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간의 불가사의 동서 미스터리 북스 112
엘러리 퀸 지음, 문영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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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의 라이트빌 3탄.
10일간의 불가사의. 비교적 줄거리가 덜 알려져있어서( 혹은 내가 까맣게 몰랐어서) 엘러리 퀸의 소설 치고는 무지 새롭게 읽었다.

온 몸이 상처투성이에 피를 묻힌채 나타난 옛시절의 친구 하워드.는 때때로 발작처럼 기억상실증을 앓는다. 그는 엘러리에게 그를 따라 라이트빌로 가서 그를 감시해달라고 하는데, 엘러리 퀸은 글을 쓴다는 핑계를 대고 백만장자인 하워드의 집에 머물면서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봐주기로 한다.

그러나, 엘러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종류의 사건들이었으니,

이 사건에서 엘러리는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는' 길동의 심정까지는 아니라도
라이트빌의 각기 독특한 가족들( 많지도 않다!) 입지전적이고 완벽한 아버지 디드리히 밴 혼, 하워드, 그리고 하워드보다 나이 어린 젊고 아름다운 하워드의 새엄마이자 디드리히의 아내 샐리, 그리고 쥐새끼 악마같은 디드리히의 동생 울퍼트.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괴로운 사건의 한 중간에 놓이게 된다.

트릭은 고전적인 것은 그닥 맘에 안든다. ( 말 그대로 고전, 아주 고전적) 그리고 하워드가 엘러리를 찾은 첫날부터 아흐레째 날까지는 긴박감 있었으나, 마지막으로 보태지는 하루.
수수께끼는 하루 더 길어졌으니
이제 열흘간의 수수께끼가 되었구나.
- 셰익스피어 <헨리 6세>
의 이야기는 꽤나 장황하다.
독자는 이미 첫문장에 다 알아버렸는데, 스무장쯤 장황하게 설명해버리는.

근데, 사실 엘러리.는 여기서 알고보면 계속 말리기만 한다.
그가 꿋꿋이 버티다가 아홉째날에야  도망간 것은 칭찬할만한 일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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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hand 2006-10-2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명 안되는 등장인물로 긴장감을 잃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가는 건 역시 거장의 힘이랄까요. 꼬리 아홉 고양이가 라이츠빌 시리즈는 아니지만 이 소설의 후일담 격이지요. ^^
 
모리스 E. M. 포스터 전집 2
E. M. 포스터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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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금 내 기분이 그래서일지도.
모리스는 단순껄쩍지근.한 소설.이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나의 고등학교 시절 우상인 휴 그랜트가 나온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었다. 영화는 비디오로 구해보고 너무 재미없어서 보다가 던져버렸다는...( 그때는 어렸다!)

건실한 영국청년의 성정체성찾기.
동성애소설치고는 너무나 정석으로 1부에서 4부까지 차근차근 진행되어 가는 것이 지루했다.
다만,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황홀한 반짝임.과 암시.는 멋졌다.

순간, 소년은 선생을 경멸했다. <거짓말쟁이.>아이는 생각했다.<거짓말쟁이, 겁쟁이, 다 헛소리였어...> 그 후 어둠이 피어 올랐다. 시원부터 있었지만 영원하지는 않는 어둠, 고통스러운 여명 앞에 스러질 어둠이.

모리스는 이를 악물었고, 표면으로 떠올라 가슴을 짓누르던 거대한 슬픔 덩어리는 차츰 가라앉기 시작했다.

1부.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는 시절. 모리스는 클라이브.를 만난다.
2부. 모리스와 클라이브는 사랑에 눈멀고, 그들 인생에 다지 오지 않을 반짝이는 날들을 누린다. 클라이브는 그의 생에 가장 섬세하고 예민한 시절을 모리스는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고 꾸밈없으며 사랑에 대한 믿음으로 충만한 시절을.

3부에서 사랑은 식고, 모리스는 고민한다.
4부의 결말은 포스터가 이 책을 썼을 당시에도 평이하지 않았을 테고, 지금도, 특히나 작가를 따라 19세기 영국시골귀족사회에서 노닐던 독자에게는 더욱더.

