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동물 관찰기 - 다윈의 안경으로 본
마크 넬리슨 지음, 최진영 옮김 / 푸른지식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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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인간이 가장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가장 솔직하고 조금은 발칙한 행동생물학" 

  생명의 역사는 너무나 오래되었고, 종의 개수도 무지하게 많다. 다윈이 진화론을 주장한 이전의 사람들은 각각의 종들은 따로따로 창조된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다윈은 인류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송두리째 뒤바꾸었다. 자연에 따라 변이 되고 세월이 지나면 다른 종으로 진화해간다는 다윈의 진화론은 그 시대 정말 충격적인 주장이었다. 그러나 인류의 진화 단계를 보고 있으면, 초기의 인간은 동물과 비슷한 형태이며, '인간은 동물이다'라는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는 듯하다.

  다윈의 '진화론'을 바탕으로 이 책은 동물의 일종인 '인간'을 관찰하고 있다. 모든 생물종 중에서 자신들이 가장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에게 발칙한 질문을 던지며,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그들의 행동을 설명하고 있다. 다윈의 안경 - 인간이 환경에 따라 다르게 적응하며 진화해 나간다는 - 을 쓰고 살펴보는 인간의 모습들은 재밌고 일상적인 주제 안에서 다뤄지면서 어렵지 않게 전달된다. 인간의 행동들. "이 모든 것은 어디에서 왔는가"의 궁금증 하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재밌게 살펴본다.

  ​몇 가지 재미있게 봤던 주제를 살펴보면, 첫째로 "왜 부자보다 유명인에게 관대할까"라는 물음이다.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의 경우 어떠한 잘못을 해도 비교적 빠르게 면죄부를 얻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돈 많은 사업가의 경우 징역살이를 해도 동정표를 얻지 못한다. 이는 오래전부터 내려온 조직 내 구성원 간의 지배관계에서 비롯된 결과인데, 돈이 많은 사업가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지배적 위치에 올랐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매의 눈으로 관찰한다. 반대로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은 항상 매체를 통해 우리 눈에 띈다. 그들은 우리에게 조금은 친근한 존재가 되어, 자연스럽게 관대한 대상이 되어간 것이다.

  두 번째로 "웃음의 진짜 정체"는 웃음과 미소의 차이를 파악한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미소와 웃음은 근원과 기능부터 다르다. "미소는 공격성에 제동을 거는 기능을 하여 인사할 때 좋은 수단이 된다. 반면 웃음은 장난을 치려는 데서 비롯했지만 한편으로 공격적 요소를 포함하므로 인사하는 수단으론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글은 한 과학 월간지 <에오스>의 개인 블로그 시스템에 기재된 글들을 한편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점점 이과와 문과의 경계가 뚜렷해지고 비전공자들에게는 과학이 너무나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접하는 과학적 지식이 반가울 뿐이다. '과학'이라는 소재이지만 가볍고 위트 있게 쓰여있어서, 각 주제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보일 때도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기 좋아하는 우리들에게는 심리학 측면과 관련해서도 도움이 될 수 있기도 하다. 일단은 글 자체에서 과학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포섭하려는 노력으로 '위트'와 '유머'를 더한 듯 보이고, 인터뷰나 상황 예시 등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과학을 전달하고 있어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마운 책이다.

 

 

 Underline                                                                                                                                               

 

 

 

  ​그녀가 말하는 마음 들여다보기는 실수와 잘못된 선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 밖에 모든 행동도 현미경 아래에 두고 살펴보라고 말한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에서 우리가 특정 행동을 하는 이유, 또는 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면 할수록 좋다. 그러고 보면 인간이야말로 가장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을 찍은 다큐멘터리가 있다면 화성인조차 그것을 보는 데 중독될 것이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우리가 그 흥미진진한 쇼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도 연기 중에는 그 장면의 재미를 못 느끼지 않는가. 강단에 선 가녀린 소녀도 어두운 강당 안의 관객만 바라볼 뿐, 부끄러워하는 자신의 귀여운 모습은 보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재차 강조하는데, 중요한 것은 그 쇼 안에서도 자신과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관찰하는 것이다. (8p)

  발걸음, 움직임, 눈 깜빡임까지 젊은 연인의 모습은 우리가 하는 사회적 행동의 기본 요소를 그대로 담고 있다. 그 표정과 몸의 움츠림, 어깨를 늘어뜨리는 모습까지 모두 사소하지만 분명한 우리의 행동 레퍼토리 중 하나이며, 이는 타인에게 공격성이 없음을 나타낸다.

