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샤 천사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21
김혜리 지음, 신민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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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이들 책을 읽으면서 좀 더 유쾌한 이야기들로 아이들의 마음에 희망과 사랑을 가득 채워주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들이 있다. 읽으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들. 하지만, 그런 책들을 통해 아이들은 또 한 뼘 커지는 걸 느끼기에 그런 책들이 무척 고마울 때도 있다는 사실! (마음을 눌러 버려서 싫은 책이 더 큰 가르침을 주는 좋은 책이 되기 위한 고비를 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빠샤 천사를 읽으면서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구나! 했는데, 책의 말미에서 나는 그만 눈물을 찔끔 거리고 말았다. 내가 왜 그랬지?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가슴 아파서? 그건 아니다. 어려운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사랑의 다리를 놓아 주는 ‘빠샤 천사’같은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에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빠샤 천사가 나이도 성별도 다른, 많은 수의 가슴 따뜻한 어른들의 집단이라는 사실이 코끝을 찡하게 해 주었다.

사회에 불만 있는 말썽꾸러기 우리 형이 만화(그림)을 통해 상처를 치유받도록 해 준 것도 빠샤 천사고, 잘 하는 것 없는 내게도 무엇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것도 빠샤 천사다.

초고층 주상 복합 단지 아파트의 옆에 있는 하늘이 가까운 우리 동네! 그 두 동네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 아니 그 두 동네를 확실히 가로 지르는 보이는 장벽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승화시켜 준 빠샤 천사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그래도 여전히 살 맛 나는 세상이리라.

세상을 바꾸는 것은 무언가 크고 거대한 힘이 아닌 것 같다. 아주 작은 힘이 모이고 모이면 큰 힘이 되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참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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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라 - 청어람주니어 문고 1
김춘옥 지음, 정수영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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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 주니어 문고에서 나온 단편집이다. 이 출판사에서 나온 인물 이야기 몇 편을 재미있게 만났던 기억 덕분에 책을 펴 드는 마음도 가벼웠다.

단편이다 보니 사건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휘리릭 책장을 넘길 수 있어 좋았다. 이웃집의 누군가와 한바탕 수다를 떤 기분이랄까?

모든 책들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어쩜 같은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도 나는 소통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시골에서 그러셨던 것처럼 아파트에서도 메주를 띄우시는 할머니와 그것이 못 마땅하신 엄마 사이에서도 자연스러운 화해가 이루어지고 그 화해 속에 메주는 맛있게 익어가더라는 <메주 이야기>는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주변의 판자촌이 아파트 값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민원서류를 접수하러 가던 반장 아줌마가 200원을 하수구에 빠뜨린 아이에게 돈 1000원을 내밀다 “아무런 수고 없이 돈을 받는 건 거지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듣고 어려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반장 아줌마의 하얀 고무신>도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사춘기 아들과의 대화보다도 일방적인 지시만을 중시하던 아버지가 살던 <작은 나라>는 삼촌과의 대화를 통해 아버지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게 되고 아이들과 아빠는 아침운동을 같이 하면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 준비도 한다.

잔잔하게 짧은 시간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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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은땡이 - 꿈이 있는 동화 6
원유순 지음, 백명화 그림 / 세손교육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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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밥맛 좋아 많이 먹는 것도 죈가? 조금 먹지만 살이 찌는 것도 죈가? 은비의 살에 한 방울의 피도 보태주지 않은 친구들과 어른들은 왜 은비를 괴롭히는 것인지?

특히나 잘생기고 멋져 보여 좋아질 것 같았던 새 학년의 친구 민우는 노골적으로 은비를 놀려 마음을 아프게 하고 만다.

은비는 ‘은비+뚱땡이=은땡이’라는 귀여운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이제 아이들의 눈에는 귀여운 은비가 아닌 게으르고 느려터진 뚱보로 비춰지기도 한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갈등의 시작이다.

아마도 은비는 고도 비만아인가 보다. 몸매가 협조를 해 주지 않아 백화점 가서 예쁜 원피스도 마음대로 살 수 없고 학급별 이어달리기 대항전에서는 아이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도 괴롭다. 게다가 하필이면 사다리 구멍으로 지나가라는 장애물 경기라니! 모든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된 것도 속상하고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것도 속상하기만 하다.

결국 은비가 택한 것은 굶거나 먹더라도 그대로 올려 버리는 것. 그로 소아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되는 은비!