'전망좋은 방'이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단 생각과 앞으로 남은 포스터.의 다섯권은 어떨까. 궁금반 기대반과 포스터는 해피앤딩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남겨준 책.

홀딱 빠져서 읽지는 않았지만, 이 작가 정말 글 잘 쓰는구나. 싶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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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6-10-24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도 모리스를 들고 읽고 있는 폼나는 여자가 되셨군요.^^히히...

하이드 2006-10-2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린 책들.의 포스터 시리즈.는 참 잘 기획되고, 책도 예쁘게 잘 빠지고, 좋은 책들인것 같아요. 모리스.를 읽었으니, 이제 또 어떤 책을 폼나게 읽어야 할까나요. 흐흐
 
 전출처 : 보르헤스 > jazz standards를 통해 풀어보는 사랑의 단상(part1)

 

이 Paper는 얼마 전 퍼니핑크님과 주고 받았던 리플이 그 시금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재즈를 공시적, 통시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나의 일천한 지식이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절대 무리인 듯 싶고,

아주 좁은 범위의 경험에만 한정한다면 “아마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분명 낙서 수준의 글이 될 것임에는 분명한 일지만...


사랑에 대한 담론을 주제로 삼되, 텍스트는 롤랑 바르트(Rorand Barthes)의 <사랑의 단상:Fragment d'un discours amoureux>만을 참조하는 바이다.


황홀(RAVISSEMENT)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최면이다. 나는 한 이미지에 매혹된다.

마치 소크라테스에 의해 메논이 그랬던 것처럼 처음에는 흔들리고, 충전되고, 얼떨떨해지고, 뒤집히고, 마비된다. (키르허)


누군가 사랑하기로 결심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우리는 놀라게 된다.

 마치 카탈로니아 총독의 궁전에서 플로리다를 만난 아마두르가 “그녀를 오랫동안 쳐다본 후, 마침내 그녀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던 것처럼.” 뭐라고요? 나는 내가 미치광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심의하고 결정해야 한단 말인가요(그렇다면 사랑은 내가 원하는 그 광기인가요?)


추천하는 Jazz Standards




Fever: 페기 리(Peggy lee)에 의해 1958년에 처음 취입된 곡으로  데이븐 포트에 의해 작사된 가사가 너무나도 재미있다. 가사의 한 부분을 발췌해서 실어보면


Everybody's got the fever, that is something you all know

모든 사람은 누구나 한번씩은 열병에 걸리지


Fever isn't such a new thing, fever started long ago.

열병은 새로운 것은 아니야, 열병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지.


Romeo loved Juliet, Juliet she felt the same

로미오가 줄리엣을 사랑했을 때, 줄리엣은 그 열병이란 것을 앓았지


When he put his arms around her, he said "Julie baby you're my flame

로미오가 그녀를 안았을 때, 그는 “줄리엣, 당신은 나의 열정적인 사랑”이라고 말했다네.


최근엔 Michael Buble에 의해 다시 불리워지긴 했지만(Michael Buble/WEA), 그의 느끼한 음색을 무지 싫어하는 나로서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진 않은 음반이다. 차라리 다이아나 로스의 Lady Sing The Blues를 한 번 들어보시길...


예속(DEPENDANCE)


사랑의 예속 관계란 역학은 아무 근거도 없는 하찮은 것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순수 상태에서의 예속이란 지극히 가소로운 상황에서 터트려져야 하며, 또 소심증으로 고백하기 어려운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화를 기다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투박한 예속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I Don't Know Why (I just do)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름으로써 비로소 Jazz Standards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 스윙감이 찰찰 넘치는 매력적인 곡이다. ‘당신을 사랑하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고, 내가 왜 이러는지도 알 수 없다.’라는 사랑에 빠진 귀여운 철부지 소녀의 고백과도 같은 가사가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음반으로는 역시 시나트라의 중후하고도 호소력있는 목소리가 매력인 “The Voice" 음반!

차선이라면 Nat king cole의 베스트 음반이랄까...


광인(FOU)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미쳤거나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에 자주 사로잡힌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미친 사람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광인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다만 초라한, 불완전한, 은유적인 광기만을 가질 권리가 있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Crazy she calls me



100년에 이르는 재즈사에서 사랑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아티스트들이 누가 있을까?

