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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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령 초기 아이들은 내게 편지를 참 많이도 써 주었다. 편지 속에는 언제나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말이 빠지지 않고 들어있었는데, 나는 그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왠지 그 말 속에는 진실이 없는 것 같고, 그냥 "안녕?"이라는 말처럼 아무 감정이 실려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상투적이라는 느낌 때문에, 좋아하지 않았던 이 말이 요즘에는 무척이나 그립다.

선생님을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그 때 아이들보다는 말 잘 듣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 아이들에게서 좀체로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말은 들을 수가 없다. 아이들이 변하기에 앞서 아이들을 대하는 내가 참 많이 변했나 보다.

고다니 선생님이 데쓰조로부터 들은 "고다니 선생님 조아(좋아)."라는 말에 무척 질투가 난다.

책 머리에 "나는 이 책이 싫습니다. 이 책을 쓴 작가가 밉습니다."라고 썼다는 일본 어느 교육대학생의 글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이 글을 다 읽은 후 정말 잘 이해 되었다.

참교육이 어떻고, 참교사가 어떻고 말은 많이 하지만, 우리는 참교사가 될 마음의 여유(?)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이 즈음에서 한 번쯤 돌아 보아야 하리라 싶다.

<<마틸다>>의 하니 선생님은 아이의 잠재된 재능을 제대로 키워주는 그런 선생님이었고,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의 에린 그루웰 선생님은 아무도 인정하지 않은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어 주었다. 이 책의 고다니 선생님은 진정한 교사의 의미가 무엇인지 내게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감동하여 우리 반 아이들을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앞으로는 너희들에게 좀 더 친절한 선생님이 되어줄게."라고 약속을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거나, 친구를 괴롭히거나 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아직도 쉽게 흥분한다. 문제를 일으킨 아이의 손을 꼭 잡아주고, 왜 그랬을까 가슴으로 이야기 나누기에는 한 교실의 아동 수가 너무 많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자기 합리화를 해 보지만, 이 책은 이런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어 버린다.

너무 감동적인 책 한 권을 만났노라 말씀 드리니 같은 학년 선생님께서는 도대체 왜 그 선생이 훌륭한가 이야기를 한 번 해 보라신다. 나도 한 번 훌륭한 교사가 되고 싶다시며. 그런데, 똑 떨어지게 그 내용을 잘 전달할 자신이 없어 그저 한 마디 했을 뿐~ "진짜 감동적이예요. 한 번 읽어 보세요."

우리 주위에는 언제나 데쓰조처럼 이해되지 않는 아이, 미나코처럼 제어되지 않는 아이가 있으며 우리 교사들은 언제든지 그들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나는 고다니 선생님처럼 그 아이들을 온 몸으로 이해할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그 아이들을 미워하지 않을 자신은 조금 있다. 내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하리라 맘 먹어 본다. 하지만, 앞서서 자잘한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 반의 평범한 아이들부터 보듬어 안는 법을,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가지는 공부를 해야 하리라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이 책은 아주 오랫동안 내 맘에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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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긴급 2007-10-12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멋죠여!!!
 
세상이 아직 어렸을 때
유르그 슈비거 지음 / 분도출판사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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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사면서 아무도 리뷰를 쓰지 않은 책이라 Thanks to를 누르지 못해 살짝 아쉬웠다.

글 잘 쓰는 작가 김서정님의 책 <<동화가 재미있는 이유>>를 읽고 가장 먼저 산 책이다. 그 책에서도 이 책에 대해 참 난감했었음을 드러 내 놓으셨는데, 나 또한 그러하다.

사실, 학급문고용 도서로 샀지만, 이 책은 우리 아이들 수준에는 너무 어려워 학급문고에 두어선 안 될 듯한 느낌! 표지에는 '독일 청소년 문학상 수상'이라고 되어 있는데, 초등학생용 도서로는 조금 어렵지 싶다. 그렇다고 책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짧은 이야기도 있고, 긴 이야기도 있고...

'하늘과 땅', '사물', '동물', '이름', '수수께끼와 마술사', '다르게 살기' 라는 카테고리 안에 여러 가지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모두 43가지의 이야기가 각각의 색깔을 가지고 책 속에 들어 있다.

