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방현석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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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란 단어가 도처에 그렇게 많은줄,

그날 이후 알았다.

세월가면 잊혀질까, 세월이 약이겠지요.

하세월을... 세월, 세월... 우리가 참 많이 쓰는 단어였구나...

 

결국 세월호의 침몰이 개자식들을 침몰시켰다.

새 대통령이 되어 며칠만에 국정교과서를 없애고,

기간제여서 차별받던 교사들을 스승의날 선물로 대우하고,

해수부는 결국 세월호를 끌어올려 이제 유골이 하나씩 발견되고 있다.

 

한없는 슬픔이 먹먹한 가슴 가득 차서

세월이라는 그 이름을 부르지 못하게 한다.

 

그렇지만 기록해야만 하는 이야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단원고 약전을 비롯하여, 수많은 세월호 기록들, 작품들이 나와야 한다.

 

개자식들, 부반장만한 양심도 책임감도 없는 개자식들....(62)

 

개자식들은 아직도 짖어대고 있다.

문대통령의 행보에 못마땅한 자들은,

개떼처럼 몰려들고, 문빠들에게 욕지거리를 한다.

유시민도 어용 진보 지식인이 되겠다고 했을 정도로 국민의 여망은 변화에 놓여있다.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벼슬자리를 버리고 귀거래하는 모습을 보고,

원로인 박찬종이 극찬을 했다.

대통령의 독단에 욕을 하는 자유당에게... 니들은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동감이다.

 

안수찬같은 찌질이들이 내뱉은 말들...

물론, 민주당이라고 얼마나 진보적이지도 않지만,

적어도 부패세력을 정화하려는 노력이 지난 1주일 보이지 않았는가...

 

꿈에 부풀어 제주에서 새 삶을 꾸리려던 한 가족의 이야기는 마음아프다.

아직도 아버지와 아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의 바다와 진도 앞바다는 다른 바다가 아니다.

그곳이 그곳이다.

그 물이 그 물이다.

세상 이치 참 쉬운데, 더러운 것들은 배배 꼬이기만을 바란다.

 

삶이 좀 더 쉬워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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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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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은 창조의 아버지다.

다양한 북한 이야기를 엮어서 흥미로운 소설을 썼다.

 

북한 붕괴와 이어지는

마약 문제, 평화유지군 문제, 남북의 소통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 보게 한다.

 

평화 통일과는 거리가 먼,

범죄 조직으로서의 북한사회를 그린 것도 재미있는 발상이기도 하다.

질서가 무너진 곳에

당연히 등장하는 폭력조직,

그리고 자본에 물드는 공산주의자들...

 

자본주의는 솔직해서 좋았다.

지상낙원이니 뭐니 하는 헛소리는 하지 않았다.

자본주의는 가능할 것 같아서 좋다고도 생각했다.

이전까지의 세계는 오래갈 수 없는,

근본적으로 작동이 불가능한,

부품이 몇 개 빠진 기계같은 것이엇다.

신천복수대도, 조선인민군도, 김씨 왕조도...(203)

 

식민지와 외세의 시절을 겪고

남도 북도 기형적인 형태의 국가가 되었다.

통일이나 붕괴 이후에는 더욱 기괴한 형태가 되리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

 

운전 솜씨에서 삶에 대한 어떤 자세 같은 게 드러날 수 있다는 사실...(128)

 

잭 리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장리철...의 창조는 장강명의 훌륭한 점이다.

 

장리철이 개마고원으로 들어간 이후의 스토리가 몹시 궁금해진다.

속편을 기대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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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취임사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 추가) 알라딘 싱글즈 특별 기획 3
대한민국 / 알라딘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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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다듬은 유장함은 없지만
도리어 그래서 뜨겁다.

추한것들이 떨겠다.

멋진 취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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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당한 천사에게
김선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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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감성이란...

시인의 촉수로 현대사를 사는 일이란... 참 팍팍할 것이다.

 

철거촌 망루에서 불타 죽고,

회사에서 집단으로 해고되고

파업의 벌금을 감당할 수 없어 스스로 목숨줄을 놓고,

배가 뒤집어져도 국가가 없어 죽는 걸 번연히 보고만 있었던 하세월...

미국의 해군기지를 만든다고,

미국의 싸드를 배치한다고

싸드의 선결조건으로 한일정보협약을 맺기 위해

위안부 문제를 걍 돈으로 뭉개버릴 때도... 보고만 있어야 했던 그 세월.

