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제주도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람, 여자, 돌의 섬 삼다도...

역시 유홍준이었다.

 

제주를 사랑하는 체 하는 글들을 읽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문화 유산, 제주도의 풍습과 언어, 올레길...

이런 것들로 가득한 책들을 읽으며 왠지 알맹이 빠진 빵껍데기처럼 느껴졌었는데,

이제 유홍준을 읽으니, 비로소

제주도의 '사람 냄새'가 물씬풍기는 책을 만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는 뭍 사람들 '석주명, 김정희'들과 섬 사람 '만덕, 이재수' 들의 이야기도 땀냄새 물씬 나고,

피비린내 진동하는 4.3에 대한 진혼곡도 빠지지 않고 바쳐지며,

말똥의 비릿한 섬유질 냄새까지도 그의 글은 잘 담아내고 있다.

이것은 국토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아니고서는 담아낼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제주의 본향당 이야기는 인문학적으로 뛰어난 감성이 가득 배어나는 향취를 남긴다.

 

와흘 본향당은 이뤠당이어서 7일, 17일, 27일 새벽에 만날 수 있어요.

이렛날 새벽에 빌러 왔는데 앞사람이 먼저 할망하고 독대하고 있으면

밖에서 그 독대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그 사람이 나온 다음에야 들어갑니다.

독재하고 나온 이에게는 절대로 말을 걸어선 안 됩니다. 이건 철칙입니다.(38)

 

가난한 섬에서 살면서 얼마나 힘든 일이 많았을까.

죽음이 질펀한 섬, 태어남과 죽음이 마구 섯갈리는 섬,

파도와 너른 바다, 태풍이 늘상 삶의 질곡을 피말리는 섬에 사는 사람들은,

인문학적 감수성을 발휘하여 전설과 현실이 맞물리는 지점에 '상담 선생님'을 모셔 두었단다.

그 상담 선생님은 절대로 비밀을 발설하지 않는단다.

 

현기영의 '순이 삼촌'부터 시작하여 제주도 4.3에 대하여 이렇게 밀린 마음의 빚을 갚듯,

슬픔의 빚을 가득 풀어내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읽는 나도 괜히 마음이 푸근하여졌다.

아직도 4.3은 '대한민국'의 정당성에 생채기를 낼 수 있는 사건이라, 은밀하게 유통되는 역사다.

 

4.3 이아기를 풀어내서 제주 할망의 한을 다독거려준 다음에라야 그의 이야기는 자연으로 넘어간다.

다행이다.

고마웠다.

 

대상은 묵직하고 필치는 느릿하고 색채는 야성적인 갈색과 검은색이 주조를 이루었다.

초록의 들판 그림에서도 검은색은 빠지지 않았고,

흰 파도의 포말도 검은 돌 위로 넘어왔다.

강요배의 검은색은 제주 땅의 기본을 이루는 화산암이었다.

 

'흰 바다'에서는 남쪽 먼바다로부터 마파람이 불어오면서 크게 뒤채는 파도가 넘실댄다.

'팽나무'에서는 맵찬 칼바람에 살점이 깎여 검은 뼈 가지로 버티는 제주 팽나무의 생명력이 살아있다.

 

바람이 구름을 휩쓸어 '황무지'를 후려친다.

새벽 공기 속 '호박꽃'이 싱싱한 여름,

한낮엔 속으로 붉게 타는 황금빛 '보리밭' 들판 가득 흐드러지고,

땡볕에 무르익은 노랑참외'의 단내가 들길에 썩어 넘실거릴 때

'먼바다'는 쪽빛이다.

능선 고운 '오름' 잔디가 금빛으로 옷갈이하고 맑은 바람 속에 작은 '산꽃'들이 하늘댄다.(작가의 변, 강요배 팸플릿 중)

 

소사나무도 참 멋진데, 다랑쉬오름의 소사나무도 예술이다.

 

소사나무는 녹음이 멋진 나무의 하나이다.

대부분의 소사나무들은 바람이 가장 많이 들고 나는 바닷가 산언덕 즈음에 무리지어 숲을 이루어 특별한 풍광을 자아낸다.

굵어도 아주 크지 않고,

적절히 자연의 선이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의 이리저리 부드럽게 굷은 줄기하며,

운치있게 흰빛도는 수피가 점차 짙어가는 초록의 잎새와 아주 멋지게 어울린다.(93)

 

이런 것은 국립 수목원 연구관 이유미의 글인데,

이런 글을 모아두는 것만해도 재산이다.