  미소도 거기에 포함된다. 모르는 사람은 그 미소를 친절함의 표현으로 여기겠지만, 이는 공격 억제 신호의 첫번째 단계다. 보통 실수를 저지른 사람이 잘 웃기 마련이다. 말실수하고, 무언가를 떨어뜨리고, 지나가는 사람과 부딪힌 경우 등등. "바보짓을 저질렀네요. 죄송합니다." 라거나 "규칙을 어겼네요. 죄송합니다" 또는 "당신이 생각지도 못한 일을 저질렀네요. 죄송합니다." 라는 말로 사과할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나에게는 전혀 나쁜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 상대에게 전달되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일도 없다. (...) 그런데 우리가 합리적이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아니, 그렇지 않다. 그저 선천적으로 유전자에 새겨진 행동 시스템을 따라 행동하는 것뿐이다. (96p)

  우리는 매일 미디어를 통해 영화감독, 운동선수, 기업가들을 본다. 그래서인지 마치 그들이 우리 거실에 함께 앉아 있거나 개인적으로 아는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해주는 매체인 신문, 텔레비전, 인터넷은 우리 조상의 시대에는 절대 상상할 수 없던 존재다. 우리 조상에게 '본다'는 것은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여 만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당신은 폴란스키와 함께 모닥불 주변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이입한 과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그중 누군가를 존경하는 반면 누군가의 실패를 고소하게 여기기도 한다. 그렇다, 매우 공정하지 못한 행동이다. 하지만 우리 뇌는 아직 현대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35p)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의 변화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내 관심사는 35년 전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다윈주의와 같은 몇몇 이론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 역시 현재에 맞추어 변화했다. 그 밖에도 전체적으로 관심사가 달라지거나 완전히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다. 내가 어렸을 때는 경제학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나는 경제학 서적의 매력에 내 에너지를 온통 빼앗길까 봐 되도록 경제학 관련 서적에서 멀어지려고 노력한다. (1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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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짜툰 1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1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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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을 키우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는 부모님 때문에 그렇게 좋아했던 강아지를 키워본 적도 없었다. (그때는 나도 고양이에 관심이 없었다.) 늦둥이 동생이 태어나고 나서 동생이 워낙 동물을 좋아해서인지, 우리 집에도 동물들이 꽤나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동물들은 어떤 한정된 공간에서 나올 수 없는 것으로 한정되었다. 거북이, 잉꼬 새, 햄스터, 관찰용 곤충들 같은 것들. 그런데 철통보안의 우리 집에도 고양이가 침범한 적이 있었다. 물론 실내가 아니라, 실외의 경우다.

  

 

 

  아파트 1층이라 작은 텃밭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집에서는 가끔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는다. 꽤 오랫동안, 그리고 큰 소리로 들리는 걸 보면 마당까지 길냥이들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 소리가, 어느 날 굉장히 크게 들렸다. 밖으로 나가보니 마당 한쪽 구석에 새끼 고양이 네 마리가 있었다. 지금까지 본 고양이 중에 가장 예쁜 얼굴을 가진 고양이들이었다. 내 손바닥보다 살짝 큰 크기였다. 동물을 무지막지하게 사랑하는 동생이 키우고 싶다며 난리가 났다. 나도 딱 한 마리만 데려와서 길러보고 싶었다. 그러나 (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엄마의 말에 의하면) 다른 쪽에 어미로 보이는 고양이가 있었다고 한다. 어미가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들을 데려올 수는 없을 노릇이었다. 그리고 만약 데려온다 해도 자신은 없었다. 이런저런 장애물이 많이 떠올랐다.


 

   ​책임 지지 못할 거면, 이기적인 마음으로 데려오는 것은 안될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비어있는 집에 혼자 놔둘게 뻔했고, 제대로 된 지식으로 키워보기도 겁났다. 어찌 보면 어미가 함께 있었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지금 어떤 애완동물과 함께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외로움을 주지 않고 사랑만 주면서 잘 키워나갈 수 있을까?

