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놔..

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웬만하면 처분하는 쪽이다. 여기서 웬만하면이란, 괜찮았는데, 시리즈로 더 나올 예정이 있는 경우..는 좀 더 두고 보기 위해 가지고 있고, 전작주의를 고수하는 작가인 경우(계속 신간이 나오는 작가라곤 교고쿠 나츠히코라던가, 유메무라 바쿠 정도이고, 나머지는 한국에 더 번역되 나올 계획이 1% 미만인 경우, 그 외 전작주의 작가들은 다 돌아가셔서 더 이상 책 나올 가능성이 없다.), 그리고, 이건 진짜 물건이다. 좋다. 멋지다. 라는 감탄이 마구 드는 경우(한 백권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이런 경우에도 분권이면 일단 처리. 전작주의 작가이고 분권일 경우에는 영어원서 구입. 뭐 이런 수순으로 대부분의 책을 처분 하는지라..

한번 읽은 책은 재미있게 읽었어도 대충 처분한다.고 보면된다.

그.런.데.

모리미 도미히코의 <태양의 탑>을 읽고 있는데,
이넘을 계속 중고샵에 올렸다, 내렸다,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굉장히 개성이 강하고, 좋게 말하면 통통 튀고, 나쁘게 말하면 가볍고, 요새말로 하면 4차원이다.
내가 소장할만한 책과는 거리가 멀긴 한데, 버리고 싶지가 않은 이 기분은? 게다가 종이질도 구리다. 금새 바랠 재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입가에서 썩소를 떠나게 하지 않는 이 사특한 책을 당분간 가지고 있어봐야겠다. 라고 일단 결론을 내렸다. 이 작가의 책을 더 사보는건, 이 책이 내 책장에서 살아남는지의 여부가 확실히 결정되면, 그 때가서 생각해보겠다.

멋진 표지들을 매달 뽑고, 그 표지와 내용의 싱크로율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 책의 표지와 내용은 싱크로 별 다섯개다. 스바라시!   

이 소설의 시작은 이렇다.

어떤 점에서인가, 그들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
왜냐하면 내가 잘못될 리는 없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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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난 이 표지 반댈세
    from 당신이 잠든 사이 2009-01-08 17:42 
      댓글을 보다 문득 생각이 나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가 국내 출간되었을 때 표지를 얼핏 보고는 '원서 표지를 그대로 썼네?' 하고 생각했다. 위에 나란히 놓은 표지를 딱 보면 알겠지만 일러스트나 분위기가 지나치게 유사하기 때문이다. 아래 반은 흰색에 위의 반은 붉은 바탕, 혼자 걷는 단발머리의 아가씨와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 뒤를 쫓는 남자. 한동안은 원서 이미지를 그대로 썼다 생각했는데 다른 일로 검색을 하다가
 
 
하이드 2009-01-08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지난번 권선생님 작업실 가서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밤은 짧아..'는 서점에 깔린거랑 표지 틀리다고 박박 우겼는데, 똑같은 표지네;;

Mephistopheles 2009-01-08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에서부터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4차원...이라고 말하고 있군요.

하이드 2009-01-08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ㅎㅎ 기대 안했는데, 표지 이미지랑 비슷한 이미지의 내용이 전개되고 있어요.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 아토다 다카시 총서 1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나폴레옹광>, <시소게임>에 이어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를 읽었다.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에서 전집을 모두 계약하고 일년에 두권씩 낼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해 본다. 실물은 그나마 낫지만, 이미지 상으로나 제목으로나 전혀 구매욕을 불러 일으키지 않는 이 작품집은 '아토다 다카시'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사게 되지 않는 작품집이라고나 할까.

