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8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8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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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이던가?

전교조 젊은 샘들을 중심으로 ebs 지식채널 프로그램을

좋다고 입소문을 내고,

시디로 구워서 나눠가지고,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그랬다.

그 당시만 해도, 교실에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은 학교가 많아서,

저작권 침해를 제법 한 것이다.

 

그러다 요즘엔 노트북으로 교실에서 바로 틀어줄 수도 있고,

우리학교처럼 아이들이 성실하게 시청하는 학교에서는

아침 영어듣기 청취 전에 한 꼭지씩을 틀어주곤 한다.

 

'지식'이란 것이 한없이 넓은 분야들에 대한 탐험이므로,

그 이야깃거리는 한도 끝도 없게 마련이지만,

이 프로그램 피디들의 지식에 대한 사랑 역시 끝없이 샘솟는 물길같단 생각이 든다.

 

이번에 나온 8권에선 주로 '사람들'에 관한 것들이다.

민주주의가 1980년대 수준으로 퇴화하고 있는 '자유를 앗긴' 나라에 살면서,

산소가 부족해 버끔거리며 숨쉬기 가빠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산소 방울이라도 끊이없이 제공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을 읽는 일은, 용기를 얻는 일이기도 하고,

처음처럼... 초심을 다잡는 일이기도 하다.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아직은 포기해선 안 된다.

세상은 결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에릭 홉스봄)

 

이 말이 아마도,

방송 피디들이, 작가들이 작지만 큰 울림을 바라며 외치고 싶은 소리일 것이다.

대선에서 지고, 온갖 분야에서 민중에 대한 억압은 잔인해져 가고 있는데,

방송의 뻘짓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이명박 시절처럼 큰 건수가 터지지 않고 지나가고는 있지만,(어휴, 그 당시엔 숭례문 소실, 촛불과 소고기, 4대강, 미디어법, 용산, 쌍용차, 제주 강정 등... 이미 손댈 걸 다 대서 그런가?)

 

프랑스 전 교육부 장관이란 사람의 이야길 들으면서 반성한다.

 

시민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무엇을 원하게끔 하는 데 있다.(레옹 베라르)

 

한국처럼 학교에서 경쟁만을 일삼게 획책하는 교육부는 폭파되는 것이 좋을 성 싶은데,

중학교의 자유학기제라는 발상은,

안 그래도 지금처럼 교실붕괴를 한탄하는 중학교 교실에 휘발유를 뿌리는 일이 아닐는지 모르겠다.

 

리처드 파인만은 말했다.

 

무언가를 발견하는 즐거움보다 더 큰 상은 없다.

내가 하려는 일이 물리학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는 중요치 않다.

문제는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느냐다.

 

대학자라서 가능한 여유일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온 생은 아니더라도,

즐겁게 나이들고 싶다.

 

그 발견은,

새로운 것의 발견보다는,

고전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공부로 뻗어나가려는 방향을 잡게 될 것도 같은데,

그 일을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게 하느냐가 지속성의 관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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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회, 역사'에 대한 고찰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그래서 시비를 걸고자 하는 구절이 두어 군데 있다.

 

189쪽. 1949. 6. 27 백범 김구가 피살당했다. ---> 26일이다.

197쪽. 1919. 4. 11 3.1운동의 대의를 이어받아 수립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 13일이다.

199쪽, 202쪽. 마찬가지... 1919. 4. 11---> 13일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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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통신 2013-5호                                                                                                            부산장안고 2학년 1

 

요요현상을 조심해!

 

안녕, 우리반 친구들~

이제 2학년 된지 석 달 지났다. 시간 참 빠르지?

농사에서 깐깐 오월, 미끈 유월이란 말이 있어.

보리가 익기까지 오월은 참으로 지루하게 안 가다가, 보리를 베어먹고 나서 단옷날 씨름 한 판 하고, 그네 좀 타고~(추천 놀이~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하노라면, 언젠가 유월은 휘리릭 지나가 버린다는 말이겠지.

