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서평단 활동 안내

석 달에 한 번씩 평가단을 뽑는다.
네 번 모두 인문 평가단에 포함되어서 책을 읽고 리뷰를 올리곤 했는데,
이번 평가단에서는 모두 22권을 뿌렸는데 두 권은 못 받았다.
다른 일이 있어서 서평을 미루었더니, 나처럼 게으른 자들에겐 안 준 두 권이다. (피와 천둥의 시대, 왜 인간인가... 하필이면 읽고 싶은 두 권을...)

20권을 받았는데 이제까지 올린 리뷰가 12편이다. 아직 8권은 안 올린 셈인데... 거의 다 시작은 해 두었기때문에 1주일이면 다 읽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선뜻 손이 가지도 않는 서평단 도서를 먼저 읽지는 않는 게 또 내 고지식한 독서법이다. 지금은 사샤 스타니시치에 빠져서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를 읽고 있다. 
아, 전에 읽다 만 슈테판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도 마저 읽어야 하는데...

이번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좋았던 책들을 꼽아 본다.

1.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마지막으로 배달된 김경집의 <책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책들에 대한 소개인데, 정말 맛깔나는 글솜씨로 책을 읽겠다는 욕망에 휘발유를 마구 끼얹는 책이었다.
인문학적 독서를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참고로 해도 충분히 좋을 책이다.
앞으로 마구마구 선물을 하고 싶은 그런 책. 
이런 책이 걸려들지 않는다면... 서평단을 할 가치는 없다.

2.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한국의 책쟁이들
인생은 박치기다
깐깐한 독서본능
고종석의 여자들
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 

3.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영혼의 속도가 삶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의 삶은 피폐해진다.
책은 삶의 속도를 늦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속도를 처지지 않게 하는 보석이다.
속도와 풍경을 함께 누리는 그런 삶을 가져다주는 책탐은 그래서 행복하다.(책탐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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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면대에 물이 잘 빠지지 않을 때... 

정답은, 세면대 코크를 분해해서 청소한다. 이지만, 나처럼 귀차니즘 발동자는 불가능.
머리가 긴 여성들의 머리카락은 세면대 배수 코크에 엉겨붙는다.
슈퍼에서 30센티 정도의 빳빳한 노끈을 구해와서,
가위로 비스듬히 칼집을 넣는다. 방향은 당연히 머리카락이 딸려올라올 정도의 각도. 
코크가 십자 모양의 빔에 붙어있으므로, 이쪽 저쪽 4방향으로 슥슥 넣었다 빼는 것만으로 해결~ 

2. 화장실 구석진 곳에 곰팡이가 잘 안지워질 때... 

화장지에 옥시크린을 잔뜩 묻혀서 구석진 곳 곰팡이 위에 젖은 채 얹어서 하룻밤 재운다.
시간이 나면 낡은 칫솔로 박박 문지른다. 해결된다. 

음... 이런 생활의 지혜를 가르쳐 주신 분은 연세 많으신 퇴임 교장 선생님. ^^(참고로 여성이 아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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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 알라딘 조유식 사장에게 편지보내기 카페를 엽니다.

내가 컴퓨터 세상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 인간이 아니기에 다른 세상들은 어떤지 잘 모른다. 

간혹 촛불 집회장에 이쁜 언니들이 쏘드같은 블로거들이라고 하니 뭐, 다양한 의견 교환 통로로 쓰이기도 하나보다... 했다. 

내가 쓰는 컴터 세상은 딱, 둘인데, 하나는 다음의 한메일 계정이고, 또 하나가 알라딘의 서재다. 

메일이야 휴대폰처럼 필수품이고, 요즘 다양한 문서들을 받아야 하니 필요한 거고,
알라딘은 읽은 것들을 갈무리해두고, 나중에 정리해서 수업에 쓸 수 있기에 하고 있는 작업이었는데, 생각보다 오래 했고, 많은 양을 적어 두었다.  

요즘 알라딘에서 불매 운동, 사장에게 보내는 편지, 뭐, 이런 의견들을 보면, 딱 내 마음같진 않다. 

그렇지만, 난 이런 블로거들이 이쁘다.
한창 장마철이던 촛불집회장에 '이명박, 어머, ^^ㅣ발'이란 이쁜 글씨를 우비 등짝에 붙이고 다니던 이쁜 언니들처럼, 신선하고 생큼해서 좋다. 

