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 아이야, 가라 1 밀리언셀러 클럽 46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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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나로 아가씨, 그앤 죽었어. 여긴 좆 같은 세상이라고. 한 번도 아이들한테 친절한 적이 없었던 곳이란 말이야."

마약 중독자에 쓰레기 같은 삶을 살고 있는 헬렌의 네살박이 딸 아만다가 실종된다. 실종된지 3일이 지나서야 사건에 뛰어들게 된 켄지와 제나로. 몇 번의 유명사건 해결로, 그 둘은 이미 보스턴의 유명인사다. 강철같은, 혹은 메마른 나무고목 같은 반아동범죄 형사들과 아만다를 찾는다.

작품 초반에 일을 맡기를 거절하면서, 그들은 두려워한다. '순수란 순수는 모두 파괴된 아이의 눈빛을 보게 될까봐' 그리고, '아만다 맥크레디를 찾는 것이 그들일까봐' 아이를 찾는데 가장 열성적인 사람은 헬렌의 시누인 베아트리체. 그녀는 결국 켄지와 제나로로 하여금 일을 맡게 한다.

미국은 어린아이에 대한 범죄에 가장 민감하고, 최우선으로 하는 곳이다. '어린아이가 사라지면 그애가 있었던 공간은 금세 십여 명의 어른들로 채워진다. 그리고 이 어른들, 친척과 친구, 경찰과 방송, 신문 등등은 하나같이 엄청난 열기와 소음을 토해내면서 동일 업무에 대한 강렬한 연대의식과 열정을 뿜어낸다'

3일 이내에 납치된 아이를 못찾으면 아이가 죽을 확률은 높아지고, 어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로는 체념하지만, 만에 하나 실낱같은 가능성에 매달려, 아이를 찾는다.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작가에 대해 그닥 매력을 못 느끼고 있긴 하지만서도, 사립탐정 시리즈물에 약하다보니, 읽기 시작한 <가라, 아이야, 가라> 유아납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첫시리즈부터 다 내는 것이 무리라고 할 지라도, 이렇게 중간부터 내면, 이 책에 소개되는 전 시리즈의 이야기들은 어쩌란 말이냐.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었을법하지만, 어쨌든 이 책에서 켄지와 제나로는 함께하는 연인사이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반적인 고독한 사립탐정은 아니다.이렇게 커플이 탐정물하면 떠오르는건, 토니 켄릭의 스카이잭 정도인데, 이런저런 만담과 농담 따먹기가 그닥 와닿지는 않았다.

적당히 하드보일드. 데니스 루헤인은 여전히 나에게 2% 부족하다. 그들의 우수가 와닿지가 않는다.

분권은 진짜 맘에 안드는데, 이제 2권으로 넘어가야한다. 아마도 아만다는 살아서 무사히 돌아오겠지. 하드보일드라고 해서 그렇게까지 현실반영에 충실한 법은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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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바케 3 - 고양이 할멈 샤바케 3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아끼고 아끼던 샤바케 3을 눈깜짝할 사이에 읽어버렸다.
2편에 이어 역시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고, 2편에서 기억에 많이 남았던 니키치의 과거에 이어 3편에서는 사스케의 과거가 나온다. 2편에서 나왔던 니키치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샤바케의 여러 스토리중에서도 백미인데, 사랑에 빠진 연인마냥, 자기 전에 책 스토리를 돌려보는 정도의 이야기이다.

역시나 유쾌하고 귀여운 이야기들로 가득찬 샤바케 3편
<차행주 달걀>에서 '아침, 점심, 저녁 각기 다른 병으로 죽을 고비를 넘길 정도로' 병약한 우리의 도련님은 식욕이 돌아 밥도 잘 먹고, 평소해 비해 건강해져서 외려 어디 아픈가 하고 두 행수가 걱정할 정도가 된다. 어딘가에 '복신' 이 들어온게 아닌가 되새겨 보는데, 그 와중에 이복형에게 들어온 맞선녀가 죽게 되고, 도련님은 주변에 널린 요괴들과 사건의 해결에 나선다. 그 복신의 정체와 처음 보는 도련님의 건강한 모습에 미소가 절로나는 단편이다.

샤바케 3의 표제작으로 나오는 <고양이 할멈> 이치타로 도련님이 맞닥뜨린 세가지 사건이야기이다. 하나는 도련님이 아끼던 '복사빛 구름'이 없어진 사건. 또 하나는 네코마타(고양이 요괴)가 우에노의 광덕사에 붙잡힌 사건. 또 하나는 스님이 밧줄도 없이 소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은 사건이다. 이 세가지 사건들과 여기에 나오는 고양이, 그리고 항상 도련님 옆에 붙어 있는 야나리들까지도 어찌나 귀여운지, 귀여운 이야기들을 꼭꼭 씹어 읽기는 처음이다.