김서정님은 이 이야기의 리뷰 제목을 '이야기가 아직 어렸을 때'라고 적어 두셨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으로는 독후감을 쓰게 하지 말고, 독서지도를 하지도 말며, 독서토론을 하지도 말아라 했다. 독자는 이렇게 덜 익은 이야기를 통해 그저 자기 상상력을 자유롭게 키우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라고!

이 책에는 정말로 특이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만약 누군가가 글을 쓰고 싶어한다면(소설이든, 동화든) 이 이야기를 통해 펼친 상상의 가지로 이야기 한 편 뚝딱 지어낼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려운 책이긴 했지만, 이 책을 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어느 날 책꽂이에 꽂혀있는 표지의 알록달록함(삽화들이 모두 칼라다. 그것도 이 책을 무척 정겹게 한다.)에 반해 펼쳐 들었다가 '무슨 이야기가 이래?'하면서 그러면서 끝까지 읽고는 '뭐야?'하며 책을 덮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 책에 대해 까맣게 잊고 지내다 어느 날 한 번씩 이 책의 이야기 하나가 불쑥 맘 속에서 튀어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아이가 자라게 되면 이 책을 보물처럼 가슴으로 받아들였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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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 (반양장)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4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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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읽는 로알드 달의 책이다. 더 읽어주어야 할 대기자(대기 책?)도 있다. 글 잘 쓰는 작가 로알드 달의 책이니 책은 그 두께와 상관없이 막힘없이 줄줄 읽히고 무척이나 재미있어, 강추다.

그런데, 나는 마틸다를 책이 아닌 영화로 먼저 만났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 그 영화에 무척이나 실망한다. 책을 읽으면서 펼쳐지는 무한상상의 세계를 영화가 다 감당해내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보는 것도 썩 좋은 것 같지는 않다.

너무 재미있어서 영화를 이미 여러 차례 본 나에게 마틸다는 무척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었으며 인상깊은 악녀 트런치불 교장 선생님의 모습과 선생님의 헤머 던지기(아이들 던지기)가 머리 속에 그대로 남아 있어 책 속의 장면을 보면서 막바로 영화의 장면으로 연결되어 버린다. 책 읽으면서 누리는 재미있는 그림 그리기는 애시당초 실패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영화를 책에 맞게 참 제대로 잘 만들었다는 것이다.

나처럼 영화를 먼저 만난 아이들은 이 책을 부담없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책을 작년에 샀었는데(나는 아직 읽지 않았다.) 그 두꺼운 길이에도 불구하고 2학년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다며 열심히 읽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를 관심있게 본 적이 있다. 영화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책의 내용도 믿어 의심할 바가 없겠다 싶었다. 그리고 그 책을 재미있게 읽던 아이들처럼 이 책 또한 학급문고에 두면 아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니 선생님이 가졌던 의문처럼 어떻게 마틸다처럼 이렇게 뛰어난 아이에게 그런 부모님이 계실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아이를 볼 때 그 아이의 부모와 연관지어 보기를 당연시 하니 그 의문은 누구나 가질 법하다. 작가는 아이의 모습을 아이 자체로 보지 부모랑 연관 짓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마틸다를 좀 더 도드라지게 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형편없는 부모를 설정한 것일까?

그리고 주목하게 되는 사람은 반동인물로 등장하는 트런치불 교장 선생님이다. 교장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한 일은 실로 엽기적이다. 아이들을 가두고, 던지고, 무섭게 대하고!

지난 번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 각 반 전체 공개수업 시간, 수업을 보려고 들어오신 교장선생님을 보고 1학년 꼬마 하나가 "선생님, 왜 교장선생님은 대머리예요?(아이는 사실 너무 궁금해서)"하고 물어서-1학년 교실에는 이렇게 방어불능의 아이가 둘 셋 있다고 한다. 아~ 1학년 너무 무서워요. ^^- 교장 선생님을 빠른 시간 안에 교실에서 물러가게 만든 이야기를 들으면서 겁없는 1학년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트런치불 선생님은 1학년 교실에서 끽 소리 하나 안 나게 했으니 참으로 그 힘이란!

그런데 이런 교장선생님을 통쾌하게 물리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의 주인공 마틸다! 사랑하는 하니 선생님을 위해, 억울한 하니 선생님을 위해 그 모든 일을 계획하고 실천하여 성공한다. 초능력의 힘까지 등장하여 영화에서는 이 재미도 상당히 컸던 것 같다.

