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비전문가의 네이버지식인 대충검색 후 이야기이니 지적 대환영

왜냐면,
내가 '꿈꾸는 책들의 도시' 의 표지를 불평하는 방식은

우둘투둘표지에까만 빠딱빠딱라이닝 - 우둘투둘표지 - 맨들맨들표지

였기 때문에 내가 쓰면서도, 무식하면 용감한가? 생각했을 정도이니.
뭐, 자세한 것까지 찾아볼 생각은 안했지만서도,

우둘투둘표지에 까만 빠딱빠딱 라이닝- 엠보싱지의 한 종류인가보다. 그 중에서도 좀 좋은 고급 수입지쯤 되지 않았을까. 엠보싱지는 표면이 울퉁불퉁한 종이. 레쟈크지가 평면적인 입체감을 나타내준다면 엠보싱지는 입체적인 입체감이란다.

그러면 레쟈크지는 뭐지? 레쟈크지는 표면이 무늬가 있어 약간은 울퉁불퉁한 느낌이 드는 종이다. 종이는 한가지 색으로만 이루어져 있지만 종류별로는 수많은 색상과 다양한 무늬별로 만들어져 있어 다양하다. 두꺼운 것은 흑백물의 책자표지로 얇은 것은 책자 처음의 면지나 중간의 간지로 사용된다.

그리고 아트지. 일반 책표지를 생각하면 된다. 약간의 윤기에 맨질맨질한 표면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표지가 코팅을 입힌 관계로 책표지 자체를 아트지로 오해하면 안되고 책표지 구석을 손으로 약간 찢어봤을때 찢어지면 원래의 아트지. 잘 안찢어지고 종이와 비닐로 구분되면 코팅된것. 아트지는 표면이 곱기 때문에 인쇄하면 안쇄발이 잘 받는다. 대부분의 칼라 인쇄물이 여기에 인쇄되고 있다. 그 다음이 스노우화이트지.

 그러니깐 '꿈꾸는 책들의 도시 ' 표지 변천사는 엠보싱지-레쟈크지-아트지, 뭐 이런건가?

출처는 요기.  http://grrenprint.co.kr/aboutinfo/info10-7.htm

책 종이 얘기는 재미있었다. 두둥 -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늘빵 2005-08-1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세 가지는 잘 모르고 그냥 양장본이 좋아요. ㅋㅋ

하이드 2005-08-11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뭐에요. 양장본은 그냥 하드커버란 얘긴가? 반양장본은 소프트커버고? 아, 이렇게 열등생끼리 얘기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우등생이 얼마나 비웃겠어요. 아프락사스니이임.

바람구두 2005-08-1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지나가는 우등생)

panda78 2005-08-1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반양장본은 反 양장본이란 말이죠? (진짜? ㅋㅋ)
저는 半양장본인 줄 알고 이게 무신 반양장이야? 그냥 페이퍼북이구만. 그랬었다니까요.

poptrash 2005-08-11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님 저도 그랬어요; 그 왜 완전 딱딱한 커버 말고 좀 페이퍼백은 아닌데 흐물흐물한 (예를 들면 성경책 표지 같은? -> 이건 좀 가죽삘이 나긴 하지만;) 그런걸 반양장이라고 하는 줄 알았답니다. 흑흑. 근데 반양장본이 그냥 소프트커버를 가리키는 것이 맞더군요 -_-;

하이드 2005-08-11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참 지나가는 우등생 보소 ㅜㅜ ... '흐흐...'라뇨?!
그죠. 판다님 팝트레쉬님. 저도 꽤나 한참 半양장본인줄 알았다구요. ^^;

숨은아이 2005-08-1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반양장은, 양장본처럼 내지를 실로 꿰매 묶되, 표지는 양장본과 달리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하게 풀로 붙인 걸 뜻한답니다. 양장본처럼 표지 양쪽에 날개가 달리구요. 그런데 요새는 어째 무선(無線 : 실이 없는 제본, 곧 꿰매지 않고 풀로 붙인 제본)이면서 표지에 날개가 달린 걸 흔히 반양장이라고 하더군요.

