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따뜻한 카리스마 - CD 1장
이종선 지음 / 석세스티브이(북리슨)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카리스마...

신으로부터 특별히 부여받은 재능이라는 뜻으로 대중을 설득시키는 초인적인 자질

그러니깐, 종교적인 예언, 기적 등에서 쓰인 용어라고 한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사람이 있다.

어딜 가나 좌중을 휘어잡는 아우라를 풍기는 사람들...

그것은 그의 외모일 수도 있고, 언변일 수도 있고, 소문일 수도 있으나,

암튼, 카리스마는 상대방을 이유없이 압도하기도 한다.

 

보통 남성적 이미지와 굳어져서, 강한 카리스마~로 통하기 쉬운데,

이종선 씨는 따뜻한 카리스마, 여성적 카리스마를 이야기한다.

 

유교적 수직 질서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직위'에서 나오는 카리스마,

'자격'에서 나오는 카리스마에 익숙한데,

부드러움 속에서 나오는 다사로운 카리스마는 낯설어 한다.

 

아마, 싸우지 않고 이기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보여줘서 높은 인기를 구가한 인물로 히딩크만한 인물이 없을 게다.

그는 선수들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만들었고, 신뢰에서 나온 투지는 결국 대단한 결과를 이룩했다.

 

이미지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좋은 얘기로 그냥 듣고 만 것이 아니라,

계속 실생활에 접목하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을 때 비로소 상대에게도 제대로 전달된다.(91)

 

이미지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고, 바꿀 수도 없다.

나이 마흔이 넘으면 얼굴이 그 사람을 나타내고,

제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그런 뜻이다.

 

이 책은 내가 스스로 찾아읽는 부류의 책은 아닌데,

우리반 아이가 자기가 읽고 정말 좋다면서 권해준 책이다.

그 아이는 재능도 많고, 자신감도 좋고, 일단 마음이 따뜻하다.

 

여자축구, 여자농구 등에도 선수로 뛰면서,

영어 말하기대회도 출전하고,

학급에서 부반장도 하고,

온갖 궂은 일을 힘들지 않게 싱글벙글 웃으면서 한다.

오지랖 넓게도 내게 이런 책도 권하고 ㅋ~

 

자기 표현력

공감능력

신뢰

설득력

겸속

거절의 기술, 수락하듯 거절한다

자기 극복, 새로운 자신 발견

유머

인연, 숨은 보물처럼 다룬다

비전, 카리스마의 핵

 

이런 제목들이 담고 있는 내용은 몰라서 실천하지 않는 게 아니다.

사느라 바쁘다고 해서,

지금 당장 할 일이 있다고 해서,

좋은 줄 알면서도 미뤄뒀던 것들이다.

 

좋은 줄 알면,

지금 당장 해야 한다.

그러면, 카리스마가 생긴다.

비전에서 생기는 게 카리스마라니까...

자기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비전은 없다.

 

삶의 秘傳은 자기를 사랑하고,

초긍정 자아를 갖고 웃으며 사는 일이다.

이런 이미지 메이킹이 습관화 된다면,

돈도, 사람도, 행운도,

자석이 쇠붙이들만을 가려 끌고 오듯이,

저절로 따라와서

광배처럼 빛나는 아우라로 카리스마를 만들어 줄 것이다.

 

좋은 말을 많이 듣는 일은, 행복한 마음을 만들어,

자신감 넘치는 카리스마를 샘솟게하는 원천이 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3-05-2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에게 책을 권하는 학생이라....멋진걸요!

글샘 2013-05-24 19:12   좋아요 0 | URL
청출어람이죠. 멋진 제자~ ㅋ~

바람돌이 2013-05-24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카리스마는 저는 죽을때쯤 돼야 생길까요? ㅠ.ㅠ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애들이 책을 선물하면 전 참 난감하던데요.
100% 취향 아닌 책인데 읽어야 하니까요. ^^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1 - 광해군일기 - 경험의 함정에 빠진 군주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1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언 4년 전이구나...

암 생각도 없이 토욜 아침, 인터넷을 켰는데...

