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음과 몸을 위한 책을 만드는

민음사 출판 브랜드 판미동 입니다. :)


판미동에서 중국 최고 석학 장치청 교수의 건강고전 명강의를 담은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가 출간될 예정입니다.

(이에 출간전 가장 빠른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한의학과 건강, 특히 고전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중국 최고 석학 장치청 교수의 건강 고전 명강의



논어보다 황제내경을 먼저 공부하라!

"인간의 생명을 통찰하는 최초·최고의 경전"



중국 국학 최고 권위자 장치청 교수가 들려주는 건강 고전 강연으로, 

2500년이 넘는 고전 <황제내경>을 대중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전인적인 몸 공부를 통해 자신을 읽어내고 삶의 조화로움을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



▶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서평단 모집 상세 내용



하나,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서평단 모집 포스팅을 개인 블로그에 스크랩 한 뒤, 읽고 싶은 이유 간단하고 성실하게 적어서 스크랩 링크와 함께 댓글로 올려주시면 응모가 완료됩니다.


둘, 응모 기간 2015년 1월 19일(월)부터 1월 26일(월)까지 입니다.


셋, 총 추첨인원 10명입니다. (최종 응모자 수에 따라 추첨인원이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넷, 서평단 발표일 2015년 1월 27일 화요일입니다.


다섯, 서평기간은 2015년 1월 30일(금)부터 2월 6일(금)까지 14일간입니다.

서평단에 선정되신 분은 1월 28일까지 개인정보를 비밀댓글로 적어야합니다.

1월 28일까지 개인정보 확인이 안되면 당첨이 자동취소됩니다.


마지막, 첨된 서평단 분들은 서평기간인 14일간 알라딘 블로그 및 개인 블로그에 서평을 작성한 후,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서평단 발표 포스팅 알라딘 개인 블로그 및 그 외 블로그나 외부 채널 등에 남기신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셔야 최종 서평이 완료됩니다.



※ 해당 기간 안에 서평 및 서평완료 댓글을 작성하지 않을 시,

다음 서평단 모집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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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당나귀 곁에서 창비시선 382
김사인 지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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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벗어 팽개치듯 '에이 시브럴-'

자갈밭 막 굴러온 개털 인생처럼

다소 고독하게 가래침 돋워

입도 개운합지 '에이 시브럴-'

쓸만한 말들이야 줄을 섰지만

그래도 그중 인간미가 있기로는

나직하게 피리부는 '에이 시브럴-'

(존재의 초월이랄까 무슨 대해방 비슷한 게 거기 좀 있다니깐)

얼토당토 않은 '에이 시브럴-' (에이 시브럴, 부분)

 

작년 2월에 월급 50만원 받았다.

올해는 어쩌면... 못받고, 3월까지 내야할지도 모르겠다. 에이 시브럴-

 

이 시집을 읽으면서 킬킬거리고,

주억거리다 눈물도 핑 돌고...

그러면서도 당나귀를 기다렸다.

김사인의 곁에서 비비적거리는 어린 당나귀가 등장하기를...

그런데... 당나귀는 '시인의 말'에서야 등장했다.

 

어린 당나귀가 있고 나는 그 곁에 있습니다.

나는 어쩌다가 고집 세고 욕심 많은 이놈과 있게 되었나요.

곁에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서로르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요.

언젠가 그를 버리게 될지 모른다는 예감이 몹시도 슬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곁에 있다는 것에 오늘 나는 이토록 사무쳐 있습니다.

독한 술을 들이켜고 한숨 잘 잤으면 싶습니다.

아침이면 어디로 떠나고 없기를 바랍니다. 어미에게 갔건 바람이 났건.

그러나 아마 그런 기특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어느날 갑자기 새날이 오리라고 바라지 않습니다.

가는 데까지 배밀이로 나아갈 뿐입니다.

지렁이처럼.

욕될 것도 자랑일 것도 더이상 없습니다.

내게도 당나귀에게도.

모과나무 너머 파란 하늘이 고요하고 귀합니다.

숨을 조용히 쉽니다.

손발의 힘도 빼고 가만히 있습니다.(157, 시인의 말)

 

시집 읽으며 욕도 하고, 그이의 말을 조곤히 듣노라니... 분이 가라앉는다.

