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미미달 > [퍼온글] 스페인문학 전문출판사 ‘북스페인’ 정창 대표

스페인문학 전문출판사 ‘북스페인’ 정창 대표




“죽을때까지 스페인 문학만 번역…한 100권쯤?”

스페인어권 책만 내겠다는 출판사가 생겼다. 이름도 ‘북스페인’이다.

에두아르도 멘도사의 <어느 미친 사내의 5년만의 외출>(조구호 옮김)과 <사볼따 사건의 진실>(권미선 옮김)이 첫 열매다. 탐정소설 기법의 사실주의 소설이다.

출판사 대표는 정창(46)씨. <궁둥이>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뒤마클럽> <시대를 앞서간 여자들의 거짓과 비극의 역사> 등 스페인어 책들을 번역했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세풀베다의 소설 <연애소설 읽는 노인>의 역자다. 북스페인은 말하자면 스페인어 전문 번역자가 차린 스페인 전문 출판사다.

스페인어 전문번역자가 아예 출판사를 차렸다
20개국 5억명 스페인어권 문화적 자원 무궁무진하다
한민족처럼 성격도 화끈 “어렵지만 해 볼렵니다”

“스페인? 아무래도 아직 낯설죠. 돈 끼호떼(꼭 이렇게 써달라고 말했다), 피카소, 투우, 정열 등 몇 개의 코드로 이해되는 나라입니다. 우리와 문화가 비슷해요. 외침을 자주 받은 것, 지방색이 강한 것,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나 현대사에서 오랜 독재를 겪은 것이 그렇습니다. 사람들 성격도 우리처럼 화끈하죠. 그런 스페인어권 인구가 20여개국 5억입니다. 번역할 만한 문화적 자원은 무궁합니다.” 듣고 보니 아주 미친 출판사는 아니다. 그는 ‘무궁하다’는 표현을 ‘그동안 너무 안 건드렸다’로 고쳤다.

“스페인 문학이 아닌 문화를 번역할 생각입니다.”

그는 일년에 한차례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북페어가 열리면 한달 정도 그곳에 머물며 책 사냥을 한다. 신간 위주로 한번에 100권 정도 사들여온다. 이메일 아이디가 ‘북헌터’다.

“이제 시작입니다. 문학, 인문, 예술 위주로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동시대 작품에서 고전으로 넓혀나갈 것입니다. 인터넷으로 ‘북스페인’을 검색하면 스페인의 모든 것이 주르륵 나오도록 말이죠.”

겨우 책 세 권 선보인 출판사로선 엄청난 욕심이다. 허장성세로 보일만큼…. 하지만 페르난도 사바떼르의 <십계명>, 페르난도 바에스의 <책 파괴의 역사> 등 저작권을 확보해 번역 중인 책이 30여권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어는 일종의 특수언어권인데 그의 욕심을 받쳐줄 만큼 번역자가 충분할까. “사실 그게 고민입니다. 박사급이 200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번역과 거리가 멀어요. 문장이 안되는 사람도 많고요. 무엇보다 돈이 안 되니까 잘 안 하려고 해요. 현재 번역가라고 할 만한 사람이 10여명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고료나 인세 지급방식을 바꾸어 인센티브를 주고 갓 학위를 취득한 사람을 동참시킬 참이다. 전문편집자 양성도 그의 과제다. 할 일은 많은데 일손은 부족하단다.

이번에 펴낸 두 가지 외 에두아르도 멘도사의 작품 모두를 번역하겠단다. 왜 하필 그일까.

“가장 스페인 작가다운 작가죠. 예약 주문자가 20만명에 이를 정도이니까요.” 세르반떼스의 <돈 끼호떼>에서 비롯하는 사실주의, 갈도스의 <라사리오 데 또르메스>를 효시로 하는 피카레스크 양식의 두 흐름이 20세기 초 바로하를 거쳐 멘도사한테서 절정을 이룬다는 설명이다.

“죽을 때까지 스페인 문화 번역에 매달릴 겁니다. 100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문학 전문으로 출발한 ‘열린책들’이 결국 문학 전반으로 확대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의식한 듯 정씨는 “장르는 몰라도 언어권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갓 태어난 특정어 전문번역 출판사의 성패는 출판사만의 몫은 아니지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erky 2005-06-25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번쩍 뜨이는 반가운 소식이네요. '정창'씨가 번역한 책 중 '열정'하고 '연애소설 읽는 노인' 읽어봤는데, 이 분도 번역을 꽤 무난하게 잘 하시더라구요. 정말 기대되네요.

