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 책 내용 다 나옵니다.

 

근래에 본 책과 영화 - 브로크백 마운틴
책을 먼저 읽었고, 영화를 봤다.
책도, 영화도 좋았다.

좋은 스토리의 책이 영화화 되는 경우.
영화는 잘해야 본전치기가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건 독자의 몫.
그 '책'을 얼마나 '영화' 로 펼쳐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감독의 역량. 
원작을 가능한 충실하게 펼쳐내는 '해리포터' 와 같은 영화가 있을테고
원작에서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 올드보이' 같은 영화도 있을꺼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영화로 거듭나지 못했으며, 이안 감독이 그 스토리를 읽고 감동받아 만든 독후감 같은 영화가 아니였나 싶다.

영화도 물론 나쁘지 않았지만, 맘에 안 찼던 것 몇가지는,
주인공들의 연기가 평범했다.( 물론 제이크 질렌할은 잘생겼다) 주연은 물론, 조연들의 연기도 그저그런 멜로 스러웠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심각해야할 장면에서 웃음 터트리는 관객들때문에 몰입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소설은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 외에도 단편집의 다른 소설들은 극단적으로는  '어느 가족의 이력서' 와 같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가볍지 않지만, 절제되어 있다. 등장인물의 감정을 설명하기보다는 먼발치 떨어져서 묘사함으로써 인정머리 없어보이기도 하고, 냉정해보이기도 하고, 드라이아이스마냥 그 냉랭한 이야기에 닿을라치면 앗 뜨거 하게 되는 그런 느낌. 을 2시간 14분의 영화로 보기에는 질질 쳐지는 느낌이 안 들을 수 없었다.( 그니깐, 영화가 길었단 말이다)
그리고, 나는 너무 설명하거나, 감정을 강요하는 영화나 책이 별로다.
마지막에 엔딩 크레딧 올라갈때 나온 노래 두개는 너무 적나라했으며,
애니 프루의 소설을 읽을때 느꼈던 수많은 가지가지 감정들을 ' 동성애,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로 단순화시키는 것 같아서 별로였다.
책에서는 모호한 부분도 영화에서는 분명하게 보여줘서 별로. 예컨데, 잭이 맞아 죽는 장면 같은거,
모호하긴 하지만, 그래도 읽으면서는 에니스의 어릴적 기억이 그를 극단적으로 몰아갔었을수도.. 라는 여지를 남겨두었는데, 영화에서는 잭의 다른 파트너를 등장시켰고, 에니스가 나중에 집에 찾아갔을때도 잭의 부모, 혹은 전화통화할때 로렌의 뉘앙스, 린치당하는 장면 상상(혹은 실제일어난 일처럼) 을 보여주는데, 그런식으로 정확하게 결말내서 보여주는게 맘에 안 들었다.


결정적으로 원작의 아래 장면을 읽으면서, 심장이 발바닥 근처로 쿵 떨어지는 것 같았는데,
영화에서는 ...
'둘은 악수를 하고 서로 어깨를 툭 쳤다. 이제 둘 사이의 거리는 십 미터로 멀어졌고 반대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는 것 이외에는 달리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일 킬로미터도 채 못 가 에니스는 누군가가 내장을 손으로 한 번에 일 미터씩 끄집어내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그는 길 옆에 멈춰 섰다. 눈송이가 소용돌이치는 속에 토하려 들었으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따. 여태 이렇게 기분이 더러웠던 적은 없었고, 다시 기운을 차리기까지도 한참이 걸렸다.'


뭐, 그런저런 면들덕분에 책이 훨씬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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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3-20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뱀꼬리 : 여전히 제이크 질렌할은 잘생겼다

mong 2006-03-20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이크 질렌할 느끼해욧!!!!
튀쟈 =3=3=3=3

하이드 2006-03-20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느끼해도 좋아요~ 우후~
메피님, 네. 그러문요.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동서 미스터리 북스 41
존 르 카레 지음, 임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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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나라에서 돌아 온 스파이.
르 카레의 스파이물을 드디어드디어 읽게 되었다.

베를린의 현장첩보 책임자, 리머스가 임무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본국으로 소환당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첫장부터 매우 스릴감 넘치는 시작이다. 300여페이지의 길지 않은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금새 결말까지 치닫는다. 
어느 부분까지는 재미있었으나, 마지막 몇장에서 작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두 주인공의 대화(다툼? 토론?) 을 통해, 몇장에 걸쳐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스파이질에 대한 이야기들을 부담스럽게 쏟아놓는다. (리즈가 왜 한번 본 히들러를 그렇게 감싸는지, 도대체도대체 이해가 안감.) 낯익은 미국영화에서( 물론, 이 작가는 영국 작가이고, 영국 이야기이긴 하지만) 뻔한 결말 보는 듯한 드러운 기분.