 

네 개의뿔을 고독하게 치켜들고

더듬더듬

먼길을(달팽이, 부분)

 

우리는 생로병사의 구조가 순환할수록 단정으로 아름다움의 슬픈 깊이를 더해가는

희귀한 현대 시집을 한 권 얻었다.(뒤표지, 김정환의 발문)

 

이 시집은 '죽음'에 다가서는 슬픔과 서러움을 품고 있으나,

그 슬픔은 초혼의 번개표 찌르르한 가슴 찌름은 없고,

봉분마냥 둥글게 등뼈 궁글리고 엎드린 모습으로 다가온다.

 

내 안을 허락한다는 것.

너에게 내 몸을 열고 싶다는 것 내 혀와 이빨과 목구멍과 대장과

항문을 열어준다는 것 그렇게 음탕한 생각.

또한 지금의 내가 아니고 싶다는 것 지금의 죽음이고 싶은 것

다른 나이고 싶다는 것 사랑을 느낀다는 것.

너를 내 안에 넣고 싶다는 것 네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것

너이고 싶다는 생각 네가 아닌 나를 더는 견디지 않겠다는 의욕.

너를 먹네

...

몸 너머 영혼 속에까지 너를 들이고 싶은 것 네가 되겠다는 것 기어이

먹는다는 것은.(먹는다는 것, 부분)

 

재미있는 시다.

음탕하다고 스스로 킥킥거리면서,

사실은 사랑의 본질을 정확히 바라본다.

그리고, 사랑의 본질은 정확히 '먹는다는 것'과 중의적으로 겹친다는 것도...

 

 

  그냥 그 곁에만 있으믄 배고 안 고프고, 몇날을 나도 힘도

안 들고 잠도 안 오고 팔다리도 개쁜허요. 그저좋아 자꾸

콧노래가 난다요. 숟가락 건네주다 손만 한번 닿아도 온몸이

다 짜르르허요. 잘 있는 신발이라도 다시 놓아주고 싶고,

양말도 한번 더 빨아 놓고 싶고, 흐트러진 뒷머리칼 몇 올도

바로 해주고 싶어 애가 씌인다요. 거기가 고개를 숙이고만

가도, 뭔 일이 있는가 가슴이 철렁허요. 좀 웃는가 싶으면

세상이 봄날같이 환해져라우. 그길로 그만 죽어도 좋을 것

같어져라우. 남드 모르게 밥도 허고 빨래도 허고 절도 함시러.

이렇게 곁에서 한 세월 지났으믄 혀라우. (보살, 전문)

 

이 보살님은 엄마의 마음이기도 하고,

애인의 마음이기도 하고, 그야말로 해탈한 세상의 사랑이기도 하다.

사랑을 킥킥대며 음탕하게 바라본 '먹는다는 것'이나,

그야말로 오롯한 순정 그자체인 사랑인 '보살'이나,

나투신 모습은 다를지라도... 본질은 하나인 듯.

 

때가 되자

그는 가만히 곡기를 끊었다.

물만 조금씩 마시며 속을 비웠다.

깊은 묵상에 들었다.

불필요한 살들이 내리자

눈빛과 피부가 투명해졌다.

하루 한번 인적 드문 시간을 골라

천천히 집 주변을 걸었다.

가끔 한자리에 오래 서있기도 했다.

먼 데를 보는 듯 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시간을 향해

귀를 기울이는 듯 했다.

저녁볕 기우는 초겨울 날을 골라

고요히 몸을 벗었다 신음 한번 없이

갔다.

 

벗어둔 몸이 이미 정갈했으므로

아무것도 더는 궁금하지 않았다.

개의 몸으로 그는 세상을 다녀갔다.(좌탈, 전문)

 

읽으면서 스콧 니어링의 삶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지막 행을 읽으면서, 짧게 감탄했다.

그리고 다시 읽었다. 부끄러웠다.

 

능소화빛 하늘

모랫길은 금빛

 

흔들흔들

거품을 흘리며

늙은 낙타는

집을 찾아가고

 

따라 흔들리며

어린 압둘은 눈을 빛낸다.

작은 손으로

저무는 모래산을 가리킨다.

 

아빠, 나는 저 산을 올라가보고 싶어요.

저 산도요

 

오냐,

오냐,

(총을 메고 아빠는...) (성 베두인, 전문)

 

차마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압도하는

마지막 행의 '총'

슬프다.

 

좋지 가을볕은

뽀뿌링 호청같이 깔깔하지.

가을볕은 차

젊은 나이에 혼자된 재종숙모 같지.

허전하고 한가하지.(가을날, 부분)

 

그이의 이번 시집은 많은 생각들이 엉클어져 있다.

