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통신 2008 - 2호                                     00고등학교 3학년 9반

Never say "NEVER!"

 

우리반 친구들, 안녕.
우리가 3학년 9반 교실에서 처음 만난 것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이제 어느 정도 얼굴도 익숙해졌고, 이름도 좀 알겠구나.
  교실 앞은 화장실 공사중이라 어수선하고 먼지도 많이 날리지만, 지각도 거의 없어졌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도 충실한 것 같아서 믿음직스럽다.
그렇지만, 아직 공부가 몸에 익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아 잔소리를 몇 자 쓴다.

첫째,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자.

자투리 시간은 아침에 등교해서 영어듣기 하기 전까지, 그리고 쉬는 시간이 7번, 점심·저녁시간이 두 번, 등하교 시간이 두 번이다. 이 시간까지 공부해야 할까? 하는 사람은 아직 자기가 가야할 목표가 어딘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물론 이 시간들은 화장실도 다녀와야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고 찌뿌드등한 몸도 풀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이 시간들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익힌다면 힘겨운 전투에서 큰 지원병을 얻은 기분일거다.

예를 들면, 생물은 점심과 저녁 먹은 후에 30분씩 매일 한다고 정한다면, 1년내내 생물 공부는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아침 등교해서 15분 정도와 쉬는 시간에는 영어 독해를 한 지문씩 하는 것도 괜찮지 않겠니? 중요한 것은 과목을 딱! 정해두고

  둘째, 자율 학습 시간도 구조화하자.

학교에서 시간표대로 공부하다보면, 1년쯤 지나면 시간표가 저절로 외워지지 않니? 마찬가지로 너희 공부도 무작정 하지말고, 좀 구조화하면 좋겠다.
평일 자습 1차시는 영어지문 6개, 2차시엔 수학 15문제, 3차시엔 언어 3지문과 영단어외우기 등으로... 듣기는 등하교 시간에 mp3로 해결하고...
놀토의 자습은 길게 운영되니깐, 목표를 좀더 잡아서 물리, 화학 등을 계획하고, 주말을 이용해서 주중에 목표달성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다시 계획을 세우고...

셋째, 작심삼일이라도 하자.

보통 作心三日이라고 하면 ‘마음먹은 것이 3일도 못 간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나는 거꾸로 생각하는 건 어떨까 해. ‘마음먹은 것을 3일만 지키면 못 할 일이 없다.’고 말이야. 3년고개 이야기도 있잖아. 거기서 넘어져서 3년밖에 못 산다고 고민하던 할아버지에게 손자가 “할아버지, 3년마다 거기 가서 넘어지면 되잖아요.”하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던 이야기. 계획을 너무 길게 잡지 말고, 3일 것만 짜서 열심히 실천해 보자꾸나. 그러다보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생길 것이고, 그러면 더 시간을 아껴쓰게 되는 법이란다.

우리반 급훈은 <내가 보석이다>라고 정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야. ‘내’가 없으면 이 세상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 아닐까? 너희 하나 하나는 자기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들 알거야. 소중하니깐, 모욕을 당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거잖아. 가끔 급훈을 보면서 ‘나는 보석이다’를 생각해 보기 바래. 문학 시간에 배운대로, 가시덤불 쑥구렁에 묻혀 있어 청태(이끼)가 가득 끼었고, 전쟁통이라 나는 남루한 옷을 걸치고 있지만 나의 본마음과 본모습은 ‘옥돌’과 같은 보석이라고 말이야.

유승준의 ‘비전 vision’이란 노래가 있었다.

「비전」의 가사를 음미해 보며 잔소리를 마친다. 정말 다시 태어난다 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삶을 살 수 있을지 생각해 보길…. 


숫자만 하나씩 밀려나가는 어제와 똑같은 지친 아침을

생각 없이 체념한 듯이 맞이하고 있니?

모두가 똑같은 표준의 시계 그대로 보며 맞춰나가며

그대로 너는 정말로 행복한 거니?