리즈가 조금이라도 맘에 드는 구석이 있어서, 그 마지막 몇장을 호의적으로 읽을 수 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맘에 안 들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난 언제나 대책없는 착함을 재수없어하는 관계로, 게다가 그 대책없는 착함이 주변에 곤란을 주고, 어려움에 빠트리고, 파멸을 가져오는 경우에는 더욱더.

그래도 결말하고 여주인공 빼고는 재미있었으니 별 하나 추가다.

조지 스마일리씨가 나오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는 좀 더 기대해본다.
근데, 2005년 여름에 19권 전권 계약했다더니, 그 이후로는 나올 기미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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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애니 프루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WY가 와이오밍)

미국 중서부의 주. 인구 493,782명. 주도 샤이엔. 1890년 7월10일 준주에서 주로 승격. 1869년, 미국 최초로 여성에 참정권을 인정. [뉴 옥스포드 아메리칸 딕셔너리 세컨드 에디션]에 나온 와이오밍의 정의다.
유성같은 불덩이나 비행 원반 등의 미확인 비행 물체가 자주 목격되는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며('외딴 해안'), 1998년 스물두 살의 대학생 매튜 셰퍼드가 동성애자를 증오하는 사람들에게 무참하게 맞아 숨져 미국을 경악하게 했던 사건의 장소도 와이오밍 주의 3대 도시 중 하나며 와이오밍주립대학이 있는 래러미였다.('브로크백 마운틴')
- 옮긴이의 말中-

'브로크백 마운틴(원제 : 와잉오밍 스토리)' 는 이 단편집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가 된 뉴요커에 실려 존 업다이크로부터  금세기 최고의 단편으로 꼽혔던 ' 벌거숭이 소' 에서 이안 감독의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의 원작인 '브로크백 마운틴' 까지 와이오밍이 배경이 된 아름다운(?)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보다 더 현실적인 곳은 없다."
-은퇴한 와이오밍 카우보이-

이 소설집의 첫주자이자 대표주자인 '벌거숭이 소' 는 아이슬란드 민간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삶의 실타래가 단단히 감긴 애송이가 울 양복을 입고 샤이엔을 떠나는 기차에 올랐을 때부터 그 실타래가 다 풀려나가 절뚝대는 노인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기나긴 이생 내내 메로는 그가 시작한 곳, 빅 혼 산맥의 남쪽 끄트머리 낯선 땅에 있는 소위 목장이라는 곳에 대한 생각을 끊었었다' 라는 유려하고 가슴을 꽉쥐는 첫문장으로 시작한 이 단편은 와이오밍으로 돌아와 장례식에 참가해 달라는 여자의 전화를 받고 60여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메로가 그의 캐딜락을 몰고, 와이오밍의 목장에 가며 겪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와 그의 목장에서의 과거의 에피소드 교차된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면서 과거를 떠나온 메로가 과거를 인정하면서 긴 여운을 남긴채 이 단편은 끝이 아닌 끝을 맺는다. 그 다음주자는 '진창'  로데오 선수인 다이아몬드의 이야기이다. 160이 채 안되는 작은 키의 왜소한 그는 180정도 되는 큰 여자들을 좋아한다. 소심하고 내성적이던 그가 용돈 벌기 위해 간 친구의 목장에서 해보게 되는 '로데오 연습' 이 그의 나머지 인생을 결정한다. 다섯장이 채 안되는 짧은 은 분량으로 리랜드의 인생을 요약한 '어느 가족의 이력서', 역시 민간설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 단편집에서 그나마 '유머'를 볼 수 있는 '블러드 베이' ' 목마른 사람들', ,,,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로크백 마운틴' 까지.

어느 단편 하나 빼놓을 것이 없지만, '벌거숭이 소' 와 '브로크백 마운틴' 외에 ''아름다운 박차'와 '외딴 해안', 그리고 '진창' 이 깊은 인상을 새겼다.

