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등급 꼴찌, 1년 만에 통역사 된 비법
장동완 지음 / 리더스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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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절반은 진실이고, 절반은 과장이다.

절반의 진실 역시 내가 체험해보지 못한 것이어서

실제로 그러할 것이라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절반의 과장은 누구에게나 먹히지 않을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과장이라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것은

영어 교육의 실패가 아니라 영어 정책의 실패다.

북유럽 국가들처럼 영어는 '말'로 가르치고, 그 다음에 또 말로 가르치고,

말을 하게된 상태에서 '글'을 가르쳐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영어가 지적 능력 판별의 중요한 도구가 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글에 한정되어 왔다.

듣기 역시 한심한 지경이다.

 

영어든 국어든 말이 우선이다.

어린 아이는 만 3세면 의사소통을 잘 하고, 만 6세면 어른의 70-80% 수준으로 회화가 가능하다.

그때 글자를 배우면 바로 줄줄 읽을 수준으로 점프가 되는 것인데,

우리는 글자로 단어를 외우다가 말하려 하니 문법과 어휘가 범벅이 되고 마는 것이다.

 

백번 듣고 말하기처럼 무식한 방법이 없겠으나,

말을 배우는 데는 그런 것처럼 유용한 것도 없다 싶다.

 

저자가 통역을 하고 여러 외국어를 습득하고 강의도 한다고 하지만,

그런 능력은 누구에게나 있지는 않다.

사람은 모두 각기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어서다.

 

다만, 누구나 말을 잘하는 것은 배울 수 있다.

차이는 있지만... 그것은 속도의 차이다.

그리고 한국어를 하더라도 유창한 사기꾼과 어눌한 전문가가 있을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듣고 말하기가 된다면,

그 다음은 지식의 차이이지 유창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기문의 언어가 구려서 구린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생각이 답답해 구린 것인 것처럼,

강경화가 말이 번지르르해서 멋진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의 생각이 올곧아서 멋진 것처럼,

언어 습득 이후에는 생각이 중요하다.

 

결국 자기나라 말로 지적인 사람이 지적인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지,

노팅힐 외운다고 멋진 말을 하게 되진 않는 것이다.

 

그나저나, 이런 책을 들고 또 시작만 하고 중동무이할 사람들이 많을 듯 싶다.

매일 한 시간 이상 영어 듣기를 하고 말하기를 따라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나도 이제 퇴직이 12년 남았다.

(많이도 남았다. ㅠㅜ)

은퇴 후 세계 여행을 꿈꾸고 있는 나로서도

영어는 반드시 탑재해야 할 능력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영어 회화에 능숙해지기를 기다리지만,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이 책을 선물하니 아들이 노팅힐을 보기 시작했다.

영어 회화 학원 가더니 회화 강사들이랑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자리 영어도 좋겠다.

 

아무튼, 멋진 영어학습법 권장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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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예술로 걷다 - 가우디와 돈키호테를 만나는 인문 여행
강필 지음 / 지식서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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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미술 기행을 읽고 있는데, 이런 책도 눈에 띈다.

관심있는 것은 눈에 밟히는 법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티센보르네미세 미술관,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과,

톨레도와 돈 키호테,

바르셀로나와 가우디,

피게레스와 달리,

빌바오와 구겐하임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다.

 

미술관에서는 그림과 이야기가,

톨레도에서는 문학이,

가우디는 건축이 자유자재로 이야기된다.

 

그림과 건축에 대한 설명에 맞게

그림이 적절하게 잘 들어가 있어 글읽는 맛을 살린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 간절하게 스페인이 가고싶다.

하지만 하루 온종을 가야하는 나라이기에, 며칠 휴가로 떠나기엔

비용도 시간도 만만치 않다.

십년 뒤에 은퇴 후를 기약해야하나 싶다.

 

바르셀로나와 프랑코,

게르니카와 축구가 넘실대는 나라.

물론 보고싶은 것만 봐서 그렇겠지만,

사람 사는 곳의 이야기는 늘 마음을 울렁거리게 하는 무엇이 있다.