난 '불매' 에 한표를 주진 않았다. 책을 살 거면 알라딘에서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히 나는 돈주고 책을 거의 사지 않는다. 아이가 문제집 사야된다고 하면 간혹 사는 정도. 정말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이럭저럭 모인 마일리지로 사거나, 학교 도서관에 사두고 보곤 한다.  아프님 서재에 최근 3개월 구매액이 14,000원이라고 올렸는데, 이제 다음 주면 130원으로 준다. 
그리고, 불매 운동에 뭐, 손을 든 건 아니지만, 비정규직 이야기를 주절거려 댓글도 걸긴 했다. 그게 내 마음의 선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알라딘에서 일하던 어떤 이가 사소한 실수(사용자에겐 --일 수 있다.)로 해고 되었고, 그에 대한 입장 해명을 '조유식 사장'에게 요구하는 블로거들의 글을 읽으면서 적어도 '책파는 상인 신드바드' 조유식 사장이라면, 반성문 한 장 정도 써 줄 사람이라고 기대하고 있음을 느낀다. 

사용자에겐 사소한 실수였고, 또는 필요한 해고였다고 할 수 있지만,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절망의 나락일 수 있음을 사용자는 알고 있어야 하고, 그래서 여러 사람들의 편지글이 반짝이고 빛나는 그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여느 책방보다도 <서재의 기능>을 통한 <책에 대한 이야기>의 소통에 도움을 주었고,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의 수준을 뛰어넘는 <분야별 담당자들의 소개>를 통하여 책을 광고하기보다는 알려주는 수준까지 도달했고,
<저공비행>을 일삼는 분의 글처럼 다양한 인문학적 밑바탕이 알라딘의 장점이라면 장점이었기에, 블로거들의 귀여운 의견들은 알라딘을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으로 보인다. 

돈 놓고 돈 먹는 야바위판같은 공장 시스템에 '양심가진 최부자댁' 경영 마인드를 들이대는 일이 꼭 적확한 빗대기는 아닐 수 있지만,
적어도 책을 통하여 옳은 것이 무엇인지를 항해하는 <네비게이션>의 역할을 담당해 주었다고 고마워했던 알라딘에서 일어난 '사소한 실수'와 '한 가장의 비극' 사이에서 관심의 촉수를 곤두세웠던 서재인들에게 알라딘의 주인장은 그야말로 신드바드처럼 '모험'을 해봄직도 하지 않은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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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12-16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 사람들의 편지글이 너무 눈부신거 있죠...다들 사랑스러워요..

글샘 2009-12-17 11:28   좋아요 0 | URL
음, 저는 별로 안읽어 봤답니다. ㅠㅜ

바람돌이 2009-12-17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제목이 왜이래요? 제가 카페에 올리는 글은 제목 통일해달라고 했는데 말이죠... 하여튼 삐딱선이라니까요... ㅎㅎ 아마 이 다음에 쓰시는 분이 번호때문에 무지 고민하실것 같은데요. ^^

글샘 2009-12-17 11:28   좋아요 0 | URL
ㅋㅋ 정말 고민하실까 가봤더니... 잘만 넘어가셨더군요. 시키는대로는 죽어도 싫다는...

드팀전 2009-12-17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ㅎㅎ...크게 불편하지 않으시면...
 

IMF 구제금융기를 거치면서,  회사에 비정규직 노동자, 계약제 노동자란 이름이 일반화되었다. 

그 중간에서 곰팡이처럼 자라난 것들이 '인력수급업체', 속된말로 '용역파견업체'들이다. 

사람을 여기 저기 <중계>하면서 브로커짓을 하여 <임금을 착취>하는 회사인 것이다. 

각종 아파트 같은 곳에서도 실제로 '회장님'이 결재하는 서류상의 임금과 '경비아저씨'의 손에 들어오는 임금 사이에선 십만원이 넘는 차액이 발생하는 모양이기도 하다. 

각종 언론의 탈을 쓴 놈들은 '부유층, 권력층 노동조합'에 대해서 욕하면서도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질끈 감곤 했다.
이런 면에선 지난 정부조차도 억압에 적극적이었다. 

대기업 노동자들부터도 '남'의 일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나'의 생존에만 관심을 가진 지난 십 년 동안...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 용역업체의 파견 노동자들은 우리 주변에 수두룩하게 널려버렸다. 

