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에 무슨 지난 여름날 이제 간다고 하는거냐. 고 할 지 모르지만,
밑에 지방은 30도 넘고, 에어컨도 키고, 자다가 더워서 깨고 그런다고 하니깐, 나는 아직도 반팔을 입고 다니며, 가디건을 꺼내야겠네. 생각만 하고 있으니깐.  

근데, 이제 진짜 쌀랑해져서, 나는 밤에 풀무원 돌얼음을 오독오독 씹으며 책을 읽는 대신,
뜨거운 물에 마리아쥬 프레르의 캬라멜맛 나는 티를 타서 호호 거리며 책을 읽는다.  

드디어 읽게 된 마이클 쉐이본 (아주 오랫동안 마이클 카본이라고 맘 속으로 읽었던 이 남자) 의 소설이 하필 데뷔작이자 자전적 청춘소설이었다.  

그러나 하필 '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이어서, 가는 여름에 읽기 좋았던 건지도.  

6월, 7월, 8월의 여름에 질풍노도의 남자가 겪는 '여름 같은' 방황과 어지러움에 대한 이야기.  

마이클 셰이본의 책은 닉 혼비 같기도 하고, 좀 너무 잘 짜여져서 매력 없는 닉 혼비. 천재과기보다는 노력과인 것 같아, 감동적이다. 라는 마음 보다는 잘 썼네. 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다른 작품들이 궁금한 정도이기도 하고. 

잠시 후 나는 이 모든 것에 진저리가 난다고 느끼며 침을 탁 뱉고는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랐다. 그러나 곧바로 나는 수치심을 느끼면서 신성을 모독하기라도 한 것처럼 입을 가렸다. 그 순간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은 강한 욕망이 밀려왔다. 나는 해가 뜨는 대로 비행기를 타고서 한때 아서가 그랬던 것처럼 멕시코로 날아간 뒤 자그마한 분홍색 호텔에 머물면서 무책임한 삶을 살고 싶었다. 아니면 이탈리아의 허물어져 가는 저택에 터를 잡고서 눈부신 오후의 햇살 아래 잠을 자고 싶었다. 북아메리카 횡단 열차를 타고 황량한 곳으로 사라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나는 그곳에서 매춘부와 바텐더 외에는 그 누구도 만나지 않으리라. 그리고 발신인 주소를 적지 않은 엽서를 보내리라. -352- 

아련아련하다. 60년대에 20대인 벡스타인의 이야기.인데, 그 심상만은 2000년대 20대인 하이드의 이야기라고 해도 ..  

침을 탁 뱉으며 이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를 나는 30대인 지금에도 바랬던가.  

 

 

 

 

 

뒤늦은 '여름 휴가'까지도 이제는 모두 다녀왔을테고 ..
회사 다닐 적, 난 늘 남들 다 다녀온 8말에서 9초에 여름휴가 날짜를 잡아 느즈막히 다녀오곤 했다.  

코끼리 아빠는 물쇼 때문에 피곤해서, 맨날 집에서 드르렁 드르렁 푸우- 자느라 얼룩말네도 가고, 하마네도 가는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아기 코끼리들과 엄마 코끼리는 아빠 코끼리의 최선을 다한 잠(?)에 날려서(?) 해수욕장으로 가게 되는데 ..

그렇데 뒤늦게 가족은 여름 휴가를 즐기게 되는데 ...  

 

끈끈한 여름이여 안녕,,  

로사 몬테로의 <데지레 클럽, 9월 여름> 의 제목이 9월 여름인 걸 보면,  

9월이 여름같이 느껴졌던 건 나 뿐만 아니고, 여기 뿐만 아닌가 보다.  

망하고, 퇴색된 데지레 클럽에서 볼레로를 부르고, 

끈끈한 땀에 뒤범벅이 되어 섹스를 하고, 사랑을 하고,  

그러니깐, 이제 끈끈한 여름도 안녕.  

그러고보니, '습도'를 사람 사이의 온기라고 부르는 <갤러리 페이크>의 후지타가 있었는데 ..

사람 사이의 온기인지, 아스팔트 바닥과 나 사이의 온기인지 .. 쨌든, 끈적거리는 여름은 간다. 
 