하이드 2005-06-25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에두아르도 멘도사 책들 보관함에 넣어 놓고 있어요. 열심히 사줘야죠!
 
 전출처 : 로쟈 > 최근에 나온 책들(45)

바쁜 일들 때문에 다소 미뤄진 책 소개를 해치우기로 한다(사실은 어제 몇 자 적어내려갔지만, 난데없는/일시적인 정전으로 날려먹었다). 관심이 폭이 무작정 넓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이 '많이' 나온다고 느껴질 정도로 요즘은 정말로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일 같이 서점에 가서 체크를 해봐도 그 책이 그 책이었던 '먼옛날'(80년대)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더불어 느껴지는 건 역시나 '겁없는' 책값들이다. 도서관 인프라가 아직 풍족하지 못한 현실에서 고가의 신간서적들은 자신의 '경제적 계급'을 반추하도록 강요한다. 혹 이런 목소리가 들리지는 않는가? "네가 그래도 책을 사보겠다는 것이냐?" 혹은 "네가 어디서 맞먹자는 것이냐?" 

 

 

 

 

제일 먼저 꼽을 책은 단연 마틴 에슬린의 <부조리극>(한길사)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에슬린은 오늘날에는 상식적인 문학용어가 된 '부조리극'이란 말을 발명해낸 양반이다. 원서의 초판은 1962년에 나왔고, 책은 1950년대 프랑스 연극무대를 주름잡았던 베케트, 이오네스코, 장 주네 등의 새로운 연극을 '부조리극'이란 말로 유형화하는 데 성공했다(거기에 아다모프와 해롤드 핀터를 포함하게 되면 부조리극의 5인방이 된다). 이후에 이 용어는 그 외연이 더욱 확장되어 고대 그리스의 희극(아리스토파네스)에까지 적용되기도 하는데, 사실 부조리극은 연극적 형식 못지 않게 그 세계관이 문제시되는 드라마이므로 그러한 소급적 적용이 아주 억지스러운 건 아니다. 세계관이 연극적 기교보다 더 나이를 먹었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 만큼. 어쨌든 부조리극 연구의 '고전'을 이제 우리말로 읽을 수 있게 되어 반갑다(나는 이전에 러시아 부조리극에 관한 리포트를 쓰기 위해서 이 책의 이론 파트를 읽어본 적이 있다).

베케트와 브레히드, 핀터 등의 극작가들에 대한 권위있는 해설자로 유명한 에슬린은 (내가 알기론) 한국에도 두어 차례 다녀간바 있고,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에 대한 평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에는 <극마당: 기호로 본 극>(현대미학사, 1993), <드라마의 해부(학)>(청하, 한양대출판부) 등이 번역/소개돼 있다(<극마당>은 원로 연극학자가 '새내기' 연극기호학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그 한계를 지적하는 책이다). 부조리극에 대해서는 그밖에 신현숙, <20세기 프랑스 연극>(문학과지성사, 1997)의 한 장을 참조할 수 있고, 서울대출판부에서 나온 문학용어 시리즈의 <부조리문학>도 요긴하다.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임준서, <반연극의 계보와 미학: 부조리극을 중심으로>(살림, 2004)가 있는데, 베케트, 이오네스코, 장 주네의 3총사 외에 한국 극작가로서 오태석, 이현화, 장정일을 다루고 있어서 이채롭다.

부조리는 세계관이면서 또한 이 세계에 대한 '감수성'인데, 이 감수성을 가장 시적인 문체로 일깨워주는 책은 단연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책세상)이다. 거기서 카뮈는 어느날 갑자기 무대장치가 무너지는 경악스런 상황을 부조리한 상황의 예로 제시한다. 거기서 암시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부조리는 연극(무대)적 상황과 연극적 의식 속에서 가장 잘 표출된다. 해서, 부조리극은 부조리문학의 대표 종(種)이자, 그 자신이 유(類)이기도 하다. 참고로, 국내에 번역/소개돼 있는 5인방의 대표작들을 꼽아본다(해롤드 핀터의 경우는 8권짜리 전집이 나와 있다).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민음사),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민음사), 장 주네의 <하녀들>(예니), 아다모프의 <타란느 교수>(연극과인간), 그리고 <해롤드 핀터 전집>(평민사).