마지막에는 사기행각을 벌여서 더 이상 마을에 머물러 있지 못하 게 된 부모님을 대신 해 줄 정신적 지주로 하니 선생님을 선택하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딸아이에게 관심없던 부모님께 자신의 양육권을 하니 선생님에게 넘길 것을 허락받고는 평범한 아이가 누릴 행복을 되찾게 된다. 이제 무언가가 제대로 돌아가게 된 거다. 어두운 과거를 마틸다 덕에 제대로 정리하고 자신이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은 하니 선생님 집에서 마틸다도 큰 행복을 누리겠지?

아이의 능력을 잘 살피고, 제대로 키워 준 교사의 역할도 눈여겨 볼 만하다. 사실 교실에서 열등아에 관심을 가지고, 수준을 중간 보다 조금 낮게 두고 지도하다 보면 오히려 우등생들이 손해 볼 때가 있고, 뛰어난 아이들도 학교에만 들어가면 다 수준이 같아진다는 씁쓰레한 우스개 이야기도 있는데, 뛰어난 아이들에 대한 격려도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열심히 읽어 더욱 똑똑해진 마틸다처럼 나도 그렇게 읽다보면 조금 똑똑해질까 생각도 해 보고...

책, 참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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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길벗어린이 문학
엘리너 파전 지음, 에드워드 아디존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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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아빠, 호호 엄마의 즐거운 책 고르기>>에서 이 책에 대한 리뷰가 너무나 책을 읽고 싶게 만들어 책을 찾아 보았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적은 글을 보고 더욱 이 책을 사야겠다는 맘을 먹게 되었다. 그래서 얼른 샀는데, 사고 나서 보니 학급문고에 이 책이 있는 거다. 방금 전에 결재 했는데... 얼른 결재를 취소하고 예치금을 받고!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2004년도에 나온 책이고, 가격도 5,000원인데, 이 책은 10,000원이니 상당히 많이 올랐다. 몇 년 사이에 물가가 그렇게 올랐나 싶었다. 그런데, 차례를 다시 보니 이야기가 8개에서 20개로 늘었다. 표지 그림도 내가 가지고 있는 책과 다르고...

사람들이 적은 리뷰가 너무 근사해서, 학급문고 정리 중에 발견한 이 책을 얼른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숨은 보물을 찾을 때 신이 난다. 스스로 찾은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힘으로 그 책의 가치를 다시 보게 된 거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 책이 재미있는 줄 모르고 지금까지 제대로 대우를 못 해 주어 책에게 잠깐 미안함을 전하는 묵념(?)을 하고! 우리 반 친구들 중에 이 책을 읽은 친구는 1명! 그 아이에게 물어보니 읽다가 힘들어서 관뒀단다. 제법 책을 잘 읽는 친구인데도 말이다. '책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주었으니 관심을 가지고 읽을 열성 동지들이 몇 나오겠지!'하고 기대를 해 본다.

중학교 땐가? 친구집에 갔는데, 거실은 책장으로 둘러쳐져 있고, 다락방에는 책이 꽉 들어차 있다고 했다. 그 집을 보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부자처럼 보였으니! 그리고 나는 우리 아이의 책방을 하나 꾸며 주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만약에 이사를 하게 된다면 아이에게 동화처럼 아름다운 책방 하나를 만들어 주고 싶다. 혼자서 콕 박혀서 책 읽을 수 있는 책방석이나 혹은 책그네 같은 것을 만들어 준다면 얼마나 우리 아이가 좋아할까 하고 말이다.

이 책의 작가 엘리너 파전은 어린 시절 '작은 책방'이라는 방을 가지고 있었다 한다. 그 집의 모든 방이 책방이었지만 작은 책방은 그녀에겐 정말로 특별한 공간이었다고 한다. 잘 정돈되어 있지도 않았고, 멋지게 꾸며지지도 않았고 다른 방에서 쫓겨난 온갖 책들이 길 잃은 떠돌이 마냥 있었던 공간! 그 속에서 어린 시절 진짜 보물찾기 놀이를 했을 파전의 축복받은 어린 시절을 그려보니 참으로 부럽기도 하고, 그로인해 이렇게 대단한 작가가 탄생될 수 있었구나 생각도 해 본다.

