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과학서로 <아인슈타인이 말합니다>(에이도스, 2015)를 고른다. '세기의 천재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이 부제. "1970년대부터 프린스턴 대학에서 '아인슈타인 문서집' 프로젝트를 도맡아온 아인슈타인 전문가가 아인슈타인의 삶과 생각을 오롯이 담아낸 명언집의 결정판"으로 소개된다. 프리먼 다이슨은 서문에서 "이 책은 아인슈타인의 본모습을 보여준다. 초인적인 천재가 아니라 인간적인 천재인 그를, 인간이기 때문에 더더욱 위대한 그를."이라고 적었다.

 

 

아인슈타인의 어록 혹은 명언록이 처음 출간된 건 아니지만 결정판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삶과 사상을 오롯이 읽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저술로는 <상대성 이론>과 <나의 세계관> 등이 대표적이다.

 

 

특이한 것은 결정판 평전이 부재하다는 것. 데니스 브라이언의 <아인슈타인 평전>(북폴리오, 2004)이 절판되었기 때문이다. 원저는 1996년에 나왔는데, 이후에 더 좋은 전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 세기의 과학자에 대한 평전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특히나 젊은 세대 독자들에게는. <아인슈타인이 말합니다>와 짝이 될 만한 책이 나오면 좋겠다...

 

15.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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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과학책으로 필립 후즈의 <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돌베개, 2015)를 고른다. '흰부리딱따구리와 생태 파수꾼 이야기'란 부제가 대략 어떤 책인지 가늠하게 해준다. 저자 필립 후즈는 국제자연보호협회 활동가로 일하면서 여러 권의 논픽션을 저술했는데, 국내에는 <문버드>, <열다섯 살의 용기> 등이 번역돼 있다. <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는 어떤 책인가.

 

한때 미국 남부 저지대의 울창한 숲을 주름잡았던 ‘흰부리딱따구리’가 불과 한 세기 만에 자취를 감추어 버린 ‘멸종의 역사’를 되짚는 책이다. 아울러 흰부리딱따구리를 손에 넣으려고 안절부절못했던 사람들, 혹은 흰부리딱따구리를 멸종 위기에서 구해 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던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다.

 

덧붙여, "어쩌면 아직도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흰부리딱따구리의 이야기를 통해 멸종의 잔인함과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우는 감동적인 책"이기도 하다고. 저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이런 추천사를 붙였다. "경이로운 책이다…… 전설이 된 동물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인간이 지닌 고귀한 기상에 바치는 찬사이다." 가뜩이나 얼굴 찌푸려지는 시국에서 잠시라도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책으로도 손에 들어볼 만하다...

 

15.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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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나로선 책의 존재만을 확인하는 페이퍼 쓰기다. 그렇다곤 해도 해당 분야 전공자 내지 전공학생들에게는 꽤 의미있을 성싶은 책들인데, 바로 로런스 부시의 <표준>(한울, 2015)과 존 테일러의 <오차 분석 입문>(서울대출판문화원, 2015)이다. 각각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분야의 책으로 분류되는데, 소개를 보면 '표준학'과 '오차 분석학'의 표준이 될 만하다.

 

 

 

서평을 쓰는 입장에서는 이런 책도 나오는구나, 란 사실에 흥미를 갖게 되는데, <표준>은 그래도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표준이란 문제와 관련하여 정치, 사회, 문화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기에.

표준이 인간 사회와 권력의 산물이라면 필연적으로 윤리적 함의를 지니게 된다. 저자는 표준에 대한 논의에서 대체로 이 문제가 회피되어왔음을 지적하면서 분석철학과 윤리학의 논의를 끌어와 표준의 윤리적 의미를 탐구한다. 사회학, 경제학, 철학, 윤리학 등의 다양한 학문 경계를 넘나들며 뒤르켐, 하이데거, 애컬로프, 듀이 같은 석학들의 논의에서부터 화장실 변기와 아동낙오방지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검토하고, 네 가지 표준 유형과 좋은 표준을 수립하기 위한 열두 가지 강령을 제시한다.

<오차 분석 입문>은 '자연과학적 측정에서 불확실성의 탐구'가 부제다. 대학교재로 활용될 만한 책인데, 역자는 공과대학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다. 어떤 분야에서 쓰임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모든 전공의 대학생들이 필수적으로 학습해야 할 불확실성의 분석에 대한 입문서로서 세계적으로 최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학습 교재로뿐만 아니라 실제 연구에서 참고 서적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불확실성과 오차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오차의 전파, 평균, 표준 편차, 평균의 표준 편차, 가우스 분포, 믿음 한계, 최대 가능도의 원리, 쇼브네트의 판정기준, 가중 평균, 최소제곱 맞추기, 공분산과 상관관계, 이항 분포와 푸아송 분포, 가설의 검정 등의 의미를 쉽고 명확하게 설명한다. 

대학교재나 전공서적으로 분류되는 책을 다루는 일은 드물지만, 사실 인문 분야에서도 어려운 철학서나 이론서처럼 교양 수준을 넘어서는 책들이 많다. 가끔은 이런 자연과학이나 공학 분야의 책들과 견주어보는 게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한데, <오차 분석 입문>은 대학 신입생도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군...

