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로 바쁘다 보니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르는 것도 며칠 늦어졌다. 날씨는 진작부터 여름이었지만, 막상 6월 진입하니 느낌이 또 다르다. 이젠 '땀 흘려' 책을 읽어야 하는 계절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물론 그 전에 어떤 책들이 나와 있는지 먼저 둘러보는 게 좋겠다.

 

 

1. 문학

 

김미현 교수가 추천한 책은 이노우에 야스시의 <내 어머니의 연대기>(학고재, 2012)다. 생소한 이름이지만 일본의 국민작가라 한다. 국내엔 <둔황>(문학동네, 2010), <칭기즈칸>(선영사, 2010) 등이 더 소개돼 있다.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자전소설로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작년 5월에는 강상중 교수의 <어머니>(사계절, 2011)가 출간됐었다. 올해 나온 책으론 강제윤의 <어머니전>(호미, 2012)과 <김용택의 어머니>(문학동네, 2012)가 지난달에 나왔다. 물론 5월이 가정의 달이었기에. 카네이션 값 정도로 책 한권 더 사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겠다.

 

 

 

2. 역사

 

김기덕 교수가 추천한 책은 류쨔이푸의 <쌍전>(글항아리, 2012)이다. 제목의 쌍전은 <수호전>과 <삼국지>를 가리킨다. 여느 책과 다르게 이 두 고전을 맹렬히 비판하는 게 특징이다. "이 두 책은 모두 상당한 매력이 있어 분명히 사람들을 황홀케 하지만, 인간의 영혼을 어둡게 하는 매우 위험한 책이라는 것이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우리가 읽은 고전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해준다. 류짜이푸의 책으론 미국대학에서 중국문학을 강의하는 딸 류젠메이와 나눈 편지를 옮긴 <삶을 안다는 건 왜 이리 어려운가요?>(글항아리, 2012)도 같이 나왔다. 언젠가 마이리스트에서 같이 묶은 적이 있지만 같은 세대 중국 지식인 첸리췬의 <내 정신의 자서전>(글항아리, 2012)와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

 

 

음 거기에 더 보태자면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문학동네)가 드디어 완간됐다. 작년 여름에 첫권이 나오고 지난달에 마지작 3권이 나온 것. 올 여름 독서의 강력한 '원정군'이지 않을까 싶다.

 

 

 

3. 철학

 

김형철 교수가 고른 책은 줄리언 바지니의 <에고 트릭>(미래인, 2012)다. 국내에 자주 소개되는 대중적인 철학자인데(철학 대중화에 애쓰는 철학자) 개인적으론 <빅 퀘스천>(필로소픽, 2011)에 해제를 붙이기도 해서 더 친숙하다. 제목 그대로 '자아'란 무엇인가를 다룬 책. 자아의 문제를 신경과학, 사회학, 종교학, 심리학 등에서 철학적으로 탐구해 들어간 흥미로운 탐구서란 평가다. 사회학쪽에서 이 문제를 다룬 책으로 앤서니 엘리엇의 <자아란 무엇인가>(삼인, 2007)도 같이 떠오른다.

 

 

덧붙여 6월에 읽을 만한 철학자로는 단연 마이클 샌델과 슬라보에 지젝을 들고 싶다. 샌델 교수는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와이즈베리, 2012) 홍보를 겸하여 현재 방한중이고(개인적으론 이번에 인터뷰할 기회도 가졌다) 지젝은 이달말에 방한할 예정이다. 자주 오는 건 아니므로 이번 기회에 책으로 안면을 터두는 것도 좋겠다. 지젝의 경우엔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궁리, 2012)부터 손에 드는 걸 추천한다. 샌델의 데뷔작 <정의의 한계>(멜론, 2012)는 가장 '철학적'인 책인데, 개인적으로 아직 완독을 못했다. 6월엔 시간을 내봐야겠다.

 

 

 

4. 정치/사회

 

마인섭 교수가 추천한 책은 맥스웰 맥콤스의 <아젠다 세팅>(엘도라도, 2012)이다. 찾아보니 <현대사회와 여론>(한울, 1995)이란 책이 소개됐던 저자다. 소개에 따르면 "맥콤스 교수는 1968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채플힐 연구팀을 주도하여 언론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을 아젠다 세팅 이론으로 정립하였다. 저자는 그 후 30여 년간 아젠다 세팅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풍부하게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말하자면 '아젠다 세팅'에 관한 최고 전문가인 셈. 그렇잖아도 연말 대선을 앞두고 아젠다 '세팅'이나 '선점' 문제가 자주 화제에 오를 테니 미리 '선점 독서'를 해두는 것도 좋겠다. 같이 읽을 만한 책으론 미국 사회에 대한 책 두 권이다. 토마스 프랭크의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갈라파고스, 2012)와 매트 타이비의 <오 마이 갓!뎀 아메리카>(서해문집, 2012). 모두가 반면교사 거리가 될 만한 책들이다.

 

 

 

5. 경제/경영

 

박원암 교수가 추천한 책은 베스트셀러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의 저자 토드 부크홀츠의 <러시>(청림출판, 2012)다. "도전과 경쟁의 삶이 바로 행복"이라고 설파하는 책. 반대의 입장에서 시장과 자유경쟁이라는 신화를 비판한 저스틴 폭스의 <죽은 경제학자들의 만찬>(랜덤하우스코리아, 2010)도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제목에 이끌려 얼마 전에 구입한 책이다. 덧붙이자면 <죽은 경제학자의 망할 아이디어>(비즈니스맵, 2012)도 같이 구입했다.

 

 

 

6. 과학

 

김웅서 위원이 고른 책은 김병소의 <풀잎 위에 알고리즘>(해마을, 2012)이다. '풀과 꽃들의 디자인 자연 속에 아름다운 수학과 생명의 의미들'이 부제. 풀잎(식물)과 알고리즘(수학)을 같이 다룬 책으로 "들판이나 산에 갈 때 식물도감과 함께 가지고 갈 수 있는 낭만적인 수학책"이라고. 수학 교양서로 장우석의 <수학, 철학에 미치다>(페퍼민트, 2012)도 눈길을 끈다. 개인적으론 로버트 크리스의 <측정의 역사>(에이도스, 2012)를 이달에 읽어보려고 한다. 측정 또한 수학과 무관한 영역은 아니므로 관련서라고 우겨도 되지 않을까.

