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성의 세계사 -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마녀사냥들
정찬일 지음 / 양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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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식은 달나라를 오가며 인공위성을 통하여 순식간에 지구 반대편에 메일도 보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과연... 인간은 지혜로운가?


인류는 이성이 소통하는 방향으로 진보해 왔다는 생각이 우세하지만,

전혀 그러하지 않은 면도 많다.

 

힘을 가진 자들의 우격다짐이 모든 이성을 마비시키는 장면을 보면,

암컷을 위해 일대일로 들이받는 동물보다 하나도 잘나지 못한 종족이다.
아니, 그것이 오히려 이유있는 전쟁인 셈이다.

 

이 책에는 <집단 광기에 휩쓸린 보통 사람들> 이야기로 가득하다.

소크라테스, 로마화재로 몰린 기독교, 병자호란 후의 환향녀들, 마녀사냥, 드레퓌스 사건, 관동대지진 학살, 매카시즘, 홍위병, 크메르 루주, 르완다의 학살들에 대하여 쓰고 있다.

 

제가 유죄선고를 받는다면 그것은 많은 사람의 편견과 악의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앞으로도 일어날 것입니다.
제 소송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소크라테스의 변명 중)

 

소크라테스가 예언했듯, 인류는 끝없는 편견과 악의로 ‘이방인’을 창출했다.

다수의 결정은 언제나 옳을까?


플라톤이 주장한 ‘소수의 철인’이 지배하는 정치는 곧 스승의 무덤에 바치는 헌사(43)

 

인간의 오류는 반복된다.
그리고 그 이방인의 창출에는 반드시 소수의 권력자와 그들을 따르는 다수의 어리석은 군중이 있어왔다.

 

마녀사냥에 성공하려면 아무리 전제국가라도
권력자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동의하는 다수의 존재가 마녀사냥의 성패를 결정짓는 열쇠.(73)

환속한 지 1년 만에 죽은 여성은 1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104)


조선은 이렇게 잔인한 나라였다.
전쟁을 부른 것은 부패한 관료들이 추대한 ‘인조’ 임금이었거늘, 그 피해는 늘 힘없는 백성의 몫이었다.

 

마녀사냥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절대적인 것처럼 설파되는 이념이나 사고는
어느 시대를 살더라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는 점.(130)

 

정부는 늘 언론을 통제하려 든다.
마녀사냥을 위해서다.

 

지난 토요일, 지승호의 인터뷰를 읽다가 이상호 감독의 ‘다이빙벨’을 다운받아 보았다.
눈물이 흘렀다.
통제된 진실은 그렇게 울었다.
슬퍼서 울었고, 비참해서 울었다.
그 투박한 바다 사나이 이종인 씨가 눈물흘릴 때, 같이 울었다.

 

마녀사냥은 흔히 지식인을 겨냥한다.
소크라테스와 같은 이유다.
진실을 이야기하려 하기 때문.

 

통제된 방송은 박원순 시장이 국가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외친다.
대통령께서는 인기 몰이 중이란다.


손바닥으로 가려도, 하늘이 다 가려지진 않는다.

 

어느 날, 진실은 그렇게 부패된 가스와 함께 수면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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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 우리 시대 여성 멘토 15인이 젊은 날의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의 편지
김미경 외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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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참으로 특이한 나라인데,

여성평등지수인지... 하는 것이 거의 세계 최하위다.

교육은 세계 최상위권으로 시켜 놓고 소득은 남성의 60% 수준이란다.

이유는... 여자라서.

 

수업 시간에 '각자도생'이란 한자성어를 풀이하는 데

한 녀석이 '우리 나라네요.' 한다. ㅋ

그렇다. 한국은 각자도생하는 나라다.

그래서 이렇게 교육열이 높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흔들리는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의 편지글을 쓴다.

 

너는 깨달았지. 지금 지구를 거머쥔 신자본주의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한 시절의 트렌드일 뿐이라는 걸.

유행 타는 것들의 요동에 함께 뛰지 않고

항구적인 가치와 연대해 나가는 균형 감각.

그것만이 이 지구에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라는 걸.(여행작가, 오소희)

 

불안이 극도로 강한 이 시대.

거시적인 관점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이런 말들이 위안이 된다.

 

갈등이 없는 사람은 정체되어 있는 사람이야.

자기 틀에 안주할 위험이 있거든.

그 갈등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고뇌의 끝을 움켜쥔 사람만이

인생의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지.(심상정)

 

스스로 얼마나 불안하며 갈등했을까.

서울대 역사교육과를 뿌리치고 노동 현장에서 살았던 그 삶이...

올 것 같지 않은 밝은 세상을 향해 힘을 모으던 그 시간...

 

울렁증은 고마운 선물이지.

새로운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면

배우로서 성장이 멈추는 거야.

단점이 있다면 그걸 넘어서기 위해 두세 배 노력하면 되지 뭐.(뮤지컬 배우, 홍지민)

 

이 책에 등장한 사람들은 스스로의 노력을,

스스로의 결단을 소중하게 보듬을 줄 안다.

물론 그 노력이 시대적 불화를 잘 이겨냈기에 지금 꽃을 피운 것이겠지만...

