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자. 얼마나 관심이 가는가?
시대는 19세기 빅토리안.이다. 찰스 디킨스의 시대. 작품의 첫 장면은 올리버 트위스트 연극이고,
박력있는 등장인물들은 찰스 디킨스의 등장인물에 빚을 졌다.
배경은 런던의 뒷골목 도둑 소굴, 정신병원, 외설 소설서점, 음산한 시골 대저택
 
호오를 떠나서,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독자를 달라지게 하는 책.이 있다.
다자이 오사무가 그랬고, 사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가 그랬다.
 
내가 지금부터 당장 19세기 빅토리안 레즈비언 미스테리( 라고 해봤자, 사라 워터스 말고 또 어떤 작가를 찾아봐야할지 깜깜하지만)의 광팬.이 되겠다는게 아니라, '나는 19세기 빅토리안 레즈비언 미스테리'를 읽었다. ' 라는 명제가 섰다.는 것이다.
 
사라 워터스의 19세기 빅토리안 레즈비언 미스테리 3부작. 두둥 - 티핑더 벨벳( 여성구강성교의 19세기 은어), 여자 감옥과 강신술을 소재로 한 고딕스타일의 Affinity(끌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핑거스미스( 19세기 소매치기를 가리키는 은어) 이 작품을 끝으로 작가는 2006년 나이트워치에서 1940년대 배경의 스펙타클한 작품을 발표해 작가의 역량이 한 시대와 소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잡설이 길었다.
워낙에 처음 접해 보는 종류의 소설이었는지라.
열린책들의 빡빡한 편집으로 700페이지를 넘는 짧지 않은 분량이다.
그러나,    
그러나 '그 시절, 내 이름은 수전 트린더였다. 사람들은 날 <수>라고 불렀다.' 로 시작하는 이 대단원을 시작하면, 중간에 손을 놓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712페이지.의 긴 소설의 첫줄에 등장하는 주인공. 수전 트린더. 즉 수.는 고아이다.
위탁모인 석스비 부인이 어머니 같은 존재이고, 자물쇠점을 하는 장물아비 입스씨는 아버지역이다.
석스비 부인이 맡은 갓난아기들과 수 또래의 존과 데인티와 함께 렌트 스트릿에 살고 있다.
 
어느 음산한 밤. <똑- 똑-똑>  불청객의 노크 소리. 그리고,  젠틀먼.으로 불리우는 남자.의 등장.으로 이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골의 대저택에 특정 종류의 책을 광적으로 모으는 삼촌과 함께 사는 릴리 모드.는 결혼함과 동시에 유산을 물려받게 된다. 그러나 악당과도 같은 삼촌은 절대로 릴리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젠틀먼은 수잔에게 릴리의 하녀로 들어가 자신이 수잔과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결혼하자마자 릴리 모드를 정신병원에 넣을 것이고, 수잔에게는 평생 가도 구경도 못할 돈을 나누어 주기로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이 책에서 만나는 첫번째 음모이다.
양파껍데기 벗겨져나가듯, 하나씩 벗겨지는 음모와 비밀들은
꽉짜인 플롯안에서 어느 한 문장 버릴 수 없는 촘촘한 이야기의 그물들 안에 그렇게 얽혀 있다.
두 명의 고아 소녀.
수잔 트린더와 릴리 모드.
각각의 1인칭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 소설.은
비슷하게 전개되는 다른 어떤 소설과도 다르다.
그 흡입력.은 '1인칭 시점 소설'의 위대함과 박력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오늘날 살아 있는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한 명인 사라 워터스의 19세기 빅토리언 레즈비언 미스터리.
오. 오. 오.

 
 
작가는 이 작품을 읽을 독자를 상상하며 웃음 지었다고 한다. 역자도 역시,
그리고 이 작품을 읽은 나도 역시, 이 작품을 읽으며 놀랄 독자를 생각하며 사악한 미소를 지어본다.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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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6-10-08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굉장히 기대하고 주문했는데, 하이드님이 재밌게 보셨다니 어쩐지 잘산것같다는 느낌이 팍팍..^^ 책이나 좀 빨리 왔음변...ㅠ ㅠ흐흑...

BRINY 2006-10-08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 읽지, 언제 읽지. 지금 읽는 거 다 읽으면 이걸 손대봐?

비로그인 2006-10-08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bc 삼부작 드라마로 먼저 접했는데 미스 모드가 너무 예뻤어요.

하이드 2006-10-08 1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굉장히 복잡한 캐릭터이고, 섬하고 예쁜 외모에요. 책 보고 드라마 봤는데, 재밌더군요. ^^ 믈론, 책이 훨씬 더 박력있긴 합니다만.
브라이니님, 이 책 페이지수가 만만치 않지만, 시도해보시길 ^^
애플님, 좋아하실꺼에요. 멋진 책입니다.