 

 

  이 귀여운 만화의 작가는 고양이 네 마리를 키운다. 자유롭게 그들과 함께 산다는 게 나는 부러웠지만, 작가에게도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걸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동물을 유난히도 사랑했던 작가는 자취를 하면서, 없는 형편에도 고양이를 키우며 생활했다. 처음에는 두 마리, 그리고 또 한 마리, 또 한 마리가 어떤 우연한 기회로 작가의 곁으로 들어왔고, 그녀는 그 기회를 '일단 잡고 봤다.' 지나친 애착이라고, 주변 사람들이 만류했지만 작가의 동물 사랑은 남달랐다. 
  책 속에는 귀여운 그림과 함께 네 마리의 고양이가 작가의 집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 그리고 고양이를 싫어하고 귀찮아했던 다른 가족들이 서서히 4마리의 고양이를 가족으로 인식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와 함께 애완동물에 대한 책임과 관심에 대한 문제도 짧은 만화 속에서 이야기한다. 작가가 한 많은 경험들을 느껴보지 못했으니 모두 공감할 수는 없지만, 어떤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하는지, 그들과 함께 사는 것에 얼마나 큰 마음가짐이 필요한지도 알게 되었다. <뽀짜툰>, 고양이 체온처럼 따뜻하고, 고양이의 털처럼 기분 좋아지는 만화다. (뽀짜툰이라는 이름은 네마리의 고양이 중 형제 고양이들의 이름을 따서 붙인듯 하다.)

 

 

 

 

<뽀짜툰>은 다음 웹툰에서 연재 중입니다. 고양이들이 너무너무 귀여워요 ;)

위 그림을 누르면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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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a Dream 마틴 루서 킹 - 그래픽 평전, 2014 세종도서 선정 도서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1
아서 플라워스, 피노, 마누 치트라카르 / 푸른지식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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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나라가 떨쳐 일어나 진정한 의미의 국가 이념을 실천하리라는 꿈,

 즉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진리를 우리 모두가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미국 워싱턴에서는 "I Have a Dream"이라는 제목의 연설이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마틴 루서 킹의 평화 대행진 연설이었죠. 그는, 그 이름만으로 우리에게 자유와 감동의 상징으로 전해지고 있지요. 그는 전 세계적으로 흑인 인권 신장을 위해 힘썼습니다. 최연소 흑인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고 시민운동가의 리더였죠. 더욱이 그 피 나는 노력 속에서도, 비폭력으로 저항하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던 선구자였습니다.  

 

 

 
  ​인종차별 -인간의 가장 이기적이고도 추악한 행동 - 이 현재에 와서 아예 없어졌다고 할 수는 없겠죠. (은연중에, 혹은 마음속에 남아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이전에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과거에 흑인들은 열등한 인간으로 여겨졌고 짐승 같은 취급을 받았습니다. 죽도록 일하는 노예가 되었고, 성 노예로도 팔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들은 무조건 백인들의 말에 따라야 했죠. 그 후 1863년 남북 전쟁 당시 '노예 해방령'으로 노예제도가 법적으로 철폐되었지만, 미국의 남부 쪽에서는 아직도 심각한 인종차별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흑인들은 저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죠. 예전부터 쭉,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었죠. 게다가 그 차별에 저항하게 되면 집에서 쫓겨나고 목숨을 잃는 등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런 시대에, 마틴 루서 킹이 존재하고 있었죠. 지금의 많은 흑인들이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미국에서는 최초로 대통령직을 맡게 되는 등 흑인의 인권이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 그와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의 일대기, 감동적인 이야기를 미국의 한 구전 예술가와 인도의 예술가가 멋진 그래픽 평전으로 펴냈습니다. 독특한 느낌의 그림과 페이지마다 다양하게 변형한 글자들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인도 벵골 지역에는 '파투아 예술'이라는 것이 있는데, 화자가 그림이 그려진 스크롤을 들고 그림 속의 이미지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노래와 말로,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의 구전 예술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파투아 전통 예술'을 발전시켜 순차적으로 전달되는 이미지 속에서 한 위인의 생애를 그래픽 노블 형태로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인도의 예술가인 '마누 치트라카르', 인간에게 계급을 매기는 카스트 제도를 느끼면서 자란 그는 이 책의 많은 캐릭터들의 표정에, 자신이 보고 자란 그 감정을 불어넣었죠. 그리고 그 그림은 우연히 미국의 구전 예술가인 '아서 플라워스'를 만나 새로운 시도의 그래픽 평전으로 변신했습니다.
 

