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마스다 미리 만화 4종 세트 2 - 전4권 -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 아무래도 싫은 사람 + 수짱의 연애 + 지금 이대로 괜찮을 걸까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이나 한국이나

서른이 넘은 비혼여성은 '과년'한 처녀인 모양이다.

주변에서 결혼하라고 잔소리도 슬슬 줄어들고,

직장에서도 나름의 자리를 잡아 가는,

그러나 홀로인 집이 쓸쓸한 솔로들...

 

그 삶을 간단한 만화 속에 참 적실하게 담아내고 있다.

 

수짱은 커피숍 점원, 점장, 그리고 유치원 식당 조리원 등으로 일하는 여성인데,

비슷한 또래의 마이코 등의 여성도 등장한다.

 

여자들끼리의 미묘한 갈등으로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그런 싫은 사람과 한 직장에서

싫은 말 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일본 사회에서,

올바른 삶이란 어떤 것일는지,

날마다 생각하는 소시민들의 삶이 참 재미있다.

 

어른생각대로 되는 아이가

좋은 아이라는 건 뭔가 틀린 거라고.

 

급식을  전혀 안 먹는 아이에게는 역시 먹이고 싶어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제 마음 한쪽에서는

먹지않는 나름의 이유랄까

그 아이 안에 있는 그런 부분도

빛나 보이는 때가 있어요.(수짱의 연애 중)

 

급식 조리사라면 잡역부 비슷한 역할인데,

이런 사소한 생각들이 빛나보이는 때가 있다.

그것이 이 만화의 힘이다.

 

잡담 사이에서 느껴지는 진한 삶의 정취가 고개를 주억이게 하는 것이다.

 

어린이집의 아이들은

어려도 한 명 한 명 모두 다르다.

언제나 전력투구하고 있잖아. 그 아이들...

'내'가 태어나고,

언젠가 '내'가 죽는다.

'엄마'가 되는 인생

단지 그 말에 얽매여 있던 걸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기'로서 살아가는 건데.(수짱의 연애 중)

 

익어가는 벼가 고개를 숙이듯,

수짱의 생각들이 깊어간다.

처음엔 통념적인 생각들에 물들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점차 자기의 생각을 익혀간다.

그게 삶이다.

 

역산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

남자도

이런 느낌이 들 때가 있을까?

하아~

평균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부럽다.(아무래도 싫은 사람 중)

 

평균적으로 몇 살이면 애를 둘은 낳는데,

이제 그 나이까지 몇 살 남았는데,

하는 조급증...

 

아마 서른 즈음에서 압박을 받는 한국의 여성들도

읽다보면,

그래그래~ 한다고 금세 몇 권의 만화를 독파하게 될 것이다.

 

올바르게 살려는 사람의 생각.

정말 올바른 게 뭔지는 자기만의 주관이지만,

이런 만화는 사람의 지친 일상을

따스하게 데워주는

한 잔의 정종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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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읊조리다 - 삶의 빈칸을 채우는 그림하나 시하나
칠십 명의 시인 지음, 봉현 그림 / 세계사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요즘 시집을 사는 사람 참 드물 게다.

그리고 좋은 시집 만나기도 쉽지 않다.

시어가 갈수록 혼자만의 세계로 침잠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세상의 아픔을 껴안고 자아가 눈물을 흘리는 시를 만나기는 쉽지 않고,

제각기 고독의 독방에 수인이 되어,

각각의 색으로 발산하는 언어들은 소통되지 않고 휘발되는 듯도 싶다.

 

그런 틈새로 sns 시들이 등장한다.

 

끝이

어딜까

너의

잠재력(하상욱, 다 쓴 치약)

 

갈수록 난독증이 깊어가는 시대에,

인간의 진심을

조롱하고 비웃는 무리들을 옹호하는

온갖 쓰레기들이

언론이란 이름으로 정치에 밥숟가락을 올려 놓을 때,

시는 침묵하고 있다.