여름의 끝을 잡고 읽었던 책들은 위의 <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과 <스티브 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 하기>,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뭔가 이 두 책 다, 감동스러운 면들이 있어서, 읽다보면 울컥한다.  

 처칠의 평전이야 그렇다치고,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은 왜? 라고 물을지 모르겠지만, 스티브 잡스의 드라마틱한 프레젠테이션은 그 현장의 현실왜곡장에 있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감동스럽다.  

서재 대문에 stay hungry, stay foolish 라고 잡스의 스탠포드 대학 축사의 가장 유명한 헤드라인을 옮겨 놓기도 ...  

워낙 유명한 축사라서 동영상으로 이미 봤지만,
3의 법칙, 헤드라인 강조, 등의 잡스식 프레젠테이션 법칙을 알고 나서 봐도, 그 어떤 것도 손상시킬 수 없는 잡스느님의 위엄.  

다시, 새삼, 와닿는다.  

처칠의 이야기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던 부분은 24장 '정치는 인생 그 자체' (25장이 마지막) 챕터였다.
그야말로 몸을 불사르며 전쟁과 평화의 물결을 헤쳐나온 불굴의 의지, 그 자체인 처칠.
1차 세계대전때의 그의 역할, 2차 세계대전때의 그의 역할, 전쟁이 끝나고 유럽 평화와 소련을 제지하는 그의 역할 ..
그렇게 몸과 마음과 주변 사람들 마저도 연료로 불살랐는데, 일흔이 넘도록 그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몇 가지 이유로 그의 은퇴는 미루어졌다. 첫째, 세상에서 유일하게 은퇴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클레먼타인은 수년 전부터 그가 은퇴하기를 바랐고 지금은 주위 사람들도 바란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정치는 남편에게 인생 그 자체라는 사실을 알기에 차마 은퇴하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8년 후에 처칠이 의원직을 그만두어야 할 때에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둘째, 그는 여전히 은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충분한 근거를 얻을 만큼 무능하지 않았다. 셋째, 클레먼타인이 설득할 생각이 없고, 여왕이 헌법적으로 압력을 가할 수 없으며, 당에서도 밀어내기에는 매우 중량감 있는 상징적인 영웅이었기 때문에 결국 결정을 내릴 사람은 본인뿐이었다.   

한직으로 물러났던 30년대 쇠약해졌던 처칠, 그리고, 그렇게 두 발 전진 전에 한 발 퇴보할 때마다 급격히 쇠약해지고, 일을 할 때 생명력이 불타오르고, 일을 하지 않으면, 그 차올랐던 생명력이 연기처럼 그에게서 빠져나갔던 처칠.  

처칠의 평전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 중에서, 그의 인생의 첫번째 전기인 클레먼타인을 만나 결혼하고, 평생동안 처칠이 처칠일 수 있게 내조를 했던 현명하고, 처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클레먼타인. 그런 그녀가 평생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온 처칠에게 그가 이미 물러나야할 때임을 알면서도 은퇴하라고 말하지 못하는 그 심정과 위대한 영웅의 마지막이 이 건조한 평전의 건조한 몇 줄에서 뭔가 절절하게 와닿았다.  

처칠은 다시 이런 사람이 나올까 싶은 '위대한' 이란 형용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영웅' 이라는 말이 제 옷처럼 딱 달라붙는 위인이었다.

그와 같은 영웅은 앞으로 나오기도 힘들 것이고, 나와서도 안 될 것이다.

현대의 히어로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 그의 카리스마와 명연설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의 영웅과 오버랩되었다. (실제 명연설가로서의 처칠의 이야기가 이 책에 언급되기도 한다. )  

무튼,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여름의 끝자락을 보냈고,  

추석때 주문하면, 25일날 오는구나 하면서, 이런 책들을 주문했고, ( 이 중 두 권은 바로드림)

 

 

 

 

 
눈에 띄는 신간들 중 이런 책들을 장바구니에 다시 담았다. (인생은 장바구니 비우기~ 어디서 왔다가~(보관함에서 왔다가) 어어디로~ 가느은가~ (내 방에 차곡차곡 쌓이겠지)  

 
 엑박 ;; 세스 고딘의 <린치핀>이 나왔어요! 나왔어요!

