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도 때론 책을 폼으로 들고 다닌다.

오늘 서울숲.으로 피크닉.을 가면서 무슨 책을 가져갈까,
퍼런 러그 위에 엎드려 발 까딱까딱하며 읽을 책. ( 여의치 않아 벤치에 책상다리하고 와인 홀짝였다만)
으로 뭘 고를까 책장 앞에서 고민고민( 하다가 약속시간 한시간 늦었당!)

결국 들고 나온건 음흉한 덱스터씨.
그러나 그 전에 나는 조앤 해리스의 '블랙베리와인'을 골랐더랬다.
그.러.나. 와인 마시면서 '블랙베리와인'읽는건, 좀 그렇다. 너무 직접적이다. 싶어 놔두고 
 생긴것도 몹시 아리따운 포스터 시리즈.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일곱권! 있다. 그 중에 딱한권 읽었다. 그러니 읽을 책은 많다. 음하하하하핳흐흐;; 흑. 책 뒤표지에 나온 내용들을 보다가 '모리스' 낙점.
알다시피 휴그랜트빠였던 고딩시절, 보았던 영화.이기도 했다.
여기서부터 나의 잡생각은 끝간데 없이 펼쳐져나가기 시작한다.

'모리스'를 읽고 있는 여자. 멋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음흉한 덱스터'를 들고 나오긴 했지만;;
... 그러면 안되지만, '읽고 있는 책'으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뭐, 순간, 지나가면서, 후딱, 다시 볼 사람도 아니니, 나쁘지 않다. 며칠전에는 어떤 여자가 요상한 체크무늬 치마를 입고, 흰 블라우스에 조끼를 입고 안경을 쓰고 머리를 묶고(전체적으로 기이촌스런 느낌이었다)  '아임 소리 마마' 를 들고 내 앞을 지나갔다.
난, 속으로 '허걱' 내 생각이 어디로 뻗쳐나갔는지는 얘기하지 않겠다만, 뭐, 무튼,

나야 미스테리 소설 팬이다. 읽었을때 폼나는 미스테리.는 어떤게 있을까.
동서미스테리..문고판의 경우. 히피한 차림으로 문고판 책 한손으로 들고 무심한 태도로 읽고 있으면, 폼 날것 같다.
챈들러.의 책은 아주 여성스런 차림으로 원서. 정도 들고 읽고 있으면, 왠지 범접못할 아우라가 뿜어날것 같고,
뤼팽.은 워낙에 아동용으로 나왔던게 머리에 박혀있고, 표지..가 너무 아동틱한 관계로 패스.
우부메의 여름. 검정색 표지의 두꺼운 그 책을 읽고 있으면 역시 멋질 것 같다.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읽고 있으면, 흐음. 별 생각 안 날것 같고,
팔코시리즈.를 읽고 있으면 다시 볼 것 같다.
콜린 덱스터의 모스경감 시리즈. 빨간 책을 들고 있으면, 흠. 그것도 나쁘지 않을 듯.

폴 오스터의 책은 매니아와 베스트셀러 사이를 오가는 독자층일테고
마시멜로, 20대에 해야할, 이런 류의 실용서를 들고 있으면, 두 번 안 보고 우리나라의 베스트셀러에 한숨 지을 것 같다.

하루키는 피츠제럴드의 개츠비를 세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있다. 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위대한 개츠비' (특히 예쁜 펭귄판 원서) 를 읽고 있는건 왠지 후까시. 같다. (일본 드라마에 종종 나온다;; 꽃보다 남자의 오구리 슌;;)

남자가 읽고 있으면, 다시 볼것 같은 책은...
남자건 여자건 중요한건 '무심한듯' 읽고 있어야 한다는거( 그니깐, 내가 느끼기에 그렇단 말이다 ^^;)

쉽게 안 읽히는 사회/인문학/과학 책등을 읽고 있으면 지루할 것 같고
런던 튜브에서 얼굴에 피어싱 다섯개 이상한 고딕스타일의 여자가 '총균쇠'(물론 영문판 페이퍼백이었다)를 읽고 있는걸 보고 다시 한번 얼굴 쳐다본 적 있다. 사람이 달라보이더라는;;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촌스런 표지의 '총균쇠'를 읽고 있어봤자, 별로 감흥 없을 것 같다.