 

16. 0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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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과 심리학 분야의 책 두 권을 관심도서로 고른다. 리처드 레스택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휴머니스트, 2015)와 데이비드 루이스의 <충동의 배후>(세종서적, 2015)다.

 

 

먼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의 원제는 <빅 퀘스턴: 뇌>이고, '내 마음을 읽기 위해 꼭 필요한 20가지 질문에 뇌과학이 답하다'가 부제. 말 그대로 마음에 관한 20가지 질문에 대한 뇌과학의 대답을 정리해준다. 저자는 신경과학자로 <새로운 뇌>(휘슬러, 2004), <스마트하게 사고하라>(유원북스, 2013) 등의 책이 번역돼 있다. 별로 주목받지 못한 저자이지만 이번 책은 뇌과학 기본서에 해당하면서 흥미로워 보인다.

인간의 마음이 작용하는 다양한 활동에 관한 뇌과학의 이야기를 20가지 질문에 담았다. 두뇌의 지형도부터 감정과 생각의 작용, 스마트폰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과 멀티태스킹 등 현실 속의 문제들, 그리고 자유의지와 의식에 관한 철학적인 질문까지, 뇌과학을 통해 명석하지만 예민하고 빈틈도 많은 인간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충동의 배후>는 제목이 시사하는 대로 무의식적 충동의 정체를 밝히는 책. 저자는 신경마케팅의 선구자로 국내에는 <뇌를 훔치는 사람들>(청림출판, 2014)가 소개된 바 있다.부제는 '우리 행동을 조종하는 좀비 뇌'. 무엇이 좀비 뇌인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 즉 무의식에서 움직이는 두뇌 작용을 '좀비 뇌'라고 부른다. 인간의 사고 체계는 숙고적 R(reflection) 시스템과 충동적 I(impulse) 시스템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직관적인 I 시스템 사고가 바로 '좀비 뇌'의 작용이다. 사실상 우리의 선택을 좌우하고 있는 이 '좀비 뇌'는 스스로도 이유를 알지 못하는 행동을 조종하고 있다.

좀더 자세한 소개는 이렇다.

현대 뇌과학과 신경학, 생리학의 발전으로 의식은 행동의 선동자라기보다 관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가 어떤 동작을 할 때, 그 동작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의식하기 전에 먼저 특정 동작을 촉발시키는 뇌 활동이 일어난다. 이 책에서는 두뇌 및 인체의 감각들과 충동적 행동의 관계를 탐구하고, 충동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탐구한다. 10대 청소년들은 왜 더 충동적인가, 첫 눈에 빠지는 사랑은 가능한가, 왜 우리는 마트에만 가면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사들이는가, 다이어트 결심은 왜 매번 물거품이 되며, ‘베르테르 효과’라고 불리는 모방 자살은 왜 일어나는가 등등. 또한 간단한 몇 가지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충동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자제력을 높일 수 있을 지에 대한 실용적인 충고도 제공한다.

거꾸로 이런 충동적 성향을 잘 활용해보고자 하는 것이 '신경마케팅'이겠다. 우리 안의 '좀비 뇌'가 궁금한 독자라면 일독해볼 만하다...

 

15. 0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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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과학분야 책들을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이상희, 윤신영의 <인류의 기원>(사이언스북스, 2015)과 샤론 모알렘의 <유전자, 당신이 결정한다>(김영사, 2015)다.

 

 

먼저 <인류의 기원>은 '난쟁이 인류 호빗에서 네안데르탈인까지 22가지 재미있는 인류 이야기'가 부제. "캘리포니아 대학교 인류학과의 이상희 교수와 <과학동아> 윤신영 편집장이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인류 이야기. 인류 역사에서 이정표가 된 22가지 굵직한 이야기들을 꼽았다. 지난 세기 내내 세계 곳곳에서 발굴된 다종다양한 인류 화석과, 유전학을 비롯한 현대 생명 과학 기술에 힘입어 옛 화석 뼈에서 유전자를 추출하여 분석한 고DNA 자료를 바탕으로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인류의 새 역사를 들려준다." 중고등학생도 읽을 만한 난이도의 책이지만, 고고인류학의 새로운 발견과 성과를 포함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리처드 리키의 <인류의 기원>(사이언스북스, 2005)을 대체할 만한 책이 이제는 나올 만하다.

 

 

<유전자, 당신이 결정한다>는 진화의학자 샤론 모알렘의 신작.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진화의학의 권위자 샤론 모알렘이 전하는 유전과 질병, 건강에 관한 메시지. 저자는 우리가 사는 곳,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의 사회적 경험과 감정이 우리의 유전자를 바꾸고, 유전적 운명을 결정한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친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경험이 이 세대나 다음 세대, 그리고 그 다음의 자손 모두에게까지 큰 차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신뢰할 만한 저자다 싶어서 그의 전작 <아파야 산다>(김영사, 2010)와 <진화의 선물, 사랑의 작동원리>(상상의숲, 2011)를 모두 구비해놓았지만 차분히 읽어볼 짬을 내지 못했다. 세번째 책이 나온 김에 모아서 읽어보고 싶다. 책을 어디서 찾느냐가 문제이긴 하지만.(<사랑의 작동원리>는 두 번이나 구입했건만!). <유전자, 당신이 결정한다>는 이번주에 나온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해나무, 2015)와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

 

15. 0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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