 

이제 가을입니다.  

가을야구도 하고, 가을독서도 하고, 하늘은 높고, 말과 나는 살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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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3 0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3 0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종이달 2022-09-29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책의 리듬에 몸이 절로 들썩일 때가 있다.

제프리 베스트의 윈스턴 처칠 평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 A study In Greatness>를 읽고 있다.
천천히 읽히는 책이긴 한데, 아마도 클라이막스일 '세계제2차대전' 의 시작을 읽고 있자니

원제에 비해 번역본 제목이 저게 머꼬? 했는데,

지금 내 기분이 막 들썩거리며 '절때 포기하지 않겠따!' 막 이런 기분이 되어 버린 것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의 저자 제프리 베스트가 서문에서 말했듯이  

'처칠 같은 인물을 많은 저자들이 다루는 것은 당연하고 적절한 일이다. 처칠의 전기는 아들 랜돌프가 쓴 것부터 시작하여 마틴 길버트 경이 쓴 것까지 엄청나게 많다. 그 중에는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역사가들이 쓴 것도 있다. 처칠의 삶에서 중요했던 시기와 일화는 모두 전문가의 조명을 받았고, 그와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은 그를 회고하는 글을 썼다.'  

처칠에 대한 책들이 많지만, 아래의 네 권 정도에 일단 관심이 간다.

처칠의 책중 지금 읽고 있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처칠을 둘러싼 영국 현대사와 유럽의 세계대전들에 대한 내용이 충실히 나와 있어서 좋다. 노벨문학상까지 탈 정도의 글을 쓰고, 명연설가하면 빠지지 않는 명연설을 햇던 처칠의 글들 중
<처칠, 나의 청춘기><폭풍의 한가운데 : Adventures and Thoughts> 정도, 그리고 <memoir of World War II> 정도가 관심간다.   

처칠의 삶은 영국 상류 귀족층의 그것이었지만, 궁핍했다. 궁핍이란 말이 이 남자와 어울리기나 하는지 모르겠지만, 쓸 꺼 다 쓰는데, 받는 돈은 적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젊은 시절부터 생계를 위해 그의 문장력을 십분 발휘했다.  

'나는 영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 16개국의 가장 유명한 신문에 글을 실어서 생활비를 벌었다. 말 그대로 글밥을 먹고 산 것이다.'  

처칠이라는 이름과 사진에 막연히 상상했던 것과 다른 의외의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적이 많았고, 전쟁광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오해인지, 그런면이 없지 않은지는 각자의 판단일 것이고)
상류층 귀족이었고, 글을 그렇게 잘 쓰고, 연설을 그렇게 잘 하고,
부인과 오래오래 사랑했고,
많은 정치적 실패를 겪었고 ( 이 부분이 특히 의외였다. 처칠은 태어날때부터 오오 처칠이었을 줄 알았다.)
2차대전때야 그 진가를 인정 받아, 플러스, 그 많은 정치적 적들도 처칠이라는 걸출한 존재가 불가피해져서 부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되어 빛을 보게 되었다는 것도 의외. 이전에 해군성 장관으로서 능력을 보여주었던 것도 있지만, 히틀러에 대해 영국의 정치인 중 가장 먼저 유일하게 비판하고, 대비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았다.  

그의 공격적인 성향, 적에 대한 관대함, 뒤끝없음, 공정함, 원칙 등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Yosuf Karsh  

명연설가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 즐거운 것은 
회자되고, 회자되는 연설들을 글로 읽으며 당시의 청중이 느꼈던 그 느낌의 새발의 피나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에도 상황상황 연설, 책 등의 발췌가 나오는데, 인상깊었던 연설을 옮겨보면  

 인도 암리차르 학살때, 영국의 장교 다이어가 잔인하게 인도인들을 '학살' 했다. 처칠은 다이어가 처했던 상황의 어려움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다이어가 과도한 대응을 했다는 점을 다양한 논점으로 분명히 했다. 독립에 대한 인도인의 열망을 지지하지 않았으며 무질서에 대한 강경한 태도로 잘 알려진 처칠이 다이어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는 판에서 이와 같은 연설을 한 것은 그의 '원칙'을 보여주는 좋은 예일 것이다.  