남자가 '모리스' 읽고 있으면, 이윽;; 할 것 같고

지금 내 책장에서 보이는 책들 중에선 '체호프 단편집' 정도를 읽고 있으면 멋질 것 같다.

 

 

 

 


 

 

 

평전류를 읽고 있는 사람도 멋져 보인다. ('체게바라' 빼고.)

 

 

 

 

 

 

 

 

 

한밤의 잡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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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6-09-16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h...

chika 2006-09-16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흠,,,,, '이성'을... 그니까 다른 것으로다가...음...으음.... ㅜㅡ

- 다 공감하며 페이퍼 읽었지만, 결국 마지막은 '내가 읽으면 어떤 책을 잡든 재밌게 보일꺼야, 그지?' 하고 있다는;;;;;

하이드 2006-09-16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그니깐, '재미있게'가 아니라 '멋있게' 가 중요하다니깐요.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참,, 말하면서도 정말 ^^;;)

에이프릴 2006-09-16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말에 예당으로 피크닉~갈예정인데 ^^
도시락싸서 조카손잡고 히히

mannerist 2006-09-16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내가 읽는 책 없다 =3=3=3

하이드 2006-09-1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히라고라? -_-+
에이프릴, 날씨가 느무 좋아서, 피크닉 가기 딱이쥐

비로그인 2006-09-16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 정성일이 편집장이었을 때의 제가 읽던 키노를 지하철 바로 옆 자리에서 뚫어져라 같이 훔쳐보는 청년을 본 적이 있었어요. 제가 조금만 더 대담했다면 `그러지 말고 내려서 우리 사이좋게 같이 읽읍시다' 했을지도 몰라요.
그건 그렇고 저 언젠가 한 번 밖에서 모리스 들고 읽은 적 있는데 만약 하이드님께서 보셨으면 말 걸어주셨을라나? 후훗. 마침 단대 앞의 작은 카페에서 그러고 있었어요.

marine 2006-09-17 0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 게바라 빼고"란 문장에서 한참 웃었어요^^ 정말 이제는 체 게바라 읽고 있으면 괜히 폼 잡는 느낌이 들 정도로 대중화 된 느낌이예요

Apple 2006-09-17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리스를 지하철에서 읽었었는데, 왜 안멋있죠?-_ㅠ?네?

하이드 2006-09-1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플님, 헉; 남자분이셨어요? ^^; 그...그건, 아무래도, 내용이;; 멋대로 뻗쳐나가는 상상이 혹시... 하는 쪽으로다가.
블루마린님, 진짜루요. 그 책을 이제 읽냐. 하는 느낌 플러스. 읽기는 읽냐. 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주드님, 아마 말은 못 걸어도, 뚫어져라 쳐다보기는 했을겁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꺼야,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 아, 키노. 처음에 강수연 표지로 나왔을때부터 열심히 모으다가 언젠가부턴 너무 현학적이야. 라고 욕했는데, 없어진 지금은 그 잡지가 또 아쉬워요.

Apple 2006-09-17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여자인데요.크하하하.....^ㅛㅠ

하이드 2006-09-17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더랬어요. 님, 모리스 지하철에서 읽었다면, 틀림없이, 분명히 멋있었을 꺼에요! ( 최소한 제 눈에는요! ) 헤헤

Beetles 2006-09-20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 게바라 빼고 에서 뜨끔 했다눈..^^;;
 
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한마디로 : 똑같이 생긴 두 여자가 각각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찾는 미스테리.

옅은 보라빛 융단같은 라벤더꽃밭.
라벤더의 짙은 향기가 책밖으로 스며나오는 것 같다. 레몬의 새큼한 맛도 함께.