 

 

 

7. 예술

 

이주은 교수가 고른 책은 박삼철의 <도시 예술 산책>(나름북스, 2012). 한낮의 땡볕이 아니라면 6월은 걷기 좋은 계절인데, 그에 맞는 책이라고. "지금 당장 걷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미술 안내서가 되어 줄 책". 예술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시를 주제로 한 책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앤 미코라이트의 <도시를 보다>(안그라픽스, 2012),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 연구소에서 엮은 <도시 속의 역사>(라움, 2012) 등이 최근에 나온 책.  

 

 

개인적으론 최근에 들뢰즈의 <감각의 논리>에 대한 해설서로 박정태의 <철학자 들뢰즈, 화가 베이컨을 말하다>(이학사, 2012)가 나왔기에 읽어보려 한다. 베이컨의 그림도 오랜만에 볼 겸.

 

김수영을 위하여 

 

8. 교양

 

교양분야의 책으로 내가 고른 건 강신주의 <김수영을 위하여>(천년의상상, 2012)다. 추천사는 이렇게 적었다.

김수영은 누구였던가. 그의 시는 무엇이었고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는가. 저자는 한마디로 ‘자유’라고 말한다. “김수영을 읽어 낸다는 것. 그것은 자신만의 제스처로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요구하는 행위다.” ‘자신만의 제스처로 살아가겠다는 의지’, 그것이 자유이고 자유의 의지다. 남을 흉내 내는 삶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제대로 살아내겠다는 의지. 저자는 온몸으로 온몸을 밀고 나갔던 김수영의 시와 삶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며 그러한 삶의 초상을 그린다. 시인의 초상을 통해서 우리들 각자가 ‘한 번밖에 없는 자신의 삶’을 자기 스타일대로 살 것을 권유한다.

그렇게 적고 나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지난달엔 <김수영> 전집을 다시 구입했다!

 

 

 

9. 실용

 

손수호 위원이 추천한 책은 김용규의 <숲에서 온 편지>(그책, 20120)다. "2009년에는 <숲에게 길을 묻다>를 내기도 한 저자는 충북 괴산의 군자산 자락에 ‘백오산방(白烏山房)’을 짓고 5년째 혼자 살면서 농사와 저술, 강연을 겸업하고 있다" 한다. 조금 뜬금없을지는 모르지만 체호프의 드라마 <숲귀신>(<바냐아저씨>는 <숲귀신>의 개작본이다)과 같이 읽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10. 12세기 혁명

 

내 맘대로 고르는 이달의 주제는 '12세기 혁명'이다. '12세기 르네상스'라고도 부르는 듯하다. 개인적으론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자음과모음, 2012) 때문에 '급' 관심을 갖게 된 주제다. 그래서 급하게 찾은 책이 로버트 스완슨의 <12세기 르네상스>(심산, 2009)와 자크 르 고프의 <중세의 지식인들>(동문선, 1999) 등이다. 이달에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생각난 김에 주제로 정해놓는다. 독서 압박용이다.

 

12. 06. 03.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론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을 고른다. 이유는 딱히 없다. 아니 보르헤스가 이 작품을 높이 평가한 걸 읽고 다시금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엊그제 일이긴 한데, 그간에 새 번역본이 여럿 더 나온 것도 자극이 됐다. 예전에 읽어보려고 했을 때는 <유령의 집> 같은 제목으로나 번역돼 있었다.

 

 

아, 지젝의 <시차적 관점>(마티, 2009)에서도 헨리 제임스에 관해 장이 간주곡으로 하나 들어가 있다. 지젝이 주로 다루는 건 <비둘기의 날개> 같은 작품이지만 헨리 제임스의 문학세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첫번째로 고른 책이 <나사의 회전>인 것이고. 사실 더 읽어보고 싶은 건 그의 최고작이라는 <여인의 초상>이지만, 오래전에 절판되고는 나올 기미가 없다. 이 또한 세계문학총서에 빨리 포함되면 좋겠다. 아래는 니콜 키드먼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여인의 초상>(제인 캠피온 감독)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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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은 5월이지만 날씨는 이미 6월로 넘어간 듯하여 '5월의 읽을 만한 책'이라고 적는 게 멋쩍지만 '계절의 여왕'을 홀대할 수 없으니 5월의 책들도 골라놓는다. 여유가 없어 며칠 늦어졌다.

 

 

 

1. 문학

 

김미현 교수가 고른 책은 성석제의 <위풍당당>(문학동네, 2012)이다. "성석제가 귀환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성석제의 ‘웃음’이 귀환했다."는 평이다. "2000년대 들어 창작한 최근작들의 무거움에서 벗어나 “입담계의 아트이자 재담계의 클래식”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소설의 진경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이 이유다. 90년대 작품이라면 <홀림>(문학과지성사, 1999) 이전을 뜻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즐겁고 유쾌한 작가, 성석제의 컴백? 개인적으론 '위풍당당'이란 타이틀에서 떠올린 건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다. 주제가가 '위풍당당 행진곡'이었기 때문에. 석제의 소설, 옥희의 영화, 짝이 그렇군...

 

 

2. 역사

 

김기덕 교수가 추천한 책은 주강현의 <유토피아의 탄생>(돌베개, 2012)이다. 민속학에서 해양문명 연구로 관심영역을 확장한 저자가 동서고금의 '섬-이상향[ 담론의 궤적을 추척한 책이다. "종합사로서의 역사학, 현재사로서의 역사학의 의미를 잘 구현했다는 점에서, 역사 연구의 외연을 넓혀주었다고 평가"된다.

 

 

3. 철학

 

김형철 교수가 고른 책은 나이절 워버턴의 <철학자와 철학하다>(에코리브르, 2012). 대중교양서를 주로 집필해온 영국 철학자의 책으로 원제는 '철학소사(A Little History of Philosophy)'. '물음을 던진 사람' 소크라테스부터 '현대의 등에' 피터 싱어까지의 서양철학사를 40개의 장으로 나누어서 소개한다. 철학사 일람에 요긴한 책.

 

 

4. 정치/사회

 

마인섭 교수가 추천한 책은 최대권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서울대출판문화원, 2012)다. "저자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형식적인 양식을 넘어 선한 사회의 실질적인 조건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질이 필요하다고 한다." 새로운 주장은 아니지만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이론을 잘 정리하고 있는 책으로 보인다. 사실 법치주의를 다룬 책은 별로 나와 있지 않다. 민주주의에 관한 책으론 래리 바텔스의 <불평등 민주주의>(21세기북스, 2012)와 강준만 교수의 <자동차와 민주주의>(인물과사상사, 2012)를 더 얹어놓고 싶다.

