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가 마녀래요 - 2단계 문지아이들 6
E.L. 코닉스버그 지음, 윤미숙 그림, 장미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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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담임 선생님 말씀. 인생을 살아가면서 평생 마음을 나눌 친구 3명을 사귈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다.  

코닉스버그~ 책 이야기를 하는 책에서 중요 작가로 다루고 있는 작가였으나 나는 작가의 책을 처음 접했다.  

이야기는 할로윈 축제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제니퍼를 할로윈 축제가 있는 날 학교 가는 길에 만난다. 청교도 복장을 한 자신처럼 청교도 복장을 하고 있는 제니퍼는 정말이지 마녀같았다. 그리고 제니퍼는 스스로를 마녀라 칭한다. 제니퍼의 새끼 마녀가 되어 마녀 수련을 하는 엘리자베스. 글을 읽는 내내 아이들은 제니퍼가 정말 마녀일까를 가늠해 보느라 나름 긴장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흑인 아이 재니퍼는 항상 도서관에서 엘리자베스를 만나고 수레 가득 책을 빌린다. 그리고 수련 과정이라며 엘리자베스에게 이상한 음식을 먹게 하고 많은 금기를 만들어 낸다. 싫은 소리 못 하고 그저 따라만 하던 엘리자베스와 제니퍼는 날 수 있는 약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인다.  

엄마는 예쁜 신시아랑 친구가 되기를 원하시지만 신시아는 어른들 앞에서만 예의 바른 아이일 뿐인지라 엘리자베스에게는 비호감 대상이다.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어 가는 것. 정말 중요한 과업 중의 하나다. 하지만, 이것이 너무나도 쉬운 아이와 너무나도 힘든 아이가 있다. 낯가림이 심했던 나(지금도 그렇지만)는 엘리자베스와 제니퍼가 친구가 되어 가는 시간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  

견습 생활을 잘 마쳤지만, 자신들의 두꺼비 힐러리 에즈라가 끓는 솥단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던 엘리자베스에 의해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말해선 안 된다는 금기를 깬 "그만" 이라는 외침은 이들의 마녀놀이를 끝나게 해 버린다. 대신 그들은 친구라는 끈으로 꽁꽁 묶일 수 있었다. 누군가 자기 자존심을 조금만 굽힐 수 있다면 친구 사귀기란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닐 것이다.  

내 친구는 정말 마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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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도망쳤다! 미래의 고전 19
백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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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호, 재민, 범수 세 아이의 모험 이야기!

덩치 큰 형들을 백그라운드 삼아 학교에서 아이들 삥을 뜯고 괴롭히는 아이, 범수! 친구라고는 재민이 밖에 없는 아이 원호는 범수가 빌려 달라는 (사실은 받을 수 없는) 돈을 주기 위해 엄마 몰래 고가의 한약을 팔아 버렸다. 무조건 피하기만 하는 원호와는 달리 한 대 맞더라도 옳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 할 줄 아는 아이 재민이. 

학교 뒤편 야트막한 산 아래에 있는 공원에 맛있는 떡집이 생겼다. 그곳의 떡꼬치의 맛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지경. 원호와 재민이는 그 떡 사 먹는 재미에 학교에 다니는 게 신이 난다. 한정 수량만 판매하기에 빨리 가서 줄을 잘 서야 하는데. 그 떡집에 범수가 맡겨 놓지도 않은 돈을 원호에게 받으려고 형들을 대동하고 나타난 것이다. 그걸 피하려고 재민이가 어떤 집에 들어 갔는데 그 집이 바퀴를 단 듯 달아나는 묘한 일이 생긴다.  

아름드리 떡집의 아줌마를 통해 길 위의 유목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소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집을 키우는 유목민들. 그들은 우리들을 붙박이 사람들이라 부른다. 배꽃 아줌마는 길 위에 집들이 달릴 수 있도록 난 길을 따라 재민이를 데리고 간 집을 쫓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원호와 범수는 아줌마와 함께 납치당한(?) 재민이를 구하리라 다짐한다. 아줌마를 통해 일등으로 졸업하면서 받은 집의 씨앗을 잘 키워서 아름드리를 가꾸어 나간 이야기를 듣는다. 함께 공동 일등을 했다는 왕빛나의 이야기에서는 검은 그림자의 냄새가 물씬, 친구를 괴롭히는 범수에게서는 상처받은 어린 영혼의 냄새가 물씬~

이들은 괴물 혀를 가진 탐욕의 집을 만나고 그 집이 아줌마를 삼켜 버린다. 길에서 만난 점점 작아지는 집, 왔다갔다 방황하는 집은 지붕이 폭발하고 마는데 집수리공 할아버지를 찾아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작아지는 집 꿀꿀이를 괴물집이 삼키게 해서 끝없이 커지는 집을 다시 작게 만들어야겠다는 계획(집들의 생각은 서로 통하니까)은 꿀꿀이 스스로 지붕을 폭파 시킴으로 인해(주인을 배반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괴로워 하다가 자폭!) 무산되고 만다.  