바람돌이 2006-10-09 0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또 관심이 가는데.... 일단 찜만 해두고요. ^^

moonnight 2006-10-09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 녀석이군요. 하이드님께 강추의 영광을 받은 녀석이 ^^ 와, 일단 712페이지에서 한번 버닝해주시고, 바로 보관함으로 날아갑니다. 음. 못 읽고 쌓아둔 책들은 또 한 번 모른 척 -_-;;;; 멋진 리뷰입니다. 제대로 질러주시는. 추천!!! ^^

비로그인 2006-10-09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맘에 드셨군요. 그런데 시골저택에서 삼촌은 어떤 특정 종류의 책을 광적으로 모으는걸까?? ^^
저는 Night watch도 봤지요~~~ 캐릭터에의 몰입은 덜합니다만 구성이 너무너무 멋져서 두고두고 생각납니다.
 
미션 플래츠
윌리엄 랜데이 지음, 최필원 옮김 / 북앳북스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별 네개와 다섯개를 망설이다가.
이 정도면은. 몇가지의 이야기와 반전과 550페이지를 넘는 긴 호흡에도 불구하고, 독자가 흥미 잃지 않도록 하는 이야기의 전개. 읽고 나서의 찜찜한 기분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소설.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면,
이 책 별 다섯개 아깝지 않다.  

 

마지막 장까지 별 상관 없다고 생각하던 모든 이야기.들은 모두 연관되어 있었다. 벤을 임신한채 노란 수영복을 입고 호수에서 웃음지으며 즐거워하던 애니 트루먼의 영화 필름이 나오는 프롤로그 마저도.
 
화면이 바뀌어 경찰을 살해한 두 명의 범인이 나온다. 어느 추리소설에서건, 영화에서건, 경찰을 죽인 자.는 모든 경찰을 단결시키는 '적'으로 떠오른다. 그 두 범인 역시 비참하게 최후를 맞는다.
 
다시 바뀐 화면은 10년 후 미션 플래츠에서 마약상 아지트를 검거하려는 두 명의 열의에 찬 형사와 지원부대들을 보여준다. 빨간 문. '문은 차이나 레드 래커로 칠해져 있다. 문틀엔 두 개의 구멍이 눈높이에 맞춰 뚫려 있다. ... 이제 이 아파트는 미션 파시라는 크루의 은신처로 사용되고 있다. '  문을 부수던 트루델은 빨간 문 맞은편에서 조준된 총에 맞아 즉사한다.
 
미션 플래츠.는 가상의 도시이름이다.
마약거래자들의 천국. 범죄의 온상지. '도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모든 것을 뜻했다. 어두운 밤에 절대 길을 잃어선 안 될 것 같은 동네. 도난당한 차가 버려진 채 발견되는 동네. 빗나간 총탄이 주방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동네. 마약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동네.'
 
검사 댄지거가 베르세일스.라는 메인의 작은 마을에서 총에 맞아 죽은 시체로 발견되고, 그를 살해한 용의자로 브랙스턴이라는 미션 플래츠의 거물.이 지목된다. 그는 빨간문 저쪽편에서 트루델을 쏘아 죽인 용의자이기도 하다.  베르세일스라는 작은 마을의 경찰서장은 벤자민 트루먼.  은 범인을 찾아 보스톤으로 간다.
 
길고 긴 이 이야기 속에서 벤은 여러번 변한다. 그의 복잡한 캐릭터.는 이 소설에 별 다섯개.를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큰 사건이라고는 마리화나를 지닌 아이들을 잡는게 고작인 작은 마을의 경감.인 그는 한때 최연소 서장으로 신문에 나기도 했었다. 역사를 공부하던 그가 마을로 돌아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경찰서장을 하게 된 것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 때문이었다.
 
살인사건 현장에서 어리버리하던 그는 보스톤경찰국에서 30년이상 형사로 근무하고 은퇴한 베테랑 전형사 켈리를 만나게 된다. 켈리를 따라 보스톤으로 사건 해결을 쫓아 가게 되면서, 그가 만나게 된 시련. 들은 그를 변화시킨다. 스릴러영화나 책 속의 주인공처럼 극적이고 통쾌한 변화는 아니다.
그는 어쨌든 '훌륭한 역사가가 훌륭한 형사가 될 수 있다' 라고 믿는 구석이 있는 애송이 서장.이었을 뿐이니깐.
 
범인이 있고, 피해자가 있고, 형사가 있다.
 
이 작품 속에서 우리는 그 어느 것에도 확신을 가질 수 없다. 불확실은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으로 계속 남는다. '미션 플래츠'의 빨간문 뒤의 진실이 마침내 드러나 독자에게 질문을 던질때 나는 답변할 수 없었다.
'형사가 용의자들을 한데 모아 놓고 오점 없는 명쾌한 해답을 보란 듯 내놓는 영화 같은 장면은 결코 연출되지 않는다. 세상은 그보다 훨씬 더 지저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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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의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저자 타다시 아기와의 단독 인터뷰 
 

