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키 티키 템보
블레어 렌트 그림, 아를린 모젤 글, 남도현 옮김 / 개구쟁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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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과 티키티키템보노사렘보차리바리루치핍페리펨보의 이야기

아이와 함께 기나긴 이름을 책 몇 번 읽으면서 다 외워 버렸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다 보니 어린 시절 코미디 프로가 자꾸 자꾸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네이버씨에게 물어보았더니 아래와 같은 글이 나오네요.

<옛날, 구봉서 선생이랑, 송해 임희춘 등이 나왔던 웃으면 복이 와요 초창기에 정말로 히트 쳤던 내용이군요. 몇대 독자 아들을 낳은 구봉서 선생이 작명가를 찾아가서 모래 살 수 있는 이름을 지어 달라고 하죠. 작명가가 이름을 지어주면 좀더 오래, 좀더 오래 하다가 이름이 무쟈게 길어졌구요.이름한번 부를라면 시간도 무지 오래 걸렸죠..그 아들이 물에 빠졌는데 그 사실을 알리러 온 하인과 아버지, 어머니등이 이름이 길어서 못구했다는 그런 내용이었죠.. 그 이름 한마디 한마디에 다 지은 까닭이 있었는데요.. 잘 기억이 안나긴 하지만... 이름은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새프리카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 담벼락 서생원에 고양이 바둑이는 돌돌이" 입니다.

김수한무 (金 壽限無 : 김은 성이고 목숨에 한계가 없다는 뜻)
거북이와 두루미 : 십장생중 오래 사는 넘들이죠
삼천갑자 동방삭 : 옛날 중국에 三千甲子(180000년)를 살았던 동방삭이라
는 사람이 있었데요
치치카포 : 아프리카 어디서 오래산사람 이름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새프리카 : 모두 전설속 오래살았다고함
무두셀라 : 성경에 나오는 인물 969세 까지 살았다고 전해짐
구름이 : 구름이 오래사는 존재
허리케인 : 구름을 날려버림
담벼락 : 허리케인에도 무너지지 않음
서생원에 : 담벼락에 구멍을 뚫어 담벼락을 무너뜨림
고양이 : 서생원의 천적은 당근 고양이
바둑이는 : 고양이의 천적, 개
돌돌이 : 개 이름.. >

이 책은 바로 이 코미디 프로의 내용과 같습니다.

아주 먼 옛날 중국에는 첫째로 태어나는 아들에게 아주 긴 이름을 지어 주었답니다. 너무나 소중한 아들이니까요. 그러나 둘째로 태어난 아이에게는 이름을 대충 지어주거나 아예 지어주지 않았답니다. 작은 산골 마을의 홀 어머니는 이 넓고 넓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는 뜻의 '티키 티키 템보-노 사 렘보-차리 바리 루치-핍 페리 펨보'라는 큰 아들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뜻의 '챙'이라는  작은 아들을 두었답니다.

두 아들이 놀다가 우물에 빠졌는데, 챙은 쉽게 구했으나 이름이 긴 티키티키...는 거의 죽다 살아났지요. 그 이후로 중국에서는 소중한 아이들에게 긴 이름 대신 짧고 간단한 이름을 지어 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읽는 맛이 새롭고 좋습니다. 큰 아들이 우물에 꼬로록 빠져 있는 장면의 그림은 우리 4살짜리 꼬마까지 일부러 그 페이지를 펼쳐서 말도 잘 못하면서 "엄마, 이것 봐봐."하고 자꾸자꾸 말합니다.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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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생쥐 한 마리가 있었는데... 열린어린이 그림책 1
마샤 브라운 글 그림, 엄혜숙 옮김 / 열린어린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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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다는 것과 작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시는 도사님이 계셨더랍니다.

까마귀 부리에 쫓기고 있는 생쥐를 구하기 위해 품에 안으신 도사님. 더 큰 것들 때문에 무서움에 벌벌 떨던 생쥐를 위해, 고양이로, 개로, 호랑이로 변하게 해 주시죠.

그런데 멋지고 당당한 호랑이가 된 생쥐는 자신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으스대기만 합니다.