하이드 2005-08-1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내지를 실로 꿰매묶되 풀로 붙인거.그렇군요. 음. 요즘은 무선이면서 표지에 날개 달린거. ... 그렇군요. (머리 안 돌아가서 디게 열심히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

panda78 2005-08-11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실로 꿰매기는 하고 껍데기는 안 딱딱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半양장)인 줄 알았는데, 반양장이라 되어 있는 책 암만 봐도 실로 안 꿰맸더라구요.
글쿠나.. 표지에 날개가 달리면 반 양장.. 날개도 없어야 페이퍼북인 것이구나..
 

내가 오늘 집에와서 올린

 리뷰 이야기.

 집 키보드 고장나서 내가 쓸 수 있는 말은 제목이 다였다. 그것도 상당히 열심히.

 

 

결국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피씨방으로 달려왔다.
오늘 까지 5000원 문화상품권 이벤트가 있었나보다. 몰랐다.
그냥 출판사 알바리뷰려니 했다.

연속으로 올라오는 글에 올라오자마자 잽싸게 추천이 달린다.
비슷한 단어들이 반복된다.
그렇게 맘먹고 봐서 그런지 아무리 봐도 알바리뷰다.

서재에 들어가보면 폐쇄되었거나 리뷰가 이 책 달랑 하나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심증이지 결정적인 물증이라곤 할 수 없지.
서재에 페이퍼 올리고 마구 씹었다.

 최근에 올라왔던 이 리뷰.
 하루 정도 올렸다가 지웠지만, 별 한개로 해서 알바리뷰인척 글 올렸던 적 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유치해서 지웠다.

 어떤 책일까 궁금하긴 했다.

 서점에 가서 신간코너에서 볼 기회가 생겼다.

넘겨본 바로는 무슨 교회 부흥회 사진 같은 거 있고, 뉴스에 많이 나는 것 같은 그. 뭐랄까 종교 열심히 믿는 사람들 책인 것 같았다. 당근 사진 않았겠지만, 인터넷에서 책소개나 리뷰를 보고 상상할 수 있는걸 초월하는 책이었다. 정말 깜짝이야.

 

 

 

 

이 책도 이벤트 거하게 했었다.
책 그림 그려져 있는 예쁜 티셔츠 주는 이벤트.
어떤 사람이 티셔츠에 혹해서 딱 세장 읽고 리뷰 썼다고 한다. (그게 뭐 자랑거리라고)
얼마나 뻔뻔스러우면 당당하게 세장 쓰고 티셔츠 받으려고 리뷰 썼다고 페이퍼까지 올리나
내가 알기로 그 사람은 요즘도 저 책 표지가 출판사 사정에 의해 바뀌었다고 욕하고 다닌다.
오늘은 책 선전용 소책자가 책배달할때 온다고 불쾌감까지 표시한다.


알라딘에는 업계사람(?) 이 꽤 있다.
가끔 리뷰 올리면 번역자분, 출판사분들이 답글 달아준다.
예전에 ' 번역 어쩌구 불쾌하다' 라고 글 올렸다가 잽싸게 '불편하다' 로 바꾼 적도 있다.

아시겠지만, 저 위에 티셔츠쪼가리 받으려고 리뷰 올린 작자는 바로 '나'다.
음. 나쁘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좁다. 책 좋아하는 이들의 세상은 더 좁다. 그 중에서도 알라딘은 더 더 좁다.
음. 직접 나한테 얘기해 줬으면 좋았을 꺼란 생각도 들지만, (내 스타일이 그렇다)
워낙에 잘 얘기해주셨으니, 어디에도 나쁜 감정은 없다. 물론.  정말? 음... 정말!
쉽지 않았을 얘기 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덕분에 한 번 더 생각해 봤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그 다음날 다 읽고 리뷰 다시 수정하려고 했는데, 표지 볼때마다 읽을맛이 안난다.( 이 까칠한 승질머리 누가 좀 덜어갔으면)


한 번 더 생각한 것은 저 구차한 변명은 아니고,
이전에도 여러번 말했고, 생각했던 것.

