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일이 지나고 또 일요일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멍하다.
실은,
지난 일주일 서울에 다녀왔었다.
서울은 늘
거대 했고,
복잡 했고,
화려 했고,
활기차 보였고,
바빠 보였다.
혼잡함 속에 속해 있다 조용한 우리 동네에 속하니 이제 안심이 되기도 하고,아쉽기도 하다.
혼자서 아이들 셋을 데리고 여행을 다녀올 수있을까?걱정했던 것에 반해 정말 하루도 쉬지 않고 이곳 저곳을 쉼 없이 걸어다니며 구경하고 놀았더니 늘 다리가 아팠다.그래도 즐거웠다.
일주일동안 삼 시 세끼에서 놓여난 것도 은근 커다란 기쁨이었다.(우리 시누이가 고생이 많았지만ㅜ)
그래서 지금 느끼고 있는 아쉬움이 큰 탓일 수도?^^
서울에 가면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다.
가보고 싶은 곳은 서울 도서관이었다.
우리동네 도서관을 오르내리다보면 문득 서울에 있는 커다란 도서관이 궁금했었고,책 읽는 서울 사람들의 모습 또한 궁금했다.(참 별나기도 하지?)
막상 가본 서울 도서관은 전시관을 겸하고 있어 도서관의 개념을 깨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지만 열람실이 생각보다 좁아 또 놀랐다.
텔레비젼에서 자주 본 실내계단이 있는 열람실이 늘 눈에 아른거렸었는데 화면에서 본 것보다 훨씬 규모가 작았다.너무 기대가 컸던 탓인지도 모르겠으나 아이들과 앉아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왠지 가슴이 뭉클!!
아이들은 각자 만화책과 동화책을 읽고 나는 책 한 권 잡고 읽는척 하면서 열심히 사람구경?을 했다.
그리고 만나고 싶었던 사람은 몇몇의 알라디너였다.
알라디너들과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정식적으로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눈 것은 생전처음이었던지라 내딴엔 긴장 아닌 긴장을 좀 했었던 것같다.
늘 따듯하게 안부를 물어봐 주시고 다독여주신 기억님께 만나자고 내가 먼저 연락을 드렸었고 기억님은 덥석 그러자고 하셨다.
그리고 희망님과 아영맘님과 함께 만났다.
망설임 없이 시간을 내주시어 맛난 점심까지 사주시니 참 몸둘바를 몰랐다.
오랜시간 알고 지낸 분들이라 처음에는 어색했었지만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곧 편안했다.
물이 유유히 흐르듯 부드러운 서울 말을 쓰는 그녀들의 목소리가 참 예뻤다.(물론 얼굴도 다들 미인이셨다)
꼬마같던 시절이 엊그제 같더니 아영이를 비롯한 아이들은 자라서 대학생이 되었고,고등학생이 되었단다.
각자 아이들의 이야기,물만두님이 쓰신 페이퍼는 오픈해서 그분을 더욱더 오랫동안 기억하여 추리물이 많이 읽혔음 좋겠다는 이야기,그림책이나 아이들책 이야기가 적어 아쉽다는 이야기등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들을 되짚어보기도 했다.
`책`이란 단어 하나로 10년을 넘는 시간동안 `관계`를 유지하며 오랜시간동안 `소통`할 수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고 놀라웠다.
세월이 지났음에도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세 분이 어떤 삶을 살아왔었는지 짐작할 수가 있었고 나 또한 본받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만남을 뒤로 하고 나니 몇몇 분들이 더 생각이 났었고 야나문님의 카페도 가보고 싶었지만 차마 늦은 시간까지 있다가 시누이집에 들어갔다간 쫓겨날까봐 많이(?) 참았다.^^
용기를 냈더니 추운 날씨에도 가슴이 따듯했다.
이 용기가 미움받을 용기인지,나 자신을 위한 용기인지는 모르겠으나 한 번씩 용기를 낼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