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과 예순 사이 행복한 잡테크 - 2만 명의 퇴직 예정자에게서 찾아낸 인생 2막 직업설계 노하우
김명자 지음 / 민음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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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직장은 많은 국가들에서 여성에게 알맞은 직장이라고 여겨지는 듯 하다.

한국 역시 그러한데, 여교사들의 경우

학생들과 수업하기 힘들다는 이유 등으로 명예 퇴직을 신청하는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평생 직장으로 살아오던 곳에서 훌쩍 떠나면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창 아이를 기르고 그럴 때는 집에서 전담 육아나 가사를 한다면 좋을 수도 있겠으나,

오십대가 넘어서 퇴직을 하는 일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에 가깝다.

 

평균 기대 수명이 90세에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퇴직 연령에서 30년 이상을 살아야하는 것인데,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경우, 자급자족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고,

각종 유지비가 수월찮게 들어간다.

 

이 책은 퇴직 이후의 설계에 대한 내용이다.

우선은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새로운 직업'에 대하여 고민해 보게 한다.

당연한 일이다. 어느 정도 경제적 토대도 필요하고,

50대나 60대에는 몸도 생생한 편이니, 새로운 직업에 대하여 고민하는 일이 당연하다.

 

재산 형성을 일컬어 '재 테크'라는 기형적인 조어법으로 쓰는 말이 있듯,

직업을 찾는 일을 '잡 테크'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입원을 찾는 일부터,

자기의 시간과 평생의 경험을 바탕으로 봉사하는 일까지 그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핀란드 국립직업건강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이런 기관이 있다니... 부럽다.)

시니어들은 현명함, 신중한 협의 능력, 판단력, 전체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 의사소통 능력,

생활 관리 능력, 일에 대한 강한 책임감, 고용주에 대한 성실함, 풍부한 업무 경험,

배움에 대한 열의 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43)

 

늙음은 곧 퇴화이거나 폐품이 되는 것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늙음, 나이듦은 곧 지혜로운 통찰의 시대일수도 있음으로 가치있게 여기는 풍토 조성이 필요하다.

연구소가 있다지만, 그런 선진국 역시 노인의 소외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어려운 문제다.

 

그리고, 뒷부분은 퇴직 이후에 꾸려야 할 인간관계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퇴직 이후에는 가족이 중요한 재산일 것이다. 친구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혼자서 밥을 지어먹는 습관이 들지 않은 남자들, 회식자리가 편하고 집에서 쉬는 것이 불편한 남자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

퇴직하고 황혼 이혼 당하기 싫으면 말이다.

 

한국은 '노인에게 행복한 나라'와는 거리가 멀다.

각종 복지 혜택이 갈수록 줄어들고, 노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 같은 것은 언감생심이다.

스스로 개척하는 수밖에 없다.

 

나도 2029년 8월말이 정년이다.

이제 14년 남짓 남은 셈이다.

학교를 3번 정도 옮기면 그 시간은 금세 간다.

 

논술이나 토론을 더 갈고 닦아서 학원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고,

방과후 같은 시간에 재능 기부 형식으로 수업을 다닐 수도 있을 것이고,

맹인용 낭독 같은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보다 15년 뒤면 육체는 훨씬 허약하고 노쇠해져 있을 터이니...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노후는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

 

퇴직은 끝이 아니다.

정년이 마치면 금세 죽던 시대에 비한다면, 정년은 짧고 노후는 길다...

고민하지 않는 노인은 비극적으로 늙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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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14-12-2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퇴직하면 무조건 놀거다 외치고 다니는데요. 20살, 온갖 아르바이트로 시작해서 그 흔한 휴직도 한 번 못해보고 계속 일만하고 산게 억울해서요. ㅎㅎ 근데 계속 노는게 좋을지는 그때 가봐야 알겠죠. 또 그 때 준비하는건 늦을거고.... 하여튼 사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ㅠ.ㅠ

글샘 2014-12-23 15:36   좋아요 0 | URL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 이게 틀린 말이 아니더라구요. ㅋㅋ

세월아 비켜라 내나이가 어때서~ 이런 건 억지입니다.