누구를 위한 것도 아냐, 뜻이 없다면...

메뉴얼대로 살아만 간다면 과연 꿈꿀 수 있을까?

커다란 날개를 달아! 다시 태어나! 허무하게 남겨진 어제를 벗어나!

높이 날고 싶다면 작은 망설임은 걷어차 버려!

끝없는 미지를 향해 내딛어야 해! 새롭게 시작되는 오늘에

누구도 나를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는 거야

네 삶을 사는 것이 아냐 뜻이 없다면...

메뉴얼대로 살아만 간다면 과연 꿈꿀 수 있을까?

다시 태어난다 해도 자신이고 싶은 그런 모습의 그 삶을 위하여

발을 내!딛!어! 그 아무도 알 수 없는 내일로...

 

너희 만난 첫날 이야기했지? 게임은 결코 쉽지 않다고...
그렇지만, 그 게임은 누구나 도전할 만하다고...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하진 않지만, 도전하지 않는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란 말이 있다.

부디 남은 8개월, 온 몸을 내던져 네게 주어진 운명에 도전해 보길 바라며...



교정에 목련이 환하게 등밝힌 봄날, 담임 선생님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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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3-1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담임은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지적을 해주시는군요.
정말 훌륭하십니다.
아이들이 다 따라한다면 수능쯤 문제 없을 것 같네요.

순오기 2008-03-2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우리 아들녀석에게도 적용하면 좋겠어요. 감사^^
우선 녀석에게 이 글을 읽어보라 해야겠군요.
 

담임 통신 2008 - 1호                             00고등학교 3학년 9반


게임의 법칙을 알면 게임이 즐겁습니다

0 0 고 3학년 9반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 안녕하십니까. 새 학년도의 담임을 맡은 0 0 0 입니다. 중요한 고3의 첫날을 맞아 학부모님과 학생들의 관심이 높을 것 같아 몇 자 미리 적습니다.
우선 담임인 제 소개를 하자면, 담당 과목은 국어이며 올해로 20년째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학교 3곳과 고등학교 2곳을 거쳐 올해 0 0 고로 전근을 왔습니다.

고3이라고 하니 이제 제법 ‘입시준비생’이 된 듯도 하고,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 선 것도 같고... 입시에 대한 중압감도 클 것 같고... 부모님과 학생의 긴장이 매우 높을 것이고, 그만큼 걱정과 불안도 크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고3이라고 갑자기 생활 패턴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좀더 열심히 할 뿐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에는 올해 1년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정말 클 것이기 때문에 고3은 중요하고도 부담스러운 것입니다.

한국의 교육 제도에서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으라면 <대학 입학>을 많은 사람들이 뽑을 것입니다. 어떤 대학을 갔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에 큰 획을 긋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의 편지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대략의 청사진을 말씀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인터넷 게임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게임의 법칙 하나.
모든 게임은 시작할 때 레벨 1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레벨 1에서 버벅거릴 때 높은 지력과 마법을 쓰는 사람도 원래는 1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게임의 법칙 둘.
모든 게임은 공정하지도, 공평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때는 한 시간 투자하면 한 레벨을 올릴 수 있지만, 어떤 때는 두 시간 투자해도 별로 소득이 없을 때도 있고, 누구는 좋은 아이템을 잘 얻는데, 난 아닐 수도 있지요. 세상의 모든 것은 전혀 공평하지 않습니다. 이걸 인정하면 맘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게임의 법칙 셋.
게임은 레벨이 오를수록 어려워집니다. 레벨 2로 오르기 위해서는 아주 허약한 몬스터 십여 마리만 처치하면 되지만, 레벨 3으로 오를 때는 이십여 마리…. 레벨 10정도 되면 100여 마리. 여기까진 재미있고 쉽고 하루 만에 오를 수도 있지만, 그러다가 레벨이 20이 넘어서면 하루에 1레벨 올리기도 어렵습니다. 3,40 레벨 정도 되면 한 레벨 올리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이때쯤 많은 사람들은 게임을 그만두고 다른 게임을 찾거나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새 아이디를 만들거나.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레벨이 오를수록 게임은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게임의 법칙 넷.
게임을 하다보면 캐릭터가 죽는 때도 반드시 있습니다. 그 이유는 너무 어려운 상대를 찾아가서 무리하게 득점을 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죽지 않으려면 적절한 상대를 찾아 꾸준히 득점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게임의 법칙 다섯.
누구나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하면 '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게임의 법칙 두 번째에서 게임은 공평하지 않다고 했지만, 게임은 마지막까지 참고 진행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그 기쁨을 나눌 수 있습니다.

