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베 이야기 - 오이디프스 신화를 중세적으로 재해석한 이야기

오이디푸스 [Oidipous]

'퉁퉁 부은 발'이라는 뜻이다. 테베의 왕 라이오스와 왕비 이오카스테(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는 에피카스테)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라이오스는 이 아들이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범한다”는 신탁(神託)을 받았었기 때문에, 그가 태어나자 복사뼈에 쇠못을 박아서 키타이론의 산중에 내다 버렸다. 아이는 이웃나라 코린토스의 목동이 주워다 길러 코린토스의 왕자로 자란다. 청년이 된 왕자는 자기의 뿌리를 알고자 델포이에서 신탁을 받았는데, 그것이 앞의 내용과 같은 것이었다. 그는 이를 피하려고 방랑하다가 테베에 이르는 좁은 길에서 한 노인을 만나 사소한 시비 끝에 그를 죽이고 말았다. 그 노인이 곧 자기의 부친인 것을 모르고 죽인 것이다. 당시 테베에는 스핑크스라는 괴물이 나타나 수수께끼를 내어 풀지 못하는 사람을 잡아먹고 있었다. 여왕은 이 괴물을 죽이는 자에게 왕위는 물론, 자기 자신까지도 바치겠다고 약속한다.
그때 오이디푸스가 수수께끼를 풀어 스핑크스를 죽인 후 왕위에 올랐고, 모친인 줄도 모르고 왕비를 아내로 삼았다. 둘 사이에는 네 자녀가 태어났는데, 왕가의 불륜이 사단이 되어 테베에 나쁜 병이 나돈다. 오이디푸스는 그 원인이 자기 자신임을 알자 두 눈을 뽑아내고 방랑의 길을 떠나 코로노스의 성림(聖林)에서 죽었다. 여왕도 자살하고 나머지 자녀들도 왕위를 둘러싼 골육상쟁으로 모두 죽고 말았다. 시인 소포클레스는 이 전설을 비극 3부곡 《오이디푸스왕》에서 다루었는데 이 이야기가 소포클레스의 비극으로 정착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흘렀으리라 생각된다. 신화 학자들은 이 근저에는 하나의 농경 제식에서 발단된 신화가 있다고 본다. 그 설명에 따르면 오이디푸스는 해의 신이고 이오카스테는 땅의 신이다. 해의 신은 해마다 땅의 아들로 태어나 묵은 해인 아버지를 배척하고 어머니를 갈고 일구는 지아비가 된다. 또 프로이트를 비롯한 정신분석학자에 따르면, 이것은 유아의 어머니에 대한 독점애의 공상적 실현, 즉 아버지에게 반항하여 그를 배척하고 어머니를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욕망(오이디푸스콤플렉스)에서 비롯된 이야기라고 말한다.

 1. 국내 학자에 의해 히포크라테스의 생애와 사상이 복원되다
고대 의학 연구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오랫동안 고독하게 히포크라테스 연구에 전념해온 학자 반덕진 선생! ‘오직 저술로만 말한다’는 신념을 갖고 홀로 20여 년 동안 히포크라테스와 나눈 우정의 기록인 《히포크라테스의 발견》이 발간되었다. 이 책은 연재물이나 논문 모음집이 아니라 오랜 구상과 집필 계획에 의해 나온 것으로 그의 깊이 있고 집요한 히포크라테스 연구의 첫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그의 작품으로 인해 ‘미지의 세계’인 히포크라테스의 생애와 사상이 복원되었으며, 이제 우리도 히포크라테스 정본을 갖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약 2500년 동안 서양 지성사와 과학사의 한 축을 담당해온 히포크라테스 사상은 21세기에도 여전히 담론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대에 오면서 과학적 의학의 무기 앞에 히포크라테스가 가진 의학적 왕홀(王笏)은 부러졌지만 결코 의심받은 적 없는 그의 ‘인문주의적 정신’과 ‘통합적 사유방식’은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신선한 영감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2. 그리스의 학문과 예술을 아우르는 종합교양서
《히포크라테스의 발견》은 그리스 문화와 예술을 아우르는 종합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히포크라테스 전집》과 철학서, 역사서, 서사시, 비극 등 그리스의 다양한 사료를 재구성하여 신비한 인물로 비치던 히포크라테스를 책 속에 살아 있는 실존 인물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재현하려면 대상을 보여주어야 하고, 보여진 대상을 잘 묘사해야만 한다. 저자는 20여 년 동안 모아온 그림들과 여러 문헌들을 살피면서 알게 된 지적 체험들을 상세하게 주석으로 묘사했다. 인문학자들과 그리스 문화 애호가들(Hellenists)들을 위해 전거주석을 충실히 달라보니, 약 1천개의 주석이 붙은 책이 되었다.
이 책은 《히포크라테스 전집》과 《전기》, 철학서, 역사서, 서사시, 비극 등 그리스의 방대한 사료와 로마의 고전을 바탕으로 의학 혁명가로서의 히포크라테스 상과 고전기 그리스의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시킨다. 특히 히포크라테스 사유의 혁명성, 즉 서양적 사유의 히포크라테스적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합리주의, 자연주의, 인본주의를 재검토하면서 그 현재적 의미를 살피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
아들 폴리네이케스를 포함한 7명의 장군들이 조국인 테베를 공격했던 전설을 담은 ≪테베 이야기(Thebais)≫