사는 데 정답은 없겠지요. 건강해야 놀기도 잘 놀고~
 
졸업 - 설월화雪月花 살인 게임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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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두고...

친구의 하나가 자살(?)한다.

 

고민이라는 건 남이 알아줄수록 작아지는 성질이 있거든.(44)

 

고민을 나누지 못해서 친구들은 모두 외로워하는 중,

다도의 '설월화 의식' 중 다른 친구 하나가 독살당한다.

 

이 책에서는 졸업을 앞둔 가가 형사의 첫 등장인데,

작가의 다양한 관심사가 발현된 작품이다.

다도의 복잡한 과정을 묘사한 도판이라든가,

검도의 다양한 용어들을 묘사하는 등,

전문적 분야를 장르 소설에 녹여내는 기질이 이때부터 반영된 것이다.

 

자네에게 부족한 것은 '탈력'이야.

내 힘을 투입하고 정신을 집중하는 건 단 한 순간이면 된다는 걸 알아야 해.

계속해서 죽기살기로 전력투구해서는 상대에게 그리 큰 공포감을 줄 수 없어.

거꾸로 여유를 줄 뿐.

인간을 아무리 애를 써도 집중을 몇 분씩 지속할 수는 없어.

스스로는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실은 짧은 사이클로 집중과 산만을 되풀이하지.

집중이 계속된 뒤에는 반드시 산만이 오게돼.

그런 때에 공격에 들어가거나 공격을 받으면 아무래도 허점이 나오게 돼.

그런 때 필요한 건 계속 정신집중을 하려는 게 아니라,

언제라도 집중할 수 있는 준비상태로 자신을 컨트롤하는 거야.

말하자면 그게 탈력, 힘빼기야.(97)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자못 이런 에피소드들이 잔뜩 추리물을 힘을 넣어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미나미사와 선생님과의 대화는 격조있으면서도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이제 그만 죽어도 괜찮겠다고 생각이 드는 때가 아주 많아.

단지 직접적인 계기가 없었을 뿐이지...

내 남편이었던 사람 곁으로 가고 싶어.

내가 자살한다면 그게 동기라고 생각해줘."

"정말 외로운 일이네요."(241)

 

젊은 나이의 작가가 이렇게 죽음에 가까이 가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능력이겠다.

물론 그 내용이 주제에 녹아있지 못하고 이렇게 대화 속에 등장하는 것도 초창기의 한계일 수 있겠고...

 

모든 인간에게 죽음에 대한 생각은 각기 다를 수 있다.

두려움에 휩싸일 수 있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인생에서 너무 힘을 주지 않고,

어떤 사건과 맞닥뜨리든, 힘을 빼는 태도... '탈력'이 죽음에야말로 필요한 자세인지 모르겠다.

 

"언제라도 진실이라는 건 볼품없는 것이야.

그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거짓에 의지하는 삶에 가치가 있을까요?"

"거짓인지 진실인지, 그걸 어느 누가 판정할 수 있지?"(320)

 

인생에서 '졸업'이란,

특히 대학의 졸업이란, 기나긴 학창시절을 벗어나는

이른바 '탈피'의 시기이다.

학생을 벗어나 어른이 되는 시기.

부모와 사회의 보살핌을 벗어나 독립을 해야하는 시기.

 

그 정신적 부담감을 자연스럽게 추리소설 속에 녹여낸 작품으로,

가가라는 친구가 앞으로 '교사'보다는 '형사'로서의 기질이 돋보이는 인물임을 선보이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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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308

11년 268

12년 323

13년 198

14년 208권

계 3,219권

 

 

일이 많아서 책 읽기가 수월치 않은 해도 있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일이 많아서라기보다...

책읽는 일 자체가 사치스러워 보이는 한 해였다.

그래서, 읽은 권수만 치면 적어보이지 않지만,

장르소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 날들이 많다.

 

 

1. 히가시노게이고를 서른 권 넘게 읽다...

 

아들 녀석이 휴가를 나와서 '히가시노'를 좀 사달라고 했다.