 

우선 빌리 할리데이를 빼놓을 수 없겠고, (바람을 피우고는 뻔뻔스레 변명을 늘어놓는 남편 지미 몬로에게 Don't explain이라는 멋진 명곡을 선사한) 순애보로 잘 알려진 클리포드 브라운(임신한 아내를 보기위해 무리하여 빗길을 운전하다, 절벽에 추락해 사망한),그리고 비장의 무기인 Mute Trumpet으로 수많은 여성의 애간장을 무참하게 녹여버린 쳇 베이커를 들 수 있겠다.

 

이 세 사람 모두 이 곡을 부르거나 혹은 연주했으니까 취향에 맞게 아무나 한 명 골라서 들어보면 ‘당신이 사랑에 빠져 미쳐있다.’라는 사실이 그다지 부끄럽게 여겨지지는 않을 듯하다. 정말 사랑에 빠져 미치는 것은 어찌 보면 매 계절마다 스쳐지나가는 독감과도 같은 것이니까 말이다.

 

나의 첫번째 선택으로 쳇 베이커의 Baker's Holiday 를 선정한 이유는 쳇 베이커가 빌리데이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취입한 음반이라서 더 애정이 간다라는 단순하기 그지 없는 이유로..


난 널 사랑해(JE-T-AIME)


수없이 말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널 사랑해”는 사전 밖에 있다.

그것은 그 정의가 명칭을 초과할 수 없는 그런 말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Love Letters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항상 영화 Blue Velvet이 떠오른다. 블루벨벳은 <무방비 도시 open city>와 <전화의 저편 Paisan>으로 일약 네오리얼리즘 거장으로 떠오른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당대 최고의 탑스타였던 잉그리드 버그만(그녀는 당시 아이를 둔 유부녀였다)과의 광풍과도 같았던 열정의 결과로 태어난 “미녀” 이사벨라 로셀리니의 고혹적 매력이 잘 드러난 영화로 Love Letters는 블루벨벳에 실린 OST중 한 곡이었다.


가사를 잠시 살펴보면


Love letters straight from your heart

Keep us so near while apart

I'm not alone in the night

when I can have all the love you write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나에게 바로 배달되어온 사랑의 편지는

비록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당신을 가깝게 느끼게 해준답니다.

편지에 쓰인 당신의 사랑을 느낄 때

전 한 밤에도 더 이상 고독하지 않답니다.


I memorize ev'ry line

I kiss the name that you sign

and darling

then I read again night from the start

love letters straight from your heart


난 편지에 쓰인 모든 문장들을 다 외우고

당신이 사인해 놓은 그 이름에 입을 맞춥니다.

그리고 내 사랑

나는 다시 처음부터 그 편지를 다시 읽기 시작해요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바로 배달되어온 그 사랑의 편지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애편지 한 번 써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분명 그 사람의 사랑은 무언가가 비틀어지고 상실되어 있을 것이다. 난 그렇게 확신하는 바이다.


충족(COMBLEMENT)


... 그리하여 마침내 “욕망이 엿보게 했던 가능성을 쾌락이 초월하는 그런 상태를 알게 된다.” 그것은 기적이다. 모든 만족감을 뒤로 한 채, 과음이나 포식도 하지 않은 채 나는 포만의 한계를 넘어서서, 역겨움, 구역질, 취기 대신에 일치(coincidence)를 발견하게 된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Fly Me To The Moon


바트 호와트에 의해 1954년에 의해 처음 작곡될 당시에는 <in other words>라는 다소 생뚱맞은 곡목으로 인해 그리 큰 빛을 발하진 못했던 곡이었다. 하지만 조 하넬이 지금의 곡명으로 제목을 바꿔단 이후 이 곡은 재즈 스탠더드의 불멸의 명곡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너무나도 많은 뮤지션들이 이 곡을 다투어 부름으로써 또 그 만큼의 좋은 버전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 기억나는 명 버전으로는 줄리 런던, 치에 아야도, 사라 본, 다이아나 크롤 등등.. (그러고 보니 다들 여성 보컬들 곡뿐이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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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보르헤스 > jazz standards를 통해 풀어보는 사랑의 단상(part2)

 

외설스러움(OBSCENE)


내 사랑은 “창녀들의 요란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자신을 음란하고도 벌거벗은 제물로 만드는 황홀감에 사로잡혀 장엄하고도 악취 풍기는 사정(射精)의 끔찍한 소리를 지르며 전율하는 놀라운 감수성의 성적 기관이다.(조르쥬 바타이유)


추천하는 Jazz Standards




I've Got you under your skin


재즈의 어원이 jive와 ass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로 여자의 성기를 의미한다는 설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접어두고서라도 이 곡만큼 외설스러운 곡이 있을까 싶다.