'국가에 대항하여 무기를 든 자는 언제든 총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합니다..... 불법으로 무기를 든 자는 군대가 언제까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 그러나 무기를 든 자와 무기를 들지 ㅇ낳은 자는 완전히 다른 범주에 속합니다. ..... 제가 말한 무기란 총기류 같은 살인 무기를 말합니다. ...... 이 기준에 따르면 그들은 비무장 상태였습니다. 이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지휘관들이 적용하기 그렇게 어렵지 않은 간단한 기준입니다.'  

대단히 명쾌하면서도 알기 쉽고, 기억하기 쉽다.     

그의 연설은 정적들까지도 몰려다니면서 들을 정도로 많은 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성이 차지 않아 처칠의 연설들을 찾아보았다. 오디오로 듣는 처칠의 연설은 알아듣기 쉽지 않다. 웅얼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평소 듣는 영국 악센트도 미국 악센트도 아니고, 강렬한 어조도 아니다. (대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역사상 최고의 명연설가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그가 순간순간 최고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있는 힘을 다했던 그의 인생으로 보여지는 오라와 카리스마가 아닌가 싶다.

처칠 연설문 모음  : 다는 아니고, 선별해서 모아 놓았다.
연설 동영상 : 동영상이라기 보다는 오디오가 나오는 동영상들
연설 오디오 다운로드  : 아카이브 사이트인데, 이 사이트 좀 괜츈한듯. 다른 자료들도 뒤적여봐도 재밌을 것 같다. 

 가장 유명한 처칠의 연설 ' we shall never surrender'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 나오는 연설이다.

  

Turning once again, and this time more generally, to the question of invasion, I would observe that there has never been a period in all these long centuries of which we boast when an absolute guarantee against invasion, still less against serious raids, could have been given to our people. In the days of Napoleon, of which I was speaking just now, the same wind which would have carried his transports across the Channel might have driven away the blockading fleet. There was always the chance, and it is that chance which has excited and befooled the imaginations of many Continental tyrants. Many are the tales that are told. We are assured that novel methods will be adopted, and when we see the originality of malice, the ingenuity of aggression, which our enemy displays, we may certainly prepare ourselves for every kind of novel stratagem and every kind of brutal and treacherous manœuvre. I think that no idea is so outlandish that it should not be considered and viewed with a searching, but at the same time, I hope, with a steady eye. We must never forget the solid assurances of sea power and those which belong to air power if it can be locally exercised.

I have, myself, full confidence that if all do their duty, if nothing is neglected, and if the best arrangements are made, as they are being made, we shall prove ourselves once again able to defend our island home, to ride out the storm of war, and to outlive the menace of tyranny, if necessary for years, if necessary alone. At any rate, that is what we are going to try to do. That is the resolve of His Majesty's Government—every man of them. That is the will of Parliament and the nation. The British Empire and the French Republic, linked together in their cause and in their need, will defend to the death their native soil, aiding each other like good comrades to the utmost of their strength.
Even though large tracts of Europe and many old and famous States have fallen or may fall into the grip of the Gestapo and all the odious apparatus of Nazi rule, we shall not flag or fail. We shall go on to the end. We shall fight in France, we shall fight on the seas and oceans, we shall fight with growing confidence and growing strength in the air, we shall defend our island, whatever the cost may be. We shall fight on the beaches, we shall fight on the landing grounds, we shall fight in the fields and in the streets, we shall fight in the hills; we shall never surrender, and even if, which I do not for a moment believe, this island or a large part of it were subjugated and starving, then our Empire beyond the seas, armed and guarded by the British Fleet, would carry on the struggle, until, in God's good time, the new world, with all its power and might, steps forth to the rescue and the liberation of the old.
 

추천 받은 존 루카치의 책 두 권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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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0-09-17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신문의 북섹션에 소개된 글만 봐도 관심이 확~ 끌리던 책이었는데,
하이드님께서 흥미롭게 소개해주신 글을 읽으니 더욱 들썩거리는군요.

