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ford Bookworms Library Level 2 : Sherlock Holmes Short Stories (Paperback, 3rd Edition) Oxford Bookworms Library 2 40
코넌 도일 지음 / Oxford(옥스포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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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정도는 읽을 수 있다. 짧은 스토리들이고 재미있어서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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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 동네서점의 유쾌한 반란
백창화.김병록 지음 / 남해의봄날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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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서점들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다.

골목길들의 작은 서점들은 고교 앞의 문제집 판매상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그나마, 그것도 인터넷 서점의 입성에 길을 내주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고민이 있다.

다들 그러할 것이다.

이 책을 버리기는 너무 아깝지만, 그 책을 다시 읽을 것도 아니다.

이미 읽은 책을 누군가에게 싼 값에 판다면... 그래서 알라딘 중고서점도 인기다.

 

거기에, 약간의 인정과 온기를 입혀서

새로운 삶의 양식을 시도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이 책에 그득하다.

 

물론 가장 천박한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의 아류로 성장한 국가라서,

인문학적 토양은 아주 취약하기 그지없지만,

아직도 인문학적 경험에 대한 몰두는 약하지 않다.

인문학이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이 민족의 역사와도 무관하지 않으리라.

책을 읽는 사람은 없지만, 책을 읽는 일에 대하여 과장된 칭찬을 부여하는 풍토 역시 그렇다.

 

아, 한마디로 남편은 그 긴 시간동안 마당에서 도를 닦고 있었던 것이다.

끓어오르는 분노, 좌절된 꿈, 풀 길 없는 화를

톱질을 하며 못질을 하며 잊으려 노력하는 중이었다.

머리는 비우고 몸은 고단하게, 마음은 잊고 노동만 기억하면서...(27)

 

이런 심정으로 시작한 책방이었구나.

그래. 세상에 대한 분노와 좌절, 화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이 시대에 얼마나 많으랴...

 

문득 주위를 살펴보니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이런 공간들이 때론 오래도록 살아 남아,

때론 새로이 문을 열어 숨을 쉬고 있었다.

그들은 과연 무엇으로 먹고 살고 있을까?

책을 읽지 않고, 생각하기를 멈춰버린 이 야만의 시대에

그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45)

 

이런 고민들이 이 책을 이끌었다.

아, 야만의 시대... 그렇구나.

낭만이라고는 없는 짐승의 시대. 야만...

 

유럽도, 미국도 물론 대형서점이 시장을 장학하고 있는 건 맞지만, 틈새가 있었다.

우리처럼 99%가 아니다.

유럽의 경우 독립서점들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면서 지역 문화의 모세혈관 역할을 하고 있다.(51)

 

이런 말을 들으면, 부럽기보다, 야만의 척박함이 그대로 다가선다.

일제강점기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소개된 꼬레이스키들의 심사가 그러할까...

 

캄캄한 밤길을 끝없이 걸어갈 때 힘이 되어 주는 것은

튼튼한 다리도 날개도 아니고

친구의 발걸음 소리다.(75)

 

그래, 책읽는 자에게 힘은 책읽는 친구다.

 

유럽의 서점에서 우리 눈길을 끌었던 건,

크고 작은 모든 서점들이 소파 혹은 의자를 놓아두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쩌면 이것은 고객을 향한 서점의 예의라고 할까,

손님들에게 손내미는 수줍은 인사 같았다.

네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여기라고 말해주는 듯한...(179)

 

책읽는 일,

책을 고르고 바라보는 일의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짠하지만 흥겹고 즐겁다.

 

하루 만에 봄을 잃고야 마는 짧은 인생길,

꽃과 차와 음악이 있는 아름다운 신의 정원에서 책 한 권 읽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면 그 또한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 즐거움을 혼자 만끽하는 게 죄스러워 오늘도 우리는 손님들을 모은다.

이 아름다운 봄날의 정원으로 어서 오라고.(196)

 

작기 때문에 많은 책을 고루 갖춰놓을 수 없다.