노 전 대통령 사망 확인... 기사가 떴다.

뭐, 죽을 넘이 죽었구나... 그래. 죽을 때도 됐지... 그랬다.

 

그런데, 아뿔사...

기사를 조금 읽으면서 경악하고, 눈물나고... 불쌍하고... 그랬다.

 

조선왕조실록은... 왕의 생전 기록을 사후에 정리한 책이다.

조선의 27명 왕의 기록 중 25명이 남아있는데(마지막 두 임금은 나랄 말아먹어서 없지)

광해군은 폭군이라서 '일기'로 남겼단다.

 

당연히 거기 적혀있는 내용은,

반정을 일으킨 인조 세력의 음해로 가득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해군은 멋진 임금으로 기록된 부분이 많다.

 

선조가 겁이 많아 도망을 가는 임금인 데 비해, 광해는 분조를 이끌고 전국을 돌았으며,

망해가는 명에 비해 일어서는 청에 등거리 외교를 펼치려는 노력을 한 것은 인정한다.

 

후반부의 끝없는 옥사와 갈등, 신하들의 대립과 역모는

노 전 대통령을 흔들던 당파들의 시끄러운 잡음과 어쩜 그리 흡사한지...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가신 정치를 펼칠 수도 없던 사람.

자신의 세력은 없고, 마지못해 경선에서 이겨 최고위에 오른 사람.

그분이랑 너무도 흡사한,

선조가 양위하기 싫어해서, 영창대군을 총애하던 시기...

그러가 급서하면서 마지못해 물려준 임금 자리... 광해.

 

자기의 파당이 없으니, 이런저런 세력들의 아귀다툼 사이에서

외로웠던 마음을 토로할 길이 없던 사람들...

 

폭군으로 기록에 남은 광해,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고 공식 발표된 전 대통령.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정도로,

그렇게 주변의 탐욕에 물든 권력자들이 치열하게 아귀다툼을 했을 500년 전이 눈 앞에 선하다.

그이가 가고 없는 이 자리...

아직도 이권을 노리고 다투는 자들로 세상은 먼지가 뿌옇다.

 

오늘 아침,

다시 읽는 광해군일기는 그래서, 마음 한켠 찌르르 아픔을 겪게 한다.

 

-------------------------------------- 사소한 시비

97. 선혜청의 편액이 한자로 적혀있는데, 은혜 혜 惠가 있어야 할 자리에, 오로지 전 專 자가 적혀서 선전청이 되어버림 ㅋ~

166. 지도에서 후금이 '심양(선양)'과 '요양(랴오양)'을 접수한다고 나와있는데,

   원래 '양'은 '북쪽'을 뜻하는 방위이고, '한양'처럼 강물의 북쪽에 있어야 하는데, 두 도시 모두 강물의 남쪽에 그려져 있다.

   이 원리를 적용한다면 지도가 틀린 것처럼 느껴져, 실제 지도를 찾아본 결과는 이렇다. ㅋ~

   모두 강물의 '북쪽'에 위치한 걸 확인했다. ^^

 

 

                       <심양 지도>                            

 

 

                       <요양 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 한 번의 연애
성석제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석제의 글을 참 좋아했다.

그의 글은... 세상에 얽매이지 않아서 좋았다.

세상은 아픈데, 그의 글은 경쾌했고,

사람들이 아프지만, 그래서 어수룩하고, 제구실을 못하더라도, 그 발걸음들이 지나치게 무겁진 않아 좋았다.

마치 위화의 사람들처럼, 모옌의 사람들처럼... 가벼운 속에서 진지함이 모색되는 소설들이라 좋았다.

 

그런데, 그도 꼰대가 되어가는지...

이 소설 역시 경쾌한 이야기들로 진행되는데,

그 매력적인 박민현이란 캐릭터가 뜬금없이 서울대를 들어가고,

온갖 '교과서적 대사'를 읊조려대는 통에,

성석제 소설이 '병맛'이 되어버리는 느낌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병맛'은  '신 같은 맛'의 줄임말로

주로 대상에 대한 조롱의 의미를 내포하고,

대상이 '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는 신조어라고 한다.(위키백과)

 

왜 그의 소설이 쫀득쫀득한 말맛에서 벗어나서 병맛이 되고 말았는지...