 서양 철학의 근간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플라톤의 사상은 알고 보면 독배를 마시고 죽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삶을 추적하고, 복원하고, 복권시키는 과정을 통해 열매를 맺었다. 이 소설은 소크라테스가 죽던 해 스물아홉 살 청년이었던 플라톤이 스승의 죽음 앞에서 당혹스러워하고, 스승의 삶과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해 좌절하는 모습부터 시작해 치열한 통과 의례를 치른 후 저 유명한[대화편]을 집필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고 깊은 문장으로 그려나간 작품이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들던 날 아팠고-그래서 그의 곁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또 병이 나버린 플라톤은 메가라에서 소크라테스의 다른 친구, 제자들과 만난다. 그토록 존경하던 스승의 최후가 어떠했는지, 마지막 남긴 말은 무엇이었는지를 그들에게 묻는다. 그러나 말은 각자 다르고 서로 어긋나기까지 한다. 후계자 들 사이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듯했다. 플라톤은 어린 노예 멜레지아스와 함께 외딴 동굴에 들어가 지내기로 결심을 한다. 혹시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플라톤은, 아마, 아팠던 것 같다. 조심스럽고 수수께끼 같은(왜냐하면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그 유명한 [파이돈]에서 그 말을 하고 있는 이는 바로 플라톤 자신이므로) 이 문장의 좁은 틈새를 통해서 클로드 퓌자드 르노는 플라톤이 이룩한 세계의 이면으로 파고 들어갔다. 그녀는 철학이 말과 지성과 욕망의 생생하고 순간적인 교류 안에서 생성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하여 소크라테스-플라톤이라는 기묘한 이인한몸 에 대한 우리의 생각(기껏해야 교과서적이라고 평할 수 있는)을 새롭게 만들어준다.소크라테스-플라톤 한 쌍은 마침내 조금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되찾고……. 그러나 이 책이 소설임을, 그리고 책 속의 그들은 아직 유명해지기 전의 사람들임을 잊지 말자. 그들은 나날의 고민과 기쁨에 내맡겨진 채 때로는 침울하고 때로는 환하게, 기호와 상징들로 가득 찬 하루하루를 지내는 사람들일 뿐이다. 책을 읽다보면 고대라고 불리는 그들의 그리스가 우리에게 얼마나 가깝게 느껴지는지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 테베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예언가로서 일설에는 너무나 오래 살아서 눈이 멀게 되었다고도 하는데

 복잡다단한 신들의 세계를 보면서 인간를 이해한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청소년들의 필독서였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때나 지금이나 완전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내용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신들의 관계나 제대로 발음하기도 힘든 이름과 지명을 기억하려 애쓰다 보면 내용을 놓쳐 버리기 일쑤이다. 전 세계인들이 모두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정도는 읽어줘야 교양 있는 사람이라는 근거 없는 강박 관념 때문에 여러 번 도전해 보지만 성공한 적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이렇게 지겹도록 계속해서 필독서 리스트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는 현대의 사회와 인간의 모습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신은 인간을 확대시킨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신들의 이야기는 인간의 보잘것없는 모습을 아우르고 인류의 역사를 포함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 문화를 서구 문명의 뿌리로서 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빛나는 유산으로 스스럼없이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살고 있는 현실의 세계는 늘 모순과 갈등, 탐욕과 다툼으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은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세계의 모습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과 과학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과 과학의 발전과는 달리 인간의 삶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은 나날이 황폐해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미하엘 쾰마이어는 이 문제의 해결점을 고대 신화 속에서, 전설의 시대 속에서 구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복잡다단한 신들의 세계를 보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정신문화의 풍요로움을 이루는 기본이며, 정신의 풍요로움은 삭막한 현실을 바꾸는 근간이 된다. 여기서 우리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 번쯤 읽어야 할 이유가 설득력을 얻는 것이다.
<미하엘 쾰마이어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화의 복잡함 대신 확실히 기억에 남을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줌으로써 신화를 현대에 적용하기가 훨씬 쉽다. 독일 최고의 신화 작가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복잡한 신화 중에서도 현재에도 많이 회자되는 18가지 이야기를 골라 독자에게 풀어 놓고 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교양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자신의 인생을 꾸려가는 데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
그리스 신화에는 양축을 이루는 두 가지 전설권이 있는데 테베 이야기가 그 하나이고, 나머지 하나는 이번 장에서 다룰 미노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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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잊혀진 신화

황금사과를 놓고 헤라-아프로디테(비너스)-아테나의 각축이 벌어지자 심판관으로 나선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최종적으로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준다. 그 대가로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 인인 헬레네를 파리스에게 선사한다. 그러나 헬레네는 이미 결혼한 몸. 더욱이 그녀는 스파르타의 왕비였다. 아내를 빼앗겨 분노에 찬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와 그의 형 아가멤논은 트로이 원정길에 오른 다. 이상이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전쟁 발발의 원인이다.

 값비싼 사치품, 철저한 나르시시즘의 반영, 그래서 악마적인 것으로 낙인 찍힌 세월. 그 거울의 역사를 조명한다. 서양사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다는 점은 좀 아쉽지만,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의 모습까지 돌아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는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거울이 어떻게 사치품에서 필수품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지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객관적 서술부터 거울의 반사성과 분신의 의미를 파헤쳐 가는 철학적 사색까지 기대할 수 있는 책.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 부분은 한마디로 거울의 역사, 다시 말해 거울을 만드는 기술의 역사와 이것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확산되어 갔는가하는 거울의 사회사이다. 두 번째 부분은 거울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들을 다룬다. 다시 말해 인간 존재와 거울의 갈등 관계를 탐구하고, 오랜 세월을 거친 선악의 문제, 그리고 자화상과 고백의 문제 등에서 거울이 차지한 다양한 관계들, 즉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이며 도덕적인 관계를 탐구한다. 