이 책의 원제는 '분신'分身이었다.
역자도 말하듯,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미 제목부터 스포일러.. 작가다. '용의자 X의 헌신' 도...
그마만큼 스토리.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겠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 에 이어 '레몬'(사실 이 바뀐 제목은 좀 불만) 도 몰두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항상 '히가시노 게이고'는 내 취향.이 아니야, 별로야, 평이해, 공감 안가, 투덜거리고 있으니, 작가가 들으면 좀 억울할테지만.

레몬.에는 두 여자 주인공이 나온다. 도쿄의 후타바와 삿포로의 시즈에.
엄마와 안 닮았다고, 사정이 있는 것 같다는 시즈에. 출생의 비밀을 찾기 위해 도쿄로 온다.
후타바. 역시 어떤 사정으로 출생의 비밀을 찾기 위해 삿포로로 간다.

각각에게는 낯선 도시에서의 조력자.가 있다. 시즈에에게는 시모조 선배가 후타바에게는 와키사카가.
반전.이랄것 같지는 없지만, 이들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 또한 이 책의 쏠쏠한 재미중 하나다. 

책띠에도 나와 있고 원제도 있으니, 스포일러. 가 되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분신. 에 대한 이야기이다. 출생의 비밀을 찾고, 서로를 찾는 이야기. 인간 복제에 대한 윤리적 문제에 대한 질문은 비교적 책의 끝부분에야 등장한다. 그 전까지는 흥미진진한 미스테리가 후타바와 시즈에 각각의 입장에서 한챕터씩 숨가쁘게 진행된다. 인간을 복제해서 '의료용' 으로 이용한다던가. 하는건, 비윤리적, 아니 비인간적.이라고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각자의 입장.이 있는 것이니, 주변에 혹은 자신.이 아팠을때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무튼, 길고 재미없는 이야기.


다른 이야기. 나와 똑같은 나의 복제가 있다면, (아마도 내 친우들과 가족들은 재앙x2라고 하겠지) 길치에 술좋아하고, 잠 안자는거/잠 자는거 좋아하고, 등등등 등등등 혹은 내가 누군가의 복제라면, 나는 나를 가짜.이미테이션으로 여기고, 고민하다가 우울증 걸리고, 콱 죽어버릴 것인가.

역시나 상상하기 힘든/싫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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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파더 스텝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변명은 아니지만, 그건 분명 고열 탓이었다. 아직 완전히 열이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영어사전을 들췄을 리 없다.
   더구나 '의붓아버지'라는 단어를 찾아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먼저 'fater-in-law'라는 단어가 나왔다. 법률 따윈 재수없다. 그 아래 'stepfather'가 있었고, '(계부)'라고 적혀 있다. 스텝파더. 왠지 춤만 추고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아버지 같잖아. 하지만 '계부繼父'란 '잇는 아버지'라는 의미지.…….
   역시 열이 있었던 거다. 단연코. (35pg)

미야베 미유키는 내가 가장( 이런 말은 왠지 불안정하고 믿음직스럽지 않지만) 좋아하는 일본작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번역된 그녀의 작품들.  에 대해서는 좋고, 덜좋고가 분명한 편이다.
'이유', '모방범', '화차'(혹은 '인생을 훔친 여자')에는 열광했지만, '용은 잠들다'와 '이코'에서는 심드렁. 했더랬다. 즉, 그녀가 쓰는 소위 '사회파 미스테리'들이 못말리게 좋았고, 그 외의 판타지.스러운 작품들에는 (읽기는 했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