 

 

 

국제정치와 한반도 관련서들도 몇권 구해놓고 손에 들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일부라도 들춰보려 한다. 로버트 코헤인의 <헤게모니 이후>(인간사랑, 2012)가 미국의 단일 패권 이후 국제관계를 다룬다면, 정욱식의 <핵의 세계사>(아카이브, 2012)와 홍석률의 <분단의 히스테리>(창비, 2012)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사다.

 

 

 

5. 경제/경영

 

박원암 교수가 추천한 책은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김영사, 2012)이다. "경제학적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한 연구로 200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이 ‘사고의 작동메커니즘’과 ‘직관의 편향’을 주제로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정리한 책"으로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에 군더더기 설명은 불필요하겠다. 공저자 리처드 탈러(세일러)는 화제작 <넛지>(리더스북, 2009)와 <승자의 저주>(이음, 2007)의 저자이기도 하다.  

 

 

6. 과학

 

김웅서 위원이 추천한 과학책은 강석기의 <과학 한잔 하실래요?>(MID, 2012)다.현직 과학기자인 저자가 "물리학에서부터 생물학, 수학, 의학, 지질학, 화학, 공학까지 커피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과학 분야"의 48가지 주제에 관해 소개하는 책. 같은 교양과학서 범주에 들어갈 책으로는 리처드 도킨스의 <현실, 그 가슴뛰는 마법>(김영사, 2012)과 조지 가모프의 <1,2,3 그리고 무한>(김영사, 2012)도 커피 한잔을 옆에 놓고 읽어봄직하다.

 

 

 

7. 예술

 

이주은 교수가 고른 책은 안느 바리송의 <더 컬러 - 세계를 물들인 책>(이종, 2012)이다. 제목이 이미 어떤 책인지 짐작하게 해준다. "색에 대한 수많은 미신과 신화를 문화인류학적인 접근 방식으로 해석한 흥미로운 책". 좀 뜬금없는지는 몰라도 같이 떠올리게 되는 책은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민음사, 2009)이다. 같이 읽어봄직하지 않을까.

 

 

 

8. 교양

 

내가 고른 교양서는 이사야 벌린의 <칼 마르크스>(미다스북스, 2012)다. "<칼 마르크스>는 마르크스에 대한 입문서이면서 동시에 벌린에 대한 입문서이기도 하다. <공산당선언>과 <자본론>의 저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유론>(아카넷, 2006)과 <러시아 사상가>의 저자로 ‘가장 지적인 대학인’이라고 불렸던 이사야 벌린을 이해하는 데에도 아주 요긴한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고 평했다. 벌린의 <자유론>과 <러시아 사상가>(생각의나무, 2008)가 모두 절판된 점에 대한 유감도 같이 적고 싶다.

 

 

 

9. 실용

 

손수호 위원이 추천한 책은 임준수의 <나무야 미안해>(해누리, 2012)다. '천리포수목원 일군 민병갈의 자연 사랑'이 부제다. 덕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주인공은 귀화 미국인으로 "57년 동안 사재 500억 원을 들여 19만 평의 땅에 나무의 천국을 일궜다. 동백과 목련, 호랑가시 등 3개 분야는 세계 정상급이다." 그 수목원에 한번 가보고픈 생각이 든다. 관련서도 두 권 더 눈에 띈다.

 

 

 

10. 진화심리학

 

내 맘대로 고른 주제는 '진화심리학'이다. 관련서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 새삼스레 다룰 건 아니지만, <인간은 야하다>(21세기북스, 2012), <문명이 낯선 인간>(공존, 2012), <남성 퇴화 보고서>(21세기북스, 2012) 등이 한꺼번에 나와서 같이 묶어놓을 만하다. <남성 퇴화 보고서>는 인류학자가 쓴 책이다.

 

12. 05. 04.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론 괴테의 <파우스트>를 고른다. 고전이야 매번 다시 읽는 것인데, 이번에 펭귄클래식판으로 새로 번역돼 나온 게 계기다. 주요 번역서들을 모두 갖고 있으니 대략 6-7종은 되는 듯싶다. 그래도 새 번역본이 나오면 챙겨두게 된다. 내 안의 어떤 파우스트적 욕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려나 아직 안 읽어보신 분이라면 이참에 파우스트박사와 한번 대면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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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마침 일요일이라 달력도 빈틈이 없이 꽉 채워서 시작하는데, 이달의 독서 또한 그랬으면 싶다. 공휴일도 총선이 치러지는 11일 하루밖에 없다. 다질 건 다지고 응징할 건 응징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면서 (그들에게) '잔인한 달'의 포문을 연다.

 

 

 

1. 문학

 

김미현 교수가 고른 책은 문태준 시인의 <먼 곳>(창비, 2012)이다. '서정의 귀환'을 대표하는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라고. <가재미>(문학과지성사, 2006)과 <그늘의 발달>(문학과지성사, 2008)에 이어지는 시집이다. 같은 서정시 계열로 분류되는 장석남 시인의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문학동네, 2012), 그리고 김선우 시인의 신작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창비, 2012) 등이 같이 읽어볼 만한 시집이다.  

 

 

영문학계의 화제작들도 4월의 독서목록에 올려놓음직하다. 영국작가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다산책방, 2012)와 작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제니퍼 이건의 <킵>(문학동네, 2011), <깡패단의 방문>(문학동네, 2012) 등이 그 목록에 들어가는 책들이다.

 

 

 

2. 역사

 

김기덕 교수가 추천한 책은 마하엘라 비저의 <역사 속에 사라진 직업들>(지식채널, 2012)이다. "이동변소꾼, 개미번데기수집상, 고래수염처리공, 소변세탁부, 커피냄새탐지원, 촛불관리인…. 알쏭달쏭 낯선 이 이름들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 인류가 생계를 이어나가는 수단이었다.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역사 속 뜻밖의 직업들을 통해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추적한다." 말 그대로 '사리진 직업들'을 통해서 읽는 유럽 문화사이다. 같은 컨셉의 책으로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건 이승원의 <사라진 직업의 역사>(자음과모음, 2011). 이 둘을 비교해 읽는 것도 흥미롭겠다.