  트로이의 전설과 거기에 나오는 영웅들 - 아킬레우스, 헥토르, 파리스, 그리고 전설 속의 미녀 헬레네 등 - 은 3000년 동안이나 인류의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왔다. 『트로이, 잊혀진 신화』에서 마이클 우드는 신화와 추론을 거친 고고학적 모험을 통해, 청동기 시대에서부터 구전되어온 이야기와 전설 속 고대 트로이의 재물과 존재의 흔적들에 숨을 불어넣었다. 이 매혹적인 이야기는 왜 트로이의 전설이 서구 문화의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해지는지, 어떻게 그것이 인류 역사의 한 전형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마이클 우드의 학자다운 정확한 조사는 에계 문명과 미노아 문명 사이에 존재하는 인류 문명의 연속성과 발전에 대한 놀랄 만한 증거를 찾아낸다. 끊임없는 재건축, 인간들이 저지른 파괴, 지진, 그리고 유기가 낳은 50피트 정도의 표적층인 트로이의 언덕은 새로운 종족들과 문명들의 시작과 끝을 내포하고 있다.
새로 쓴 서문과 1985년 초판에는 없었던 마지막 장, 그리고 추가된 참고문헌은 마이클 우드가 현재까지의 고고학과 문학, 역사적 기록들을 폭넓게 연구한 결과물이다. 모스크바에서 재발견된 이른바 헬레네의 보석이라고 알려진 유물과 1988년에 시작된 트로이의 발굴 성과에 관해서 훌륭한 도판들을 곁들여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고고학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발견을 새롭게 조명해준다.

 세 차례 뉴베리 상에 빛나는 작가 콜럼이 아이들을 위해 새로 쓴 호메로스의 영웅 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를 함께 읽는다
서양 문학 최고의 영웅 서사시로 일컬어지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를 한권에 새로 엮은 <크로이 전쟁>이 '비룡소 클래식' 여덟 번째 타이틀로 출간 되었다. 20세기 초 아일랜드 문예부흥운동을 일으킨 시인이자, 1921, 1925, 1933년에 걸쳐 세 차례나 뉴베리 명예상을 받기도 한 아동문학과 패드라익 콜럼(19881~1972)이 1918년에 발표한 작품,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를 비롯한 영웅들이 등장하는 그리스와 트로이 간의 전쟁을 그린 <일리아드>가 책의 앞 부분 1부에 펼쳐지고,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를 무너뜨린 뒤 고향 그리스의 이타카로 돌아가는 길에 겪는 오디세우스의 방랑과 모험을 다룬 <오디세이아>가 2부에 펼쳐진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함께 서양 문화의 바탕이 되는 고전중에 고전, 친구의 죽음을 갚아주기 위해 자신의 죽을 운명도 마다하지 않는 영웅 아킬레우스, 마음 속 두려움을 극복하고 신의 아들 아킬레우스와 맞서는 고귀한 명장 헥토르, 거지 차림으로 아들을 죽인 자를 홀로 가서 무릎을 끓고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주검을 내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트로이의 늙은 왕 프리아모스, 고향으로 돌아가기 우해 수많은 시련과 유혹을 오직 용기와 기지로 이겨 내는 오디세우스와 같은 영웅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해관계에 따라 그리스와 트로이 양쪽으로 나뉘어 편을 드는 신들의 이약가지, 탐요가 우정, 질주, 용기, 간사함 등 인간 세상의 희로애락이 함축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작가 콜럼은 호메로스 이야기의 이러한 핵심을 잘 담아내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엮었다. 단순히 1,2부로 나누어 긴 사시를 시간의 흐름대로 요약하는 대신, 호메로스의 두 이야기에 모두 나오는 오디세우스가 귀향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중간에 메넬라오스, 헬레네 등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트로이 전쟁 이야기가 펼쳐지는 액자식 구성은 책 읽는 재미를 돋운다
한권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호메로스의 두 이야기
콜럼의 <트로이 전쟁>은 트로이 전쟁 이야기부터 푸는 대신, <오디세이아>에서 시작한다 호메로스의 원작 <오디세이아>와 마찬가지로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네타 여신의 권유에 따라 아버지의 소식을 찾아 여행하는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텔레마코스는 여행중에 트로이 원정에 참여했던 두 영웅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만난다. 여기서 콜럼은 텔레마코스가 아버지의 동료였던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와 그의 부인 헬레네에게서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으로 설정해 놓았다. 다시 말해서 독자는 전쟁에 참가했던 영웅 메넬라오스와 전재으이 씨앗이었던 미녀 헬레네의 입을 통해 <일리아드>를 듣게 되는 것. 트로이 성문 밖에 있던 사람 (메넬라오스)과 안에 있던 사람 (헬레네)의 이야기를 둘다 듣게 되는 셈이기도 하다. 콜럼은 이렇게 묘하게 <일리아드>를 끼워 넣은 다음에 2부에서 다시 <오디세이아>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메넬라오스가 해주는 이야기, 헬레네가 해주는 이야기, 오디세우스가 해주는 이야기, 에우마이오스가 해주는 등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에 많이 등장하여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마치 옛이야기를 듣는 듯이 영웅들과 신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런 점들 때문에 콜럼의 <트로이 전쟁>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약간 두껍게 요약해 놓은 책들과는 다르다. 이 유명한 이야기의 대강의 줄거리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은 그 줄거리를 다 꿰고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독특하게 재구성되었다.