최근 와인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떠들썩한 만화가 있다.  일본 만화신의 물방울’(원제神の滴’ = 카미노시즈쿠)” 2005 11월 말부터 거의 평균적으로 매월 1편씩 연재되면서 입 소문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된 대형 베스트 셀러이다. 5편이 연재될 7-8월 당시 누적 판매수가 10만권을 돌파하고 9월초를 기준으로 6편에서는 16만부를 육박하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만화책에 등장한 모든 와인들이 모두 다 팔려버렸다는 것. 많은 와인 동호회 혹은 모임에서는 신의 물방울 속에서 등장한 와인을 시음한다든가 혹은 뜨거운 토론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한번 읽고 버리는 단순 만화책 이기 보단 이젠 와인 참고서가 되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장하면서 2-3번씩 읽어보는 사람도 생겨났다. 작가가 던지는 해박한 와인 지식과 꼭 알아두어야 할 와인상식이 이 만화책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와인에 대한 아름다운 표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매료되고 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그 와인을 마시고 싶어지고, 와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와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와인을 접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듣게 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와인애호가들 사이에 강한 돌풍을 일으킨 신의 물방울의 누적 판매부수가 7권째(9월 말 한국어 판으로 출시예정)에 이미 55만 부수가 넘었으며 만화책 속에 등장한 와인들은 모두 품절된 상태이다.  이 만화 속에 등장했던 프랑스의 잘 알려진 어느 샤또(Chateau)의 경우 아직 제대로 출시도 되지 않은 2004년산 와인들까지 아시아인들에 의해 모두 판매가 되어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  현재 이 만화책은 대만과 홍콩에서도 번역판으로도 나오고 있으며 프랑스 번역판 까지도 나올 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신의 물방울의 내용은 이러하다.  일본의 최고 와인평론가인 칸자키 는 친아들인 칸자키 시즈쿠와 양아들로 입적된 유명 와인 평론가 토미네 잇세에게 자신이 명하는 최고의 “신의 물방울” 과 최고 서열의 “12사도”를 찾는 자에게 자신의 재산과 엄청난 와인 유산을 남긴다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한다.  평소 아버지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와인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친아들 “칸자키 시즈쿠”는 어릴 적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로부터 훈련 받은 최고의 와인 서빙 기술과 엄청난 미각의 소유자이며, 그와 대적하는 양아들로 입적된 “토미네 잇세”는 일본 최고의 와인평론가이다.  엄청난 와인유산을 둔 이 두 사람의 와인게임은 시작되는데 작가의 해박한 와인지식은 이 만화책의 내용 속에 정확하게 표현된다는 점과 와인에 대한 표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그 내용을 읽어 본 사람은 와인을 마시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좌측 그림: 타다시아기의 작업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원생림 속을 나는 지금 걷고 있다. 버섯그리고 이끼 낀 지면과 나무들에서 풍겨오는 냄새깊은 숲의 습기를 머금은 냄새꽃 향기다. 수많은 붉고 작은 꽃. 하얀 꽃도 있어  아아, 이 얼마나 화려한 열매인가. 블루베리? 라즈베리? 신선한 체리와 딸기도 있다.  여기는 비밀의 샘이며 화원이기도 하다. 연인? 말할 수 없는 관능…. 이것은 완성된 한 폭의 그림이다. 아니, 사랑 이야기다.”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샹볼 뮤지니’(Chambolle Musigny)를 맛본 만화 주인공칸자키 시즈쿠의 와인 표현이다.  이 샹볼 뮤지니는 만화 속에 등장한 제 1 사도 였다.

 

이 화재의 만화책 속에 담겨있는 와인관련 정보에서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대립된 의견들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일부는 동감했고 일부는 과장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분명 해답은 작가만이 가지고 있었다.

'신의 물방울 (원제神の滴’ = 카미노시즈쿠)” 의 작가인 타다시 아기(44) 의 인터뷰를 따기 위해서는 많은 수고와 노력이 있어야 했다.  인터뷰요청을 수락 받고 일정을 정하는데 에도 1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으며 적지 않은 까다로운 조건들이 있었다.  언론에 노출을 싫어했던 작가는 한번도 자신의 얼굴을 언론 매체에 공개하지 않았으며 웬만한 인터뷰는 대부분 거절했을 정도이다.   어쩌다 한번씩 와인모임 정도에 나타나는 것이 고작이라는 것이 후에 관계자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  우연히 미국 소노마의 어느 와인행사에서 알게 된 일본의 꽤 큰 규모의 와인수입상인 “FWINE” 사의 부사장의 도움으로 결국은 작가의 인터뷰를 얻어냈다.   물론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들을 수락해야 했다.  작가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다는 것과 작업실을 보여줄 수 없다는 조건이었다.   와인 마니아라면 그리고 그 만화책을 읽어 보았다면 꼭 한번 만나서 이야기 해보고픈 작가였기에 그러한 모든 조건들을 감수하고 작가가 희망하는 일정에 서둘러 맞추어 일본 행 비행기에 올랐다 

경의 중심지인 시부야 역에서 지하철로 약 20-30분 가면 키찌조오지라는 동내가 나온다.  작업실이 근처인 듯한 이곳의 어느 일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하면서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물론 점심값도 내가 부담해야 했다.  만화책의 발행인인 모닝 망가 잡지의 Associate Editor Muneoki Hirokawa 씨와 의학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와인친구였던 친 누나인 Yuko Kibayashi, 인터뷰가 가능하도록 도와준 와인수입업체인 FWINE 사의 부사장 Hiroshi 와 그의 마케팅 직원, 홍보회사의 관계자 그리고 통역을 도와줄 일본에 거주하는 친한 후배와 함께 한 자리였다.   한 사람과의 인터뷰를 위해 총 7명이 동원된 셈이다.