첫단편'벌거숭이 소'에서 마지막 단편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끝나는 애니프루의 이 아름다운 와이오밍에 관한 변주곡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를 권한다. 단편이라는 것이 중간에 아무거나 펴서 골라 읽을 수 있지만, 이 '와이오밍 스토리'만큼은 첫단편의 첫문장과 마지막 작품의 마지막 문장이 지금까지 열한편의 단편이 아닌 장편 하나를 읽은냥 기가막힌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와이오밍. 에 대해 쥐뿔도 아는 것 없고, 그 동안 그에 관한 실감나는 영화건, 책이건 접해본적이 없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실감나는 와이오밍을 접하게 되었다.


중남미 작가들은 자연의 거대함에 '마술적/환상적 리얼리즘' 을 만들었지만, 역시 거대하고 손쓸길 없는 자연 앞의 와이오밍에 사는 인간들을 쓴 애니 프루는 '자연' 그 자체가 되어버린 인간들을 그렸다. 돌멩이가 하나 있다. 그 돌멩이가 비탈에서 굴러 흠집이 나고 패였다고해서 그 돌멩이를 위해 아파해주는 사람 없듯이, 담담하기까지한, 발길에 채이는 돌멩이와 같은 무력한 인간존재에 대해 동정심과 연민을 가지는것이 어색하다. 불편해도 읽어내는 수밖에.

아마도 나는 '메뚜기 냄새가 풍겨 오는 뜨거운 어느 여름 정오, 마당에서 낯선 트럭의 모터 소리가 들려왔다. ' 라는 걸 죽을때까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는 것과 믿으려 했던 것 사이에는 간극이 있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고칠 수 없다면 견뎌야 한다.' 라는 글을 읽을때 와이오밍이건 여기건 과거이건 현재인건 인간을 사로잡는 그 무엇,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그 무엇,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그 무엇 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남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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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3-19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편과 영화를 비교한다면, 나는 두손두발 다 애니 프루의 단편에 들어줄꺼다.

Mephistopheles 2006-03-19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리뷰를 안볼려고 하는데...결국 이책도 보관함으로 골인~~!!

프레이야 2006-03-19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갑니다.^^

twoshot 2006-03-19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손두발'...허허..너무 극단적이십니다. 리안의 영화는 영화로서도 아주 귀한 영화라고 생각하는데요. 단순하고 담백해 보이지만 구 풍성함은 리안의 한 절정이라고 이 연사 외칩니다!!

hnine 2006-03-19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제목이 너무 멋져요!

하이드 2006-03-19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감사합니다. ^^
marcus님, 그런가요? 전 와호장룡까지가 딱 좋았는데, 말이지요. 브롴백마운틴은 뭐랄까. 원작에 대부분을 빚지고 있으면서도,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플러스 알파적인 면이 없었던 것 같아요. 주인공들의 연기도 평범했구요. ( 물론, 제이크 질렌할은 잘생겼습니다만 )영화가 나쁜것 은 아니였지만, 원작에 열광하는 저로서는 영화가 맘에 안 찼다고나 할까요.
배혜경님, 감사합니다. ^^
메피님, 기냥 장바구니로 골인 하시죠? 헤헤

moonnight 2006-03-2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브로크백마운틴>만 읽었는데요, 몇쪽 안되는 단편으로 두시간짜리 영화를 잘 뽑아낸 감독에게 처음 놀랐다면(이 책이 단편집인 줄 몰랐거든요. 장편소설인 줄 알았음. -_-; ) 몇쪽 안되는 단편으로 영화보다 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는 작가에게 감동 또 감동. 저도 애니 프루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

하이드 2006-03-20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부터 주욱 - 읽어보시면, 또 다른 감동 느끼실 수 있으실꺼에요.^^

stefanet 2006-03-2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전 영화를 먼저 봤고, 그 애절함이 너무나 가슴에 사무쳐서 두 번 더 보고, 그러고 나서 책을 봤더니...책보다는 영화의 울림이 더욱 더 강하네요. 그 배우와 영상과 음악이...역시 뭘 먼저 접하게 되느냐가 확실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그치만 역시 소설의 등장인물의 이미지가 영화 등장인물들의 이미지로 굳어버리는건 좀 안타까운 일입니다......

히피드림~ 2006-03-21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요즘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좋은 소설 만난 것 같아 기분 좋네요.^^

하이드 2006-03-24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맘에 쏙 드는 단편집입니다. 와이오밍 스토리즈 2가 기대됩니다.
 

 

만치님과 한참 브로크백마운틴 이야기하다가,
브로크백마운틴 상품소개 들어가서 기웃거리다가
저자소개를 보게 되었다.