어차피 군대에는 들고 가면 읽고 기증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내가 먼저 읽고 보내주었는데,

그렇게 읽게된 것들이 서른 권이 넘는다.

 

 

 

 

 

 

 

 

 

 

 

 

 

 

 

 

 

 

 

 

 

 

 

 

 

 

 

 

 

 

 

 

 

 

 

 

 

 

 

 

 

 

 

 

 

 

 

 

 

 

 

 

 

 

 

 

 

 

 

 

 

 

 

 

 

 

 

 

 

 

 

 

 

 

 

 

 

 

 

 

 

 

 

 

 

 

 

 

 

 

 

 

 

 

 

 

 

 

 

 

 

 

 

  

 

 

 

 

2. 고전을 읽다

 

논어, 주역, 장자...를 읽었고, 한비자도 읽었다.

 

 

 

 

 

 

 

 

 

 

 

 

 

 

 

 

 

 

 

 

 

 

 

 

 

 

 

 

 

 

 

 

3. 아직도 진행중인... 세월호 사건... 쌍차의 눈물...

 

 

 

 

 

 

 

 

 

 

 

 

 

 

 

 

 

4. 명로진, 권진영의 <ebs 고전일기>를 만나다...

 

 

 

 

 

 

 

 

 

 

 

 

 

5. 마이클 코넬리...

 

 

 

 

 

 

 

 

 

 

 

 

 

 

 

 

 

 

 

 

 

 

 

 

 

 

 

6. 그리고... 기억에 남는 책들...

 

 

 

 

 

 

 

 

 

 

 

 

 

 

 

 

 

 

 

 

 

 

 

 

 

 

 

 

 

 

 

 

 

 

 

 

 

 

 

 

 

 

 

오늘은 '동지'다.

주역의 괘로는 '복'괘이다.

모두가 음인 세상에서.... 초효... 맨 아래 효만 양으로 삐죽이 고개를 내미는

이제 비로소 '양'의 세사이 올 것임을,

가장 추울 때 보여주는 효가 '지뢰복' 괘다.

 

 

 

 

새해에는...

 

미생들의 세상에도 좀 햇살이 비추이면 좋겠다.

새해에는 고전을 더 찾아 읽고 싶다.

새해 읽고 싶은 고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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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14-12-22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이 벌써 군대를.... 세월이 빨라요.
글샘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이 페이퍼를 보니 왠지 새해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
그리고 정말 우리 모두의 삶에 햇살좀 비쳤으면 같이 기원합니다.

하늘바람 2014-12-2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세월 빠르네요.
글샘님.
저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비자 1 한길그레이트북스 54
한비자 지음, 이운구 옮김 / 한길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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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온갖 더러운

오물을 가득 뒤집어쓴 채로...

 

오욕의 시간을,

캄캄한 암흑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살고 있다.

 

용산에서,

쌍용자동차 옥상에서,

천안함 캄캄한 해저에서,

사대강의 녹조 라떼와 이끼벌레의 썩은내와

온갖 자원외교란 이름의 국비유출로 복지는 짓밟힌채

다시 부정선거와 밀실정치 속에서

세월호의 참담한 침몰을 바라보면서...

통합진보당의 해산까지...

 

곰곰생각해보면, 이정희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말은 오류다.

태어난 적이 없는 존재가 죽을 수는 없는 법.

 

그러고 보면 정치라는 것은 태생적으로 '드러운 시대'를 통과하는 법이다.

어느 시대 한 순간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낙원이었던 적은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국민이라는 것이 이렇게 모멸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녹이 슬어서 그럴 게다.

 

조금만 더 쳐다오, 시퍼렇게 날이 설 때까지...(전대협 진군가)

 

이런 결기서린 노래가 불리던 시절도 있었건만...

 

중국의 이름 '차이나'는 최초의 통일국가 '친 秦 Chin'에서 왔다고 할 정도로 진시황의 영향은 컸다.

진시황이 통일국가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이사와 상앙의 국가정책 수립의 기반이 된 책, 한비자.