 

당신은 왜 나를 열어놓고

혼자 가는가(김혜순, 열쇠)

 

시의 한 도막을 놓은 것도 있고,

시의 전체인 것도 있을 것이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읽으면서, 그래, 이건 내 이야기야.

하면, 된다.

 

그렇게 시의 세계에 발길을 들여 놓도록 이 책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

그 시인의 시집을 더 읽어보고 싶도록 하고,

그렇게 문학에 다가서도록...

 

아직도 취해보지 못한

무수히 많은 자세로

새롭게 웃고 싶어(이근화,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요가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으나,

누구나 새로운 자세의 삶을 꿈꾼다.

그리고 그 꿈이 꿈에만 머묾을 깨닫고 실망한다.

자세를 취해보지 않은채로...

 

이 시대에는 왜 사연은 없고

납부 통지서만 날아오는가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절실한 사연 아닌가(함민복, 자본주의 사연)

 

시대를 꿰뚫는 구절도 만난다.

 

괜찮아,

바닥을 보여줘도 괜찮아

 

나도

그대에게

바닥을 보여줄게.

 

악수(박성우, 바닥)

 

이렇게 이물없이 바닥을 보여줄 수 있는 사이.

손바닥, 혓바닥, 삶의 바닥까지도...

사랑이란 이름보다 더 큰 마음이 뭉클, 밀물져 온다.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기 위하여

 

나뭇잎이 아름답다고 했죠(노혜경, 고독에 관한 간략한 정의)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깊은 마음, 더 마음씀이 가득한

섬세한 마음을 보여주려고,

나뭇잎이 아름답다고만 한 사람의 가슴을 어루만진다면,

충분히 시는 아름답다.

세상은 그렇게 풍요롭다.

 

내 삶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김선우, 낙화, 첫사랑)

 

사랑하면 자신을 보게 된다.

사랑하는 자신에 대한 포용과 용서가

그 긍정이 사랑을 더 오롯이 깊게 만들고,

사랑은 혼자서 속으로 하는 게 아니라,

둘 사이에서 존재의 깊은 긍정에서 피어오르는 감정임을 아는 것은,

어른스러운 사랑이다.

 

사람이 새와 함께 사는 법은

 

새장에

새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풀과 나무를 키우는 일이었다(광장, 박준)

 

사랑하는 것은

함께 살고 싶어하는 마음인데,

상처받는 것은,

독점 또는 공유에 대한 마인드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함께 세상에 존재하며 산다면,

'혼자만 널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얼마나 불가능한 명제인지,

그 마음을 가지고,

마당에 풀과 나무를 키워주는 일이

곧 사랑임을,

배우는 것 또한 인생이리라.

 

언젠가 당신에게 빌려줬던 책을 들춰보다

보이지 않는 지문 위에

가만히, 뺨을 대본 적이 있었다(이은규, 바람의 지문)

 

사랑하는 마음은

보이지 않는 허공에 키스를 보낼 줄 알고,

슈퍼문이 아닌 조각달을 공유할 줄 안다.

더우면 더운대로 열기를 공유하게 되고,

책에서 누구도 느낄 수 없는 바람의 지문을

쓸어볼 줄 알게 된다.

 

두툼한 문제지 뒤에 해답지는

언제나 부록처럼 얄팍했다.(조윤희, 내 그림 속으로 들어온 풍경)

 

삶이란 문제지는 언제나 버겁다.

무겁고 두텁고 가혹하지만,

해결책은 친절하지도 자세하지도 않다.

해답지는 빈약하고 얄팍하고 늘 맘에 들지 않는다.

맘에 들지 않는 조건을,

발랄하고 상큼하게 살 줄 아는 지혜,

사랑의 지혜이리라.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김용택)

 

달을 보고,

와, 달이 모라 카드나?

이렇게 물으면, 할 말 없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는 사람은,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에 그 말이 너무도 흔해서,

나뭇잎이 아름답다고 한 사람과도 같다.

 

이 책은 13,000원이다.