 

다부지고 약간 마른 체구의 타다시 아기는 어깨까지 길어 보이는 회색 머리를 깔끔하게 뒤로 묶었으며 흰색 바지와 검은색 티셔츠의 깔끔한 용모, 예술가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의 팔찌, 은색 안경태 너머로 쌍거풀이 없는 눈빛은 맑고 예리하게 반짝였다.  인사와 함께 자리에 앉으면서 그는 말한다.  죄송하지만 저의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싶습니다.  저의 프라이버시와 가족들을 위해 저의 얼굴을 언론에 노출시키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타다시 아기는 필명(Pen name) 으로 무려 6가지의 필명을 가지고 있었다. (작가의 요청에 의해 본명을 여기에서밝히지 않겠습니다).   아마기, 안도유마, 아오끼유야, 아리모리조지, 아기타다시, SK Produce 가 그의 필명이다. 한국에도 이미 그의 작품 중 3가지의 작품 (사이코 닥터, 켓베커스, 탐정학원 Q) 들이 각기 다른 필명으로 번역되어 출판되고 있다고 한다.


<타다시 아기와의 단독 인터뷰 내용>

필자: 와인은 언제부터 접하게 되셨나요?

 

아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였으며 와인을 수집하기 시작한지는 약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지금은 와인의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있을 정도인데 본인의 집과 여러 곳에 와인을 모아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 수량이 너무 많아 심지어 조그마한 맨션을 빌려 온도를 맞추기 위해 하루종일 에어컨을 돌리면서 그 공간을 와인셀러로 사용하는데 와인이 너무 많아 심지어 화장실에도 와인이 놓여져 있을 정도 입니다. 

 

필자 : 신의 물방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실존인물인가요 ? 

아기 : 3명의 주인공은 가상의 인물입니다.  그 중 와인 평론가로 등장하는 주인공 토미네 잇세는 한국의 영화배우 배용준 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윤석호 감독님의 작품들을 좋아합니다.  당연히 그의 작품인 겨울연가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도 모두 좋아합니다.  지금은 “봄의 왈츠”가 일본어 판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태리 와인을 칭송하는 혼츠케는 실지로 도쿄백화점 내의 와인샵에서 메니저로 근무하는 아투시 혼마(Atushi Homma)를 모델로 하였는데 다른 곳에서 좋은 조건의 스카우트제의가 들어와도 귀 기울이지 않고 꿋꿋히 한곳에서 10년 이상을 근무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는 친구 이지요.

 

필자 : 신의물방울 의 내용을 가지고 드라마화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인가요 ? 

아기 :  그런 이야기는 있었지만 아직은 너무 초기 단계입니다.  드라마는 책이 모두 완성되었을 때 가능한 이야기 이죠.   드라마의 소재로 이용되는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완성하도록 해야겠지요.

 

필자:  언제쯤 이 책이 모두 완성될 것 같은가요?

아기:적어도 앞으로 3년 혹은 5년 까지도 생각하고 있지만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완성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필자 :  신의 물방울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아기 : 개인적으로 와인을 너무 좋아하고 있으며 와인을 통한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만화를 집필하였습니다.  완벽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천(天) * 지(地) * 인(人)”의 절묘한 조화가 필요한데 그러한 메시지가 이 만화 속에 담겨있습니다.  모든 와인 속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단지 붉은 액체인 와인 속에 숨어있는 메시지를 이야기로 표현한 저의 이야기 입니다.
와인 속에 담겨있는 내용들은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국가와 언어에 상관없이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공통적인 언어와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필자: 제1사도로 선정된 와인은 어떠한 특징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나요?

아기: 12사도 중 1번째 사도로 소개한 와인은 2001년산 샹볼 뮤지니였습니다.  세계적인 와인거장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가 2002산의 샹볼 뮤지니에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저는 오히려 2001년에 후한 점수를 주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에 병을 따보면 2001년산이 2002년 보다 훨씬 훌륭할 것이라 강조하고 싶습니다. 

로버트파커는 미국인들에게 팔릴 것 같은 와인에 대한 평가를 하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주로 마시기 좋은 와인에 후한 점수를 주지만 우아한 와인에는 점수가 짜다는 것을 느낍니다. 즉, 와인을 상품으로 인정하고 잘 팔리는 와인대한 평가를 좋게 하는 편입니다. 사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파커의 평가가 상업적으로 변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필자:  신의물방울에서 등장하게 될 최고서열의 12사도 와인들은 어떠한 기준으로 정하게 됩니까 ? 