그렇지만 '한비'는 순자의 제자로서, 동창생 '이사'의 음모로 죽고 만다.

서양의 마키아벨리즘의 할아버지뻘 되는 책.

 

사마천이 <사기>에서 '노자한비열전'이라고 분류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노자와 한비의 사상을 '정치 철학 계열'이라고 분류한 셈이다.

노자가 '정치가는 냅두는 무위를 실행해야한다'고 했다면,

한비는 '정치가가 신상필벌의 냉정한 법치를 실시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노자를 '무위자연'의 도피사상으로 보는 자들과는 딴판의 해석인 셈.

그러자면 강신주의 '노장은 상반된 생각'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다.

 

신하를 귀하게 하지 말라.

그러면 군주와 맞먹으려고 할 것이다.

장딴지가 허벅다리보다 굵으면 빨리 달리기가 어렵다.

군주가 신같은 권위를 잃으면 호랑이 같은 악신이 그 뒤를 노린다.

군주가 알아차리지 못하면 호랑이는 장차 소신인 개들을 모아들일 것이다.

군주가 빨리 그것을 막지 못하면 개의 수가 점점 늘어 끝이 없을 것이다.

호랑이가 한 무리를 이루게 되면 그 어미인 군주를 죽일 것이다.

군주가 법을 시행하면 큰 호랑이는 겁을 먹고,

군주가 법을 집행하면 큰 호랑이도 스스로 온순해질 것이다.

법과 형이 신실하게 실행되면 호랑이도 교화되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123)

 

군주는 신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신하에게 모든 권한을 주면 군주는 무너진다.

작금의 한국 정치가 보여주는 면모가 이것 아닌가 싶다.

호랑이와 개의 뉴스를 덮기 위하여 '땅콩 여사'가 열심히 눈물을 짜내고, 토막사체 사건으로 덮으려 하지만,

호랑이와 개의 뉴스는 하늘이고, 땅콩 여사는 손바닥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

 

요즘 '사법기관'들은 '성범죄자'를 특별 우대하는 법을 시행하는 모양이다.

제주지검장의 '음란행위'를 '성선호성 장애'라는 특수 명칭을 사용해 주시는 고귀한 법원은,

자기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단호하게 처단한다. 오늘의 판결 역시 호랑이를 키우는 '법 결정'이다.

 

듣기로는 옛날에 사람을 잘 부리는 자는 반드시 하늘을 따르고

사람에 맞추어 상과 벌을 명확히 하였다고 한다.

하늘을 따르면 힘을 적게 들이더라도 공이 서고

사람에 맞추면 형벌을 줄이더라도 법령이 행해지며

상과 벌을 명확히 하면 백이와 도척의 구별이 혼란해질 일이 없을 것이다.(용인, 419)

 

신상필벌.

이 단어는 법가의 금과옥조다.

잘못에는 반드시 엄한 벌을 내려야 하는 것.

땅콩으로 청와대 진돗개를 가리려는 일은 '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따름이다.

 

동물 가운데 훼라는 뱀이 있다.

한 몸에 입이 두 개 있어 먹이를 다투다가 서로 물어 뜯어 끝내 죽고 만다.

신하들이 권력을 다투어 나라를 망치는 것도 모두 똑같은 유이다.(설림 하, 387)

 

동물에 빗대어 세상 이치를 설명하는 설림.

이 '수풀 림'은 '정글'의 법칙이 횡행하는 곳이다. 정글 이야기~로 정치를 비유하는 멋진 대목이다.

한국의 정치가들은 훼와 같은 넘들이다. 상생을 모른다.

먹이를 다투는 데는 타협이 없다. 필연, 죽을 것이다.

 

군주가 일을 하고 싶은데 전체를 파악하지 못하면

의욕만을 미리 밝혀 그것을 하는 경우 그 하는 일이 이익을 얻지 못하고

반드시 손해로 돌아오게 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자는 일의 원칙에 맡기고 욕심을 버린다.(256)

 

의욕만을 미리 밝혀,

적폐를 해소하고 계통을 세우겠다고 했지만,

인사 참극을 낳고 만 사실을 지난 봄 여실히 보았다.