밤의 여왕(아름드리,  꿀꿀이, 밤의 여왕 등은 유목민들이 키우는 집의 이름이다.)에게 많은 집들이 먹힌 것처럼 아름드리도 그렇게 먹히지만, 자신의 기억을 저장할 수 있기에 다른 집들과는 다른 운명을 맞이하리란 복선이 깔린다. 아름드리와 운명을 같이 한 범수와 원호. 범수는 그 곳에서 자신의 아픈 상처(술주정 하는 아버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를 건드리는 왕빛나의 검은 제안에 걸려 들고 만다.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범수를 이용하려는 왕빛나! 집수리공 할아버지에게 부서진 아름드리를 맡기면서 그 아름드리가 다시 밤의 여왕이랑 합쳐지게 해서 자신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자 하는 것이 왕빛나의 꿈이었다. 하지만, 원호는 그 음모를 온 몸으로 막아냈다. 자신을 잊고 밤의 여왕에게 잡아 먹힌 집들은 원호와 연결 된 아름드리로 인해 자신의 원래 모습을 찾아 갈 수 있었다. 왕빛나의 꿈은 깨어지고 집에 먹혔던 배꽃 아줌마는 다시 아름드리의 주인의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상처입고 두려움에 지친 새, 범수 또한 그 영혼을 치료 받으면서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범수는 탐욕에 의해 만들어진 집이 아닌 자신의 손으로 힘들게 지은 집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려 한다. 마음 편하게 머무를 그 집을 짓는 데는 많은 고난과 시간이 흘러야 하리라. 하지만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제 몫의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범수는 모험을 통해 확실히 알았을 것이다. 원호 덕에 왕빛나가 심어 둔 탐욕의 수액을 다 토해 내면서 원호와 범수는 모험을 떠나기 전과 변함없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지만, 친구를 하나 얻어 갈 수 있으니 그들이 만나는 세상은 같으면서도 다른 세상이 되겠지.  

이야기 구조가 다소 복잡했다. 책을 조금 천천히 읽어야 잘 이해 되리라 생각된다. 색다른 이야기가 읽는 내내 즐거움을 가져 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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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는 똥도 예뻐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17
이금이 지음, 이정규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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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미토는 똥도 예뻐-재미있어요?" "엉?" 

내가 들어 보지도 못한 책의 제목을 읊는 아이들에게 해 줄 말이 없다. "그게 무슨 책이고?" 

내용인즉슨, 7월의 작가로 선정한 이금이 선생님의 책 보물 찾기를 주안에 예고했었다. 가장 일찍 온 규마가 여러 권의 책을 찾아서는 함박 웃음 짓길래 나중에 온 친구들을 위해 한 권만 남기고 다시 책꽂이에 숨기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규마에게 선택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자기의 관심을 끈 이 책에 대한 궁금증에 읽기 전에 내게 물어 본 것이다.  

그러고 일단 넘어갔는데... 

방학을 맞이하여 읽고 싶은 책 들고 가는 주간이라고 학급 문고의 책(모두 내가 마련한 책이다. 정말 좋은 책으로 진짜 많이 잘 갖추어져 있다. 우리 반 학급문고는. 내 보물 창고다.)을 고르라 했더니 이 책이 또 희망이 눈에 든 거다.  

표지와 제목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이끌고 있는 이 책은 과연 어떤 내용의 책일까? 

카드 가입 선물로 받은 미니 토끼를 솔이는 '미토'라 이름짓고 정성껏 돌본다. 자기가 알아서 다 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미토 뒤치닥거리의 상당부분은 예상한 바와 같이 엄마의 몫이다. (여기까지는 이 동화가 별로 특별하지 않았다.) 