 

삶이라는 것은 네가 스스로 유지하는 균형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균형을 도와주는 거지.

마치 손을 잡고 체온을 나누는 것처럼.(만화가 원수연)


'풀 하우스', '메리는 외박 중'같은 만화를 그렸다는데,

암튼 조용한 성격이었음에도 균형을 생각하는 생기발랄 작가다.

 

최정화는 너무 못하는데

정말 열심히 해서

진급시험에서 떨어뜨릴 수 없었다던 여러 교수님들...

나 역시 학생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선생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통번역가, 최정화)

 

프랑스로 공부하러 갔는데,

눈물나게 고생했던, 400% 노력한다는 투철한 똘똘이...

그렇다. 열심히 하는 아이에게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도 교사의 할 일이다.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야.

칠십이 넘은 나이에도 하고 싶은 일을 하니 말이다.(화가, 윤석남)

 

마흔이 넘어 붓을 잡은 할머니.

내가 좋아하는 윤석남 할머니.

나도 칠십이 넘은 나이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을 수 있겠지?

쓰고 읽는 건 힘들 거니까는...

그림이거나 악기 연주거나...

숨쉬기도 힘들테니, 플루트를 계속 불꺼나.

 

인생을 바꾸고 싶어하는 모든 이에게,

현재 자신의 모습을 통해 희망의 근거를 만들라고,

자신감은 필요할 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작은 것, 사소한 것 하나라도 최선을 다해서 성취해 냈을 때 비로소 가질 수 있지.

나를 믿을 수 있는 근거, 희망의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였을 때

우리는 인생의 갈림길에서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고,

끝까지 갈 수 있는 힘 역시 기를 수 있다고 봐.

그동안 네가 만들어준 희망에.(스피치 강사, 김미경)

 

가장 무서운 적은 '자신감 부족'일 거야.(건축가, 지순)

 

아이를 기르며 여성의 몸으로 제1호 건축사가 된 사람.

자신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과거의 자신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이야기는 아름답다.

 

자신감도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라는 김미경의 말도 어느 정도는 옳다.

그러나, 살면서 천천히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같은 시간을 일하지만 정시에 출퇴근하는 너와

늦게 출근하고 중간에 자기 볼일을 보고 늦게까지 일하는 동료를

비교하면서 상사가 '박남희 씨도 야근 좀 해보지'라고 이야기할 때

너는 화를 내지 않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어.(공학도 박남희)

 

그런 남성들의 세계에서 사는 여성들은,

바깥 일을 하면서도

"그럼 소는 누가 키우냐"는 소리를 듣는다.

집안 살림을 해야 하고, 육아에다가 아이들 공부까지 책임지듯 맡긴다.

 

여자아이들일수록, 생각이 깊다.

그럴수록 더 단단하게 자라도록 다독거리고 부추겨 주어야 하겠다.

 

아이들을 채찍질하기만 해서는 '미쓰 리플리(거짓말 상습적으로 해서 허구를 진실이라 믿는 병)'를 양산하기 십상이다.

오직 경쟁과 비교만 하는 '비교육'이 일상인 이 나라에서나 가능한 '판타지'가

몇년 전의 신정아나, 최근의 천재소녀 보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성적표의 성적을 조작하면서 얻는 판타지의 기쁨.

비교와 경쟁으로 점철된 '사교육의 광장'에서는 그 판타지를 없애기 힘들다.

'공교육'은 멸절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특히 여자 아이들에게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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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황금가지 입니다.

출간 예정 도서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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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헨바흐 폭포에서 그런 사건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실제로 믿는 사람이 있을까?”

100여 년간 전 세계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잃어버린 퍼즐,
그 빈자리를 채우는 코난 도일 재단의 신작 드디어 출간!

셜록 홈즈의 본고장 영국에서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인기 작가 앤터니 호로비츠, 
그의 베스트셀러 화제작 『셜록 홈즈 실크하우스의 비밀』을 잇는 
아서 코난 도일 재단 공식 셜록 홈즈 제2탄. 
홈즈와 숙적 모리어티 교수의 맞대결을 그린 유명한 단편 「마지막 사건」 이후 
두 남자의 폭포 추락 사건의 진실이 100년 만에 밝혀진다! 

라이헨바흐 폭포 사건 직후 런던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잔혹한 음모를 
탄탄한 구성과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흥미롭게 펼쳐 나가는 
앤터니 호로비츠의 대형 신작 『셜록 홈즈: 모리어티의 죽음』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6월 15일 ~ 6월 18일 (당첨자 발표 : 6월 19일)

발송: 6월 22일


 

2. 모집인원 : 5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알라딘'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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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살아보기




가장 프랑스다운 파리 16구, 

본격 적응기



제인 페이크 지음/ 김희정 옮김

14,800원


*6월 12일 출간예정

 

 

 

 

 

 

 

회사학교… 쉬운 건 아무 것도 없다


그럼에도 나는 파리와 사랑에 빠졌다

 

 

 

 

 

책 소개


멋과 교양이 넘치지만 고집스럽기 이를 데 없는 귀부인의 마음을 열어 가듯,

하나부터 열까지 좌충우돌 겪어 가는 6년 반 동안의 파리 적응기




파리에 가서 써보고 싶은 꿀팁이 책 속에!