일에 원칙이 없고, 전체를 파악하지 못하는 자가 정치를 할 때의 폐해다.

 

한비자라는 책은 참 많은 이야기를 자분자분 들려준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는 나는 그 속에서 '분노'를 느낀다.

무능력한 군주가 제대로 정치를 못해서 백성들이 도탄에 빠진 작금의 현실이 개탄스럽기 그지없어,

이 두꺼운 글들을 피눈물에 먹을 찍어 기록했을 것이다.

 

나라를 다스릴 적에는 명확한 법을 설정하고 엄격한 형벌을 제시하여

장차 그것으로 모든 사람의 혼란을 구하고 천하의 재앙을 물리쳐야 한다.

그래야 강자가 약자를 침해하지 않고

다수가 소수를 학대하지 않고...(215)

 

정규직이 너무 많아 경제 발전이 안 된다는 '강자'의 논리는 약자를 침해한다.

국비로 운영되는 온갖 '보수단체'라는 이름의 테러집단은 떼를 지어 울부짖으며,

'소수를 학대'하는 데 참여한다.

비극이다.

 

무릇 용이란 짐승은 길들여서 탈 수 있다

그런데 그 턱 밑에 직경 한 자 정도의 거꾸로 박힌 비늘이 있다.

만일 사람이 그것을 저촉하면 반드시 그 사람을 죽이고 만다.

군주에게도 마찬가지로 역린이라는 것이 있다.

설득하는 자가 능히 군주의 역린을 저촉하지 않으면 그 설득을 기대할 만 하다.(197)

 

역린.

지도자에게 자존심이기도 하고, 권위이기도 한 것.

이 두꺼운 책을 통해 한비자가 바랐던 세상은 무엇일까?

<법치>를 통해서라도 좀 '질서'잡힌 세상을 꿈꾸지 않았으려나?

<공자>처럼 말로만 '착하게 살자'는 문구는 '현학'으로 치부하던 시대.

사람들이 알아주면 뭐하나, 현실에 쓸모가 없는 것을... 이런 기분으로,

눈물을 참으며 이 책을 썼던 한비자...

그는 결국 어눌하여 진시황을 설득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고 만다.

 

성인이 정치수단으로 삼는 것은

이, 위, 명이다.

利란 민심을 얻기 위한 것이고,

威란 법령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며

名은 위와 아래가 함께 의존하는 것이다.(830)

 

이는 '복지'라는 말이 되겠고,

위는 '법치'라는 말이 되겠고,

명은 '명분'이란 말이 되겠다.

백성을 '이용후생'하여 잘살도록 도모하고,

법령을 엄하게 적용하여 휠체어타고 헌법위에 사는 넘이 없게 하고,

도덕적 명분 없이 치사한 정치놀음에 빠지지 말라는 말.

 

어린아이가 서로 장난치며 놀 적에

흙을 밥이라 하고 진흙을 국이라 하며 나무를 고기라 한다.

그러나 저녁때가 되면 반드시 집으로 돌아가 밥먹는 것은

흙밥과 진흙국을 가지고 놀 수는 있어도 먹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저 오랜 옛날의 전설과 기리는 말을 외는 것은 말뿐으로 정성이 담기지 않았으며,

선왕의 인의를 말하더라도 나라를 바로잡지 못하는 것은 이 또한 놀이가 될 수는 있어도,

그것으로 통치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571)

 

노친네들은 박근혜가 '어려서 부모 잃고, 그 불쌍한 것이...' 이러면서 찍어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진흙국에 흙밥'인 셈이다.

박정희 시대에 이루어진 경제 발전은 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높이 살 만 하지만,

지금 '새마을 노래'를 소리높여 부르는 일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아, 답답하고 막막한 마음 금할 수 없으나,

한비자를 읽노라면,

그런 시대는 지금만이 아니었고,

그런 마음은 오늘만이 아니었음을 생각하면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던 어느 시인을 떠올려 본다.

 

세상이란 그런 것이다.

