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랬자, 쉬는 날도 별로 없는 방학이 된다.

방학이라면,

수박 화채 옆에 놓고,

의자 아래 시원한 세숫대야에 발 담그고,

독서삼매에 빠져주는 쎈쓰~가 있었는데,

잊어버린 지 오래다.

 

일본도 누비고 다니고,

강신주랑 소주 한 잔 나누면서 수다도 떨고 싶다.

 

둘 다 예약판매중이지만, 곧 나올 것이니 기대된다.

 

역시 책을 읽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나의 경우엔 여름이다.

 

그리고 오래 그려온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20권 완간되었다.

 

   박시백의 실록은 아이들이 중고생 정도라면,

   문학이나 역사 공부자료로라도 읽힐만한 책이다.

 

  어른들도 역사에 대한 시각이 필요하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사료를 활용한 기법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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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7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난국 미생 7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을 보는 필터, 바둑.

 

19*19의 바둑판에 펼쳐지는 모든 수는 판마다 모두 다르다.

인생이 거기서 거기인 것 같지만 모두 다르듯.

 

어떤 수는 기사회생하기도 하지만,

어떤 수는 대마가 죽기도 한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세상살이를 바둑처럼 잘 표현한 것도 드물 것이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장그래라는 인턴 사원이다.

그렇지만 윤태호는 장그래를 지나치게 애정해 마지않는다.

 

그래서 윤태호에게 배려한 것이, 직장 상사다.

눈이 빨간 오 과장(승진해도 난 오과장이 좋다 ㅋ~)

그리고 푸근한 김 대리.

 

삶에선 현상뿐 아니라,

'어떤 것이 덧붙여져도 변하지 않는 본질'을 꿰어차는 일이 중요하다고 알려준다.

 

 

그 '훅'을 장그래는 나름대로 이해한다.

일의 상투를 쥐는 것.

자신의 리듬을 지키는 것.

그것은 별개가 아니다.

 

세계와 자아가 만나 갈등을 일으키지 않도록

스스로 조절할 줄 안다면,

'Yes' 그래, 가 될 것이다.

 

직장인에게 주어지는 일은 늘 자신의 주제를 넘어선다.

그때,

자신의 주제를 알고,

자신의 위치를 알고,

리듬을 되찾는 일은 중요하다.

휘둘리면... 따라가다가 결국 미생의 존재는 방황하다 죽고 만다.

 

윤태호의 멋진 점은,

디테일에서도 세상을 풍자하는 맛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청와대에서 누가 '한식 세계화' 했더라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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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7-17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웹툰으로 보고 있지요. 조만간 연재가 끝나면 한번에 몰아서 구매하려고요. 집에 1권하고 2권만 있거든요.
 
마흔부터 다르게 살기 - 심플하게 준비하는 마흔 이후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김준균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십오세에 학문에 뜻을 두고, 서른에 우뚝 서고, 마흔이면 미혹되지 않고,

쉰에 운명에 통달하고, 예순이면 귀에 거슬리는것이 없고, 일흔이면 마음대로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

 

공자가 살던 2500년 전의 인간의 수명은 두보의 시처럼 '인생칠십 고래희'였을 것이다.

지금 이 말을 늘인다면, 인생 백세 고래희이고, 인생은 어차피 10세 이전은 성장기이므로,

60년을 90년으로 늘여 본다면 어떨까 한다.

 

결혼도 십오세에 하던 것을 요즘엔 서른에 하게 되고,

그래서 마흔이면 할아버지가 되던 것을 요즘엔 예순이 돼야 할아버지가 된다.

 

이렇게 비례식으로 늘여 본다면,

요즘의 '마흔'은 미혹되지 않는 나이가 아니라,

불확정성의 시대에 흔들림의 중심에 선 나이가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노년의 현실은 그제나 이제나 마흔의 얼굴을 뒤덮는 것임에랴.

마흔은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개인의 내적 풍경에서나 황량하고 버석거리기 쉬운 나이다.

 

마흔이니까 침학하고, 무슨 일이든 모르면 안 돼. 당황해서는 안돼.