 

파리지앵처럼 부티크에서 쇼핑하기

부티크에 들어서면서 봉주르마담.” 하고 반드시 인사를 건넨다들어가서는 옷에 눈길도 주지 말고 옷을 만지지도 않는다쓸 수 있는 예산을 이야기하고 부티크 직원들이 나를 위해 움직이도록 만든다예산에 맞는 의상을 몇 벌 가져올 것이다.

 

카페에서 팁 남길 때 유의할 점

팁을 제대로 주지 못할 경우에는 아예 안 주는 것이 더 낫다너무 적은 액수를 남긴 손님에게 화가 난 웨이터가 쫓아가서 팁을 돌려주며 나보다 당신한테 이 돈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적당한 가격으로 최고급 오트 퀴진을!

점심 식사로 예약하고 머니 프리-픽스le menu prix-fixe(고정 가격 메뉴)’를 고르는 방법이 있다저녁 식사비용과 비교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최고의 미식을 경험할 수 있다빈티지 보르도 와인을 시키는 것은 자제하자.




저자 소개


지은이 제인 페이크[Jane Paech] 남부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농장에서 음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며 자랐다뉴욕에 살면서 음식과 여행에 대한 열정에 더욱 불이 붙었고파리에서 살 기회를 만났을 때 그녀는 이 모든 풍경과 향기와 맛을 기록하기 위해 간호사에서 작가로 변신했다그녀의 글은 <오스트레일리안 구어메 트래블러[Australian Gourmet Traveller]>, <더 에이지[the age]>와 <시드니 모닝 헤럴드[The Sydney Morning Herald]>에 실렸다이 책으로 2011년 구르망 세계 요리책 어워드에서 음식문학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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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살아보기』 서평단 모집


인원 : 5명

기간 : ~6월 16일 (화) 까지

발표 : 6월 17일 (수)~18일 (목)



*신청방법

1. 이 포스트를 스크랩하십시오.

2. 이 포스트 아래 덧글로 스크랩 주소와 "신청합니다"를 적어주세요.

 

 

*주의사항

1. 『나는 특허로 평생 월급 받는다『어떻게 죽을 것인가부키 서평단은 2순위입니다.

(신청자가 미달일 경우에만 당첨 기회가 있습니다)

2. 지금까지 부키 서평단으로 당첨되신 분들 중 리뷰를 작성하지 않은 분은 서평단 추첨에서 제외됩니다.

3. 서평단 신청시 인터파크 개인정보가 책 받을 실제 주소로 되어 있는지 확인해주십시오.

(주소 오류 등으로 인한 재발송이 안 됩니다.)

 

 

*서평단의 약속

7월 1일까지 인터파크 리뷰를 작성한 후 해당 도서 서평단 발표 포스트 아래에 리뷰 링크줄을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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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2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12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한민국 치킨전 -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 따비 음식학 1
정은정 지음 / 따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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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종류로 보면 '튀기거나 굽거나'다.

여기서 치킨은 닭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다.

끓이거나 볶는 것은 '닭이라 부른다. 닭갈비, 닭백숙, 닭도리탕

튀기거나 구웠을 때 비로소 닭은 치킨으로 와서 우리에게 치느님이 된다.(94)

 

한국에서 '치킨'이란 것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통닭이나 백숙에서 치킨이 되기까지의 현대사 속의 이야기도 담겨 있고,

치킨의 홍보 이야기나, 그 치열한 영업 이야기,

그리고 하림의 양계 풍토까지 치열하게 조사했다.

 

한국의 현대사가 당연히 반영되어 있고,

정치적, 경제적 패권의 흐름이 적용되고 있다.

재미도 있지만, 자료를 어떻게 분석하면 이야기책이 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IMF 이후 한국의 자영업의 판도를 지배하는 치킨집,

<사장이라 쓰고 노동자라 읽는다>는 현실의 씁쓸함은 고통이다.

 

2010 기준 자영업자의 비중은 30%에 육박하고

이는 OECD 국가 중 두번째로 높지만 해결책은 묘연하다.(128)

 

배달의 민족, 배달의 기수가 나르는 가장 큰 품목이 '치킨'인 것은 물론이고,

<불금엔 치맥>이라는 공식까지 어울려 치킨 시장을 둘러싼 권력다툼 사이의 새우등 터지기는

고쳐질 비전이 없다.

 

후라이드 치킨의 기름 맛을 즐기고 싶지만 그 느끼함은 견딜 수 없는 한국 사람들이 '치맥'을 만들어 냈다.(231)

 

통큰 치킨이라든지,

조류 독감이라든지,

조류 독감에 닭을 매몰할 때 사료까지도 매몰한다는 아이러니.

차라리 조류독감이 낫다...는 슬픈 현실...

 

특정한 한 소재를 들입다 판 것인데도, 사회의 변화와 역사가 반영되어있다.

훌륭한 글쓰기 태도이고, 재미있는 읽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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