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 창해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의 모든 것은 이 책에서 시작되었다.

 

아들 녀석이 군대에서 읽겠다면서,

히가시노 게이고를 좀 사서 보내라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몇 권을 사서는,

보내가 전에 주욱~ 읽는 중인데,

내가 읽은 그의 책들 중에, 이 책이 수작이란 생각이 든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트릭과 반전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 역시 굉장하다.

대단한 작가임을 보여준다.

삶의 비밀을 알고 있는 작가는 이렇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보지 않는다.

 

여고 수학교사 마에시마.

그는 따뜻하고 인정이 있으면서도 책임감을 느끼는 교사로 등장한다.

여고생의 학교 생활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면도 재미있고,

등장인물들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도 좋다.

 

나는 유미코가 원하는 걸 준 적이 없었다.

아니, 주기는커녕 빼앗기만 했다.

자유, 즐거움, 그리고 아이까지.

아무리 꼽아도 끝이 없을 정도...(427)

 

소녀들이 용서할 수 없는 선생님과의 관계를,

다시 아내와의 관계로 대입하여 본다.

 

인생은 끝없는 도전과 응전의 과정이다.

그 속에서 정답은 없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 방법이라면, 유일한 방법일 뿐.

 

아무래도 기나긴 방과 후가 될 것 같다.

 

방과 후...

학교가 마치면 모든 게 끝이 아니다.

새로운 개인의 삶이 시작된다.

 

어쩌면, 방과 후가 생에서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멋진 추리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급생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신경립 옮김 / 창해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은 퍼즐 조각을 맞추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추리소설로서 뛰어나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청소년들이어서 풋풋한 느낌을 재미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무서운 살인 사건이라기보다는,

우연한 교통 사고의 원인을 알게 된 주인공은,

학교 생활지도부와 맞붙는다.

 

동급생이 자신의 아이를 가진 것을 알게 된 야구부 주장, 니시하라.

그는 참 멋지고 쿨한 성격을 가진 성격으로 그려지는데,

잇달아 일어나는 살인사건과 실패한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도 흥미지진하다.

 

이거야 원.

기분이 우울해졌다.

교사가 살해당한 이 마당에,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것보다

학교의 수치를 세상에 숨기는 이리 이들에게는 더 중요한가 보다.(223)

 

한국이나 일본은 이런 면에서 쌍둥이처럼 닮았다.

학교에서, 군대에서 끝없이 많은 사건이 일어나지만,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이 없는 한, 문제는 자꾸 은폐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생각해보면, 우리 학생들은 교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인권무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교사는 학생의 사생활을 침해하지만,

이쪽에서 저쪽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 구조가 굳어진 것이다.(281)

 

작가가 학교에 대한 관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관점은 그의 에필로그에서 절절하게 보인다.

 

초등학교때부터 교사들이 너무나 싫었다. 왜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아저씨 아줌마들이 잘난 척을 하고 다니는 것인지 늘 불만이었다.

"사회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가 이 말을 할 때마다,

"대학 나와서 곧바로 교사가 된 당신도 학교 일 말고는 아는 게 없잖아?" 하고 나는 종종 생각했다.

"어른들의 사회에 나가지 못하는 겁쟁이들이나 아이들을 상대하는 교사가 되는 거야.

그런 녀석들이 마치 우리에게 교육을 베풀었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니..."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싫어한 것은 교사만이 아니었다.

나는 주의 어른들 대부분에게 화가 나 있었다.

그들 자신은 색과 욕망과 돈밖에 흥미가 없는 주제에,

상대가 어린애라고 훈계, 설교를 늘어 놓는다.

 

무척 고생했다. 너무 고생을 해서, 처음으로 후기라는 것을 써 보기로 했다.(에필로그)

 

이 책과 함께 '학교의 슬픔(다니엘 페낙, 문학 동네)'을 읽고 있었다.

그래. 많은 사람들에게 학교는 슬픔의 장소일는지 모르겠다.

나도 '아는 게 없잖아?' 하는 물음에 솔직히, '그렇다.'고 답하고 싶다.

그렇다.

어른들은, 아는 게 없고, 아이들을 가르칠 주제들이 아니지 않은가 싶다.

 

지금도 어느 숲속에서 실탄을 장전하고,

이 사회와 맞서 분노와 적개심에 불타고 있을지 모르겠을 어떤 탈영 병사를 생각하면,

그의 죄는 정말 나쁜 일이지만, 과연 이 사회는 그에게 무엇이었을지 생각해 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2014년. 한 해는 참으로 무겁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의 식탁 - 독성물질은 어떻게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나
마리 모니크 로뱅 지음, 권지현 옮김 / 판미동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몽준 후보가 '농약 급식' 문제를 들고 나왔다.