 

 

 

 

  작가들은 마틴 루서 킹의 생애 속 선택들을 숙명과도 같은 신의 뜻으로 연결합니다. 신의 뜻과 연결된 마틴 루서 킹의 생애는 묘하게 신비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물론 독특한 그림도 한몫 하지요. 물론 이러한 것들은 위인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려는 일종의 시도이지만, 마틴 루서 킹은 원래 살면서 '운명'과 같은 말들을 많이 꺼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자신이 위대한 사상의 도구가 될 수 있어서 영광이며 흑인의 영적인 힘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 모든 나라들이 더 높은 곳에 다다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흑인은 운명을 타고난 민족이라는 시선이죠. 그러한 시선은 인권 신장을 향한 모든 투쟁에서, 마틴 자신이 올곧은 믿음과 꿋꿋한 의지를 놓치지 않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구전 예술을 책으로 승화시킨 <I Have A Dream>은 우리에게 말을 걸고 가끔은 마틴 루서 킹의 행동에 말을 걸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누구보다도 파란만장한 삶을 겪으면서, 때로는 방해받고 질타 받았지만 이 세계의 '평등'을 일궈냈던 마틴 루서 킹. 그의 삶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듣는 이야기는, 국가와 인종을 넘어 어떤 사람들에게나 많은 감동을 줄 것 같습니다. 세상의 많은 위인들의 일대기를 이런 비슷한 방식으로 흥미롭게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은 교육서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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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자격 -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최효찬.이미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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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교육은 그야말로 '과잉'의 시대다. 아이들의 최종 목표인 '입시'를 위하여 많은 엄마들이 자식 교육에 매달린다. 영어 유치원, 조기 유학, 과외와 학원... 그리고  가장 큰 과잉은 부모의 '애착'이다. 부모는 자신이 이루지 못 했던 것을 아이에게 바라거나, 자신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문제가 붉어질 때마다 '열성 엄마들의 지역'에서는 몇 가지 화제가 되는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가장 최근에 본 것은 '현대판 뒤주'다. 엄마는 옷장만 한 붙박이장에 책상을 설치하고 공부하는 공간을 만든다. 그곳은 아이 하나 딱 앉을 만한 공간이다. 그리곤 문을 닫고 자물쇠를 건다. 아이는 그 속에서 엄마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시간 동안 오로지 공부 만을 위해 갇혀있는 것이다. 심하게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부모들의 자식 교육은 일단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기본이지만, 그 기본적인 질문마저 꺼낼 수 없을 정도로 나쁘게 변질되어 가는 교육의 모습에 '정말 부모 맞나?'하는 물음까지 던지게 된다.

 