게임의 법칙을 인용한 이유는...
1. 우리는 모두 비슷한 머릴 갖고 태어났다.
2. 그러나 우리의 가정 환경과 지적 조건, 사회 환경 등은 공평하지 않아서 지금 많은 차이를 보인다.
3. 학년이 오르고, 시간이 흐를수록 공부는 어렵게 마련이다. 그렇다는 걸 알면 스트레스가 적다.
4. 누구에게나 슬럼프는 온다. 헤매지 말고, 다시 시작하자.
5. 꾸준히 노력한 자에게 행복한 결과가 온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고3 생활은 힘들지만은 않습니다. 학교에서는 날마다 웃기는 친구들이 있고 “집에 다녀오겠습니다.”하고 인사할 만큼 오랜 시간 함께 하는 선생님들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수시로 ‘담임 통신’을 통하여 그때그때 생각할 것들을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3월엔 학생들을 만나면서 학생들의 환경과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가능하시다면 학부모님께서 학교로 한번쯤 방문해 주시든지 전화로라도 통화를 했으면 합니다. 학생을 이해하는 데는 학부모님과의 짧은 상담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으니까요. (출장이 있을 수도 있으니 미리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010-9668-0000, 메일 s000000@hanmail.net,)
4월부터는 학생들의 학습 습관이나 학습 기술에 대하여 관심을 가질 것이고, 지속적으로 성적 관리를 해 나갈 것입니다.
5,6월 경에는 수능 응시 과목에 대한 상담을 하여 자연반 수학을 응시할 것인지 인문반 수학을 응시할 것인지도 확정할 것이며, 여름 방학부터는 수시 모집부터 시작하여 입시 지원 상담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학교의 일정은 3월 15일(토) 오후에 ‘입시 설명회 및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날은 깊은 상담은 어렵습니다. 학생들에게 중요한 첫 모의고사가 4월 15일(화)에 있습니다. 수능만큼 중요한 시험이니 학생들이 미리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가정에서도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부는 ‘교수(學, teaching)’와 ‘학습(習, learning)’의 두 가지가 함께 어울려야 효과적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교수’가 중요하고, 학문이 고도화될수록 ‘학습’이 중요합니다. 초등학생 시절엔 선생님이 중요하지만, 대학 시절엔 스스로 하는 공부가 중요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성적을 올리려고 ‘학원을 더 다니자. 인터넷 강의를 하나 더 듣자.’고 하는 태도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3 시기에는 스스로 공부에 익숙해지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스로 공부하다 보면, <주말과 방학>에 <집중>해서 공부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쉬는 날 실컷 자거나 놀고, 좋은 성적을 바라는 일은 ‘나무 기둥에 토끼가 달려와서 부딪혀 죽기를 바라는 것(수주대토)’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입니다.