가끔 작가분이 ' 누구누구님께 ' 하는 리뷰를 자신의 책에 다는 경우가 있다. 별 다섯개 주고. 때로는 별 다섯개도 부족하다. 라는 말과 함께.
아무리 잘 봐주려해도 웃음이 피식피식 나온다. 정말 우습게 보인다.

나는 회사생활을 CSR(  Customr Service Representative)  로 시작했고, 다른 부서로 옮겼다가 7 월부터 CSR로 돌아왔다. 이바닥에서 7년여를 구른 나로선 예전의 내가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의 나는 컴플레인에 인색하지 않다. 도둑질도 해본놈이 한다고. 불평도 받아본 놈이 더 잘하는 것이다. 한 13년쯤 더 열심히 일하고 '아트 오브 컴플레인' 이란 책을 써볼 생각도 있다. 우아하게 컴플레인하고 최고의 가치 얻어내기.

아, 자꾸 얘기가 딴 길로 샌다.

내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할때 생각했던 것은
내가 이 책 돈 주고 사서 불평하는 것은 내 권리고 자유다. 였는데,
글 쓰면서 생각해보니, 답글 달아주신 님의 포인트는 아마도 ' 세장 읽고 리뷰 썼다' 는 데에 대한 서운함이였다.
무지하게 찔린 것이 내가 저 위의 리뷰들가 다를께 뭐 있나.
(사실 속으론 다르다고 생각한다) 난 워낙 책도 많이 읽고, 워낙에 또 읽을꺼고, 그리고 리뷰도 그닥 나쁘지 않고. 으하하 난 정말 뻔뻔스럽기론 당할자가 없다.

어여, 어여, 어여, 읽어야지. -_-;;;;;;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08-11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5-08-11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오늘밤 내내 떠들어라. 너 내일 신고해서 사라지게 해주마.

클리오 2005-08-11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는 절대로 하이드님 편... 행복한 밤 되세요... ^^ (불평까지도 때론 귀여운 하이드씨...~ ^^)

클리오 2005-08-11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근데 이 책 대단하네요... 50% 마일리지에 또 500원 할인 쿠폰까지... 할인 많이 하는건 좋은데, 요즘 알라딘이 불안해요... ^^

하이드 2005-08-11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어맛, 무슨짓을 해도 귀엽게 봐주시니, ///ㅂ///
청주에서 봐요. 꼭이요~
그리고 속삭이신님. 어맛, 님은 제가 아는 가장 착한 분이십니다.

야클 2005-08-11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워낙 책도 많이 읽고, 워낙에 또 읽을꺼고, 그리고 리뷰도 그닥 나쁘지 않고"

인정! ^^

클리오 2005-08-11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그러고보니, 그 놈이 이 서재에도 나타났었나요. 아까?

마태우스 2005-08-11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저말입니까??

야클 2005-08-11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댓글의 순서를 보니 님이 아니라 저 같은데요? ^^

하이드 2005-08-1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제 서재에 있는 글은 올라오는 족족 다 지웠습니다.
그나저나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의 반응과 알라딘지기측의 반응이 궁금하군요.

호랑녀 2005-08-11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기서도 그랬군요...
에효...

마늘빵 2005-08-11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흠..... 간밤에 무슨 일이...