도사님이 잘난척 하지 말라 하시지만

"누구도 예전에 내가 생쥐였다고 말하지 못하게 할 거야. 그렇게 말하는 놈은 죽여 버릴테다."하고 말합니다.

이 생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뽑내던 잘생긴 호랑이->겁 많고 보잘 것 없는 생쥐->숲 속으로 달아난 생쥐

도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생각합니다.

크다는 것과 작다는 것에 대해.

저도 오늘 도사님처럼 한 번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크다는 것과 작다는 것에 대해.

그림이 아주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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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 속의 모험
타바따 세이이찌 그림, 후루따 타루히 글, 박숙경 옮김 / 창비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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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유치원에는 무서운게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벽장이고, 또 하나는 쥐할멈입니다.

벚꽃 유치원에는 아주 재미난게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벽장이고, 또 하나는 쥐할멈입니다.

처음 시작과 끝부분이다. 도대체 이 사이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 걸까?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말을 안 들을 때 미즈노 선생님은 아이들을 벽장에 가두어 버린다. 이럴 때 아이들은 미즈노 선생님이 너무도 밉다.(그렇다고 해서 미즈노 선생님이 이해심 부족한 나쁜 선생님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신문에 날 수도 있고, 인터넷에 오를 수도 있는데... 하는 이 작품의 내용과 아무 상관이 없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쥐할멈은 선생님들이 하시는 인형극인데, 그 인형극에서 미즈노 선생님이 맡고 계신 쥐할멈은 아이들에게 엄청 인기가 좋다. 아이들은 이럴 때의 미즈노 선생님을 무척 좋아한다.

낮잠 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다 잠옷을 갈아입고 잘 준비를 하는데 아끼라의 빨간 미니카를 사또시가 잡아채어 버린다. 그 다음에 펼쳐질 장면을 상상해 보시라. 자려고 누워 있는 아이들 사이를 뛰어다니는 두 아이, 그러다 친구를 밟기도 하겠지?

미즈노 선생님은 두 아이를 하나는 벽장의 1층에, 다른 아이는 벽장의 2층에 가두어 버리는데...

분명 두 아이는 울면서 선생님 잘못했어요 하고 말해야 하는데,(바깥에서 두 아이가 잘못했다고 말해서 어둠의 세계에서 돌아오기를 바라는 친구들의 마음도 잘 그려져 있다.)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 이 책의 재미다.

처음에는 벽장의 구멍으로 바깥세상을 내다보는 것이 재미있고, 선생님께서 구멍을 막아 버리자, 쥐할멈을 만나는 모험을 시작한다.

'절대 잘못을 빌지 않기로 굳게 마음 먹은 두 아이' 는 쥐할멈과의 모험 중에 자연스럽게 화해를 하고, 쥐할멈을 물리치고 벽장 속에서 잠이 든다.

벽장을 벗어나서 아이들에게 무용담을 들려주고,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벽장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아이의 마음으로 잘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고, 아이들 또한 이 책을 무척 좋아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웃을 수 있다는 것-참, 기분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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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 길벗어린이 문학
우메다 슌사코 글, 우메다 요시코 그림, 송영숙 옮김 / 길벗어린이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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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가다가 뜻하지 않게 좋은 책을 만날 때가 있다.

어제 언니 집에 갔다가 조카가 보지 않는 책을 왕창 쓸어오는 중에 그래도 또 줄거 없냐고 자꾸자꾸 물어보니, 이 책 한 권을 던져 준다.

'모르는 척'이라? 뭘 모르는 척 한다는 거지? 출판사도 이름있는 곳이네.

짧게 생각하고 그냥 넘겼다. 우리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대출 살펴 보려고. 그런데 5살 우리 아이에게 읽어 줄 책은 분명 아니었고.

학급문고 책으로 쏙 집어 넣었다.

차별, 왕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왕따의 피해자, 왕따의 가해자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옆에서 지켜보면서 잘못을 잘못이라고 말 못하는 대부분의 아이들! (그 이유는 자신도 똑같이 왕따를 당할 것 같기 때문이라지?)에게 이 책 한 권이 던져주는 의미는 엄청나리라 생각된다.