국가가 운영하는 기업체인 <학교>도 마찬가지다.
원래 2년 넘게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비정규직>은 학교에서도 4년까지 고용할 수 있게 되어있다. 그것은 교원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합치면 3년 3개월이나 되어 이해할 수 없는 바도 아니지만, 엄연한 법위의 규칙인 셈이다. 

알라딘에서 근무하던 김종호씨의 해고에 대하여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간의 의견차이 정도로 생각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지옥도'이다. 

하긴, 지금도 그 용암들끓는 지옥의 절벽을 향하여 학생들을 초등학교때부터 몰아가고 있는 형국이지만,
촛불을 들고 새벽 한 시에 들어가서도 공부열심히 하기를 챙겼다던 그 <내 자식>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바로 <김종호씨의 오늘>이다. 

한 사람의 사소한 사건...으로 인간의 역사는 이루어진 것들 아닌가. 

그리고, 그 역사는 '나'에게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던가. 

하긴, 나에게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않는다면, 역사따위야 시궁창에 던져버려도 그만일테지만... 

주관적 관념론에 빠져, 세상은 <공>이고, 세상 모든 것은 <지나갈 뿐>임을 외운다 해도,
내가 빠질 구덩이에 미리 흙을 던져 넣거나 몇 가지 사물을 넣어두지 않고는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 

나는 국가 공무원이고, 정년까지 아직 20년이나 남은 사람이다.
그리고 퇴직 후엔 월급의 70%정도(정확히는 잘 모름) 정도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퇴직할 2029년 여름... 대한민국의 연금제도가 내게 줄 돈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시대가 되면... 학교는 지금의 1/3 수준으로 줄어있을 것이고,
앞으로 10년 지나기 전에 철밥통 공무원인 교원들도 계약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문제는 언제나 <나>의 문제일 수 있다. 

잡혀가던 유태인이 그랬다지 않던가.
"저는 아무 일도 안 했어요..." 
그때 옆에 섰던 유태인이 했다던 말이 섬찟하게 떠오른다.
"네가 아무 일도 안 했기때문에 우리가 잡혀 가는 거야." 

아침에 타자 몇 타 칠 뿐이지만,
우리의 관심이 <그 사람>을 구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가 드나드는 알라딘에서라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람이며,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상처받는 사람이 없기를 바람이고,
멀리는 나의 미래와 내 자식의 미래가 <그 사람>처럼 되지 않기를 바람이다. 

이런 저런 바람을 담아 몇 자 적는다. 

** 오늘은 학교 아이들 예방접종일이라 종일 어수선하겠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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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182s 2009-12-03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가 아무 일도 안 했기때문에 우리가 잡혀 가는 거야."
ㅜㅜ 간만에 들어보는 말이네요,,
정년이 20년정도 남으신거 보니 저하고 약간비슷한 연배신듯 합니다..
항간에 철도파업보면서 귀족노조욕하는거보고
생각나는게..그럼 비정규직노조가 파업하면 욕안할건가? 의문이..
제가 몸담은곳도 낙하산사장,단협해지,등등
철도파업수순을 따라가고 있는데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글샘 2009-12-03 15:38   좋아요 0 | URL
귀족노조란 말조차도... 이이제이 전략에서 나온 듯 싶습니다.
노동자가 월급 좀 인상되어봤자 노동자지, 그걸 귀족으로 몰아서 편가르기하는 넘들은 늘 '사용자 측'이죠.
요즘엔 대놓고 노동자란 말도 안 쓰죠.
곧죽어도 근로자라고 하지...

개인주의 2009-12-0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정규직의 제일 위험한 점..
하등인간 취급당한다는 것..
받는 돈의 액수에 따라 사람급수를 나눠서 취급을 하는 무서움..


글샘 2009-12-03 15:41   좋아요 0 | URL
나도, 내 자식도 비정규직이 될 수 있음이 자명한데도...
사람들은 제 자식은 잘 되길 바라죠.
무서운 건 그거 같애요.
나와 자식은 괄호치고... 남들에게 일어나는 일처럼 바라보는 일.

samahun 2009-12-0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뒤적거리면서 따라와 보면 이렇게 건강한 분들 뿐인데, 세상은 왜 이모냥일까요. 전대통령의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말은 이렇게 힘들군요
건필하세요...^^
 

어제 씨월렁대는 거 보지도 듣지도 않았지만,
채널 돌리다보니 참 여러 군데서 보이더만, 징헌 낯짝. 