우리나라 대부분의 정치인과 '그들의 정치'는 대체로 이해하기도 어렵고 또 지겹도록 싫지만,
인류역사를 이끌어온 위대한 정치가들의 힘은 실로 거대하다는 걸 '위인들'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의 외침(인내와 열정과 용기와 신념으로 뭉쳐진)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바닥으로부터 일으켜 세웠을까를 생각하면 위대한 정치인을 고개숙여 존경하지 않을 수 없을듯 싶네요.

알라딘 책 소개글을 끝까지 따라가며 읽어 보니,
"그는 언제나 '최고의 시간'을 찾았고 즉각 눈에 보이지 않으면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충동을 느꼈다."(본문 476쪽)는 글이 확~ 다가오네요.

하이드 2010-09-18 00:14   좋아요 0 | URL
잘 몰랐던 처칠이나 영국 현대사에 대해 엿볼 수 있어 도움되고 있습니다.
의외로(?) 책이 없더라구요. 위에 뽑아 놓은 네 권을 읽어보긴 할껀데, 처칠에 대한 책으로 이 책도 손색 없을듯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9-17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척 흥미롭네요. 읽어봐야겠어요 ^^

하이드 2010-09-18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재미있어지는 시점에서 쓴 페이퍼니 뒤로 갈 수록 더 재미있어질꺼에요. ^^


하이드 2010-09-18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카쉬 사진 멋지지요? 아 카쉬전 못 간게 새삼 아쉽

노이에자이트 2010-09-1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하이드 님이 2차 세계대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군요.처칠과 2차 세계대전에 관해서 비교적 두껍지 않은 책 두 권 소개해 드릴게요.혹시 관심 있으면 읽어보세요.존 루카치<1940년 5월 런던의 5일> 역시 같은 저자의 <히틀러와 스탈린의 선택>. 전자는 처칠이 영국참전을 결정하기까지의 긴박한 과정을 다룬 책이고,후자는 독일이 소련을 침략하게 된 과정을 다룬 책입니다.

하이드 2010-09-18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노이에자이트님!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처칠을 읽게 되면, 필연적으로 히틀러를 읽고 싶어지지 싶습니다. ^^

Beetles 2010-09-19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제가 요즘 처칠 책을 찾아 읽으려 하고 있는걸 어찌 아셨는지..저는 아이에게 읽어줄만한 처칠 책을 찾고 있었거든요(초3^^) 위인전집으로 간략하게 나온거 말구여..
 
지하도의 비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추지나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주 오래간만에 재미난 미야베 미유키를 읽었다.  

시대물 중에는 최근 <얼간이>가 좀 재미있었고, 그 외 현대물은 마지막으로 재미있었던게 <낙원>이니 말 다했다. 그래도 열심히 나오는 족족 읽은 보람이 있어서, 이건 미야베 미유키스럽나? 아닌가? 싶은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집. 무려 단편집! 

<지하도의 비>를 만났다. 두둥 -  

일곱개의 단편이 있고, 번역가 추지나는 역자후기에 일곱가지 각기 다른 단편인데 그게 묘하게 잘 어우러져 무지개 같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말대로, 첫단편을 읽고, 이건 연애미스터리입니다. 라고 했다가, 두번째 단편을 읽고, 약간 호러이기도 합니다. 라고 했다가, 세번째 단편을 읽고, 여러가지 스타일이긴 한데... 라고 계속 말을 바꾸다가  

책을 다 읽고 나니, '이것은 환상특급!'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이야기. 기묘한 이야기.  

표제작인 <지하도의 비>에서 주인공은 사내연애였던 남자에게 결혼식 2주전에 배신당하고 회사를 나와 지하도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로 불륜남에게 차인 미모의 손님과 이야기를 트게 되는데, 그 손님이 점점 심상치 않아진다. 표제작답게 재미있고, 단숨에 독자를 책으로 빨아들인다. 후욱-   

<결코 보이지 않는다> 인연의 붉은실을 아시나요? 그렇다면, 그 반대도? 택시정류장에서 안 오는 택시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 회사원 이야기. 정말 소소한 장면 같은 이야기인데, 반쯤 열린 결말에 반전이 있는 완벽한 단편  

