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잡아먹는 게 아니야! - 어쩌다 진짜 친구가 되어 버린 뱀과 도마뱀 이야기
조이 카울리 글, 개빈 비숍 그림, 홍한별 옮김 / 고래이야기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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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심코 펼쳐 든 책에서 얻은 유쾌함은 가슴에 오래 남는다.

아침독서 신문을 보고 내게 책을 보내주신다는 쪽지와 함께 고래이야기 출판사에서 보내 주신 책 한 권!

그냥 받기 죄송해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책 속에서 출판사의 다른 책들 소개를 보고, 내가 정말 좋아하고 많이 소개했던 책들을 낸 출판사라는 것을 알았다. 갑자기 책을 좀 더 경건한 맘으로 대하며.

출판사가 낸 앞선 책들의 훌륭함을 믿고 다음 책을 선택하는 독자들도 있다는 점에서 출판사는 책  한 권, 한 권에 정성을 가득 쏟아야 할 듯하다. (참고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 출판사의 책은 <<짧은 귀 토끼>>와 <<내가 라면을 먹을 때>>다.)

 

말많은 도마뱀과 뱀이 따뜻한 곳을 찾다가 서로 친구가 된다. 꼬리가 멋지다고, 다리가 멋지다고 칭찬하면서 서로 친구가 되기로 맘 먹는다.

에피소드 한 편 한 편은 무척 짧아 호흡이 긴 책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직접적이지 않으면서 우리 어린이들에게 머리 속으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바를 생각해 볼 여백의 미를 남긴다. 책은 그저 읽고 덮는 것이 아니라 행간의 의미를 읽을 수 있을 때 그 읽기가 가치를 발휘하다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야기 한 편 한 편이 웃음을 자아내게도 하고 '어머낫!"하고 외쳐 보게도 한다.

그렇지! 친구는 잡아 먹는 것이 아니지! 그런데 서로 비밀 이야기를 하자던 도마뱀과 뱀! 도마뱀의 슬픈 가족 이야기를 먼저 들은 뱀이 더 이상 입을 열 수 없었던 사연은 무얼까? "친구는 잡아먹는 게 아니지!" (이 말의 의미를 알려면 책을 보아야 한다.)

동전 한 닢을 가지고 사업을 하자고 하던 두 동물이 사업의 시작은 잘 했는데, 사업의 끝에서 물건을 다 팔았지만 돈을 하나도 팔지 못한 이야기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꼭 읽어주고 싶은 에피소드다.

 

친구를 사귀는 것은 아이들에게 있어서도 큰 과업이지만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받아들이는 두 동물을 통해 우리를 되돌아 볼 수 있다. 서로의 장점을 넘어 단점까지를 수용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친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게는 참 좋은 책이었다. 알려지지 않아 섭섭했던 책 <<쟈쟈표도르, 말하는 고양이와 개>>를 읽었을 때의 느낌과도 통하는 책.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독서관련 라디오 프로그램이 기획되었을 때, 도서추천위원으로 활동할 뻔 한 적이 있었다. 프로그램이 기획단계에서 명을 달리해서 그럴 기회가 없었지만, 그 때 책을 소개할 때 <<쟈쟈표도르...>>를 추천했었는데, 이 책도 그 때 그 책처럼 내 몸을 적당히 느슨하게 해 주었고, 적당히 미소짓게 해 주었고, 적당히 기분좋게 해 주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소개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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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이름 푸른숲 새싹 도서관 10
호세 안토니오 타시에스 글.그림, 성초림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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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가슴이 쿠웅 내려앉는 느낌.

그 동안 무수한 왕따 관련 도서를 읽었는데도 아직까지 이런 류의 책에 단련이 되지 않았나 보다.

판화기법으로 제작되어 있는 그림들은 등장 인물들의 얼굴이 모두 과일(사과)이라는 점에서 묘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햇살, 오븐에서 나는 고소한 냄새, 발끝에 닿는 푹신한 잔디,

살랑살랑 부는 미소, 깔깔대는 웃음소리, 소곤소곤 속삭이는 말,

세상의 좋은 것들은

모두모두 친구들의 것이다. 나의 것은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내 이름을 훔쳐갔기 때문!!!

나는 이름 대신  '벌레', '겁쟁이'라 불린다.