혹자는 에이, 글자도 별로 없고,

별로 읽을 것도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런 이에게는 어떠한 책도 사용가치로 따진다면,

몇백 그램의 폐휴지의 가치와 같은지도 모른다.

 

국밥 한 그릇에 커피 한 잔 값으로,

흐뭇한 구절을 몇 구절 얻는다면,

어차피 덤인 인생,

행복하게 하루를 웃을 수 있을 게다. 

 

 

http://www.youtube.com/watch?v=xYFEpXyQnmw

 

책 소개 영상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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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4-08-25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시모음집 같군요.
글샘님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오늘 물난리가 엄청나네요.
그쪽 동네도 심각한 사태 같던데 어떠신지요..

글샘 2014-08-26 09:27   좋아요 0 | URL
시모음은 아니고... 시의 구절들을 단편적으로 모아놓은 책입니다.
어제 퇴근길이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ㅋㅋ
고속도로가 완전히 꽉 막혀서 국도로 갔는데, 어휴~ 힘들었어요.
잘 지내시죠?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서민 지음, 지승호 인터뷰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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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도 서민적인 서민은

알라딘에서 마태우스란 필명으로 유명한 그 사람이다.

 

못생긴 얼굴과 예쁜 아내, 개에 대한 사랑을 떠드는 그의 이야기가 처음엔 좀 시답잖아 보였다.

그래서, 어쨌다고?

그런데 이 책의 중반부 이후에는 계속 감탄할 만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3장으로 들어가 왜 기생충학을 하게 되었는지,

기생충학자가 왜 필요한지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지승호가 왜 서민을 인터뷰하려 했는지를 간파하게 되었다.

 

지승호는 천하의 난다 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유명한 '닭 치고 정치'는 나꼼수 신드롬을 일으킨 총수와의 인터뷰이고,

'당당한 인문학'은 힐링마저 집어치우라는 거리의 철학자 강신주와의 인터뷰이다.

그런 그가, 왜 서민을 잡았는지는 이 책을 읽어봐야 안다.

 

기생충학자이지만,

그는 엄연한 의대 졸업생이고, 의대에 소속되어있는 교수다.

의대 출신이 아니고서는 의대 교수가 되기 힘든 현실에서,

현실 속의 의료 문제 같은 것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는 그처럼 적합한 사람도 드물게다.

마침, 그는 희대의 개그본능을 자랑하는 컬투의 베란다쇼라는 프로그램에도

개그맨 비슷하게 참여하는 중이라니, 얼마나 좋은가.

 

인터넷으로 건강에 대해서 알려는 생각을 버려야...

지금은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인터넷에 일반인이 올리는 글을 읽지 말고,

의학 논문 사이트에 가야 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어 실력 정도면,

초록 몇 줄만 읽으면 되는 거니까...(173)

 

응급실을 민간 차원에서는 갖추기 쉽지 않아요.

수가가 낮으니까요.

그런 것은 민간에 맡기지 말고, 국가가 어떻게든 관리를 해야 합니다.(187)

 

새롭기는 한데 말이 안 되는 것을 개발해서,

효과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시술을 만들죠.

저는 개인적으로 태반주사나 줄기세포 치료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것들이 나오는 자체가 의사들이 너무 수가가 낮으니까,

양심을 속이고 그런 시술을 하는 측면이 있는 거죠.

이런 와중에서도 양심을 지키며 의료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194)

 

갑상선 암에 대해서는 유럽의 저명 학술지에서도 과잉 진단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갑상선암이 사람을 위협하려면 최소한 300년 정도 걸려요.

그것도 짧게 잡아서...

사람의 수명이 여든 살밖에 안 되니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거죠.

그런데 진단을 받은 사람 92퍼센트가 수술을 한다더라구요.

심장 시티도 그렇구요...(199)

 

이렇게 쉬운 이야기로 의료 전반을 다루는 것은 참 필요한 일이다.

그것은 지승호이기 때문에 가능했고, 서민이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이기도 하다.

 

의사협회는 굉장히 보수적인 단체잖아요.

그런데 의협 회장조차도 민영화를 반대하고 잇죠.