 

 

 

 

 

아쉬운 건 러시아 부조리극이 아직 소개돼 있지 않은 것. 프랑스에서보다 앞선 1930년대 다닐 하름스와 알렌산드르 베젠스키 같은 작가들이 뛰어난 '부조리극' 작품을 남긴바 있으며 1960년대 아말릭 같은 작가의 작품도 매우 재미있다. '언어장벽'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부조리극의 경우 극적 효과의 많은 부분을 언어 유희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우리말로도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두번째 책은 이사야 벌린의 <낭만주의의 뿌리>(이제이북스). 책은 1965년에 저자가 워싱턴에서 행한 연속강의를 묶은 것인데, 이번에 믿을 만한 역자(강유원이 공역자로 참여했다)들에 의해 번역되었다. 역자 후기를 참고하여 이 책의 교훈을 요약하면 이렇다. "낭만주의는 결국 개인의 불굴의 의지, 개인의 신념과 이상을 강조하면서 원래의 의도와는 반대로 타인의 의지를 인정하고 타협할 필요성을 불러일으켰다. 인류는 타인의 이상을 인정하지 않으면 자신의 이상도 인정받을 수 없음을 역사를 통해 배우게 된 것이다. 낭만주의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유산은 바로 이 관용과 이해의 정신이다." '낭만주의의 진정한 유산'으로서의 이 교훈은 낭만주의를 반면교사로 하여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일 테다.

영국의 저명한 자유주의 철학자 이사야 벌린(1909-1997)은 본래 라트비아 태생으로 여섯 살에 러시아로 이주했다가 혁명 후 1921년에 영국으로 건너갔다(망명?). 당연히 러시아와 인연이 없을 수 없는데, <계몽시대의 철학>(서광사, 1992), <비코와 헤르더>(민음사, 1997) 등의 철학서 외에 아직 우리말로 번역되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사상가들(Russian thinkers)>이란 저서도 갖고 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작가들과 인텔리겐차들을 다룬 책인데, 특히 투르게네프론과 '여우와 두더지'란 제목의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비교론이 유명하다. 러시아에서는 작년인가 재작년에 두 권짜리로 벌린 선집이 번역돼 나왔는데, <철학의 자유>와 <역사의 자유>가 각 권의 제목이었다.

여러 학술적 업적으로 벌린은 1957년 기사 작위를 받았으므로 정확하게는 '벌린 경'이다. '칼 포퍼 경'과 마찬가지로. 그리고, 벌린과 포퍼는 영국식 교양과 자유주의 철학의 쌍두마차이다. 그런 벌린이 마르크스의 평전, <칼 마르크스>(미다스북스, 2001)까지 쓴 건 다 '교양'의 산물이겠다(한편으로 19세기의 대표적인 사상, 낭만주의와 마르크스주의는 서로 교호적이다. 가령 바이런식 낭만주의는 19세기 전반기에 유럽 여러 나라들에서 '혁명에 대한 영감'을 제공하였다. 국내에 바이런과 바이런이즘에 관한 좋은 책들이 아직 소개되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다시 역자들의 말을 옮기면, "칸트나 헤르더, 피히테나 실러 같은 철학자와 사상가들뿐 아니라 문학과 음악과 미술의 각 분야를 아우르며 예리한 분석과 풍부한 실례를 쏟아내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교양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이 적당히 교양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이라면 필독할 만하다.

한편, 강유원도 어디선가 지적한 것인데, 교양은 언제나 우파의 것이다(배부르다고 과시하는 게 교양이다). 평등주의자로서 좌파는 삶의 퀄리티(품위와 교양)를 따질 겨를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아직도 세계 인구의 1/5이 절대 빈곤층이다). 우파의 '교양'을 대신하는 것은 좌파의 경우 '품성'이다(현실 사회주의에서도 '공산주의자의 품성론'은 어디서나 핵심적인 이슈였다. 배고파도 참는 게 품성이다). 즉 우파가 교양을 따진다면 좌파는 품성을 따진다. 나이브하게 얘기하면, 우파는 좌파가 무식하다고 욕하고("저런 배운 것도 없는 천한 것들!"), 좌파는 우파가 돼먹지 않았다고 비난한다("저런 돼먹잖은/파렴치한 인간 말종들!"). 이 둘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교량이 없다면, 우리는 언제나 '유식한 파렴치함'과 '순박한 단순무식함' 사이에 찢기게 될 것이다.