 

기암 괴석들이 쪼아 새기고 갈고 깎은 듯이 삐죽빼죽 솟아있기도 하고 떨어져 있기도 하고, 어기어 서있기도 하고,

기울게 서있기도 하고, 짝지어 서있기도 한데,

마치 속삭이는 것 같기도 하고,

대화하느 것 같기도 하고,

서로 돌아보며 줄지어 따라가는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조물주가 정성들여 만들어 놓은 것이다.

좋은 나무와 기이한 나무들이 푸르게 물들이고 치장하여 삼림이 빽빽한데

서로 손을 잡아 서있기도 하고,

등을 돌려 서있기도 하고,

옆으로 누워있기도 하고,

비스듬히 서있기도 하니,

마치 누가 어른인지 다투는 것도 같고, 누가 잘나쓴지 경쟁하는 것도 같고,

어지럽게 일어나 춤추고 절하며 줄지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는 토신이 힘을 다하여 심어 놓은 것이다.

신선과 아라한이 그 사이를 여기저기 걸어다닌다. 이쯤되면 경개를 갖추었다고 할 만 하다.(173)

 

이는 영실을 묘사한 이형상 목사의 등반기다.

제주는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길이면 길...

모두가 그림같이 아름답다.

마음 속에 그 그림을 떠안고 오는 수밖에...

 

그의 이야기는 자연에 인간의 냄새가 가득 묻어 나면서,

진한 삶의 체취와 자연이 둘이 아닌 경지를 마치 옛이야기 하듯 들려준다.

 

전설이 유물을 만나면 현실적 실체감을 얻게 되고,

유물은 전설을 만나면서 스토리 텔링을 갖추게 된다.(224)

 

그가 전공한 '유물'에 대한 공부가 '역사', '전설' 속의 인물들과 혼연일체가 되고,

그것이 되살아나기 위해 유홍준이란 스토리텔러가 우리 곁에 있으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관이 민에게 강제하면

생명없는 관제 작품이 되지만,

민이 요구하는 것을 관이 받아들이면 명작이 나온다.(248)

 

제주의 관덕정 돌하르방은 참 씩씩하게 생겼다.

예술품은 완성도보다 중요한 것이 생활 속의 쓰임이다.

인간과 어우러지지 않고 거기 그저 놓인,

"뽈대"들에 대한 한없는 한탄이 생각없는 행정의 소산임을 토로하지만,

민중이 만들어 놓는 작품들이 제주의 토양에 스며든 것들은 참 늠름하다.

 

한국어의 여러 방언들은 어느 지역 말이 표준어가 되든,

소수의 '명사'들과 몇 가지 '어미'들이 독특하여 '방언'으로서 구분이 가능하지만,

제주어는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이질적이다.

 

2007년 제주도는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안을 만들어

주주 방언이 아닌 '제주어'라고 공식화했다.

유네스코도 2010년 12월 제주어를 '다섯 가지 소멸 위기' 중 4단계인 '아주 심각한 위기'라고 판한했단다.(283)

 

마치 현무암처럼 푸석거리는 화산암과도 같은 질감을 가진 언어,

아래 아가 살아있어,

언어의 감촉이 졸깃거리는 곶감을 입안에 굴리는 듯,

간결하고 재미나게 만들어진 받침 'ㅇ'이 궁글리는 말맛을 가진 언어.

 

그런 언어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인류 문화의 손실이다.

 

백난아의 '찔레꽃' 가사 중에 '찔레꽃 붉게 피는'의 유래도 재미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꽃은 흰색인데 왜 붉게 핀다고 하느냐니,

식물학자 박상진 교수 왈,

줄기에 잔가시가 많아 잘 찌릴는 해당화의 별칭이 찔레꽃이란다.(295)

 

문화재청장까지 역임한 그가 많이 둥글린다고는 했지만,

역시 그는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이 살아있어야 유홍준이다.

 

하멜상선 기념 전시관으로 지은 배는 원래 배의 80% 크기란다.

그 이유를 물은 즉슨,

역시 한국이다.

돈에 맞춰서 지은 거라하니, 참 그 느낌 익숙하다.