역시나 단편의 거장인 스텐리 엘린은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을 장거리 달리기와 백미터 달리기에 비유했다. '인생의 단면을 선명하게 잘라내는 단편은 전혀 다른 소설 기법으로 쓰여지며 밀도가 높아서 작은 결함 하나가 작품에 치명적인 흠이 될 수 있다' 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 추리소설을 이야기할 때, 좋은 작가를 추천하라고 하면, 몇몇의 이름이 금새 떠오르지만, 좋은 추리 단편소설을 쓰는 작가라고 한다면, 아무리 열심히 생각해 보아도 손에 꼽을 정도이다. 단편만 써 왔던 보르헤스를 먼저 이야기하고, 영미권의 스텐리 엘린, 로알드 달, 코넬 울리치, 일본의 에도가와 란포 정도가 잘 알려진 좋은 단편을 써내는 작가들이다. 거기에 요즘 장르 매니아들에게 인기 좋은 오츠 이치 정도가 생각날 것이다. 좋은 단편을 쓰는 작가군에 우리나라에는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아토다 다카시'를 꼭 넣어야 한다. 오츠 이치를 제외하곤,(아직 이 젊은 천재를 평가하기는 좀 이른듯 하다. 작품의 호오도 있고) 언급했던 작가들의 단편들은 그야말로 '흠'이 없다. 단편집에는 분명 적게는 열개 정도에서 많게는 스무개 정도까지의 단편이 수록될 것이다.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에는 열 여덟편의 단편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 많은 단편들에 호오는 갈릴 지언정, 어느 것 하나 빠지는 작품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독자에게나 작가에게나 너무 가혹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좋다. 그럼, 한 두개 정도를 제외하고는 정말 괜찮은 단편들로 모여서 단편집이 나와야 '훌륭한 단편소설 작가'로 손꼽히게 된다. 고 이야기한다면, 아토다 다카시는 내가 보기에는 정말 훌륭한 작가다. 세편의 단편집을 읽으면서 50편 정도의 단편을 읽었지만, 어느 것 하나 흠잡고 싶은 단편이 없다. 그리고 매 작품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대단하다!' 싶은 단편들이 몇편씩 끼워져 있다. 보르헤스를 제외하곤, 훌륭한 단편소설 작가라 하더라도, 훌륭한건 훌륭한거고, 장편소설에서처럼 지속적으로 강한 매력을 느끼기는 힘들다. 지금 나에게 소장할만한 단편소설 작가를 말하라면 보르헤스와 아토다 다카시정도이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나폴레옹광>- 지금 생각해도 이 작품집이 제일 좋다. 단편집으로는 아마 최초로 나오키상을 타기도 했다.- 을 가장 먼저 읽고, 이치에 대한 기대치가 확 높아졌는데, 두번째 읽은 <시소 게임>, 세번째 읽은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까지도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라는 말은 통하지 않고, '기대가 컸음에도 만족스러운' 그런 독서였기 때문이다.  

세 작품의 특징을 말한다면
<나폴레옹 광>은 환상적이고, 재미있고, 문학성도 뛰어난 상상력이 가득한 단편들이 모여 있다.
<시소 게임>은 가장 문학적이고,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는 가장 무난하다. 추리소설 작가의 단편집을 생각할 때 나올법한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있다.

책 띠에 나온 것처럼 단편 소설들은 '마지막 두 줄의 오싹한 반전!' 이 중요하다. 이건 장편소설의 반전과는 약간 차원이 달라서, 결말을 상상하는 시간이 짧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결말을 예측 못하고 허를 찌르는 반전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좋은 단편소설이라면, 이 '마지막 두 줄'을 아는 독자에게도 다시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런 필력과 플롯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반전을 알아버렸으니 이제 시시해.'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면, 좋은 단편소설이 아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성공해서 멋지게 복수하는 것을 알면서도 반복해서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읽으며 희열을 느끼는 것처럼, '예상외의 반전'이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 앞의 '완벽한' 이야기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면에서 다시 한 번,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집은 소장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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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9-01-07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언급하신 분들도 훌륭하지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도 제가 참 좋아하는 단편소설 작가에요 +_+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잘 안외워져서 매번 [라쇼몽]을 검색해선, 아 이 이름이었지~ 합니다. ㅎㅎ
사카구치 안고의 단편들도 좋긴 한데, 좋은 작품은 너무 좋고, 이상한 건 너무 이상해서 모험이기도 해요.

보르헤스와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언급될만한 작가라니,
완전 기대됩니다 ㅋㅋ

하이드 2009-01-07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혹은 모르는 좋은 단편소설 작가들은 많겠지요. 사실, 나중에 그걸 떠올리고 '추리소설'로 한정 지었답니다. ^^; 사카구치 안고는 역시나 추리소설로만 접해 보았어요. <불연속 살인사건>이라는 아주 독특하고 개성있는 작품이 동서미스테리에 나와 있습니다.

Forgettable. 2009-01-07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아 다시 보니 추리 단편소설이네요 ㅎㅎ 저도 [불연속살인사건]을 보려고 여러번 시도해 보았지만, 도서관에서 한 두어번 빌렸는데.. 표지가 정말 안땡기지 않나요 ;0; 것도 그렇고 바쁜일이 겹쳐서 매번 실패했어요- ㅎㅎ
 


This Is Where We Live from 4th Estate on Vimeo

++
sooooo coooo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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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1-0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vimeo는 화질이 짱이에요- 유튜브 동영상만 보다가 보니 안구정화-
 

 Thank God! 앞에 아동용 만화 붙은 <벤자민 버튼..>에 기막혀 하고 있었는데, 펭귄클래식에서 오래간만에 신간이 나왔다. 아리따운 아르데코풍의 표지와 함께! ㄱ ㄱ ㅑ~ 아르데코 좋아요!!