아, 정말 훌륭한 분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농약 급식'을 먹고 있으니 그 얼마나 큰 문제인가.

 

그런데... 불행한 것은, 그 인간의 이야기인즉슨,

박원순이 시장이던 시절 '농약잔류물' 급식 시정 명령 사건이 있었다는 걸로 발목을 잡고자 했던 것이지,

또는 '무상 급식'이라는 복지 정책에 태클을 걸고자 해본 소리인 것이지,

정말 그런 인간들이 '농약 급식'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가져서 한 소리가 아님은 너무나도 뻔했다.

 

'농약 급식'이 문제가 아니다.

모든 식사의 '농약 식사'가 문제인 것이지.

정몽준 후보가 정말 진정으로 '농약 급식'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환경운동에 뛰어든다면,

다음 대통령 후보로 우리는 훌륭한 한 사람을 얻게 될지 모른다.

혹시 알랴,

그 부자 아저씨가 '무공해 무농약 유기농 급식'을 해줄는지도... ㅎㅎㅎ

(다~ 안다. 그런 판타지는 그 인간 뇌 속에 없음을... 그저 흑색 선전 뿐이었음을...)

 

작가의 전작 <몬산토>는

몬산토 사가 고독성 화학물질 시장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환경, 보건, 인간의 생명엔 아랑곳없이

거짓말, 조작, 속임수를 일삼는다는사실을 폭로한 작품이다.

그런데 문제는 몬산토의 범죄 행위가 예외적 사례가 아니라는 점.

 

농약이나 제초제 등은 '생명을 보호' 하거나 '살충제' 같이 미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다.

그것들은 '살생제'에 불과하다.

 

침묵한다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레이첼 카슨)(65)

침묵의 봄 이후, 많은 운동이 있어왔지만,

이제 남미에서 수확된 과일들이 지구를 반바퀴 돌아 우리 식탁에 오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기농으로는 전혀 불가능한 일들이 일어남이 명약관화하다.

 

우리는 강도를 잡아들이고, 총을 쏘며, 살인자를 처형한다.

그러나 이익에 눈이 멀어 무분별하게 매일 화학제품을 쏟아 내서

대중을 독살하는 합성 화학업체들은 누가 감옥에 집어넣을 것인가?(66)

 

생물 축적 과정 때문에

먹이사슬의 최종 포식자인 인간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피해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70)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뉴스에는 매일 이명박이 만든 '보(사실은 댐)'로 인하여 강물이 썩어들어가서 악취를 풍긴다고 하는데,

그 해악은 우리 후손들이 뒤집어 쓸 것인데,

뉴스를 내보낼 뿐, 여름이 지나기만을 기다리는 심사인지도 모른다.

 

어떤 환경 오염 물질의 <결정적인> 문제점을 발견하기는 불가능하다.

사람을 동물처럼 가둬놓고

제품의 독성을 시험해 보지 않고서는

환경 보건 분야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얻기란 불가능하기 때문.(120)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신경계는 유사하기 때문에

곤충의 신경계를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살충제는

인간의 신경계에도 급성 혹은 장기적으로 독성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음이 분명하다.(147)

 

돈 앞에서는 아이들의 죽음을 번히 보고 있던 것이 인간의 탈을 쓴 '자본'의 괴수들이다.

이런 문제들에는 막대한 돈이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광우병 촛불집회'를 그렇게 목숨걸고 막았던 것이다.

미국산 소고기 무분별 수입의 유일한 나라...는 막대한 이득과 관련있을 것은 안봐도 비디오기 때문.

 

법의 그늘에서 정의를 표방하는 독재보다 더 잔인한 독재는 없다.(몽테스키외, 189)

 

요즘 한국을 바라보는 말 같다.

'헌법'에 노동 3권이 보장되어 있건만,

<법의 그늘>에서 기생하는 독재 세력이 <법원> 이라는 폭력으로 온갖 노동권을 압살한다.

감히 환경 문제 따위는 그 '법이라는 이름의 폭력' 앞에 내세울 것도 못된다.

그러나... 그 법이 물까지 썩게 하고 공기마저 오염시키면,

재벌들은 물이나 공기도 수입해 먹을 셈산인가?

 

실제로 흡연이나 음주로 인한 암 발생률이나 사망률은 지난 20년간 오히려 줄었다.

반면 흡연이나 음주와 관련이 없는 암의 발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상황이 역전된 것이 유럽의 산업 선진국과 미국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277)

 

용매, 벤젠, 석면, 나무 분진, 이온화 방사선...과 관련이 많다.(277)

직업과 관련된,

황산, 포름알데히드, 니켈, 도료에 노출...

염료, 고무, 금속, 용매 제조 산업...