아기 :  12사도는 모두 본인이 정하고 있습니다.  빈티지의 특수성과 떼루아(Terrior)에 더욱 신경써서 만들어진 와인들이 될 것입니다.  프랑스의 떼루아가 주는 복합적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은 꽤 매력적이고 그에 따라 와인메이커의 노력이 많이 들어간 와인을 더욱 좋아합니다.   만들기 쉬운 그러한 와인은 인정하지 않으며 “천지인” 이 제대로 조합될 그러한 와인을 높이 평가합니다.  쉬운 예로 미국의 경우 수확 철에 비가오면 비닐을 씌우지만 프랑스는 자연의 섭리 그대로 맡기는 편이지요.

 

필자 : 평소 어떠한 와인들을 주로 좋아하나요 ?

아기: 숲의 향기가 많이 느껴지는 부르고뉴의 와인들을 좋아합니다.  보르도 지역중에서는 그라브의 페삭레오냥 지방의 와인들을 좋아합니다. 

빈티지에 따라 와인의 스타일이 달라지는데  레오빌라스까스의 경우 80년산 와인은 지금 마시기에 훌륭하지만 90년대에 생산된 와인은 지금 마시기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셀러에 넣어두고 좀 더 기다리고 있습니다. 

 

필자:   자신이 콜렉션하고 있는 와인은 총 몇 병 정도 되나요?

아기:  몇병인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군데에 보관하고 있는데 와인이 넘쳐서 이젠 와인만 보관하고 있는 맨션의 화장실에도 넣어서 보관할 정도입니다.  수량은 약 2000-2500병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필자: 가족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아기 :  아내와, 9살이 된 큰딸이 있고 그 아래 아들이 2명 있습니다. 

 

필자 : 아이들에게도 와인 맛을 보게 하나요?  혹시 신의 물방울의 이야기 처럼 아이들에게 와인교육을 시키는지요? 

아기: 아이들에게 와인을 냄새를 맡아보게는 합니다.  어린아이들의 후각은 아주 발달되어 있어서 제대로 와인의 향기를 알아 냅니다.  그 동안 모았던 와인들을 아이들에게 물려줄 의향도 있습니다.

 

필자 : 신의 물방울에 등장하는 와인들이 모두 날개 솟듯 판매되고 심지어 품절이 될 정도인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기: 아마도 그 대표적인 예가 당시 시중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했던 샤또 몽페라 (Chateau Montfera) 였을 것입니다.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것은 좋지만 인기도 때문에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도 샤또 몽페라가 3000-4000 엔대의 와인이었는데 지금은 2001년 산이 만엔 대에 판매가 될 정도인데 사실 그 가격대에도 좋은 와인들은 아주 많습니다.

 

필자 :  잊지 못할 와인이 있는지요 ?

아기 :  1999 년산 로마네꽁띠에서 만든 에세죠 였습니다.  저에게 강한 충격을 준 와인이었죠.  이러한 와인들은 보통 오랜 기간 보관했을 때 훌륭한 맛을 내는데 호기심에 받자마자 열어보았는데 예상 이외로 와인의 심오함이 너무 좋았습니다.  97년산과 98년산의 앙리 자이에의 에세죠 또한 너무 좋았으며 85년산 로마네꽁티에 버금가는 와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99년산 로마네 생비방 호랑 아르부제는 마치 장미꽃 꽃다발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필자:  곧 제3 사도의 와인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약간 힌트를 줄 수 있나요 ?

아기:  이 와인은 일본에서는 인기 없는 론(Rhone) 지방의 와인입니다.  그런데 프랑스의 옥션에는 올라가 있습니다.  약 20,000 ~30,000 엔 정도하는 와인입니다.  우연히 추천받아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와인인데  아주 훌륭했습니다.  와인라벨을 보면 별로 고급스러워 보이지도 않고 저렴한 와인일거라 생각하고 오픈 했는데 너무 훌륭했습니다.  생산량이 아주 작으며 포도나무 수명이 모두 100년 정도된 그런 와인입니다.

 

필자 : 12사도와 신의 물방울은 이미 내정되어 있나요 ?  아마도 많은 와인생산자들이 자신의 와인을 추천해달라는 의뢰도 많이 받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아기: 여러 곳에서 와인을 가지고 추천해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주 좋은 와인이라면 조그만 스토리로 등장 시킬 수 있습니다. 12사도는 대충 정해져 있지만 집필 중에도 더욱 좋은 와인이 나타난다면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의 물방울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만화책 1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 본다면 감을 잡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책의 스토리 속에 신의 물방울에 대한 암시와 힌트가 나오니까요.   참고로 신의 물방울은 본인의 취향 보다는 만화의 캐릭터에 맞추어 만들어 진 신의 물방울 입니다.   이 와인은 마니아라면 한번쯤 들어봄 직한 와인입니다. 

 

필자 : 이태리 와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기 : 수퍼토스카나 와인의 경우 등급에 상관없이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이태리의 와인들은 바로 따서 마시는 파티용 와인들이 많은 듯 합니다.  숙성해서 마시는 와인들은 오히려 수퍼토스카나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프랑스의 기술을 모방한다고 해서 프랑스 와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기술과 개성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와인들은 보다 폭넓고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고 10년 숙성되었을 때와 20년 숙성되었을 때 표현하는 맛과 스타일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샤또마고의 경우 와인을 만들 때 50년 이후의 와인 맛을 미리 예상하고 만듭니다.  또한 그에 따라 와인의 가격도 달라지죠.  와인 메이커는 분명히 와인을 만들 때 그 맛의 변천 설계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이태리의 와인들은 바로 마시기 좋은 와인들을 만들기에 그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이태리 와인을 숙성하여 마셨을 때 달라지는 느낌이 별로 없었습니다. 