가을볕이 깔깔하게 말린 뽀뿌링 호청처럼 산뜻한 시도 있고,

죽음 앞에서 경건하게 고개숙이게 하는 시도 있다.

 

읽는 사람의 마음이 여러 방향에서 각도를 맞출 수 있게

시인의 마음각이 여러 층을 드러낸다.

 

읽노라면...

끄덕이다 분노하고,

서러워 눈물짓다 피식 웃기도 하고,

마지못해 도리지 하기도,

좌절 앞에서 손을 잡기도,

그리고 어차피 우리는

당나귀처럼...

그것도 어린 당나귀처럼...

고집스럽게

또 이 삶을 건너가야 하리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지도 모른다.

읽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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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01-21 1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시브럴......험한 욕인데 왠지 프랑스어 느낌도 나네요.
연말정산 에잇~~~~ 시.....럴

글샘 2015-01-22 23:26   좋아요 1 | URL
불어 씩이나... 떠올리시다니요. ㅋ
연말정산은... 갈수록 태산입니다. ^^ 정말 욕나오네요.
 
편지 - 랜덤하우스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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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라는 수학적 공간 명제를 가지고

조세희는 '난,쏘,공'을 이끌어 나간다.

'일반적이고 통념에 따라' 우리는 생각을 해나가는 것 같지만,

막상 그 일이 자기 일이거나 가까운 가족의 일이 되어버린다면... 일반적인 사고의 틀이라는 것은 무기력해진다.

 

요즘 유치원생에게 심하게 폭행을 가하여 뉴스에 오르내리는 사건이 있다.

물론 어린 아이를 그렇게 심하게 폭행하는 사안에 대하여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여자가 나쁜 여자라서 그런 사건이 일어난 것만은 아니다.

갈수록 유치원의 시스템은 나빠지게 되어있다.

그 여자가 저지른 죄질이 나쁘다고 해서 헌법에 보장된 '무죄추정'이나 '미란다 원칙'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 여자의 신상과 남편의 신상까지 털리는 일은... 사건과 무관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냉정한 법률적 분석은 남의 시선일 때나 가능하다.

내 아들딸이 그렇게 당했다면... 나는 신상을 터는 대신 법률에서 금지하는 <자력구제>의 길을 갔을지 모르겠다.

그런 문제를 다룬 것이 '방황하는 칼날'이다.

 

이 소설에서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동생이 좋아하는 톈진군밤을 들고 도망가다가 병든 몸이 장애가 되어 잡히는 형이 등장한다.

형은 반성의 글과 편지를 동생과 피해자 유가족에게 보내지만...

 

동생은 나름대로 형 때문에 직장에서 잘리기도 하고, 애인과 헤어져야 했고,

심지어는 딸을 낳았을 때도 따돌림을 당하는 경험까지 한다.

그래서 무고한 자신의 가족이 당하는 억울함에 대하여 하소연을 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면 차별을 당하더라도 길이 열릴 것이다.

자네 부부는 이렇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것 역시 투정이라고 생각하네.

자네들은 주위 사람들이 모든 걸 고스란히 받아들여주기를 바라고 있겠지.(365)

 

이 소설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범죄자 형의 회개나, 피해자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이나,

어떤 면에서도 속시원한 해결책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일단 범죄가 일어나고 나면,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유가족과 가해자의 가족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다.

 

뭔가를 선택하는 대신 다른 뭔가를 포기하는 일이 반복되는 거야. 인생이란.(205)

 

나오키의 형 츠요시가 쓴 편지 중의 한 구절이다.

물론 감옥 안에서 나오는 사신은 검열 과정을 거친다.

그렇지만 살인자 형이 하는 말의 의미는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서 생각한 내용이기도 하다.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윤수 형제 역시 불우했고, 불행의 길을 선택한다.

심지어, 무죄와 생명의 길을 포기한 채,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항소를 포기하여 돌이킬 수도 없는 길을...

 

나오키에게는 유미코라는 절대성을 지는 지원자가 등장한다.

결혼까지 하는데, 나오키에게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받쳐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음악적 재능도, 인간적 매력도 포기해야 했지만,

유미코는 나오키에게 포기보다는 새로운 선택을 종용하는 에너지원이다.

 

난 그냥 형 심정도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 것 뿐이야.

형을 범죄자라고 여기는 것 같은데, 그건 잘못이야.

지금은 징역을 살고 있잖아.