중국의 문화혁명이 잘 보여준 것이지만, 많이 안다는 것은 '유죄'이다. 대개의 경우 (남보다 많이 아는) 지식인들은 사회주의/공산주의에 적합하지 않다. 가령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러시아 망명시인 브로드스키의 경우. 젊은 시절 남들 노동할 때 일은 하지 않고 시를 썼다는 죄목으로 그는 재판정에 섰다. 너는 무엇을 했는가? 시를 썼습니다. 누가 너에게 시를 쓰라고 했는가? 너는 사회주의의 밥벌레이다! 요컨대, 브로드스키는 교양 있는 시인이었지만 동시에 파렴치한 밥벌레였다. 물론 사회주의 혁명에 지식인 이론분자들의 노력과 투쟁도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그들은 혁명의 성공과 동시에 숙청/제거되어 마땅하다(계급 없는 세상은 지식인 없는 세상이기도 하다). 요컨대, 그들은 '사라지는 매개자'이면서 '터미네이터'의 역할을 역사적 사명으로 수행해야 하는 것. 자본주의는 똑똑한 놈 한 명이 먹여살린다고 하지만(이건희의 천재론), 사회주의의 구호는 좀 다르다. "가라, 똑똑한 놈들은 가라! 이제 바야흐로 평등한 어중이떠중이(=인민)들의 세상이 오리니."

 

 

 

 

세번째 책은 부르디외의 '하이데거의 정치적 존재론', <나는 철학자다>(이매진). 원제가 그렇게 변형된 건 물론 '장삿속'일 테지만, 이 경우는 최악이라 할 만하다. 역자 후기를 봐도 표제가 그렇듯 변경된 이유에 대해서 아무런 해명이 붙어 있지 않다. 책은 사회학자 부르디외의 하이데거 읽기인바, 그는 기존의 독해를 모두 거부하면서 자신만의 (적합한)이중적 독해를 제안하고 실행한다. 즉 그는 하이데거에 대한 "(지지자들의) 철학적 독해 대 (비판자들의) 정치적 독해라는 대립구도를 포기하고, 이중적 독해, 곧 정치적이면서 철학적인 독해를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서 하이데거 철학의 고유성이 나치즘과 어떻게 연루되어 있는지를 밝혀내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의 의의? 역자에 따르면, "하이데거에 대한 부르디외의 비판적 분석은 당대 철학에 의해 억압받아온 사회학의 복수이자, 인문학에 있어서 늘 사회학과 경쟁관계에 있는 철학에 대한 사회학의 우위를 간접적으로 선언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나치즘과 하이데거의 관계는 20세기 (서양)철학사 최고의 스캔들이다(한국 현대문학사에서라면 춘원 이광수나 미당 서정주의 친일 스캔들에 견줄 만하다). 20세기 최고의 철학자(적어도 그 중 한 명)가 과연 나치주의자였을까, 라는 문제. 이 스캔들이 다시금 주목받게 된 건 1987년 <하이데거와 나치즘>이란 책이 프랑스에서 출간되면서부터인데, 이후로 하이데거를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많은 논쟁적인 책들이 출간되었다. 시기적으론 1988년에 출간된 부르디외의 책 또한 그러한 논쟁에 한몫하고 있는 셈이 된다. 이에 대한 우리말 저작으로는 이미 박찬국 교수의 묵직한 연구서 <하이데거와 나치즘>(문예출판사, 2001)이 나와 있다. 그게 부담스럽다면, 제프 콜린스가 쓴 <하이데거와 나치>(이제이북스, 2004)를 훑어볼 수도 있겠다.

한편, 하이데거의 신간으로는 휠덜린의 송가 <이스터>에 대한 강의록이 번역돼 나왔다. <휠덜린의 송가(이스터)>(동문선)이 그것인데, 아쉽게도 내가 사온 러시아본 강의록에는 빠져 있다(러시아어본은 독러 대역본이다). 신간은 하이데거의 파워와 함정이 무엇인지 혹 말해줄지 모르겠다. 참고로, 앞에서 꼽은 부르디외의 책도 러시아어로 번역돼 있다.