피츠 제럴드의 단편은 이미 여기저기 쪼가리로 모아 놓은 원서 외에도 개츠비는 한 네버전쯤 있고, 단편집도 있어서,

이 기회에 어느 단편집에 어느 단편들이 있는지 정리해보기로 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라는 영화덕 보려는듯한 제목을 짓기는 했지만, 이 책은 400페이지가 넘는 단편집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민음사의 <피츠제럴드 단편선> 봐라, 이 제목, 얼마나 고상단순한가. 하고 많이 안 겹치면 좋겠는데 말이다.  

 

 :: 펭귄클래식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나의 마지막 자유분방한 그녀들]
젤리빈
낙타의 뒷부분
노동절
자기와 핑크

[판타지]
리츠칼튼 호텔만큼 커다란 다이아몬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칩사이드의 타르퀴니우스
오 빨간 머리 마녀!

[분류되지 않은 걸작]
행복이 남은 자리
이키 씨
제미나, 산 아가씨

:: 민음사 : 피츠제럴드 단편선
다시 찾아온 바빌론
겨울 꿈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 세 시간
광란의 일요일
기나긴 외출
컷글라스 그릇
'분별 있는 일'
부잣집 아이
오월제

:: 현대문화센터 : 피츠제럴드 단편선
기나긴 외출……5
다시 찾아간 바빌론……15
리츠보다 큰 다이아몬드……57
오월제……133
면죄……229
부잣집 아이……257
얼음궁전……327
컷글라스 그릇……375

 

 

 

 

 

 

 

 

지난번에 현대문화센터에서 나온 표지를 가지고 꿍지렁대기는 했지만, 피츠제럴드의 작품을 세권이나 같은 컨셉으로 내주었으니, 앞으로 더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현대문화센터의 피츠제럴드를 소장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일단, 포함된 단편으로는 민음사의 <피츠제럴드 단편선>의 구성이 제일 나아 보인다. 펭귄클래식의 <벤자민 버튼..>에 소개된 단편은 '리츠칼튼만큼 커다란..' 을 원서로 가지고 있는 걸 제외하면, 겹치는 부분이 없는듯하다. 놀라워라. 이로서, 이 책은 냉큼 장바구니에 들어가고... 사실, 펭귄 텀블러 네개는 좀 그렇다. 다섯개. 숫자 5 좋지 아니한가. (펭귄클래식 만오천원 이상 구매시 텀블러 증정 이벤트는 선착순이라는 이야기에 서두른 감이 없지 않으나, 아직까지 계속 증정하고 있다. 네개 중에 한개는 누구 주고, 두개는 어마마마가 들고 다니고, 나머지 한개를 내가 가끔 이용중)

 

그나저나 사고 싶었던 펭귄클래식은 다 사버려서 선택의 폭이 좁음
 

 

 

 

스티븐슨의 책을 사고 싶긴 한데, 표지가 왜저럼?
펭귄표지 중에 제일 뷁이다. 실물은 좀 나으...을리가 없잖아! 젠장

무튼 마지막으로 이 페이퍼의 발단이 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랜쳇(윈슬렛으로 착각한걸 어제 어느 님이 지적해주셨다 ^^;) 의 트레일러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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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산업이 마이- 성공하길 바란다.
    from little miss coffee 2009-01-15 21:01 
                    맨 오른쪽이 작년 초에 나왔던 인간희극 출판사의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이고 왼쪽부터 올해초부터 우르르 쏟아져 나온 <벤자민 버튼..>들이다. 노블마인, 펭귄클래식코리아, 그리고 문학동네까지. 피츠제럴드 단편 원제의 제목은 <The Curious case about Be
 
 
turnleft 2009-01-07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저는 영화를 이미 봤지요..

Kitty 2009-01-07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음사의 피츠제럴드 단편집 예뻐요. 사고싶당 ㅠㅠ
브래드핏 나오는 저 영화 친구들이랑 12월 31일에 보려고 했는데 에이 날씨도 추운데 무슨 영화냐 그냥 먹고 퍼지자-이러고 말았다는 -_-;;;

starla 2009-01-07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책장 사진 너무 예쁘네요!
펭귄 텀블러 갖고 싶어서 망설이면서도 실물 크기 같은 걸 몰라서 주저했는데,
사진 보니 그렇게 작지 않네요.
당장 지르러 가야겠습니다. ㅠ_ㅠ

BRINY 2009-01-07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장 사진을 보니, 책장 정리의 필요성을 더욱더 느끼네요. 지금 어느 책이 어디에 있는 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어느 책을 처분했는지 아니면 갖고 있는지도 가물가물해져서 이러다 있는 책 또 사게 생겼어요.

