는 말은,

참 아름다운 말이지만,

참 무책임한 말로 보인다.

 

일할 자리를 주지 않는다.

일할 자리를 얻기 위해서 초중고생은 오늘도 부모의 채찍 아래서 세계 최강의 학습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놀 시간과 노는 방법을 배운 적 없다.

노는 것은 죄악처럼 여겨진다. 놀 줄 모르는 민족이다.

자본주의가 다스리기 가장 적합한 민족으로 코드화되고 있다.

사랑? 이 땅에서 사랑은 '꿈'이거나 '불륜'이다.

가정 내 사랑이라는 불가능한 꿈에 대한 유교적 담론에서 아직도 사랑은 어지럽다.

현실은 '오늘 처음 만난 당신이지만, 내 사랑인걸요...'라는데 말이다.

연대? 연대는 '배부른 소리'다.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했다.

경주 최부잣집의 자본가 마인드가 박통의 영남대학교에 재산을 몰수당한 역사 속에서, 연대는 백일몽인가부다.

 

왜 자살하지 않는가?

 

카뮈가 '자살'만이 참으로 중대한 철학적 문제라고 했단다.

결국, 왜 사는가? 그거 모르면 자살하는 게 옳지 않은가? 이런 냉혹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래. 그래서 한국은 가장 자살 많이 하는 국가가 되었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막막하고 답이 없을 때, 철학적 해답을 내린다. 자살.

 

카르페 디엠? 말은 참 좋지만... 불가능한 현실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나도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참으로 답답하다.

 

유시민의 질문이 무지 중요한 화두인데 반해,

그의 가족에 대한 무조건적 감싸기는 그 역시 영락없는 일상인임을 보여준다.

아니, 그 역시 이 사회의 상류층의 한 사람에 불과함을 보여주어 씁쓸하다.

 

영어 공부 열심히 해.

아빠가 부지런히 벌어서 영국 유학 보내줄게.

가서 스포츠 마케팅 공부하고 주말마다 프리미어리그 보고, 그렇게 최고의 축구 평론가가 되라!

 

이걸 읽는 순간... 이 작자의 책을 내가 왜 읽었나, 후회했다.

서울대를 다니고 있고, 학생회장도 하고 있는 큰딸에 대해서는 왜 일언반구도 없는 것인지,

그 딸이 외고를 졸업해서 (외국어 고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회대를 가는 것 자체가 부조리 아닌가?) 대학생이 된 것은,

개인적인 문제일 수 있으나,

적어도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부딪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그가 인간에 대하여 공부하면서 '뇌'에 대하여 늘어 놓은 부분이 많다.

그렇지만, '뇌'에 대해서는 아무리 연구해도 '이론'을 넘어서긴 힘들지 않을까?

인간의 '뇌'에 '거울 뉴런'(자칭 공감 뉴런)이 발달한 신경세포가 있다고 하는데,

인간의 타인의 기쁨이나 고통에도 감응하지만,

타인이 자신과 '같은지 다른지'에 대해서는 0.1초도 안 걸려 전존재적으로 파악한다.

이런 이론들이 인간을 설명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설득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인간을 설득할 수 있는 글은, '시대를 앞서가는 정신'이어야 하는 것 아닐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그의 충심을 애도하는 그 끝도 없는 인파가 몰린 것은,

그의 위대함에 보내는 경의보다는 '시대를 앞서가는 정신'에 표하는 경례였던 면이 큰 것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에 그같은 인파를 볼 수 없었던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일 수 있겠고...

 

 

유시민이 앞으로도 계속 지식소매상 역할을 자처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조사, 연구' 해서 다뤄줬으면 좋겠다.

슈테판 츠바이크처럼...

유시민이 가장 인기를 얻었던 거꾸로 읽는 세계사처럼,

다룰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리버럴리즘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 큰 화두를 다루려 들거나,

웃자란 국민을 가르칠 들 때는,

현실 정치에서 완패한 경력처럼, 지식소매상으로서도 완패하게 될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의 책 중에서는 그래서 '청춘의 독서'나 '거꾸로 읽는 세계사' 같은 책이 좋아 보인다.