 

제주의 사람과 경관과 역사와 문화 유산을 훑으며 내려오다

최남단 마라도 가기 전 모슬포에 닿아 그 소회를 노래한 정진규의 시는 제주의 한을 오롯이 휩싸안는다.

모랫바람으로 가슬가슬하지만 마음만은 포근하다.

 

   지난 봄 제주 가서 보고 온 노오란 유채꽃들은 모로 누워 일어날 줄

몰랐다 노오랗게 기절해 있었다 모슬포의 유채꽃들은 그랬다 모슬포

의 바람 탓이었다 모슬포의 바람은 어찌나 빠른지 정갱이도 무릎도

발바닥도 없이 달려만 가고 있었다 아랫도기가 없어진 지가 사뭇 오

래된 눈치였다 염치가 없었다 다만, 이따금씩이 아니라 연이어 귓쌈

만 세차게 후려쳤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알 수가 없었다 송악산

민동산엔 네 발굽 땅 속 깊게 묻은 채 떨고 섰는 오직 비루먹은 조랑말

한 마리, 그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연이어 귓쌈만 세차게 얻어맞고 있

었다 추사 선생의 대정 마을로 내려와보니 입 굳게 다문 채 제주사람

들은 그 바람의 모진 내력들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 눈치였다. (모슬포 바람, 전문, 396)

 

이런 것이 인문학의 힘이다.

사람의 삶이 얼마나 지난했던지,

그것을 말로 다 할 수 없을 때,

지나가는 맵찬 바람에 묻어서,

시퍼렇게 파도치는 바다의 매질에 얹혀서,

사람의 삶이 이렇게 부대낌을 노래하는 것이 인문학이다.

 

한국 인문학에 유홍준은 큰 재산이다.

 

그의 일본 유산도 재미있게 읽고 있다.

그가 문화재청장을 하고 나니, '행정'에 대해서도 문리가 트인 듯 하여 더 반갑다.

이제 투덜이 스머프에서,

몸으로 실천할 수 있는 똘똘이 스머프로 변신할 여유가 있어 보여 반갑고 기쁘다.

그의 건필을 온 마음으로 빌고 있다.

 

--------------  눈에 띈 이상한 것 두 가지

 

302쪽. 2003년, 하멜 표착 350주년 특별전을 준비할 당시... 태풍 루사의 세력이 커지는 바람에...

         문맥을 잘 읽으면 준비할 당시니까 그 이전일 수 있지만, 태풍 루사는 2002년 여름에 불어온 바람이다.

 

453쪽. 시바 료오따로오(司馬遼)는 일본 이름으로 司馬遼太郞 으로 써야 옳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바람이다 1 - 빨간 수염 사나이 하멜 일공일삼 85
김남중 지음, 강전희 그림 / 비룡소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니던 사람들의 공과 과가 엇갈린다.

지리적인 발견과 물질의 유통, 문화의 상대적 이해 등은 공으로 돌릴 수 있지만,

제국주의적 약탈과 침략, 멸종에 가까운 몰살, 인간에 대한 인간의 지배, 그리고 세계 대전 등은 명백한 잘못이다.

 

그렇지만, 잘못을 보고 그 공을 무시하는 것 역시 잘못이다.

인간이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주는 이로움 역시 인간에게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동화는 하멜 표류기를 근간으로 한다.

제주도에 표류되었다가 조선에서 십여 년 살던 홀란드(네덜란드) 사람들이 탈출하여 일본 나가사키를 거쳐

하멜 표류기를 출간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여,

상상의 나래가 물결친다.

 

세계 속으로 고려인들이 뻗어나갔다면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하고, 자칫 침략자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고...

 

스페인 포르투갈인은 무역만큼이나 기독교를 전파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신교를 믿는 홀란드인들은 선교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상인 기질이 강한 홀란드인에게는 종교보다도 무역이 먼저였다.(1권, 161)

 

네덜란드인 하멜이 제주에 표류한 이유다.

그들은 일본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하여 일본이 '난학'을 꽃피우고,

유럽 문화에 대한 번역에 몰두하게 하는 큰 영향을 미친다.

 

일본인들은 조선의 소년 해풍이를 이용하여 세계 항해술을 익히려 한다.

그런 열정을 이 소설에선 읽어낼 수 있다.

근대시기 일본 사람들의 갈증이 얼마나 열정적이었는지를...

 

우선은 경험 많은 항해사가 되어야 한다.

