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싶은 토끼
칼 요한 포셴 엘린 글.그림, 이나미 옮김 / 박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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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아이디어다.

아이들이 잠들기 싫어하면서 이야기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

이미 피곤한 부모들은 아이들이 잠들기를 기다리지만,

이야기에 빠지는 아이들은 점점 생기가 돌고

호기심에 넘치게 마련이다.

 

특히 피노키오의 모험 같은 책은 아이를 재우기는커녕 깨운다.

 

이 책은 최면요법과 긴장이완 요법을 활용하여 아이들의 심신을 잠에 쉽게 동화되도록 하는 이야기로 되어있다.

책을 읽는 나조차 잠이 온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낮잠시간에도 유용하고,

아이들로 지친 부모의 곁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만, 매일 이 책을 꺼냈다가는, ㅋ

아이들의 정신상태를 몽롱하게 만들 우려도~

 

새로운 아이디어로 신선한 접근의 책이라 신기하면서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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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
이미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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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your lives extraordinary.

네 생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라.

 

번역가로 유명한 이미도의 영화 영어 책.

영어 공부 겸 집어든 책인데, 영화 이야기가 가득 차지하고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생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열망도 크지 않다.

그저 남들 하는 만큼, 벌고 먹고 하는 것 같다.

 

내가 원래 가고 싶었던 과는 영어교육과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영어라는 문장이 가지는 가지런함이 좋았던 것 같다.

우리말 문장은 큰 문장 안에 작은 문장들이 안기고 안기고 안겨 있는 구조인 반면,

영어 문장은 간결을 추구한다.

주어가 좀 길어질 상 싶으면, 가주어를 내세울 정도다.

 

Don't ever let anybody tell you, 'you can't do something'.

 

the bottom line is you will never learn how to draw.

 

이런 긴장감도 좋다.

그것은 영어 문장이 가진 형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어의 구조는 어말에 서술어가 오는 탓에 라임을 맞추는 일이 불필요한 반면,

어말에 동사, 형용사, 명사 등등이 모두 올 수 있는 한문이나 영문에서 '운'이 발달한 것은 필연이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영화 록키에 나오는 이야기였단다.

 

You've got to find what you love,

and that is as true for work as it is for your lovers.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Don't be trapped by dogma, which is living

with the results of other people's thinking.

Don't let the noise of others' opinions

drown out your own inner voice, heart and intuition.

 

사랑하는 것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 생각대로 살지 말고,

남의 의견에 휘둘리지 말라.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이라는데, 흔히 쓰는 말들이다.

그렇지만, 유난히 심금을 울리는 날이 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운도 잘 맞고, 훌륭한 말이다.

 

환골탈태로 번역한 from zero to hero 역시 운이 딱 맞다.

 

There is nothing more precious as to have friends at a far distance.

They are longitudes and latitudes to me.

 

먼곳의 친구는 경도이며 위도이다.(책에는 위도이며 경도...라고 되어있다.)

 

에머슨의 말이라는데,

언어를 아는 만큼 세계가 넓어지듯,

친구가 있는 곳은 아무리 멀어도, 내 세계다.

 

번역을 '장미꽃밭에서 춤추기'라고 김석희가 그랬다지만,

영화 번역은 훨씬 힘든 일일 것이다.

 

책도 재미있지만,

그가 부지런히 꾸준히 번역에 힘써주기를 바란다.

 

 

 

 

 

 

 

85. 만류인력 법칙... 만유인력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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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1 - 조선 패밀리의 탄생 조선왕조실톡 1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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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아이디어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배워서 써먹느냐가 아니라,

똑같은 것을 배워서도 어떤 세상을 '상상'하여 창조하느냐는 '크리에이터'의 힘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실록에서

실톡을 만들어 냈다.

 

누구나 날마다 주고받는 '카톡'을

왕조실록을 읽어주는 도구로 디자인할 생각을 한 것은,

굉장한 상상력이다.

 

카톡은 자기의 의견을 쏟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임진왜란 직전까지를 그렸다.

11월 4일 다시 올린다고 하니...

 

이 책의 장점은, 무지 재미있다는 것.

그리고, 사건의 인과관계를 잘 엮어서 인물간의 계보나 갈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역시 역사는 워낙 인물도 사건도 많아서,

한두번 읽어서는 ㅋ 감을 잡기 힘들 것.

 

내년 수능부터는

가카의 지시로 '한국사'가 대입 시험에 필수로 편입된다.

그래서 '국정' 교과서가 더 시급한 것인지 모른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도 이런 책으로 역사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것도 좋다.

'대한민국사'는 여전히 가르치지 않고 ㅋ

걍 '고대사' 중심의 역사책 인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으니 말이다.