 

 

 

 

네번째 책은 지난번에 출간을 기대한다고 언급한 게 무색할 정도로 '빨리' 나온 스피박의 주저, <포스트식민 이성 비판>(갈무리)이다. 철학, 문학, 역사, 문화, 네 장으로 돼 있는데, 600쪽이 넘으니까 아주 묵직한 책이다. <다른 세상에서>(여이연)과 함께 스피박 총정리를 하면 되겠다. 한편, 스피박의 탈식민주의론에 대한 비판도 드물지는 않은데, 국내 논자의 경우를 예로 들면 가령 김재용은 <협력과 저항: 일제말 사회와 문학>(소명출판, 2004)에서 스피박의 논리는 '피장파장의 논리'라고 비판한다. 고명섭이 <지식의 발견>(그린비, 2005)에서 간추린 바에 따르면, 스피박의 논리는 표면적으로는 식민주의를 비판하지만, 그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을 식민주의에 포섭된 논리로 이해함으로써 결국에는 저항의 가능성을 지워버린다(해서 "일제에 맞서 싸웠던 사람들 역시 국민국가와 내셔널리즘의 틀 속에 갇혀 있기 때문에 진정한 저항이 있을 수 없고, 친일이나 반일이나 다를 것 없다는 논리인 것"). 스피박을 읽을 때 그런 비판도 염두에 둔다면, 좀더 긴장감있는 읽기가 될 듯하다.

며칠 전 세계여성대회가 서울에서 개막되었는데(참석예정이었던 스피박은 막판에 사정으로 불참했다고) 거기에 발맞추듯 나온 책이 방대한 분량의 2권짜리 <여성주의 철학>이다. 얼마전에 나온 <여성철학자>(푸른숲)와 앞서거니 뒷서거니이다. 문제의식은 비슷하지만, 접근방향은 좀 다른데 그 차이는 '여성' 대 '여성주의'란 말로 요약될 수 있을지. 어쨌거나 이 세(네) 권의 책 모두 출산드라 이상의 아주 풍만한 부피를 자랑한다. 여성들의 세상이 그렇게 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말이 나온 김에 여성학 이론서를 한 권 더 덧붙이자면, 스피박과 같이 인도 출신의 찬드라 탈파드 모한티의 <경계없는 페미니즘>(여이연). 부제는 '이론의 탈식민화와 연대를 위한 실천'이며, 430쪽이어서 거명한 책들 중 가장 '날씬하다'.

 

 

 

 

끝으로 다섯 번째 책은 우리에게 <국민주의의 포이에시스>(창비, 2003), <사산되는 일본어, 일본인>(문화과학사, 2003), 그리고 임지현 교수와의 대담 <오만과 편견>(휴머니스트, 2003)으로 잘 알려진 사카이 나오키 교수의 <번역과 주체>(이산)이다. 그 자신이 어느 자리에선가  곧 소개될 거라고 했던(혹은 소개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바로 그 책이다. 책소개를 옮겨오면, "저자는 일본인이나 일본어라는 균질성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내부에서 일본사상이라는 역사적 연속성이 만들어져왔다는 것은 일종의 환상으로 간주한다. 그리하여 언어적 통일체와 그것에 기반한 국민공동체 해체를 옹호한다. 일본어나 일본인이라는 환상을 드러냄으로써 언어적.사회적 잡종성을 긍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책은 그 자체로 언어적 잡종성을 체현한다. 책에 수록된 여섯 편의 글은 모두 영어에서 일본어로 혹은 일본어에서 영어로 호환적으로 쓰였거나 번역되었다. 또한 한국어를 모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되어 애초에 균질적인 언어에 의해 지탱되는 공동성을 신뢰하지 않음을 드러낸다." 

그러한 문제의식 자체가 사카이 나오키의 독특성을 구성한다(적어도 그렇게 평가되어 그는 미국대학에서 연구를 받았고, 현재는 미국 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어쨌든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주제 자체는 흥미로우며 나로서도 관심이 간다. 같이 읽어볼 만한 책으론 역시 신간인 <언어제국주의란 무엇인가>(돌베개)와 함께 강상중의 <내셔널리즘>(이산, 2004)과 더글러스 로빈슨의 <번역과 제국>(동문선, 2002) 등이다('내셔널리즘'에 관한 책들이 부쩍 많이 출간되고 있다). 키워드는 번역, 주체, 내셔널리즘, 제국(주의), 탈식민주의이다. 하지만, 이걸 읽는 데 필요한 '연구비'를 조달할 수 없는 지금의 나로선 그저 바라만 볼 따름이다...

05. 05. 23.

P.S. 들뢰즈의 <시네마2>에 관한 이야기 등의 '부록'은 나중에 보충하기로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야의 이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7
헤르만 헤세 지음, 김누리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친 사람만 볼 것-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말 미국의 대학 도시 샌프란시스코의 서점에서 벌어진 기이한 일. 한동안 도시 전체를 통틀어 헤세의 책을 구할 수 있는 서점이 없었다. 책이 서가에 꽂히기가 무섭게 동이 나 버린 것이다. 실로 느닷없이 휘몰아친 헤세 선풍은 삽시간에 미대륙 전체를 휩쓴다. 그와 같은 헤세붐을 선도한 작품은 ' 황야의 이리' 와 '싯다르타' 였다.