 호메로스의 장편 서사시 일리아드를 읽기 쉽게 다시 썼다. 유럽 문학의 효시라 할 일리아드에서 호머는 세속적 행복의 조건이라 할 권력과 부와 사랑이 얼마나 덧없고 허망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피비린내 나는 싸움과 영웅들의 대결이 펼쳐지지만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의 우정, 아킬레우스와 그 친구들의 고뇌와 격정, 헥토르의 아내와 작별, 아들의 시체를 돌려받고자 하는 트리아모스 왕의 애절한 심정 등 인간적인 정감이 풍부하게 번득인다. 감탄을 자아낼만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이 책 『고고학자 슐리만, 150년 전 청일을 가다』는 트로이 유적을 발굴한 고고학자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하인리히 슐리만의 처녀작이다. 세계적인 대상인이 된 그는 1863년 41세 오랜 꿈이었던 트로이 발굴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경제 활동을 중단하고 1865년 3월 세계여행을 하기로 한다. 그 여행 중 청나라와 일본을 40여 일과 한 달간 머무는데 이 책은 그 때 본 청나라와 일본을 기록하고 쓴 기행문이다. 슐리만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유서를 남겨두었던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시 급변하는 정치 사회 상황에서 서양인이 개인 자격으로 동양을 여행한다는 것은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당시 청나라는 아편전쟁 이후 난징조약, 톈진조약, 베이징조약 등의 불평등조약을 맺으며 사회가 급변하고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일본 역시 1852년 함대를 몰고 온 페리 사령관의 강요 아래 쇄국정책을 버리고 일본 정부의 간섭 없는 자유무역과 일본 무역항의 개항을 허가해준 상태였다. 두 나라 모두 서구의 외압 아래 근대화의 바람을 거세게 맞고 있었지만 사회 부패가 극에 달하고 결국 청왕조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중국과 달리 일본은 서구 근대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메이지 유신으로 이행하기 전에 놓인 전환기 사회 특유의 생동감을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동시대의 일본과 중국의 모습을 비교해봄으로써, 뒷날 벌어질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게 되는 징후들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나라의 서로 다른 모습들은 제3자의 시선을 통해 더욱 극명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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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Arthur)왕은 6세기경 영국의 전설적 인물이며 켈트 민족에 속하는 영웅이다.

브리튼 지방을 소재로 한 일련의 중세 로맨스에서 원탁의 기사들을 다스리는 왕으로 나온다. 이러한 전설들이 어떻게,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그리고 그가 역사상의 실제 인물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서가 역사상의 인물로서 웨일스인들을 이끌어 템스 강 중류에서 전진해오는 서부 색슨족에게 저항했다는 가설은 2명의 초기 연대기작가인 길다스와 넨니우스의 주장을 합친 자료와 10세기 후반의 <웨일스 연대기 Annales Cambriae>에 근거를 두고 있다.

9세기 넨니우스의 <브리튼 역사 Historia Britonum>에 따르면, 아서는 색슨족에 저항해서 12번의 전쟁을 치렀으며 몬스 바도니쿠스에서 가장 큰 승리를 거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작품에 나오는 아서에 대한 기록은 출전이 불확실하고 아마도 시(詩) 작품에서 옮긴 것으로 보인다.

'아서왕 이야기'는 켈트족의 다양한 신화와 전설에 기독교 전승까지 덧씌워진 것으로, 여러 중세 작가 특히 프랑스 출신의 작가들이 아서의 출생에 대한 일화, 기사들이 벌이는 모험, 왕비인 귀네비어와 기사인 랜슬롯 경의 불륜의 사랑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한 뒤 아리마태아의 요셉에게 주었다는 성배 탐색, 귀네비어와 랜슬롯의 불륜의 사랑 때문에 결국 기사들 사이의 우정은 깨지고 아서는 죽으며 왕국도 파멸을 맞는다.

아서와 그의 왕실에 관한 이야기는 11세기 전에 웨일스 지방에서 큰 인기가 있었다. 이 이야기가 유럽에서도 유명해진 것은 12세기의 수도사 몬머스의 제프리가 라틴어로 <브리튼 왕 열전 Historia regum Britanniae>(1135~39)을 쓰면서부터였다.

이 이야기는 동부 프랑스에서 로마군을 무찌르고 영광스럽게 개선했으나 조카 모드레드가 이끄는 반란군과 싸워 치명상을 입은 한 왕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12세기말 켈트족 이야기에서 소재를 빌려온 크레티앵 드 트루아는 5편의 로맨스에서 아서를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통치자로 설정하고, 또 아서 왕의 전설에 성배를 찾는 내용을 덧붙였다. 13세기 산문형식의 로맨스가 다루기 시작한 2가지 주제는 성배를 차지하는 일과 랜슬롯과 귀네비어의 사랑이다.

한편 영국에서는 15세기에 토머스 맬러리는 사라져 가는 중세적 질서에 대한 애석함을 느끼고 아서왕 전설을 집대성해 산문으로 기록한 <아서왕의 죽음>(1485)을 출판하였는데, 이것은 영국 최초의 산문소설이라는 점에서, 중세문화의 아름다운 영상을 후대의 문인들 가슴에 소생시켰다는 점에서도, 영문학사상에 불후의 명성을 남기고 있다.

아서왕 전설은 이후 만화, 동화, 소설, 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도 많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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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3-19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읽었나요? 한번 읽고 싶긴한데...