있다면 나에게 살짝궁 귀띔해 주시길...


추천하는 음반으로는 Diana Krall의 와 Stan getz quartets의 동명의 음반.

개인적으로 남성분들은 반드시 Diana Krall의 음반을 선택하시길. 그녀의 멋진 외모는 이 곡을 더할 나이 없이 황홀하게 만든다는 점을 반드시 참조하시길 바라며...

여성분들은 당연히 스탄 겟츠의 음반을 흐흐 녹습니다 마구


깨어남(REVEIL)


서글픈 깨어남, 마음이 찢어지는 듯한(다정함으로) 깨어남, 텅 빈 깨어남, 순진한 깨어남, 까닭 모를 불안한 깨어남(“그러자 갑자기 그의 불행이 생각 속에서 명백해 졌다. 사람은 고통으로는 죽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이 순간에 벌써 죽어 있었을 것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Falling in love with love


열풍과도 같았던 사랑의 시기가 지나게 되면, 우리는 다시 본질을 탐구하게 된다. 내가 사랑한 것이 그/그녀 였는지 아니면 사랑 그 자체를 갈구한 것에 지나지 않았는지를 말이다.

이 곡의 가사처럼

사랑을 사랑하는 것은 자기를 속이는 일이요 어리석은 자의 놀음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순간의 쾌락을 위해서 혹은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어서 사랑의 감정을 잠시 빌려온 것이라면 이제 그 사랑을 서서히 잃어가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지도 모르겠지.


추천하는 음반은 Heren Merrill과 Clifford Brown의 멋진 협연이 돋보이는 을 최고의 선택으로 꼽을 수 있다. 차선으로는 Sarah vaughan의 를 연주 음반으로는 Hank Mobley가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 동명의 음반을 들 수 있겠다. Bill evans의 연주 또한 상당히 매력적이고 기교 또한 흠잡을데 없지만, 그의 음악은 너무 청량하다고나 할까 왠지 이 곡에는 어울리지 않는 듯 해서 PASS! 


질투(JALOUSIE)


질투하는 사람으로 나는 네 번 괴로워한다. 질투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질투한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을 비난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내 질투가 그 사람을 아프게 할까 봐 괴로워하며, 통속적인 것의 노예가 된 자신에 대해 괴로워한다. 나는 자신이 배타적인, 공격적인, 미치광이 같은, 상투적인 사람이라는 데 대해 괴로워하는 것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My Foolish Heart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의 <위험한 열정, 질투>라는 책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파괴할 정도로 극단적인 질투를 오셀로 증후군이라 부른다.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중 하나인 오셀로에서 따온 이 병명은 전체 살인 사건의 13퍼센트가 배우자 살해이며, 그 주된 원인이 질투에 있다는 것을 주목하면서 더욱 알려졌다. 지나친 질투는 대단히 파괴적이고, 비극적이지만 적절한 질투는 헌신적 관계의 특징이라는 점을 이 진화심리학자는 질투라는 감정을 통해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추천하는 음반으로는 Bill Evans trio의 가 최고의 선택이다. 재즈계의 쇼팽이라 불리는 빌 에반스의 명징하고도 청량한 피아노 터치, 드럼의 폴 모션, 비운의 천재 베이시스트였던 스콧 라파로! 이 세 명이 빚어내는 interplay는 과히 피아노 트리오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보컬 곡으로는 얼마 전 소개했던 Carol Sloane! 농후하면서도 밀도 높은 그녀의 목소리는 여성재즈보컬이 재즈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언쟁(SCENE)과 마귀(DEMON)


나는 내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이미지들(질투, 버려짐, 수치심)을 연신 떠올리면서 스스로를 자해하려 하며, 천국으로부터 추방하려 한다. 이렇게 하여 열려진 상처를, 다를 상처가 내도하여 그것을 잊어버리게 할 때까지 다른 이미지들로 양분을 주고 부양한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Love me or Leave me


I want your love

don't want to borrow

to have it, today

give it back, tomorrow

your love is my love

there's no love for nobody else


나는 당신의 사랑을 원해요

하지만 애걸하는 사랑은 싫어요.