이런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

70을 위한 여행의 출발선 위에 부끄러움 없는 신입생의 마음으로 서도록 하자.(33)

 

크게 뛰어날 것도 없는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자신의 지난 20년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나는 내가 살아온 지난 28년의 큰 행보를 그림으로 적어 봤다.

대학을 들어갔고, 교사가 되었고, 군대를 다녀왔다.

결혼을 했고, 아들을 낳았고, 이사를 다녔다.

직장에서 담임과 이런저런 일들을 맡았으며,

직장을 여러 학교 옮겨 다녔다.

 

그러면서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도 그 수를 알지 못할 정도고,

가르친 제자들 역시 수를 헤아릴 수 없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남을 생각하면, 그닥 많지도 않다.

 

40대가 되면 체력이 떨어진다.

 

이것을 인식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다. 혹사하다 몸을 망치는 경우,

마흔이 많을 것이다. 체력이 떨어졌음을 가벼이 여겨 그럴 것이다.

 

뭔가 자꾸 끌어 모아야 직성이 풀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이런 조언도 도움이 된다.

 

내가 감동할 수 있는 좋은 물건.

같은 물건을 두 개 사고 싶을 정도로 좋은 물건.

그런 물건을 고르고 고른 것만을 자기 주위에 두겠다고 결심하면

불필요한 물건은 조금씩 사라진다.(82)

 

나도 책을 참 많이 그러모았다.

그러노라니 책이 짐이 되어 내가 떠이고 살게 되는 형국이다.

책을 아이들 것은 아이들 주고, 도무지 읽지 않을 것은 내다 버려야 할 일이다.

 

까치발을 멈추고

그릇을 키워라.(97)

 

까치발은 더 많이, 더 높이... 이런 것을 추구하려는 마음이렷다.

그릇을 키우면,

세상에 가득 내리는 빗방울이 더 많이 고일 수 있다.

그러면 목마른 사람에게 한 모금 마시게 하는 노릇에서 더 너그러울 수도 있다.

 

지난 28년을 적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이미 있었던 일을, 담담하게 적었기 때문이다. 후회 같은 것은 없었다.

다만, 앞으로 50대, 60대, 70대엔 무얼할지... 아직이다.

 

텅 빈 칸인데,

그만큼 채울 것이 많을지 어떨지를 아직 모르겠다.

 

다만, 여적지 해온 독서를 눈이 허락하는 한에서 더 하고 싶다.

그러려면, 이제 노인의 눈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을 가려내야 할 일이다.

 

난 원래 과한 운동을 하는 체질이 아니다. 건강을 위해 가벼운 운동을 생활화 해야 한다.

복식 호흡을 위해 플루트를 계속 부는 일도 좋을 것 같다.

플루트 소리를 아름답게 내기 위해서는 숨을 아름답게 내쉬어야 한다. 쉽지 않다.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하고 싶다.

학교 도서관 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기도 하고, 상담실에서 일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공부하던 디베이트로 재능기부를 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느냐이다.

 

난 교장 노릇을 하고 싶지 않다.

그 되는 과정이 참 한심하기 짝이 없고, 이미 하기도 쉽지 않게 되어 먹었다.

무엇보다 교장이 하는 일이 창의적이거나 소통을 통한 일이기 힘든 구조가 되어버려서,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그건 하고 싶은 일이 전혀 아니다.

 

나이든 삶을 어떻게 사느냐.

책을 읽는다고 다 지식인은 아니듯,

은퇴 후 삶 역시 다 무기력한 노인의 그것은 아닐 것이다.

차근차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즐거운 여행을 하겠다는 목적의식이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171)

 

나는 장수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인생을 보는 누군가가 나더러 한 80쯤 산다고 했다.

그만큼이면 충분히 고맙다.

 

앞으로 30년 여를 소박하게 그렇지만 재미있게 살고 싶다.

 

주말에 전주 여행을 다녀 왔다.

아내가 소품을 구경하길 좋아해서,

이런저런 가게를 구경하고 들락거렸다.

소나기를 피해 우연히 들어간 커피집에서 정말 진한 핸드드립 커피를 만나는 호사도 누렸고,

우연히 접어든 골목길에서 만난 게스트 하우스에서 정말 편하게 지냈다.