항해사가 되면 지도와 해도를 구할 수 있지.

최대한 많은 나라를 다니면서 지도와 해도를 모두 사들여라.(2권, 98)

 

항해와 바다와 배에 대해

홀란드의 모든 기술을 배워 오너라. 나는 네가 부럽구나.(2권, 136)

 

이 소설에서 해풍이가 그런 기술을 배울지는 결판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게 하멜의 범선에 오르기까지 겪는 고난과 그의 냉철한 판단은

이 소설을 읽는 아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기에 가치가 있다.

 

살다 보면 이때다 싶은 순간이 온다.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때, 그때 목숨을 거는 거야.

세상에 공짜는 없거든.(2권, 187)

 

조선이 쇄국으로 문의 빗장을 닫아 걸면서,

일본국, 청과 러시아를 이용하여 줄타기를 하려들 때,

이미 세계는 한물결로 넘실대는 대양의 기운을 호흡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선의 갑갑함이 안타깝지만,

지나간 역사는 미래를 읽는 해도가 되기도 한다.

 

컴퍼스로 해도에 표시를 해가며 항해를 할 때,

늘 컴퍼스(나침반)의 자침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는지를 유념하며 살아야 한다.

 

이 땅이 숨막히게 답답한 공간이라면,

고개를 돌려 숨통 틔는 곳을 찾는 시선을 익힐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이 책은 그런 가능성을 열어주는 책이 될 수도 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3-10-17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한 글샘님, 벌써 읽고 리뷰까지.... @@
오늘은 제법 추울거라는 예보가 있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한 가을 되시기를.... ^^
 
멜트다운 -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어떻게 일본을 침몰시켰는가
오시카 야스아키 지음, 한승동 옮김 / 양철북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밀양 송전탑을 경찰이 억압하고, 한전에서 공사를 한단다.

뉴스는 '밥그릇 싸움'으로 격하할 것이 뻔하다.

난 뉴스를 보지 못한다. 혈압 상승으로 사망할지 모르니...

 

송전탑 문제도 애써 외면하다가 궁금하여 찾아보니...

헐, 보통 송전탑은 154,000볼트인데, 이번에 공사하는 송전탑은 세계 최대, 최고인 765,000 볼트란다.

전선 주변으로는 자기장이 펼쳐지는데, 우와~ 굉장하다.

 

<송전탑 반대 이유 : 대학생 나눔 문화 홈피> 비교적 쉬운 자료...

http://blog.naver.com/daenanum?Redirect=Log&logNo=80199363365

 

근데... 송전탑을 왜 밀양에서 난리지?

밀양에 무슨 발전소가 있나? 보니, 내가 근무하는 곳에서 직경 5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뭔 원자력 발전소(노후된 거 다시 비아그라 먹여서 돌린다는 그 신비한 발전소, 그리고 그 비아그라가 또 짝퉁이라는 문제의 발전소) 에서 발전한 걸, 서울로 보낼라니 이런저런 산등성이를 넘어 넘어 가야하는 모양인데,

앞으로도 발전소를 더 지을 모냥이고, 또 짝퉁 부품으로 맞춰서 이익을 무척이나 남길 모양이고,

마침 거기 재수 없게도, 밀양이란 '숨겨진 빛'의 도시가 가로막혀서, 그넘만 가로지르면 참 돈도 적게 드는 모양이었다.

 

이 나라는 지진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통념에 사로잡혀 있고,

(엊그제도 포항~대구꺼정 지진이 일났드만~)

또 한국수력원자력이라는 '공기업'은 이제 닭대통께서 친히 아주 친한 이루다가 사장을 맽겨 주실 거고 ㅋ~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쓰바, 동네 사는 사람들은 원전 주변에 살면서, 세계 최고의 자기장에서 피말리는디)

원자력을 더 쓰려고 친환경적 에너지를 무지 사랑해주시는 것인데,

 

왜 이렇게 먼 데 지어 놓고 가져가느라 생지랄인지 모르겠다.

그냥, 한강변에 지어 놓고 편하게 쓰면 딱, 좋겄구만. 씨발~!