물만두 2006-03-19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전은 안 읽어요~
 

 일상의 소재를 가지고 인류 문명의 역사까지 두루 설명한『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연필』등의 저작을 선보여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한 작가 헨리 페트로스키가 이번에는 그 관심을 '서가'로 옮겼다. 미국의 대학도서관들과 공립도서관, 중세의 희귀본들을 소장하고 있는 영국의 도서관까지 샅샅히 훑어 책들이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이 어떠한 연유에서였는지를 밝히고 있다. 인간이 책을 대접하게 된 흥미로운 일화를 바탕으로 풍부한 삽화와 치밀함이 담긴 설명이 재미를 더한다. 부록 "서가의 책 정리"는 책정리의 고민을 해결해 준다.책이 지금처럼 네모라는 형태를 가지게 된 것은 책꽂이라는 동반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저자는 고대의 두루마리가 코덱스가 되고, 코덱스가 현재의 책이 되는 과정을 더듬으면서, 우리가 지금 책장에 책을 꽂는 보관 방식은 수천년에 걸쳐 서서히 진화된 것임을 밝혀낸다. 책에 제목을 붙이고, 책을 세워서 꽂는다는 아주 당연해 보이는 일들이 사실은 오랜 세월 동안 새로운 혁명을 거쳐 이루어진 업적이다. 책등이 밖으로 보이게 하는 데 1200년이 걸려는가 하면 책장이 벽이라는 공간으로 가는 데 무려 천 년이 걸렸다. 저자의 주장처럼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보게 되면서 우리는 새로운 사실에 눈을 뜨게 된다.
저자는 우리를 구텐베르크 이전의 세계로 데려간다. 그때는 책이 너무 귀해 독서대에 사슬로 묶어 놓았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중세의 수도사들이 책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당시는 책이 없어지면 다시 채울 수 없는 막중한 귀중품이었기 때문에 사슬로 묶어 두거나 튼튼한 궤에 넣어 자물쇠를 채워서 보관했다. 책들을 이 사슬로부터 풀어준 것은 인쇄술이었다. 띄어쓰기처럼 단순한 장치가 인쇄술이 발명된 뒤에야 일반화된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이제 지식은 다시 새로운 지식을 낳고 책은 다시 새로운 책을 탄생시켰다. 간단해진 복제술로 책은 넘쳐나게 되었고, 도서관들은 이제 책의 분실을 걱정하기보다는 계속해서 밀려드는 책들을 처리하기 위해 골치를 앓게 되었다.
우리는 새로운 형식이 낡은 형식을 몰아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새로운 파피루스"인 싣롬이 종이책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래는 우리가 흔히 예견하는 것과는 달리 현재나 과거와 담은 모습이 많을 것이다. 현재 도서관과 서점들에 중세 수도원의 열람실이나 시스템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지난 2천 년간 책이 만들어지고, 손질되고, 보관되어온 방식의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책이 겪게 될 일들에 대해 좀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예견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13개의 아트 북을 소개하며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자신만의 아름다운 책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자료 조사 방법, 글쓰기와 구성 방법, 표지 꾸미기 등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과정을 단계별로 친절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작 방식에 따라, 구상 내용에 따라 새로운 책으로 탄생하는 아트 북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어린이 북 아트'는 단순히 책을 만드는 '공작'의 차원이 아닌, 창의력과 표현력, 사고력을 길러 주는 재미있는 미술 교육의 한 방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글쓰기로 책에 들어갈 내용을 구성하고, 직접 종이를 접거나 오려 붙여 자신만의 책을 완성하는 과정은 어린이들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 될 것입니다.

