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달리기 푸른숲 역사 동화 7
김해원 지음, 홍정선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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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부터 숱하게 보던 이 장면.

아치에는

전남도민 체육대회와 전국체전 전남예선대회 선수단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그해 5월 27일부터 열리기로 했던 소년체전이 6월 10일 열렸다 하니,

그 시대에 전남 대표로 참가했던 선수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이 동화는 거기서 출발한다.

5월에 준비를 하고 있던 소년체전 선수들을 주인공으로 세우고,

광주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독일어 blutig는 '피비린내의, 피투성이의, 잔인한'이란 의미다.

aufstand는 '봉기'이며, Sudkorea는 남한이다.

남한의 피비린내나는 봉기...라는 제목으로 독일 잡지에 실린 사진이다.

작은 글씨로... 위버 덴 아우프슈탄트 인 광주...라는 말도 보인다.

광주의 봉기를 둘러싼...

 

아이들은 동화 속에서 재기발랄하게 체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다 무서운 현실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아직도 광주는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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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문학동네 시인선 54
이규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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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먹으면서 '최선'이라는 말이 싫어졌다.

어차피 태어난 환경에 따라 출발점이 천지차이인 것을, '최선'을 다해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에 있나 싶어서이다.

 

이규리의 이 시집은 삶을 거쳐온 관조의 시선이 짙다.

시집 제목을 누가 붙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런 제목의 시도 없고, 이 시집의 주제로 알맞아 보이지도 않는다.

 

1부. 돌려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2부. 빌려온 빛에 지나지 않습니다.

3부. 멀리 있는 것에 관하여서입니다.

 

이런 소제목도 좀 어울리지 않는다.

 

도망가면서 도마뱀은 먼저 꼬리를 자르지요

아무렇지도 않게

몸이 몸을 버리지요

 

잘려나간 꼬리는 얼마간 움직이면서

몸통이 달아날 수 있도록

포식자의 시선을 유인한다 하네요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외롭다는 말도 아무 때나 쓰면 안 되겠어요(특별한 일, 부분)

 

요즘 뉴스도 보지 않고, 인터넷 기사도 읽지 않으려 애쓴다.

억지로 노출되기도 하지만 눈을 질끈 감는다.

아이들 생일 축하하러 들어간 페이스 북에서 별 더러운 꼴을 다 본다.

도마뱀같은 인간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영화가 있었다. "V"

도마뱀은 살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만,

인간들은 타인을 억압하기 위하여 자신을 위장한다.

짐승만도 못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다.

 

이 시집에서 고대로 베끼고 싶은 시가 한 편 있다.

 

초록 물결 사이 드문드문 비치는 보랏빛 오동꽃 보며

 

라고,

그가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상행선 기차, 검진하러 가는 길

 

미친 복사꽃 지나

오동꽃 문드러지는 한나절 타고

짓이긴 꽃물 구성지게 번진 한판 세월

본떠놓은 간, 울긋불긋한 간

한 달에 한 번

꽃잎 같은 년, 다녀간 뒷자리 어지러이

그거 판독하러 가는 길

판판이 기죽는 일

 

내 다 안다

별유천지에 모다 아프다 아프다 하는 것들

저리 붉고 어여쁜 입술들

꽃불에 닿은 자리라는 걸(시 전문)

 

간이 상했나보다.

상행선 기차, 검진가는 길...

그 마음이 어떠할까.

누군가,

초록 물결 사이 드문드문 비치는 보랏빛 오동꽃 보며...

라는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있어,

세상은,

저리 붉고 어여쁜 것이다...

 

차 안에 앉아서 비가 따닥따닥 떨어질 때마다

젖고, 아프고,

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이다

삶에 물기를 원했지만 이토록

많은 물은 아니었다

아직 건너오지 못한 한사람

이따금 이렇게 퍼붓듯 비 오실 때

남아서 남아서

막무가내가 된다(많은 물, 부분)

 

비만 봐도

따닥따닥 소리를 들으며

막무가내가 되는 그 마음...

 

한 줄 문틈을 그은 불빛이 빗장 같아

불 켜진 아이 방 앞에 서서

늦은 시각을 벌컥 열지 못하겠다

 

아버지가 그립지만 같이 있고 싶단 뜻은 아니에요

그건 내 말이었다

 

꽃들이 언제 피어야 할지 가지에게 물은 적 없듯이

저 아이의 새벽, 스탠드 불빛은

쓸쓸한 먼길일지 모른다

 

언제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방문 열고 나오는 아침이 있고

그러면 나는 또 짐짓 이마를 짚으며

음, 음, 날씨 얘기나 꺼낼지도 모른다 ( 꽃나무의 미열, 부분)

 

어린 꽃나무는 자라면서 자주 앓는다.

새벽, 쓸쓸한 먼길...

삶의 스산함이 소름끼치게 느껴진다.

 

삶은 이렇게 상처투성이다.

그래서 아프다.

그래도 아프다고 못하고

이렇게 미열이라고 쓴다.

그런 시인이 안쓰럽다.

그게 최선이라고 말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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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간들 - 이보영의 마이 힐링 북
이보영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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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 형>에서 이보영을 처음 본 것 같다.