범죄는 과거에 저지른 것이고.(279)

 

어떤 범죄 사실에 대하여,

용서하여야 하는가, 용서할 수 없는가는...

그야말로 관점에 따라서 뫼비우스의 띠를 뱅글뱅글 돌게 될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자꾸

주인공 나오키의 앞길에 드리우는 먹구름에 같이 안타까워 하기도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피해자의 시선,

이웃들의 시선, 이런 것들에 대한 관점에도 공감하게 된다.

특히나 '폐를 끼치는 일'에 대하여 민감한 일본인들에게는 더 큰 논란거리였을 듯 싶다.

 

혼네(본심)와 다테마에(드러내는 행동)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혼네를 감추고 다테마에를 공손하게 하는 관습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혼네에 입은 상처는 이지메를 정당화하는 일도 쉬울 것 같다.

 

용서와 잘못은... 결국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문제가 되어버린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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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의 도 - 농사짓는 이와 돌보는 이를 위한 노자의 도덕경
파멜라 메츠 지음, 이현주 옮김 / 민들레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별 생각 없이 책을 읽다가, 마지막 페이지가 81장으로 끝나는 걸 보고,

다시 제 8장을 펴보았다.

81장은 노자 도덕경의 장절 수라는데 생각이 미쳤던 것인데,

역시나... 상선약수의 8장은 '물의 소중함'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은 노자를 농사짓는 일과 비유하여 나름의 논리를 펼쳐본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동양의 '노자' 사상의 핵심을 놓치고 있는 듯 싶기도 하다.

 

노자는 '사마천의 사기'에서 '노자한비열전'에 묶였듯, 정치 사상의 하나이다.

노자의 반대편에 선 주장은 '억지로 다스리는 법치'였던 셈이다.

노자는 '억지로 다스리지 않아도 다스려지도록 하는 무위지치'를 역설한 셈이다.

 

서양의 어휘 '자연'은 '명사적'이다.

서양의 자연은 '극복'의 대상이고, '정복'의 대상으로 보기 쉽다.

인간은 그 '자연'에 가장 해로운 존재인 셈이다.

그러나 동양의 문맥에서 '자연'은 '부사적'이다.

'자연히', '저절로', '억지로 하지 않아도 스스로' 같은 의미다.

그것은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경지를 드러내는 말이지 정복이나 분투의 대상은 아닌 셈이다.

 

노자의 '무위자연의 다스림'을 굳이 풀이하자면,

억지로 하지 않아도 저절로, 스스로 따르게 하는 다스림으로 풀어야 한다.

 

서문에서 무위당 선생과의 대화 중, '도법자연'을 '도는 자연을 배운다...'로 풀었다.

그 말이 그 말 같지만, 도법자연...이란, 자연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진리란 스스로 그러게 되는 현상...을 배우는 것이라는 말이라 생각한다.

'자연'이 스승이라고 하고 있다.

'자연'이라는 대상이 배울점이 아니라,

세상 만물의 이치는 억지로 애쓴다고 되거나 안 되지 않으니, 저절로 이뤄지도록 그렇게 살라는 말이렷다.

 

1장, 도가도비가도... 구절을

농사의 도는 드러나 보이는 어떤 것이 아니다...라는 말과 연결지어 놓았다.

농사는 '곡식을 기르는 일'이기도 하지만,

자식 농사는 '자식을 기르는 일'이기도 하고,

나처럼 학생 농사 짓는 사람은 '아이들을 기르는 일'이기도 하다.

 

유치원 어린 아이들은 말귀를 잘 못 알아듣기도 하고, 상황 판단이 느리기도 하다.

그러니 아이인 것이다. 그런 어린 아이를 혼내는 일이야 당연지사지만,

귀싸대기를 올려붙여 아이가 날아가게 하는 일은 참 무서운 일이다.

나도 경력이 늘수록 가르치는 일은 <명시적 교육과정>처럼 드러나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절실하다.

수업을 똑부러지게 잘 하고, 아이들의 잘못을 명확하게 지적하는 교사도 물론 필요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는 데는 <암시적 교육과정>이 큰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쑥덕공론을 하는 속에서 자란다.

 

노자 17장은 太上 下知有之 태상 하지유지  其次 親而譽之 기차 친이예지  其次 畏之 기차 외지  其次 侮之 기차 모지 이다.

가장 높은 것... 정치 철학이니 '임금'쯤 되겠다. 지도자로 치환해도 무방하고,

이 책에서는 농사꾼으로 비유했다.

