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 때時를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생수업
조용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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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의 학문으로 격이 낮아져 버렸지만,

원래는 사서삼경의 하나였던 '역경'만큼이나 그 공부의 맥이 이어져 왔던

사주 명리에 대하여 어떤 강의를 듣던 중,

조용헌이 이 책이 떠올라 읽게 되었다.

 

그런데,

그 강의의 대부분이 이 책에 등장한 이야기들을

마치 자기가 공부했던 것처럼 너스레를 떤 데 불과하다는 걸 알고

배신감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는 기초도 아닌

그야말로 방외의 이야기를 주로 늘어놓을 뿐이다.

 

물론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온 신앙의 세계와 같이

불안한 미래를 점치려는 역사는 이어져 왔을 것이지만,

사주명리학을 이처럼 신비롭게 여기도록 하는 것은

사주명리학을 공부가 아니라 여기로 여기도록 하는 단점도 있을 듯 싶다.

 

좀더 사주명리학의 기초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을 쓴다든지,

천오백명 정도의 사주를 보았다면,

사주명리학이란 것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같은 것들을

좀더 자기 입장에서 쓴다면 좋을텐데...

 

하긴, 그런 것이 조용헌 글의 장점이자 맹점이기도 하다.

관조적으로 쓰는 글.

하지만 뜨겁지 않아서, 외려 좀 맹하게 느껴지는 것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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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한 번만 더 날자꾸나 우리학교 작가탐구클럽
김예리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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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상에 대한 탐구도 많고 추측도 많다.

이상의 글들은 명확하게 해석하기 힘든 것들도 많고,

그는 1910년에 태어나

1930년대 초반, 스무나믄 시절에 오감도같은 시를 쓰다가,

스물 여섯에 삶의 끝을 예감한듯,

종생기, 봉별기, 날개 등을 쓰고,

스물 일곱에 죽고 만다.

 

현대의 '싸이(코)라는 독특한 가수처럼,

이미 그 시대에 스스로 김해경이란 이름을 버리고 '이상'이란 이름을 쓴 사람.

 

 

시대적 배경을 어쩔 수 없이,

일본어로 시를 남기기도 한 바,

그의 시를 국문으로만 만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다.

 

이상의 죽음은 한 개인의 생리의 비극이 아니다.

축쇄된 한 시대의 비극이다.(김기림, 고 이상의 추억, 71)

 

이상을 해석하지 못하면서 기리는 일도 허황되지만,

그의 '날개'와 '오감도 제1호' 같은 시들을 통해 그 시대를 조감하는 일은 나름 의미있다.

 

어항속 금붕어들보다 못한 삶을 살았던 시절.

스스로 갑갑해 미칠 듯한 비명을 질렀던 그.

 

벌판 한복판에 꽃나무 하나가 있소 근처에는 꽃나무가 하나도 없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를 열심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열심으로 꽃을 피워가지고 섰소.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에게 갈 수 없소 나는 막 달아났소

한곷나무를 위하여 그러는것처럼 나는

참그런 이상스러운 흉내를 내었소.(꽃나무, 75)

 

이런 황량한 시대의 자의식은 어디로 튀겠는가.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의 '理想'에 다가서지 못하고,

'참 그런 異常스러운 흉내'에 불과한 존재라고 스스로를 인식하는 지식인의 자아는

얼마나 초라할까.

 

쳇바퀴를 돌듯 사는 현대인 역시 갑갑하긴 마찬가지리라마는,

이상의 시대를 생각하면, 포옥~ 한숨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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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할 거야 - 십대, 지금이 아니면 하지 못할 것들
강신주 외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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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른들은 돌아보며 말한다.

그때 내가 다른 길로 갈 수 있었다면...

아이들은 길을 몰라 묻는다.

이길도 저길도 다 자신이 없는데...

 

이 책은 힘없는 책이다.

작가들도 다들 나름대로 어떤 분야에서는 태두의 역할을 한 사람들이지만,

그들 역시 살아보니 삶은 답이 없더라는 이야기를 겸손하게 할 따름이니, 힘이 없다.

 

정치가나 기업가들에게 물었다면, 이렇게 살아라... 하는 헛소리를 지꺼릴지는 모르지만,

그 말들 역시 답없기는 마찬가지.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가 투명하게 보였으면...

불확실한 자신의 현재가 너무도 불안해서,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른들은 이미 결정되어버린 자신의 지난날을 후회하면서,

내가 너였다면, 이렇게 살 것이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어른들 거의가 청소년으로 돌아가 이렇게 입시지옥의 수렁에 빠져 살라고 한다면,

돌아가고 싶지 않을 듯 싶다.

 

많은 이들이 자기의 청소년기를 이야기하지만, 그 시기가 소중한 것은 맞지만,

그 시기가 어떤 성장의 과정에 반드시 있어야 할 요소였던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살아지는 것이 삶이니, 정답은 애초에 없는 것.