 

여름이 돼서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으려니깐 ~ 어휴~ 내 몸매가 넘 적나라하게 드러남. 그래서 요즘 정신적 만족감을 위해 헬쓰하는 책을 보고 있지. ~

거기 보니깐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

체급별 운동선수 있잖아. .

65kg이하급~ 이런 거.

그런 애들은 보통때 한 10킬로그램 더 나간대. 70~75kg.

그러다가 시합을 앞두고, 계체량(計體量)하는 날이 오면, 일주일 새 5~10kg을 뺀대.

물만 먹고, 땀 쫙쫙 흘리고~ 완전 굶으면서 사우나 가서 죽을 맛으로 살을 빼지.

 

평소에 운동을 해서 적절한 체중을 조절하면 그렇게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되잖아.

그런데 왜 그럴까? 운동선수가 게을러서 그럴까?

아니, 그건 작전이라는구나.

65kg급이라도, 65kg70kg이 싸우면 몸무게 많이 나가는 사람이 유리할 거잖아.

그러니깐, 평소에 65로 유지하기보다는, 평소에 70 이상으로 유지하다가, 계체하는 당일에 겨우 통과할 정도로만 살을 조절한대. 이들이 노리는 효과는? 바로 요요현상~!

계체에 통과하고 나면, 이들이 먹는 음식은 그대로 쏙쏙 살과 근육으로 들어가는 거지.

2~3일이면 5~10kg이 원위치로 돌아가는 거래. 훌륭한 작전이지?

그래서, 이렇게 다이어트 하면 완전 망하는 거지. 다이어트 하는 사람이 굶고 허기지다가 먹는 순간, 그것들은 모두 지방으로 화해서 뱃살로 축적되는 원리. 그 이름도 두려운 요요~!

 

42.195km을 달리는 마라톤 선수에게 물었대.

가장 힘든 구간이 어디입니까?

어딜 거 같애? 35~40km 구간이면, 호흡이 가빠오면서 죽을 거 같다기도 하던데...

그 구간은 바로 당일 아침 집을 나서는 현관에서 대문까지의 거리래.

출발하기 싫은 거지. ~ 나서는 순간 그 힘든 코스를 달려야 하니까.

 

이쁜 아이들아.

이제 미끈 유월이 코앞으로 다가왔구나.

다음 주면 모의고사도 있고, 한달 뒤엔 기말고사도 버티고 있고, 여름방학 계획도 잘 세워야겠고.

샘이 왜 요요현상이야길 했을지, 이해하겠지?

습관이란 거 말야. 그렇게 무서운 거잖아.

고치겠다고 마음 먹고 하루이틀 하고 나면, 작심삼일이라고...

바로 요요현상이 오듯, 게으른 몸으로 돌아가기 쉬운 것이 우리 몸이란다.

정독실 자리 앞에 가고싶은대 희망하는과를 적어놓는다고 입학사정관님이 이뻐하진 않을 거잖아.

몸이 이전의 자기 체질을 기억하고 있듯이, 우리 삶과 평소의 습관을 참 잘도 기억하고 있는 것 같구나. 중간고사 기간이면 그렇게도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는 체 해도, 시험 마치고 나면 몸은 금세 요요를 일으켜서 잠이 많아지고 잡생각이 많아지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겠지?

 

수능까지 아직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너희들에게, 가장 힘든 코스는, 3이나 고3 여름방학이 아니란다. 바로, ‘마음먹기의 순간. 현관을 나서서 마라톤에 참여하는 그 순간일거야.

세상만사 마음 먹은 대로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만, 선생님은 주변에서 공부할 때 좀더 열심히 하지 않아서 나이먹고 후회하는 사람을 많이 봤단다. 너희도 스스로 반성해 보면, 내가 이미 레이스에 접어들어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달리고 있는지, 아직 현관 앞에서 나가? 말아? 어휴, 뛰려니 지옥이고, 포기하자니 쫌 그렇고.’ 이러고 망설이고 있는지 잘 보일 거야.