<보리와 임금님>에서 임금님보다도 보리밭의 주인인 아버지가 황금(보리)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믿는 소년에 대한 화풀이로 보리밭을 태우지만, 소년의 손에 꼭 쥐여져 있던 보리 알들은 새로이 열매를 맺고 결국 보리를 태우며 보리보다도 오래 살 것이라고 하는 '라 임금님'의 무덤에 새로운 열매를 맺은 보리 이삭이 임금님의 호화로운 장례식 때 임금님과 함께 무덤에 묻히고, 그리고 수백 수천년 후에 무덤이 발굴 되면서 다른 것은 다 가루가 되어도 보리는 다시 그대로 남아 있더라는 이야기! 진정으로 오래 산 것은 임금님일까, 황금 보리일까?

<달을 갖고 싶어하는 공주님>에서는 달이 갖고 싶어 공주님이 굴뚝에 앉아  우는 바람에 그 눈물이 굴뚝으로 떨어져 굴뚝이 새는 줄 알고 새는 굴뜩에서는 요리를 할 수 없다고 요리사가 요리를 그만 두고, 그 나라의 모든 요리사(가정 주부를 포함해서)가 파업(?) 하고... 누가 공주님을 훔쳐 갔다는 유모의 말에 은그릇 닦는 사내가 은접시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공주님도 훔쳐갔을 거라 의심을 받고, 임금님은 대장에게 체포를 명령하고, 대장은 병사들을 모으고, 집에가서 작별 인사를 하고 오라고 하고... 그러다 그러다 나라가 전쟁의 위험에까지 처하게 된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의 전개가 어떻게 그렇게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전개되고 있는지! 이 이야기에서는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라는 책이 떠올랐다. 결국 울기를 그만 둔 공주가 나타남으로써 모든 일은 제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꼬마 케이트>에서는 해 보지도 않은 많은 일들에 대한 금기를 깨트리는 케이트의 이야기가 술술 읽힌다.

<금붕어>에서는 왜 금붕어가 넓고 넓은 바다가 아닌 작은 어항에서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서쪽 숲 나라>는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꼬마 케이트>에서 처럼 어린 시절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서쪽 숲 나라는 위험하니 가지 말라 그런다. 그런 소리를 들은 아이들은 가 보지 않고 그런 소리를 되뇌는 어른이 된다. 일벌레 나라 왕자님도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임금이 된디. 가 보지 않은 곳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나 호기심 또한 있어 그 곳을 가 보려 하지만, 제대로 탐험을 하지 못하고, 신하들이 시키는 대로 다른 곳에서 공주를 찾으려 한다. 그러다 그의 왕비로 가장 가까이 있는 아름다운 하녀 셀리나에게 청혼하게 된다.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참으로 재미나게 읽혔다.

<일곱 번째 공주님>에서는 그 나라의 여왕이 되기 위해 평생 머리카락만 기르고 있는 여섯 공주와 머리카락으로부터 자유로운 일곱 번째 공주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왕비인 어머니는 왜 일곱 번째 공주의 머리를 깡똥하게 잘랐을까? 그녀가 살아 생전 누리지 못한 자유를 막내딸에게 제대로 선물하고 싶어서였을까?

<10원어치 놀이>는 10원을 주운 꼬마 아이가 펼치는 도시탐험이야기라고 하면 될까? 가슴을 졸이며 재미있게 읽었다.

<모란앵무>에서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던 걸까? 할머니의 모란 앵무 점을 본 어린 시절의 아이들은 그 점과 무관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고, 그리고 어린 시절의 그 모란앵무 점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 늙는다. 하지만, 돈이 없어 점을 볼 수 없었던 수잔 브라운은 우연찮게 모란앵무가 준 장밋빛 운명의 쪽지를 받아든다. 그리고 글자를 몰라 그 쪽지의 내용을 알 수도 없었으나 평생토록 소중히 간직하게 된다. 그 점괘의 의미도 알지 못한채로 종이쪽지를 죽을 때까지 평생토록 간직한 그녀에게 그 종이 쪽지가 가진 그 큰 의미는 무엇을 이야기 할까?

