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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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래전부터 손에 잡히지 않고 도망다니던 녀석이

어제는 어쩌다 손에 들어와서 시작했는데,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수불석권...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의지의 문제일 터인데,

이런 책은 손에서 책을 뗄 수 없다는 경우라 할까.

 

대책없는 중학생 두 명을 맡은 담임,

아이들에게 담임의 복수는 과연 어떻게 도달할 것인지...

 

인간의 내면은 참으로 사악하고 잔인하다.

그렇지만 그것을 범죄로 표출하는 자들이 있게 마련인데,

그런 아이들 옆에 있는 일은 참 두렵다.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데 내면 묘사도 치밀하고 흥미롭다.

미나토 가나에라는 이름을 기억해 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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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 2017-03-2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봤는데, 참 충격적이었어요...

글샘 2017-03-29 15:42   좋아요 0 | URL
소제목도 참 잘 붙이는 작가더라구요.
영화도 있군요.
 
탐묘인간 -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탐묘인간 시리즈
SOON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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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함께하는 즐거움과 불편함, 위로받는 순간들을 잘 잡아낸 웹툰. 외로울 때 고양이를 안고 있고 싶도록 만드는 책. 고양이를 버리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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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로큰롤
오쿠다 히데오 지음, 권영주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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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히데오의 청소년기, 음악과 함께했던 추억은... 비틀즈와 이글스의 시대... 나보다 7살 많은 작가지만, 라디오로 팝음악을 듣던 추억은 비슷하다. 오쿠다의 자유분방함, 남쪽으로 튀는 자유주의의 바탕이 된 음악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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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서커스 베루프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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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자칫 내가 옳다는 생각에 빠질 때면  프린트한 사진을 책상에서 꺼내 바라볼 때도 있다.

만일 내게 기자로서 자부할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을 보도한 일이 아니라

이 사진을 보도하지 않았던 일이다.

그 기억을 떠올림으로써나마 아슬아슬하게 누군가의 비극을 서커스로 삼는 실수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529)

 

네팔의 왕가 살인 사건이라는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저널리즘의 역할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왕의 죽음이라는 세계는 이슈가 되어 떠벌이기 쉬운 소재이지만,

진실을 알지 못하면서 주변에서 엮이는 이야기들도 많은 법이다.

그런 것을 '서커스'라고 불렀다.

서커스는 둘러싸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흥미 위주의 오락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비가 있다는 걸 깨닫고 나면

그 다음은 대개 잘 풀립니다.(333)

 

호텔서 만난 조용한

선승의 이야기다.

 

자기가 처할 일 없는 참극은 더없이 자극적인 오락이야.(228)

 

2001년 9.11 이후, 세계는 무서워졌다.

참극과 오락이 하나가 되어버렸다.

하긴, 그 이전에도 걸프전은 그러했지만...

 

이런 입장에서 저널리즘에 대하여 반성하게 하는 소설이다.

헬조선을 만드는 여러 축 중의 하나가 방송이라는 잡것들이니 할말 없다.

 

신념을 가진 자는 아름다워.

믿는 길에 몸을 던지는 이의 삶은 처연하지.

하지만 도둑에게는 도둑의 신념이 사기꾼에게는 사기꾼의 신념이 있다.

신념을 갖는 것과 그것이 옳고 그름은 별개야.(225)

 

아, 저널리스트들에게 이런 것은 참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신념을 가진 자의 맹점이라고나 할까.

 

오늘 전직 대통령이 범죄자의 처지로 포토 라인에 서는 날이다.

역사로 보면 불행한 일이지만,

뇌물죄를 처벌하는 법치주의나

죄인은 벌받는다는 민주주의 원칙에선 진일보라 할 수 있다.

구속되고 처벌받아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서 보도해야할 언론이,

신념을 버리고 양시론이나 양비론을 펼칠 경우, 그들은 가짜가 된다.

 

옳고 그름을 버린 신념은 서커스를 좇는 시녀에 불과하니까...

그런 것들을 기레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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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호위
조해진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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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의 소설은 작지 않다.

단편 소설은 인간 삶의 단편에서 삶의 애잔한 일반성을 느끼게 하는 것인데,

조해진의 짧은 이야기들의 편린은,

인간 종이 가진 역사의 비애를 강하게 비추고 있다.

 

그런 면에서 그의 이야기는

어떤 디아스포라의 삶을 반영하는 작은 거울이다.

 

마치 먼지처럼 느껴지는 현실의 존재일 수 있는 사람들에게

<위대한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그것은 지하실에서 삶의 희망을 잃었가던 한 바이올리니스트 여성에게,

무명의 작곡가가 가끔 배달하던 악보 한 장은 그야말로 '빛의 호위'를 실감케 하는 경험이었던 것이다.

 

권은에게 반장이 준 카메라와 같은 스토리이거나,

서 군이 겪은 고난의 삶과 평행하게 달리는 음반집 딸의 이야기이거나,

삶에서는 먼지처럼 또는 기름때처럼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트라우마들이

그나마 '빛의 호위' 덕에 사람을 살게 하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언제나 추악한 인생들의 집합으로 이뤄져 있어 보인다.

뉴스는 언제나 더러운 인간들의 구역질나는 혐오 뉴스로 가득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라보면,

그들에게서 내가 빛을 느낄 수도 있고,

누군가는 내게서 빛을 느낄 수도 있는 일임을

조해진은 보여준다.

 

그래서 그의 평행 세계는

전혀 관계없을 수 있는 나치 치하의 지하실과,

현대 한국의 컴컴하고 삐걱거리는 어둠을 연결하고,

그 사이에서 '위대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잇닿게 한다.

 

조해진의 글이 더 빛의 호위를 받아 멀리 빛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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