 

우리반 앞 창밖에는 주황색 이쁜 꽃이 한창이란다.

석류꽃이야. 독특하게 생겼고 참 이쁘단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한대. ㅎㅎ 남자는 미녀를 좋아하니깐, 남자는 석류를 좋아하는 여자를 좋아하려면, 석류꽃도 알아야 함. ^^)

석류꽃이 이쁘게 피었어도, 그걸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우리학교 문과반 앞에 석류나무가 있었다는 걸 기억하는 졸업생은 얼마나 될까?

세상은 그런 거 같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인생이란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하게 되는 사람에겐, 자신에 대해서나 삶의 이치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그때 보이는 세상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보일 수 있는 것 같아.

 

잔소리가 공부하란 소리만은 아니란다.

막연한 future미래라고 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가진 futere장래라고 한단다.

미래희망이라고 하지 않고 장래희망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지? 너희는 미래의 엄마, 아빠일 것이고, 미래의 아줌마, 아저씨일 것이고, 미래의 영혼들이 되겠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고, 너희의 장래는 오늘의 나쁜 습관요요현상을 불러오느냐, ‘좋은 습관선순환을 일으켜, 점차 나아지는 자신을 만드느냐를 선택하는 것은 너희 몫이라 여겨 또 잔소리를 하는 거야. 선생님은 원래 잔소리꾼인 직업이거든. ^^

 

미끈 유월~ 다 보내고 한숨쉬지 말고, 계획 세운다고 스케줄의 여왕으로 등극하지나 말고, 나의 습관이 근육질이 되도록 힘들어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근육을 기르는 유일한 길임을 기억하자꾸나. 근육이 많아야 기초대사량이 많아서 숨만 쉬어도 살이 빠지는 것처럼, 습관이란 근육을 단련시켜야 요요라는 함정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을 수 있을 거 같아 하는 잔소리다. 다요트에 열을 올린다고 저녁밥을 굶은 일은, 살을 부르는 일임을, 뽀오얀 지방을 수집하는 일임을 이해하겠니?

 

오늘 숙제, 우리반 앞 석류꽃 얼마나 이쁜가 쳐다보기

담임선생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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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5-27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재미있는 글이네요^^
2학년 학부모라 가슴에 콕콕 박힙니다.
보림이 요즘 모의고사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잠과의 싸움도 하고 있어요. 매일 커피 한잔씩 ㅠ
미끈 6월이 되지 않도록 아자 아자!

글샘 2013-05-28 11:11   좋아요 0 | URL
엄마가 아자~하면 뭘하누~ ㅎㅎ
아이들 참 고생이 많아요. 그래서 가끔 편지써주는 거 외엔 해줄 일이 없네요.

순오기 2013-05-2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3 우리막내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편지에요.^^
미끈 6월~ 기억할게요.^^
내일 부산가는데 수업중이라 글샘님 뵙긴 어렵겠죠?

글샘 2013-05-29 16:55   좋아요 0 | URL
네, 아쉽게도~ ㅋ~
우린 수업이 늦게 마치고 그래서 평일엔 학교에 매여있답니다~
잘 다녀가세요~
 
골방이 너희를 몸짱 되게 하리라! - '빠삐봉' 정봉주의 맨손 헬스
정봉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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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숟가락으로 감옥 벽을 파서 도망간 녀석 이야기도 있고,

환기구나 배식구로 요가를 해서 도망나간 녀석 이야기도 있지만,

당당하게 감방 안에서 맨손 헬스를 한 독특한 인물이 여기 있다.

 

이명박이라는 정말 독특한 캐릭터가 뒷받침해준 덕에,

세계적인 명문대에 스타로서 강연을 다닐 수 있었던, 나꼼수 4인방의 한 명.