성석제가 너무 아는 것이 많아져서,

그것들이 소설 속에 그만 엎질러진 병처럼 흘러내려서 그렇게 된 거나 아닌지...

산악 자전거 하나에서도 그의 잘난 체는 재미를 반감시키고,

어수룩한 주인공 앞에 등장하는 박민현의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한껏 부풀었던 사랑을 한 순간에 오그라들게 만들기 제격인 대사다.

 

생각해보니, 내게 행복은 기억이 아니라 경험이었다...(297)

 

행복했던 기억, 추억은 뇌를 타고 흐르는 전류에 불과할 순 없다.

경험되지 않은 행복은 기억될 수 없는 이유에서다.

사람에게 행복의 추억이란, 경험이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된 것일 게다.

 

나는 멋진 인생을 살았어.

너때문에. 당신 덕분에. 고마워, 고마워요.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297)

 

멋진 인생은 늘 너때문인 것이다.

경험은 나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멋진 당신이 있어서, 내 인생 역시 멋지게 기억되는 것.

이 소설이 개연성을 잃고 있으나,

이런 삶의 깨달음에 이르른 작가의 생각에는 나도 공감이 갔다.

 

삶이란, 행복이란, 잘 사는 것이란 무엇인지...

 

최대 길이 이십 미터에 무게 팔십 톤에 이르는 참고래가

 왜 그 엄청난 에너지를 들여서 수면 위 허공으로 뛰어오르는지 알 수 없다.

경제성으로 계산이 안 되고 두뇌로는 예측할 수 없다.

그건 내 머리통을 후려갈기는 깨달음의 몽둥이질 같았다.

인생에 특별히 깨달을 건 없다는 깨달음.

중요한 건 살아가는 것이라는.

중요한 건 존재하며 느끼는 것이라는.(288)

 

그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오늘 내가 느끼는 것이다.

나를 포근하게 만드는 사람과 있는 오늘이 중요한 것이다.

경제성을 따지고, 계산적인 타산적 하루를 아무리 잘 기획하여 살더라도,

깨달음은 늘 헛되고 늦게 오는 것.

다 지나가고 나서, 즐거움도 고통도 다 지나가고 나서, 헛되이 헛물켜는 것이 삶인 것.

오늘 존재하는 나를, 오늘 절절히 느낄 수 있다면... 잘 산 것.

 

과거에 너무 얽매일 순 없다.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어릴 때의 가족적 불운,

그게 우리를 모험으로 떠나게 하는 배후의 힘이야.(88)

 

지난 시절, 대부분의 어린 시절들은 지독하게 불운했다.

가난했고, 부모들은 무지했으며, 동물적이었다.

학교란 곳은 군대의 연장이었고,

직장이란 곳 역시, 질서를 제일로 치는 군대였다.

직장을 위해 학교는 억압의 기제를 사회화하는 곳이었고,

그래서 군대를 다녀와야 인간이 된다는 말을 진리인 것처럼 나불대던 것이었다.

폭력은 질서를 잡기 위해서라면 용인되는 시대였다.

 

그 과거를 딛고 선 지성인이라면, 그 시대의 불운을 발판으로 솟구쳐야 한다.

고래가 되어,

특별한 이유를 묻고 답하며 솟구치는 행위 말고,

본능적으로 삶의 온 힘을 다하여 높이 솟구쳐 온몸으로 바닷물을 두드리는 삶의 쾌감.

가난과 억압의 시절을 부정하는 카타르시스의 경험이 바로 '행복'이라는 '경험'을 느끼게 하는 것일게다.

 

폭력은 삶의 일부다.

