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알아서 해가 떴습니다 ㅣ 사계절 동시집 14
정연철 지음, 김고은 그림 / 사계절 / 2018년 2월
평점 :
정연철 동시집이다.
작가의 이름이 낯익다.
재미있는 동화책의 작가로 만났던 그가 또 이렇게 시를 쓴다.
아 부럽다.
이야기도 재미있게, 시도 재미있게!!!
동시란 읽는 이가 아이들이라고 보았들 때 그들의 생활 속에 마음이 가 닿아 있어야 한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아이들의 마음에서 멀어짐을 느낀다.
신규 교사 시절만 해도 아이들 마음에서 많은 것을 헤아려 보는 아이들 편 샘이었는데,
어느 순간 "아이들이란..."을 외치고 있는 교사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동화도 동시도 쓰기가 더욱 어렵게 느껴지나 보다.
몇 년 전 동시창작교실에서 몇 시간의 수업을 맡은 적이 있다.
토요 방과후교실이었는데 동시집을 내신 선생님들이 강사셨고,
나는 독서와 관련한 활동들을 진행했다.
강의의 목표에 맞추어 독후시 쓰기 지도를 했다.
아이들이 쓴 시를 모두 모아 책을 만들어 아이들에게도 한 권씩 주면서
지도교사의 시도 넣어야 한다고 한 편을 적으라고 해서 적긴 적었는데 적으면서도 아~ 부끄럽다! 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쓴 시는 멋지지 않았다.
멋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마는...
시를 읽다보면 마음이 편안해 지거나 장면이 그려지거나 감정이입이 되거나... 그래서 시 읽기가 재미있어 지거나.
그럴 때 그 시집을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알아서 해가 떴습니다>>
그렇지, 해는 지 알아서 날마다 뜬다.
그런데, 이 해는 우리가 알고 있는 sun이 아니다.
엄마 입에서 뜬 알아서 해!
<알아서 해>
....
엄마가 친구들과 약속 있어
급히 나가는 날
알아서 해는
세상에서 제일 신나는 해
엄마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날
알아서 해는
세상에서 제일 알쏭달쏭한 해
학교에서 말썽 부린 날
학원에서 시험 망친 날
알아서 해는
세상에서 제일 끔찍한 해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해
<혼난 엄마>도 재미있다.
...
-엄마! 보고 싶었어
-엄마도 하루 종일 우리 재찬이 보고 싶어 혼났어
-누구한테 혼났어? 내가 혼내 줄 거야
재찬이, 엄마를 폭 안아 주며
등을 토닥토닥
엄마,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 날리는 시간
동시집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은 시집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그림들이다.
아이들과 함께 시집에서 좋은 시를 가려서 옮겨 적어 보는 활동을 하다 보면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도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새롭게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보라고 하지만,
그림에 자신없는 아이들은 그저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 좋아라 하곤 한다.
이 시집의 그림은 재미있게 읽었던 그림책 <<우리 가족 납치 사건>>을 그린 김고은 작가다.
시집 한 권을 읽으면서 마음에 특별히 와 닿는 시를 한 편 두 편 가려 적기를 해 보니
국어 시 수업 시간에 이야기 나누기가 좋았다.
올해도 우리 반 시 읽기 프로젝트를 때 맞추어 한 번 해 보리라.
학급 문고에 시집만 가려 잘 꽂아 두었다.
거기에 시집을 한 권 더 추가하게 되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