 

 

이 책은 일본의 3.11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아작난 사례를

아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진으로 무너져 폭발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어떻게든 폭발의 파장을 줄이려고

피폭을 무릅쓰고 현장에서 지키는 진정한 인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떡같은 정치가 시끼들과

족같은 기업가 시키들이 방송을 장악하고 얼마나 거짓말을 지껄여 대고 있었는지,

미국은 현실을 알게 되자 자국민을 수십 킬로미터 밖으로 대피시킨 반면,

일본 방송은 그냥 마스크 쓰고 2킬로미터 밖에 있으라고 했다는...

ㅋㅋ 어쩜 이렇게 한일 정치판은 유사한지, 참 친일파들이 좋아하게 생겼더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언혀 낯설지 않았다.

 

완전 뻘짓으로 일관하는 일본의 정치가들, 기업인들의 행태를 낱낱이 까발리는 작가는 흥분상태인데,

그걸 읽는 나는 '그 느낌 잘 아니까'

한국에서 일어난 일인 듯, 술술 읽게 된다.

 

멜트다운은 '노심 용융'이라고,

고열에 노출된 핵연료가 질질 녹아서 원자로 바닥에 떨어지는 현상.

지진발생뒤 15시간 뒤인 3.12 오전 6시 무렵 연료가 모두 녹았으며, 이 녹은 연료는 압력용기 바닥까지 녹여 격납용기 바닥 콘크리트까지 침식했다.(100)

 

폭발 뒤 5개월이 지난 8월, 1,2호기 근처에서 시간당 10시버트나 되는,

피폭당하면 40분만에 죽는 방사선량이 계측되었다고 발표(102)

 

도쿄전력 사장은,

판단을 하시는 분(총리)의 이해를 얻지 못한 상태로,

해수(냉각수) 주입을 할 수 없다고 하여, 해수 주입을 중단 지시한다.

현장의 요시다 소장은 주입담당자에게,

"이제부터 해수주입 중단을 지시할텐데, 절대로 중단해선 안돼.'하고 일러둔다.(109)

 

어휴, 과연, 한국에선 요시다 소장같은 뛰어난 판단력을 가진 전문가가 있을 것인지... 두렵다.

이 난리통에 '총리 각하'께서 오신다고 손님 접대로 원자로 작업을 중단하였다니... 어쩜 이렇게 쌍둥이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

 

총리란 넘이 도쿄전력을 방문한 날.

죽으라 애쓰던 직원들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총리가 자신들을 격려해주러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의 일보다는 앞날을 생각하라.

피해가 막대하다. 철수는 없다. 최선을 다하라."

 

이런 황당한 주문을 한다.

이미 현장에서 "발전소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원만 남긴다."는 요시다 소장의 생각은 묵살당했다.

 

일본인들은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는 말하지 않고,

자신들이 입은 피해에 대하여 과대망상증을 앓는 지경이다.

 

도쿄전력의 회장은 자신이 '가해 기업의 최고책임자'라는 현실을 좀처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자신도, 도쿄 전력도 '통상 범위를 벗어난 최고의 천재지변' 에 습격당한 <피해자>라는 관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209)

 

일본인은 곤란해지면 할복하며 책임을 지던 전통은 어디로 갔는가?

 

어제 아주 훌륭한 뉴스를 접했다.

4대강 사업이 무척 훌륭한 사업이어서,

수자원공사(과연 공적인 기업인지 몹시 의문스럽지만...)가 11조의 부채를 안고도 성과급을 225% 올렸고,

한전, 한수원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왜 이런가? 궁금하다면, 일본을 보면 된다. ㅋ~ 징글징글...

 

경제산업성은 전력업계, 원자력마피아, 돈, 자리로 칭칭 얽혀있었다.

체르노빌과 더불어 인류 역사상 최악이라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일어나고

그 책임 관청이 경제산업성인데도 불구하고

탈원전이나 전력자유화같은 근본적인 개혁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한 것은

그들이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한통속이었기 때문이다.(332)

 

도쿄전력을 필두로, 전력, 에너지 관련 법인 등에 낙하산으로 내려간 경제산업성 출신들은

61개 법인에 108명이나 되었다.(333)

 

그나마 일본에서는 이런 책이라도 나오지만,

과연 한국에서는 이런 책이 나오면, '천안함 프로젝트'처럼 저자를 어떻게 해버리지나 않으려나?

국가정보원이란 비밀결사가 있으니 말이다.

 

방송과 신문을 장악한 정부는,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책임이 없다.

누구도 '탐사 보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 촛불이라도 켜지지만, 일본은? 더 어둡다.