고모네 가족과 함께 놀러 간 동물원에서 구렁이 먹잇감으로 던져진 토끼 한 마리, 그 토끼가 불쌍해서 얼른 가방에 넣어 나왔는데, 처음에는 자기도 미토처럼 이 토끼를 키우겠다고 하던 고종사촌도 토끼의 한 쪽 눈이 애꾸눈이라는 사실(이 부분에서 갑자기 팍 긴장이 되었다.)을 알자 내팽겨치려 한다. 결국 이 토끼는 점박이 무늬라서 '점토'라는 이름을 가진 채 미토랑 같이 생활하게 되고, 솔이 가족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게 된다. 눈은 눈병 때문이라 동물병원 치료를 받고 뜰 수 있게 되었고, 설쳐대는 미토와는 달리 점토는 아주 얌전하게 생활한다.  

아무 곳에서나 오줌, 똥을 누는 미토는 드디어 우리에 갇혀 지내게 되고, 그 뒷바라지가 힘든 엄마의 구박과 암수가 같이 있으니 새끼를 낳으면 어쩌나는 걱정은 엄마 입에서 아기 못 낳게 하는 수술을 시켜야 겠다는 말이 나오게까지 한다. 이에 솔이는 토끼들의 진정한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더 많은 먹이를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더 나른 세상에서 뛰어 다닐 수 있게, 서로 사랑하여 마음껏 새끼를 낳을 수 있게 해 주려는 솔이의 가슴 아픈 이별! 그와 함께 토끼들의 행복을 소망하는 간절한 바람이 어우러져 토끼들에게 자유의 세상을 선물하면서 이 동화는 막을 내린다.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으로 분류 된(책 표지에) 이 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학교 앞에서는 아직도 가끔 병아리를 내다 파나 보다.  

어릴 적 병아리를 키우다 죽음을 본 기억들이 안 좋게 남아 있는 나, 설령 잘 키워도 그 닭의 운명은 정해 져 있는데, 정성껏 키운 닭을 잡는다는 것은 아이들의 정서에도 도움이 전혀 안 될 것 같아 항상 극렬히 반대한다.(이미 중닭으로 키웠노라 하는 아이들이 주변에 몇 있다.) 뿐만 아니라, 강아지 타령이 늘어진 희망이에게도 "너희들도 제대로 못 키워서 헉헉 거리는 엄마보고 강아지 뒤치닥거리까지 하라는 말이냐?"며 못 들은 척 해 버린다. 날 보고 나쁜 엄마라는 희망이에게 이 다음에 니가 엄마 되면 그 때 좋은 엄마 하라고 넘어가는데... 그래서 스스로 자기를 관리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를 기다리는 희망이. 그 때는 키우는 것에 대해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로 했다.  

조카는 강아지 노래를 몇 달 동안 부르다 결국 부모를 이기고 강아지를 한 마리 키우게 되었는데, 그렇게 키우는 것을 반대하던 언니가 지극 정성으로 돌보고 강아지 또한 그런 언니를 제일 많이 따르자 생각지도 않은 복병을 만났다고 혼란스러워했다. 하루종일 같이 지내는 언니가 엄마라고 생각하는지 조카가 아무리 자기가 엄마고(조카는 남잔데), 언니는 할머니라고 가르쳐도 강아지의 언니에 대한 사랑이란... 아가야 하나 돌보는 것과 똑같다는데... 집에 사람도 없는 우리 집에서는 이런 아가야를 혼자 두어야 할 시간도 많아서 아직은 여건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동물들에 대한 아이들의 앞뒤 재지 않은 사랑이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아이들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동화들도 제법 많이 나와 있는 듯하다. 이 책 또한 그런 점에서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요소를 갖추고 있다.  

재미있게 읽었다. 맛있게 읽었다. (책이 맛있다는 의미~ 다들 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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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7-17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게 읽었다,의 의미는 아는데~ 내가 못 읽은 이금이 작가의 책 3권에 미토가 들어 있어요. 어흐흑~ ㅜㅜ
아이들이 동물을 키워보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도 물고기, 햄스터, 강아지, 병아리~ 등등 키워봤어요.
병아리는 4개월까지 키워 중닭이 되었는데 누가 대문을 열어놔서 집나가 못 찾았지만
아이가 쓴 시로만 남은 추억이 되었네요.^^

희망찬샘 2010-07-17 07:50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순오기님 못 읽으신 이금이 선생님 책을 제가 몇 권 읽었나 봅니다. 그래도 다 합쳐 봤자 얼마 안 됩니다. 어여 분발할게요.
 
희망을 나누어 주는 은행가, 유누스 꿈을 주는 현대인물선 4
박선민 지음, 이기훈 그림 / 리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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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이렇게 훌륭한 분을 세상에 내려 주심에 감사하면서 읽었다.  

서문을 읽고, 어렴풋이 몇 년 전 TV에서 보았던(들었던?) 내용이 떠올랐다. 방글라데시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 그라민 은행의 총수. 그는 과연 조국을 위해 어떤 일을 한 것일까? 