그래서 책방의 특성과 개성을 잘 살린 특정 부류의 책들을 잘 골라 놓는 '셀렉숍'의 역할을 해야 한다.

 

모티프원 이안수 선생님은

우리들 자신이 공간을 운영하면서 망가지지 않고,

스스로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고, 그 다음으로는 책을 매개로 방문객들과 소통하면서

행복한 삶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275)

 

우리 동네에도 '인디고 서원'이란 아름다운 서점이 있다.

이곳 역시 운영난에 시달린다고 하는 이야기는 마음 아프다.

 

책만 읽는 바보가 되어선 안 되겠지만,

책도 읽지 않는 가난한 영혼이란 또 얼마나 초라한가.

책을 읽고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길 위에서

책의 정신을 실천하는 우리는 깨어있는 독서 시민이고 싶다.(276)

 

인터넷을 책을 주문하고

기다려서 받고,

읽고 리뷰를 올리는 즐거움과는 또다른,

책의 유통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가득하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으로서의 서점을 꿈꾸는 이라면

좋은 참고 도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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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4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RZ 2015-12-04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생각하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종이약국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박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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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lavendelzimmer... 독일어 원제목은 라벤더 향이 나는 방이란 뜻이다.

 

라벤더 향은 사람을 매혹하는 힘이 있다.

특별한 추억을 가지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라벤더 향이 가득한 조그만 쿠션을 안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왠지 아스라한 감상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 것만 간다.

 

이 책의 한국 제목 '종이 약국'도 멋지다.

종이 약국에서 처방전을 내려주는 주인공 페르뒤는 다른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탁월하다.

그러나... 자신의 상처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는 방식으로 삶을 지탱해 왔다.

봇물이 작은 실금으로 터지고 말듯,

그의 과거는 편지 한 통으로 인하여 걷잡을 수 없는 회한으로 들어가는데...

 

저는 당신을 저에게로 인도하는 배입니다.

저는 당신의 무감각한 입술 위의 소금입니다.

저는 향미료, 모든 음식의 본질입니다.

저는 깜짝 놀란 아침놀이고, 수다스러운 해넘이입니다.

저는 바다가 피해가는 불굴의 섬입니다.

당신은 저를 찾아내어 서서히 자유롭게 해줍니다.

저는 당신의 혼자 있음과 맞닿아 있습니다.(433)

 

'마농의 샘'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줄거리도 잘 기억나지 않는 옛날 영화였는데,

이 책의 여자 주인공 마농의 딸이 어머니와 자신을 위해 드리는 기도문의 내용이 찬란하다.

어디서 라벤더 향이 스르륵 내 코를 스치고 지나는 듯 싶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잇닿을 수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

 

나는 진정으로 살고 사랑했어.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누렸어.

끝을 애통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어?

왜 나머지를 붙들어야 할 이유가?

죽음은, 죽음을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어.

죽음 속에는 평화도 있어.(428)

 

마농의 일기 속 구절인데,

죽음 앞에서 고통보다는 평화를 찾은 구절이 신선하다.

나도 이런 죽음을 맞고 싶다. 물론 소설 속이니 가능하겠지만...

 

나는 늘 삶이 주는 것만 받았어요.

하지만 나 스스로에게 뭔가 줘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데 서툴렀어요.(390)

 

이런 걸 어디에서도 가르치지 않는다.

네 이웃을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라는 말은 하지만,

타인보다 소중한 자신을 다독이는 재주가 없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을 이기적이라고 욕하는 세상에서 살아 제대로 배우지 못해 그렇다.

 

머지 않아 쉰하나가 될 것이다.

 

사랑의 슬픔은 죽음을 애도하는 것과 같아요.

당신이 죽고 당신의 미래가 죽고 거기서 당신도...

그리고 상처입은 시간이 있어요. 그 시간은 끔찍하게 오래 걸려요.(372)

 

슬픔, 죽음, 상처...