다행히 자신의 소질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무조건 음식을 거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잘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귀찮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를.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서 뚱뚱해서 고민인 친구들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뚱뚱한 친구들은 자신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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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 - 풀과 벌레를 즐겨그린 화가 어린이미술관 3
조용진 지음 / 나무숲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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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에 교과서에서 수묵 담채화, 수묵 채색화를 가르칠 때 참고 작품을 찾다 보니 사임당의 그림이 많이 찾아진다.

이 책은 우리나라 현모양처의 대명사인 그녀의 삶과 그림이 궁금하여 만난 책이다.

마침 아이와 1학년 교육 방송을 보다 보니 치마에 사임당이 그렸다는 포도송이 일화가 있었다. 그 이야기를 이 책 속에서 다시 만나고는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하니 내용이 똑같지 않다고 뭣이라 뭣이라...(똑같구만!!!)

‘초충도’를 즐겨 그린 신사임당의 빼어난 작품들을 만나는 재미, 인간적인 사임당을 만나보는 재미, 그리고 그녀의 호가 사임당인 이유 등을 책 속에 만날 수 있다.

1504년 10월 29일에 강릉의 북평에서 태어난 여자 아이를 부모는 어질고 착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인선(仁善)이라고 이름 짓는다. 그녀는 중국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임을 존경하여 태임을 스승삼아 본받자는 뜻으로 스승 사(師)자와 태임의 임(任)자와 부인을 가리키는 당(堂)자를 써 호를 사임당이라 지었다. (태임 : 중국 지나라 국왕의 둘째 딸로 성격이 반듯하고 성실하였으며 용모가 단정하였다가 전하며 태교를 잘 하여 아들을 주나라의 시조인 문왕으로 키운 어머니)

남편 이원수를 잘 내조하여 벼슬길에 오르도록 도왔으며 맏딸 매창은 어머니처럼 시, 글씨, 그림에 뛰어나도록 키웠고 셋째 아들 율곡은 위대한 성리학자로 키운 훌륭하신 어머니, 신사임당. 자신의 소질과 재주를 제대로 드러내고 살지 못했던 한 많은 조선의 여인들을 생각해 볼 때 마흔 일곱이라는 짧은 생애 동안 그녀가 남긴 위대한 작품들은 정말이지 감동이다. 그 예술적인 경지가 얼마나 뛰어나고 인간적인 향기가 얼마나 고귀했으면 오래도록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을지를 아주 간략하게나마 만날 수 있어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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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디아의 비밀 일공일삼 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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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장원에서 머리하면서 읽었다. 눈이 안 좋아 안경을 빼면 잡지책 같은 무거운 책은 들고 읽기 버겁다. 이렇게 가벼운 책은 ‘번쩍’들고 읽기 그만!  

  미용사 왈 “책이 무척 재미있나 봐요. 아주 열심히 읽으시네요.”  

  “아뇨, 언제 재미있어 지나 싶어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에요. ㅋㅋ~”

2000년에 나온 책이 2008년도에 1판 37쇄가 찍혔으니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은 책으로 여겨진다. 책 앞에 붙은 뉴베리상 수장작이라는 딱지도 무척이나 반짝인다.

클로디아의 가출!

가출을 꿈꾸는 아이들에게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매우 괜찮은 책으로 읽힐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출을 환상의 세계로 꿈꾸어 보지 않은 나에게는 그닥 흥미롭지 못하다.

더군다나 클로디아의 가출이 특별한 동기가 있는 것도 아닌 것이, 그저 일상이 지겨워서라니! (배가 너무 부른 것 아닌가?)

클로디아가 가출 동반자로 삼은 동생 제이미! 혼자만의 가출은 무섭다니까. 말도 안 되는 행동들도 둘이 하면 용기가 두 배가 아니라, 백배가 될 수도 있는 법.

클로디아의 가출 장소도 특이하다. 미술관이라니. 그곳에서 가출의 목적과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클로디아. 미켈란 젤로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천사 조각상의 진짜 조각가가 누군지를 추적해 보기 위해 클로디아가 보내는 시간은 인상적이다. (클로디아는 멍청한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 아주 똑똑한 아이, 성적이 좋은 아이라는 언급이 두서너번 나온다.) 깔끔한 두 아이는 미술관에 숨어 자면서도 양치도 잘 하고, 잠옷도 갈아 입고, 거기다 목욕재계까지!(분수대에서의 목욕은 소원동전을 줍는 행운까지 안겨준다.) 이런 대목들은 양념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대목이 되겠다.

집 떠난 뒤의 고생은 클로디아를 성숙하게 해 주었으리라.

아이들이라면 나보다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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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8-30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런 가출이 너무 부러워서 재미있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