이 책 '스텝파더 스텝'이 사회파미스테리.가 아니라고 짐작되는 책소개.를 봤을때, 별로 내 취향.은 아니겠구나. 싶었지만,  처음 몇장 읽기도 전에, 아싸! 싶었다. 미야베 미유키도 이렇게 웃기고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구나! 겨우 여섯번째 읽는 그녀의 작품이긴 하지만, '웃김지수'라는게 있다면, 정말 최고 하이레벨이고, 다른 웃기면서 감동적인 책을 써내는 오쿠다 히데오 등에 비해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프로(?)도둑이 있다.
그 도둑은 아버지.라 불리우는 은퇴한 전직 변호사의 정보를 받아
20억원을 유산으로 받아 홀로 사는 여자.를 털기 위해
도쿄의 교외(라고 우기면 '교외.를 왠지 네배쯤 크게 써야할 것 같은' ) '이마데신마치' 로 간다.
충분한 관찰을 마친 후에 옆집 지붕을 타고 넘어가려다 벼락을 맞아(?!) 떨어지고, 크게 앓는다.
그를 구해준건 옆집의 쌍둥이 타다시와 사토시.
아빠는 회사 비서와 바람이 나서 가출. 엄마는 집을 지은 건설회사 사장하고 바람나서 가출.
(둘은 각자 서로가 남아서 아이들을 보는줄 안다)
그들은 도둑.의 지문을 가지고 있다며, '아버지'가 되어줄 것을 부탁(?) 한다.

일곱가지 에피소드(에피소드 제목들도 너무나 맘에 든다) 스텝파더 스텝, 트러블 트래블러, 원나이트 스탠드, 헬터 스켈터, 론리 하트, 핸드 쿨러, 밀키 웨이.
스텝파더 스텝.에서 엉겁결에 '아버지' 역할을 하게 되었던 프로도둑은
점점점점 더 쌍둥이의 구렁텅이로 빠져든다. 프로도둑 뿐만 아니라, 프로도둑이 아버지.라 불리우는 전직은퇴 변호사 야나세.는 할아버지.로

아이들은 기특하기 그지없다. 똘똘하고, 영특하나 심성이 고우며, 속깊고, 경제관념 투철, 가사활동 분담, 현실감각 백만프로. 등등등

프로도둑.은 탐정!이다.
그렇다. 이 책은 미스테리다. 프로도둑.은 일본 도쿄의 교외( '교외'를 네배 크기로 써야할 것 같이 멀고 먼) 이마데신마치에 나타나 쌍둥이 아들들을 돌보는 뤼팽.이다. (훨씬 재밌는!)
각각의 연작에는 각각의 흥미로운 사건.들이 있다. 전직은퇴변호사의 정보를 사고, 쌍둥이 아들들의 아이디어를 빌려, 사건을 해결하는 프로도둑! 그 과정에서 돈을 챙기는 프로도둑!

안그래도 미야베 미유키.에 콩깍지가 씌워 있는 나에게 이 색다른 '유머휴먼미스테리단편연작패밀리드라마'는 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 없다! 라고나 할까.

아래는 일본아마존의 이 책 링크이다. 이미지를 안 붙이는건, 내가 이 책띠의 아마도 영화화되었을때의 주인공인듯한 낯익은 도둑의 얼굴을 미리 봐버리는 바람에, 책 읽는 내내 도둑을 그의 얼굴로 연상하고 읽어버렸던거. 다 읽고 궁금하거나, 혹은 봐도 상관없는 사람만 보시길 :  p

http://www.amazon.co.jp/gp/product/4062632853/sr=1-52/qid=1158290718/ref=sr_1_52/250-3666161-7652219?ie=UTF8&s=books

처음에는 탄식했지만, 읽고 나니, 이 배우( 우리나라에 영화개봉도 내가 알기로만 두번.이상 했던 잘 알려진 배우다!) 도 프로도둑 역에 꽤나 어울린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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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9-1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책 표지가 보이지마자 밑으로 스크롤.... 저, 이제 읽을라고 책상위에 펴놨단 말이지요. ㅋ

2006-09-15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이프릴 2006-09-15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어제 샀는데 ~~ 히히히
모방범 1편보고 진도 안나가요 ㅠ.ㅠ 큰일..;;

하이드 2006-09-15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편은 진도 더 안나가는데;; 3편까지 다 읽으면, 아, 재밌었구나 싶어.

라주미힌 2006-09-15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리뷰 보고 '알라딘 리뷰' 신청한건데.. 하이드님 왜 신청하셨어요? ㅋㅋㅋ 갑자기 이유가 궁금하네요.