자고 싶을 때 자고, 걷고 싶을 때 걸었다.

배고프면 먹고, 이야기하고 웃고 돌아다녔다.

 

편안하게 쉬는 데는 큰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만, 아무 것에도 끄달리지 않는 놓인 마음만이 중요했다.

 

은퇴 후 하는 일은 좀 볼품없는 일들이기 쉽다.

경비나 공공근로처럼 폼 안 나는 일들...

 

아무리 그래도 그런 일은 좀 내키지 않는군요. 저도 자존심이 있으니까요.

그런 건 안 해 봐서요.(178)

 

이런 노인이 되고 싶진 않다.

어느 자리에 서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노인이 되고 싶다.

경비를 해도 아이들에게 책읽어주는 할아버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동네 아이들을 돌봐주는 할아버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졌지만,

다음번에는 이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패자다.

승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패자인 것이다.

 

몇 번을 지더라도 매번 출발선에 다시 설 수 있는 용기를 계속 가져야 한다.

전승으로 인생을 마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들은 모두 패배를 경험하고 또 승리를 경험한다.

승자와 패자는 사실 별 차이가 없다.

출발선 위에 서 있는 시점에서는 완벽하게 똑 같다.(206)

 

승자가 되려는 욕심을 비우고,

출발선에서 웃을 수 있는 '나이'를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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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아프니까 청춘이다?

청춘은 아파야 할까?

그 아픈 내용에 따라, 위로도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닐까?

40대를 국가에서 내팽개친 결과,

40대 자영업자의 자살률이 극에 달한다는 국가.

결국, 자영업자란 실업자의 생존 양식의 하나이기에,

20대 젊은이의 아픔에

'너희만할 땐 다 아픈거란다.'라고 말하는 어른은,

무식하거나,

무책임한 것이다.

 

물론,

삶은 가볍고 부질없는 것이기도 하고,

잔디밭의 이쪽에서 보면, 저쪽 잔디밭이 늘 푸르르게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허나,

삶의 앞길이 가시밭길처럼 보여

초등학생부터 조마조마한 심사로 살아가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박웅현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번 들어볼 만 하다.

 

무엇보다, 그의 이야기엔

'성공한 자로서의 허세'가 없다.

내가 싫어하는 류의 '이지성'처럼 '리딩으로 리드하라' 같은 잘난 체.

김난도처럼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얄팍한 처세술 내지 위로하는 체하는 방식이 아닌,

그렇다고, 김어준처럼 '야, 니 현실을 직시해' 류의 돌직구도 아닌,

살아가는 힘을 어디서 얻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자 하는 진지함이 가득 담겨 있다.

 

그러기에, 그의 책에서는 이지성 처럼 비전을 제시하지도, 김난도처럼 달콤한 위로를 던지지도, 김어준처럼 속시원한 상담을 해주지도 않는다.

세상은 그냥 갑갑한 그대로다.

그렇지만,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갑갑해 왔고,

책 속에서 그 세상을 살아가는 군상들의 얼굴을 확인하면서,

자신의 위치가 그닥 좌절스럽기만 한 곳도, 그렇다고 아주 우월한 곳도 아닌, 살기 위해 부지런히 살고 있는 자의 자리,

요즘 인기있는 만화인 윤태호의 '미생'의 자리가 아닐까 싶은 이야길 들려준다.

 

그의 삶의 모토. 개처럼 삽니다.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132)

 

이 책에서 이 말이 참 맘에 들었다.

너무 힘겹게 살 이유는 없을 것 같다.

과거에 대한 죄책감, 후회,

미래에 대한 두려웁, 걱정... 다 부질없는 것들이다.

미래 사회는 갈수록 불확정성의 시대가 될 것이다.

스마트폰을 모두들 가지고 다닐 시대를 예측하지 못했듯이,

미래 사회의 삶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걸 위해 아둥바둥 천방지방 지방천방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상처투성이 삶을 살 이유는 없다.

 

힘 닿는 한, 최선을 다해보는 자세는 좋지만,

뭐, 안 되더라도 너무 아파하지 말 일이다.