 

원전사고가 난 지 5개월 지나고 있었다.

4,5월은 대형 은행이나 경제산업성이 흘린 정보를 토대로

구제 계획을 마구 휘갈겨 써온 언론이

이미 그 뉴스를 다 소진해버리고 마치 관심이 없는 듯이 잠잠했다.

다루는 기사 크기도 아주 작아졌고 얌전했다.

그렇게 해서 미증유의 대참사는 점차 지나간 옛일이 되어갔다.

그것은 현상을 유지하려는 세력에겐 고마운 일이었다.(361)

 

언론도, 정치권도,

원자력 발전소 증설과 송전탑에 대하여 침묵을 지킨다.

아이들은 눈을 떠야 한다.

다음 주부터는 토론 수업을 조직해야겠다.

한 주는 원자력 발전의 득과 실에 대하여,

한 주는 송전탑 문제의 찬반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리서치하게 하고 토론에 부치는 작업을 하면서,

나도 더 공부해야겠다.

 

눈을 감으면...

그것은 현상을 유지하려는 세력에겐 고마운 일이 된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3-10-14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 잠깐 본 뉴스에 공기업 책임자들이 낙하산이라 정부가 하라는 사업을 억지로 하게 되고
손해 부분을 또 공사를 벌여서 메꾸고...그러다 보니 공기업 사업이 쓸데없이 방만해진다고 뭐 그런 내용이였어요.


전력 수요량이 가장 많은 서울에 발전소와 송전탑이 있어야 하는게 맞죠.
그것도 강남쪽 한강변에 말입니다!

북극곰 2013-10-14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낌 아니까~'라는 말이 이렇게 슬프게 들리다뇨.
지난 주에 시청 앞에 갔다가 '밀양 송전탑 결사반대' 피켓 들고 있는 분들을 봤는데..

이런 토론 수업을 조직하시는 샘이 있어서 위로가 됩니다. 화이팅!!!

하이드 2013-10-1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zarodream.tistory.com/m/109

뉴스타파에선 이런걸 보도했습니다. 정말 이놈의 나라는 ....

페크pek0501 2013-10-1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받습니다.
그래서 추천!!!!!!!!!

순오기 2013-10-17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담아갑니다~ 감사!!
 
책, 휘어진 그래서 지키는 - 이권우의 책읽기와 세상읽기
이권우 지음 / 황금비율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정민 선생의 '한시 미학 산책'이란 책에서 들은 이야기 같은데,

동양화의 미덕은 그리지 않고 그리기라고 한다.

'화제'라고 해서 그림의 주제를 직접 그린 것은 '여백의 미'가 없고, '상상의 멋'을 부릴 수 없어 하품으로 친다.

꽃밭을 달려와 발굽 가득 꽃향기가 묻은 말이 달리는 것을 그리랬더니,

대부분 꽃과 말을 그리고 말았는데,

그리지 않고 그리기의 대가는,

달려가는 말의 발굽 주변 가득, 나비들을 그려 넣었단다.

 

책을 읽는 것은, 책이 특별한 '교환가치'를 가져서가 아니다.

책이 '교환 가치'를 가지는 것은, '입시 문제집' 같은 것일 터다.

어른들이 주로 '책을 읽어라',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을 하는데,

그것은 책을 공부해서 출세하고 돈 벌라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돌아가던 개미가 구멍 찾기 어렵겠고

돌아오는 새는 둥지 찾기 쉽겠구나.

복도에 가득해도 스님네는 싫어 않고

하나로도 속객은 많다고 싫어하네.

 

이런 시의 주제를 생각해 보라 하면 재미있는 수업이 된다.

그리지 않고 그렸고, 말하지 않고 말한 셈이 되니 말이다.

그리고 이런 보이지 않는 그림을 주고받음을 통하여,

세상 만사란 이처럼,

한 가지로만 답할 순 없는 것이란 이야기도 유추할 수 있으니, 그런 것이 문학을 읽는 힘일 것이다.

 

무엇을 읽을까, 왜 읽는가...

이런 물음에 대한 대답은 십인십색이고, 정답은 없다.

그래서 다들 지껄이는데, 대부분 본질을 에두르다 마친다.

격화소양... 신발을 신고 무좀 근지르기다.

 

이권우의 리뷰집은, 참 매력적이다.