하이드 2006-09-15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 보내줬거든요. 친구 주려고 한권 더 주문했는데, 아무래도, 제 책장에도 꽂아놔야되지 않을까 해서 말이지요. ^^

게으름뱅이_톰 2006-09-15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평단 신청했는데, 하이드님이 남기신 '리뷰 지울까요'를 보고 키들키들 웃다가 왔어요. 혹시나 서평단에 당첨될까 싶어서, 하이드님 리뷰는 인용만 보고 스크롤~~ ^^

하이드 2006-09-1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포일러 한개도 없어요 ^^;;

하이드 2006-09-22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
 
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이사카 코타로.의 책은 '무중력 삐에로'가 남긴 했지만서도 앞으로 더 읽을 것 같지는 않다.

여섯가지 에피소드.가 술술 넘어간 것은 인정.
사신.은 일주일의 시간을 두고 죽을 사람들을 조사한다. '가'可이거나 '보류'의 판정을 낸다.
대부분이 '가'이지만, 가끔 예외도 있다.
사신 치바의 특징은 1. 음반매장에 비정상적으로 자주 드나든다 2. 이름으로 동네나 시의 이름을 쓰고 있다. 3. 대화의 포커스가 미묘하게 빗나간다. 4. 맨손으로 사람과 접촉하려 하지 않는다.( 사람 기절, 수명 1년 단축, 감사 사항) 5. 항상 비를 몰고 다니다.
아-주 그럴듯하다.

오,지금 보니 목차가 다음과 같다. 1. 사신의 스토커 리포트 2. 사신의 하드보일드 3. 사신의 탐정소설 4. 사신의 로맨스 5. 사신의 로드무비 6. 사신의 하트워밍 스토리.
더욱 더- 그럴듯하다.

내가 그럴듯.한 소설을 별로 안 좋아하는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인간은 너무나 신기해. 사실 별 관심도 없지만. 인간이 다 죽는건 상관없는데, 다만 음악이 사라진다는건 재앙이야. 라는 어조로 왠지 멋있게, 쿨하게 말하는 사신. 이지만, 그래봤자, 작가가 '멋있게 치장해'만들어낸 '사신'이라는게 너무 눈에 보이니깐 말이지.

다시한번 말하지만, 책은 재미있었다. 그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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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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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9.11에 아빠를 잃은 아홉살 소년 오스카 셸이다.
그의 명함을 보자면
,
오스카 셸

발명가, 보석 디자이너, 보석세공사, 아마추어 역학자, 친프랑스주의자, 절대 채식주의자, 종이접기 작가, 평화주의자, 타악기 연주자, 아마추어 천문학자, 컴퓨터 컨설턴트, 아마추어 고고학자, 수집가 : 희귀 동전, 자연사한 나비, 소형 선인장, 비틀스 기념품, 준보석, 기타물건 수집

 

이야기는 오스카가 떠올리는 끊임없이 발명의 아이디어들 중 하나로 시작된다. '이런 찻주전자가 있다면 어떨까? 김이 나올 때마다 주둥이를 여닫는 주전자가 있다면? 그러면 주둥이가 입이 돼서 휘파람으로 멋진 가락을 불어제친다든가, 셰익스피어를 읊는다든가,'

오스카는 엄마와 할머니와 리무진을 타고 아빠의 장례식장으로 간다.

 

그 날 일어난 일 때문에 오스카는 일찍 하교한다. 집으로 오니 아무도 없고, 자동응답기의 메세지를 확인한다. '첫 번째 메시지. 화요일 오전 8시52분. 누구 있니? 여보세요? 아빠다. 있으면 받으렴. 방금 사무실에도 전화했는데 아무도 받지 않는구나. 잘 듣거라. 일이 좀 생겼어. 난 괜찮다. 꼼짝 말고 소방수가 올 때까지 기다리래. 아무 일 없을 거다. 상황을 좀 더 알게 되면 다시 전화하마. 그냥 아빠는 괜찮으니 걱정 말라고 전화했어. 곧 다시 걸게.