 

이 여름, 휴가를 떠나기 힘든 이들에게

다음 휴가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책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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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에 안녕을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7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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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 장르 소설을 읽는 것은

해피엔드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악은 소멸되고, 정의는 구현된다.

아니 적어도 현실처럼 막막하지는 않도록 세상은 밝아진다.

 

그렇지만, 해피엔드는 또 작위적이고 그만큼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도로 해피엔드에 사요나라를 고하는 책이다.

 

그런데... 이야기가 중동무이,

인물이 뭔가 좀 사건과 엮이는 순간 스토리가 끊기는 것은

습작의 맹아들을 묶어 놓은 느낌이 들게 한다.

 

'벚꽃 지다'라는 이야기의 제목에 얽힌 일본어.

 

일본에는 대학에 합격했을 때 '꽃이 피다'

떨어졌을 때 '벚꽃이 지다'라고 돌려말하는 표현이 있다.(63)

 

입시에 대한 비정상적 몰두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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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스꼴라, 남미에서 배우다 놀다 연대하다
로드스꼴라 지음 / 세상의모든길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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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에 관심을 가지니 남미도 눈에 들어온다.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좋은 공기~란 뜻도 보이고...

 

남미는 큰 대륙이지만, 우리와 같이 슬픈 역사도 가지고 있다.

유럽의 '발견 discovery'은 '은폐 cover'의 역사이기도 하다.(163)

 

엘 콘도르 파사... 콘도르는 지나가고...

남미의 투쟁의 역사 또한 눈물겹고 지난하다.

미국이라는 암종은 남미에서도 잔인한 화인을 남겼다.

 

여행을 통한 대안 학교.

길 위의 떠돌이 별들... 떠별들의 눈빛은 총총하다.

물론, 피곤에 찌든 날들이 더 많았으리라마는,

인생은 그런 것 아니던가.

 

남미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고,

지리, 역사, 언어,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언지를 생각하는 여행을 읽을 수 있어 좋다.

 

SIN PRISA, SIN PAUSA

서두르지 말고, 멈추지도 말고...

 

이런 것이 인생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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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종의 기원 - 부끄러움을 과거로 만드는 직진의 삶
박주민 지음, 이일규 엮음 / 유리창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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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이던 80년대 학번, 60년대생들이 주축이던 노무현시대가 저물고,

그들이 탄핵의 촛불 바다에서 여전히 일렁였으리라.

박주민을 보면 새로운 세대의 빛이 보인다.

 

세월호는 총체적으로 썩은 국가의 환부였다.

그 좌절과 눈물 앞에서

썩어빠진 정권과 재능없는 권력자는 비열한 모습으로 일관할 때,

박주민이 맨 앞에서 졸고 있었다.

 

이제 은평갑에서 국회의원이 되고,

문재인 대통령을 만드는 데까지 앞장선 스타 정치가가 되었다.

 

거지갑이라는 별명처럼,

그는 외모에 관심두지 않고,

가진체를 하지 않는다.

 

오로지 아래로 아래로

자기가 필요한 자리를 향해 몸을 던진다.

수도자같은 사람이다.

 

고시도 오래 준비하지 않았단다.

시험 공부 쪽으로는 천재인 모양이다.

그런데도 자기의 영달에 눈을 돌리지 않고,

사회의 어두운 곳에 자기 몸을 던진다.

그의 책은 문고판이어서 손에 쏙 들어가고

재생용지여서 가볍다.

 

그렇지만 어떤 번들거리는 수사로 가득한 글들보다

정직하고 무게가 있다.

 

온갖 적폐가 넘치는 곳에

민주주의 숨통을 막는 곳에

법조인으로서 그가 함께 하고 있으니...

 

서울대 장례식장에서 고꾸라져 자고

국회에서도 처박혀 자고,

안경이 거의 벗겨지려는 찻간에서도 잘만 잔다.

오죽하면 경찰과 유가족의 대치선상에서도 졸고 있다.

 

새벽이면 헬스장에가서 체력 관리를 한다고 하는 사람.

그는 아프면 안 된다.

 

유시민이나 조국처럼 멋진 사람도 필요하지만,

이렇게 강하면서 낮은 곳에 처할 줄 아는 물같은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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