1927년 헤세가 오십줄에 들어서 발표한 '황야의 이리' 가 미국과 유럽을 뒤흔든 68학생운동 세대와 히피들에게 성경처럼 읽혔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자아 찾기', '강력한 전쟁 비판'  그리고 '몽환적'이기까지 한 이 작품은 그러나 그 세대 못지 않게, 21세기 초두에 읽어도 들어맞는다.

하긴, 헤세는 말한다.

'나는 독자들에게 나의 작품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정해주고 싶지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각자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취하기를! 그렇지만 만약 독자들이 [황야의 이리]가 병적인 것과 위기를 묘사하고 있음에도 죽음이나 몰락으로 치닫지 않고 반대로 치유에 이르고 있음을 알아차려 준다면 기쁠 것이다'

백가지, 천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에서, 누가 읽던 원하는 부분을 찾을 것이라 믿는다. 다만 세상에 대한 유머를 통해 고통과 정신적 질병을 치유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렇구나. 할 뿐. 강력히 동의할 수는 없었다. 그 예로 등장한 인물들이 모짜르트와 괴테다. 그들. 천재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죽는 날까지 나이브하게 미쳐돌아가는 세상( 그렇다. 세상은 그때나 이때나 지금이나 항상 미쳐돌아가지.) 을 담담히 받아들였던 것이고, 헤세는 그렇게 우리가 적응해 나가길 바라나보다. 그 자신이 그것을 해답으로 찾았고.

이야기는 3가지 주요 줄거리를 담고 있다. 가상의 편집자 서문에서는 주인공, 황야의 이리, 하리 할러가 편집자의 아주머니 집에 하숙하는걸 관찰한 '시민'의 시선을 담고 있다. 조금은 기괴하고 병적이지만, 예의 바르고, 그것이 또 위험해 보이지만, 어쨌든 조용히 지내는 할러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할러가 길에서 얻게 되는 작은 소책자' 황야의 이리론'이다. 이 책자의 제목 아래에 나와 있다. '미친 사람만 볼 것' . 할러의 거칠고 조절하기 힘든 내면을 '황야의 이리' 라 이름붙였지만, 사실 할러의 영혼은, 아니 인간의 영혼은 이원론적으로 이야기되어질 수 없으며, 수백, 수천의 각기 다른 영혼을 지니고 있고, 그 영혼들을 조화롭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사회에서 그것에 과학의 이름으로 ' 정신분열'의 딱지를 붙일지라도. 당시 헤세는 융의 제자인 랑박사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이뿐만 아니라 헤세의 당시 경험들이 진하게 묻어 나 있다.

마지막으로 할러가 헤르미네( 젊은 시절 친구인 헤르만의 여성형 이름) 라는 고급 창부를 만나게 되어 그가 지금까지 경원시 여겼던 다른 세상을 체험하게 되고, 그녀를 따라 가장무도회에 가서 '지옥'이라는 이름의 방에서 '마술 극장'을 보게 된다. 그 마술 극장에서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꼭꼭 씹어 읽어야 할 책이다. 그의 정갈하고 아름다운 문장들은 책을 통째로 외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여러번 읽고 싶어지게 한다.

헤세의 책은 매 번 읽을때마다 무척이나 다른 느낌을 준다. 좀 더 어렸을때 이 책을 접할 기회가 없었음이 아쉽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개 2005-06-2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본지 거의 20년은 되가나 봅니다.. 새삼 다시 보고 싶네요..^^

하이드 2005-06-22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세의 책들은 볼때마다 느낌이 틀린 것 같아요. 잘 묵혀 두었다가 몇년 후에 또 꺼내봐야지요. ^^

2005-06-23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perky 2005-06-25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읽으셨군요. 정말 대박인 책이었어요. 휴..

하이드 2005-06-25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perky님 추천 받고 샀었던거죠. 그때가 언제... ^^a 독일문학에의 관심을 다시 북돋아준 책이에요!
 

정말! ( 힘주어서)

심지어 오늘 교보 방앗간에 가서 책 한 권도 안 샀다. 근데, 눈에 들어오는 책도 없으니, 이런, 권태기인거야?

 밀다 드리퀘의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 ]

 인도네시아의 '바조족' 이라는 바다 유목민 이야기.

표지 사진에 반해버렸다 .화질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안의 사진들은 너무 맘에 든다.