<고향>에서는 개요괴인 사스케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고, <방울이오, 방울>에서는 이치타로의 친구인 에키구치의 동생인 오타루의 혼사 이야기가 나온다.

샤바케 시리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100편만 나와주면 좋겠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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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7-1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지금 2편 보고 있는데 진짜 좋아요. 혹시 하이드님이나 저나 병약한 도련님 취향??? ^^

하이드 2007-07-18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저는 그 옆에 붙어 있는 두 요괴취향. ㅋㅋ

chika 2007-07-18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바람돌이님! 전 방금 2권 다 읽고 컴 켰어요! ^^
3권은 아직 안샀는데...아웅~ 당장 읽고 싶당;;;;

하이드 2007-07-19 01:04   좋아요 0 | URL
안돼요~ 아깝잖아요~ 아껴뒀다 야금야금,,, 아, 4권은 언제 나올까나~~

비로그인 2007-07-18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역시나. 이런 취향을 좋아하시느게야...허헉, 전 말로우 스토킹하는 것일뿐인데...왜 하이드님 분석을????? 저 말로우나 보러갈래요 =3=3=3=3

하이드 2007-07-19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제가 워낙 요괴와 에도시절에 약합니다.

알맹이 2007-07-19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옆에 붙어 있는 두 요괴가 좋아요; ^^

울보 2007-07-19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페이퍼보고 질러놓았어요,
 

오늘 새벽,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이름 완전 어려움;;) 의 '무덤의 침묵'을 다 읽었다. 새벽 해뜨기 직전, 참 좋은 책을 만났다 뿌듯했다.

첫째, 추리소설 추천에서 두분이 추천해주셨던 책이다 알고 읽었는데, 다시 보니, 추천받은 책은 작가의 '저주받은 피'라는 작품이었다. 둘째, 무튼, '무덤의 침묵'도 참 재미있었기에, '저주받은 피'도 냉큼 주문해야지. 하고, 지난번 주문한게 안즉 도착하지도 않았건만, 연달아 책주문 신공을 발휘하야, '저주받은 피'와 등등등을 5만원 채워 장바구니에 넣고, 주문을 눌렀다. '지난번에 구매하신 물품이....' 내가 누구 선물했나? 싶어 찾아보니, 내가 주문했던거다. 책장을 보니, 떡하니 꽂혀 있다. 책 읽는 속도가 책 사는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걸리는걸까.

무튼, 처음 만나는 아이슬란드 작가의 추리소설, 유럽영화제에서나 볼법한 아이슬란드 무비같았다. 개인적으로 그런 무비를 좀 지루해하면서 보는 법인데, 영화와 달리, 책은 더 무궁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법이라,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덜컹' 이야기하는 힘.이 있는 작가다. 언젠가 어디선가 다루어진 소재들이 각기 다른 작가들에 의해 다양한 모냥으로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이렇게 독자의 눈을 끌고, 맘을 흔드는 작품은 흔치 않으나, 그런 덕분에 더욱 반갑다.

그 외에 짬짬히 읽고 있는 ( 도저히 한 호흡에는 못 읽겠다) 자코메티. 드디어 어린시절을 지나 파리생활과 초현실주의시절로 넘어갔다. 자코메티가 일생을 보내게 되는 파리로 넘어가서 데뷔서 부터 주목을 받고 앙드레 부르통을 위시한 초현실주의파 작가들을 만나게 되는 대목. 집안이 부유했고,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폭력적이고, 너무 섬세하며, 이중적인 자코메티다.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전에서 봤던 그의 비디오. 전기를 읽는 것을 좋아한다. 고 해봤자, 내가 읽은 대부분은 슈테판 츠바이크라는 천재 라이터에 빚지고 있긴 하지만서도, 언젠가는 하고 찜해 두었던 을유문화사의 인물평전 시리즈를 읽어내면서, '인물 평전'에서 라이터writer가 차지한 위치에 대해 새삼 의문이 든다. '인물'에 풀포커스를 맞추면, 저자의 글솜씨는 눈에 띄면 안 되는 배경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츠바이크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아니, 사실, 츠바이크의 경우에는 writer가 더 맘에 남는다. 그의 시각에 완전히 몰입된다. 여전히 좋은 전기 작가인가? 좋은 전기작가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의 생각이 거의 딱 여기까지만이긴 하지만)

무튼 600페이지가 넘는 자코메티는 한동안 붙들고 있을듯 하고, 이 담에 함께 읽을 책으로는......샤바케 3 , 당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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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9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까지 책을 읽으셨다는 부분은 정말 부럽습니다 ㅜ..ㅠ 여하간 그래도 재미있는 소설을 만나셨다니 잘됬는데요.
 
무덤의 침묵 블랙 캣(Black Cat) 11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이미정 옮김 / 영림카디널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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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이들이 정신없이 노니는 생일파티에 생일을 맞은 아이의 동생인 아기가 입에 물고 있는 사람의 뼈가 발견된다.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 외각 땅속에 묻힌 유골의 일부로 밝혀진다.