 

송경동처럼 펜 대신 메가폰을 들면 잡혀가는 시절.

클레의 '부상당한 천사'가 날개를 접고 눈물흘리는 그림이 남의 일이 아니던 시절,

김선우는 그 한복판에서 보고 듣고 참여하고 쓴다.

 

사람을 죽여서 얻는 전기가 꼭 필요한 것인지를.(18)

 

이렇게 물어야 하는 시대가 있다.

싸드가 배치된 성주에서는 박근혜가 90%였는데 이번에 홍준표가 60% 이상 나왔다고,

그걸로 위안을 받아야 될 정도의 가난한 비판정신 앞에서,

시인의 눈과 귀는 하냥 떨린다.

 

언어는 피부다

나는 내 언어를 다른 언어와 문지른다

그것은 마치 내게 손가락 대신 말들이 있는 게 아니라,

내 말들 끝에 손가락이 있는 것과 같다.(21)

 

롤랑바르뜨의 말이란다.

우리가 언어를 읽고,

언어를 쓰는 것은,

외로워서다.

춥고 외로워서, 몸을 문지르고 싶은 거다.

 

정당이 헌재에 의해 강제해산당하자

유림인 아버지가

"세상이 뒤로 가도 한참 뒤로 가는구나.

이런 시국엔 언행을 함부로 하지 마라."(27)

 

나서지 마라.

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교훈의 나라.

슬프고 무섭다.

 

용산, 4대강, 쌍용차, 강정 문제들에 걸쳐져 있는

정치라는 것이 결국 무소불위  자본에 유착한  공권력의 수호방식 아닌가.(30)

 

글쓰는 사람들이 눈감고 귀닫기 쉬운 시대.

이유로 돌리고, 후일담으로 숨기 쉬운 시대,

송경동처럼 모난 돌이 정맞는 시대,

이런 글들로 활동하는 김선우는 참 멋지다.

 

 

표준어나 맞춤법이라는 것이 참 무망하다.

언어도 변하는 것이어늘,

저런 것에 불평이 많은 것은

언어 정책에 너무 관심을 두지 않는 짧은 나라의 역사 때문이기도 하고,

대학이란 것들이 너무 연구에 모르쇠로 지내기 때문이기도 하다.

 

뜨거운 물과 찻잎과 시간,

이 단순한 조합이 끌어내는

대차로운 차 맛은

식물 한 그루의 삶이 그대로 하나의 우주임을 드러낸다.(256)

 

나는 녹차를 못 마신다.

그렇지만 커피든, 둥글레차든,

물에서 우주의 조화를 느끼는 차를 즐기는 것은 좋아한다.

멋진 일이다.

글을 읽는 일은.

물에서 시간과 우주를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우분투...

사람다움...이라는 아프리카 말이다.

나와 당신이 서로 연결되어 존재하므로

당신이 행복할 때 나 역시 행복한 우분투의 정서

우리는 인연이라 한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

세상 모든 존재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서로 응원하는 셈.(310)

 

그래.

마음 속에 우분투를 담고 살아야겠다.

 

짐승같은 삶 말고,

사람다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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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뿔 - 이외수 우화상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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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개그나 말장난 같기도 하고,

심오한 철학의 세계가 펼쳐진 것 같기도 한 우화들...

 

예술은 가장 높은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 정신의 양식(275)

 

예술을 수단으로 통제하려던 인간들은 이런 것을 모른 자들이다.

블랙리스트는 예술의 암흑기를 조장하였을 뿐.

 

어제 박근혜의 그늘을 몰아내고 문재인이 당선되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도깨비들의 평균 수명은 삼천 년이다.

그러나 오십 살이 되면 각자 화두 하나씩 배당받아

지상으로 내려오는 통과의례를 거친다.

내가 받은 화두는

어디로 가십니까?(166)

 

날마다 물을만 한 화두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렇게 빠른 속도로, 주변도 돌아보지 않고...

 

좀도둑은 만 개의 자물쇠가 있으면 만 개의 열쇠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큰 도둑은 한 개의 열쇠로도 만 개의 자물쇠를 열 수 있다.

깨달음이란

천지만물이 간직하고 있는 진리와 사랑의 알맹이를

한 개의 열쇠로 감쪽같이 도적질하는 일.(89)

 

욕심이 과하다. ㅋ

그런 열쇠는 없다.

그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스스로 물으며

매 순간 나침반처럼 흔들리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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