폭력과 공격성이 우리 일상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72)

 

특히나 한국은 '왕조국가의 폭력', '식민지의 폭력', '냉전의 폭력', '스몰 세계대전(한국전쟁)의 폭력', '독재자의 폭력', '군대의 폭력', '학교의 폭력', '사회 구조의 폭력', '남자의 폭력', '경제적 불평등의 폭력'.... 이런 끝도 없는 폭력의 구조가 마치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구조여서, 폭력 자체가 질서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인 것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이 소설은 달콤한 연애담도 아니고,

씁쓸한 시대적 뒷담화도 아니고,

고래 잡으러 떠나자는 위안물도 아니고,

재미라는 당의정을 입혀 독자에게 들이미는 훈계조도 아니다.

 

구룡포란 작은 도시에서 강한 캐릭터를 가진 여자와 남자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 개성들이 현대인의 고뇌와 갈등 구조에 휘말리기보다는,

지나치게 '우연성'과 '선택받은 자의 성공'구조에 기대는 소설처럼 보여져서,

독자를 '헐~~~' 하고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뜬금없음이

고래 좇던 포장이 고래 꽁무니 쳐다보듯~ 만드는 실망이 있다.

 

성석제의 소설이 좀더 가볍고, 경쾌해졌음 좋겠다.

아는 걸 좀 더 내려놓고, 그의 기발함이 더 발랄한 재기로 자글자글 끓어 넘쳤음 좋겠다.

 

라면은 국물이 철철 넘치면 맛이 없는 법이다.

바특하게 끓는 국물에 졸깃한 면발이 공기와 수포 사이에서 적절한 퍼짐의 경지를

잇몸에 전달할 때, 라면을 씹는 대뇌는 희열을 느끼게 되는 법이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인시공]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책인시공 - 책 읽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서평단 도서였는데,

제목이 뭔가 매력적으로 사람을 끌고,

표지도 상당히 이뻐서 관심을 갖게 한다.

 

근데... --;

읽으면서는 뭔가 열심히 먹고 있는데도 배고픈 듯한 느낌이랄까?

조밀하게 꽉찬 느낌이 아니라, 헤설피 얼버무려서 흘러나가버리는 듯한 허전함이랄까?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음을 감출 수 없다.

 

바람에 비해선, 허전하다.

책읽는 이들의 이야기에 대한 책은 많다.

그런데, 이왕이면, 책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으면 덜 허전했을 거란 느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책을 읽는 사람에게 끌린다.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정현종,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부분)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얼굴은 두 배로 환한데,

그 까닭은 책 속에 들어있는 꿈, 곧 바깥에서 오는 에너지와 독자가 읽으면서 꾸는 꿈,

곧 안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상승작용을 하기 때문이다.(291)

 

혹자는 독서인의 모습이 아름답다고도 하고, 섹시하다고도 하는데,

안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책의 아우라가 어우러져 독특한 파동을 만들어 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무덤이 되느냐 보물이 되느냐

내가 말을 하느냐 침묵을 지키느냐는

내 앞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그것은 오로지 당신에게 달려있다.

친구여, 욕구 없이는 부디 들어오지 마라.(폴 발레리, 책의 입장에서, 236)

 

책은 읽는 자에게 자신의 몸을 내준다.

마음도 내준다.

그러나, 그 몸과 마음을 취하는 독자의 욕구에 따라,

결핍과 강렬한 요구에 따라 책은 보물이 되기도 하고 무덤이 되기도 하며,

빛을 내는 황금의 웅변이 되기도 하고, 잿빛 침묵이 되기도 한다.

 

책 속의 문장에 눈길이 닿으면 냉동되어 있던 생각의 얼음들이 녹아 따뜻해지면서

 생각의 아지랑이를 무럭무럭 피어나게 한다.(233)

 

이렇게 생각의 아지랑이를 모락모락 피어올리는 사람의 주변에선

모름지기 따뜻한 황금빛 아우라가 돋아오를 것이다.

얼음같은 생각들은 해동되고 승화되어 주변을 덥히게 마련이다.

그 마법의 열쇠는,

책에서 발생한 입자가 눈의 시세포에 와 닿으면서 일으키는 진동에서 시작된다.

 

책은 쌓아두는 것이 아니다.

책은 읽어야 하는 것이다.