 

무슨 이야기에서건 남의 이야기는 들을 줄 모르고,

무작정 자기에게 유리한 제자랑만 늘어놓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이 아주 뛰어나게 풍부했던 깔때기 봉도사.

그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위기감을 느낀 정치권에 의해 크리스마스날 입감을 명받는다.

감방 가는 날도 코믹하다.

 

그랬는데, 감옥에서의 사발~ 운운하면서 나꼼수에서 그가 몸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책을 만들 정도로 훌륭한 몸을 만들어 나올줄은 상상밖이다.

 

운동은 시간이 장소가 부족하여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의지가 부족해서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은 유쾌하다.

이 책의 운동법은 손쉽게 따라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요요현상의 원리 등 운동의 원리를 정말 쉽게,

동네 얼간이들도 잘 알아먹을 말로 쉽게 적어 놓았다.

뭐, 읽을 것도 없다.

만화책을 대사 제대로 읽는 사람은 만화방 고수가 아니듯이...

 

그의 주문은 지속적으로,

힘들어도 더더더~~~

그리고 천천히 하라는 것이다.

 

ㅋ~ 알고 보면 세상의 이치는 쉽다.

꾸준히 노력하면 뭐든 이뤄진다.

힘든 순간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급한 마음은 일을 망친다.

 

내 몸은 봉도사의 '이전'이랑 매우 흡사하다.

봉도사가 입감 '이전' ㅋ~ 볼록하던 뱃살을 자랑하던 몸이었다면,

(그의 술자리는 나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고, 또 그는 운동을 원래 좋아하기도 했다지만)

그의 '이후'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러나, 건강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고,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고,

건강하게 살아야 민폐가 아님을 이 이상한 나라에선 나이들수록 느끼게 되니,

그의 책을 본보기로 열심히 운동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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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13-05-2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이 책 나온거 보고 정말 빵 터졌었어요. ^^
정말 특이한 인물은 맞아요. ^^

글샘 2013-05-28 11:11   좋아요 0 | URL
ㅋㅋ 왕특이하죠.
근데, 참 쉬우면서도 설득력있게 썼어요.
 
묻지 않는 질문
현웅 지음 / 민족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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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칠푼이를 좋아하던 전직 대통령이 좋아하던 구절
대도무문.

무문관이란 뭘까... 오래 생각했지만
없음에대해 나는 계속 생각하는
있음에 그달리고 있었던것 같다.

큰 도는 문이 없다
문이 없으니 깨달은 사람은
아무곳으로나 들어가지만
깨닫지 못한 사람이 볼 때에는
자신이 길에 섰다는 것을 믿기가 어렵다(213)


간화선에 대하여
자신이 가지고있는 힘을
발견하라는 가르침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문은 없는데
잠그는 빗장만 가득한게 세상이다.
왜 잠그고 있는가.
문도 없음에...

 

요즘 사람들 같으면 아난이 깨달았으니 나는 이런 의견이 있고,

이런 대안이 있다고 했을 터인데,

그냥 "나는 이렇게 들었다."고 시작하게 된다.

바로 여기에 불제자의 길이 있는 것이다.(229)

 

여시아문...

이 간단한 말 속에서는,

나를 주장하지 않는 지혜가 있다는 것.

 

흙탕물 속의 연꽃이 물을 맑게 하거나,

없애고 깨끗하게 한 상태에서 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대로 그 속에서 피어난다.

이 말은 번뇌와 망상 속에서 붓다의 꽃이 피어난다는 말이다.

운전하면서도 그대로 '선'을 하는  것.(118)

 

어떤 조건이 되지 않아서 안되는 것들이 참 많다.

그렇지만... 세상에 모든 조건을 갖추고 살아지는 일이 무에 있는가.

우물쭈물 하다가는... 무덤을 가는 것이 인생임에랴...

 

우리게는 누구나 깨달음이 있고 진리의 마음이있는데,

여러 가지 마음으로 가려져 있다.

가려져 있지만 없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이다.