 

흡연은

 만성 질환의 우려스러운 확산에 대한 화학 오염물질의 역할을 숨기고 기업의 책임을 무마하는 데 쓸 수 있는 편리하고 강력한 핑계(278)

 

유전적 요인이 암에 대한 감응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이 결과는 환경이 암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301)

 

<일일 섭취 허용량>이라든지, <농약 잔류 허용량>의 기준 역시 폭력적 기만에 불과하단다.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군요.

확실한 건 과학자들 사이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허용량을 만들자는 합의가 있었다는 것입니다.(307)

 

뭣도 모르는 것들이, 대~충 기준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

그 허용량들이 종교처럼 떠받들려지는 것 역시 문제라는 것.

 

그렇지만, 그것들이 인체에 과연 얼마만한 해악을 끼칠것인지도, 실험할 수는 없다.

여기에 레비스트로스는 이런 문제제기를 한다.

 

학자는 제대로 된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394)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생물학적 측면에서 플라스틱은 불활성물질이 아님

천연 호르몬을 모방하는 합성 물질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

그 유명한 '내분비계 교란물질'을 발견...

현대인이 앓고 있는 만성질환 대부분의 원인이 되는 오염물질의 새로운 분류를 발견...(433)

 

화학을 입고, 화학을 먹는 현대인들에게,

플라스틱이란 것은 모든 삶의 구조물을 떠받드는 뼈대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플라스틱이 불활성물질이 아니라니... 무섭다.

 

문제는 갈수록 이런 물질들이 많아지다보니,

이제 일대일 대응으로는 도무지 원인을 파악하지 못할, '칵테일 효과'도 일어난다는 것.

 

개별적으로는 발암 효과를 보이지 않던 농약을 혼합했더니

발음 효과가 증폭되었다고 밝히고 있지요.

내분비계 교란물질과 그 밖이 화학물질에 관해서는

'양이 곧 독이다'라는 파라셀수스의 원칙을 폐기해야겠군요.(544)

 

양이 곧 독이다 - 그래서 인체에 농축될 것을 걱정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 갈수록 태산이다.

극미량이라도 치명적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

 

그런데도, <문제제기>를 폭력적 독재를 통하여 짓밟고 마는 이 땅에선, 과연 문제제기조차 불온하다 여길 것이다. 

<밀양>에서 송전탑을 사수하고, <고리>에서 원전을 재가동하는 에서

국민의 안전 따위는 안중에 없을 것.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화학오염물질과 가공식품을 근절하고

운동을 많이 하는 건강한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붉은 고기를 먹지 않거나 가급적 줄이고, 술과 담배도 끊고,

유기농 식품을 먹는 것은 당연...(557)

 

개콘을 보는 것 같다.

참 쉽죠~~잉?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주장한 변화의 방향 역시, 말은 참 쉽다.

 

규제기관이 화학물질에 권리를 빌려주는 일을 멈춰야 한다.

화학물질에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

그 권리의 주인은 인간이다.(563)

 

생떼...는 한겨울에도 질기게 살아남는 잔디의 뿌리다

생떼 같은 아이들을 수장하는 것을 번연히 지켜본 국민들에게,

정부는 '경제'가 살아야 모두 산다...

다들 월드컵을 즐기며, 먹고 마셔야 살 것 아니냐며, 일상으로 돌아올 것을 부추긴다.

 

생떼는 여간해서 죽지 않는다.

밟으면 밟을수록 오히려 뿌리가 자극을 받고 푸석푸석해진 흙이 다져지는 효과를 얻어

더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게 된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하듯,

인간의 삶의 역사는 평화로운 하늘나라의 '젖과 꿀'로 지탱되지 않았다.

인간의 역사는 짓밟는 권력의 억센 발길질에

밟힐수록 치열하게 뻗쳐오르는 생떼같은 삶에서 도저한 강물처럼 흘러온 것이다.

그래서, 김수영의 '풀'은 농약에도 어지간해선 죽지 않는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르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 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을 배우다 -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무무 지음, 양성희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중국의 수필가 '무무'가 쓴 잡다한 사랑 이야기들...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어쩌다 하나 맛본 초콜릿 맛의 기억과

스무 개쯤 연달이 먹었던 초콜릿 맛의 기억이 전혀 다른 것처럼,

어쩌면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어, 감동과 기억을 삭감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시절 읽던 대부분의 동화들이 식상한 클리셰로 마쳤던 기억이 있다.

'둘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란 부분.

 

그런데, 과연 그랬을까?

처음 만난 백설공주에게 키스한 그 왕자는, 정말 잠자는 숲속이 미녀에게 눈길을 던지지 않았을까?

시어머니의 구박에 견디다 못해 도망나가진 않았을까?

과연 결혼 이후, 행복한 일만 있었을까?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서 이런 편견을 가지고 '로망'을 가진채 살다 죽는 모양이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제인오스틴, 오만과 편견)

 

왕자와 공주, 외모의 재산 등등은 이렇게 이야기 속에서 '편견'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사랑에 덫이 된다.