내가 주저리 주저리 왕따가 나쁘고, 서로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고 읊어 보아도 알게 모르게 발생하는 사소한 다툼과는 차원이 조금 다른 그런 이상한 기류가 교실에서 느껴질 때가 있다. 얼마 전 우리 반에서도 아주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한 친구에게 나쁘게 한 것을 다른 친구가 보고 내게 말을 해서 나름대로 타일러 보고, 반성문도 쓰고, 부모님 상담도 하고, 왕따 관련 책도 읽히면서 아이들 전체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문제는 상당히 심각해 지리라 생각된다. 혼자서는 못할 일도 여럿이 하면 용기를 내어 과감해지기도 하는 것이 아이들인지라, 지도가 무척이나 어렵다.

포장마차 할아버지가 중학생에게 두드려 맞고 있는 한 학생(그 아이는 돈짱을 괴롭혔던 와라가세였다. 여기서 우리는 폭력의 가해자가 곧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 되겠다.)을 구하려고 아이들을 말리고 쫓아내었다가 포장마차가 완전히 부서지는 일을 당하고 만다. 야라가세 일당에게 당하는 돈짱을 보고도 모르는 척 했던 주인공에게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 하신다.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걸 보고 모르는 척하면 안 되지, 그러면 기분이 영 개운치 않아."

"하지만 그 대신 이 모양이 됐잖아요......"

"그렇다고 해도 역시 모르는 척해서는 안 되는 거야. 마음 속에 간직한 등불이 꺼져 버리면 어떻게 되겠니?"하고 말씀 하신다.

괴롭힘을 당하던 돈짱은 학예회 무대에서 와라가세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고는 전학을 가고,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주인공은 졸업식을 하면서 학교를 떠나기 전 모두 앞에서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면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용기가 없어서...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도, 모르는 척하고..."

"친구는 괴롭힘을 당하다가, 결국 전학 갈 수밖에 없었는데...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데... 이대로 모르는 척하면서 졸업을 하게 되는 게... 이런 기분을 가지고 중학생이 되는 게 싫어서... 그래서..."

그리고 끝! 그러나 나한테는 시작! 이라는 마무리도 인상적이다.

한 페이지의 글 분량은 짧으나 219쪽으로 끝나니 제법 읽을 거리가 있고, 그림 또한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돌려보면서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오늘 아이들에게 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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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는 달라요
수 로우슨 지음, 캐롤라인 마젤 그림, 권수현 옮김 / 봄봄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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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내는 출판사 봄봄에서 나온 <우리 할머니는 달라요>를 읽었다.

맛있는 스폰지 케이크를 만드시는 소피네 할머니, 빨간 립스틱을 바르시는 마이클네 할머니, 멋진 모자를 쓰고 축구장에 가서 응원을 하시는 존티네 할머니, 꽃집 차를 운전하시는 래피네 할머니, 정원에서 일을 하시는 크리스네 할머니, 주말이면 뜨개질을 하시는 앨리스네 할머니, 캠핑카로 여행을 다시시며 엽서를 보내주시는 로지네 할머니, 시내에 화랑을 갖고 계시는 롤리네 할머니... 이런 친구들의 할머니를 하나씩 소개하면서 반복되는 '그렇지만 우리 할머니는 달라요'라는 말은 우울한 톤의 수채화와 함께 마음을 아리게 한다.

하지만,

할머니는 자기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시지만, 나는 할머니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니까 괜찮다고 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시지만, 그렇게 많이 불행하시지는 않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아주 오래전에 중풍과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신 나의 외할머니를 떠올려본다. 이 글의 아이가 그 때 내 나이쯤 되지 않았을까 하면서... 그리고 건강하게 사셔야겠지만, 나의 부모님이든, 시부모님이든 아이의 할머니처럼 아프다면 나는 과연 그분들을 잘 돌봐 드릴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많이 자신없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어른들이 건강하시면 참 좋겠다는 큰 소망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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