 



 

 

 

어, 이 책 품절이지 않았나?!  오래된 보관함 정리하면서 들어가 보니, 다 있네!

 내친김에 젤라즈니의 다른 책들도 .

 꽤나 많잖아?

 

 




해리 캐멀먼의 랍비 스몰 시리즈 1탄

 

 

 

 oldhand님 리뷰보고 찜 해 놓았던 책. 경찰/경감소설 좋다.

 리뷰에 언급된 87분서, 마르틴 베크, 메그레 경감 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시리즈들.

 주문하기 전에 다시 oldhand님 리뷰 읽어봤는데, 정말 잘 쓰셨다.

젠장, 나도 저렇게 쓰고 싶다고 -_-+

 

 1,2권을 돈키호테 이벤트로 받았으니, 안즉 안 읽었지만, 3권은 사주자.

 

 

 

 우부메의 여름의 작가.

라는 것 밖에 모르지만, 꽤나 매니아층이 형성되어 있고,

번역되길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던 작품.

 우부메의 여름을 작년 이맘때 엄청 재미있게 읽었으므로,

 이 책은 여름에 꼭 사서 읽고 싶다. 물론 1000원 쿠폰도;;

 

 

 

 

이애들도 추가.

김탁환 책도 읽고 싶은데, 한국작가 책들은 자제가 잘 되서 문제다. -_-a

 황야의 이리를 재미있게 읽었으므로, 벼르던 환상단편집을 산다.

 근데, 이거 아무리 봐도 목차가 잘못된듯.  환상단편집 2랑 목차가 똑같다.

아, 알라딘에 얘기하기도 귀찮아라.

 

 

 칼비노의 책. 사실, 민음사 세계문학 선집은 안 읽고 있는게 너무 많아서 주문하기 꺼려지지만, ( 그래도 동서미스테리북은 반 이상 읽었더라)

 

 

 

 

어제와 오늘 집과 회사를 왔다갔다하며 열라게 찾던 봉투를 드디어 찾았다. 휴-

기념으로 책 사기... 라는거 말 안되는거 본인도 알고 있음. -_-a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inbahnstrasse 2005-06-22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로맨서>가 새롭게 나왔군요. 덕분에 알게되어서 감사합니다.

하이드 2005-06-22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 전쟁]도 읽은것 같긴 한데 ,내용이 하나도 생각 안나서, 다시 사요 ^^

Phantomlady 2005-06-22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 우와, 표지부터 넘실넘실 내 마음도 방랑모드로세..
예전에 저 바조족인 지는 모르지만 보트에서 살며
낚시로 먹고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우선 주말에 방콕하면서 이 책 리뷰부터 부탁해.. ㅎㅎ

2005-06-22 0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5-06-22 0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가 아니신거 같은데... ㅋ

mannerist 2005-06-22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놈의 공돌이병. 저 멋진 사진을 봄서 "음 광각이군. 왜곡이 적은 걸 보니 28-35mm정도의 화각인가?" -_-; 근데 저거 다 어이 들고 오셨어요?

oldhand 2005-06-2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이라 하시더니 제대로 지르셨군요. 젤라즈니 책들은 언젠가 읽게 될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아 그리고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쬐끔 많이 민망합니다. ^^

하이드 2005-06-22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간만!이에요. 라고 일단 우겨봅니다. ^^a
올드핸드님 네. 제대로 질렀어요. 책 사는 패턴이 이제 슬슬 생겨요. 월급날 지나고 한바탕( 대략 20쯤) 그리고 거기서 생긴 마일리지와 주간서재적립금 모아서 또 찔끔( 한 4-5만원정도?) 젤라즈니 책 '내이름은 콘래드' 만 읽었는데, 좋더라구요. 아,그리고 민망하실것 까지야 ^^ 미스테리리뷰의 본보기, 해답이십니다. ㅎㅎ
매너/ 아 , 저거는 look inside에서 퍼왔지. 사진 너무 좋지? 독일 여류작가. 그리고 바다마을 사람들 이야기. 저렇게 멋지구리한 사진들. 대략 물공포증 있어서 물에 빠지면 죽는 나이지만, 저런 바다라면 퐁당 빠지고 싶다. ( 바람 빵빵한 튜브 끼고) 아 예뻐죽겠어. 빨리와라 빨리와라