작년 3학년들을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니 ‘저주받은 89년생’이니 하여 올해 입시에서 재수생 파워가 막강할 것이라는 <학원>의 분석이 있습니다. 물론 ‘수능 등급제’로 인하여 총점은 더 낮은데도 등급의 운이 좋아서 좋은 대학을 간 학생도 분명히 있고, 더 좋은 점수로도 대학 진학에 실패한 학생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올해 ‘서울대, 연대, 고대, 의약대’등은 미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몇 점 차이로 누가 들어가느냐가 달라졌을 뿐, 상위권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의 학과에 진학하기 위하여 재수를 하던 분위기는 올해라고 특별히 강해진 것은 아니며, 재수생의 학력이 높지만 예년에 비하여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불안 심리’를 조장하여 이익을 보는 것은 ‘학원’일 뿐입니다. 원래 상위권 학생들이 재수를 많이 하고, 1년 더 공부했으니 성적이 좀 오르는 것은 어느 해나 있어온 일입니다.

원래 ‘선생님’은 학생들을 한 순간에 변화시킬 수 있는 마법사가 아닙니다.매일 학생들 곁에서 관찰하고 관심을 가지며 학생의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교사입니다.
저는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을 교실에 비추어 생각해 봅니다.
정말 그대로입니다. 교사는 학생들의 인생에 ‘등대’가 될 수도 ‘표지판’이 될 수도 없지만, 학생들이 꾸물거릴 때 잔소리를 하고 야단을 칠 수도 있고, 낙담해 있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학생들에게 따끔한 회초리를 대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침 8시부터 영어 듣기 방송이 나갈 예정입니다. 반드시 교재를 준비하여야 하며, 7시 50분까지는 교실에 입실하여야 합니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는 속담을 저는 믿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보충학습과 자율학습을 빠지려는 학생들은 미리 단념을 하기 바랍니다. 살다 보면 아플 때도 있는 법이지만,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어지간히 아픈 걸로는 조퇴할 수 없습니다. 조퇴가 잦은 회사원은 감원 대상 1순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건강도 실력입니다.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고3 학생에게 ‘핑계’는 없습니다. 등,하교가 자리잡히지 않은 반은 입시 성적에서 비례하는 성적을 얻습니다.
수업 시간에 잠을 자거나 수업에 심한 방해를 하여 교과 선생님으로부터 혼나는 경우에도 따로 불러 야단맞을 각오를 하기 바랍니다.
고3, 1년간 학교에서 이런저런 수능 대비 교재를 준비하라고 할 것입니다. 연간 20만원 가량의 문제지 구입 비용이 들 것입니다. 미리미리 준비하여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분실에 대비하여 책 윗부분에 매직으로 학번을 크게 적어두기 바랍니다.

‘개구리 법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개구리를 뜨거운 물에 집어넣으면 깜짝 놀라서 죽을힘을 다해 <팔짝> 뛰쳐나오지만, 개구리를 미지근한 물에 넣고 서서히 가열하면 개구리는 따뜻함을 즐기다 그만 익어서 <희떡> 뒤집어지고 만다는 말입니다. <나쁜 습관>은 이와 같이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와서 우리를 어느 순간 '희-떡-' 뒤집어지게 만들고 만다는 거죠.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뜨거운 물에 깜짝 놀란 개구리처럼, 과감히 '확' 버리기 바랍니다. 도둑들도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집중>하고, 서로 <협력>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잠을 설쳐대는데, 우리처럼 미래를 준비하는 가치있는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다면 정말 몹쓸 일입니다.

오늘부터 250여일 남은 ‘수능(11월 13일, 목)’을 어떻게 준비하는가를 3학년의 첫날인 오늘, 단단히 준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길게 글을 썼습니다. ‘학원’에서는 불안감을 조장하기 위하여 ‘논술’이 중요하다거나 ‘내신’이 어느 해에 중요하다거나 호들갑을 떨게 마련입니다만, 올해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수능’입니다.