 

제일은 아랫사람이 그 있다는 걸 아는 정도...

다음은 아랫사람이 친하고 높이는 존재. 그보다 못한 건 공포의 존재... 박정희 같은...

마지막은 업수이여기는 모멸스런 존재다. 이명박근혜 시대가 그렇지 안을까?

이 책에서는

지혜로운 농부는 논밭에 자라는 것들을 억지로 키우지 않는다.

때로는 사람들이 그가 있는 줄도 모른다.

지나치게 열심히 농사에 억지를 부리는 농부는

논밭을 망칠 수 있다.

일할 때 일하다가, 물러설 때 물러서는 농부는

논밭으로 하여금 스스로 논밭이 되게 한다.

이렇게 갖다 붙인다.

앞부분은 수긍이 가지만, 뒷부분은 좀 억지다 싶기도 하다.

아이들을 위한답시고 지나치게 '열심히' 일해온 경향이 있는 나로서는, 많이 돌아볼 일이다.

 

농사의 도에서는 '놓아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것들을 놓아버림으로써 우리는 더욱 맑아진다.

만물이 저마다 제 길을 가고 있다는 진실을 깨달음으로써

도를 깨우치게 된다.

너무 많이 간섭하면, 논밭에 장애물을 늘어놓는 것이다.

 

경험상, 아이들도 그렇다.

냅둬도 잘 자란다.

선행 학습을 시키고 어쩌고... 들들 볶는 것은, '알묘조장'의 우를 범하게 된다.

싹을 쏘옥~쏘옥~ 뽑아 올려주는 일은,

그 싹의 뿌리를 흔들어놓아서 시들어 죽게 만든다.

 

52장. 근본은 언제나 분명치 않다.

열매를 맛볼 때, 네가 경험하는 것은 열매의 맛, 색깔, 크기, 감촉 따위들이다.

 

사과를 맛있게 베어 먹어도, 사과 고갱이의 씨앗이 번식의 기틀이 된다.

우리가 즐기고 경험하는 것은 핵심 고갱이가 아닌 주변의 것들이다.

우리를 즐겁게하는 경험들은 모두 삶의 고갱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고갱이는 무엇인가... 그 근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농사를 짓자면 기다리고 지켜보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

어떨 때는 그냥 놔 버리는 것이 더 낫다.

그것은,

자연으로 하여금 제 길을 가게 하고

자연스런 방식으로 논밭을 일구는 것이기도 하다.

 

두 해동안 고락을 같이 하던 아이들이 졸업반이 되었다.

이제 스물이라고 술집에서 민증을 검사해도 내쫓기지 않는다.

맥주라도 한 잔 놓고 애들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아이들이 자란 것은, 부모의 관심도 아니고, 학교의 교육과정도 아니다.

아이들을 키운 것은 8할이 바람이다.

저절로 자기들끼리 비비적대면서,

상처를 입고 치유를 받으면서 그렇게 자란 것을 알게 된다.

부모나 학교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덜주는 방향으로 바뀌려 노력해야 한다.

 

더 많은 것을 주려고 고민하지 말고,

아이들이 저절로 얻어가는 과정에 더 많은 것들이 녹아들도록...

아주 자연스럽게 교육과정을 덧대는일이 어른이 할 일이다.

 

불현듯, 노자를 열 권쯤 쌓아 두고 노닥거리고 싶다.

당연히 그러면 졸릴 것이다만... 그냥, 희망 사항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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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딱 한 개만 더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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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인줄 모르고 읽다가,

너무 금세 이야기가 파국으로 치닫기에,

다시 표지를 보았다.

정직하게 '단편집'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나는 어정쩡하게 '~~~ 소설'이라고 적혀있는 단편집을 싫어한다.

 

상황은 전혀 다르지만,

스토리가 전개되는 품새가 비슷하다.

그래서 여러 편을 겹쳐 읽으면 박진감은 뚝, 떨어진다.

가가 형사 앞에 서있는 사람.

죽음 앞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그 사람이 범인인 경우가 많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잠자는 숲'의 한 대목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발레 이야기여서 그럴 것이다.

 

나는 '기계체조'를 하는 모녀 이야기인 '제2지망'이 제일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추리소설은 좀 장편이라야 긴장감이 두고두고 핍진감을 더해가면서 스릴을 느끼게 된다.

단편도 나름대로 재미는 있지만,

짧은 데이트가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기는 맛이랄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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