클리오 2005-08-11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야클님/ 마태님...!!!! ^^
하이드 님께서 조용히 견디고 계셨군요... 저도 하이드님 댓글의 의미를 모르다가 어제 깍두기 님 서재에 다녀온 다음에야 눈치를 챘어요... 고생하셨어요, 하이드님... 그래도 맘상하셨죠?? 흑.... 부비부비.... 위로의 따뜻한 마음을 보냅니다... 그래도 대처를 잘 하시고 씩씩하신 듯 하니 기뻐요... ^^

moonnight 2005-08-11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난 후에야 하이드님의 글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홀로 꿋꿋이 견디고 계셨다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ㅠㅠ 전 잠만 자고 있었으니 마구 때려주셔요. ㅠㅠ 별로 안 내키시겠지만 꼭 껴안아 드리고 싶어요. ;;

하이드 2005-08-11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문나이트님. 클리오님, 저 아무렇지도 않아요. 어흑 . 근데, 왠지 다들 위로해주시니, 왠지 상처 받아야 할 것 같아요~ 흐흐
 

꿈꾸는 책들의 도시

이 책을 처음 서점에서 봤을 때 나는 황홀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고서가 가득한 책장중간에 눈하나가 머리인 존재가 책을 읽고 있다.
전체적인 느낌은 칼라 목판화 느낌이다.
책은 우둘투둘한 종이표지에 라이닝은 검정색의 빠딱빠딱한 애나멜스러운 느낌이다. 휴우-

그 다음에 서점에 갔을때
그 까만 라이닝이 없어지고, 우둘투둘한 종이도 덜 우둘투둘한 종이로 바뀌어있어서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책을 주문했을때 내가 받은 책은
지극히 평범한 맨들맨들한 표지였다.

쉣!

좋아. 그렇다치자. 애초에 나왔던 책은 한정판이냐? 책 잘팔리면 팔릴수록 예쁜 표지 계속 유지해야하는거 아니냐구?!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다음에 주문하는 책. 요즘은 한,두권씩 주문하는데,
얇은 책자가 항상 끼워져 있다. 열두장정도 되는 얇은 책자. 표지는 하드커버만 아니지 내가 가지고 있는 '꿈꾸는 책들의도시'와 같다. 지금 나에겐 ' 꿈꾸는 책들의 도시' 얇은선전용 책이 십여권이나 있다.  ( 물론 다 버렸고, 모아 놨으면 그랬을꺼란 얘기다)

정말이지, 이런거 만들 돈으로 표지나 쫌 유지하시지.

그리고 이런 찌라시( 막나가서 미안-) 안 받을 권리 있는거 아니냐구?!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panda78 2005-08-1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한번 넣어 보낸 사람에게는 다시 안 보내주면 좋겠습니다. 종이 쓰레기 버리는 날이 정해져있어서 종이쓰레기 얼마나 부담스러운데.. - _ -;
저도 받아보고 표지때문에 너무 실망했어요. 그 빤딱이는 검정색에 글자부분 볼록하게 나온 표지는 참 좋았는데. 쩝.

비로그인 2005-08-1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많이 받았지요..;;;

울보 2005-08-1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예리하신 하이드님,,

비로그인 2005-08-1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라딘에서 받은 책은 아마 그 모양새로 보아 전자인 듯 한데(하드커버, 우둘투둘), 책 표지가 바뀌었나요? 요즘 거의 페이퍼백도 하드커버화되는 추세인데, 이상하군요,,

호랑녀 2005-08-11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 아마 신문에 전단지 끼우듯이 그런 광고겠죠?
포장하는 곳에서 무조건 그냥 넣겠죠, 뭐. 저두 그 쓰레기가 꽤 되더만요 ^^

하이드 2005-08-1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제가 본 바로는 3가지 버전입니다. 우둘투둘 검정빠딱빠딱 라이닝 , 그냥 우둘투둘, 그리고 맨들맨들. 아마 1쇄 정도만 우둘투둘검정빠딱빠딱라이닝이었지 싶어요.
 