한 15년도 더 전이니 참 어릴 때여서 새초롬한 순수함이 돋보이는 배우였고,

이제 <내 딸 서영이>,<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으로 유명한 배우가 되었다.

 

그가 쓴 이 책을 보면서

배우 중에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고,

책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졌다.

 

그가 읽은 책들은

서평가들이 쓴 책보다는 일반적으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책들이다.

독서 감상 역시 평범한 이야기들이지만,

자기의 삶이 잘 묻어나는 진솔한 글들로 가득하다.

 

책도 예쁘게 만들어졌고,

책을 읽는 이보영의 화보들로 책은 더 풍성하다.

여느 배우들이 나이가 들면 옷을 벗고 화보를 찍는다지만,

서가에서 책을 고르거나 책을 들고 독서삼매에 빠진 사진은 충분히 화보가 되고도 남았다.

 

여행가는 버스에서 졸다 깨다 이 책을 읽노라니,

뒷자리 앉은 후배가 빌려달라 한다.

그러더니 이보영이 읽은 책을 도서관에서 한 권씩 빌려다 읽으려 한다고 했다.

평소에 바둑책과 엑셀책만 보던 후배라 반가운 마음이 든다.

 

전문적으로 서평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는 책들도 많지만,

이 책은 평범한 책들이어서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좋은 책인 듯 싶다.

이보영의 2권도 기대할 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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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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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일이 있을까?

홍콩이라고 하면 홍콩 영화로 익숙할는지는 몰라도, 홍콩 소설은 드물다.

 

중국이면서 중국이 아닌 홍콩.

중국인이 살면서 중국인이 아닌 사람들의 홍콩.

그곳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범죄와 얽힌 이야기들을 경찰 탐정 관전둬와 함께 풀어간다.

 

여섯 편의 단편 소설은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양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가 여섯 편을 거꾸로 배열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인생은 돌아보자면,

시간 순으로 배열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인생은, 지금의 나의 시점에서 가까운 과거부터 놓여진 사건들의 기억이다.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잡는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듯,

아마도 홍콩 작가 찬호께이는 삼국지를 무지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다.

 

관전둬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

그에게는 이미 훌륭한 제자이자 파트너십을 가진 뤄샤오밍이 있다.

판타스틱한 주인공의 죽음으로 소설이 마친다면 얼마나 쓸쓸하랴.

그러나, 그의 죽음으로 시작한 소설은 아쉽지 않다.

뤄샤오밍이 그 인생의 유한성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뒷골목,

복잡한 몽콕 거리와 침사추이의 번화가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문화 접변에 맞닥뜨려 살아간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중국도 영국도 모두 모국이면서도,

중국도 영국도 조국이 아닌 '홍콩' 시민으로 살아가게 하는 현실에서,

67 문화 대혁명의 시류를 타기도 하고,

영국의 문화를 상류 문화로 인정하기도 하는 세상.

 

새로운 질서보다는

혼란과 혼돈이 그냥 익숙한,

지금의 홍콩 거리처럼 마천루가 매일 하나씩 솟아나듯 번화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또 만우절에 죽어간 장국영의 죽음처럼

홍콩의 삶은 정체성을 부여하기 힘든 변화의 도중에 남아있다.

 

2014년의 우산 시위가 말해주듯,

아마도 양극화가 가장 심각한 공간이 홍콩인 것이다.

면적이 좁을수록 압력은 커지게 마련이다.

 

홍콩의 삶을 광뚱어로 풀어내는 새로운 소설을 기대한다.

장르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고 싶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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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07-16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기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홍콩을 한번 여행해 보고 싶네요.
 

안녕하세요. 판미동 출판사 입니다.

출간 도서 <한글 대학·중용>, <한글 맹자>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시대를 초월한 삶의 교과서를 한글로 만나다!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 신창호 교수가 풀어낸 내 삶을 이끄는 <한글 사서> 시리즈 완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 기준점의 하나로 인문학을 꼽는다. 그러나 막상 고전을 읽자니 그 벽이 너무 높고, 고전을 자기계발로 풀어낸 서적들을 보자니 뭔가 아쉽다.

이번에 판미동에서는 앞서 출간한 『한글 논어』에 이어 『한글 대학』과 『한글 중용』, 『한글 맹자』를 출간하면서 <한글 사서> 시리즈를 완간하였다.

특히, 『대학』과 『중용』을 묶어 공자의 핵심 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처음과 끝을 읽어볼 수 있게 하였다.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인 신창호 교수는 ‘사서’의 읽는 순서로, 『대학』을 앞에 두고, 『논어』, 『맹자』를 가운데 두며, 『중용』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먼저 『대학』을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학문과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규모를 정하고, 그 뒤 『논어』를 읽으면서 삶의 근본을 세우며, 그 다음으로 『맹자』를 읽어 인생에서 그 공부가 어떻게 응용되었는지 살핀다. 이런 작업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중용』을 통해 옛사람들의 미묘한 지혜를 구한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7월 15일 ~ 7월 21일 (당첨자 발표 : 7월 22일)

발송: 7월 23일


2. 모집인원 : 3명 (상기 2권 모두 증정드립니다)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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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미서평시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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