가려져 있는 마음과 항상 같이 작용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가려져 있는 마음으로 참선을 하기 때문에

생각은 선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선의 의미가 언어를 넘어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206)

 

이렇게 들었으면, 몰록 깨달음을 얻을 노릇인저...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한 물건이라고 해도 맞지 않습니다.

얻을 것이 있느냐?

얻을 것은 없지만 얻을 것이 없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270)

 

삶이란 그런 게다.

무상한 것.

공수래공수거하는 것이라서... 아무 것도 안다. 허무하다.

그렇지만, 허무하다고 제멋대로 살아버릴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언어란 뗏목을 타고,

문없는 진리를 찾으러,

그 빗장을 열려고 두드리는 노릇이 인간되는 공부인 모양이다.

 

그럴 듯한 말들은 세상에 차고도 넘친다.

그런 말들을 '여시아문'... 나는 이렇게 들었다...고 인정하기에도, 삶은 짧다.

제 비평을 덧붙이고, 주장하느라고 싸우는 시간에,

보고 싶은 것을 말끄러미 바라보면서,

좋다, 참 좋다... 되뇌는 것이 '얻을 것 없는 삶'에서 '얻을 것이 없다고도 말할 수 없는 것'을 얻음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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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아래
아이미 지음, 이원주 옮김 / 포레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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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진부하다.

문화대혁명 시기, 성분이 별로인 집안의 딸인 징치우는 우연히 쑨젠신을 만난다.

뭐, 젊은 남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는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는가마는,

이 소설이 가진 매력을 몇 가지 놓칠 수 없다.

 

징치우의 순진함.

그 순박함은 시종 독자를 답답하게 하기도 하지만,

원래 매력적인 사람은 '대교약졸'이지 않던가.

겉으로는 어수룩해보이지만, 사귀어 볼수록 '진국'인 사람.

징치우에게서 그런 것들을 만날 수 있다.

운동도 잘 하고, 매사 열심이고 의욕적인 소녀지만,

이성에 대해서는 무지해도 너무 심한 그녀에게 들이닥친 운명적인 사랑은,

그를 잠못들고 애타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부분은,

병든 쑨젠신과 징치우의 베드신이다.

 

여느 소설에서 두 주인공의 사랑을 육체적으로 그리는 부분이 나온다면,

작가가 남자든 여자든, 두 사람의 육체적인 감각의 묘사에 한켠으로 치우치게 마련이고,

육신의 결합 역시 사랑의 연장선이지만, 그 짜릿한 매력에 치중하며 쓰고 읽기 쉽다.

그런데, 이 소설의 사랑을 나누는 구절은,

인간이 이렇게 깨끗할 수도 있구나~ 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담백하다.

물론, 이것은 나의 기억이 느낀 감정일 뿐이다.

 

징치우가 쑨젠신을 '남자'로서 받아들이는 부분을 읽으면서,

두 사람의 사랑이 '진짜'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그 사람의 어떤 것이라도 '내것이 아니고 내 맘에 들지 않아서 싫어하는 감정이 들지 않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징치우가 쑥맥같은 구석이 있어서 답답한 대목도 있지만,

인터넷으로 연재했던 소설이었다면, 오히려 그렇게 끌고간 작가의 힘이 대단하다.

두 사람의 사랑이 해피엔딩이 아니라, 막막한 벽 앞의 상실감으로 마감되고 만 것은 아쉽지만,

삶에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란,

어느 순간에 닥치더라도, 막막한 벽을 실감하는 순간이 될 것이란 느낌이 든다.

그런 것이 나이듦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 벽 앞에서 좌절하고 절망하여 순애(殉愛, 따라죽는 사랑)의 지경이 되지 않으려면,

살아있는 동안, 사랑하는 동안,

더 많은 아름다운 순간들, 반짝이는 순간들을 만들어 두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더 많은 추억들을 반추하면서, 자기도 죽을 날을 기다릴 수 있다면, 죽을 맛은 아닐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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