 북 아트,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책 만들기
발상에서 실습까지 꿰뚫는 국내 유일의 북 아트 이론서!
프랑스어로는 ‘미술가의 책(livre d'artiste)’이라고도 한다. 넓게는 책과 미술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으며, 좁게는 책의 내용을 미술가들이 삽화나 그림으로 옮긴 것, 또는 장식그림과 관계된 말이다. 그 시초로는 중세의 성서 필사본에 삽입된 삽화를 들 수 있다. 현대에 들어오면서 북 아트는 그 개념이 확장되어 단순히 ‘미술가의 책’이 아니라 책의 형식을 취한 시각미술 작품을 총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1973년 필라델피아의 무어미술대학교에서 ‘미술가들의 책(Artists' Books)’이라는 전시회가 열렸고, 같은 해 뉴욕근대미술관의 사서였던 클라이브 필포트(Clive Philpott)가 《스튜디오 인터내셔널 Studio International》의 칼럼에서 ‘북 아트’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였다. 북 아트의 형식은 글자 없이 형상만으로 구성될 수도 있고 반대로 문자만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또한 일시적인 퍼포먼스나 설치미술을 기록하는 기록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현대적인 북 아트 작품으로는 에드워드 러샤(Edward Ruscha)가 팝아트의 영향을 받아 제작한 사진첩과 다이어터 로스(Dieter Roth)가 거리에서 주운 쓰레기 조각을 모아 만든 책들이 있다.
국내에서 북 아트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분야는 아니지만 생소하던 시기는 지나갔다. 북 아트의 본거지인 유럽과 미국에서 공부를 한 책 제작자들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예술적인 책 만들기’, 즉 북 아트의 개념을 도입해오고 있으며 이에 국내에서도 사설교육기관 등을 통하여 북 아트를 배우려는 수강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북 아트라는 것은 정말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책이라는 매체를 발상부터 제작까지 모두 저자 자신의 손을 거쳐 해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도 설명하였듯 역사 속의 북 아트의 원개념과 현재의 우리들이 이해하는 개념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역사 속의 북 아트가 ‘책의 형식을 취한 미술작품’이라는 다분히 책보다 미술 영역이라는 범주에 조금 더 접근해 있었던 반면, 현재의 북 아트는 미술이라는 예술장르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기보다 ‘북 아트’라는 예술 장르가 따로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 북 아트에 접근하는 방식도 바로 ‘북 아트’를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하는 것이다.
현재의 북 아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해하기 어렵고, 품위 있고, 격조가 있으며, 우아한 예술의 장르와는 다소 차별화를 띤다. 이러한 것들도 물론 북 아트이지만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보다 접근하기 쉬운 예술로써의 북 아트이다. 그렇다고 북 아트가 무조건적으로 평이한 장르는 아니다. 우선 내용적 개념에서보다 디자인적 개념에서 북 아트로써의 특징을 확연히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작자의 평이한 경험을 다루면서 그 책의 형식까지 평이하다면 북 아트가 될 수 없다. 평범한 내용을 다루더라도 형식적인 면에서 그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때 바로 북 아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 아트라고 인정할 수 있는 디자인적 측면은 어느 정도일까? 현재의 북 아트는 예술을 보는 관점과 북 아트 자체의 디자인적 측면에 대해 매우 관대하다. 예술을 보는 시각은 반드시 예술에 특출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북 아트에서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만들어진 북 아트 책을 대하는 시각에 대해 자유로워지라고 가르친다. 북 아트는 두 가지 양면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을 북 아트에서 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여기는 시각과 어떤 형식이든 북 아트의 디자인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국내에 드문 북 아트 제작 전문가인 저자는 오랜 유학생활과 제작 경험, 그리고 북 아트에 대한 저자 자신의 애정을 살려 국내에 유일무이한 북 아트 전문서적을 저술했다. 이미 영국에서 북 아트 관련 서적을 출간한 바 있는 저자는 5년 전부터 이 책의 출간을 위해 꾸준히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에 ‘북 아트-아름다운 책 만들기’라는 북 아트 장인으로서의 저자의 생각을 비롯하여 북 아트의 역사, 이론적인 측면, 그리고 실제적 제작의 부분까지 아우르는 명실공한 북 아트의 개론서가 탄생한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초보자들까지 친절히 아우르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에 있어서의 북 아트의 개념 자체가 예술성과 난해함보다 개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만큼 -현대에 있어서는 창의성을 예술 자체라고 평가한다 - 저자는 특히 북 아트의 실제편에 있어서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북 아트 책 만들기의 방법을 친절히 소개하고 있으며 이에 북 아트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책을 쉽게 읽어 내려가고, 실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국내에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는 북 아트의 역사와 이론적인 면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한 것도 이 책의 장점이라 할 만하다. 저자는 북 아트의 역사를 역사 그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 자신의 시각을 투영하여 자신만의 북 아트관으로써 설명하고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책을 만들 수 있는 북 아트, 자신의 개성을 예술성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북 아트, 출판사나 인쇄소가 아닌 개인의 손에서 책을 만든다는 개념을 대중화시킨 북 아트는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방법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며 저자 또한 국내의 북 아트계에서 북 아트의 대중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국내 최초의 북 아트 이론서인 '북 아트-미학적인 책 만들기'의 출간은 국내 북 아트 예술의 확실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중세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프랑스 역사학계의 거장 자크 르 고프의 학문적 여정을 집약해 놓은 대담집. 중세와 관계된 주요 개념 및 저작들을 통해 중세 정신의 핵심을 총괄적이면서도 압축적으로 요약하고 있다. 르 고프는 인보주의가 르네상스와 더불어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하면서, 유럽이 자신의 과거를 잊고서는 아무것도 창조할 수 없다는 점을 역설한다.중세사가 자크 르 고프가 밝히는 중세 정신의 참모습
『중세를 찾아서』는 중세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프랑스 역사학계의 거장 자크 르 고프의 학문적 여정을 집약해놓은 대담집이다. 이 책은 열정적이면서도 읽기 쉬운 문체로 감춰져 있던 혁신적인 모습의 중세, 종말론 때문에 두려움에 떨면서도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던 중세의 정신을 오롯이 그려내고 있다. 프랑스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장-모리스 드 몽트르미가 대담을 정리하였다.
월터 스콧의 역사소설 『아이반호』를 읽으며 자란 자크 르 고프는 일찍부터 중세 연구를 시작했다. 그것은 영적이고도 구체적인 대장정의 시초였다. 그는 직감적으로 가깝고도 먼 어떤 세계와 조우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르 고프는 중세를 암흑의 시기로 규정하기를 거부하고 기독교의 영향 아래 이루어진 문명의 진수들을 되살려냈다. 새로운 모든 것에 적대적이었다고 알려진 중세 문화가 사실은 부단히 쇄신되어왔음을, 여러 차례 ‘르네상스’에 대해 언급하며, 강조한다. 르 고프는 인본주의가 르네상스와 더불어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치면서, 유럽이 자신의 과거를 잊고서는 아무것도 창조할 수 없다는 점을 역설한다.
『중세를 찾아서』는 평생 중세를 연구해온 저자가 중세와 관계된 주요 개념 및 저작들을 통해 중세 정신의 핵심을 총괄적이면서도 압축적으로 요약한 책이다. 대담이 이어지는 동안 르 고프의 학문적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현재 속에 살아 있는 중세를 발견하는 놀라움을 경험하게 된다.
어두운 중세에서 빛을 찾아내다
자크 르 고프는 중세가 어두운 시대로 남겨진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나환자의 격리, 소돔주의자들에 대한 고발과 화형, 이단에 대한 비인간적인 탄압, 종교재판 법정에서 고문의 일반화 등 사회가 정립되어가는 이면에 박해의 구조가 자리잡은 것이다. 그리스도교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이러한 사건들이 중세를 암흑의 시대로 지칭하는 것에 타당한 근거를 제공했다 말하는 건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이로써 중세는 대중의 통념 속에 ‘어두운’ 중세로 봉인되었다.
그러나 그는 코덱스와 카롤린 서체의 일반화, 오늘날의 사회 구조 전반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상인 ? 은행가 ? 지식인의 등장, 병원의 설립과 자선사업의 탄생 등 중세시대에 생겨나고 부흥한 것들을 예로 들어 ‘밝은’ 중세를 주장한다. 르 고프는 중세 문명의 참 모습을 보았으며, 중세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코덱스의 일반화는 뚜렷한 변화를 가져옵니다. 코덱스-책은 중세의 탄생을 4세기 말 정도로 앞당기는 좋은 단서가 되겠지요. 코덱스-책은 개인적이고 내면화된 독서에 유리합니다. 비록 완전한 묵독은 13세기에나 일반화되겠지만 말입니다. 그때까지는 독자들이 혼자서도 아직 텍스트를 중얼거리거나 아니면 소리는 내지 않더라도 입술은 움직여가며 읽었을 것입니다. 묵독은 한층 더 내면화된 독서로, 묵독의 시대는 중세의 새로운 시기에 해당합니다. 그것은 기억에 있어서도 심각한 변화를 상정합니다. 왜냐하면 코덱스는 사용하기 편리하고 여백이 충분하여 특정 대목을 찾아내거나 참조할 대목을 표시하기 편리했기 때문입니다.(…)그러면서 비로소 혼자 독서하는 개인이 확립된 것입니다.(본문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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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전쟁이 한창인 와중에 총잡이들의 결투도 그칠 날 없다. 최고의 총잡이인 블론디는 현상금 수배중인 투코와 함께 동업중이다. 블론디가 투코를 잡아가 현상금을 받은 후 사형 직전에 블론디가 그를 다시 살려주고 현상금을 나눠 갖는 방법. 그러나 투코를 살려둘 생각이 아니었던 블론디는 그를 뜨거운 황야에 남겨둔 채 혼자서 말을 타고 가 버린다. 모래바람이 이는 황야를 걷고 걸어서 마을로 온 투코는 블론디를 찾아 나서고 결국 그를 찾아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한다. 끝없는 길을 가던 두 사람. 블론디는 거의 실신 직전이다. 그 때 흙먼지를 일으키며 마차가 달려오고 마차 안의 시체들 틈에서 죽어가던 한 사람이 금화 20만불이 숨겨진 곳을 이야기한다. 그곳이 새드힐 묘지라는 것을 들은 것은 투코, 그리고 정확한 묘비명을 들은 것은 블론디. 이제 두 사람은 다시 동업자가 되어야 하는데...