속 시원한 소리 하나 있어 옮긴다.

 http://bbs2.agora.media.daum.net/gaia/do/kin/read?bbsId=K153&articleId=60241 



우리 국민들은 참 순박합디다. 아니면 참 권력에 납작 엎드릴 줄 압니다. 어떻게 이런 무시를 당하고도 그냥 고개만 숙이고 있습니까? 대화라고 하는 제목이 붙은 이 방송은 사실상 온통 일방적 강요만이 묻어나오는데요? 지상파 4사를 모두 장악했고, 케이블TV의 YTN, MBN 두 뉴스채널마저 장악된 방송이었네요. 그것도 휴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 황금시간을 삼켜버리셨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대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모든 채널을 독점하고 거의 혼자 말하다시피했던 방송을 대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다른 참여자들의 질문은 이미 연습한 대통령의 말을 듣기 위한 예비 가이드라인에 불과했고요. 그것은 사실상 질문이 아니라 대통령님 이러한 것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라는 부탁에 불과했고요. 대통령이 말하기 전에 국민에게 대통령님 발언하십니다라고 알리는 멘트에 불과했다 이 말입니다. 심도있는 토론은 고사하고 주고받는 대화조차 되지 않았죠. 아 XX 분명 대화라고 했는데? 내가 헛것을 봤었나.

 

국민의 일상이 대통령의 일방적인 강요로 이처럼 침탈받았는데도 그저 "우리 무시당했어"하고 한번 피식 웃고 넘긴다면 이거 내가 얼마나 순박한 것인가. 얼마나 맹물인가. 졸지에 우스운 꼴인데. 채널 선택권은 박탈당하고 대화라는 거짓이 붙은 채 일방적 주입만 이루어지는 모욕을 실컷 당하고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니 무슨 제왕적 군주국가 시절에 사는 무지랭이 민초가 되는 듯 싶었습니다. 제왕이 행차할 때는 한번 납작 엎드려주면 되지.

 

요즘 방송이 장악된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뉴스가 국민을 단순한 아메바 취급해도 조용한 국민들인데. 단골 메뉴들이란, 이명박 한컷, 사건사고 너저분하게 늘어놓고, 자연풍경 한번 보여주고, 국내는 대충 넘기고 세계 소식이나, 그것도 빅브라더의 입맛에 맞게 편집하여 곁들인 해설도 빅브라더가 흐뭇하게.

 

어쩌다 빠뜨리기에는 너무 심하다 싶은 뉴스가 나오면 구색은 갖추어야하고 그럼 한참 뒤에 국민들 흥미 다 끝장내고 채널 돌렸다 싶을 때 짤막하게. 지방에서는 지방뉴스로 짤릴 수도 있고. 지방은 몰라도 땡!

 

손석희 교수 내쫓고 MBC도 내 맘대로 좌지우지 한다고 국민에게 선포하면서, 너희는 내가 대화라고 하면 대화인거야 하고 2시간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백번쯤은 나온듯한 혓바닥으로 입술핥기를 보고 있자니 정책 설득이란 참 쉽구나 싶습니다. 그냥 하던대로 밀어부치는 게 그나마 국민들 자존심 지켜주는 게 아니었을까요? 불러다 앉혀놓고 모욕주고 면박하기 보다는. 

 

"세종시 안됩니다. 다른 혁신도시 그대로입니다. 정부를 믿으세요. 당신들은 무지합니다. 당신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릅니다. 당신들 과거에도 그 루저 짓 하지 않았습니까." 라는 그런 종류들로 들리는 말을 반복하면 스스로 "맞습니다. 저희들은 바보입니다." 라고 인정하는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군요. 지난 대선에도 세종시 그대로입니다라고 했었지요? 수십번도 더 옹알거렸다지요. 다른 혁신도시도 그대로 가겠습니까? 거짓말도 순번대로 지나가는 거죠? 거짓말도 골고루 거쳐주어야 평등 아니겠습니까?