어쩌겠나.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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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꾸는꿈 2014-12-2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비교되서 골라잡은 책이었는데 한권짜리로 살껄 그랬나 싶군요;;

글샘 2014-12-22 21:21   좋아요 0 | URL
네. 정말 두껍고 긴 책이지요.
그렇지만 부분부분 다양한 이야길 인용하는 부분도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수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문교양 출판그룹 반비입니다. ^^


사이언스북스에서 제인 구달 신간, 나의 조선미술 순례』가 출간되었습니다.

디아스포라 서경식의 신간으로, 조국의 미술가들을 직접 만나 예술을 탐구하고

그에 얽힌 조선의 역사와 더불어 자아를 찾아가기까지의 여정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







『나의 조선미술 순례』


디아스포라 서경식이 만난

조국의 미술과 미술가들



나의 서양미술 순례』 이후 20년, 

디아스포라 서경식의 또 다른 미술 순례기



한국의 많은 독자들이 서경식이라는 이름을 저자로서 기억하게 된 것은 1993년 번역 출간된 『나의 서양미술 순례』 덕분일 것이다. 이 책은 이제는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와 거의 하나의 분야로 자리 잡은 ‘미술 기행’의 거의 첫 출발에 해당하는 책이었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판매되는 몇 안 되는 미술 기행기이기도 하다. 

많은 독자들이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통해 그림 읽기의 새롭고도 친근한 방법을 배웠다고 고백한다. 조국에서 옥살이를 하는 형들(서승, 서준식)의 옥바라지를 하는 30대의 재일조선인 청년에게 유럽의 다양한 미술관에서 만난 작품들은 지하실에 난 창문으로 겨우 들어오는 희박한 공기였다고, 저자는 그 책에서 기록한 바 있다. 예술이 역사와 현실과 삶과 독특하게 뒤섞이며 서로를 해석하거나 확장하는 놀라운 장면들이 그 책에 가득 담겨 있었다.   

이번에 출간되는 『나의 조선미술 순례』에서 저자는 이제 60대가 되어 유럽의 미술관이 아닌 한국의 미술관들을 순례한다. 30대의 재일조선인 청년이 집착했던 주제들, 죽음, 섹슈얼리티, 가족, 민족…… 같은 것들이 여전히 60대 재일조선인 노교수의 눈과 귀와 온갖 감각들을 사로잡고 날카로운 통찰들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과 삶의 변화를 따라 미묘하게 달라진 지점들 역시 드러난다. 

가령 저자는 이제 홀로 유럽의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작품과 고독하게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 F와 함께 때로는 제자들과 함께 ‘조국’의 미술관을 찾는다. 그리고 정말로 원한다면 그 작품을 만든 작가들과 직접 한국어로 대화를 할 수도 있다. 조국은 더 이상 그가 70년대에 보았던 군사독재 치하의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또 이제 형들의 옥바라지를 위해 조국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연구와 활동을 위해 찾게 되었다. 이렇듯 달라진 상황에서 저자는 20년 전, 30년 전 그림들 앞에서 던졌던 것과 똑같은 물음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이번에는 이 물음들에 답할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이전에는 단순히 목격자에 머물 수 있었던 독자들을 이번 순례에는 더 깊이 동참시킨다. 위의 답을 혼자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20~30년 전의 그 순례와 지금의 이 순례의 미묘한 차이들을 읽어내는 것은 작가 자신의 변화를 읽어내는 일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나 자신의 변화를 읽어내는 일이 된다.

한편 『나의 서양미술 순례』와 『나의 조선미술 순례』를 나란히 놓고 보는 일은 마치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나란히 걸린, 렘브란트의 34세 때와 63세 때의 자화상을 보는 일 같기도 하다.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삶의 질문, 궁극의 질문에 대한 답을 갈구하는 그 빛나는 눈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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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응모 기간 2014년 12월 15일(월)부터 12월 21일(일)까지 입니다.


셋, 총 추첨인원 10명입니다. (최종 응모자 수에 따라 추첨인원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넷, 서평단 발표일 2014년 12월 22일 월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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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서평기간은 12월 26일(금)부터 1월 9일(금)까지 15일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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