 

 

 

3. 철학

 

김형철 교수가 고른 책은 조지프 핼리넌의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문학동네, 2012)다. '실수'를 키워드로 한 책을 더 찾아보니 윌리엄 헬름라이히의 <내가 왜 그랬을까>(말글빛냄, 2011), 아서 프리먼 등의 <그동안 당신만 몰랐던 스마트한 실수들>(애플북스, 2011) 등이 같이 읽어볼 만한 책들이다. 분류하자면 심리학 분야의 책들이다.

 

 

철학쪽 책으론 우리의 사유에서 실수(오류)를 제거하고자 했던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의 새 번역본이 나왔기에 독서목록에 올려놓는다. 분석철학 전공자인 곽광제 교수가 <논고>를 <논리철학론>(서광사, 2012)란 제목으로 다시 옮겼다. 먼저 나온 해설서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론 이렇게 읽어야 한다>(서광사, 2011)와 같이 읽어볼 수 있겠다. '논고'가 '론'이란 뜻이라 해도 관행적으로 굳어진 제목을 굳이 바꿀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4. 정치/사회

 

마인섭 교수가 고른 책은 신용하의 <독도영유의 진실 이해>(서울대출판문화원, 2012)다. "우리나라가 독도를 영유하는 것이 지리적・역사적・국제법적으로 정당하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모든 자료와 해설"이다. 저자는 그간에 독도 문제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출간했는데, 가장 간명하게는 <신용하의 독도 이야기>(살림, 2004)를 참고할 수 있다. 

 

 

 

5. 경제/경영

 

박원암 교수가 고른 책은 유진수의 <가난한 집 맏아들>(한국경제신문, 2012)이다. 경제학자가 쓴 경제정의론으로 "99%는 왜 가난한가?"를 질문한다. '왜 가난한가'란 질문에 보태서 '어떻게 가난한가'를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학생들이 만드는 단비뉴스의 '대한민국 빈곤보고서', <벼랑에 선 사람들>(오월의봄, 2012)이 그런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노동, 주거, 보육, 의료, 금융 등 가난한 한국인의 5대 불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도시빈민의 삶에 대한 역사적 보고서로서 최인기의 <가난의 시대>(동녘, 2012)도 같이 읽어볼 만하다.

 

 

 

6. 과학

 

김웅서 위원이 추천한 책은 최희규의 <가루와 함께 일주일만 놀아보자!>(이담북스, 2012)다. 분체(가루)공학 전공자가 쓴 책으로 세상의 물질에는 고체, 액체, 기체 말고 분체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가루에 관한 책은 워낙 드물기에 같이 읽어볼 만한 책을 찾기는 어렵고, 개인적으론 '시간의 화살'이란 주제를 따로 읽어보고 싶다. 숀 캐럴의 <현대물리학, 시간과 우주의 비밀에 답하다>(다른세상, 2012)가 나온 게 계기다. 오래 전에 나온 피터 코브니 등의 <시간의 화살>(범양사, 1994)를 떠올리게 하는데, 주로 열역학 제2법칙을 소재로 하여 가역성과 비가역성의 문제를 다룬다. 시간의 화살이란 비가역성의 다른 이름이다. 이 주제와 관련해서는 스티븐 제이 굴드의 <시간의 화살, 시간의 순환>(아카넷, 2012)도 같이 읽어볼 만하겠다.

 

 

 

7. 예술

 

이주은 교수가 고른 책은 플로리안 하이네의 <화가의 눈>(예경, 2012)이다. "이 책의 묘미는 두 관찰력의 만남, 즉 과거의 그림과 현재의 사진을 비교하는 일에 있다. 옛 화가가 화면 속에 의도적으로 집어넣거나 제거해버린 부속 풍경들을 찾아내서 과연 왜 그런 작업을 했는지 면밀하게 추적해내는 것이다. 세상을 보는 예술 창조자의 시선뿐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추적자의 시선이 동시에 생생하게 느껴지는, 한마디로 ‘실감나는’ 책"이라는 평이다. 같은 저자의 책으론 <거꾸로 그린 그림>(예경, 2010)도 흥미를 끈다. '미술사 최초의 30가지 순간'을 조명한다.

 

 

8. 교양

 

내가 고른 교양서는 존 판던의 <오! 이것이 아이디어다>(웅진지식하우스, 2012)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 50의 랭킹과 해제를 담은 책이다. "<이것은 질문입니까?>를 통해서 재치를 겸비한 박학을 선보였던 존 판던은 이 책에서도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들의 안내자로 자신이 적임자임을 과시한다. 덕분에 많은 걸 알게 되고 더불어 즐길 수 있으니 교양서로 모자람이 없다"고 평했다. 지적인 재미와 자극을 원하는 독자라면 이 두 권의 책은 일독해볼 만하다.

 

 

 

9. 실용

 

손수호 위원이 고른 책은 피터 멘젤 등의 <우리 집을 공개합니다>(월북, 2012). 저자의 이름이 낯익은데 그럴 만하다. "원제가 'Material World(물질 세계)', 부제가 ‘지구촌 가족의 초상’이다. 물건으로 각 나라별 차이점을 보겠다는 책이다. 이 기발한 작업에 나선 이는 사진작가 피터 멘젤. 이름이 익숙하다 했더니 지구촌 식탁을 담은 <헝그리 플래닛>, 먹을거리 생태학을 다룬 <칼로리 플래닛>의 저자다." 이름하여 '플래닛 3부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1994년 '세계 가족의 해'를 맞아 만들어진 책이라지만 여전히 유익해보인다.

 

 

 

10. 팩트

 

내 맘대로 고른 주제는 '팩트'다. 주진우 기자의 <주기자>의 가제가 '이것이 팩트다'였다. 당일배송이 되기에 어제 주문해서 받았는데, '팩트'란 말은 그간에 왜곡되고 축소된 진실, 조작된 진실에 대한 저항과 분노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 대선 직전 주기자는 미국으로 날아가 에리카 김을 만나 인터뷰 특종을 따냈었는데,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에라도 BBK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직을 걸겠다고 말했다"는 질문에 에리카 김은 이렇게 답했다.