민영화되면 의료의 질이 낮아진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233)

 

믿음직스런 탤런트들 - 김명민, 손범수, 이순재 등-이 나서서 보험을 팔게 된 것이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지만,

암 등의 질환을 계속 들먹거리는 걸 보면,

인천이나 제주 등의 도시를 출발로 하여 이 정권 아래서 민영화가 속속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전화로 상담받고, 키트를 사서 스스로 수술해야할 날이 도래할는지도...

 

박근혜 씨가 대통령이 되니까 정말 어렵더라구요.

뭔가 잘못된 일을 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아예 아무 것도 안 하고 말도 안 하는 대통령이시니까요.

강적이에요. 강적.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런 말도 얼마나 멋있어요.

훌륭한 아들을 두었고 털면 털수록 뭔가 나오잖아요.

그런 소재를 주는 전임 대통령하고, 지금은 아무 생각도 없이.

공포감만 주는.

그렇죠, 무섭기만 한...(280)

 

시대를 읽는 눈도 날카로우면서도 재미를 놓지 않는 이 사람.

천생 '서민'이면서도 지식인의 할일을 놓지 않는다.

 

그에게 독서란...

 

독서는 제 선생님이죠.

끊임없이 저에게 자극을 주고 저를 이끌어주는 좋은 스승...(293)

 

요즘 세월호 집회 앞자리에서 자리를 지키시는 백기완 선생님을 보면...

참 스승이 없는 시대다 싶어 맘이 짠하다.

 

그래. 독서가 스승이 되어야 하는 시대이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등불 같은 사람을 바라볼 수 있다면 행운이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책을 불사르지는 않는,

작가를 사형시키지는 않는 시대이니 말이다.

 

그의 이 책 역시 하나의 등불 역할을 할 만한 책이다.

일반인들이 의료 현실에 대하여 쉽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

이 책은 결코 '기생충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아니, '기생충'을 너무 무시하는 눈으로 본다면, '기생충 같은'이 욕된 수식어일는지 모르지만,

서민처럼 기생충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하나의 당당한 존재로서 삶을 살아가는 개체임을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이니,

'기생충 같은'이라는 수식어에도 애정을 보일 수 있는 것일게다.

 

 

 

222. 어디어디 머무른다는 말을 쓸 때, '체재(滯在)'라고 쓴다. 이 책에서 체제비...라고 잘못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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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버라 킹 솔버, 화가, 혁명가, 그리고 요리사

 

“한 인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다른 사람이 결코 알 수 없단다.”

세상을 뒤흔든 두 예술가와 망명한 정치인.
그들의 진실한 친구가 전하는
세상이 모르는 공백의 기록들.

★ 국가 인문학 훈장, 데이튼 문예 평화상 수상작가
바버라 킹솔버의 오렌지 상 수상작 ★

“여기 우리의 비어 있는 시간을 기록한다.”
오렌지 상 수상작가 바버라 킹솔버가 7년간 집필한 역작,《화가, 혁명가 그리고 요리사》

 

 

 

 

 

 

 

 

 

 

 

 

2. 에드워드 벨러미, 뒤돌아 보며

 

신용카드와 홈쇼핑, 사회복지 제도의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미국 최초의 SF소설
이 책의 주인공 줄리언 웨스트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증조부가 모은 돈의 “투자 수익으로 먹고사는” 19세기의 “가장 운 좋은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부자이자 교육받은 자였던 그의 유일한 고민은 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에 신혼집의 완공이 거듭 지연되고 있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불면증에 시달리다 최면술사의 도움을 받아 지하 침실에서 잠이 든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자신이 잠들었던 날로부터 시간이 113년이나 지나 있음을 알게 된다. 그의 집은 그가 잠든 사이 불에 타 사라졌고, 그는 한 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원할 것만 같았던 자본주의가 사라지고, 모두가 함께 생산 활동을 하고 똑같이 물질적 부를 분배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 2000년의 사람들은 평등하게 교육받고, 국가의 주도하에 산업 군대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균등하게 생산의 대가를 받으며, 45세가 되면 노동의 의무를 모두 마치고 온전히 삶을 누린다.
“뒤돌아보며 : 2000년에 1887년을”이라는 제목 그대로 19세기의 사회.경제 제도와 작가인 에드워드 벨러미가 상상한 21세기의 체제를 비교하는 것이 이 책의 씨줄이라면, 주인공인 웨스트가 자신의 약혼녀였던 이디스와 21세기에 만난 또 다른 이디스와 펼치는 사랑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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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전조등도 없이