자연스럽게 만나 사랑하고, 서로 배우고, 헤어지고 하는 과정을 당연하게 여겨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슈렉은 멋진 스토리다.

피오나 공주가 마법에서 풀리면~ 아~ 슈렉을 버리고 떠나지 않으려나~ 하는 우려를 저버리지 않으니...

아닌가? 슬픈 스토리인가? ㅋㅋ

 

It is a truth universally acknowledged, that a single man in possession of a good fortune must be in want of a wife.

재산이 많은 미혼 남성이라면 반드시 아내를 필요로 한다는 말은 널리 인정되는 진리이다.

 

이 문장은 오만과 편견의 첫 문장이다.

그 시절, 여성은 자유인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운 좋게 재산가인 '싱글'이다. '미혼남성'도 아니다.

돌싱이든 어쨌든, 아무튼 '와이프'가 필요하단다.

그러니, 평등한 사랑의 관계가 회자되는 것은, 현대, 그것도 일부 국가의 이야기이리라.

한국같은 사회에서는 많은 경우, '희망 사항'으로 그칠는지 모를 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갖지 못한 것도 잃어버린 것도 아닙니다.

바로 지금 내 곁에 있는 것입니다.(152)

 

이것이 달마가 동쪽으로 온 이유다.

뜰 앞의 잣나무가내 곁에 있으면, 그것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일.

 

상대를 당신처럼 만들려고 하지 말라.

상대에게 사랑을 줄 수 있을 뿐, 생각까지 줄 수는 없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이해일지도 모른다.(172)

 

사랑의 환상이나 오해는 욕심에서 비롯될 것이다. 이룸이 불가능한 욕망.

인간적인 이해를 찾는 목마름은,

어떤 욕망보다 강하겠지만,

사람들은 처음에 끌리는 육체적 욕망에 지나치게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서경덕과 황진이처럼,

그저 맞보고 빙긋이 웃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는 경지에 도달한다면 고통스럽지 않게

지혜로운 사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무리 향기로운 꽃이라도

그 옆에 있으면 점점 향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다 꽃이 시들어버린 후에야 그 향기를 그리워하게 된다.(212)

 

있을 때 잘하는 것이 진리다.

그렇지만, 있을 때는 금세 후각이 마비되도록 생겨먹은 것이 인간의 신경 세포니 어쩔까.

 

오만해서는 사랑받을 수 없고,

편견으로 가득차서는 사랑할 수 없다는 소설의 언질처럼,

자신을 오픈하였을 때,

많은 경험으로 편견을 되도록 비우고 비웠을 때,

비로소 소통 속에서 사랑은 가능해질 듯 싶다.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이 읽기에 재미난 이야기도 많다.

교훈을 주는 이야기도 많고, 아픔을 치유하는 이야기도 많다.

그러나,

다들 남의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나의 이야기'임은 변함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옷을 입고 실내에 있을 수도 없고 실외로 나갈 수도 없다면, 너는 어떻게 하겠는가?

아, 강신주.

 

왜 중국 철학 시리즈를 기다리는 나를 돌아보지도 않느냐~

 

 

 

 

 

 

 

 

 

 

 

 

 

 

 

이번엔 '무문관'이다.

'관'은 '관문'인데, 만리장성 같은 곳의 '성문'같은 곳이다.

거기 '문'이 없다면... 그게 성문일까?

막으려고 만든 관문에 문이 없으면... 그건 뭐야 쓸모냐?

 

삶은 어느 한 시대 녹록한 시대가 없었다.

죽고 죽이고,

권력과 명예와 돈, 거기 따르는 주지육림의 환락을 위하여 쟁탈한다.

급기야... 세상이 비극적이니,

결혼하지 않고, 아기낳지 않는다.

 

잠옷을 입고 실내에 있을 수도, 나갈 수도 없다면...

인간의 사고는 이렇게 몇 가지로 한정될 뿐이다.

사고를 깨쳐 버려야,

그 사고의 틀을 박살내야, 새 세상을 볼 수 있다.

 

선불교의 '뜰 앞의 잣나무' '마른 똥 막대기'를

강신주가 '타자와의 소통'을 위하여 풀어낸다면,

과연 달마가 동쪽으로 간 사연을...

추측하는 데 한번 빙긋 웃을 수나 있을 노릇일까?

 

절벽에 매달려

절체절명의 순간임에도,

코끝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꿀물에 황홀해하는 어리석은 중생이여~!

 

괴로울수록,

꿀물은 단 법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4-06-2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중국 철학 시리즈를 기다리는 나를 돌아보지도 않느냐~'
여기도 기다리다 지치는 한사람 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