어른들은 나한테도 문제가 있대. 내가 내 속에 숨어 산다는 거야. 그래서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거라나.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을 아프게 한 대목이 바로 위의 대목이다. 왕따의 가해자든, 피해자든 그 결말은 모두를 우울하게 만드는데, 우리는 해결 과정에서 반드시 이 말을 한 번씩은 하는 것 같다. 사실 부족함이 있다 보니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것도 같다. 그런데 조금 더 따지고 보면, 사람마다 잘 하는 것이 다르고, 성격이 다른데, 그것들을 인정하고 넘어가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줄 때 친구관계가 성립할 수 있는데, 그것을 문제삼으려는 우리의 마음이 고약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 번 더 짚어보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에 비춰진 내 얼굴. 사과가 아닌 배의 모습이다. 낯설다. 왜 난 아이들과 다를까? 그리고 옥상에 올라가 난간 사이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생각보다 어지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 그 장면이 왜 그리 아찔하게 느껴지는지, 작가가 반어법을 제대로 쓴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말한다.

 

아, 맞다!

지금까지 내 이야기를 들어준 네가 있었구나!

잠시 잊고 있었어.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그런데 네 이름은 뭐니?

 

작가는 우리에게 이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니 앞으로 모르는 척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작년에 친구들과의 다툼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여학생들을 보면서 그 반 담임 선생님이 하신 말씀.

"단 한 명이라도 함께 이야기 나눌 친구가 있으면 문제는 없다. 어느 누구 하고도 의사 소통이 안 될 때 문제다." 라고.

교실에서 외톨이 없이 만들어 주는 것이 소극적이나마 왕따를 해결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해야겠다.

이 책에는 모두 머리가 과일 모양이지만 두 장면에서 사람의 얼굴이 드러난다. 그 의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살펴보시기 바란다.

울림이 큰 책이다.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활용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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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06-03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는데 아직 리뷰를 안 썼네요.

희망찬샘 2013-06-08 16:46   좋아요 0 | URL
정말 해를 거듭하고, 아이들을 지도할수록 더욱 어려운 문제임을 실감합니다.
 
나비 이불 - 성장 이야기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18
최나나 글, 대성 그림 / 꿈터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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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유난히 한 가지의 물건에 애착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불이나 베개, 인형같은 것들 말이다.

뭐, 되짚어 보니 희망이도 아주 자만 인형을 안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 찬이 낳았을 때 '멍멍이 인형' 안고 병원에 동생 보러 왔다가 그걸 병원 로비에 놔두고 그냥 가는 바람에 외할머니께서 다시 멍멍이 인형 사 주셨는데... 그거 안고 한참 놀다 또 잃어버려서 한참을 찾은 기억이 있다. (아마, 집안 어디엔가 있을 거고, 이사를 가게 되거든 그 인형을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어려움 없이 지나갔지만, 이것 때문에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부모들도 있는 듯하다.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현상이지만, 유사자폐를 의심해 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부모가 많이 안아주고, 사랑을 주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 있다고 하니 무조건 그 물건을 빼앗거나 야단치지는 말아야 할 것 같다.

 

이 책 속의 아이, 예림이는 아기 때부터 나비 이불을 좋아했다. 예림이가 자라 몸을 다 덮을 수도 없건만 다른 이불은 거절한 채 한사코 나비 이불만 고집하자 엄마는 장롱 속에 꼭꼭 숨겨 버리신다. 심통을 부려봐도 나오지 않는 나비 이불!

아빠랑 함께 이불 백화점에 가서 아기 나비 이불 닮은 예림이에게 맞는 나비 이불을 고르고 나도 얼굴이 좀체로 펴지지 않는다.

그런데 잠자리에 들어보니 큰 이불이 한결 편인하고 따뜻하다. 그 날 밤, 예림이는 빙긋 미소지으며 꿈나라로 날아갔다.

유아들을 재우면서 이 책을 읽어주면 참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그림풍이 따뜻해서 더욱 좋다.

"예림아, 잘 자! 한 고비를 넘겼으니 넌 이제 더욱 자란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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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모임에서 앤서니 브라운전에 다녀왔다.

아이들과 함께 가서는 쿠키 만들기, 걱정 인형 만들기, 기념품 사기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못 본 것들을 이번에 차분히 볼 수 있어 좋았다.

한 선생님의 남편분이 KNN에 근무하셔서 말씀을 해 주신 덕분에 구경도 잘 하고, 찻집에서 커피와 빵과... 맛있는 거 먹으며 모임도 잘 할 수 있었다. (이름 달아두고 먹으라 하셔서 푸짐하게 먹었다.)

 

 

연도별로 작가의 작품을 소개 해 두었고, 적절한 소품들이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여기저기 마련 된 포토존은 꼬마 아이들과도 무척 잘 어울린다.

 

두 책에서 발췌한 듯한 작품에 대한 해설들은 급히 작업하느라 그랬는지, 여기저기 오타가 눈에 띄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뭐, 뜻을 이해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행사가 허술하게 준비된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으니 좀 더 살펴보면 좋겠다.