 

박웅현이 <그들의 삶의 긍정과 내 삶의 긍정>으로서,

비교하지 않음으로서 <비로소 나의 현재에 대한 존중>이 50이 되어서야 생겼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아이를 둘은 낳아야 한다고 그러는 사람들,

아이를 낳아도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사람들,

초등학교부터 조기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사람들... 그들과 비교하면, 늘 배고프다.

 

<나의 현재에 대한 존중>과 그들에 대한 긍정... 개 같은 삶이다. ^^ 긍정적인 아름다운 개~!

 

인문학을 하면 밥이 나오나요?

 

고미숙이나 이지성은 나온다고 할 것이다. ㅋ~

지들은 그걸로 밥벌이 할는지 몰라도, 인문학은 배고픈 학문이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밥이 튀어나오질 않는다.

그걸, 박웅현은 역시 긍정하면서, 인정한다.

 

인문학을 하면 밥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안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문학을 하면 밥이 맛있어집니다.(144)

 

그래. 밥을 배부르기 위해 먹을 수도 있고,

이유없이 먹을 수도 있고, 맛을 음미하며 먹을수도 있다.

삶을 음미하며 살려면, 인문학을 하고 고전을 읽을 필요가 그래서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가 참 고맙다.

 

그의 회의 이야기는 한국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싶다.

 

회의가 끝날 때쯤에는 제일 고참인 제가

오늘은 별 거 없으니 그냥 쉬자거나

오늘은 꼭 이 주제를 발전시켜 보도록 하자라고 방점을 찍어 줍니다.

그래야 편히 쉬든, 버스를 타고 집에 가면서도 아이디어를 떠올리든 할 거 아닙니까

소통만 잘 돼도 언제 어느 때 떠오를지 모르는 아이디어의 분산을 막고,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아무 말 없이 휙 나가버린다면,

남은 사람들은 뭘 해야할지 모르고 갈팡질팡할 겁니다.

더 생각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시간이 다 가겠죠.

괜히 야근이나 철야를 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고 말이죠.

그러니 방향을 정해주지 않은 채,

소통하지 않고 혼자 독단적으로 회의를 이끄는 건 죄악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입니다.(181)

 

작년까지 4년간 부장을 맡아서 회의에 들어가면 난 늘 회의적이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회의시간... 참 싫었다.

올해 학교를 옮겨 부장을 면직하니 참 홀가분하다.

내년에 부장을 안 할 방도를 모색하고 있는데, 이런 글만 읽고도 갑갑하다.

 

혹자는 네가 승진해서 그런 풍토를 고치라고도 하지만,

승진을 위한 코스가 참 희한한 곳이 한국이다 보니, 한숨만 폴폴 나온다.

 

인생을 정해진 코스대로만 도는 경마와 같은 것이라 여기면,

이런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하여 경쟁을 위한 도구를 벼리는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인생은 언제 마쳐질지 모르는 코스가 없는 행로다.

달리는 사람도 있고, 걷는 사람도 있고, 기어가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을 존중하는 진정한 '자존'을 얻는다면,

여덟 단어 아니라, 한 단어에서도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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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광고쟁이라 좋은 이야기를 잘 끌어들여 쓰는 경향이 있다.

다만, 모호하게 틀린 것들도 제법 된다.

내 생각과 다른 것들을 몇 가지 적어 본다.(혹시 작가나 편집자님이 보시면 연락 주세요. 지울게요.)

 

33. 이순신은 물살을 보고 그것을 이용해 한산대첩에서 승리합니다... 한산도는 통영 앞바다의 다도해의 한 섬이다. 지금은 한산 대첩을 기념하여 제승당을 지어 충무공을 기린다. 그런데, 이곳은 지형을 이용하여 '학날개 전법'을 쓴 '학익진'의 역사적 현장이다. 물살이 흐르는 속도가 무지 빨라 우는 것 같다 하여, 울둘목(한자로 울 명 鳴 을 써서 명량)이라 부르는 진도 앞바다의 해전을 착각한 것 같다.

 

51. 트위터 아냐? 40자로 메시지를 써서 올리고 공유하는... 문자 메시지는 40자지만(나쁜 회사들, 70자까지 쓸 수 있다며?) 트위터는 140자다.

 

85. 첨성대는 대양을 관측하는... 태양이겠다.