  많은 부모들이 이렇게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그렇게 아이를 닦달하기 원하지 않는 부모들도 덩달아 흔들리게 된다. '내 아이도 저런 학원에 보내야 되지 않을까', '사교육에 돈을 더 투자해야 되지 않을까'하고 고민한다. 그리고 그 고민들을 해결해줄 사교육 기관들은 서로 경쟁한다. 경쟁하고 경쟁해서 보다 더 좋은 교육을 위해 힘쓴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은 학교보다도 더욱 활성화되고 재미난 교육을 제공하는 학원을 더 선호하기 시작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교육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부모들이다. 사교육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부모들은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포기하게 된다. 점점 부모들의 지원을 강하게 받는 아이들만 공부에 매달리게 된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자연적으로 명문고나 특목고를 바라보기 시작하고, (그리고 그 입시에는 역시 돈이 따른다.) 일반고는 '슬럼화'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사회 속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이 책에서는 사회와 가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절제, 욕심, 냉정, 긍정'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자식에게 환상을 적용하지 않고 아이의 홀로서기를 지원하고, 무조건 포용하려 들지 않고 살짝 부족하게 키우는 것, 가끔은 냉정해야 하고 긍정 마인드를 가져야 된다는 것. 아이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고 부모가 원하는 공부가 아닌,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게끔 도와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쉬워 보이는 해결책이지만, 생각보다 그것을 따르기는 어렵다. 부모의 바람과 욕심이 자신도 모르게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는 '스스로 선택한 것'은 절대 붙잡고 놓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몹쓸 사회지만 거부할 수 없는 이런 사회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들이 사회에 눈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자식을 깊게 바라보는 것이다. 이 책의 기본 논지도 바로 그것이다. 아이들에게 눈을 돌리고,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여 잘하는 것과 관심 있는 것을 꿈으로 만들어가게끔 도와주는 것. 만약 높은 성적과 공부를 아이가 원한다면 능력껏 끌어줘야 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 이것저것 아이에게 적용시켜보는 것은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아이들에게는 각자의 성향이 있다. 무조건 닦달한다고 모두가 달라지지도 않고, 무조건 공부를 시킨다고 다 잘하지는 않는다. 모든 아이들이 똑같지 않듯이, 그들의 꿈도 다르다. 이제는 아이를 밀어주면서 성장하는 것 대신에, 아이에게 집중하면서 함께 걷는 성장이 필요한 듯하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인생도 이제는 '돈이 있어야 가능한' 세상이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란 책을 썼지만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물론 경제력이 있는 집안의 아이들이 유학을 가서 방탕과 향락에 빠져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그래도 돈이 있는 집 아이들은 한국에서 안 되면 미국 등 외국에 가서 또 한 번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말하자면 '가진 자'들의 '패화 부활전'이라고 할까. 이런 경우를 보면 자식교육에도 돈의 위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49p)

 

  그러고 보면 부모란 죽을 때까지 자식을 걱정하는 존재가 아닐까. 아무리 잘해 주어도 별로 칭찬받지 못하는 존재 말이다. 전 교사는 아직 늦둥이 아들 교육이 남아 있다. 그는 두 딸을 키우면서 긴 터널을 통과한 느낌이라면서 늦둥이 아들을 키우는 데는 이제 베테랑처럼 여유를 가지고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탈무드에 나오는 이 말처럼 언젠가 자녀를 키우면서 겪는 이 모든 일들은 다 지나가고 부부만 덩그러니 남게 될 것이다. 그래도 자식을 키울 때가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고 보람 있는 시절이라고 한다. 살아본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140p)

 

  주역에 '직방대(直方大)'라는 말이 있다. 자연히, 스스로, 본능적으로 아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삶은 기본적으로 누가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고, 태어나면서 누구나 삶을 위한 준비가 저절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따로 익히지 않아도 특별히 불리할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우리 동네 김밥집 아주머니의 말은 주역의 이 말과 통하는 것 같다. 그는 힘든 세월을 통해 엄마가 욕심을 버리고 아이의 마음을 잘 다독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래서 자녀로 인해 마음고생 하는 엄마들에게도 이런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한다. "아이마다 자기 몫의 인생이 있답니다." 자식농사는 부모가 필사적으로 달려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네 인생처럼 말이다. (147p)

 

  우리나라 엄마들 대부분은 자기계발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자녀교육에 전념한다. 그것이 자녀를 위해 엄마가 해야 할 일이라고 여긴다. 그러자면 엄마는 마치 기숙사의 '사감'과 같은 얼굴을 자녀에게 보이게 된다. 엄마와 자녀와의 관계는 늘 학생과 사감처럼 긴장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 (...) 자녀도 꿈을 키워주고 이끄는 역할 모델이 필요하지만, 어머니도 자녀교육의 역할 모델이 필요하다. (182p)

 