나도 리뷰를 이천 편 넘게 기록하고 있지만, 내 리뷰는 자족적인 것인 반면,

팔리는 리뷰를 염두에 두고 쓴 사람들의 글 역시, 매력적인 것들이 흔치 않다.

그런데 이권우의 이 책은 멋지다. 이렇게 멋진 리뷰를 쓰고 싶다가도,

언감생심... ㅋ~ 어찌 감히 마음을 내랴... 니 주제를 알 지어다. 이랬다.

 

우리를 둘러싼 허구를 거두어 내고 진실을 엿보려면 꼼꼼하게 읽어야 하고

비교하며 읽어야 하며,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겠다.(20)

 

일연과 김부식에 대한 책의 리뷰 말미에 있는 말인데, 참 이 책 읽으면서 책이 고팠다.

콕 박혀서 책만 읽을 수 있는 삶을 꿈꾸는 독서였다.

많은 리뷰들이(내 리뷰는 거의 그렇고 ㅋ~) 감상적이고 중심을 놓치기 쉬운데,

그의 글은 연륜이 묻어나는... 중심잡기에 도전한다. 멋있다.

 

이제 나이가 드는 것일까.

극단으로 흐르는 이들의 선동에 동의하지 않게 된다.

거기에 숨어 있는 권력욕에 넌더리를 친다.

오래 걸리더라도 스스로 발견한 진실이 아니면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114)

 

그렇지만, 중립의 그네를 타고 멍청하게 무료하게 흔들리고 있는 멍충이처럼 살진 않는다.

날카롭게 지적할 부분에선 매서웁다.

 

이런 유의 책들이 그러하듯 체제의 모순에 대한 성찰이나 근본적 개혁안은 찾아볼 수 없다.

책을 읽고 나서도 여전히 갈증이 가시지 않는 까닭이다.(130)

 

그가 읽고 쓰는 이유에 나도 공감한다.

나는 그저 읽고 쓰는 것이 행복한 남자~라는 타이틀을 이제 좀 버릴 때가 되었나보다.

 

책을 읽고 나면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느낌보다는 고민할 거리가 많아졌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본디 좋은 책은 그러는 법이다.(175)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글을 쓰는 것에 행복해해야 할 나이다.

이제 좋은 책만 읽기에도 나이가 적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혼자서 ㅋㅋ 거리면서 고개를 주억거리기를 넘어, 완전 공감~! 하면서 읽은 글이 있다.

나도 혼자서 '불혹'을 '삿된 마음에 혹하지 않는다,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해석보다는,

남자 나이 마흔이면, 여자를 봐도 혹하지 않는다~ 속된 말로 서지도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다.

내가 나이 마흔이어서 신체의 약화를 경험하기도 했지만,(요즘이야 마흔에 발기 부전이 흔히 오진 않지만)

공자의 시대엔 마흔이면 당연히 발기 부전이기도 했으리라.

맹자의 호연지기를 읽으면서 '우쩍일어날 발 勃'자를 쓰는 '발기'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참 재밌다.

이제 비*그라니 씨*리스 같은 약들이 마흔의 '불혹'역시 '부록'으로 치부하는 시절이 온 셈인데,

호연지기는 기르지 못한 채로, 거시기만 우쩍 일어나는 시대는 참 저속하고 속된 세상이다.

 

호연지기를 기르는 등산 모임은 대부분 길을 잘못 들어(誤入) 가기 십상이라 하니,

요즘 휴게소에 가면 쿵작거리며 가장 흔히 들리는 음악이,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걸~" 이며, 그 주변에 불콰한 중년들이 흔들고 있는 등산복 차림이,

왠지 내 나이가 어떤지 묻지도 말라는 느낌표~!인듯하여 씁쓸하다.

 

가을이 되면 낙엽이 져야 한다.

아까, 저 위의 한시의 답이 그것이다.

주역이 설명한 원형이정의 원리에 따라,

시작의 봄이 있으면, 만사형통의 여름이 있고, 수익을 얻는 가을을 거치면, 정리하는 겨울을 맞아야 한다.

정리하는 겨울을 맞아야 할 시절에,

하염없이 '우쩍일어날 발'을 위하여 비아그라를 들이키는 시대상을 보면,

어찌 우쩍일어나야 할 '정신'에 대하여는 이토록 가난한 나라가 되었나... 싶어 서글퍼진다.

