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잉 아이 - Dying Ey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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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히가시노게이고의 작품중 가장 몰입도가 높은 소설이지 싶다.

독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젊은 남자에게 신비주의 컨셉트로 찾아오는 환상적 여성과의 교합만큼 짜릿한 소설은 없다.

 

여느 소설들처럼

소설의 모티프가 되는 사고가 등장한다.

 

사고를 낸 사람이 유가족에게 피습을 당하고,

다른 연루자는 돈이 많고,

동거녀는 사라지고,

묘령의 여성이 환상적으로 접근해서 아주 사람을 죽여 놓고는 스르르 사라지고,

 

뭔지 몽환적이면서도,

이 퍼즐들이 도무지 연결고리가 있을 것 같지 않은데도,

하나의 그림이 되어가는 과정을 읽는 탐미심은 저릿저릿하다.

 

뒷부분에서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아주아주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는 재밌는 소설.

 

사람이 피곤하면 믹스 커피가 급 땡길 때가 있듯,

이런 책이 확 땡기는 걸 보니, 여유있는 독서하기엔 삶이 피곤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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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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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권의 책이 금세 술술 넘어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책인데,

이제야 인연이 되어 읽었다.

영화로도 만들어 졌다는데, 과연 이 스토리를 영화로 어떻게 만들 수 있을는지 궁금하다.

 

이 소설은 읽을수록 섬뜩한 인간의 본성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컴퓨터가 일반화되지 않았던 1997-1998년 시절

컴퓨터로 범죄를 저지르는 부분은 좀 신선했을는지 몰라도,

이제 그 부분은 일상화 되어서 지루한 감이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범죄에 연관된 야수성과

삶을 끊임없는 긴장 속에서 살아온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는

독자를 책 속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사람은 낮을 어떻게 살아가는가도 중요하지만,

밤에 얼마나 푹 잘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

밤에 다리 뻗고 잘 수 없는 사람은,

무지한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거나, 누군가를 때린 사람이다. ㅋ

업무상 낮밤이 바뀌는 사람들도 푹 자지 못하면 자율신경실조 등의 질환에 시달리기 쉽다는데,

이 소설의 어린 남녀 주인공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짠하다.

 

가위로 멋진 공예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감성이 풍부한 예술가 스타일일 수 있다.

그런 료지는 종업원과 다락문을 잠그고 놀아나는 어머니와, 롤리타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살게 된다.

 

가난과 성적인 갈등 사이에서 시작되는 범죄는

사람을 정말 어디로 몰아갈지 모른다.

 

평생을 '하얀 밤'을 살아간 두 사람.

깊은 잠을 자게 되기를 빌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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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4-10-0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고의 추리물인가요? 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글샘 2014-10-06 10:08   좋아요 0 | URL
뭐 제가 읽은 책들 중에 최고란 이야기죠. ㅋㅋ
 
십자 저택의 피에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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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넘기자 첫 페이지에

등장 인물의 관계도가 적혀 있다.

러시아 소설도 아니고,

이렇게 시작하는 걸로 보아,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그들이 범인으로 좁혀져가는 추리소설임을 알았다.

 

배경이 되는 저택에는

당연히 희한한 사람들로 그득하다.

그들의 애증도 있고,

트릭도 있고,

결정적으로 처음의 사건을 완전히 뒤집는 이야기까지...

 

추리 소설이 가져야 할 많은 퍼즐 조각들을 가득 가지고 있다.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살인 사건과,

도무지 알기 힘든 용의자의 행동.

서로 엇갈리는 주장과 은밀한 눈짓들...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피에로의 시점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에로의 시점을 은근히 기다리게까지 되는데,

우습게도, 피에로가 바라보는 것조차 모두 진실은 아니었던 것.

 

히가시노게이고란 작가의 상상력에 대하여 무한한 찬사를 보내고 싶게 만드는 추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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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가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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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락한 대학가의 상가와 숙소에서

3건의 연쇄 살인이 일어난다.