 40년대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프린스턴 대학원. 시험도 보지 않고 장학생으로 입학한 웨스트버지니아 출신의 한 천재가 캠퍼스를 술렁이게 만든다. 너무도 내성적이라 무뚝뚝해 보이고, 오만이라 할 정도로 자기 확신에 차 있는 수학과 새내기 존 내쉬.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두뇌와 수려한 용모를 지녔지만 괴짜 천재인 그는 기숙사 유리창을 노트 삼아 단 하나의 문제에 매달린다. 바로 자신만의 '오리지날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 어느 날 짖궂은 친구들과 함께 들른 술집에서 금발 미녀를 둘러싸고 벌이는 친구들의 경쟁을 지켜보던 존 내쉬는 섬광같은 직관으로 '균형이론'의 단서를 발견한다. 1949년 27쪽 짜리 논문을 발표한 20살의 청년 존 내쉬는 하루 아침에 학계의 스타로, 제2의 아인슈타인으로 떠오른다.
 이후 MIT 교수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정부 비밀요원 윌리암 파처를 만나 냉전시대 최고의 엘리트들이 그러하듯 소련의 암호 해독 프로젝트에 비밀리에 투입된다. 하지만 정작 그를 당황케 한 것은 몇 만개의 암호가 아닌 사랑이란 인생의 난제였다. 자신의 수업을 듣던 물리학도 알리샤와 사랑에 빠진 그는 난생처음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둘은 행복한 결혼에 골인한다. 알리샤와의 결혼 후에도 존은 윌리암과의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수행한다. 하지만 점점 소련 스파이가 자신을 미행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존. 목숨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아내에게 끝까지 자신의 일을 비밀로 하지만, 자신의 영혼의 빛이 점점 꺼져가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데.
 {내쉬의 이론(Nash's theories)은 세계 무역 협상, 국가노동관계 그리고 심지어 생물진화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 존(John)과 엘리사(Alicia)는 뉴저지의 프린스턴(Princeton, New Jersey)에 살고 있으며 수학과(the Mathematics Department)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존은 아직도 매일 캠퍼스를 걸어서 다니고 있다.}

 작가 공지영이 창작 생활 13년만에 처음으로 기행 에세이를 냈다. 유럽에 한 달간 체류하면서 프랑스부터 스위스, 이탈리아를 거쳐 독일까지, 각지의 수도원을 여행하며 느낀 감상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그 안에는 작가가 직접 촬영한 아름다운 유럽 수도원의 풍경과 그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작가는 대학 시절 이후 십 수년이 지나도록 교회에 냉담했다가 얼마 전 다시 신(神)을 찾게 되었다. 마치 신의 부름처럼, 평소 알고 지내던 문인이 유럽 수도원 기행을 제의해온 것이었다. 그것은 "정신없이 뛰어온 생에서 사소한 일생에도 멀미를 일으키"던 그에게 자신의 영혼을 충실히 뒤쫓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렇게 18년만에 카톨릭에 돌아온 후 우연히 가게 된 수도원 기행은 작품 외에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작가 공지영의 공백 기간의 삶의 자취뿐 아니라 우리가 그간 전혀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알 수 있게 한다.