'대한민국사'는?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는 가카께서 폐지해 버리셨다. 음화화화~~

 

카톡 용어가 등장하면서,

역사가 가볍고 재미있다.

채팅을 엿보는 재미 사이로

역사가 스멀스멀 뇌를 지배한다.

 

계속 보고 싶다.

정말 멋진 상상력을 가진 작가를 가지게 되었다. 고마운 일이다.

 

 

 

349. 연산군은 강화도 '고동'에 위리안치되지 않았다. ㅋ '교동'이다. 지금도 해병대 아이들이 가기 싫어하는... 작년엔가 다리가 놓아졌다고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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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재 속 고전 - 나를 견디게 해준 책들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 나무연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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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견디게 해준 책들>

 

이 책의 부제다.

 

서경식은 재일조선인이라는 디아스포라의 삶을 주제로 살아가며 쓴다.

두 형은 서준식, 서승... 박정희의 '일본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품고 갔고,

어머니도 그동안 암에 걸려 돌아가셨다 한다.

태어난 곳도, 부모의 나라도 모두 거부하는 떠돌이 디아스포라...

그를 견디게 해준 책들은... 여느 인물들이 열거하는 공자, 맹자랑은 전혀 다르다.

 

그가 왜 그렇게 미술이나 음악에 매달리는지도 이 책을 읽으며 이해가 되었다.

 

서양에서는 로고스만으로 삶의 구석구석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어요.

그런데 아우슈비츠 이후 로고스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삶의 여백들이 조명받았지요.

이런 여백들을 미토스적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제가 미술이나 음악에 관심을 갖는 건 이런 여백들이 예술을 통해 표현되기 때문일 겁니다.

미토스에 대한 조명은 서구적 합리성에 대한 정면 대결이나 부정이라기보다는

로고스적인 이해의 한계를 지적하려는 것입니다.

에드워드 사이드 역시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고요.(230)

 

팔레스타인의 디아스포라 사이드 역시 피아니스트이면서도,

문제의식을 밝히는 데 일생을 바친 사람이다.

 

선생님의 고전 목록이

동서양을 망라한 휴머니즘 전통의 자장 안에 있는 고전의 외양을 디아스포라의 입장에서 확장해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반고전주의가 아니라 교양의 확대로 봐야겠지요.

그런 점에서 대단히 도전적인 시도로 읽혔고요.

어떻게 하면 제 고전 목록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남기는 목록이었습니다.(217)

 

고전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마치 우리 대학 시절 돌아갔던 커리큘럼이

'철학에세이'나 '해방전후사의 인식'에서 '이성과 우상, 전환시대의 논리' 같은 책을 넘어,

'자본주의의 구조와 발전' 같은 책으로 짜여져 있던 것처럼...

 

흔들리는 지줏대인 마음을 더 '북돋우기' 위하여 호미로 긁갱이질을 하는 일이

자못 부질없어 보일지도 모르는 고전 읽기일지 모르겠다.

 

가토 슈이치는 전쟁 말기의 어느 날,

벗인 시라이 겐자부로가 다른 학우로부터 '자네, 그래도 일본인인가'하는 힐난을 받았다는 일화를 소개한다.

시라이는 차분하게 '아니, 먼저 인간이야.'라고 대답했다고...(139)

 

지금 일본은 미국의 비호하에 군사국가로 태어났다.

이 책이 쓰여지던 시점에는 위태위태했지만,

지난 9월 19일 새벽 2시경, 법안이 통과되면서 '평화'를 지켜야했던 헌법은 무너졌다.

그것은 미국의 의견이지, 일본을 욕하는 건 무의미하다.

전쟁 시기에도 '일본인'이기 이전에 '인간'이고자 했던 정신, 그것이 고전으로부터 북돋워야 할 힘이다.

 

최고의 예술에 어울리는 최고의 말

단지 지적이라고만 얘기할 수 없는 그 말을 통해

나는 나의 사회적 견해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나의 미적 감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119)

 

고전은 고정관념이나 우상에 가까운 권력을 뒤흔든다.

그래서 자신감을 돕는다.

 

사이드는 전문주의에 저항하기 위해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마추어리즘이란 이익이나 이해, 또는 편협한 전문적 관점에 속박되지 않고

걱정이나 애착이 동기가 돼 활동하는 것이다.

아마추어는 사회 속에서 사고하고 걱정하는 인간을 가리킨다.(80)

 

핵발전소를 거부하는 것,

니들이 뭘 알아~ 이런 전문주의에 맞서 싸우는 아마추어리즘에 대하여 용기를 준다.

알아야 싸우는 것은 아니다.

세계화의 전문가가 만드는 신자유주의는 내 지갑에서

후손에게 물려줄 지폐를 탈탈 털어갈 것은 빼앗기지 않아도 다 안다.

