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아이 - 제1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48
이은용 지음, 이고은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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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세 번째 아이에서 13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고 살짝 고민해 보았다.

이 책을 통해서도 딱히 그 의미는 짚어내지 못하겠다.

책의 제목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천재 시인 이상의 '오감도'였다.

 

이상 <오감도(烏瞰圖)>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13안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여기서 13은 불길한 숫자, 조선 13도,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책의 13도 특별한 사람을 뜻하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을 뜻하기도 하는 것은 아닐까 내 맘대로 생각해 본다.

열 세 번째 아이 시우는 모든 면에서 뛰어난 아이다. 첫 번째 맞춤 아이 (유전자를 선택해서 우수하게 태어난 아이들)인 김선 박사는 시우보고 자신을 형이라 부르라 한다. 역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인 그는 어떤 고민을 안고 있었을까? 앞선 맞춤 아이들보다도 더 뛰어난 열 세 번째 아이, 시우! 뒤이어 태어나는 맞춤 아이들의 모델이 될만한 시우에게도 김선 박사와 같은 주위의 기대감이 쏟아지고, 그로 인해 시우의 머리는 복잡하기만 하다. 김선 박사가 선택한 마지막 길은 시우에게는 더욱 혼란스럽다. 다 이루고, 다 가진 자는 행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 런. 데. 왜???

 

사이사이 끼워져있는 간지는 또 다른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바로 완벽한 감정을 가진 로봇 레오의 목소리다.

*전원이 들어왔어요. 이제 테스트를 시작하세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머릿속에서 윙, 하고 기계음이 울렸다. 나는 아직 눈을 뜰 수도 움직일 수도 없다.

*영상이 펼쳐졌다. 멀      리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내   옆   에   서 나와 뛰어노는 아이는 시우다. 엄마와 시우의 얼굴이 스    탠   되   었   다.

*눈을 떴다. 흰색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었다. 박사들, 그리고 엄마. 나는 한눈에 그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K기업의 태표는 나를 보고 큰 소리로 웃었다. 연구원이 나의 오른쪽 팔목을 기계 안에 넣었다. K 기업의 대표가 기다렸다는 듯이 쾅, 기계의 버튼을 눌렀다. 팔을 꺼내자 내 팔목에 숫자가 새겨져 나왔다.

*시우의 손을 잡았다. 내 기억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아이. 아이에 관한 일들이 되  살  아  났  다.

*새로운 감정을 느낄 때마다 내게 입력된 경험들이 떠올랐다. 혼자서 옛날 일을 떠올리다가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들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나조차도 믿을 수가 없다.

(이하 생략)

 

로봇박사인 엄마는 완벽한 아이 시우에게 완벽한 로봇인 레오를 선물하지만, 그 둘은 서로 갈등한다. 시우는 자기의 마음을 자신도 잘 모를 정도의 감정의 혼란을 겪게 되고, 인간과 같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레오를 보며 자신의 정체성이 더욱 혼란스럽다. 

로봇 책들에서 혹은 영화에서 로봇이 가지는 감정들을 보면서, 어쩌면 이런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음 먹으면 이루어지는 놀라운 세상, 지식의 변화가 겁나게 빠른 세상이니 가까운 미래에 정말이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그리고 사람들의 상상은 많은 부분 실현되기도 하니까 소설 속의 이야기라고 해서 헛된 상상만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감정 로봇이 정말 생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2075년, 819번째로 생산된 로봇인 레오는 단일 감정로봇이 아닌 복잡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로봇이다. 완벽한 아이 시우에게 주어진 완벽한 로봇, 레오. 레오는 감성이 풍부한 로봇인 반면, 시우는 무척 이성적인 아이다.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은 참으로 복잡해서 사실과 다른, 자신의 느낌과는 다른 부분으로 표현이 되기도 하는데, 레오와 시우 사이에서 이런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읽어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맛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 로봇이 가진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감정 로봇을 폐기하려 할 때, 레오는 시우에게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온 우리들만의 기억을 간직해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자신의 주인이 되라고 당부한다.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한 것이다. 완벽한 아이 시우는 완벽한 로봇 레오를 떠나 보내면서 제대로 된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 감정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복잡하여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 느낌은 마음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 독자는 시우를 따라 감정의 변화를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시우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된 것처럼 어린이 독자들도 제 삶을 고민하면서 잘 가꾸어 나갈 수 있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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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 모임에 다녀왔다.

졸업 당시 30명만 부산에 남았다. (운 좋게 그 안에 꽁빠리로 붙었다.)

그 30명이 1급 정교사 연수를 받으면서 모임을 만들었다.

그 모임이 13년을 넘어섰나 보다.

처음에는 19명 정도 하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13명으로 줄었다가, 지금은 9명.

그 동안 타시도로 가서 못 나오는 친구도 있지만, 9명은 아주 가끔씩(방학 때 한 번) 만남을 갖고 있다.

오늘은 한 친구의 박사학위 논문을 선물로 받았다.

묵직한 논문을 보면서 정말 애 많이 썼구나! 하는 생각에 맘이 짠해지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칼라 인쇄를 해서 한 권당 제작비가 30000원이 넘는다 했다.

"느그 이런 거는 그냥 장식품인 거 알재?" 했지만...

너무나 묵직해서 열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발령 때만 해도 초등 교사 중 박사학위를 받은 이가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제법 되는 것 같다.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건강 이야기가 나왔는데...

학교에서 한창 일하느라 애 많이 쓰고 있는 때라 우리끼리 서로 몸 조심해야 해, 아프지 마라~ 로 마무리 지으며 헤어졌다.

이야기를 들으니 아픈 동기들이 제법 있다.

한 달 회비 10000원, 모일 때마다 맛있는 거 먹어도 만남의 횟수가 적으니 돈이 제법 모였다고 한다.

다음에는 날 잡아서 해외가 아니더라도 럭셔리한 국내 여행을 가자는 의견.

절반은 아줌마, 절반은 골드 미스~

다들 자기 위치에서 빛을 발하며 산다.

동생들이지만, 나는 이 친구들이랑 만나는 것이 참 좋아서 모임에도 꼬박꼬박 잘 나가고 있다. 참 좋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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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8-07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모임이네요.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사람들 그리고 희망찬샘님 ^^

희망찬샘 2013-08-08 18:05   좋아요 0 | URL
만남이 지속되는데는 누군가의 애씀이 있어요. 그 친구에게 항상 고마워 하고 있지요. 오랜 시간 총무를 기분좋게 해 주는 친구. 좋은 사람들이랑 함께 하는 시간이라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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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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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을 맘 잡고 읽으려면 제법 시간이 걸리겠지요? 용선생 시리즈를 주욱 들여놓고 나니 그래도 맘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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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역사를 배우면서 그 속에 숨은 민초들의 애국을 읽어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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