  꿈을 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성향에 맞춰 꿈의 '상수'를 정해 놓는 게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꿈의 상수는 '변화'였다. 매일 똑같은 일이 아니라 매일 변화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직업을 신문기자로 선택한 것은 매일 새로운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꿈의 상수는 재능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변화'였는데 이런 상수들에는 도전, 모험, 봉사, 헌신, 사랑, 명예, 권력, 실용, 평화 등등 수많은 키워드가 있다. 자신의 성향에 맞춰 하나 또는 두 개 정도 정하면 된다. 그리고 의사나 변호사, 엔지니어, 기자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즉 직업은 꿈의 '변수'에 해당한다. 하고 싶은 일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1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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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식당의 비밀 - 마흔 사장이 꼭 알아야 할
조환묵 지음 / 새로운제안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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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짧아지는 은퇴시기와 대규모의 취업 경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눈을 돌리는 곳은 '창업'이다. 그중 가장 많이 도전하는 분야가 '식당(음식점) 창업'이다. '먹는 것'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인데다가, 비교적 간편하게 창업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수의 신생 음식점은, 생겨나는 수만큼 폐업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음식점 과잉이다. 맛집은 수두룩하고 제대로 된 정보까지 찾기 힘들 지경이 되었다. 돌아보면 생겨나고, 없어지고를 반복하는 음식점들. 은퇴 후에 식당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가? 아니면 새로운 사업으로 식당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가? 식당 창업은, 생각보다 이것저것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 까다로운 사업이라는 것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3개월 ~1년의 짧은 계획기간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곤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식당 창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조언을 건넨다. 창업 준비와 창업과정, 경영까지, 창업자가 알아야 할 것들을 제공한다. 책을 읽다 보면 어려운 경영정보보다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조언들이 많다. 가장 중요하게 건네는 말은 '마음가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식당 창업을 시작하면서 조급함부터 앞서는 모습을 보인다. 장기적으로 보지 못하고 일희일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순간의 선택과 순간의 실수가 많은 것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 이 직종이다.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식당의 성공 비결로, 저자는 튼튼한 몸과 따뜻한 마음, 차가운 머리, 이 세 가지를 꼽는다. 육체노동과 감정노동이 합쳐진 식당 일은 절대 얕보지 못할 힘든 자리다. 소비자의 까다로운 눈에도 따뜻한 마음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차가운 머리는 학력과 전공에 관련이 없으며,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지식인 '형식지'와 삶과 연륜에서 얻어지는 '암묵지'가 어우러져야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인 많은 40~50대들이 지금,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어려워진 경기에, 집에서 가사를 하던 주부들도 요리를 특기 삼아 음식점 창업을 꿈꾸고 있다. 이제 식당 창업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본적으로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 자신의 바른 자세와 마음, 그리고 자신만의 특별한 비법이 필요하다.

 "식당은 디테일 경영"이라고 한다. 기본적이고 사소한 일부터, 큰일까지 돌봐야 하는 경영. 어렵고 힘들지만, 빠져나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물론 주어질 것이다. 이 책은 식당 창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객관적인 조언과 함께 섣부른 창업을 경고하는 동시에, 식당 창업을 꿈꾸는 많은 이들을 독려하고 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없는 식당 창업" 그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오래 전 어느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잘하는 일은 직업으로 하고, 하고 싶은 일은 취미로 해라."

  그러나 최근 자기계발서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어떤 책에서는 이렇게 얘기한다.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해라."

  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도 있고,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도 있다. 기왕이면 후자의 인생이 더 행복하고, 더 좋은 성과가 있고, 더 많은 자기실현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누구나 후자의 인생이 제1의 인생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외식업은 제1의 인생으로 삼아야 할 직업이다. (40p)

 

 

  식당 창업 전에는 한 가지 노동에 충실해서 좋은 성과를 내면 인정받았던 직장인이었지만 식당 사장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식당 사장이 해야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식당 사장은 그 많은 일들을 잘해내야 한다. 온종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육체노동'도 거뜬히 이겨내야 하고, 항상 웃으면서 고객을 맞이하는 '감정노동'에도 익숙해야 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노하우를 터득하는 '지식 노동'에도 능력을 발휘하는, 그야말로 만능이어야 한다. (53p)

 

 

  지식이란 사람들의 심성이나 삶 속에 깊숙이 녹아 있어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만큼 얻기도 어렵다. 형식지와 암묵지의 두 가지 지식이 한데 어우러져야 온전한 지식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삶의 지혜가 더해지면 어떤 혼란과 위기가 닥쳐와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다. (61p)

 

 

  "눈으로 배우지 마. 눈으로 배운 것은 반드시 한계가 있어. 스스로 움직여서 알아내고 이해해야 해. 그리고 네 마음의 눈으로 보는 거야. 네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지만, 깨닫지 못한 그것을 찾아야 해." (...) 사람들은 이미 식당에 대해 많은 상식이 있다. 음식이 맛있어야 하고, 친절해야 하며, 깨끗해야 하고, 게다가 가격마저 저렴하다면 최고라고 다들 입 모아 얘기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나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는다. (2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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