터널에 진입하는 그 느낌

 

"전방에 터널이 있습니다

그 터널을 지나는 데 21개월이 소요됩니다"

 

안내문도 하등의 위안이 되지않는

캄캄한 터널 속

 

긴장의 연속이며

피로한 나날의 지나감

무의미한 시간들로 가득하고

사회에서의 격리감으로 짙은 회의를 느끼는

이들의 나이 갓 스물

 

청소년들을 모아

살인 병기로 만드는 터널

군대

 

차츰 어둠이 익숙해지고,

자기와 같이 가는 존재들에 위안을 받으며

아직 자기보다 뒤에 남겨진 존재들도 많음을 뻐기며

출구에 가까워지기만을 기다리는 곳

 

그 터널은 나와도

어떤 보상도 없고

그저 사회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여자 동기들에 비해 늦은 학교에 적응하면서

취업 준비와 독립해야한다는 허둥거림에 바쁜 곳

 

여자 친구도 떠나고

가족들과 연락도 제때 닿지 못하고

늘 익숙하던 휴대폰, 페이스북, 카톡에서 격리된

가깝지만 낯선 이국

군대

 

차곡차곡 진행되는 일상에

자칫 뒤처지는 동료나 후임에게

공존의 손길 내밀기보다는

성질부리고 모멸감주기 쉬운 계급 사회

 

민주주의의 햇살은 전혀 비치지 않는

캄캄한 터널 안

아직도 많은 어린 아이들이

이라크 전투에서 죽음 미군보다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는 곳

 

이라크 전투 5년에 4,500명 사망

1년에 900명 사망한 꼴

한국 군인 연간 사망 1,000명 이상

비전투 인원의 손실은

원인이 있을 터지만

 

아들 가진 부모 마음은 한 가지

그 터널을 어떻게든

무사히

무사히

통과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죄없어서

죄지은

죄인의 심정

 

터널을 선택해서 가는 수는 없는 걸까?

터널 안에 조명을 달아야 하는 건 아닌 걸까?

 

환하디 환한 세상에서 살던 홍채는

갑자기 캄캄해진 터널 안에 적응하기 쉽지 않아

한동안은 시력 상실을 겪게 마련

 

아들은 군에 보내고

날마다 조바심치는

그 죄인의 이름은

부모

 

"한국전쟁의 총성이 멎은 뒤 지금까지 60년 동안 군대에서 목숨을 잃은 젊은이의 수가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한 5000명을 제외하고도 군대 용어로 '비전투 인명손실'이 거의 6만명에 육박한다. 한국군에서는 전쟁을 하지 않고도 매년 1000명의 군인이 죽어나간 것이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 3월 8일 <한겨레>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밝혔다. 1980년대 이후 군 복무 중 사망한 장병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한 해 평균 130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군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 사흘에 한 명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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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4-08-0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일병 죽음에 넘 무섭더라고요

글샘 2014-08-07 11:1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군대 가는 아이들의 공포가 얼마나 크겠어요...ㅜㅠ

transient-guest 2014-08-14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미국에 왔기에 병역은 면제가 되었지만, 한때 군대를 꼭 가겠다고 호언장담하던 철없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가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만 드네요, 갈수록. 내성적인 반면에 또 반골기질이 강한 편이라서 갔더라면 엄청 두들겨 맞다 나왔을 것 같아요. 전투가 없이 지금까지 6만명이나 죽었다는 그 자체가 대한민국 military가 어떤 조직인지 말해주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