'국가란 무엇인가', '후불제 민주주의', '대한민국 개조론' 같은 것들이 갖는 한계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3-04-29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는 내내 뭔가 되게 불편했는데 글샘 님 리뷰 보니까 이거였군요.
뭐 틀린 말은 아닌데 나하고 또는 우리 현실하고는 별로 맞지 않는 소리를 삑삑하고 있다는 느낌.

글샘 2013-04-30 09:34   좋아요 0 | URL
뭐, 이거...라기 보담은... 제 느낌이 그렇다구요. ㅋ~
 
세상을 바꾼 맛 세계사 가로지르기 9
정한진 지음 / 다른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맛은 몇 종류가 있을까?

 

생리학에서 인간이 구분할 수 있는 맛을

단맛, 쓴맛, 신맛, 짠맛의 네 가지로 구분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우마미'(감칠맛)을 하나 넣어서 다섯 가지라고도 하고,

들척지근한 고춧가루 이름에 7미(시치미 토오가라시)를 넣기도 한다.

 

현대의 서비스 업종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맛'의 전파다.

'맛'의 전파를 위해서 온갖 유전자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

광우병 소고기처럼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도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정치다.

 

이 책에서는 매운맛까지 넣어서 향신료의 세계도 다루고 있다.

 

맛의 전파는 곧 문명의 전파와 맥을 같이한다.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같이 읽으면 참 재미있을 책이다.

 

토마토를 먹어도 된다고 공개석상에서 먹은 의사 이야기도 재밌고,

감자를 먹지 못하는 식품이라 여겼던 시대 이야기도 재밌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그 재료의 역사를 이해하면 재밌는 요리가 탄생할 수도 있을 듯~

 

spam이 돼지 어깨+햄(shoulder of pork and ham) 에서 나왔단 이야기도 재밌다.

 

그리고, '먹거리'처럼 기형적으로 생긴 말을 '먹을거리'라고 다듬어 써주고 있어서 이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잘 웃지 않는 소년이었다
김도언 지음 / 이른아침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도언.

몇 권의 소설집을 냈고, 시도 쓴다는 출판사에서 일하는 젊은이.

그의 글들은 다분히 서정적이고, 시적이지만,

그 시의 구절들은 또한 다분히 주관적이어서 독자의 시선을 튕겨내는

만만치 않은 맞받아침이 있다.

 

그의 글을 읽는 일은 좀 재밌고, (난 이 책이 처음이지만...)

그치만 이런 류의 일기들을 어수선하게 책으로 낸 것은 좀 못마땅하고 그렇다.

 

우리는 무엇때문에 살고, 왜 살고 있는가?

이 질문을 멈추는 순간 우리는 즉사한다.

사실, 대답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질문에 대응하고 작동하는 정신의 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18)

 

한용운 스님의 '알 수 없어요'를 가르치면서, 참 세상 이치는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다가 이런 문장을 만난다.

인간이 숨을 쉬는 현상이 기적이지만,

내 심장의 세동이 나를 살아있다!고 판단하게 하지만,

냉철한 정신이 순간순간 나의 정신을 일깨우지 않는다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겠다.

 

그렇지만 질문을 잘 하는 것, 이런 철학적 질문은 머언 길을 둘러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뜨겁게 키스할 때, 정작 연인의 표정을 볼 수 없다.

너무 밀착해 있다는 건, 읽을 수 없는 조건에 직면해 있음이다.

따라서 거리를 갖는다는 건, 상대를 정확히 읽고 그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섬세하게 고려해야 할 중요한 미션.(29)

 

자기가 삶의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서 깨달음이 함께 오지는 않는다.

적절한 거리감, 적절한 온도... 이런 것이 필요하다.

 

에밀 시오랑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나 자신을 견딥니다."라고 대답했다.(45)

 

갑작스런 깨달음(돈오)와 지속적인 마음챙김(점수)가 종교의 과제인 것도 그런 모양이다.

세상에서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일이나,

적절히 뜨겁고 적절히 냉철한 온도를 유지하는 일은 인간에게 애초에 가능한 일도 아닐는지도...