학생들은 모두 어렸을 때 ‘꿈’이 있었습니다. 성장하면서 ‘현실’에 비추어보면서 점점 바래버린 '자신의 꿈'을 사랑하도록 부모님의 격려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성적과 가정 환경과 경제적 형편을 모두 고려하다보면 보석같은 자신을 초라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오류를 범하지 말고, 지금의 내 성적이 충분히 좋고, 경제적으로 상당히 넉넉하다면 무얼 하고 싶은지. 깊이 생각해 보고, 그리고 그걸 하도록 돕는 일이 어른들의 일입니다.
꿈을 갖는다는 건, 바로 이것. 그것을 하기만 하면 됩니다.

학생들이 늘 바쁘기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담임 통신을 학생들에게 띄울 생각입니다. 학부모님께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2008년 3월 3일

귀한 학생들을 만난 첫 날에 새 담임선생님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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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들 선생님이 보내신 가정통신문
    from 파피루스 2008-03-05 19:36 
    내가 13년째, 아니 유치원부터 하면 14년째 학부모 노릇을 하면서 선생님들이 보내신 특별한 가정통신문은 다 모아두고 있다. 담임의 첫인상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담임샘의 교육철학이 담긴 것이라서 일년을 지켜보게 된다. 이제는 이런 자료가 우리딸이 초등선생님 되었을 때, 실제적이 도움이 되겠다 싶어 보관하길 잘했다며 또 자화자찬이다.^^ 어제 중3 아들녀석이 가져온 선생님의 통신문이다. 잘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 선생님들의 이런 애정과 열정이
 
 
루루 2008-03-02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겨우" 2년차 되는 교사입니다. 내일 만날 학생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이 다 담겨 있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구요. 어찌어찌해서 종종 와 쓰신 글을 보곤 했는데, 이제야 인사를 드리는 게 쑥쓰럽기도 하네요^^;
저도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에게 이런 편지를 쓸 수 있으면 좋겠네요, 정말.

글샘 2008-03-03 18:29   좋아요 0 | URL
2년차나 20년차나 아이들 앞에서 설레고 떨리긴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도 이런 편지 써 보세요. 아이들도 부모님도 참 좋아하고 신뢰가 쌓인답니다.

2008-03-05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8-03-05 13: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 글을 쓰시는 건 뭐, 어떻든 상관없습니다.
영어는 그런 비법이 있었군요.
날마다 바쁘고 피곤하지만 아이들이랑 뒹구는 교실은 늘 뜻밖에도 즐겁답니다.
 

00년     1 (요때 알라딘 만나고 첨 리뷰 올림)
01년     9 (이 해엔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함, 리뷰는 거의 안 올림, 대학원 다님)
02년    34 (3학년 담임에, 연구학교에, 대학원까지 바빠서 별로 못 읽음)
03년   161 (2학년 담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함)
04년   119 (3학년 담임이라 책을 많이 읽기는 어려웠음. 애들 자습시켜놓고 뒤에서 읽음)
05년   374 (실업계로 옮겨서 노자, 주역, 불교 관련 서적을 읽음)
06년   410 (잡다하게 손과 눈에 잡히는 책을 닥치는 대로 읽음)
계    1,108권
올해는 300권 정도를 목표로 삼아 보자.

요렇게 적은 것이 올해 초였다.

07년에는 350권을 읽어서 지금 리뷰 권수가 1,458이 되었다.

올해는 아이들 책도 많이 읽었고, 역시 사회의 변동을 읽으려는 책들과 많이 만난 것 같다.

새해가 되면...

무쟈게 바쁠 것같은 무쟈년이라는디...
3월부텀은 다시 일반계 고등학교로 가게 된다.
조금 바빠지겠지만, 그래도 이젠 이런저런 일들을 벌이지 않고 조용히 학교에서 아이들 만나는 일에 열심히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다.

아직도 교과서 만드는 팀에 소속되어 있어서 간혹 마음을 어지럽게 하기도 하지만, 이제 교육청 일이나 교육정보원 일 같은 것은 되도록 모르쇠로 일관하고 싶다. 가끔 출장가고 하는 것이 마음을 엄청 소란스럽게 만든다.