내가 그 사람을 잘 아는데 만약 그렇다면 내가 성을 간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게 아니라 거짓말을 밥 먹는 것보다 더 많이 하고 잇다. 또 이명박 씨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는데 '짠돌이' 이명박 씨가 그럴 리 없다. 또 그런다고 해도 별로 상관없다. 진짜 재산을 다 빼돌려놓은 거 아니냐.(175쪽)

'이명박 씨'의 실제 재산과 관련한 내용은 안치용의 <시크릿 오브 코리아>(타커스, 2012)에 나온다. 2007년 가을 미국에서 진행되던 BBK 관련소송에서 김경준은 MB의 재산이 6억 달러(약 7000억원)라고 주장했다. 공직자재산신고에서 밝히고 청계재단을 통해 사회에 환원한다고 한 380여억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김경준은 해당 서류 2페이지에서 MB가 사기, 뇌물, 돈세탁, 착취 등을 통해 6억 달러의, 재산을 불법적으로 모았고 그의 재산은 형제와 처남 그리고 여러 법인들을 통해 은닉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김경준은 이 서류에서 MB가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현대건설에 입사해 최고경영자가 된 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현대의 자산을 형과 처남 명의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28쪽) 

'정의는 죽고, 탐욕만 남은' 세상이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을까. '17살'을 자처하는 주진우 기자는 이렇게 적었다.

내가 이런다고 약자들이 이기지도 못한다. 세상이 바뀌지도 않는다. 그러나 나는 힘을 함부로 쓰는 자들에게 짱돌을 계속 던질 것이다. "넌 정말 나쁜 새끼야." 쫓아가서 욕이라도 할 것이다.

아침마다 일어나서 전국민이(MB주의자들를 빼고) 한번씩 합창하면 혹 사정이 나아질지 모를 일이다. "넌 정말 나쁜 새끼야!"

 

그렇게 거짓과 탐욕이 극세하는 동안 '88만원세대'는 '결혼불능세대', 행복을 저당잡힌 세대가 됐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의 인터뷰집 <결혼불능세대>(필로소픽, 2012)도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되는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 인터뷰어 윤범기 기자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적었다.

결혼하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해법은 바로 정치에 있다. 그런 점에서 2012년은 중요한 해다. 총선과 대선이 있고, 이 기회를 활용하려는 청년 정치인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나와 같은 2030세대가 SNS의 등장으로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투표율이 높아지는 현상도 바람직한 일이다. 좋은 이룸은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결혼하기 좋은 세상도 이런 작은 노력들이 쌓여서 이루어질 것이다.(11쪽)

 

12. 04. 01.

 

 

 

P.S. 4월의 읽을 만한 고전으론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고른다. 번역본은 민용태 교수가 옮긴 <돈끼호떼>(창비, 2012)가 속편을 포함한 완역본이다. <돈키호테>는 1605년과 1615년에 각각 1, 2권이 출간됐는데, 시공사판 <돈키호테>는 1권만을 옮긴 것이어서 아쉽다. 김현창 교수의 <돈끼호테>(범우사, 동서문화사)도 참고할 수 있는 완역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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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정리는 전혀 진도를 못 빼고 있는데, 어느덧 3월이 코앞이다. 당장 개강이라 머리도 마음도 분주하고 복잡한 상황인데, 일단 하나라도 해치우자는 심정으로 '3월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오늘 할일을 내일로 미루는 게 아니라 내일 할일을 오늘 당겨서 하는 것이니 스스로 치하할 만하다. 겨우내 별로 잘한 일도 없는 것 같으니 봄맞이라도 잘해봐야겠다.

 

 

 

1. 문학

 

김미현 교수가 고른 책은 박완서 선생의 마지막 소설집 <기나긴 하루>(문학동네, 2012)다. 지난달에 1주기를 맞아 출간된 책인데, 최근엔 세계사에서 박완서 소설전집이 22권짜리로 갈무리됐다. 애독자들에게 장서용 컬렉션이 될 만하다. 더불어 생전의 서울대 강의록 <박완서>(서울대출판문화원, 2011)과 여성동아 문우회가 지은 <나의 박완서, 우리의 박완서>(문학동네, 2011)도 작년 봄에 나온 책들이지만 이 봄에 같이 읽어도 좋겠다.

 

 

3월에는 '춘심'에 이끌려 시집들을 손에 들어도 좋겠다. 마침 두 중견 서정시인의 신작도 출간됐다. 장석남의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문학동네, 2012)와 문태준의 <먼곳>(창비, 2012). 문인수 시인의 <적막소리>(창비, 2012)까지 한권 더 얹어도 좋겠다.  

 

 

혹은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부 마쓰모토 세이초 컬렉션은 어떨까. 장르소설의 독자들에겐 새로운 소식이 아니지만 작은 출판사 두 곳이 의기투합하여 펴낸 '세이초 선집의 첫 두 권 <짐승의 길>(북스피어, 2012)과 (모비딕, 2012)이 출간돼 있다. 장르소설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독자라도 40년 동안 700권의 작품을 쓴 이 미스터리한 일본 '국민작가'에게 눈길을 두어봄직하다. 

 

 

 

2. 역사

 

김기덕 교수가 고른 역사서는 알베르토 안젤라의 <고대 로미인의 24시간>(까치, 2012).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이후, 일반 독자들의 로마시대사에 대한 식견은 대단히 높아졌다. 이 책 <고대 로마인의 24시간>은 그 내용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2천년 전 고대 로마의 하루 일상을 상정하여 당시 로마인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준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좋은 로마사 대중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평이다. 같이 읽어볼 만한 책으로 제롬 카르코피노의 <고대 로마의 일상생활>(우물이있는집, 2003)도 절판된 책이지만 적어둔다. 다시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짝을 맞추자면 이디스 해밀턴의 <고대 로마인의 생각과 힘>(까치, 2009)도 보태야겠다. '생활'과 '생각'이란 짝이다.

 

 

개인적으로 박정희 시대의 역사도 3월에 읽어보면 좋겠다 싶다. 계기는 김재홍의 <누가 박정희를 용서했는가>(책보세, 2012)였다. 10.26 사건에 관한 공판기록들을 처음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있다(영화 <그때 그 사람들>도 다시 봤다). 덕분에 관련서도 몇권 더 구했는데, 이미 갖고 있는 책으론 <박정희의 맨얼굴>(시사IN북, 2011)과 <박정희 정권의 역사>(필맥, 2011)이 작년에 나온 것들이다. 책은 관심이 뻗칠 때 읽어야 하는 것이니 찾아서 모아놓아야겠다.