음.. 음.,, 그래, 그렇구나,




애니 프루 (Annie Proulx) - 1988년 단편집 <하트 송과 단편들(Heart Songs and Other Stories)>로 등단했다. 이어 1992년 발표한 <엽서(Postcards)>로 1993년 PEN/포크너 상을 수상했다. 1993년 작 <항해뉴스(Shipping News)>로 '시카고 트리뷴'의 하트랜드 상, '아이리시 타임스'의 인터내셔널 픽션 프라이스, 내셔널 북 어워드, 퓰리처 상을 받았다. 1996년 발표한 <어코디언 크라임(Accordion Crimes)>은 전미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뉴요커」 지에 게재된 '브로크백 마운틴'은 내셔널 매거진 상과 오헨리 단편소설 상을 수상했다.



앗, 혹시
혹시
내방과 책방의 책더미를 뒤지고 뒤져서 찾았다.


예전책 거의 없다. 고 생각하는데,
이 책 용케 남아있었다.
제목보고 생각났지, 이 책 작가가 애니 프루라는건 꿈에도 생각 못했다구.


위는 '항해뉴스' 책날개의 애니 프루, 아래는 '브로크백 마운틴' 책날개의 애니프루

1994년이라..
고2때다.
내 생애 책 가장 많이 읽던 시절.
이 작가를 서른살에 다시 만나게 되리라는건
열여덟에는 몰랐겠지.

책소개도 없으니, 책 뒤표지의 글을 조금 옮겨보면( 그러니깐, 책 내용은 다시 읽어야 생각날것 같다. 지금으로선 노 아이디어;;)

어느날 문득 목이 부러진 새가 날아가기도 하고,
바다 한가운데 숲이 생겨날 수도 있는 인생....
그리고 고통이나 불행이 없는 사랑도 가끔씩은 있으리라.

울퉁불퉁한 레몬 모양의 머리통에 목은 아예 없고 불그죽죽한 머리카락을 가진
쿼일은 삼류신문사 임시직 기자이다.
그의 바람둥이 아내는 사사건건 그를 무시하고 신경질을
부려대다가 딴 사내와 눈이 맞아 포르노 업자에게 두 딸을 팔아넘기고 집을 나간다.
쿼일은 불행한 과거를 잊고 새출발 하기 위해 애그니스 고모와
함께 두 딸을 데리고 고향 뉴펀들랜드로 떠난다.
혹독한 눈보라와 경기를 잃은 어업, 만성적인 실업난을 겪고 있는 항구도시
킬릭클로에서 힘겨운 새생활이 시작되는데...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황량한 변두리 동네의 북새통 속에서 자라난 우리의 쿼일, 여기 그의 인생을 잠깐 소개한다.
쿼일은 두드러기와 배앓이에 시달리며 용케 유년을 견디어내고 주립 대학에 입학, 대학에선 손으로 턱을 가리고 미소와 침묵으로 고통을 감추며 살았다. 이리 걸리고 저리 채이며 이십 고개를 넘어 삼십대에 접어들자 인생에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고 아무 것도, 정말이지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엄청난 대식가인 그는 햄너클과 버터 바른 감자를 즐겨 먹었다.
그는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자동판매기 캔디 도매업, 편의점 철야 판매업, 삼류 신문사 기자. 그리고 서른여섯 살이 되던 해, 슬픔과 사랑의 좌절로 고뇌하며 방황하다 선조들의 땅 뉴펀들랜드를 향해 인생의 뱃머리를 돌렸다. 가본 적도 없고 가고 싶어했던 적도 없는 머나먼 바위섬으로!

각 장의 시작에 매듭그림과 활용법이 있다. 그냥 인용만 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아, 이런 매듭도? 싶은 매듭. 매듭 설명서인지 인생 설명서인지 구별 안가는 설명서도 있다. 몇가지 맛뵈기로





저자의 땡스투를 읽다 보면, 맨 마지막으로 나온다.
' 그리고 운 좋게도 재고도서 세일에서 단돈 25센트에 산 클리포드 W.  애쉴리의 1944년작 "애쉴리 매듭서(The Ashley Book of Knots)", 그 작품에서 영감을 얻지 못했더라면 이 글은 아직도 그저 아이디어의 실마리로만 남아 있었을 것이다.'