방글라데시. 가난하면서 인구가 많은 나라로 내 머리에 입력 되어 있다. 유누스는 그 방글라데시에서도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공부를 할 수 있는 혜택을 누렸다. 그리고 유학을 하고 경제학자가 되어 고국의 치타공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어린 시절, 단짝 친구 압둘라가 처한 어려움을 보고 아버지의 보석상에서 보석을 훔친 일이 있었다. 그로 인해 아버지가 큰 곤란을 겪었고(손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지만, 유누스는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남의 아픔을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심성을 가지고 자란 아이였다.  

대학 강단에 섰을 때 학생들에게 파이의 경제학을 가르친 장면은 인상적이다.  

칠판에 동그라미를 크게 하나 그리고 그것을 다시 여덟 조각으로 나눈 후  

"자, 여기 여덟 조각으로 나누어진 파이가 있습니다. 파이 한 조각은 단 한 사람의 생명만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양입니다. 따라서 파이를 먹지 못한 사람은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파이를 먹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은 열두 명입니다. 여러분이 가게 주인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먼저 오는 사람에게 선착순으로 파는 게 경제적이라는 학생. 파이도, 먹을 사람도 다 한정적이라면 먹지 못 하는 사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시간을 끌면 전부 죽을 수도 있으니 최선책이 아니라면 차선책을 택해야 한다는 의견. 

여덟 개의 파이를 열두 개로 나누어 고루 분배하여 조금이라도 나누어 목숨을 연명해야 한다는 의견. 

여덟 조각을 아주 비싸게 팔고, 거기서 남은 돈으로 파이를 더 많이 만들어 나머지 사람들에게 싸게 팔자는 의견. 이윤을 극대화시켜 더 생산적인 방법을 찾아 효율적인 분배를 하자는 의견. 

이 의견들에 대한 유누스의 답을 들어 보자.  

"자, 여러분이 생각한 대답은 모두 정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걸 놓치고 있네요. 물론 파이를 못 먹는 사람은 반드시 발생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여덟 개의 파이를 열두 명에게 분배할 때, 지금 이 파이를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진짜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어요. 가난한 사람들을 우리 사회가 방치하면 우리 사회는 나중에 파이를 먹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핣니다. 경제학의 기초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겁니다. 사실 여기 그려진 여덟 개의 파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숫자에 집착하다 정작 중요한 걸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죠. 숫자나 통계만 보다가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사람들의 엄청난 고통을 못 보고 지나쳐 버린다는 겁니다." 

거리에서 다시 만난 친구 압둘라가 여전히 가난을 대물림 받은 채 힘겹게 살아가면서 고리대금업자들에게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은행에 함께 대출을 받으러 가 보지만, 담보가 없는 가난한 이들에게 은행의 문은 높기만 하다. 이 때 유누스는 게을러서 가난한 것이 아닌 이들을 위해 믿음과 신뢰를 바탕을 돈을 빌려 줄 수 있는 은행의 설립을 꿈꾸게 된다. 그렇게 하여 탄생한 것이 그라민 실험 은행이다. 유누스는 가난한 방글라데시 사람들, 특히 억압받는 여성들을 위해 소액 대출을 해 주고 그들을 인간띠로 묶어 서로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돕는 체제로 은행을 운영해 나갔고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은행은 대출금의 상당부분을 회수하면서 그 수익으로 복지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대출을 통해 평생을 넘어서 자식대까지 물려줄 수 밖에 없었던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 경제적 자립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성실과 믿음으로 그는 기적을 이룬 것이다.  

'그라민'이란 방글라데시어로 '마을'이라는 뚯이며 이는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마을을 위한 은행으로 거듭 나고자 하는 소망에서부터 시작된다. 돈의 회수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돈을 갚아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 주고 싶었던 유누스. 그의 사업은 복지가 잘 이루어진 미국 땅에서도 실현된다. 스스로 무언가 해 내려는 마음보다 복지사업비에 매달려 그저 연명하여 살아가는 가난한 슬럼가의 사람들에게도 그의 희망의 사업은 꽃을 피운 것이다.  