 

이 두 책을 읽고 전시회에 갔더라면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텐데 아쉽다.

 

5월초에 앤서니 브라운이 부산에 왔고, 부산 영어 도서관에서 작가초청 강연회가 있었다고 한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앤서니 브라운전에 오는 것만으로도 뿌듯해 하고 있을 때, 올케는 조카를 데리고 영어 도서관을 갔고, 조카는 앤서니 브라운이 제시한 shape game을 하면서 나란히 사진을 찍었더라. 엄마의 정보력의 한계에 기가 죽어 버렸다.

 

 

작가가 책을 만들기 전 편집자에게 들고간다는 더미들, 작품의 초고들인 셈이다. 작가의 손길을 직접 느껴볼 수 있어 좋았다.

 

 

 

이곳에는 상상미술관이라는 이름을 달고 쿠키 만들기와 걱정 인형 만드는 코너가 있다. 물론 돈을 내야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이 곳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듯. 그림책을 상영해주는 곳은 그냥 들어가도 된다.

옹기종이 모여앉아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기념품 파는 곳에서는 다양한 책들도 팔지만, 과테말라에서 직접 건너왔다는 걱정인형들을 판다.

 

앤서니 브라운은 우리 나라 어린이들에게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다. 서울에서 전시회가 열릴 때 가지 못해서 많이 안타까웠는데, 부산에서 이렇게 관람 기회를 얻을 수 있어 무척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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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5-28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서니 브라운이 부산에 온 건 아니고, 전시회를 다녀 왔군요~ ^^
엄마의 정보력~ 대학입시에도 차이가 있다네요.ㅠ

희망찬샘 2013-05-30 06:16   좋아요 0 | URL
앤서니 브라운이 부산에 왔대요. 전시회만 보고 좋아헀는데, 전시회 초창기에 부산을 다녀가고 작가 강연회도 하고 했다더라고요. 나중에 알았어요. 전시회장에도 방문 일정이 있었나 보더라고요. 아는 선생님은 다른 분에게 부탁하긴 했지만, 책에 사인도 받았더라고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토토의 그림책
쥬디 바레트 지음, 홍연미 옮김, 론 바레트 그림 / 토토북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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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아이들 입을 통해 들어서 관심을 가지고 펼쳐 보았다.

 

할아버지가 구우시던 팬케이크가 휘익 날라가서 헨리의 이마 위에 철퍼덕~ 모두들 웃음을 터뜨리면서 맛있게 먹었다.

그날 밤, 할아버지께서 들려주신 '꼭꼭씹어꿀꺽' 마을 이야기!

읽는 내도록, 잠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우리 아이들이 참 신이 나겠구나! 생각했다. 이런 생각 한 번쯤 해 볼만 했는데, 그 동안 못했구나. 생각했다.

책 제목을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니 "그거 영화로 봤어요. 얼마나 재미있었다고요." 한다.

그렇다면 우리 반 아이들이 이야기한 것도 영화였을까???

영화를 보지 못한 내게는 참 재미있는 책이었는데, 영화를 보았던 희망이는 좀 시시하다는 평!

그러면서 한마디 한다.

"그래도 뭐, 하늘에서 음식이 떨어지면 정말 멋지겠어요. 엄마가 힘들게 음식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꼭꼭씹어꿀꺽 마을에는 먹을 것을 파는 가게가 없다.

먹을 것은 날마다 하느에서 떨어지기 때문.

진짜 비 대신 수프, 주스가 내리고 진짜 눈 대신 으깬 감자나 완두콩이 덩이덩이 내린다.

사람들은 음식을 담을 그릇만 준비하면 된다.

일기 예보 대신 음식 예보가 나오는 TV 장면도 우습다.

식당도 천장이 뻐엉 뚫려 잇다.

그런데, 먹을만큼만 음식이 떨어져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맛있는 음식만 내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을에 내린 음식 재앙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도록 만들고 만다.

장면장면을 보는 재미가 있다.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아이들을 얼마나 행복하게 해 줬을까?!

영화를 보지 않은 이라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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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5-26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재앙이군요. ㅎㅎ
작은 구멍으로만 내려주면 좋겠네요.
요즘은 점점 일품 요리만 하게 됩니다^^ 요리는 힘들고 귀찮아!

희망찬샘 2013-05-26 17:20   좋아요 0 | URL
먹는 것도 힘든데, 만들고, 치우려니 더더 힘드네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남이 해 주는 음식이라지요?! 엄마가 해 주시는 밥이 먹고픈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