앞의 몇장을 넘겨보아도 내용이 거의 생각 안난다.
나의 '문학적 건망증' 에 감사해야 하는건지, 좌절해야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두근두근
읽다보면 분명 생각나리란 믿음 있고,
열여덟에 읽었을때랑 지금 읽으면 또 어떤 다른 느낌일까 궁금하고,
(이 책 몇장 보고, 그리고 줄거리 보고, 혼자 생각했다. 이런, 나 조숙했던거야?
조숙하긴 개뿔, 아직도 철 한참 덜 들었으면서)
첫 몇장 읽어보니, 맘에 쏙 든다. 재밌을 것 같다.

이 봐, 십년도 더 되었네,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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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shot 2006-03-15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본을 가지고 계시는군요...탐나요..찾다 못찾아서 원서를 샀었는데 아니 뭔놈의 매듭얘기는 이리 많노..라기 보다는 얘기가 심심하게 흘러가서 읽다가 중도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영화는 대실망이었습니다. [개같은 내인생]의 감독님, 이제 "문예영화"는 그만만드시고 좀 쉬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카사노바]군요...쩝..

닉네임을뭐라하지 2006-03-15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완전 부럽네요. 브로크백보다 항해뉴스가 더 보고 싶었는데- 이미 절판이더군요 흙

보르헤스 2006-03-15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니 프루 이름하고는 너무 안 어울리는 외모네요. 좀 귀여운 스타일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가끔 작가가 어떤 사람일까 하고 상상해보게 되는데, 제 예상과 너무 달라서 실망했던 경우가 종종 있죠. 특히 보통씨.. 난 굉장히 섬세하고 예민한 제레미 아이언스같이 생겼으리라 상상했는데, 웬걸 푸근해보이는 대머리 아저씨! 컥!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섬세한 글발과는 전혀다른 터프한 농촌총각, 그나마 폴 오스터는 제가 상상하던 얼굴과 비슷하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유진 오닐과 만년의 헤르만 헤세, 윌리엄 포크너, 레이먼드 카버 등은 제가 상상했던 이미지와 딱 맞아 떨어졌죠. 그래서 더 좋아하게 된걸까?

chika 2006-03-15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아아~~~~~~~~~
항.해.뉴.스 (낯이 익은걸 보니 혹시 울집 책꽂이 깊숙한 곳에도...? 오늘 집에 가서 찾아봐야겠어요!)

하이드 2006-03-15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퓰리처상 수상작 어쩌구 해서 당시에는 (요즘처럼 책 많이 나오지도 않았고) 꽤 베스트셀러였었을꺼에요. 아마도( 흑. 십년도 더 된일이라고 하지만, 전혀 기억안남;;)

울보 2006-03-1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있어요 항해뉴스 저는 손만 뻗으면 다을자리에 자리잡고 있는데 정말 좋았던 책인데..제게는요 그러니까 하이드님이 어제 오늘 말씀하신 작가분이 쓴책이란말이지요,,,,

moonnight 2006-03-15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_+ 십년도 더 된 책을 찾아내시다니. 하이드님 너무 반가우셨겠어요. 애니 프루. 저런 책도 썼었군요. ^^;

비로그인 2006-03-17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이것도 같이 보자고요~
 
아델과 유령선장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까미유 주르디 지음, 노엘라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2월
절판


아델과 유령선장
얼마전에 발견하고 좋아라 하기로 맘먹은 쌍반점 출판사의 책이다.
표지부터 맘에드는데...

속표지가 겁나게 진한 와인색이다. 심상치 않음.
저자 : 까미유 주르디.
이 작품은 졸업반때 구상한 작품이라는데?

아델과 유령선장

목차부터 맘에 든다.

* 차례 7안나 15소설가와 아델

* 23이반 베르델 31그래서 어찌되었는지? 91한국독자에게

안나
매 장 들어가는 그림도 독특하고 귀엽다.

고백하는데,,,
첫 페이지부터 맘에 쏙 들어버렸어.

첫문장은
' 안나의 애완용 생쥐가 시체로 발견된 건 꼭 여덟살이 되던 날이었다.
( 참고로 여덟 살 생일을 맞은 이는 생쥐가 아니라 안나임을 밝혀 둔다)'

할아버지 안락의자 방석 밑에서 뻣뻣하게 굳은 쥐 시체를 발견한다.

안나는 울음을 터뜨렸고 다른 식구들은 다들 안나를 달래느라 열심이었는데...
그런데..

아니, 안나 엄마만 빼고 말이다.
그 순간 안나 엄마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안나가 폭소가 무엇인지 알게 된 것도 바로 그날이다.