클리오 2005-06-22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갑자기.. 저는 원래 물 공포증이 있어 근처에도 안가는데, 멋모르고 뭔지도 모르는 바나나보트 탔다가 괴로웠던 뒤로는, 가끔 물에 빠지는 꿈이 악몽으로 나옵니다.. 헉.. 보통 사람들은 책 사는 속도가 읽는 속도보다 빠른데, 하이드님은 거의 따라가시는 듯 해요... ? ^^

panda78 2005-06-22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으와- 부러워라... ;;
저 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은 거의 일년전부터 찜만 해 둔 책인데, 사셨군요! 서점에서도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그럴만한 가격도 아닌데 왜 이리 오래 망설이는지 모르겠어요. 장바구니에서도 맨날 마지막에 탈락하고..;;

젤라즈니의 앰버연대기 참 좋았는데, 미스 하이드님도 즐겁게 읽으실 거라 생각되네요. ^^

하이드 2005-06-22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클리오님, 저도 바나나보트 정말 악몽스런 기억이에요. 돈 줘도 안 탈꺼에요.
-_-+ 무섭기도 무섭지만, 막 화나죠.
판다님. 제가 어여 보고 제대로 뽐뿌질 해드릴께요. 흐흐흐 젤라즈니책 이번에 일곱권이나 샀네요! 에구에구

클리오 2005-06-2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섭기도 하고, 막 '화난다'는 표현이 맞아요.. 왜 아무 말도 안해주고 저런걸 태웠냐는 말이지요.. 수영이라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중심잡는게 어렵지 않던데, 저는 구명조끼를 입고도 물에 가만히 떠있는게 힘든 정말 악몽스러운 기억입니다.. 허억..
 

 

 

 

 

시간의 여행자.

겁나게 예쁜 표지다. 페루 작가군. 내가 좋아하는 중남미 동화다. 그리고, 이 작가 세풀베다처럼 환경운동하는 작가다. 사보자 사보자. 우헤헤

근데, 다시 보면 새들이 좀 혹사 당하는 것 같기도 하네. -_-a








시간의 언덕 너머로 사라진 꿈과 사랑의 전설을 찾아 나선 6인의 나그네 이야기. 생의 비밀을 엿보는 마법과 따뜻한 철학이 어우러진 책이다. <돌고래 다니엘>의 작가 세르지오 밤바렌이 해발 5,000미터의 고지에서 하룻밤 동안에 펼쳐지는 여섯 가지 전설을 들려준다.

본문은 믿음, 소망, 용기, 지혜, 사랑, 생명을 주제로 한 여섯 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현실과 환상의 영역을 넘나드는 남미 특유의 상상력과 결합하여 마법의 세계로 이끈다. 마음의 지혜를 밝히는 진리의 금언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는 동화집.




"사랑하는 애벌레야, 너의 눈에 현혹되지 마, 왜냐하면 진정한 아름다움은 마음 속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는 법이거든. 너희들은 아직 그걸 모르고 있어. 하지만 곧 너희들에게 신비로운 변화가 생길거야. 그러면 너는 네 안에서 일어날 변화에 깜짝 놀라게 될 거야. 내가 하는 말을 잘 기억해. 할 수 있는 한 너에게 주어진 삶을 즐기도록 해. 그리고 내가 아닌 무언가가 되려고 애쓰는데 괜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도록 해. 너는 너 자신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법을 배우도록 해야 해. 왜냐하면 우린 쉽게 덫에 빠져 스스로에게 가장 나쁜 적이 될 수 있거든. 네가 무엇이든 어떤 모습이든 그 자체로 자부심을 가지도록 해 봐. 그리고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의미 있게 보내도록 해."



세르지오 밤바렌 (Sergio Bambaren) - 1960년 페루에서 태어나 화학 기술자와 마케팅 전문가로 일했다. 오랫동안 시드니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고, 2005년 현재 환경보호 단체인 'Mundo Azul'의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돌고래 다니엘>, <꿈의 해변>, <하얀 돛>, <등대지기의 꿈> 등이 있다.

    

Prologue

믿음의 전설 - 꼬마 연
소망의 전설 - 별똥별
지혜의 전설 - 나방
사랑의 전설 - 태양과 달
용기의 전설 - 불가사리
생명의 전설 - 황제나비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anda78 2005-06-2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예쁘네요. ^^

2005-06-21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6-21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놀자 2005-06-22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_+

einbahnstrasse 2005-06-22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일어판에서 중역한 것일까요?

하이드 2005-06-22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저도 그거 보고 대따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_-+

하이드 2005-06-22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일부러 역자정보 뺐는데, 제목에 독일어 나와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