1983년 10월 2일, 정부 단체와 중앙 은행들은 그라민 실험 은행의 모든 업적을 공식 인정하고 이름에서 '실험'을 뺀 '그라민 은행'으로 정식 출범하게 되는데, 그와 그라민 은행의 공적은 노벨평화상으로 이어진다. 낡은 악습이 존재하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인도, 눈 덮인 안데스 산맥에도 그라민 은행 제도는 희망의 꽃이 되어 주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58개국 국가가 그라민 은행의 융자 프로그램을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 은행 관계자들의 도움을 과감히 거부하고 자립을 선언한 유누스 

"지금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큰돈이 아니라 적더라도 꼭 필요한 돈입니다." 가난은 빈민들의 게으름이나 무능함 때문이 아니라 이들이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 당하는 거대한 담보 대출 같은 제도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정작 필요한 건 사회 정책이나 제도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가난을 탈출하려는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계획성을 세울 수 있도록 자립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라는 유누스! 그의 정신이 깃든 그라민 은행 제도를 이어 받아 국내에서도 2000년 '신나는 조합'이 출범한 후 2002년에는 사회 연대 은행이, 2003년에는 아름다운 재단의 아름다운 세상 기금이 설립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0년에는 미소금융사업으로 확충되어 여러 기업이 후원하고 있다고 한다.  

노벨평화상이 정말 제대로 수상되었다고 여겨진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 이야기를 만나면서 가슴이 뛰었다.  

*덧붙여) 좋은 책을 주신 리젬 출판사께 감사 드린다. 일전에 박원순님의 책이 손에 들어 온 경위를 몰랐는데, 아침독서를 통한 거였다. 이후 정기후원회원들에게 다시 서평도서 우선권이 주어졌는데, 같은 책이 선정되었다고 일부러 다시 전화해서 다른 책으로 보내주셨다. 세심한 배려~ 감사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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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0-07-13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저도 이분에 대한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희망찬샘 2010-07-13 14:28   좋아요 0 | URL
박원순님에 대한 책은 아이들에게 권하려니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시대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 하는 아이들에게는 다소 무리한...) 이 책은 참 편안하게 읽히더라구요. 오늘 아이들에게 소개 해 주었습니다.
 
고백할 거야! 작은 곰자리 16
모토시타 이즈미 지음, 우지영 옮김, 노부미 그림 / 책읽는곰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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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이는 책을 정말 좋아한다. 방학이면 입에 단내나도록 읽어줘도 적다고 앙탈(?)이다. 울다가도 책 읽자고 하면 울음을 그칠 정도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혼자 힘으로 책을 읽으라고 하면 슬퍼한다.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하는데, 장벽이 어찌나 높은지 시간이 흘러도 넘기가 어렵다.  

찬이에게 이 책은 글이 정말 적은 책이니 읽어보라고 하면서 펼친 페이지에 나온 글은 "다!"였다. 급방긋거리며 혼자 읽겠노라 하더니... 다른 페이지의 몇 줄을 보고는 이내 시무룩이다. 정말 곤란한 상황! 

이 책은 글자가 적다. 유아용 도서다. 작중 인물들도 유치원생들이다.  

결이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싶은 봄이의 갈등을 그려 두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귀여운 아이의 모습은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결이의 반응을 생각하는 봄이. 자기가 좋아한다고 이야기 하면 결혼해 달라 할지, 깜짝 놀라 울어버릴지... 먼저 친구 슬기에게 이야기 해서 동의를 얻고 그리고는 혼자 노는 결이에게 다가가 눈물 방울을 주렁주렁 달고서 이야기 한다.  

"봄이는...... 봄이는...... 

결이 네가 좋아." 

연달아 날아오는 답은? 

"나도 봄이 네가 좋아." 

봄이는 하늘을 날아 갈 것 처럼 기뻤겠지? 눈물 방울 주렁주렁 달고 슬기에게 달려 가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그런데, 이어지는 결이의 답을 들었을까? 모래놀이를 계속 하면서 "음, 그리고 진수랑 슬기도 좋아. 아, 그리고 엄마랑 아빠랑 기차랑 소방차랑 제트맨도 좋아." 한다. 역시 남자들은 아이들도 어리다?! 

결이의 말과는 상관없이 고백에 성공한 봄이는 그저 행복했더라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찬이와 영이가 생각났다. 찬이는 우리 아들이고, 영이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같이 다니는 친구다. 찬이가 좋다고 어떤 날은 하루종일 집에서 찬이 이야기만 한다더니, 정작 찬이는 영이가 자기를 괴롭혀서 싫단다. 그러더니 어느 날 자기가 큰 실수를 했는데 영이가 아주 너그러운 마음으로 괜찮다 하는 순간 큰 감동을 받더라. 그리고는 영이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다.  

아무 것도 모를 것 같은 아이들도 좋다, 싫다의 감정을 가지면서 소중한 인격체로 이렇게 자라고 있다. 매일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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