* 이 첫페이지 보고 맘에 쏙 들어버렸다고 하면 이상한가?
그 다음 페이지. 그러니깐 첫장

죽음이란걸 실감하지 못하는 안나에게 부모는 죽음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줬었지.

죽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자세히 알려줬는데,



정말 조심해야 할 것이 너무너무 많았다.

* 사진 속의 그림들 보이려나? 푸흐흐흐흐

무튼 안나는 이제 죽은친구가 생긴걸 기뻐하기로 한다.

어느 날 엄마의 절친한 친구 하나가 자동차에 치여 죽고 말았다.
안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 야! 죽은 친구가 또 하나 생겼다!'

뭐, 짐작하다시피, 주위에서는 좋아하지 않았지.
엄마한테 한대 쥐어박혔을지도 모르지.

소설가와 아델


소설가가 나온다.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하고, 글을 몇줄 쓰지.

주인공은 항상 '아델' 이다.
왠지 '아델' 시점에서 써야 거부반응이 없다나.

아, 아델은 스물아홉 도서관 사서.

정리하다가 오래된 일기장이 눈에 띄었는데,

4월6일 화요일, 부엌 개수대에서 거미 한마리를 발견했다. 좀 겁이 났지만 딸기잼통으로 한 번에 눌러 죽였다.
4월9일 목요일, 저녁에 파스타를 삶아 먹었다.
4월14일 수요일, 너무 피곤하다. 어서 침대로 가야겠다. 일기는 내일 써야지.


거미, 파스타, 침대, 뭐, 그닥 판타스틱하고 스릴있는 일상은 아닌가봐.


이반 베르땡

전에는 해적이었고 지금은 유령이야.
저기 식사하고 있는 베르땡 부부의 '고귀한' 선조라고나 할까.

죽었어.
폭풍치는 날. 바다에서
푹풍우가 몰아칠때
피아노 앞에서 연주하기 시작해.

베토벤의 '폭풍' 을

배는 침몰 직전. 선원들은 구명보트 차지하려고 아우성

'신은 제 죽음이 아름답기를 바라셨나봅니다.
바다는 우리를 내림 나장조에서 삼켜 버렸답니다.'

그래서 어찌되었는지?

안나하고, 소설가하고, 아델하고, 베르땅하고,
그래서 어찌되었는데?

기가막힌 그림에
기가막힌 반전이라서,
그건 책 보고 직접 확인하지.

초카타르시스반전(이건 쫌 과장이긴한데, 기가막히긴 한데, 초카타르시스라는거;; 무튼, 이 말을 꼭 쓰고 싶으니깐)하고 상관없는 마지막 페이지, 아니 마지막페이지 전 페이지

'2주째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건 신이 샤워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안나 할머니는 얘기하곤 했다.
안나는 쏟아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신이 어지간히 더러웠나 보다 라고 생각하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


리뷰 제목의 '먼지 쌓인 일상에 불어넣는 신선한 봄바람 같은 이야기!'
는 이 책 뒤에 나오는 카피고.

거기에 나오는 등장인물 소개로는
글 못쓰는 소설가와 그의 아내
액자 틀이 갑갑한 이반 베르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아델
궁금한 것이 많은 안나

이들이 다 어떻게 만나는지 궁금하죠?

궁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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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3-14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발 페이퍼의 원인제공이 이책인가요 브로큰 백인가요...??

비로그인 2006-03-14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엇집니다 (책도 리뷰도) 어떻게 실제로 손에 넣을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일단 보관함에 넣어봅니다.

하이드 2006-03-1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 다 좋긴 한데, 브로크백은 폭발하기에는 생각을 너무 많이해야해요.
이 책이 좋아서 폭발하기 딱 좋아요. 헤헤

에이프릴 2006-03-15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뽐뿌질 제발 그만요 ㅠ.ㅠ

하이드 2006-03-15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가 예쁜 책에 약해서 말이지 ^^;
만치님, 그죠? 프랑스사람들 여튼 독특해요. 그림도 이쁘지만, 내용도 홀딱 깨잖아요. ^^

mong 2006-03-15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돼 안돼~~~
아무것두 못봤어요 '_'

2006-03-15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6-03-1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속삭이신님 ^^ 감사합니다.
mong님, 보관함에 들어갔죠? 네? 장바구니 들어갔다고요?

moonnight 2006-03-1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으아. -_- 책사는 거 이제 좀 자제할려고 했건만. 또 장바구니로 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