하이 윈도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2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에는 떠오른 생각의 편린이 너무 약해서 자칫하면 그것을 놓치고 지나갈 뻔했다. 깃털의 감촉, 그것도 아니다. 눈송이의 감촉과도 같았다. 높은 창. 한 남자가 몸을 내밀고 있는, 아주 오래 전에.
 그건 현장에서 찍은 스냅 사진이었다. 날씨가 타는 듯이 더웠던 날이다. 높은 창 밖으로. 아주 오래 전에 , 8년 전에, 한 남자가 몸을 내밀고 있다. 너무 멀리. 한 남자가 떨어진다. 그리고 죽는다. 호레이스 브라이트라는 이름의 남자.

책을 열면 첫 페이지에 나오는 위의 구절은 책의 2/3정도에 있는 구절인데, 상당히 의미심장하고, 말로의 분위기에 빠져 허우적 거리던 와중에 찬물을 끼얹듯 '아'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하이윈도는 '빅슬립', '안녕 내사랑' , ' 호수의 여인' 에 이어 네번째로 읽는 말로가 나오는 작품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중독되는 말로의 분위기는 그 후에 나온 하드보일드 작가들을 제2의 레이몬드 챈들러라고 하는 것에 토 달기 힘들게 한다.

전작들에서 실종된 사람들을 찾아 다니던 말로는 '하이윈도' 에서 없어진 옛주화를 찾으면서 살인사건에 휩쓸리게 된다. 말로가 가는 곳마다 살인현장인것은 말로의 말마따나 "시체들 속에 무릎까지 빠진 남자. 말로. 어쨌든간에 자신을 위해서 합리적이거나 논리적이거나 또는 우호적인 설명을 할 수도 없는" 엿같은 상황인 것이다. 주화를 찾는 일은 결국 새롭게 일어난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예전의 살인을 해명하는 일이 되어버린다. 늘 그렇듯이. 본의 아니게(?) 문제를 몰고 다니는 말로.

이곳저곳 캐고 다니기는 하지만, 마초적이거나, 바람둥이거나, 신경질적이거나 딱히 어느것에 중독 되어있거나 하는 것 없이, "그저 씨니컬할" 뿐인 이 남자. 그러나 ' RIGHT THING' 에 대한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을 굽히지 않는다. "점잖게 사는 법을 제외하곤 모든걸 안다" 는 말로.

일을 하고, '집'이라 불리는 장소에 돌아와 우편물을 정리한다. " 서명을 하고, 봉투를 봉해서 우표를 붙인 후, 술을 한 잔 더 따랐다. 나는 담배를 채우고 불을 붙인 다음 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피웠다.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고, 아무도 전화하지 않았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아무도 내가 죽든지 엘파소에 가든지 신경 쓰지 않았다." 쿨하다는건 이런것 아닐까? 별로 행복해보이지는 않지만, '쿨'하다는 건 멋있는거 아니고, 삶에 드라이하고, 차가운 그런 거 아닐까?

작별할때도 역시나 쿨하게
" 나는 언제나 가던 식으로 갈거요. 우아한 미소를 띠고 손목을 날렵하게 꺾어 인사하면서, 그리고 마음 깊숙이 진심으로 당신을 유치장에서라도 다시 보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오. 잘있으시오. "


댓글(5)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05-08-1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로 너무 멋있어요. ㅜㅜ 책을 읽으며 그를 상상하면 무척 슬퍼져요. 그게 챈들러의 매력이겠죠? 소설만큼 멋진 리뷰네요. 잘 읽었습니다. ^^

하이드 2005-08-10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보니 인용이 반 이상이라 좀 민망하지만;; 쿨럭. 읽은중 가장 드라이했지만, 가장 술술 읽히긴 하더라구요.( 얇아서 그런가? ^^;)
챈들러 책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추리소설' 같은 책이었던 것 같아요.

비연 2005-08-10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챈들러의 소설에 푹 빠져있었던 지난 몇 주가 기억나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하이드님^^

panda78 2005-08-1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껴두고 있는 호수의 여인 꺼내 들어야 할 때가 왔나봅니다. ^^

상복의랑데뷰 2005-08-10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로는 너무 멋지죠. ㅠ_ㅠ
 
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
알랭 드 보통 지음 / 한뜻 / 199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쯔쯔 제목 하고는.
원제는  The Romantic Movement   이다.