 

 

 

3. 철학

 

김형철 교수가 고른 책은 허태균의 <가끔은 제정신>(쌤앤파커스, 2012)이다. 교양심리학 책이지만 심리학 카테고리가 따로 없기에 철학분야의 책으로 뽑혔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독자들이 책을 통해 ‘혹시 내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생각해 봄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주장에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는, 보다 성숙한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주입식 착각에 대한 책으론 엘든 테일러의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알에이치코리아, 2012), 그리고 남녀간의 본질적 착각을 다룬 앨런 피즈의 <밝히는 남자 바라는 여자>(김영사, 2012)도 소프트한 심리학책으로 읽어볼 만하겠다.

 

 

좀 하드한 책으로 미셸 푸코는 어떨까. 다시 나온 디디에 에리봉의 평전 <미셸 푸코, 1926-1984>(그린비, 2012)는 두께에 비해선 부드러운 책이고, 프랑수아 퀴세의 <루이비통이 된 푸코?>(난장, 2012)도 푸코의 책을 몇권 읽어본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푸코의 강의록 <안전, 영토, 인구>(난장, 2011)은 도전해 볼만한 책. 요즘 유행하는 '통치성'이나 '생명정치'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갖는 독자라면 더더욱.

 

 

 

4. 정치/사회

 

마인섭 교수가 추천한 책은 도넬라 메도즈 등이 쓴 <성장의 한계>(갈라파고스, 2012)다. 1972년에 나왔던 <성장의 한계>의 30주년 기념 개정판.1992년에 낸 두번째 책 <성장의 한계, 그 이후>에 이은 세번째 경고라 한다. 환경 파괴에 맞선 대안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해보는 책으로 <기후정의>(이매진, 2012)와 <데이비드 스즈키의 마지막 강의>(서해문집, 2012)까지 같이 묶어볼 수 있겠다.

 

 

 

 전지구적 사고 못지 않게, 당면한 우리의 현실과 관련하여 읽어볼 만한 책들도 꼽아본다. 요즘 뉴스타파의 칼럼으로도 친숙한 CBS 변상욱 기자의 <굿바이 MB>(한언출판사, 2012)는 일단 제목만으로도 뭔가 '타파'하는 듯한 기분을 갖게 한다. KBS 박에스더 기자의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쌤앤파커스, 2012)는 한국사회에 대한 냉정하면서도 날카로운 성찰이다. 거기에 <또, 라이 가카>(책보세, 2012)도 보탠다. 'MB의 거짓말 100과 사전'이란 부제가 모든 걸 말해준다.

 

 

 

5. 경제/경영

 

박원암 교수가 고른 책은 김훈민/박정호의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한빛비즈, 2012)다. 소개에 따르면 "저자들은 인문학 서재에 있는 신화나 설화, 역사, 문학, 예술, 철학 서적에 모두 경제학이 담겨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단군신화에서 경제문제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경제학의 주요 논제인 시간적 비일치성을, 세계적인 명화에서 과시적 소비를, 벤담의 공리주의에서 법경제학을 찾는다." 나도 책은 진즉에 구해놓고 아직 손에 들진 못했는데, 몇 개 장은 이달에 읽어봐야겠다. 경제쪽으론 단골 저자들의 신간도 눈길을 끈다. 이정전 교수의 <시장은 정의로운가>(김영사, 2012)와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의 <문제는 경제다>(웅진지식하우스, 2012). "이대로 가다간 다 같이 망한다"는 문구가 엄살로 들리지 않는다면 필히 읽어볼 만하다.

 

 

 

6. 과학

 

김웅서 위원의 추천도서는 <예술 속의 과학>(북스힐, 2012)이다. 김 위원에 따르면, "요즘 창조적인 지식인을 육성하기 위해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융합인재교육(STEAM)이 주목받고 있다. 스팀(STEA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 수학(Mathematics)의 영문 첫 알파벳을 따서 만든 용어이다. 예전에는 이공계 학생들이 이과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하여 인문·예술적 소양이 부족한 전문인으로 양성되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창의적인 융합 인재를 필요로 하는 경향이 뚜렷해져, 예술과의 융합, 인문사회과학과의 융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교양과학도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예술 속의 과학>은 그런 추세에 부응하는 책. 더 찾아보면  박우찬의 <미술, 과학을 탐하다>(소울, 2011)나 홍성욱 외, <예술, 과학과 만나다>(이학사, 2007) 같은 책들이 더러 있었다. '융합 인재'를 필요로 하는 시대라고 하니 고등학생들도 한번 읽어봄직하다. 

 

 

 

7. 예술

 

이주은 교수가 고른 책은 하워즈 휴즈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나무이야기, 2012)다. 할리우드의 전설이 된 거장의 작품세계를 다룬 책. 500쪽이 넘어가는 분량도 무게감을 안겨준다. 영화감독론으로는 인터뷰집 <대니 보일>(마음산책, 2012), 스페인문학 전공자가 쓴 전기순의 <알모도바르 영화>(커뮤니케이션북스, 2012)도 눈길을 끈다. '악동'이었던 알모도바르도 어느새 '노장'이 됐군...

 

 

문득 오래전에 본 알모도바르의 영화들이 떠오른다.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는 비디오로 봤고, <욕망의 낮과 밤>과 <하이힐>은 극장에서 봤다. 알모도바르의 인터뷰집도 구했던 기억이 난다...

 

 

 

8. 교양

 

내가 고른 교양서는 잭 머니건의 <고전의 유혹>(을유문화사, 2012)이다. 이렇게 평했다. 

어려운 고전에 대한 길잡이를 자처하는 책은 많지만 잭 머니건의 <고전의 유혹>만큼 유혹적인 책은 드물다. 원제는 <해변의 베어울프>. 중세 및 르네상스문학을 전공했다는 저자가 해변에 접이의자를 펴놓고 중세 영문학 고전인 <베어울프>를 읽었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좀더 친숙한 버전으로 바꾸면 ‘해변의 신곡’이나 ‘해변의 파우스트’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그건 여행가방에 샌들과 자외선 차단제와 함께 단테의 <신곡>과 괴테의 <파우스트>를 챙겨 넣는다는 뜻이다. 그게 가능할까? 저자의 부추김에 따르면 얼마든지! 그는 “위대한 책들에 담긴 유머와 드라마, 모험, 섹스, 신랄함, 우아함, 비극, 아름다움”에 우리가 마음을 열도록 이 ‘휴대용 도감’ 속에 온갖 비결과 팁을 내장해놓았다.(...) ‘고전 기피증’이나 ‘고전 부담증’에 시달리는 독자라면 기꺼이 손을 내밀어볼 만한 유혹이다. 