오늘은 갖고 놀다가

내일은 돌려주는 사랑 따윈 싫어요.

당신의 사랑은 나의 사랑

다른 누구의 사랑도 아니에요


love me or leave me

let me be lonely


날 사랑하든지 아님 떠나세요.

나를 혼자 있게 두세요.


추천하는 음반으로는 역시 사랑하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사람. 바로 빌리 할리데이다. 그녀의 목소리가 처음부터 husky한 것은 아니었다. 고통스럽고 굴곡 많은 삶이 그녀로 하여금 허스키하지만 보석처럼 빛나는 “빌리 할리데이”만의 목소리를 만들어 주었다. 연주 음반으로는 Miles Davis의 Walkin'이 최고의 선택일 듯. Miles Davis를 필두로 J.J. Johnson, Lucky Thompson, Dave Schildkraut, Horace Silver, Percy Heath, Kenny Clarke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하여, 완벽하리만치 소름끼친 연주를 들려준다.


파국(CATASTROPHE)


내 모든 육신은 뻣뻣해지며 뒤틀린다. 날카롭고도 차가운 섬광 같은 순간에 나는 내게 선고된 파멸을 본다. 그것은 힘든 사랑의 예의 바르고도 은근한 우울증과는 무관한, 버림받은 주체의 전율과도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다. 나는 울적하지 않다. 전혀 울적하지 않다. 그것은 파국처럼이나 분명한 것이다.

“난 끝장난 것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I Cried For You


이 곡은 빌리 할리데이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곡이 재즈 스탠더드로써 확고한 위치를 구축하게 된 것은 빌리 할리데이가 이 곡을 여러 차례에 걸쳐 부르고, 수많은 녹음을 남겼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 곡의 추천음반으로는 빌리 할리데이의 것을 들고는 싶지는 않은 데, 그녀의 곡은 마치 차가운 서리가 잔뜩 서려 서늘한 한기마저 품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 때문에 울었죠, 이번은 당신이 나를 위해 울 차례에요.” 라는 가사는 얼핏 들으면 ‘빌리 할리데이’식의  곡 해석이 분명 자연스러운 것일 테지만, 이 곡의 내면에는 단순히 버림받은 여자의 처절한 恨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뒤틀리고 어긋나버린 지나간 사랑의 후회가 아닌 한땐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옛사랑의 노스탤지어를 이 곡은 함께 안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보다는 Ella Fitzgerald의 서글프고 애절한 I Cried for you 가 내 정서에는 더욱 맞다.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


“별은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행복은 결코 그대로는 돌아오지 않는다. 건망증은 내 마음을 충족시켜 주고, 또 아프게 한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별은 빛나건만"은 푸치니의 3대 오페라중 하나인 토스카의 주옥같은 아리아 중 백미로 뽑힌다. 아직 들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한번 들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빅토르 데 사바타 지휘로 마리아 칼라스가 토스카로 분한 1952년도 녹음이 명반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쥬세페 디 스테파노가 부르는 “별은 빛나건만”은 헐! 천의무봉의 경지이다.


각설하고 재즈 스탠더드 곡으로 아마 Stardust만큼 이 곡에 잘 어울리는 곡이 있을까? stardust를 작곡한 호기 카마이클은 어쩌면 엘리트 코스라고 할 수 있었던 인디애나 대학의 법학과를 다니던 중에 파멸적인 성격의 재즈 뮤지션 빅스 바이더벡을 만나 의기투합해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도 본격적인 재즈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런 낭만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던 그가 결혼이 허가되지 않던 학생 시절 연인의 모습을 보고 하늘의 별을 보며 흥얼거리던 멜로디가 그대로 stardust가 되었던 것이다.