 

아빠로부터 네 개의 메시지가 더 와 있었다. 9시 12분, 9시 31분, 9시 46분, 10시 4분에. 나는 그것들을 듣고 또 들었다. 무엇을 해야할지. 아니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어떤 기분이 들어야 할지 미처 알 겨를도 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10시 22분 27초였다.
발신자 번호를 봤다. 아빠였다.

 

이야기는 아빠가 남긴 수수께끼를 찾는 오스카의 뉴욕방랑.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오스카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만남. 사랑. 결혼. 이별.의 이야기.



이 소설은 실험적.이라고 해야할까. 시각적.이다.
소설을 시각적.이라고 할 때는 뭔가, 묘사를 많이 하는것이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시각적'은 소설 속에 간간히 나오는 흑백사진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마음상태를 드러내는 '글자들' 이다.

 






상처를 입은 남은 사람들은 어이없이 떠나간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그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신파적이라거나, 눈물 짜는 소설은 결코 아니다. 읽다보면, 사건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사건들에 가슴 덜컹하고, 섬세한 감정의 흐름들에 아슬아슬하게 튠되어, 독자를 '빨아들인'다. 그야말로 빨아들인다.

 

오스카는 아빠가 남긴 열쇠.와 BLACK이라는 힌트.를 가지고, 뉴욕시의 모든 블랙을 찾아가서 아빠의 이야기와 열쇠를 아는지를 물어보기로 한다.



오스카의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떠났다. 오래전에
오스카의 할머니는 아주아주아주 긴 전기를 썼다.
오스카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오스카도, 오스카의 아버지인 토머스 쉘도 태어나기 전
만났던 이야기. 가 오스카의 열쇠찾기와 번갈아, 때로는 겹쳐지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우리는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지만,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어.
우리의 찻잔들이 비워졌어.
하루가 비워졌지.
그렇게 사무치게 외롭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어.     이제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가야 했어.    달리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랐지.
  시간이 늦었어요, 내가 말했어.
  그는 왼손을 내게 보여주었어.   손바닥 위에는 예, 라고 문신이 새겨져 있었단다.



이 소설, 뭐라고, 한마디로 말하기도 힘들고, 백마디로 리뷰쓰기도 힘들다.
한가지 분명한건 이 소설에는 '재미'와 '충격'과 '슬픔'과 '외로움'과 '연민' 등등등이
아주 섬세하게, 지금까지 우리가 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보여지고 있다는 것.

 

5년전 이맘때 BBC 뉴스를 보고 있었다. 라이브.로 미국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것이 나왔다.
내가 보고 있는 채널이 BBC 인지, OCN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믿을 수 없는 기분. 지금, 그 화면을 본들 그것이 실제상황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나와 같은 나이에 그 모든 것을 가까이서 보았을 작가.
가장 기발하고 가장 독창적인 아홉살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상처와 치유의 이야기.를 한다.
그 아픔의 근원은
전쟁 이다. 9.11 , 그리고 조금 더 전 세계제2차대전.
세상의 어느 전쟁이 쓸모 있을 것이며, 전쟁을 겪은 세상의 어느 민초들이 그 아픔 사는 내내 잊을 수 있을까.



간만에 아무리 추천해도 부족한 소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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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레스 2006-09-11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소설가 김연수씨도 "지난 5년 동안 출판된 소설 중에서 (아마도) 제일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추천했더군요. 일단 보관함으로 들어갑니다.
근데 저 빨간 동그라미들은 하이드님께서 치신 건가요? 순간 흠칫했다는 -_-;

하이드 2006-09-1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니구요. 컬러풀한 페이지.들이 몇장 끼워있지요. 뛰어쓰기.라던가, 겹쳐쓰기( 보셔야 알아요) 라던가, 글과 여백과 그 모냥이 이렇게나 와닿을지는 몰랐지요. 번역도 훌륭해요.
근데,5년. 이란 기간은 어디서 나온걸까요? 5년 1개월 전에는 혹시 그마만큼 멋진 소설이 있었을까나요? (뜬금없네;;요 )

Koni 2006-09-28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본문 서체가 달라 보여요. 예전에 신문기사에서 한 번 보고 흘렸는데, 이 리뷰를 보니 읽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