오랜 시간 걸려 돌아온 자리에서 자신을 만나게 되는 주인공.

 

페르뒤 씨는 감정의 백과사전을 위한 공책을 펴놓고

오랫동안 앉아있었다.

선창 밖을 멍하니 응시했다.

하늘이 붉은 색에서 온갖 색채를 거쳐 오렌지색으로 엷어지는 것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마치 생각의 시럽 속을 걷는 것만 같았다.(254)

 

생각의 시럽 속을 걷는다는 표현은... 참 똑똑하다.

적확하다.

그런 때가 있다.

온 세상이 찬란하게 변하는데,

자기만의 시간은 시럽 속에서 질컥거리고 멍~하니 있는 시간.

그런 시간은 불필요한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이 필요하다.

마음도 간혹 점프를 해야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시럽 속을 걷는 느낌이 남는다.

 

그녀는 스스로 연주하는 법을 깨달은 바이올린이 되었다.

페르뒤 씨는 안나가 작은 행복을 느끼는 걸 보았다.

그의 가슴속에서 뭔가 파르르 움츠러들었다.

나에게 삶의 노래를 연주하는 법을 가르쳐줄 책은 없는 걸까?(51)

 

이 책의 앞부분에서는 머릿속에서 채집된 생각들이 하늘색으로 적히곤 한다.

그런 부분을 찾아읽는 것도 재미있다.

중반부 이후에는 그런 재미가 녹아 없어져 아쉽다.

 

스스로 연주하는 법을 깨달은 바이올린이라...

간혹 삶의 노래를 연주할 줄 아는 사람이

스스로의 능력을 잊고 살다가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을 지켜보는 일은 즐겁다.

 

사랑하는 일들의 속성이 그 사람의 언어에 배어있다.

베르나르 부인은 옷감에 대한 열정을 집과 사람들에게 전이시킨다.

다림질이 잘못된 폴리에스테르 셔츠 같은 품행.

여류 피아니스트 클라라 비올렛은 음악으로..

골덴베르씨네 딸은 그 어머니의 인생에서 세번째 비올라에 지나지 않아요.

식료품 가게 주인 골덴베르는 미각을 통해

성격은 곯았고 성질은 푹 익었다고 표현했다.

그의 딸, 브리지트, 세번째 비올라는

감상적인 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바다를 사랑했다.

막스 조당은 그 열네 살의 예쁘장하고 조숙한 소녀를,

바다를 바라보는 까막까치밥나무의 눈빛, 깊고 아득한 눈빛에 비유했다.(50)

 

내가 하는 일들의 속성에서는,

아이들을 비꼬거나 빈정거리는 습관이 배어있지나 않을까?

 

우리반 아이들이 쓰는 일기에서,

오늘 쓴 아이는 자신을 제외한 스물 두 명의 '장점'에 대해서 주절주절 늘어 놓았다.

 

착하고 욕하는 걸 본 적이 없음, 두뇌회전 속도가 LTE급, 헌신적인 모습보고 감동...

성실, 착함, 항상 즐거움, 끌리는 매력, 기부 천사, 성실 앤 똑똑

아기자기 소녀다움, 아담한 매력, 보고있으면 기분 좋아짐,

책임감 있어 감명 받음, 친절, 생글생글...

 

아이들이 당연히 천사인 건 아니지만,

이런 글을 쓴 그 아이의 눈은 당연히 천사의 눈인가 싶다.

 

교실에 칭찬용 밥과 꾸지람용 밥을 두 통 만들어 두었다.

누군가가 칭찬용에는 '바비'를 꾸지람용에는 '밥충이'를 적어 두었다.

한달 뒤면 밥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 중이다.

 

 

짠한 사랑 이야기인데,

평범한 누구나 언젠가는 죽게 된다.