보통의 이 책은 알다시피 '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라는 정말 놀랍고 샘나는 데뷔작에 이은 두번째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그래. 소.설.이다. 그것도 흔해빠진 '사.랑' 에 관한 소설이다. 그런데, 사랑에 관한 소설 읽을만치 읽는 내가 이토록 '그'의 소설에 감정이입되어, 이 책이 소설이라는 것을 항상 뒤늦게 깨닫게 되는 걸까.

책의 화자이자, 첫장부터 마지막까지 우리가 고.찰.해야할 그녀의 이름은 앨리스이다. 그녀는 몽상가이자 희생자이고, 자신의 시시한 존재에 의미를 부여해줄 어떤 대상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을 찾았다. '사랑' 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다가온 ' 에릭' 이라는 남자.
그가 그녀 앞에 나타나지 전 한동안 그녀는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고, 되서도 안되는' 솔.로.였다.
'이전에는 그녀가 혼자인 것이 농담이나 가벼운 놀림거리였지만, 오랜 기간이 지나는 동안 그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제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중력을 지니게 되었다'

그녀가 아무리 ' 인생은 결국 무의미하고 남자와 여자는 결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이 모든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창백한 농담일 뿐이야' 라고 튈지라도, 그녀도 알고 세상도 알듯이 그녀는 행복하지 않다.

불행한 그녀 앞에 드디어 누가 봐도 멋진 남자' 에릭' 이 나타났다. 훌륭한 직업을 가졌고, 재미있으며, 자의식이 강하면서 솔직하고, 부드럽고 관능적이며, 미남이면서 현명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사랑하는 것이 '에릭'인지, '에릭을 사랑하는 것' 인지는 모호하다. '에릭이 다리 중간에서 구두끈을 묶기 위해 잠시 멈췄을 때, 앨리스는 단지, 구두끈을 묶는 그의 모습은 정말 훌륭해 보여!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구두끈을 묶는 모습이 저렇게 훌륭한 남자를 결국 만나다니 이건 꿈이 아닐가?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랑에 빠지고, 연인관계가 된다는 것은 혼자 있는 것만큼이나 쉽지가 않은 일이다.
단 혼자 있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있다면, 그 관계가 깨어졌을때의 자기환멸과 그 모든 것을 다 잊고 다시 또 그 모든 것을 시작하는 대단한 '망각력' 에 대한 죄책감 정도일까?

이 책에 나오는 에릭과 앨리스는 나와 나의 연인이야기이다.
당신과 당신의 연인의 이야기이다. 보편적인 이야기들.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삶의 자잘한 에피소드들에 대해 지나치게 공감하게 하고, 지나치게 앞서가게 하고, 내 입장에서 생각하게 하는 마력을 지닌 책이다.
'사랑', '만남' , '헤어짐'과 같은 단순써클에서 일어나는 생활의 재발견이고, 재구성이다.

보통씨의 책이 예쁜 포장 뒤집어쓰고 열심히 나오고 있다.
어서 이 책도 번역되어 나오길!


댓글(5)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anda78 2005-08-08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키스하기 전에.. 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참 번역본 제목은 누가 다는 건지 가당찮아요. 그죠? ㅎㅎ

마늘빵 2005-08-08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혼자만 보시고... 쩝. 언능 번역되어라.

moonnight 2005-08-0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나요. 저도 읽고 싶은데 ;; 얼른 번역되어나왔음 좋겠네요.

로드무비 2005-08-09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을 오래 전 읽었네요.
너무 재미있어서 가슴이 다 두근거렸던 기억!^^
하이드님, 리뷰 제목 끝내줍니다.
하드보일드하당게요.^^

마냐 2005-08-22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윽. 번역이 안됐다는, 번역됐던건 절판? 됐다는...염장성 리뷰올시다...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