새해는 체질과 학습법에 대해서 더 깊게 읽는 기회를 갖고 싶고,
문제 출제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공부를 한 해 동안 해 보고 싶다.

한 해가 바뀌고 나이가 한 살 먹는 데 대하여 나는 별 감각이 없다.
그저, '나'를 바라보는 기회를 좀더 갖길 바랄 뿐이다.

그래도 마지막 날이니 만큼, 내 가족과 주변의 지인들에게 <새해 복 많이 짓고, 즐거운 일이 무쟈게 일어나시길, 그리고 날마다 행복하다고 한번씩 생각하시는 한 해가 되시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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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8-01-01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350권...대단하셔요. 전 겨우 100권을 넘겼는데..^^;;

글샘 2008-01-03 00:19   좋아요 0 | URL
리딩 중독이라 볼 수 있죠. ^^''
원래 하는 일이 하기 싫을 때... 다른 데로 빠지잖아요.
하기 싫다기 보다, 실업계에서 수업 부담이 적으니깐 책읽는 데 기를 쏟아 부은 것 같애요.

2008-01-02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8-01-03 00:16   좋아요 0 | URL
비밀님... 사전에도 없는 말을 물어보시면... ㅎㅎ
안손하다는 말은 저도 이오덕 선생님 책 서문 보다가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만... 가끔 쓰이는 말인 듯 한데, 정말 제가 가진 세 종류의 사전과 온갖 인터넷 사전에도 없는 말이네요.
대략... 안온하다(조용하고 편안하다)와 공손하다의 중간쯤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경건하고 공손하게 받드는... 정도의 뜻이 아닐까요.
이쯤 되면 사전을 하나 쓰자는... ㅋㅋ

네. 올해는 책은 덜 읽고, 복은 많이 지을게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08-01-0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올해도 무난히 독서량은 초과하실 것 같아요.
워낙 중독증세라..ㅎㅎ
일반고교로 가시는군요. 잘 되신 건가요? ^^
새해엔 저도 날마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야겠어요.
2007년엔 부산 벙개가 기억에 제일로 남아요^^
새해 무난히 건강히 복되게 사시기 바랍니다, 지금처럼요^^

글샘 2008-01-04 00:49   좋아요 0 | URL
아, 300권은 작년 계획이었습니다.
올해는 100권 정도 읽을 계획이에요. 일반계 학교에선 100권 읽는 것도 만만치 않을 거거든요.
실업계학교에서도 할 일이 있다 하지만, 제 수업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해 줄 것이 없었다는 반성을 많이 해요.
작년의 부산 번개는 참 재밌었죠.^^ 시간이 되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읍시다.
혜경님도 올해 복 많이 짓고 사세요. 지금처럼요^^

역전만루홈런 2008-01-1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또 한줄 얻어 갑니다..

"복 많이 짓고 사세요.."

복을 받으라고 하기 보다 짓고 사세요 하는 말이 더욱 현실감 있게 들리네요..
저도 올해 재수의 길을 걸으면서 복이 찾아오기만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짓고 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글샘 2008-01-11 21:11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에서 주워들은 말입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복 많이 받자는 수동적인 자세보다 적극적이어서 좋더라구요.
까망이님도 올해 열심히 복 지으세요. 좋은 결과 있기를...
 

제 147호 (2007-10-09일자) 쉽고 아름답고 과학적인 한글로 표현했으면 오늘은 푸대접 받고 있는 한글의 생일. 한글날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11월 4일 조선어연구회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반포 480돌을 맞아 ‘가갸날’을 정한 것이 기원입니다.

이듬해 조선어연구회의 기관지 ‘한글’이 창간되면서 이름이 지금의 ‘한글날’로 바뀌었고 1940년부터 10월9일이 한글날로 정착됐습니다.
1970년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90년에 ‘법정공휴일이 아닌 기념일’로 떨어졌다가 2006년 ‘법정공휴일이 아닌 국경일’로 지정됐습니다.