어린 시절 엘리너 파전이 누빈 그 엄청난 상상의 보물 창고가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어떻게 제대로 풀어졌을지 다른 이야기들도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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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쳐 선생과 이빨투성이 괴물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1
롭 루이스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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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1학기 국어 읽기 시간! 다섯째 마당, 감동의 메아리 (2)좋은 느낌 오래오래

공부할 문제 : 읽은 글에 대하여 생각하거나 느낀 점을 글로 쓰면, 어떤 점이 좋은지 알아봅시다.

느낌을 글로 나타내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인 편지쓰기 형식을 빌어 다음과 같은 예시글이 교과서 135쪽에 나온다.

  "소영이에게

  소영아, 나는 지난 주에 동물이 나오는 외국 동화 한 편을 재미있게 읽었어.

  이빨이 만 개나 되는 동물이 유명한 치과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의 이빨을 치료해 달라고 하였어. 의사 선생님은 그 동물이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치료해 주어야 할지 걱정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기로 하였어. 그리괴는 준비를 서둘렀어.

  며칠 뒤,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는 동물은 아주 조그만 달팽이였단다.

  나는 달팽이의 이빨이 만 개나 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 또, 치료하기 힘든 환자라도 최선을 다하는 의사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어.

  소영아, 너도 한 번 읽어 봐. 가슴이 뭉클할 거야. 책은 내가 빌려 줄게. 다 읽고 나서 네가 생각하거나 느낀 점을 들려 주었으면 좋겠어.

  소영아, 책 재미있게 읽어."

여기까지 읽고 내가 아이들에게 이 책의 제목이 <<이고쳐 선생과 이빨 투성이 괴물>>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읽진 않았지만, 그런 줄거리 정도는 어디선가 읽은 것 같아서. 그런데 아이들이 아주 강력하게 아니란다. 그 책에는 달팽이가 아닌 정말 무지무지하게 큰 괴물이 나온다고! 그 괴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 책은 아니란다. 거기다 결정적으로 자기 집에 그 책이 있는데, 그래서 자기가 읽어 봤는데, 다른 이야기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서울 가 보지 않은 놈이 뭐라 말하기 뭣해서 그냥 살짝 꼬리를 내렸다.


그런데 학교 도서관에 책 찾을 일이 있어 갔다가 이 책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책을 빌렸다. 그리고는 "우씨~" 하면서 아이들에게 달려가서는 "내 말이 맞구만, 와 틀렸다 했노?"하면서 이 책을 읽어 주었다. 읽어주기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재미있는 내용과 적당한 길이! 귀를 열고 듣고 있는 아이들이 대견해서 목 아픈 줄 모르고 열심히 읽어 주었다.


자기 집에 책이 있노라 강력하게 말하던 아이가 <<이고쳐 선생과 해골투성이 동굴>>도 가지고 와서 그것도 함께 읽었다.(전작이 더 낫다.)


실제로 원문에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으나 번역가가 이름도 참 재미있게 옮겼다.
이고쳐 선생, 동물원 사육사 우리씨, 접수원 달달 부인, 질겨요 신발 공장 사람들, 까딱까딱 모자 공장 사람들, 잡담일보의 예리한 기자-찐득이 기자-, 까탈부인 등 캐릭터의 특징을 나타내는 딱 맞는 이름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그림만 보고도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상상해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림 또한 참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만 개나 되는 이빨을 가졌으니 얼마나 굉장한 동물, 아니 괴물일까? 미리 지레 겁먹은 이고쳐 선생이 그 동물을 맞을 만반의 준비(진료실을 개조하거나 자신의 몸을 무장하거나!)를 하고 소문을 내지 않으려고 조심하지만, 달달부인에 의해 소문은 제대로 나 준다. 그리고 찐득이 기자에 의해 사건은 일어나기도 전에 적당히 부풀려지고! 트럭 뒤에 타고 있을 괴물은 모든 사람들의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사람들을 공포(?-아니 재민가?) 속에 떨게 하지만!


정작 우리씨가 들고 나타난 것은 조그만 상자~ 그로인해 느끼는 허탈감???

이후 달팽이에 관한 책을 우리 아이에게 읽어줄 때 보니 참고 자료로 달팽이는 이빨이 만 개나 된다는 글이 정말 있었다. 이러한 글을 보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텐데~ 이 뛰어난 작가는 그걸 가지고 이렇게 굉장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참 재미있는 책! 읽어보면 아이들도 후회하지 않을 정말 재미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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