 

나도 젊은 시절 루쉰의 어두운 말에서 절망과 같은 모습을 한 '희망'을 발견한 사람 중 하나(56)

 

백 년 전의 루쉰을 읽는 의미도 그러하다.

전문주의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하는 일에는 이미 역사가 실패했지만,

아마추어리즘의 용기는 무한하다.

고전의 힘이 그 근원이고, 북돋우는 지원자다.

 

오웰이 가난한 파리의 밑바닥 생활을 했던 이유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그 깊숙한 곳까지 알고 싶다는 불타는 욕구 때문이다.

굶주림이나 노예노동의 고통조차 넘어서는 그 욕구가 그를 르포 문학인으로 만들었다.(46)

 

물을 마시고 우유를 만들 수도, 독을 만들 수도 있다고 하듯,

지식인을 떠받치는 고전 역시,

희망을 줄 수도 절망의 길로 인도할 수도 있다.

 

서경식은 흔들리는 자침처럼,

그렇게 고전을 통해 진리를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다.

 

이렇게 흔들리며 가리키는 사람이 있어,

인류는 조금이라도 덜 악마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비록 점점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그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려는 게 고전의 헛된 힘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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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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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속에는 시대의 변화가 담겨있다.

'옥탑방 고양이'에서 '동거' 이야기가 문제시되던 시점은,

한국의 남녀 구도가 붕괴되던 시점과 일치했을 것인데,

 

한창 남녀 갈등을 형상화한 '사랑과 전쟁'은

드라마의 천편일률적 해피엔딩에 종지부(마침표나 물음표)를 찍었고,

그 이후 드라마들이 '세 번 결혼' 운운 하면서

불륜의 다른 이름인 '사랑'에 비중을 얹어 두더니,

이젠 '돌싱 찬가'라 일컬어질 시대가 돌아온 모양으로,

모든 드라마들에는 '돌싱'들이 '전성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시대가 이렇게 변했는데도,

아직도 '시'월드는 변하지 않았고,

가부장적 사고에 젖어 살면서 갈등을 지속한다면,

한국형 가족애의 로망은 싸늘한 감정 싸움으로 법원에서 이전투구의 결과물만을 낳을지 모르겠다.

 

이석원의 이 책은 '산문집'이라 이름붙였지만,

좀 산만한 구성의 '소설'이다.

 

표지에 '초승달'을 은박으로 살포시 넣어 두었는데,

초승달의 지점에 와있는 '사랑'을 상징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사랑한다는, 좋아한다는 가슴뛰는 말이니...

 

여자라곤 혼꺼풀에 단발, 로 상징되는... 첫사랑 이후 여친 실종 상태로 살아온

노총각 작가에게 우연히 들어온 소개 자리에서,

생머리에 쌍꺼풀의 미녀, 그러나 이름은 평범한 김정희...

올리브를 마주친다.

 

그 다음은... 돌싱녀와 벌어지는 그렇고 그런, 뻔한 스토리지만,

시대가 시대니 만큼 ㅋ

소나기의 소년, 소녀 스토리의 아스라함을 느끼게 한다.

 

나이가 먹었다고 마음까지 늙어지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사람은 사랑받고 싶은 욕망으로 산다.

그것이 '권위'로 정당화될 수 없는 '남녀' 관계에서는 더욱 더 그러하다.

 

이 이야기는 소설도 아니다.

간간히 그의 토막글들이 소설에 운치를 더해준다.

 

내게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혼자서 조용히 자신만의 화단을 가꾸는 일

 

천천히 가는 것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들이 앞서 간다고도 생각지 않구요.

 

오늘도 감사히 보내시길.

 

시간이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흔한 선물은 아닙니다.(345)

 

보통의 존재는

시대의 흐름에 앞서가지 못하고,

시대에 딱 맞게,

힘겨움을 겪으면서 그렇게 살아간다.

 

이석원의 이 이야기도,

당신은 왜 그 나이가 되어서도 '로망스'의 '로망'을 버리지 못하는지,

왜 남의 '스캔들'에는 백안시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에게 닥칠 '로맨스'를 그토록 꿈꾸는지...

이런 것들을 무장해제하고

이야기해보기를,

돌싱 남녀들의

또는 자유로운 영혼들의 수다로 스트레스에 위안의 물뿌리개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기를...

 

다만,

쎄시봉... Ces't si bon... That's good...정도~

참 조오타~ 고 할 만한 요소는,

영화 속에서처럼 간질간질 심장의 미세 박동을 간지를 정도의 소설이라는 것...

그런 나이엔 또 그만한 간지러움도

즐기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

이런 생각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책.

 

마음 속으로는 최지우가 되어 '드 번째 스무 살'을 살고 싶으나~

몸은 스무 살의 자녀를 건사해야 하는 중년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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