 

 

 

9. 실용

 

손수호 위원의 추천서는 오경아의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샘터, 2012). 가든 디자이너의 책인데, 저자는 "방송작가로 일하다 나이 서른아홉에 두 딸을 데리고 영국으로 건너갔다. 그 곳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거쳐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6년간 정원 공부를 했다고 한다." 영국식 정원 이야기이기도 한 듯. '영국식 정원'이라고 하니 피터 그리너웨이의 퍼즐풀이 같은 영화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도 생각난다.

 

 

원제는 <제도사의 계약>. 가장 인상적인 영화는 (개봉시 잘려먹은)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 아직 못 본 영화는 <차례로 익사시키기>. 모두 출시돼 있으니 조만간 <차례로 익사시키기>도 구해보고 싶다.

 

 

 

10. 저항자들의 책

 

내 맘대로 고른 주제는 '저항'이다. 앤드루 샤오와 오드리아 림 엮은 <저항자들의 책>(쌤앤파커스, 2012)가 계기다. 이 앤솔로지에는 "왕후장상의 씨가 어찌 따로 있느냐?"고 외친 만적의 '노비들에게 고함'(1198년)과 광주 시민군의 ‘모두가 함께 부른 노래’(1980년)도 포함돼 있다. 추천사를 의뢰받고 나는 이렇게 적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하지만 역사는 그렇지 않았다. 지배층 인(人)과 피지배층 민(民)은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인’이 사람이었다면 ‘민’은 사람도 아니었다. 우리 시대의 ‘철거인’과 ‘철거민’도 그렇게 나뉘지 않는가. 이 책은 세계사 속에서 그렇게 억눌린 ‘민’들의 목소리와 그들과 함께하려던 지식인, 그런 세상을 바꾸려던 혁명가들의 주장을 모았다. 애초에 글과 책은 지배층의 독점물이었다. 글을 모르는 ‘민’은 ‘인문(人文)’의 세상에 들어갈 수 없었다. <저항자들의 책>은 그와는 다른 ‘민문(民文)’의 역사를 우리에게 펼쳐준다. 패배한 자들의 역사, 스러진 자들의 역사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기억과 함께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저항자들의 책>이 계기가 돼 에릭 홉스봄의 <반란의 원초적 형태>(온누리, 2011)와 <밴디트>(민음사, 2004)까지도 구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월스트리트 시위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점령하라> 두 권과 대학의 기업화에 대한 비판을 담은 <대학에 저항하라>(시드페이퍼, 2012)도 같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제 봄이고 4월 선거도 얼마남지 않았군...

 

12. 02. 29. - 03. 01.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은 아리스토파네스다. 특히 그의 작품들 중에서 <리시스트라테>.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전쟁을 밥 먹듯이 하며 패권을 겨루던 시절 주인공 리시스트라테는 그리스의 모든 여성이 단합하는 '성적 스트라이크'를 통해서 남자들을 굴복시키고 국가 사이의 화해와 평화를 달성하고자 한다. 번역은 <리시스트라테>(동인, 2004)가 있으며 <그리스 희극: 아리스토파네스 편>(현암사, 2006), 천병희 선생 번역으론 <아리스토파네스 희극 전집2>(도서출판숲, 2010)에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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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지각원고를 보내고 잠시 남는 시간을 이용해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벌써 달력 한장을 넘기게 돼, 이제 2월이다. 윤년이라 올해는 29일까지 있다. 방학이 하루 더 늘어난 셈인가? 어차피 무급 방학이니 그게 그거이긴 하지만, 괜히 시간을 더 번 듯해서 기분이 나쁘진 않다. 하루 더 책을 읽을 수 있겠다?!

 

 

 

1. 문학

 

김미현 교수가 고른 책은 신경숙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문학동네, 2011)이다. 나로선 이미 지난달에 꼽아놓았으니 덧붙일 말은 없다(<모르는 여인들>을 모르는 독자도 없을 것이고). 독서기간이 한달 연장된 걸로 치면 되겠다(그런 책이 이달에 몇 권 있다). 내친 김에 한국문학쪽으로만 고르면, 젊은 작가들의 신작 소설집 두 권을 읽어봐도 좋겠다. 황정은의 <파씨의 입문>(창비, 2012)와 한유주의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문학과지성사, 2011)가 그 두 권이다. 두 작가 모두 신경숙 문학과는 색깔이 많이 다르지만 든든한 중견작가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한다. 

 

 

 

2. 역사

 

김기덕 교수가 고른 역사서는 심재우의 <네 죄를 고하여라>(산처럼, 2011)이다. 이 역시 지난달에 꼽았던 책이다. '법률과 형벌로 읽는 조선'이 부제다. "정말이지 법률이나 형벌 용어는 가장 어려운 한자말로 되어 있어,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자신 있게 대중적으로 풀어쓰지 못하는 분야이다. 이 책을 계기로 역사대중서와 TV사극에 있어 한 단계 진전된 형벌 장면이 생생하면서도 정확하게 묘사되기를 희망한다"고 김교수는 적었다. 사실 '포도청'이란 말은 너무도 친숙하지만, 조선의 형벌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바는 많지 않다. <네 죄를 고하여라>를 계기도 좀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책들이 출간되면 좋겠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이 분야의 책을 찾다가 발견한 게 허남오의 <너희가 포도청을 어찌 아느냐>(가람기획, 2001) 정도였다. 어린이용으로 <조선시대 포도청에 가다>(가나출판사, 2008)도 나와 있군...

 

 

3. 철학

 

김형철 교수가 고른 철학책은 슈테판 클라인의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웅진지식하우스, 2011)이다. 저자가 철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생물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특이한 경력을 갖고는 있지만 철학서로 분류되진 않는 책인데, 넓은 의미의 인문교양서로 읽을 수 있겠다. 이제 보니 <시간의 놀라운 발견>(웅진지식하우스, 2007), <행복의 공식>(웅진지식하우스, 2006) 등 댓권의 책이 소개돼 있는 베스트셀러 저자다.