 

이 사건들의 내용을 조사할수록,

연관성은 옅어지고,

뭔가가 뒤에서 튀어나올 듯한

복선으로 가득하다.

 

피아노, 장애인 시설,

결국 엄청난 비밀이 밝혀지는 추리소설의 규칙을

정석대로 따르고 있다.

 

대학가의 생활을 제법 상세하게 파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젊었을 때 소설.

 

고헤이가 아버지와 나눈 대화가 인상적이다.

아마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앞둔 친구들이라면 깊은 공감을 했으리라.

 

나이를 좀 먹었다고 해서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둥 훈계할 수 있는 건 아니지.

나 자신도 만족스럽게 알지 못하는데 말이다.

어떤 인간이든

한 가지 인생밖에 경험할 수 없어.

한 가지밖에.

그런데 타인의 인생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오만이지.

길을 잘못 들었는지 아닌지도 사실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

잘못 들었다 여겨지면 되돌아가면 되고,

사람의 인생이란 결국 작은 실수를 거듭하다 끝나는 게 아니겠니?

간혹 큰 실수를 하는 경우에도 그 사실을 외면하면 안 되겠지.

그 후의 일에도 대가를 치르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고 말이야.

그러지 않으면 살 수가 없을 거야, 아마.(479)

 

그 아버지가 대학가를 일컬어 '반쪽짜리 거리'라고 부른다.

어쩌면, 대학생은 아직 반쪽짜리 인생일지도 모른다.

 

사회에 나가고, 직업을 가지고, 가정을 책임지는 어른이 되면 좀더 반쪽보다

넘어선 인생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추리소설이지만,

운전에 대한 경고도 주고 있다.

삶은 곳곳에서 마주치는 경고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잘 읽어 나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경고를 위반하여 페널티를 받았을 때는

또 겸손하게 살아나가야 한다는 것...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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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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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우츠로나'는 '헛된, 공허한' 같은 의미의 형용동사다.

십자가라는 말은 이 소설에서 '교차점' 정도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두 운명이 교차된 곳에서 비극이 잉태되었다는 의미일지 모른다.

 

주인공 나카하라와 그 아내 사요코의 딸은 무참하게 살해당한다.

그 교차점 역시 비극을 낳았다.

 

사요코가 살해당한 자리에서 또다른 비극이 교차점이 보인다.

 

사형 폐지론이라는 이름의 폭력...

딸이 죽은 사요코는 이런 논문을 쓰면서 분을 삭인다.

 

사형으로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렇지만, 유족의 가슴에 사형이 없는 세상은,

아니, 범죄자임이 분명한 인간이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통탄할 노릇이다.

 

가끔 지면에서 만나는 윤일병 폭행치사의 기사를 읽으면서,

군 내의 불법적 폭력에 대하여 생각한다.

참으로 잔인하게 이루어진 폭력에 대하여,

그 많은 주변 사람들이 왜 설마 죽기야 하겠냐...는 대응밖에 못했을까...

 

'사형'은 범죄자를 반성하게 만들지도 못하고,

결국  '무력'할 뿐임을 이 소설은 설명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도소가 가득 찼다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지는 무책임한 행위일 뿐...인 '가석방'을 볼 때,(212)

사형 폐지를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을 죽인 사람의 반성은

어차피 공허한 십자가라도,

적어도 감옥 안에서 등에 지고 있어야 돼요.(406)

 

이 소설은 사형 제도의 불합리함에 대하여 이야기하지만,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독자를 아프게 한다.

 

결국, 사형시키느냐 마느냐는 논란의 해답은 없다.

그 공허한 십자가에 접선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걸어야 할 뿐인지도...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반전,

그리고 첫 부분에서 등장한 아이들이 연애가

뒷부분의 비극과 연결되는 스토리가 독자를 사로잡는 사회파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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