 

모든 문장은 온도를 가진다.

좋은 문장은 적정한 온도를 가진 문장이다.

문장의 온도를 통제할 감각을 가지지 못한 작가는 불행한 작가이거나 가짜다.(68)

 

그의 이 책은 미지근한 온도일 때가 많다.

잡다한 일상사를 적는 부분들이 그렇다.

자신에게는 중요한 사람들일지도 모르는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 그들과 마시는 이야기가

그의 기억에선 뜨거운 각인일지 몰라도,

천국에서 즐기고 있는 남의 술자리에 끼어든 맨정신인 사람은 3차까지 따라가면 그곳이 지옥이다.

 

싫은 것을 분명하게 싫다고 말하는 기술은 20년 전에서 조금도 늘지 않았다.(77)

 

한국 사회의 동창회, 직장 회식, 이런 것들이 참으로 이런 면을 가지고 있다.

싫다고 분명하게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어른스럽다면서 추켜세운다. 아마도 다들 속으론 무시할지 모른다.

 

어딜가나 조숙하고 어른스럽다는 이야길 들으며 자랐다.

그런 소릴 듣는 비결은 간단하다.

웃지 않으니까...

나는 정말 잘 웃지 않는 아이였고 소년이었다.

웃을 일이 좀체 없었던 거다.

내 앞메선 그냥 마음 놓고 무장해제하시라.

긴장도 하지 마시라. 긴장은 내가 하겠다.(112)

 

철부지 아이들은 잘 웃는다.

초상집에서도 까르르 웃는 건 아이들뿐이다.

초상집이랬자, 죽은 사람은 슬퍼하지 않는 장소인걸~

아이들은 좋으면 좋다고 바로 말한다.

행복하게 사는 길은 아이처럼 사는 일일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천국이 그들의 것'인 이유.

그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성원들은 참 웃을 일 없었다.

아니, 까르르 웃으며 천방지축 자라는 '청춘'을 송두리째 도둑맞은 기분이다.

그는 개인적인 성격처럼 이야기하지만, 기실 그 성격 역시 사회에서 그늘진 바 크다.

 

사회의 그늘은 가정에도 드리운다.

 

부끄럽고 불편하고 두렵다.(119)

 

그에게 가정, 가족은 그런 존재다. 나 역시 그렇다. 그게 사회가 드리운 그늘이다.

 

허만하 선생의 시론을 모아놓은 <시의 근원을 찾아서>를 다시 읽고 있다.

어떤 페이지는 수십 번 읽었고, 어떤 페이지는 두세 번 읽었다.

당신이 지향하는 근원에 닿기 위해 감각의 너비와 사유의 깊이를 자유자재로 하지만 삼엄하게 운용한다.(160)

 

이런 글이라면 한번 만나고 싶다.

그는 11월을 좋아한다.

 

에곤 실레의 드로잉도 그렇지만 제프 버클리의 음색은 11월의 깊은 밤 겨울을 불러오는 바람의 목소리를 닮았다.

봄이 오는 즈음에 11월의 표정과 목소리를 읽는 것.

어쩌면 이것은 내 소소한 변태 취향인지 모른다.(213)

11월이면 나는 가장 극적이고 명료해진다. 어쩔 수 없이 말이다.(251)

 

그의 글들을 읽으면,

괜히 어깨를 옹송그리면서, 조금 불편한 자세로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든다.

기회가 되면,

그의 소설이나 시에서 본격적인 그의 시선을 견뎌 보고 싶다.

그가 견디는 온도는 어떤 것인지, 글에서도 느껴질 것 같으니까...

 

이 책에서 세 번이나 읊조린 계용묵 선생의 조용한 장례식장 이야기처럼,

삶이든 죽음이든 너무 소란스런 것은 나도 사절이니...

남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가에 신경쓰느니

사랑한다는 말 한 번이라도 더 하고 사는 게 잘 사는 건지도 모를 일이니...

 

=====================

고쳐야 할 곳 몇 군데...