고고학부에서 유골을 발굴하는 동안 에를렌두르팀은 50년이상 묵은 유골의 유래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두가지 이야기가 교차한다.
오직 아내 앞에서만 힘을 휘두를 수 있는 약한 인간인 그리무르는 아내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학대하고, 툭하면 아이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그것이 협박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아는 여자의 영혼은 그렇게 조금씩 살해당한다. 첫째딸 미켈리나는 장애를 앓고 있고, 첫째 아들 시몬은 가족 중에 가장 힘이 센, 그래봤자 어린아이일 뿐이지만, 자신이 엄마를 지켜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다. 둘째 아들인 토마스는 그리무르와 비슷한 어두움을 지닌 아이다.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싸움은 때로는 단 한번의 말대답. 대부분은 인내와 도망으로 이루어진다. 그런 그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이 내밀어진다. 이들의 이야기는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의 이야기와 같은 비중으로, 그러나 더 무겁게 다루어진다.

또 다른 이야기. 에를렌두르는 유골이 묻힌 언덕에서 마약 중독자인 임신한 딸의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는다. 그녀를 겨우 찾아내지만, 그녀는 혼수상태에 빠지고, 당시 7개월이었던 뱃속의 아기는 죽는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낫는다고 하죠.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그렇습니다." 의사는 에를렌두르가 이성을 잃을 것 같아 보이자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라. 시간이 지나도 상처는 낫지 않습니다." 에르렌두르는 아기를 담요로 덮어주면서 말했다.

사건을 조사하는 틈틈이 딸을 찾아가 지난 세월동안 못 했던 이야기들, 유골 사건에 대한 이야기들을 혼잣말처럼 해나가기 시작한다.

사건은 천천히 결말을 향해 다가가는데, 그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최근에 봇물 쏟아지듯 나오는 일본소설들의 페이스에 익숙해진 탓이리라.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이슬란드에서 온 이 소설은 독특하다. 이 소설은 근래 읽은 어떤 소설보다 더 독특한 여러가지를 남겨주었다. 꽉 짜인 플롯만으로도 읽고 나서 뿌듯함을 주는 이런 소설들은 몇번을 곱씹어 읽어도 좋은 책인 것이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아이슬란드라는 배경의 독특함

더 알고 싶은 고독하고 불행해보이는 남자 에를렌두르가 있다.

사방에 고독만이 가득했다. 끊을 수 없는 쇠사슬처럼 이어지는 단조로운 일상이 무거운 짐처럼 에를렌두르를 감싸고 억세게 옭아매어 숨을 막히게 했다.

마침표 하나하나가 묵직한 느낌을 주는 추리소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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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7-07-1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하나의 멋진 추리소설을 발견한 느낌이었죠...^^

홍수맘 2007-07-1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멋진 작품 추천받고 갑니다. ^^.

보석 2007-07-18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묘하게 매력적인 소설이지요.

perky 2007-07-19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들어갑니다. ^^
 
괴담 (양장) 기담문학 고딕총서 1
라프카디오 헌 지음, 심정명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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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살 책이 보관함에서 아우성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리뷰에 홀려서 이 책을 최우선으로 사 놓았더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 라프카디오 헌, 자신의 이야기를 빼 놓고는 어느것 하나 새로울 것은 없는 이야기였는데, 일본의 민간설화나 전설에서 따온 이야기들은 중국의 그것, 우리나라의 그것과 그리 다르지 않고,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어린시절, 유년시절 어느 지점에서 들어왔던 옛날 이야기들, 혹은 전설의 고향류의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하는 길게는 열몇장에서 짧게는 한두장의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서양인들에게는 동양의 낯설음을 동양인들에게는 아련한 낯익음을 가져다 준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호라이> 무릉도원을 묘사해 놓은 듯한 그 아련한 이야기는 늦은 오후 비몽사몽간에 읽어 더 몽롱하게 기억에 남는다.

'생각의 나무'의 기담문학 고딕총서 시리즈 기획에 높은 점수를 주고, 책 안의 삽화나 뒤의 부록과 작가에 대한 설명등에 굉장히 신경을 쓴 편집자에게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읽고 싶은 책은 아니지만,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시리즈의 다른 책에도 이렇게 신경을 썼다면, 내가 그닥 대단한 고딕/기담 문학의 팬은 아니지만,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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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17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종 그런 책들이 있어요. 알맹이 보다는 편집이, 혹은 활자 짜임이, 또는 이런 이야기들을 묶어낸 기획이 꽤 괜찮다, 싶은 책.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예쁜 옷을 볼 때의 심정이랄까요.

보석 2007-07-1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말씀에 공감. 참 잘 만들어진 책인 것 같아요.(내용은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