추천하는 음반으로는 다. 우리의 사랑은 처음 무렵에는 입맞춤 하나하나가 영감이었지만, 그것은 이미 지난 일이고 지금 나의 위안은 노래의 별똥 속에 있다라는 내용의 가사처럼 이 곡의 매력은 씁쓸하면서도 은은한 여운을 얼마나 오랫동안 잡아주느냐가 관건인데 두 음반 모두 테크닉과 감성 어느 면으로도 절정의 경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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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로망 산뽀 - 한국인이 찾아내서 일본인도 놀란 도쿄의 문화 아지트 30군데
유종국 지음, 이미라 사진 / 디자인하우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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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목에 '매니아'라고 한건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일본에서 카페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발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일본인들의 집요함에 있다. 카페뿐만 아니라 옷가게도 그러하고 '라멘'가게도 그러하다. 하나의 취미나 취향에 '집요함'과 '열성'을 보이면 우리나라에선 종종 '마니아'라는 수식어가 붙여지며 이때의 이미지는 뭔가 칙칙하고 음습한 것을 의미한다. 친한 미국인 친구가 '미국은 1억가지 마니아의 잡단'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이처럼 다양한 문화를 흡수, 수용하는 사회는 마니아들이 서로 색안경을 끼지 않고 공존하는 사회가 아닐까 싶다. 결코 미국이나 일본이 이상적인 나라, 또는 사회라는 뜻이 아니라 남과는 다른 취미나 성향이 폭 넓게 존재하고 이를 인정하는 점은 분명 배울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107pg)

자. 그러니, 지금부터 내가 이야기하는 것의 매니아.라면 이 책이 재미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무척이나 지루할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영화, 책, 잡지, 음악, 까페, 인테리어, 종이, 전통, 고전, etc.

책을 좋아하는 내가 때로는 책 얘기에 지루했다고 하면, 이 책이 얼마나 마니아. 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제목을 잘 지은 덕분에 많이 팔리나?
그렇다면 다행이다.
왜냐면, 이 책은 정말 가볍고 얄팍한 편집에 비해, 무궁무진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주관적인 것이다.
책의 내용은 그다지 두껍지 않다. 두껍지 않다.는 것이 깊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책의 내용은 12년간 도쿄에서 살아온, 그것도 홍보업무를 하고, 지금은 문화기획을 담당하는 지은이.의 안목을 볼 때 결코 녹녹치가 않다.

차라리 얇게 내던가, 저자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던가( 저자는 도쿄에 대해 충분히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가지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했더라면, 정말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할 명저.가 되었을꺼라는 아쉬움이 있다.

할 얘기는 많아 죽겠는데, 지면은 짧은 조급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다시 한 번.
당신이 마니아가 아니라면,
글쎄, 이 책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당신이 마니아.라면, 이 가벼운 편집.에도 불구하고, ' 아, 이런 책도 나오는구나!' 는 기쁨을 느끼게 해 줄 책.

나? 나는 어땠냐고?
별점을 보시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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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10-2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페이퍼보고는 바로 보관함에 담았는데, 하이드님 리뷰 읽으니 망설여지는디요? 암만봐도 저는 매니아,적 기질이 없잖수? ;;;

하이드 2006-10-22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둥지를 틀고 있는 분들.은 다 매니아.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요.^^

에이프릴 2006-10-2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서만 보면 여행가고싶은 병에걸려 몇날며칠을 끙끙앓게되는데 ㅠ_ㅠ 우 ...
사고싶게 만드네요 ~

하이드 2006-10-22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대로 지루할 수도 있긴한데, 인테리어.나 예쁜 카페. 등은 아주 땡길껄? ^^
난 여기서 찾은 부띠끄 호텔. 내일 당장 예약 가능한가 알아봐야겠다구. 흐흐

에이프릴 2006-10-2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언니의 기동력 ^^b
전 오늘 Bar & Dining 이라는 잡지 정기구독 신청했는데 -
여행,맛집,라이프스타일등등 다룬잡지던데 표지가 예뻐서 으하하.
근데 괜찮을것도 같고 ^^ 여행가고싶다.~

기인 2006-10-22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동경. 입대 전에 꼭 가봐야지 가봐야지 했는데, 역시 물건너 갔네요. 2년후에나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