미국이나 신세계의 경우 또한 금방 마시는 와인들을 만들어 냅니다.  1990년산 도미너스(Dominus)는 작년에 맛 보았는데 1983년산 프랑스의 샤또 라스까즈가 생각 나더군요.  분명 캘리포니아의 와인들은 숙성이 빠르다고 생각됩니다.  칠레의 와인은 3000 엔 이하의 와인을 구매했을 때 가장 잘 샀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알마비바는 사실 샤또 몽페라와 비교했을 때 저는 몽페라가 더욱 맛있다고 느꼈습니다.  알마비바는 분명히 가격이 3배 이상 비쌌는데도 말이죠.   저는 고가의 칠레와인인 경우 가격대비 품질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번은 일본의 와인전문가들과 함께 2001 년산 샤또 몽페라와 2000년산 미국의 오퍼스 원을 가지고 비교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은 샤또 몽페라를 선택했습니다. 

가끔 미국산 와인에서 훌륭한 쉬라를 만난 적도 있었습니다.  Torbreak 이라는 와인이었습니다. 

 

필자 :  현재 집필중인 다른 작품도 있습니까 ?

아기: 지금은 Night in the Area 라는 만화책을 쓰고 있습니다.  와인과는 상관없는 내용입니다.

 

<이상>

 

인터뷰를 시작할 때의 딱딱한 모습은 어느덧 사라지고 점심시간 인터뷰로 인해 와인도 마시지 않았지만 우리는 마치 와인을 마신 사람들처럼 웃음과 와인의 훈훈한 향기로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예기치 않게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한다.  저의 작업실이자 우리 집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모습을 찍도록 허락하겠습니다.  , 죄송하지만 저의 뒷모습만

 

자전거를 타고 가는 그의 뒤를 따라 약 5-10분 정도 가니 일본의 어느 조그마한 집과는 전혀 다른 조그만 정원이 있는 유럽풍의 단독주택으로 안내했다.  목조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바로 오른쪽으로 꽤 큼직한 작업실이 열렸다.  중간 책상을 기점으로 주변은 책들로 가득하다.  2층으로 연결되는 한쪽 벽면 전체는 모두 만화책이었다.  잡지사 의 편집장으로 있다가 약 10년 전부터 책과 만화의 작가로 활동하였는데 본인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작품들을 써냈다는 것이다.  그리곤 그는 지하로 안내 했다.  평소 사람들과 와인을 마시기도 하고 가족들과 어울리기도 하는 장소라고 한다.  마치 와인셀러가 연상되는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루바닥이 벽면 따라 모래 위 조개가 바닷가를 연상한다. 그 위에는 두꺼운 유리로 마감되어 걸을 수 있게 했다.  작가가 중요시하는 와인의 떼루아(Terrior)가 느껴졌다.  책상 위에는 돌과 조개들이 여기저기 장식되어 있고 한쪽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져 있다.  홈시어터의 역할도 한다는 이 방의 천장에는 커다란 빔이 설치되어 흰 벽을 겨냥하고 있다.  방의 한쪽 구석 또 다른 나무문을 열어보니 와인들로 가득 찬 조그마한 와인 전용 셀러 룸이 나온다.  그 속에는 본인이 아주 아끼는 와인들이 있다는 것.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
독자 분들에게 있어서, 신의 물방울이 와인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저(작가)에게 그 이상의 명예는 없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신의 물방울에 등장하는 와인을 실제로 꼭 드셔 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작품 중에 등장하는 와인들은 그 모두가 틀림없는, 훌륭한 와인들로 그야말로 작품 이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책에서 소개된 와인이 갑작스런 인기로 가격이 올라 가게 되는 경우를 보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 가격대라면 분명 더욱 좋은 와인들이 주변에 많을 것입니다. 

 

한동안 우리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버트 파커의 와인 평가에 대한 그의 의견이라든가 혹은 자신을 놀라게 했던 어느 부르고뉴의 와인이야기, 이태리와 신세계 와인들에 대한 이야기 등등밤새도록 이야기를 해도 끝이 없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와인을 함께 마시며 이야기 나눕시다.”

함께 와인을 마시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지 그는 셀러에서, 책 속에 이미 소개되었던 그러나 이젠 모두 품절이 되었다는, 와인을 선물로 건네 주었다.  그것은 프랑스 론(Rhone) 지방의 묵직하지만 소박한 와인으로 스테이크와 잘 어울린다는 샤또 생콤(Chateau Saint Cosme) 이었다.

 

분명 와인 속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와인 이야기 만으로도 우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작가는 와인을 마시면서 와인 속에 숨어있는 많은 영상들을 떠올리고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땀을 흘린 농부의 노력과 열정이 묻어난 와인메이커의 철학을 읽었던 것이다. 


