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벌거벗은 자와 죽은 자

5년 전 페이퍼다. 미국문학 강의에서 메일러의 작품으론 <밤의 군대들>을 읽었다. <벌것벗은 자와 죽은 자>는 언제 전쟁문학을 따로 다룬다면 읽을 수도 있겠다 싶다. 내년부터는 개별 장르에 초점을 맞춘 강의도 기획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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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베르테르가 마지막으로 읽은 책

7년 전 글이다. 어제도 독일문학 강의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얘기를 꺼내며 <에밀리아 갈로티>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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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8 13: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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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9 21: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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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9 0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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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9 2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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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9 2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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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9 21: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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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9 22: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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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9 23: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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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권영민 교수의 평론집(마지막 평론집이라 한다) <분석과 해석>을 읽다가 정지용의 시 ‘유선애상(流線哀傷)‘(1936)을 처음 알게 되었다. <정지용 전집>(민음사)도 갖고 있지만 지용 시에 대해서는 강의한 적이 없어서 눈여겨 보지 않은 탓이다. 한데 정지용의 시 가운데 대표적인 난해시로 꼽히면서 ‘유선애상‘에 대해선 상당히 많은 논문이 나왔고 해석도 제각각이다(권영민 교수도 이숭원, 황현산 교수의 해석이 부적합하다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해석을 제출하고 있다. 찾아보니 이후에도 다른 해석들이 더 나왔다). 과연 무엇을 제재로 한 시인지는 각자 가늠해보시길. 다양한 비유가 제시되고 있어서 교본으로도 삼을 만한 시다. 아래는 현대어(한자만 한글로 바꾼 것)로 적은 시 전문이다.

유선애상

생기생김이 피아노보담 낫다.
얼마나 뛰어난 연미복 맵시냐.

산뜻한 이 신사를 아스팔트 우로 꼰돌라인 듯
몰고들 다니길래 하도 딱하길래 하루 청해 왔다.

손에 맞는 품이 길이 아조 들었다.
열고보니 허술히도 반음키-가 하나 남았더라.

줄창 연습을 시켜도 이건 철로판에서 밴 소리구나.
무대로 내보낼 생각을 하예 아니했다.

애초 달랑거리는 버릇 때문에 궂인날 막잡어부렸다.
함초롬 젖여 새초롬하기는새레 회회 떨어 다듬고 나선다.

대체 슬퍼하는 때는 언제길래
아장아장 팩팩거리기가 위주나.

허리가 모조리 가느래지도록 슬픈 행렬에 끼여
아조 천연스레 굴든 게 옆으로 솔쳐나자-

춘천 삼백리 벼룻길을 냅다 뽑는데
그런 상장을 두른 표정은 그만하겠다고 꽥- 꽥-

몇킬로 휘달리고나서 거북처럼 흥분한다.
징징거리는 신경방석 우에 소스듬 이대로 견딜 밖에.

쌍쌍이 날러오는 풍경들을 뺨으로 헤치며
내처 살폿 엉긴 꿈을 깨여 진저리를 쳤다.

어늬 화원으로 꾀여내어 바늘로 찔렀더니만
그만 호접같이 죽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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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6 20: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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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6 22: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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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처음 읽은 이성미 시인의 시집들을 주문했다고 했는데 데뷔시집 <너무 오래 머물렀을 때>(2005)를 막간에 넘겨보았다. 넘겨보았다고 한 건 눈길이 머물게 하는 시와 만날 수 없었기 때문.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에 드는 건 뒷표지에 실린 헌사다. 시형식을 취하고 있으니 시집 ‘바깥‘에 나와있어도 시로 읽힌다. 이들에 대한 시들을 썼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여기 시들을 만들어준 모든 이에게

천대 받는 욕심에게
체념하며 떨군 눈물에게
늘 옆에 있는 허무와 불안에게
고단한 청춘에게
모든 뒷모습에게
어중간한 것들의 지난함에게
스승님과 어린아이들에게
늙으신 부모님에게 그분들이 주신
번잡하고 말랑말랑한 육체에게
아름다운 시와 싫어하는 시에게
시를 쓴 적 없는 시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손가락에게
꽃과 바람과 나무와 물에게 돌과 별과 비와 봄에게
눈과 지푸라기에게 밤과 나비에게
내가 타고 왔다가 버린 모든 트럭과 자전거에게
잠과 뼈에게 물고기와 반달에게
획휙 지나가는 것들에게
세상의 모든 슬픔에게

시집의 발문격 해설은 시인과 인연이 있는 김정환 시인이 적었는데 여러 모로 과장되게 읽힌다. ˝우주적인 동시에 감각적인 이, 기괴하게 아름다운 연애시 혹은 불륜시˝라고 평한 ‘이상한 로맨스2‘ 같은 시만 보더라도 그렇다. 전문은 이렇다.

짙은 안개가 끼면
여자는 뾰족구두를 신고 뱃사공에게 간다

물과 땅이 나누어지 않은
태초의 혼돈과 만날 수 있다

배는 걸어오다가
사공과 함께 사라진다

안개가 걷히기 전에
여자는 돌아온다
강기슭에 구두를 벗어놓고

˝태초의 혼돈˝이란 말 때문에 ‘우주적인‘시가 되는 것인지는 몰라도, 나로선 습작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숙한 시로 읽힌다(실제로 동화적인 심상들에 기대고 있다). 차라리 이런 시보다는 ‘벼락‘이 더 사줄 만한 시다. 역시 전문이다.

밤하늘을 그어버리는
노란 손톱 자국

놀란 거인이 쿵쿵거리며 달려나온다

이 시인에 대해서 뒤늦게 알게 된 일이 놀라운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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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7 05: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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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익(1932-1990)을 강의에서 다루면서 참고로 그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놓는다. 전체 8편의 소설 가운데 국내에는 5편이 소개되었다(이 가운데 2편은 절판된 상태. 왕가위의 영화 <해피 투게더>의 원작으로 알려진 <부에노스아이레스 어페어>도 절판되었다). 첫 소설 <리타 헤이워스의 배신>이 번역되지 않은 게 아쉽다. 푸익의 작품세계와 관련하여 눈에 띄는 두 가지는, <거미여인의 키스>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실제로 이탈리아에서 영화 공부를 했고 조감독으로 일했다)과 정신분석학에 대한 관심(프로이트와 라캉 등 정신분석에 조예가 깊다)이다. 


1968 <리타 헤이워스의 배신>



1969 <조그만 입술>



1973 <부에노스아이레스 어페어>



1976 <거미여인의 키스>



1979 <천사의 음부>



1980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영원한 저주를>



1982 <보답받은 사랄의 피>



1988 <열대의 밤이 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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