 

아끼면 아낄수록 시간의 압박은 더 강해집니다.

시간 관리는 포기하고,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시간은 절약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여유로운 시간을 통해서만 우리는 시간을 다시 얻을 수 있습니다.(268)

 

제자들이,

동료들이,

자주 묻는다.

"선생님,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요?"

정답은, 니 수준에 맞는 책. 이다.

그렇다면?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은?

대학생 정도 수준이라면, 이권우도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종석의 책, '여자들' 이나,

성수선의 책,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같은 책.

정여울의 '소설 읽는 시간'이나,

왕은철의 '애도 예찬', 그리고 로쟈의 책들도 독서의 길을 열어주는 친구들이 될 수 있겠다.

 

읽는 일은 삶을 돌아보는 일이고,

삶의 시간을 윤택하게 하는 일이다.

 

삶에 시간은 펼쳐져 있으나, 그 끝을 알 수 없다.

언제까지나 펼쳐져있을 것 같은 시간들은, 역시 끝이 있다.

 

자,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 속에,

어떤 책을 펼칠 것인가.

행복한 고민이다.

 

----------- 고칠 곳 두 군데

116. 아드리아네의 실... 오타다. 테세우스란 군자호구 요조숙녀의 이름은 아리아드네이다.

346. 생때같은 아들을... 무덤 주변에 '흙째로 떠다 심은 잔디'를 이르는 말이 '떼, 뗏장'이다. 생떼는 살아있는 잔디처럼 질긴 목숨을 뜻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3-10-17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군요~ 장바구니에 담아갑니다!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 제주 애월에서 김석희가 전하는 고향살이의 매력
김석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밥을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켰다.

제주도가 나왔다.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열기도 하고, 카페를 열기도 하는 젊은 사람들.

제주도에서 찌든 도시 생활의 '대안(代案)'을 찾으려는 사람들 이야기였다.

글쎄, 제주도 참 좋다.

그런데, 제주도 올레길 같은 데 가서 한적하게 걷다오는 데는,

필리핀이나 동남아 3박4일 여행보다 돈이 더 든다는 걸 생각해보면,

글쎄 제주도가 저렇게 관광도시로 변모하는 것이 좋기만 한 일일지 쓸데없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제주도 가서 산다는 김석희의 글을 반신욕하면서 읽었다.

14,000원의 책값을 톡톡히 하게 번역을 잘 하는 김석희의 글발이 가득하길 빌었는데,

반값으로 산다면... 적절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쪽이 지옥같은 삶일 때,

필요한 것은 '저쪽(피안)'인 것처럼 보인다.

한국 정치에서 지옥같은 독재시대, 저쪽에 서있던 김영삼, 김대중이 대안으로 보이기도 했다.

지금 안철수가 위치한 곳이 '저쪽'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곳에 가보면, 그것이 진정한 대안이었는지... 다시 회의하게 될 것이다.

 

오늘 텔레비전에서 히든 싱어 '임창정' 편을 보았다.

히든 싱어를 재미로 잘 보곤 했는데,

오늘 편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그저 가수와 노래가 좋아서... 그 노래를 연습해서 나올 순 있지만,

오늘의 출연자들은 임창정의 모든 것을 자신의 안에 녹이려 했던,

그의 삶을 온전히 사랑했던 사람들이어서 더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임창정의 팬클럽 이름이 빠빠라기란다.

추측건대 '오빠바라기' 정도의 말일까?

생각은 튀어 임창정이 가수로 활동하던 시절 읽었던 책도 떠오른다.

빠빠라기는 '문명인, 백인'을 일컫는 원주민의 용어다.

돌틈 사이에서 살며, 날마다 뭔가 그리 바쁜체를 하는 사람들...

영혼을 도대체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신선했다.

 

제주도 애월에 터를 잡은 김석희의 번역이 날로 매끄럽기를 빌어본다.

다음엔 번역에 대한, 좀더 전문적인 글을 만날 수 있기를...

번역의 도중에서 만난 치열한 고민들이라면 책을 위해 희생된 나무들에게 덜 미안할 터...

그리고 제주도 통신 속에 스치듯 지나가는 4.3의 눈물 이야기도

그의 개이름 '천둥'에서 울리는 받침 'ㅇ'의 힘처럼

짙은 어둠과 해미를 뚫고 우렁우렁 울려 퍼지는 글들을 써 주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