 필름 속에 갇혀있던 이야기들을 인화하는 신경숙. 구본창의 예술적 교감!
실험적이면서도 탐미적인 사진가로 독보적인 구본창과 독보적인 여류작가 신경숙의 사진과 글이 어우러진 <자거라, 내 슬픔아>가 출간되었다. 2003년 5월부터 3개월 연재했던 사진에세이에서 신경숙의 사색과 소소한 추억들이 구본창의 카메라에 비추어진 인물과 사물과 정경들 속에서 현상된다.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연꽃을 든 손, 누군가 방금 전까지도 누워 있었던 흐트러진 이부자리, 인적 없는 어느 성의 구석자리에서 가지런히 신발을 벗고 낮잠을 자는 남자, 목적지를 향해 질주하는 기차 안에서 바라본 기찻길, 자리에 얼른 앉아 먹어주기를 바라는 양 허름한 방 한가운데 덩그마니 놓인 시골밥상의 소박한 모습, 비밀을 엿보듯 살짝 젖혀진 커튼 틈새로 보이는 고양이, 덩그마니 남은 여행가방 한 개. 짧은 순간을 포착한 구본창의 작품은 정지된 지면 속에서 끊임없는 상상력을 이끌어 낸다. 이 사진들에 신경숙은 긴 추억을 더듬어 가는 글을 덧붙였다. 연꽃 앞에서는 눈이 가느스름해지는, 아름다움에 대해 인색하다 여겨왔던 어머니가 손수 준비한 수의는 마지막 가는 길을 향한 소박한 ‘호사’는 애틋하다. 세상으로부터 격리되고파 찾아간 제주도에서 만난 어느 처녀의 울음은 필자를 다시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게 한다, 은사시나무가 창밖으로 보이는 지인의 방에서 잠들었던 시간을 추억하며, 새끼를 밴 개의 질주하는 운명과의 충돌을 기억해낸다. 무엇이든 맛나게 드셨던 아버지 덕분에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는 일에 부끄럼 없는 가족들 간의 애정, 새로운 주인의 손에 안겨주고 돌아오는 밤길에 조금 울게 만들었던 너무 사랑해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주었던 고양이 루미, 새벽녘의 버스정류장에서 스친 버스 차장과 달아났다던 고향 친구.... 이 에세이에서 신경숙은 차근차근 털실뭉치를 풀어내듯 자신의 기억을 풀어낸다. 유년시절 고향의 추억으로부터 사소한 작가 주변의 이야기들을 엮어내는 그녀의 필담은 구수하면서도 때때로 신경숙 특유의 잔잔한 슬픔이 깔려있다. 어릴적 영화를 같이 보러 다닌던 미순이란 친구는 몇 십 년 만에 소식이 닿은 작가를 만나 대뜸 영화관으로 끌고 간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보며 느껴 울던 그녀의 사정을 나중에야 안 신경숙은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친구를 찾고 있기도 하다. 이토록 개인적인 그러므로 꾸며낼 수 없는 솔직한 작가의 심정들이 글 하나하나에 담겨있다.

 악어 '제이크'는 눈길 닿는 곳곳에 있다. 변하고 싶은, 다른 삶을 꿈꾸는 우리에게 일종의 '터닝 포인트'를 제공하는 제이크는 우리 내면이 만들어낸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조경란이, 글 쓸 공간이 없어 조그만 '밥상'을 들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던 때나 당신 생일날 손수 복어국을 끓여먹고 자살한 할머니가 등장할 때 그리고 갓 구운 베이컨과 빵이 나오는 여행지 호텔의 아침에도 제이크는 등장한다.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린 이에게만 제이크는 찾아온다.
작가의 말마따나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것은 조금 늦게 와도 좋"은게 아닐까? 어쩌면 기다리는 동안의 애탐과 고통은 때로 한 삶의 가장 큰 구심점이 될 수도 있으니까. 물론 그 시간 동안에도 제이크는 우리 주변에서 어슬렁 거리며 모종의 '힌트'를 주고 있을 것이다.『조경란의 악어이야기』는 주목받는 신예 일러스트레이터 준코 야마쿠사의 그림과 2003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조경란의 자전적인 글이 어우러진 한국과 일본의 합작품이다. 작가 조경란은, 2001년 일본 <텔레비전 동경 テレビ 東京>에서 25회에 걸쳐 방영된 <전설의 악어 제이크> 원작 텍스트를 바탕으로 '터닝포인트'를 상징하는 '제이크'라는 악어 캐릭터 성격은 고스란히 살리되 자신의 일상 이야기 속에서 그 의미나 주제를 확장시키는 매우 독특한 작업을 시도하였다. 『조경란의 악어이야기』는 '일러스트는 글에 수반되는 것'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외국의 좋은 일러스트를 발굴한 후, 국내의 작가를 섭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새로운 기획이다. 자전 소설인「코끼리를 찾아서」에서 자신의 고독한 내면을 코끼리를 통해 표현했던 작가는 이번에는 악어를 통해 자전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작가가 해석한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흔히 생각하는 극적인 반전이나 드라마틱한 사건들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묵묵히 감당하고, 또 고민하며 나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조그만 '힌트' 같은 것이다. 『조경란의 악어이야기』는 자신의 처지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명료한 자각, 그리고 작은 위로가 우리가 일상을 견뎌나갈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악어 '제이크'에 얽힌 전설을 접하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공개할 용기를 내게 되었다고 말하는 작가 조경란은 한결 여유로워진 목소리로 자신의 작업실과 생활공간, 개인사와 가족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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