<불문율>도 독특한 단편이다. 일가족이 강변에 투신자살했다는 기사와 그 가족 주위 사람들의 인터뷰를 따는 것만으로 단편이 시작되고 끝나는데, 이건 약간 미미여사 주특기. 근데, 심상치않은 그들의 이야기 사이사이 미묘한 불협화음이 끼어서 저음으로 둥둥둥둥둥둥둥둥 하다가 끼익- 다시 둥둥둥둥둥둥둥둥 끼끼끽- 하면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단편  

<혼선><안녕 기리하라씨>는 다른 이야기이지만 비슷한 느낌이다. 결말도 스타일도 다르지만, 뭔가 응징의 느낌에서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굳이굳이 말하자면 <영원한 승리> 정도가 다 읽고 나니 약간 시시한가? 싶었고,

위에 이야기한 단편들 외에 <무쿠로바라> 역시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는 아니고, 어딘가서 많이 보던 이야기이긴 하지만, 꽤 섬찟했다. 이런 면은 그간 미야베 미유키의 책에서 잘 보지 못하던 거.  

이 책 다 좋은데, 너무 금방 읽었다. 으으.. 더 읽고 싶어요!
이렇게 재미난 책을 읽고 나면, 작가의 다음 신간을 애타게 기다리게 된다.
이제 나왔으니, 또 언제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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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방문자 2010-09-17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흑...당신은..지름신인가요..?ㅠㅠ 꼭 읽고싶네요. 읽어야 할 책은 산더미인데..ㅎㅎ 그래도 재밌는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이드 2010-09-18 00:15   좋아요 0 | URL
단편집으로 금새 읽을 수 있어서 아까웠던 책이에요. 아껴서 읽으셔도 좋고, 다른 책 안 읽힐 때 읽어도 좋을 듯 합니다. ^^

moonnight 2010-09-1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이 이렇게 칭찬하신다면 필독하여야 할 책. ^^

하이드 2010-09-18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야베 미유키스럽고, 미야베 미유키스럽지 않다. 고 밖에 할 수 없는 그런게 있네요.
막 재밌어서 미치겠다. 는 아니어도, 단편 하나하나가 다 재밌었어요!

가넷 2010-09-18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교보에 책 받으러 갈려고 하는데, 가기 전에 한번더 주문을 넣어도 되나 모르겠네요. 이 책을 주문 넣는다는게 깜빡해서.ㅎㅎ;;

Beetles 2010-09-1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근래 미미여사작품 중 잼있게 읽은건 낙원이 마지막...오늘 도서관에서 구젇초 빌려왔는데..하이드님의 평이 졀루 였던 기억이..가물가물...^^;;
 

인간은 누구나 무언가를 팔고 있다.  

                                                                                                      - 로버트 루이 스티븐슨  - 

 
   

커뮤니케이션 코치 카마인 갈로의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을 읽고 있다.   

 

 

 

 

 

 

 

좀 적나라한 제목이지만, 원제도 The Presentation Secrets of Steve Jobs

표지에도 잡스느님  

모 아니면 도인 이런류의 책인데, 이 책은 모!  

어제 읽다가 메모해 둔 부분을 옮겨둔다.  

시스코 CEO인 존 챔버스는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라우터와 스위치를 팔지 않는다.
그는 우리가 생활하고, 일하고, 놀고, 배우는 방식을 바꾸는 도구를 판다.

뛰어난 커뮤니케이터들은 생소하거나 일상적인 것에서 의미를 창조하는 능력을 지녔다.  

스타벅스 CEO인 하워드 슐츠는 커피를 팔지 않는다.  
그는 집과 직장 사이에 존재하는 '제 3의 공간'을 판다.  

재테크 전문가인 수즈 오먼 역시 신탁 예금이나 뮤추얼펀드를 팔지 않는다. 그녀는 '경제적 자유'라는 꿈을 판다.  
마찬가지로 잡스는 컴퓨터를 팔지 않는다. 그는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한 도구를 판다.  

당신도 '내가 정말로 파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자문하라. 상품 자체는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 
 

내가 진정 팔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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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행 2010-09-16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 정말로 파는 것은 무엇인가? 그 의미를 곰곰히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네요. 감사합니다^_^

하이드 2010-09-17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의미를 만드는 것에 대해 곰곰히 생각중이라지요..

종이달 2022-09-29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지하도의 비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추지나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렇게 재미있는 미미여사는 얼마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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