뒷부분으로 가면서 집중력이 약해진 탓인지...

오래된 글들이어 그냥 둔 건지... 어색한 곳이 더러 보인다.

 

248. 술 마신 다음 날에는 숙취 효과까지 있는 것 같은 캐모마일... 숙취 해소 효과라고 해야지 ㅋ~

      피로회복제 박카스~도 마찬가지다. 피로는 해소해야할 대상이니, 피로해소제, 활력회복제라 써야한다.

 

    중요한 사안을 컨펌 받으러... 확인? 확답?

    자본이 갖는 에피세트 자체가 잔인하고... 무슨 세트???

 

278. 신문기자들의 외소성과... 왜소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생 3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기풍 미생 3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웹툰을 잘 보지 않는다.

유일하게 찾아보는 작가는 강풀이고, 어쩌다 윤태호의 '이끼'는 웹툰으로 봤다.

그러다 또 우연히 만나게 된 그의 '미생'

 

바둑판 프로기사로 입단하던 장그래는 실패 후 낙하산으로 회사에 입사한다.

인턴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신입이 되지만...

 

이 만화는, '상사'의 생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또는 나처럼 전문직이란 이름으로 한켠에 치우친 일만 평생 하는 사람에게,

세상의 복잡다단함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이다.

 

바둑에서 2집이 나야 말은 죽지 않을 수 있다.

두 집을 짓기 전까지는 '아직 살아 있다고 보기 힘든' 말이다. 그게 미생이다.

삶이란... 늘 두 집을 짓기 위해서 헛다리 짚는...

그렇게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미생들의 집짓기 놀음에 다름 아니지만,

또 그들의 삶은 하루하루 얼마나 치열한지...

 

회사원이라면 이 만화를 읽고 감동의 눈물, 위로의 치유를 경험할지도 모른다.

 

승진이나 개인의 안전을 도모하지 않고

일 자체의 멋과 맛에 취한 남자... 오과장(3권 154)

 

이런 인물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삶에 깊은 성찰을 가져봐야 할 것이다.

퇴근 후, 무의미한 야근을 밥먹듯 하거나, 일상적으로 회식을 갖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반면,

별일 없으면 집에 가서 쉬어야 한다는 오과장을 바라보는 장그래의 시선은

따스한 인간적인 면과, 삶의 부조리함에 대한 페이소스(안쓰러운 연민)로 가득하다.

 

모두들, 든든한 두집에 발 뻗치지 못한,

미생의 존재들임에랴...

 

신입이면서도 대단한 포스 작렬의 안영이의 인간미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대단하네.

바둑.

대단한 필터네.

세상을 보는 필터.(3권, 233)

 

그런 것 같다.

어떤 분야든,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치면...

그래서 깊은 속을 가진 사람이 되면,

그 분야의 일들을 세상사와 연관지어 유추할 수 있는 힘을 갖는 하나의 필터로 작용할 수 있는...

 

작가의 건필을 기대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넷 2013-04-18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웹툰 보면서 바둑을 배워보고 싶어졌는데, 아무래도 끈기가 없어 그런지 잘 안되네요...ㅡ.ㅡ;;;

글샘 2013-04-23 20:44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바둑을 배울 생각은 없고~ ㅋ~
그 필터에는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담임통신 2013-4호                 부산 0 0고 2학년 1

 

Keep it simple, stupid!

 

안녕, 우리반 신사, 숙녀들...

2로 사느라 고생들이 많구나. ^^

오늘은 우리반 급훈에 대해서 몇 마디 써볼까 한다.

너희를 보면서 교실 앞에 뭘 걸어둘까, 한 달을 생각했는데,

올해 급훈은 두려워하지 말라를 걸어둘 예정이다.

미국 해병대 같은 데서, KISS란 말을 쓴대.

뽀뽀 쪽~ 은 당연히 아니고 ~ keep it short and simple(또는 keep it simple, stupid 등으로 쓴단다. 간결하고 짧게 생각해라. 또는 쉽게 생각해, 멍청아~! 이런 말.

 

이런 말이 있어.