 

프로방스의 작가 피에르 마냥은 지니고 살던 수많은 책을 다 기증하고 오로지 25권의 책만 집에 남겨 두었다.

시인이자 사드 백작 연구 전문가인 질베르 레리는 집에 오로지 1백권의 책만 가지고 산다.

새로 한 권의 책을 더하면 이미 있던 것 중 한 권의 책을 덜어낸다.

'사물들'의 작가 조르주 페렉은 361이 가장 이상적인 숫자라며 그 숫자만큼의 책만 소장하는 친구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흩어지고 사라진다.

죽기 전에 서재를 없앨 것이냐, 죽고 나서 서재가 흩어지게 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139)

 

책을 읽는 것이 의미가 있지만,

또 특별한 책들은 쓰다듬어 보고 어루만져 보는 것으로도 의미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책들은 향긋하고 다사롭고 보드레한 감각으로 충만하다.

 

어차피 내 서재의 책들도 다 사라지고 흩어질 것이다.

이왕이면 생전에 그것들을 기증하고 나누는 것이 더 의미있지 싶다.

 

박이문은 '둥지의 철학'에서

철학하기란 자신의 영혼이 편안하게 거처할 개념적 둥지를 짓고

계속 리모델링하는 작업이라고 보고 있는데,

장년의 독서야말로

자기 자신의 정신적 안정과 휴식을 위한 '둥지 짓기'로서의 독서라고 할 수 있다.

책 속에서 얻은 것들을 자신의 문제의식에 따라 부서지지 않게 배치하고

쌓아올리고 빈 구멍을 메워가는 독서야말로 자기 자신만의 정신적 삶을 사는 길이다.(83)

 

젊어서도 책을 좋아했지만,

나이들어 읽는 책은 남다르다.

정신적 둥지를 짓기 위해 곁가지 하나도 의지가 된다.

더군다나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을 만나는 인터넷 공간도 큰 도움이 된다.

 

두뇌가 갈수록 퇴화하는 나이일수록,

잔가지는 잊어버리게 되겠지만,

큰 우듬지는 아우를 줄 아는 지혜를 책을 통해 얻기를 바라며,

잔가지도 놓치기 싫은 것은 기록을 하고,

때때로 얻어지는 그루터기같은 정신적 지혜들을 적어 놓으려

나는 오늘도 이 전자의 허공에 또 기록하고 적어 두는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나영석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난 고등학교때부터 텔레비전을 끊고 살았는데,

강호동, 이승기, 김C, MC몽, 이수근, 은지원이 나오던 시절의 1박2일은 놓치지 않고 보았다.

그들 출연자와 함께 피디 나영석이 재미를 더했던 것 같다.

 

나피디가 떠나고 그 프로그램은 재미없이 느껴져서 안 보게 되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눈물이 핑~ 돌았던 대목은...

외국인 노동자 특집.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참 많이도 울었는데~

<과정은 즐겁고 결과물은 올바른 작업>을 하고 싶다던 나피디.

 

백두산은 못 봤는데,

'개성 공단'을 가보고 싶다던 그의 이야기는 진실성이 담겨 있어 보였다.

 

인기를 위한 프로그램보다는 '진심'이 담긴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관심을 끈다.

내가 유행어를 배우기 위해 열심히 보던 개그 콘서트가

누구의 압력인지, 게스트로 넘쳐나면서 인기가 땅바닥을 훑는 걸 보면,

진심이 담긴 프로그램만이 시청자의 마음을 얻는다.

 

결국 그의 말처럼,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그러니, 당장의 결과물보다, 길게 '진심'을 담는 일을 해야... 기분좋게 레이스를 마칠 수 있을 게다.

 

우리반에 집은 어려운데,

탁구도 잘 치고, 공부도 잘 하고, 성격도 좋고, 얼굴도 잘 생기고, 연극반도 잘 하는 멋쟁이가 있다.

그 아이를 장학생으로 신청하려 여러 가지 서류를 꾸며야 하는데, 잘 되면 좋겠다.

그 녀석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지금 당장 집안이 어려운 거...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