 

 

 

이타주의에 대해서는 원제가 '미덕의 기원'인 매트 리들리의 <이타적 유전자>(사이언스북스, 2001), 마이클 토마셀로의 <이기적 원숭이와 이타적 인간>(이음, 2011), 최정규의 <이타적 인간의 출현>(뿌리와이파리, 2009) 등이 단골로 거론되는 책이다.

 

 

 

4. 정치/사회

 

마인섭 교수가 추천한 책은 데이비드 건틀릿의 <커넥팅>(삼천리, 2011)이다. 소셜네트워크혁명을 다룬 책인데, "저자는 웹2.0이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고유의 철학이자 방법론이라고 한다. 존 러스킨과 유튜브, 윌리엄 모리스와 위키피디아, 이반 일리치의 상생ㆍ공존과 소셜네트워크를 연결시킨 저자의 발상은 파격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고 소개된다. 지난 세기말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의 <디지털이다>(커뮤니케이션북스, 1999)가 디지털시대의 철학을 제시한 걸로 화제가 됐던 게 생각난다. 어느새 '올드'한 얘기인가. 디지털혁명의 진화가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갈지 궁금하다.

 

 

 

5. 경제/경영

 

박원암 교수가 고른 책은 <이노베이터 DNA>(세종서적, 2012)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필두로 어떻게 세계적인 혁신들이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 조사하고 분석한 이 분야 최고 학자들의 책"이다. 책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을 많은 아랍 국가들처럼 혁신을 이루기 어려운 나라로 지목하고 있다는걸로 보아 저자들이 알 건 다 아는 듯싶다. 공저자 중의 한 명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혁신에 대한 다른 책들의 저자로서 잘 알려져 있다고 해서 찾아보니, 꽤 여러 권의 책이 뜬다. 혁신할 기업만 갖고 있다면 읽어볼 만하겠다.

 

 

6. 과학

 

김응서 위원이 추천한 책은 수학책이다. 안소정의 <배낭에서 꺼낸 수학>(휴머니스트, 2011). '배낭'이란 말이 비유가 아니어서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자 고대 수학사의 무대가 되었던 이집트, 그리스, 이탈리아, 인도로 수학을 만나러 가는 여행기"라 한다. 지난 12월에도 이달의 읽을 만한 책으로 수학책을 꼽은 적이 있는데, 다시 검색해보니 '축구공 위의 수학자'로 잘 알려진 강석진 교수의 <수학의 유혹>(문학동네)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7. 예술

 

이주은 교수가 추천한 예술서는 박철호의 <베를린, 천 개의 연극>(반비, 2011)이다. "저자의 손을 잡고 베를린 곳곳의 극장을 함께 따라다니며, 인생의 희비극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책". 오랜만에 연극 개론서로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이 무엇인지 찾아봤다. 밀리 배린저의 <연극 이해의 길>(평민사, 2010)이다. 흠, 연극 본 지도 오래됐군...

 

 

 

8. 교양

 

내가고른 교양서는 최재천 교수의 <다윈 지능>(사이언스북스, 2012)이다. 다윈의 생각에 대한 최적의 안내자가 진화론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다윈 지능>은 진화론에 대한 우리의 이해 수준을 재볼 수 있는 유용한 척도이다. 진화란 무엇인가? “세대 간에 일어나는 생물체의 형태와 행동이 변화”이다. 그리고 다윈의 자연선택론은 이 모든 변화의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지난 150여 년간 많은 비난과 오해에 휩싸였지만 이제는 생명의 의미와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훌륭한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다윈의 생각에 대한 최적의 안내자를 따라가다 보면 그처럼 간결한 이론이 얼마나 많은 현상과 행동을 우아하고도 명쾌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지 경탄하게 된다.

찰스 다윈 서간집 <기원>과 <진화>도 이 참에 같이 읽으면 좋겠다(최재천 교수가 지휘하는 다윈 저작의 새 번역판들은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 나는 구입하는 것까지가 이달의 목표다.

 

 

 

9. 실용

 

손수호 위원이 추천한 실용서는 차동엽의 <잊혀진 질문>(명진출판, 2012)이다. 특이한 기원을 갖고 있는 책인데, 삼성의 故 이병철 회장이 던진 질문들에 대한 신부님의 답변이 24년만에 한권의 책으로 묶였다고. '질문'이라고 하니까 떠오르는 책은 존 판던의 <이것은 질문입니까?>(랜덤하우스, 2011)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입학면접시험 문제들에 대해 저자가 답한 책. 거기에 보태자면 교양과학서에 들어갈 책이겠지만, 37명의 과학자가 각자가 생각하는 마음과 생명, 그리고 우주에 대해 털어놓는 책 <과학자처럼 사고하기>(이루, 2012)도 같이 읽어볼 만하다. 고등학생 정도라면 충분히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을 듯싶다.   

 

 

 

10. 헤겔

 

내가 따로 고른 주제는 '헤겔'이다. 프레더릭 바이저의 <헤겔>(도서출판b, 2012) 덕분에 기획한 것인데, 수전 벅모스의 <헤겔, 아이티, 보편사>(문학동네, 2012)와 라나지트 구하의 <역사 없는 사람들>(삼천리, 2011)까지 뻗어나가면 좋겠다.

 

 

헤겔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서로는 한스 프리드리히 풀다의 <헤겔>(용의숲, 2010)이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이다. 피터 싱어의 <헤겔>(시공사, 2000)이 간결한 입문서이고, 테리 핀카드의 <헤겔, 영원한 철학의 거장>(이제이북스, 2006)이 규모 있는 평전이지만 두 권 모두 절판된 상태다. 다시 춮간되면 좋겠다.  

 

12. 01. 30.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은 <시경>이다. 여러 번역본 가운데 김학주 선생의 <새로 옮긴 시경>(명문당, 2010)과 이기동 교수의 <시경강설>(성균관대출판부, 2004)을 기본서로 골랐다. <시경>에 대한 깊이 있는 책은 의외로 찾기 어려운데, 마르셀 그라네의 <중국의 고대 축제와 가요>(살림, 2005) 정도가 그나마 연구사적 의의를 갖는 책이다. 이 책이 포함된 '살림 클래식'에는 그라네의 또다른 책 <중국의 고대 춤과 전설>도 근간예정으로 돼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직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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