좋은 말 많이 하고 살다 죽을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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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나의 작사법 - 우리의 감정을 사로잡는 일상의 언어들
김이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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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감동적인 노랫말을 들을 때면,

시보다 노랫말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노래들에는 의미와 상관없는

영어로 된 후렴들이 많고,

의미 전달보다는 리듬을 즐기는 노래들이 많아

그 가사의 비중이 낮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기다려온 겨울이 오려나봐요
소박한 고백 모자랄까 하얀 세상 함께 드리려했죠
차가운 바람결에 겨울향기 느껴질 때면

설레는 맘에 '사랑해요' 그대 몰래 속삭이기도 했죠
텅빈 내 마음속 그대 남기고간 기억 너무 많은 걸요

눈을 감고 기도하면 이뤄질까요
온세상 하얗게 덮여와 그려온 순간 지금이라도
그대 떠나버린 빈자리만 시린 겨울이네요
보이지 않게 눈이 오네요
지금 나의 볼에 이렇게 녹아있죠


아련한 추억들이 그대를 잡진 않나요
거짓말처럼 떠올라요 스쳐지난 골목 불빛까지도


텅빈 내 맘속 그대 남기고간 기억 너무 많은 걸요

눈을 감고 기도하면 이뤄질까요
온세상 하얗게 덮여와 그려온 순간 지금이라도
그대 떠나버린 빈자리만 시린 겨울이네요
보이지 않게 눈이 내려요
지금 나의 볼에 이렇게 녹아있죠(10월에 눈이 내리면)

 

김이나라는 유명한 작사가가 있단다.

나도 알 만한 노래들을 많이 지었다.

 

노래 가살 지을 때,

자신의 비법이랄 것도 없는

그러나 한 분야에 몰두한 이의 노하우가 가득하다.

 

시를 짓는 책과 유사할 것이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시와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그 다름을 김용택이 잘 짚어준다.

 

작사가 정월하는 시는 자연에서 왔고, 노래는 대중의 가슴에서 왔다고 했다.

시는 어떻게 쓰느냐고 묻는 사람드에게 나는 자연이 말해주는 것을 받아 썼다고 했다.

그럼 노랫말이 어떻게 쓰이는 걸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앞으로 김이나 작사가처럼 '대중의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을

자연스럽게 받아쓰면 노래가 될 것이라고 말해주겠다.(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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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고 싶어지는 미술책 - 탄탄한 그림 감상의 길잡이
김영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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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가서 미술관에 오래 머무르는 일은 쉽지 않다.

그것도 패키지 여행으로 따라다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주마간산이 되기 쉽다.

 

이 책의 장점은 이야기들이 짧고 쉽다는 것이다.

재미도 있다.

황금 사과를 둘러싼 파리스, 아테나, 헤라, 아프로디테 그림이라든지,

이런 것에서는 배경 설화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림을 그냥 보는 것은 별로 재미 없는 일이지만,

그림과 연관된 '의미'를 알게 되는 일은 흥미롭다.

 

방학을 이용하여 이런 책들을 아이들과 둘러앉아 도란도란 읽는다면,

그래서 세계 역사도 더 공부하게 하고, 그런다면,

충분히 홈스쿨링의 도움이 되지 싶다.

 

'일그러진 진주'라는 뜻의 '바로크'란 이름을 조롱하듯 지은 것은,

르네상스를 가장 훌륭하다 여기던 사람들의 작명이라는 것도 재미있다.

르네상스의 그림이 가진 평면감을 훨씬 명암을 강조하여 입체적으로 살린 것에 저런 이름을 붙이다니...

 

로코코 미술의 뜻은 '장식적인' 의미란다.

작은 조개나 돌 등에 무늬를 새긴 장식물에서 나온 말이라 한다.

 

루브르에서 제리코의 '메두사 호의 뗏목'을 보았을 때,

난 다리가 아파서 저 뗏목에 앉아 쉬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돌아다니며 보는 그림보다, 책상에 앉아서 느긋하니 보는 책이 내겐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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