 

4대강은 어떻고요? 환경에 대한 전문 패널도 없고, 그나마 괜찮은 패널은 한명 있어도 토론의 무기는 소총도 쥐지 못한 듯 싶고, 대통령은 그래픽까지 온 화면을 지배하면서 대포로 펑펑 쏘아대니 차라리 혼자 쇼를 하시지. 패널은 들러리로 그렇게 무시당한 채 대통령과 대화는 못해도 대통령과의 대면은 할 수 있으니 어찌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MBC 주관에 요상하게도 KBS 아나운서가 끼어들었는데, 남의 집 안주인을 데려다 놓았네요. MBC는 방문진 이사진도 장악된 마당에 이제 까라면 까야겠죠. 대통령 나오는데 이쁜 아나운서가 곁에 있어야 그림 확 살지 않겠어요? 이왕이면 못생긴 여자 찾는다더니, 그 여자 아나운서 그래서 간택된건가? 좀 불쌍하네. KBS 9시 뉴스에서 쫓겨나고, 시사360으로 밀려나더니 그것마저 끝장나고, MBC까지 밖으로 내쳐져 얼굴마담으로? 아 진짜 좀 기구하네. 여인의 운명이란.

 

그렇다면 국민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지요. 얼마나 모욕당하고 면박당했는가! 간간이 터져주는 멘트는 얼마나 무시와 멸시를 거듭했는가! 생각하면 그 두 시간 정말 끔찍했습니다.

 

세종시 원안대로 해야한다니까 니들은 앞에 있어도 못먹는 국민 무지랭이들이 왜 설치느냐로 들리던데. 4대강 반대하는 분들은 자동차 한대 안다니던 시절 허허벌판에서 살고 있는 까막눈들이고. 기술도 모르는 것들 같으니라고. 니들이 기술을 아느냐? 처럼 들리던데. 이런 면박을 당해도 "네네 잘 들었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지요"라는 진행자 아나운서의 멘트에서 약간의 미안함이 베어난듯한 음조에 위안을 느끼는게 국민이야? 머저리 등신이야?  

 

지난번 대선 토론에서는 기관지 문제로 군면제를 받았다면서 사뭇 콜록거리더니, 이번에는 한번 콜록거리는 거 찾기 힘들었네요. 한번 시원하게 콜록거려주지 그랬어요. 일관성이 너무 없잖아. 그리고 거짓말을 할려면 입에 침 바른다던데, 두번 놀랐음. 그 행위의 숫자가 도저히 세어볼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데 놀라고, 또 제대로 보지 않으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광석화처럼 사삭 침 바르는게 이야~ 저 사람은 머에는 도가 텄구나하고 놀라고. 하도 해서 도텄다 도텄어. 그런 생각이 들었음. 나만 그랬는감?

 

방송이 끝나자마자 신문들도 질새라 국민 입장까지 바로 공감 우세, 수긍으로 포장하더군요. 대통령 감정에 누가 될라 방송보다 뒤쳐질라 바로 국민에게는 스스로 감정도 없는 생명체인 마냥 어용신문이 알아서 감정처리까지 해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내 기분도 언제인지도 모르게 훔쳐가셨군요. 감사합니다. 굴욕 한번 진하게 느꼈어요. 일방적 주입으로 시작해서 마음의 반응까지 강탈로 마침표.

 

참! 대화라는 타이틀은 이제 사용하지 맙시다. 타운홀 미팅? 우리나라 지나가던 똥개가 개뼈다귀 뜯는 앞에서 설교를 해도 그보다는 형식이 나을듯 싶습니다. 대통령만 승자고, 참석자도 국민도 모두 속터져도 한마디 못하는 루저로 만들어놓는 타운홀 미팅 새롭게 경험했음. 감사합니다요. 또 새로운 것을 보았네요. 머저리 바보 무지랭이 국민들은 굴욕당해도 그냥 제 각자의 피곤한 삶 삽니다요.

 

이렇게 대한민국의 주권자라는 내가 내 안방 TV 앞에서 꿇려 앉은 채  무시당하고 모욕당하고 뭣도 모른다고 면박당해도 나만 당한 것은 아니니 위안삼으며...전체주의 국가처럼 대한민국 5천만 모두가 한자리에 앉아 시청하면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위대하게 혼자 말할 권리가 주어진 한 분에게 모욕당한 것이니...그것을 위안삼는 상등신이 되겠습니다요. 

 

각하 시원하셨습니까? 입으로 실컷 싸대서!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는 이로써 끝났습니까? 참 찐하고 찐한 굴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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