 

그렇지만, 청소년기에 어떻게 사는 것이 더 좋을지...

김애란은 끝도없이 질문을 하라고 한다. 엄마의 아빠는 뭐했어? 할머니 아빠는 뭐했어?

그래. 과거가 곧 미래니 좋은 방법인데,

수십 년 사이에 세상이 너무 휙~ 변해버려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듯도 싶다.

 

함돈균이 남긴 이야기는 들을만 하다.

그렇지만... ㅋㅋ 살면서 공부하기에도 집중력이 부족한데,

이것 또한 힘든 노릇.

 

여러분의 나이에는 누구와 만나 무슨 대화를 나누고

어떤 이야기를 듣는지가 앞으로의 생을 좌우한다.

그러한 만남을 발견하기 위해서라도

여러분은 주위 세계에 깨어있어야 하지 않을까.(191)

 

아이가 어른이 되는 것은, 단계를 건너뛰는 분절적인 세상이 아니다.

아이가 하루하루 살다보면, 어른이 되어있는 것이다.

 

힘들다.

그래서 인생의 네 가지 고통 중,

새--------------------------------------------앵, 노-----------------------오, 벼------영, 사!

생의 고통이 가장 지속적이고 끈질긴 것이다.

고통스러우니... 후회할 일도 많을 것이다.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

무조건 응원하기.

산전수전 다 겪은 우리 어른들도 되돌아가기 두려워할 만큼 잘 살아 내기 어려운 십대이니,

그 시기를 그냥 살아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장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우리 어른들이 십대들을 무조건 응원하자.

그러면, 십대들은 넘치는 기운과 생명력으로 스스로 잘 헤쳐나갈 것이다.(161)

 

좋은 의견이다.

그렇지만,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

어른들이 만든 세상은 거짓으로 가득해서...

응원은커녕 아이들을 더 고통의 나락으로 밀어 넣는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가진자들은 이 입시지옥을 피해,

외국에서 놀면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아, 호의호식하며 살고 있는 것이 이 나라임을...

 

아이들도 안다.

세상은 행복보다 두려운 일이 더 많은 곳임을...

그래서 지레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지옥같은 대학 입시와,

불지옥같은 군대와,

가시철조망같은 취업난과,

쥐꼬리같은 월급에 실려가는 새파란 청춘들...

 

그들은 어떻게 살아도 나중에 후회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조금 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기억할 수 있도록

정신을 다독거려 도와주고, 힘을 내도록 응원하는 일, 어른들이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읽힌다고 큰 도움이 되진 않을 듯 싶다.

다만, 읽은 소감을 나누면서,

자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피력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 만으로도 의미있다 싶어

독서토론동아리 아이들에게 한권씩 사주었는데,

어른들이 좀더 읽고 고민해야할 주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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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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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표지부터 으스스하다.

제목도 '내가 죽은 집'이라니...

 

'나'라는 것은,

살아있는 것을 근거로 붙이는 이름이다.

이미 죽고 나면 그것은 '내'가 아니다.

 

뭔가 결말을 이미 발표한 뒤에,

그러니까, 나는 죽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억 상실이다...

그러면서 추리를 펼치게 되는 소설.

 

소재도 흥미진진하기보다는,

을씨년스럽고 으스스한 분위기와 딱 맞게,

어린 아이가 학대당하는 내용으로 보인다.

결국 어린아이는 죽음을 맞게 되는데,

그 죽음을 통하여 과거의 퍼즐을 맞춰내게 된다.

 

추리의 결과는 재미있을 수도 있지만,

너무 으스스해서 별로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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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론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박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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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도 : 동일한 주제가 되풀이되는 사이에 다른 가락이 여러 가지로 끼어드는 형식의 기악곡  

 

제목이 궁금증을 일으킨다.

질풍~은 스키나 스노보드가 소재여서 붙인 단어 같고,

론도~는 몇명의 주인공 무리가 반복되며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인 모양이다.

 

첫 페이지에 저자가 적은 구절.

좀 웃긴다.

 

곤나니 오모시로쿠 나루토와!

지분데모 오도로끼 -히가시노게이고-

 

속표지에 이렇게 적혀있다.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스스로도 놀람.


좀 오버다. ㅋ

 

히가시노게이고는 술술 잘 읽혀서 좋은 작가인데,

이 책은 그야말로, 질풍-론도다.

질풍같이 읽히는데,

마지막은 유쾌하게 끝나서 좋다.

 

멍청하고 성실함으로 똘똘뭉친 오리구치 미나미 양의 활약이 재미있었다. ^^

 

히가시노게이고는

참 다양한 분야의 관심을

꾸준히 전개하는 독특한 작가다.

 

백은의 잭, 역시 이런 소설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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