한글은 세계적인 생물학자 제럴드 다이아몬드가 세계 최고의 언어로 극찬한, 과학적이면서도 쉬운 언어입니다. 하지만 의학용어에서는 아직도 어려운 일본식 한자용어가 한글용어보다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젊은 의사들은 영어 용어는 알지만 우리말 용어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의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이 힘을 합쳐 쉬운 한글 용어를 제정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들은 구협을 목구멍, 관골을 광대뼈, 취모를 배냇솜털, 겸상적혈구를 낫적혈구로 고치는 등 난삽한 용어를 쉬운 용어로 고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기존의 용어를 고치는 데 거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개정안으로 제시된 한글용어가 지나치게 생경해 일반인이 오히려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의학용어에서 세 가지 정신이 지켜지기를 바랍니다. 첫째,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용어라도 일반인이 모르면 소용이 없습니다. 용어를 정하는 분들은 언어의 사회성을 염두에 두시기를 빕니다. 뜻이 통하지 않은 일본식 한자어는 장기적으로 고쳐야겠지만 말입니다.
   둘째, 쉬운 용어는 의사와 환자의 다리 역할을 해줍니다. 의사는 자신에게 익숙한 용어라도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다면 용어의 개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일부 의사는 영어 용어만 알면 된다고 여기지만, 선진국에서는 의대생이 환자에게 무엇인가 쉽게 설명해주지 못하면 의사 자격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셋째, 우리말은 용어 중심이 아니라 풀이말 중심입니다. 의사들이 ‘염전’은 ‘꼬였다’, ‘염좌’는 ‘삐었다’로  쓰고, 환자에게 의학용어를 나열하기 보다는 가급적 쉽게 풀어서 설명하도록 고민을 했으면 합니다.

한글이 의사와 환자의 사이를 좁혀주고, 따뜻한 관계로 바꿔주고, 이에 따라 온 국민이 더 건강해지면 참 좋겠습니다.
이렇게 불렀으면 액와 → 겨드랑이,      이개 → 귓바퀴,      슬관절 → 무릎관절,      부전증 → 기능저하증,      구협 → 목구멍,      관골 → 광대뼈,      서혜부 → 사타구니,      경추 → 목뼈,     심인성 → 정신탓,      유문→ 들문,      분문 → 날문,      대항작용 → 맞버팀작용,     흡기→ 들숨,      호기 → 날숨,     위확장진수음 → 위출렁소리,     천명 → 쌕쌕거림,     취모 → 배냇솜털 

이성주의 건강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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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10-0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부전증, 호기나 흡기 같은 말들은 고쳐썼으면 좋겠다.

Jade 2007-10-1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대에서는 몇년전부터 한문식 해부용어 죄다 한글로 바꿔서 배우더라구요~ 그런데 의대 특징상 원서를 많이 보다 보니 한글보다는 영어로만 외우더라구요....sacrum하면 아는데 엉치뼈 하면 잘 모르는...;;

글샘 2007-10-10 12:00   좋아요 0 | URL
사실은 한문식이 아니라 일본어식이라 해야 옳겠죠.

야홋! 2008-03-25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전증이 기능저하였군요'ㅁ'ㅋㅋ
2년후면 지하에서 해부오랄을 한다니 으스스한걸요(;)

글샘 2008-03-28 10:08   좋아요 0 | URL
해... 부... ㅋㅋ
이제 본격적으로 어려운 말 공부해야쥐^^
 

인생은 유한하다.

그래서 서글프기도 하다.

그 삶 속엔 남 몰래 흘리는 눈물도 숱하게 많을 거다.

남들이 '너 아직도 그러고 사냐?'는 일을 하는 사람들,

하종강이 쓴 글을 읽다가 눈물이 났고,

얼마 전 세상을 뜬 파바로티가 생각이 났다.

왜, 너 아직도 그러고 사냐고?  

그냥,

웃는다. 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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