하루(春) 2009-01-07 1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 봤는데요... 제 옆자리에 있던 노부부는 끝부분에 우시더군요. 마음이 좀 아팠어요.
그리고, 케이트 블란쳇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아... 볼 때마다 어찌나 다른 모습인지 대체 알아볼 수가 없어요.
아, 펭귄 책 사고 싶다. 영문판은 예쁘게 나온 거 없나 찾아봐야 겠군요.

마노아 2009-01-07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텀블러 받았어요. 예쁜 표지가 안 보인다는 게 아쉬웠어요. 책등은 시커멓잖아요^^;;

하이드 2009-01-07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요, 검은책등의 포스가 있잖아요. ^^

Apple 2009-01-08 0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저도 언능 보고싶어요.우흐흐흐흐...^^영화도 보러가야징~왠지 제목에서 간지가...흐흐..
 

논픽션 소설들을 좋아한다. 논픽션에 '소설'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나 어느 정도의 극화가 포함되었다는 의미에서 '논픽션 소설'이라고 하기로 한다. 관심은 무지 많은데, (주로 범죄 분야쪽으로) 그렇게 많은 책들을 찾아 볼 수 없어 아쉽다. 얼마전에 오랫동안 벼르기만 하던 <빌리 밀리건>을 끝냈으니, 지금까지 읽어본 (범죄분야쪽) 논픽션들을 정리해보자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이다.
이런 책을 계속 찾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

"저널리즘의 방법론과 소설의 작법을 동시에 적용한 작품으로 소설이자 저널이며 또한 르포르타주의 영역에 자리잡고 있다. 사실 묘사에 머무르기 보다는 주관적인 관찰과 상세한 묘사를 주로 하는 새로운 보도 형태 즉, 신 저널리즘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된 것이다."
-알라딘 책소개中-  

 Believe me, 연쇄살인범이나 싸이코패쓰 이야기는 질리도록 많이 보았다.
이 책에 나온 연쇄살인범/싸이코패쓰는 그 동안 보고 읽은 이야기들에 비하면 실화라고 해도, 한참 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지는 흡입력이란! 일가족 살인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트루먼은 그 자신이 굉장히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고, 이 책에 나오는 연쇄살인범/싸이코패스와의 스캔들도 있었다. (맙소사!) 평범한 일상을 살던 너무나 착한 가족에게 닥쳐 온 불행. 독자는 이미 그 결말을 먼저 알고, 가족들의 일상의 이야기를 읽게 된다. 이야기는 '그들이 살아있었던 마지막 날' , '신원 불명의 범인들', '해답'-범인의 체포, '구석'- 사형을 구형받고 교수형에 처해지기까지. 의 챕터로 이루어져있다. :: 리뷰  

 에릭 라슨 <화이트 시티>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가 비교적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면, 에릭 라슨의 <화이트 시티>는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의 눈에마저 비껴 나간 불운의 작품이다.

실화 소설은 '실화'가 가지는 힘에 소설이라면 '말도 안되' 라고 느꼈을 통속성, 드라마틱함을 지니고 있기에, 흥미롭게 읽으면서도 글 자체에 점수를 많이 주기는 꺼려지는 그런 독서를 하게 된다. 위의 <인 콜드 블러드>와 <화이트 시티>는 실화가 가지는 힘에 작가의 필력과 구성이 돋보이는 글 자체로도 훌륭한 책이다. 잡설이 길었는데, 주구장창 <화이트 시티>를 선전하고 있는 하이드 -_-v 

이 책은 시카고 세계박람회를 기획한 대니얼 번햄과 미국 최초의 연쇄살인범 홈즈에 대한 이야기이다. 건축가와 연쇄살인범 이야기라니, 뭔가 좀 안 어울린다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결코 아니다.
1893년 세계 박람회를 개최하게 되면서 '시카고'라는 도시는 부글부글 끓는다. 돈과 사람과 범죄와 쑥쑥 솟아오르는 건물들로 (시카고가 유명한 건축도시라는 건 말하면 잔소리)
논픽션을 읽는 재미는 현재까지도 유명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책 속에서 소설같은 이야기 속에서 보는 것이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힐 책이다. 세계박람회로 전국이, 그 중에서도 시카고가, 그 도시 전체가 들 떠 있는 그 곳에 한 사람의 힘으로는 결코 해내지 못할 많은 일들을 해 낸 열정적인 사나이, 자신의 몸을 온통 불사른 사나이 대니얼 번햄과 연쇄살인범 (사이코패스) 홈즈( 이것은 물론 셜록 홈즈를 따라한 가명이다)가 한 장소에 있었다. 둘의 이야기가 번갈아 교차되는 이 이야기는 너무나 재미있다. 에릭 라슨은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둘은 다르고, 둘 중 하나라면 트루먼 카포티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이야기의 흥미로움으로라면 단연 <화이트 시티>이다. ::리뷰