와인은 마치 사람과도 같다.  똑 같은 포도를 가지고 만든 와인에는 다양한 스타일을 표현한다.  아름답고 우수에 젖은 여인의 눈망울을 연상하게도 하고 시골의 어느 안개 낀 숲 속을 거닐기도 한다.  풍요로움과 낭만이 넘쳐나는 이 가을, 한국의 어느 조그마한 시골에서도 지금쯤 까맣게 익은 포도가 와인으로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최성순 -와인21닷컴

 

 

 

작가의 소장 와인들
 

작가의 집이자 작업실
 
 
 
좋은 글 이라 데리고 왔습니다(win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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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10-04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토미네 잇세를 B군 생각하고 그렸답니다. ^^

BRINY 2006-10-04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 좋다...

사마천 2006-10-0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글이네요, 저도 관심이 많은 작가인데 갑자기 배용준이 등장해서 놀랍습니다 ^^

호랑녀 2006-10-09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만화는 잘 모르지만 이 만화책은 소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올댓와인보다 훨씬 좋더군요.
 
모자수집광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60
존 딕슨 카 지음, 김우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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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침한 전설에 찬 런던 탑을 무대로 영국의 명물인 짙은 안개, 낮에도 어두운 그 탑 안에서 실크햇을 쓰고 중세기 무쇠 화살을 등에 맞은 채 죽어 있는 사나이. 모자도난사건 괴마를 쫓는 펠 박사의 명쾌한 추리'

이 이야기도 언제나 일어나는 사건과 마찬가지로 펠 박사가 술 한잔 마시는 사이에 막이 올랐다.

존 딕슨 카의 팬이 되기에는 '황제의 코담뱃값' 에 이어 이제 겨우 두 작품 읽었을 뿐이지만, 두 작품 모두 엄청 재미있고 신선하다. 는 공통점이 있다.

이 소설에서 웃기는 점은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추리소설에서는 어떻지만, 현실은... ''영화나 소설 속의 탐정 흉내를 내려나본데...' 하는 식으로 추리소설 아닌척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가장 큰 이유는 카리스마 있는 독특한 탐정.이다. 이 작품에서는 기디온 펠 박사가 사건을 해결하는데, 내가 맘에 꼭드는 펠 박사를 드러내는 문구는 '펠 박사는 본디 프랑스 요리를 좋아했다. 더 적절하게 표현한다면, 프랑스 요리뿐 아니라 어떤 레스토랑에서든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쟁반들을 계속 먹어치우고 술병을 비워 죽 늘어놓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동안에는 범죄 이야기는 금물이었다' 먹고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목소리는 기차 화통 삶아먹은냥 대따 크고, 보통의 경우는 왁자시끌한 거구의 인물이다. 사건을 해결할때는 '추리소설 속의 명탐정인냥' 분위기 잡고 경감이 열심히 추리해 놓으면 마지막에 '사실 범인은...'다. 라고 결말짓기/뒤집기를 즐기는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등장인물중 하나인 비튼양의 말에 의하면 '바다 코끼리' 같은 외모.

미국청년인 렌폴이 왓슨처럼 나오기는 하지만, 더 웃기는 존재감의 해드리 경감.이 있다.
'추리소설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명탐정에게 뒤통수 맞는 역할이면서도 꽤나 존재감이 있는 재미있는 캐릭터이다. 238쪽에 나오는 플라톤의 철학자와 탐정소설의 탐정 비교관같은건 정말 그 재치가(본인은 심각했는지도 모르겠지만) 기발해서 뒤집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렌폴의 존재는 조금 우둔한 독자와 같아서
"잠깐만요.!" 랜폴이 외쳤다. "너무 속도가 빨라서 나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군요. 왜 그렇게."
"그런 결론이 나오게 되었느냐는건가?" 박사는 지루한 듯이 대답했다. "나는 아까부터 설명하고 있었는데 이해를 못하는 것은 자네의 머리가 나쁘기 때문일세."
친절한 펠박사님.

황제의 코담뱃값에서도 대단한 사건은 아니였다. 이 책 '모자수집광 사건' 역시 책선전문구처럼 음침한 런던탑, 중세의 화살, 어쩌구 할만큼 음침기괴하지는 않다. 런던에 모자도둑놈이 활개를 치고, 그 모자도둑에게 세개나 모자를 도둑맞은 윌리엄경은 이번에는 세계소설사를 바꿔 놓을 에드가 알렌 포의 첫 추리소설.을 도둑맞는다. 그 와중에 조카이자 기자인 드리스콜이 도둑맞은 실크햇을 쓰고 중세의 화살 맞고 안개 짙은 런던탑에 죽어 있다.

여러가지 사건들이 샛길로 새지 않고, 끈끈한 개연성으로 결말을 향해 차곡차곡 나아간다.

'에드리, 이거 문제가 너무 심각해져 버렸는걸, 나는 이미 사건의 성질을 아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오후에 심문할 때 모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우스워서 못 견디겠더군. 사건의 대부분은 장난에 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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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hand 2006-10-12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펠박사가 나오는 작품으로 <연속 살인 사건>이나 <세개의 관>이 이 작품보다 괜찮다고 슬쩍 운을 띄워봅니다.