 

140. 만혹 滿或의 나이가 됐어요. 불혹에 대한 패러디인데... 불혹이 미혹되지 아니한다...는 惑을 쓰니, 마찬가지 한자를 써야한다.

 

228.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니라. 이것만 옳고,

              不患人之不己知, 患己不能也는 이상하게 여겼는데, 전자는 논어의 '학이'편에 나오고, 후자는 '헌문'편에 나오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작가를 의심하다 하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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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클래식 - 우리 시대 지식인 101명이 뽑은 인생을 바꾼 고전
정민 외 36명 지음, 어수웅 엮음 / 민음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파워와 포스는 다르다.

파워는 삶의 활력소고, 삶의 주체로서 느끼는 힘이고,

포스는 상대적으로 비교할 때 객체가 되어 느끼는 힘이다.

포스는 무력이고 파워는 인생에서 우러나는 아우라다.

 

독서가 파워있게 되려면,

우선 책을 읽은 사람의 심금의 거문고줄을 '둥~~~~~~~~~'하고 오래 울리게 되어야 한다.

흔히 '인생을 바꾸는 독서'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꿀 리가 있나?

분명 어떤 계기가 있었겠지만,

그 시절에 읽은 책이 오래 울림이 남는 거겠지.

 

나는 책을 읽어온 것이 한 십 년 되어간다.

그 전에도 되는대로 닥치는대로 소설도 읽고 했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하면서 리뷰를 남기고 정리를 한 것이 한 십 년 된다.

 

그러면서 생긴 버릇이,

고전들을 섭렵하고 싶다는 마음의 충동질이다.

 

이 책엔 등장하지 않지만,

내 마음의 거문고를 울린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금강경'이다.

'선으로 읽는 금강경'인가 하는 두툼한 책을 읽으면서,

삶의 무게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된 듯 하다.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유명한 것들이다.

소개한 사람들도 유명한 사람들이다.

 

이렇게 여러 사람이 여러 작품을 소개할 때 늘 아쉬운 점은,

통일성이 없다는 것이고,

고전이 좋다~고 말하면서, 그 고전에 대하여 좀 더 상세히 설명하는 일을 뛰어넘고,

자기 감상을 늘어 놓기 쉽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그 아쉬움들을 잘 해소한다.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짧은 속에 줄거리와 핵심을 잘 짚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읽어보고 싶은 책은 무궁무진 늘어난다.

그렇지만, 내 시간이 허여하는대로 흘러갈 노릇이다.

 

작가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어린이 정신'.

세계는 선한 자와 악한 자로 이분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 정신으로 충만하여 사는 성인과 그것을 잃어버린 불행한 사람들로 나뉘는 것임을 깨우친다.(20)

      <조르주 베르나노스,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이런 책을 어찌 읽어보고 싶지 않겠는가.

 

플로베르에 이르러 글쓰기는,

그 내용과 형식의 대립 자체가 사라진다.

글을 쓰는 것과 사유하는 것의 차이가 사라지며

글쓰기는 어떤 총체적 존재가 된다.

그리하여 플로베르의 문장들은 하나하나 독립된 사물이 된다.

그래서 '마담 보바리'는 줄거리로 이해해야 할 작품이 아니라,

직접 읽어 봐야 그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 되는 것이다.

 

이런 유혹을 참는 일은 견디기 힘들다.

 

인간의 수명은 길어지고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무시무시하게 빨라진 오늘날 우리에게,

더 이상 십 대라는 나이는 큰 의미가 없다.

나나 내 자식들이나 심지어 내 부모들마저도,

우리는 모두 똑같이 성장해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이제 성장은 평생의 과제가 되었고,

그 막막한 불확정성 앞에서 우리는 언제나 격려를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데미안'이 우리 곁에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135)

 

불후의 명작이란 말이 있다.

오래 되어도 썩지 않는다는 말이다.

 

진정한 클래식은 오래되어 표지가 낡아갈수록,

그 깊이가 더해지는 힘이 있는 책을 말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있지만,

글이 길지 않아서 아쉬운 점도 있지만,

고전의 힘을 보여주기에 훌륭한 역할을 할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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