크리스틴 스팍스 <엘리펀트맨>
안소니 홉킨스의 젊은 시절의 모습이 나오는 영화로도 유명하다.
<엘리펀트맨> 아. 존 메릭.. 책을 읽다가 구글에서 엘리펀트맨을 검색해보고 기겁을 했다.
조그만 사진만으로도 이렇게 큰 충격을 주는데, 그런 모습으로 살아야 했고, 그런 모습으로 세상에 나가야 한 존 메릭의 생애. 는 생각만해도 불행이 인생이란 조그만 잔을 철철 넘쳐 흐른다.
그런데.. 그런데, 이 남자의 영혼은 깨끗하다. 거의 불가능하게 여겨진다.
코끼리의 눈은 인간의 눈을 닮아 있다. 라고 한다. 이와 같은 희귀병을 가진 자를 '엘리펀트 맨'이라고 불렀을 때 지극히 인간적인 눈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논픽션이란 생각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소설 속에 나오는 듯한 전형적인 인물상들이다. 무뚝뚝하고 능력있으나 차가운 간호사가 존 메릭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던가. 존 메릭을 끊임없이 도와주는 젊고 야망있는 따뜻한 마음의 의사라던가(앤소니 홉킨스역)
정말 불가능하게 여겨질정도로 맑은 영혼의 존 메릭, 그를 구빈원에서 본의 아니게 이끌어 준 알콜중독 목사, 그를 도와주는 유명한 여배우, 여왕, 병원에서의 정치싸움의 핵과 같은 사무장, 등등 읽고 나서 잊기 힘든 이야기다. :: 리뷰

대니얼 키스 <빌리 밀리건>

24개의 다중인격을 가진 아동학대의 희생자 빌리 밀리건.
미국 최초로 다중인격으로 무죄판결을 받아서 '밀리건법'이 생기게 하기도 했다.

사실, 저자의 전작을 알고 있어서 작가 이름에도 어느 정도 기대했다.
무난하긴 했지만, 2% 부족한 느낌이다. 이야기가 한참 진행되는 중에 끝을 맺어서 좀 다급한 결말아닌 결말이기도 했고..

다만, 빌리 밀리건이라는 인생은 뭐라 한마디로 말하기 힘든 복잡한 느낌이다.
그의 인생을 읽는 것이 '흥미롭다' 고 말하는 건 죄스럽고, 뭐라고 말해야 할까.
이런 형용사들이 실화소설을 평하는데 걸림돌이다. 남의 불행을 '재미있다'거나 '흥미롭다' 거나 말할 수 없으니깐.

이 작품의 빌리는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다중인격'에 대해 가르치며 영화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과 '인간의 정신'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다. :리뷰
그나저나 이정도의 책이 벌써 품절인건 너무하다!


※ 빈약한 리스트로세- 재미있는 논픽션 소설 아시는 분들 제보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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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9-01-07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다 좋아하는 책들이로군요.^^<화이트 시티>는 안읽어봤는데, 지난번에 하이드님이 강추하셔서 담아놓았어요~요즘 책이 잘 읽히지 않아서 뭔가 또 사놓기는 뭣하지만,=_=; 언젠간 꼭 읽어봐야지..하는 책이예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중에 엠마뉘엘 카레르의 <적>도 있어요.^^ 지금은 절판이더라고요. 나온지 그리 오래된 책은 아닌데...
인생 전체를 통틀어 모두 거짓말해버린 남자가 결국은 그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자신의 가족들을 다 죽이고 마는 이야기인데, 끔찍하지만 프랑스에서 있었던 실화라고 하더라고요. 감정을 전혀 싣지 않은 채 전개되는 것이 인상적이고, 또 괜찮았던 소설이라고 기억합니다..^^

그나저나 트루먼 카포티의 새책이 나왔더라고요!!!너무너무 기대중!!!

하이드 2009-01-07 06:00   좋아요 0 | URL
전 이미 샀다죠. ^^ 올해 첫주문이었어요.
엠마뉘엘 카레르. 궁금하네요. 절판이라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