하이드 2006-10-1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평들이 별로더군요. 이런 결말과( 우연이 겹친 허무한) 런던탑의 음침함에 아마 제가 점수를 더 주었을꺼에요. ^^
 
신의 물방울 1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살얼음처럼 섬세한 리델 글라스에...
로 시작하는 '신의 물방울'을 드디어 읽게 되는건가!

첫페이지에 시음용으로 와인을 따르는 장면에서는 '에게...' 하는 마음.
와인 만화라더니, 기본적인 매너.를 첫페이지.에 다루는 정도야?

첫페이지에 나오는 잔이 리델의 소믈리에 버건디 글래스.라는데 있어서, 그정도는 당연하지. 라고 할까, 오호, 제법인걸.이라고 할까, 잠시 고민

로마네꽁띠와 리쉬부르.가 첫에피소드에 나오는건 지극히 일본만화 스럽다.는 생각.
소믈리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미야비.가 리쉬브르를 내놓으면서 디켄팅도 안하고 실망하는 장면은 킨자키 시즈쿠.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라고 하더라도 좀 어설프단 생각이다.

신의 물방울에서 가장 거슬리는 장면은 디켄팅 장면인데,
디켄팅에 대한 환상과 오버가 강하다.
뭐랄까, 본토에서 훈련받은 고수.가 아니어서일지는 몰라도, 디켄팅에 대한 과신.은 이 만화의 가장 만화적인 점이 아닌가 싶다.

세계적인 와인평론가.의 아들이자 아버지에 대한 반감으로 맥주회사에 들어가 와인.이라곤 입에도 대보지 않은 킨자키 시즈쿠.가 와인 사업부에 들어가게 되고,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유언으로 와인 평론계의 왕자라는 토미네 잇세와 12사도 와인과 그 정점의 '신의 물방울'와인을 찾는 대결에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흥미진진!

시즈쿠.는 사실 알게 모르게 아버지로부터 아주 어렸을적부터 와인.을 맛보는 것 빼고는 모든 것을 하드트레이닝 받은 플러스 절대미각, 절대후각의 천재.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사실은 천재.인 시즈쿠와 토미네 잇세의 대결. 이제부터 시작이다.

독자는 와인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시즈쿠와 함께, 이제 이 붉은 핏빛의 와인의 세계에 퐁당 빠질 준비가 되고도 남는다. 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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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10-02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디켄팅은 귀찮아서도 병디켄팅 이상은 못하겠다. 잔 씻기도 귀찮아 죽겠는데, 그눔의 디켄터는 어떻게 씻으라는거야.!

에이프릴 2006-10-03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낄낄. 제말이.
아 .. 새로산 디켄터가 어디있더라 ...?
(그래도 있으면 뭘하나 싶어유 ㅠ.ㅠ 디켄팅할만한 끝내주는 와인이 없는걸;;)
오늘 베라왕 샴페인 글라스 질렀어유 -ㅅ-a (단순히 이뻐보여서;)
무튼 도착하면 돔페리뇽 딸예정 으하하

하이드 2006-10-03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뭐야! 사진을 보여달라! 보여달라!

에이프릴 2006-10-03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가 은으로 되어있는것뿐; ^^a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질러버렸어요 -ㅅ-


하이드 2006-10-0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세트로 샀어?

에이프릴 2006-10-03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옙! 세트로^^
사놓고보니 왜샀나 싶기도하고 .. 두고두고 써야지하고 생각도 들고 하하핫;;
그래도 레드와인보다는 샴페인을 더 자주마시니까 ^^ 자주쓰면되지 하는생각. 히히
쇼핑자제기간이라고 마음먹고있었는데 마음대로 안되는게 쇼퍼홀릭? 끙..
와인잔이나 샴페인잔 예쁜거보면 막사고싶고, 친구들 좋은날에 선물해주고싶은데
택배로 배송해주기엔 위험부담이 너무크요-

하이드 2006-10-03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월말에 샤또 마고 빈티지별로 시음회 있는데, 25마원 -_-a
갈까 생각중. 아무래도 샴페인은 잘 안 마시게 되고, 주구장창 사는건 레드와인 ^^
것도 잔 종류별로 한개!씩만 있어서, 어디 들고나가지도 못한다니깐;;
잔 선물하는거 진짜 좋지.

에이프릴 2006-10-03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 샤또 마고. 이름만 들어봤어요 ^^a
저같은 소시민은 시음할 기회가 별로없음이예요 히힛.
25만원 ...;; 그래도 빈티지별로 다 맛볼수있잖아요 !
다녀와서 후기남겨주세요 히히.
저도 다른 잔들은 종류별로 한개씩만있어요 -ㅂ-
리델꺼 소믈리에 시리즈는 비싸다고 생각해서 비늄시리즈로 샀는데요 ~
아 ... 하고싶은거 다하고 맛난거 다먹고 살으려면 진짜 열심히 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