Yesterday is a history,

Tomorrow is a mistery,

Today is a Present.(프레즌트는 두 가지 뜻으로 쓰인 중의법, 알겠지?)

어제는 지나간 역사, 내일은 알수 없는 미래, 오늘만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선물.

 

인간은 근원적으로 불안감을 운명처럼 지니고 태어난 존재란다.

누구 하나 태어나고 싶은 욕망, 또는 의지로 태어난 사람 하나 없지. ^^

하이데거란 철학자가 그랬대. 인간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그래서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그럼, 늘 불안에 떨면서 덜덜 떨고 살아야 하는 걸까?

멍청아~! ~ 쉽게 생각하자구. 쉽게...

인간은 지나간 과거를 늘 죄책감을 가지고 후회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어리석게도 또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걱정하면서 시간을 보낸대.

자신이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그 시간들을 가지고 말이지.

 

인간이 하는 걱정 중에서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것들이 90%를 넘는 것들이란다.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오늘뿐이야.

그래서 카르페 디엠(Seize the day~!)이라고 했던 거고 말야.

유한한 인간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을까 걱정하느라 정작 꿈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은 하지도 못하고 늙어 죽는 일이 허다하단다. 너희는 아직 젊고 싱싱하다. 성적이 내려갈까 걱정하지 말자. 대학을 못 갈까 걱정하지 말자. 너희가 열심히 하면, 33명 모두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말자.

 

1학년 때, 지난 겨울 방학 때, 이랬음 좋았을 걸... 하고 후회하지 말고,

2학년 때, 또는 3학년까지 어떻게 공부할지... 자신이 없다는 둥 불안해 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웃으면서 가자.

하면 된다~!가 아니라,

될 것을 믿고 하자’.

불안해 하지 말고.

너희 옆에는 든든한 친구들이 있고, 선생님들이 계시잖아.

 

우리학교를 다녀서, 내신이 손해볼까 두려워하지 말자.

너무 여러 가지 활동을 한다고 이것도 저것도 안 될까 두려워하지 말자.

 

내가 늘 이야기했지만,

너희는 정시모집에 수능성적을 가지고 대학을 진학할 것이라는 각오로 수능을 대비하기 바란다.

선생님의 경험으로 수능은 그 사람의 성실성능력을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시험이더구나. 자신의 능력을 믿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늘은 스스로 믿고 노력하는 자에게만 기회를 부여한다.

하느님의 풍차 방앗간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곡식을 갈아 준단다.

God's mill grinds slow but sure.

그러니 불안해 하지 말고, 그 결과를 믿자.

그리고, ‘천천히다가올 미래에 대하여, 스스로 믿음을 가지고 성실하게 준비하자.

 

A대학을 못 가면 어쩌나? 멍청아, B대학도 좋아. 심플하게 생각해~

A직업을 못 가지면 어쩌나? 정답은?( , )

중간고사에 A등을 못 하면 어쩌지? 알겠지?( )

 

그렇다고 해서, 정말 멍청하게 놀고 있으란 소린 아닌 줄 잘 알아 모시겠지?

하느님의 풍차는 ~

천천히 돌지만, 확실히 갈아 주신다니깐~

 

A stitch in time saves nine.

요런 말도 있다.

꿰매야 할 때, 한 땀 꿰매면 될 것을,

냅두면... 열 바늘을 꿰매야 될만큼 속수무책으로 벌어지는 것.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다는 우리말 속담도 있고.

 

뭐든, 해야할 때, 꼭 맞는 시기가 있는 법이란다.

너희의 대학 입시에 꼭 맞는 시기는, 지금 고2.

내년에 시작하면, 재수해야 한다. 재수없다~!

올해부터 최선을 다해서, 33명 모두 원하는 대학에 가자.

그러기 위해, 두려워하지 말자.

너희를 진심으로 이뻐하는

담임 샘이 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3-04-18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을 주시는 담임샘~~ 아이들의 복이지요!^^

글샘 2013-04-23 20:44   좋아요 0 | URL
주는 게 복이 아니라 ㅋ~
원하는 아이들이 복을 받을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